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전법교육

존자 나가라바가 어릴적 친구인 바라문을 교화함

다르마 러브 2013. 8. 27. 16:37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나가바라는 사슴 동산에 있었다.

그 때에 나이 늙은 어떤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존자 나가바라와 어릴 때부터 매우 친한 사이었다. 그는 나가바라에게 가서 문안하고 한쪽에 앉아 말하였다.

"너는 즐거운 사람 중에 가장 즐겁구나."

나가바라는 물었다.

"너는 무슨 이유로 '즐거운 사람 중에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가."

"나는 이레 동안에 아들 일곱을 잃었다. 그들은 모두 용맹스럽고 재주가 많았으며, 지혜는 따를 이가 없었다. 엿새 동안에 일꾼 열 둘을 잃었다. 그들은 부지런히 일해 게으르지 않았다. 닷새 동안에 네 형제를 잃었다. 그들은 온갖 기술이 있어 모두 익숙하였다. 나흘 동안에 부모를 잃었다. 나이 백 세나 되었는데 나를 버리고 세상을 떠나셨다. 사흘 전에는 두 아내가 죽었다. 그들은 얼굴이 단정하여 세상에 뛰어났다. 또 집안에 보배 창고가 여덟이 있었는데 어제 간 곳이 없어졌다. 내가 만난 이런 고뇌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존자는 지금 그런 재앙을 아주 떠나 다시 근심, 걱정이 없이 오직 도로써 스스로 즐기고 있다. 나는 이런 이유로 '즐거운 사람 중에서 가장 즐겁다'고 말한 것이다."

존자 나가바라는 말하였다.

"너는 왜 어떤 방편을 써서라도 그만큼 사람을 죽지 않도록 하지 않았는가."

"나도 그들을 죽지 않게 하려고, 또 재물을 잃지 않도록 많은 방편을 썼었다. 때를 따라 보시해 온갖 공덕을 지었고 하늘에 제사도 지내고 늙은 바라문들을 공양하였으며 온갖 귀신을 보호하였고 주술도 외웠다. 또 별을 보고 점도 쳤으며 온갖 약도 만들었고 또 맛난 음식으로 곤궁한 이들에게 보시하는 등 이런 것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 목숨은 건질 수가 없었느니라."

그 때에 존자 나가바라는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온갖 약초와 모든 주술과

의복과 음식의 모든 기구로

보시하여도 소용이 없어

그 몸의 괴로움 가지고 있구나.

귀신 사당에 제사 드리되

향불과 꽃과, 목욕하면서

그 원인을 살펴보아도

그것을 능히 고칠 수 없었다.

온갖 물건을 널리 베풀고

정진하고 또 범행을 가지면서

그 원인을 살펴보아도

그것을 능히 고칠 수 없었다.

그 바라문은 물었다.

"어떤 법을 행해야 이런 고뇌를 없앨 수 있는가."

존자 나가바라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은혜와 사랑은 무명의 근본

온갖 고뇌를 일으키나니

그것이 사라져 남은 없으면

곧 다시는 고통 없으리.

그 바라문도 이 말을 듣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록 늙었으나 아주 늙지 않았다.

내가 하는 일 제자 같나니

원컨대 집을 떠나 도를 배워서

이런 재앙을 떠날 수 있게 하라.

그 때에 존자 나가바라는 곧 그에게 세 가지 법복을 주어 집을 나와 도를 배우게 하고 또 말하였다.

"이제 너 비구여, 이 몸의 머리에서 발까지 관찰해 보라. '이 머리털과 손톱, 발톱과 이빨 따위는 어디서 왔는가'고. 또 '몸뚱이와 피부, 골수, 창자, 밥통 따위는 어디서 왔는가'. '만일 여기서 떠나면 어디로 갈 것인가'고. 그러므로 비구여, 세상의 고뇌를 너무 근심하지 말라. 또 낱낱의 털구멍을 관찰하고 방편을 구해 네 가지 진리를 성취하라."

존자 나가바라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잡된 생각 버리고 너무 근심 말라

오래지 않아 법눈을 얻으리라

덧없는 행은 번갯불 같거니

이런 큰 행복은 만나기 어렵다.

그 낱낱의 털구멍 관찰하라

나는 것은 죽는 것의 근본이니라

덧없는 행은 번갯불 같거니

마음을 돌려 열반으로 향하라.

그 때에 그 장로 비구는 이 분부를 받고 한적한 곳에서 그 이치를 생각하였다. 즉 '선남자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견고한 믿음으로 집을 나와 도를 배우는 이는 위없는 범행을 닦아,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 몸[胎]을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알려고 하기 때문이다'고. 그 때에 그 비구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에 그 비구는 옛날 친구인 어떤 하늘은 그 비구가 아라한이 된 것을 보고 곧 나가바라에게 가서 허공에서 게송을 읊었다.

이미 구족한 계율을 받고

저 한적한 곳에 있어서

도를 이루어 집착이 없고

온갖 악의 근본 떨어 버렸다.

그 하늘은 다시 하늘 꽃을 존자 위에 뿌리고 공중에서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에 그 비구와 하늘은 존자 나가바라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744 하~745 중 ;『한글 증일아함경』2, pp. 197~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