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리

아라한 3.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다르마 러브 2013. 8. 27. 19:29

그 때 존자 사리불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한 뒤에는 성을 나와 다시 정사로 돌아왔고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는 염마가 비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 때 염마가 비구는 멀리서 존자 사리불이 오는 것을 보고는 자리를 펴고 발을 씻고 발을 얻는 궤를 바로 놓았고, 나가 맞이하면서 가사와 발우를 받고 자리에 앉기를 권하였다. 존자 사리불은 자리로 나아가 발을 씻은 뒤에 염마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내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시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염마가 비구는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사실입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사리불은 말하였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물으리니 그대는 마음대로 대답하라. 어떤가 염마가야,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존자 사리불이여, 그것은 무상합니다."

"만일 무상하다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수․상․행․식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사리불은 다시 물었다.

"어떤가 염마가야, 색(色)이 여래(如來)인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수(受)․상(想)․행(行)․식(識)이 여래인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어떤가 염마가야, 색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가? 수․상․행․식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다시 물었다.

"색 안에 여래가 있는가? 수․상․행․식 안에 여래가 있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다시 물었다.

"여래 안에 색이 있는가? 여래 안에 수․상․행․식이 있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다시 물었다.

"색․수․상․행․식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그와 같이 염마가야, 여래께서는 법의 진실을 보고 이처럼 아무 얻을 것 없는 데에 머물러 주장하는 것이 없으시다. 그런데 너는 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을 내가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였는가? 그것을 알맞은 말이라 생각하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다시 물었다.

"염마가야, 아까는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을 내가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라고 말하더니, 지금은 어째서 아니라고 말하는가?"

"존자 사리불이여, 저는 아까 알지 못하고 어두웠기 때문에 그렇게 잘못된 소견으로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존자 사리불의 말씀을 듣고 나선 알지 못하던 것과 무명(無明)이 모두 끊어졌습니다."

다시 물었다.

"염마가야, 만일 다시 '비구야, 먼저는 그렇게 잘못된 소견으로 말하였는데, 지금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보았기에 그것을 다 멀리 떠날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너는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존자 사리불이여, 만일 누가 와서 그렇게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색이 무상하고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인 줄을 압니다. 그러므로 괴로운 것을 지극히 고요하고 맑고 시원하게 하며 아주 없어지게 합니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만일 누가 와서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尊者舍利弗就座.洗足已。語焰摩迦比丘。汝實作如是語。我解知世尊所說法。漏盡阿羅漢身壞命終無所有耶。焰摩迦比丘白舍利弗言。實爾。尊者舍利弗。舍利弗言。我今問汝。隨意答我。云何焰摩迦。色爲常耶。爲非常耶。答言。尊者舍利弗。無常。復問。若無常者。是苦不。答言。是苦。復問。若無常.苦。是變易法。多聞聖弟子寧於中見我.異我.相在不。答言。不也。尊者舍利弗。受.想.行.識亦復如是。復問。云何。焰摩迦。色是如來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受.想.行.識是如來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復問。云何。焰摩迦。異色有如來耶。異受.想.行.識有如來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復問。色中有如來耶。受.想.行.識中有如來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復問。如來中有色耶。如來中有受.想.行.識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復問。非色.受.想.行.識有如來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如是。焰摩迦。如來見法眞實。如住無所得。無所施設。汝云何言我解知世尊所說。漏盡阿羅漢身壞命終無所有。爲時說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復問。焰摩迦。先言我解知世尊所說。漏盡阿羅漢身壞命終無所有。云何今復言非耶。焰摩迦比丘言。尊者舍利弗。我先不解.無明故。作如是惡邪見說。聞尊者舍利弗說已。不解.無明。一切悉斷。復問。焰摩迦。若復問。比丘。如先惡邪見所說。今何所知見一切悉得遠離。汝當云何答。焰摩迦答言。尊者舍利弗。若有來問者。我當如是答。漏盡阿羅漢色無常。無常者是苦。苦者寂靜.淸涼.永沒。受.想.行.識亦復如是。有來問者。作如是答。(焰摩經 대정장 2/31 상~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 164~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