아함경 주제별 정리/전법교육

부처님 외도재가자들 전법사례 26.생루범지의 귀의

다르마 러브 2013. 8. 27. 15:23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생루(生漏) 범지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어떻습니까, 고오타마시여. 무슨 인연이 있고 어떤 과거의 행이 있어서 이 중생들로 하여금 없어지고 사라지며 줄어들게 하나이까. 본래 성(城)이 있었는데 오늘은 헐어졌고 본래 사람이 살았는데 오늘은 빈터가 되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범지야, 알고 싶은가. 그것은 다 사람의 소행이 법답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래 성이 있었는데 오늘에는 무너지게 하고, 본래 사람이 살았는데 오늘에는 빈터가 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 사람들이 간탐에 묶이고 애욕을 익혀 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람이 때를 맞추지 않고 비가 때를 맞추지 않아 심은 종자들이 자라지 못하여 죽은 사람이 길에 차게 되는 것이다. 범지야, 알라. 이런 인연으로 나라가 무너지고 백성이 번성하지 못하는 것이니라.

다시 범지야, 사람들의 소행이 법답지 않으면 뇌성, 벽력의 자연의 현상이 생기고 하늘은 우박 비를 내려 묘관을 못쓰게 만든다. 그 때에는 죽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느니라. 다시 범지야, 사람들의 소행이 법답지 않으면 서로 싸우고 다툰다. 주먹으로 치기도 하고 기왓장이나 돌을 던져 각기 제 생명을 잃느니라.

다시 범지야, 그 백성들이 서로 싸우면 그들은 각각 자리에서 편안하지 못하고 나라 임금도 편안하지 않아 군사를 일으켜 서로 치면서 죽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다. 혹은 칼에 죽고 혹은 창이나 화살에 죽는다. 범지야, 이런 인연으로 백성들은 줄어들고 번성하지 못하느니라.

다시 범지야, 사람들의 소행이 법답지 않으면 하늘과 땅 신으로 하여금 도와줄 기회를 얻지 못하게 하여 재앙과 질병을 만나 자리에 눕게 되되 그것을 항복 받는 이는 적고 병으로 죽는 이는 많느니라.

범지야, 이것이 이른바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백성을 줄어들게 하고 번성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니라."

그 때에 생루 범지는 세존께 사뢰었다.

"고오타마 말씀은 매우 시원하나이다. 사람들이 줄어드는 이치는 진실로 여래 말씀과 같나이다. 본래는 성이 있었는데 오늘에는 허물어졌고, 본래는 사람이 살았는데 오늘에는 빈터가 되었나이다. 왜 그런가 하오면 법답지 않음이 있기 때문에 곧 간탐병이 생기고 간탐병이 생기기 때문에 삿된 업이 생기며 삿된 업이 생기기 때문에 하늘은 때를 맞춰 비를 내리지 않아 五곡은 익지 않고 사람들은 번성하지 않나이다.

그러므로 비법을 행하게 하여 하늘은 재변을 내리어 모판을 못쓰게 만드나이다. 그들은 비법을 행함으로써 간탐병에 집착하고 나라 임금은 편하지 않아 제각기 군사를 일으켜 서로 치면서 죽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나이다. 그래서 나라는 거칠어지고 백성들은 四방으로 흩어지나이다.

세존이시여, 오늘 세존님 말씀은 참으로 즐겁고 유쾌하나이다. 비법으로 말미암아 이런 재앙도 생기나이다. 즉 남에게 붙잡혀 그 목숨이 끊기나이다. 비법으로 말미암아 도둑질할 마음이 생기고 도둑질할 마음을 낸 뒤에는 왕에게 잡혀 죽게 되며 삿된 업을 지음으로써 비인(非人)들이 그 틈을 엿보나이다.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곧 목숨을 마치게 되어 인민들은 줄어들어 살 만한 성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고오타마시여, 오늘 말씀은 참으로 간곡하였나이다. 나는 마치 꼽추가 등을 펴고 장님이 눈을 얻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보며 눈 없는 이가 눈을 얻은 것 같나이다. 이제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설법하셨나이다. 저는 이제 거듭 부처님과 법과 중에게 귀의하나이다. 원컨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목숨을 마칠 때까지 다시는 감히 살생하지 않겠나이다.

만일 사문 고오타마께서 내가 코끼리나 말을 탄 것을 보시더라도 저는 여전히 공경하겠나이다. 왜 그러냐 하오면 제가 프라세나짓 왕이나 빔비사아라 왕이나 우데나 왕이나 우타연 왕이 되어 깨끗한 복을 받더라고 그 덕을 잃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른 어깨를 드러낼 때에는 세존께서는 제 예배를 받아 주소서. 혹 제가 걸어 가다가 고오타마께서 오시는 것을 보면 저는 신었던 신을 버리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제 예배를 받아 주소서."

생루 범지는 못내 기뻐해 어쩔 줄을 모르면서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사뢰었다.

"저는 거듭 사문 고오타마님께 귀의하나이다. 세존께서는 허락하시어 저를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점차로 설명하시어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그는 설법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그 때에 생루 범지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698 상-중 ;『한글 증일아함경』2, pp. 3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