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리

아라한 2.아라한으로서 행하지 않는 열 한 가지 법

다르마 러브 2013. 8. 27. 19:27

때에 많은 사람들은 서로 이끌고 상사리불에게 가서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물었다.

"혹 아라한으로서도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는 수가 있습니까."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아라한으로서는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는 일은 없느니라."

그들은 아뢰었다.

"그러면 아라한은 혹 전생 인연으로 말미암아 계율을 범합니까."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이미 아라한이 되었으면 계율을 범하지 않느니라."

그들은 다시 아뢰었다.

"배움 자리[學地]에 있는 사람은 전생 인연으로 말미암아 계율을 범합니까."

상사리불을 대답하였다.

"배움 자리에 있는 사람이면 전생 인연으로 말미암아 계율을 범하는 수가 있느니라."

그들은 다시 아뢰었다.

"존자는 전에는 아라한으로서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돌아가 다섯 가지 향락을 스스로 누리다가 왜 지금은 집을 나와 도를 배우십니까. 본래는 신통이 있었는데 지금은 왜 그렇습니까."

그 때에 상사리불은 곧 다음 게송을 읊었다.

세속 선정에는 아무리 놀아도

마침내 번뇌를 못 벗어나며

생각이 끊어진 도를 얻지 못하면

다시 다섯 가지 향락에 떨어진다.

섶나무가 없으면 불붙지 않고

뿌리 없으면 가지 생기지 않고

돌 계집은 아이를 밸 수 없나니

아라한은 번뇌를 받지 않는다.

그 때에 사람들은 다시 상사리불에게 물었다.

"존자는 전에 아라한이 아니었습니까."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나는 전에는 아라한이 아니었다. 거사들이여, 알아야 한다. 다섯 가지 신통과 여섯 가지 신통은 각각 다르다. 나는 이제 열 한 가지 신통을 설명하리라. 대개 다섯 가지 신통을 가진 선인(仙人)은 욕심 세계의 욕망이 이미 다해 혹 그 위의 세계에 나더라도 다시 욕심 세계에 떨어진다. 그러나 여섯 가지 신통을 가진 여래 제자의 아라한은 번뇌가 다한 신통을 얻어 곧 남음 없는 열반 세계에서 반열반하느니라."

그들은 아뢰었다.

"우리가 들은 상사리불님의 말씀대로 한다면, 이 세상에는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돌아가는 아라한은 없습니다."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그렇다. 너희들 말과 같다.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는 아라한은 없다. 아라한으로서 행하지 않는 열 한 가지 법이 있다. 열 한 가지란 어떤 것인가.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더러운 행을 익히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살생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도둑질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음식을 남겨 두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거짓말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저희끼리 서로 돕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나쁜 말을 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마침내 의심이 없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다른 스승에게 배우지 않고 또 다시는 태를 받지 않는다.

여러분, 이것이 이른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열 한 가지 일에는 살지 않는다.'는 것이니라."

그들은 아뢰었다.

"우리들이 존자의 말을 듣고 또 외도 이학을 관찰하여 보매 그것은 아무 것도 없는 빈 병을 보는 것 같으며 또 지금 안법[內法=불법]을 관찰하매 그것은 꿀 병과 같아서 달고 맛나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여래의 바른 법도 그와 같습니다. 지금 저 범지는 한량없는 죄를 받을 것입니다."

대정장 2/796 하~797 상 ;『한글 증일아함경』2, pp. 395~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