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리

공(空) (2) 소공경(小空經)

다르마 러브 2013. 8. 27. 20:48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동원(東園) 녹자모(鹿子母)강당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이 해질 무렵이 되어 고요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언젠가 석도읍(釋都邑)이라고 하는 석가족의 성을 유행하셨습니다. 저는 그 때 세존에게서 이러한 이치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아난아, 나는 공(空)을 많이 수행한다.'

세존께서 설하신 말씀을 제가 잘 이해하였고 잘 받아 가졌다고 하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그 때 내 말을 진실로 잘 알고 잘 받아 가졌다. 왜냐 하면 나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공을 많이 수행하였다. 아난아, 이 녹자모 강당은 텅 비어 코끼리 말 소 염소 재물 미곡 종들이 없다. 비지 않은 것이 있다면 오직 비구들뿐이다. 아난아, 만일 이 가운데 그것이 없다면 그 때문에 나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여기에 다른 것이 있다면 나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난아, 비구가 만일 공을 많이 행하려고 한다면 그 비구는 마을에 대한 생각[村想]을 하지 말고, 사람에 대한 생각[人想]을 생각하지 말며, 오로지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無事想]만을 자꾸 생각하라. 그는 이렇게 알아 마을에 대한 생각을 비우고, 사람에 대한 생각을 비운다. 그러나 오직 할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만은 비우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깨닫는다.

'혹 어떤 피로는 마을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혹 어떤 피로는 사람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없다. 피로가 있다면 오직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다.'

만일 그것이 그 가운데 없다면 그 때문에 그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거기에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아난아, 비구가 만일 공을 많이 행하려고 한다면 그 비구는 사람에 대한 생각도 하지 말고,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도 하지 말며, 오로지 땅에 대한 생각[地想]만을 자꾸 생각하라. 그 비구는 혹 그 땅에 높고 낮음이 있고 뱀떼가 있으며, 가시덤불이 있고, 모래가 있으며, 돌산이 험하고 깊은 물이 있는 것을 보더라도 그것을 생각하지 말라. 만일 그 땅이 편편하기 손바닥 같고 경관이 좋은 곳을 보거든 마땅히 그것을 자꾸 생각하라.

아난아, 마치 소가죽을 백 개의 못으로 펴 바를 때에 팽팽하게 펴 바르면 주름살도 없고 오그라들지도 않는 것과 같다. 만일 그 땅에 높고 낮음이 있고 뱀 떼가 있으며, 가시덤불이 있고 모래가 있으며, 돌산이 험하고 깊은 물이 있는 것을 보더라도 그것은 생각하지 말라. 만일 그 땅이 편편하기 손바닥 같고, 경관이 좋은 곳을 보거든 마땅히 그것을 자꾸 생각하라. 그는 이렇게 알아 사람에 대한 생각도 비우고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도 비운다. 그러나 오직 땅에 대한 생각만은 비우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깨닫는다.

'혹 어떤 피로는 사람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혹 어떤 피로는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없다. 피로가 있다면 오직 땅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다.'

만일 그것이 그 가운데 없다면 그 때문에 그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거기에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아난아, 비구가 만일 공을 많이 행하려고 한다면 그 비구는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을 생각하지 말고, 땅에 대한 생각도 생각하지 말며, 오로지 한량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無量空處想]만을 자꾸 생각하라. 그는 이렇게 알아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도 비우고 땅에 대한 생각도 비운다. 그러나 오직 한량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만은 비우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깨닫는다.

'혹 어떤 피로는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혹 어떤 피로는 땅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없다. 피로가 있다면 오직 한량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다.'

만일 그 가운데 그것이 없으면 그 때문에 그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거기에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아난아, 비구가 만일 공을 많이 행하려고 한다면 그 비구는 땅에 대한 생각도 생각하지 말고, 한량이 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도 생각하지 말며, 오로지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無量識處想]만을 자꾸 생각하라. 그는 이렇게 알아 땅에 대한 생각도 비우고, 한량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도 비운다. 그러나 오직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만은 비우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깨닫는다.

'혹 어떤 피로는 땅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혹 어떤 피로는 한량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없다. 피로가 있다면 오직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다.'

만일 그 가운데 그것이 없으면 그 때문에 그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거기에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아난아, 비구가 만일 공을 많이 행하려고 한다면 그 비구는 한량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도 생각하지 말고,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도 생각하지 말며, 오로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곳에 대한 생각[無所有處想]만을 자꾸 생각하라. 그는 이렇게 알아 한량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도 비우고,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도 비운다. 그러나, 오직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곳에 대한 생각만은 비우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깨닫는다.

'혹 어떤 피로는 한량없는 허공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혹 어떤 피로는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없다. 피로가 있다면 오직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다.'

만일 그 가운데 그것이 없으면 그 때문에 그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거기에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아난아, 비구가 만일 공을 많이 행하려고 한다면 그 비구는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을 생각하지 말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곳에 대한 생각도 생각하지 말며, 오로지 무상심정(無想心定)만을 자꾸 생각하라. 그는 이렇게 알아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을 비우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 대한 생각도 비운다. 그러나, 오직 무상심정만은 비우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깨닫는다.

'혹 어떤 피로는 한량없는 식이 있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혹 어떤 피로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없다. 피로가 있다면 오직 무상심정 때문에 있다.'

만일 그 가운데 그것이 없으면 그 때문에 그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거기에 다른 것이 있으면 그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무상심정(無想心定)을 이미 행하였고, 이미 생각하였다. 이미 행하고 이미 생각한 것이라면, 나는 그것을 즐기지도 않고 그것을 구하지도 않으며, 거기에 머무르지도 않는다.'

그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아 탐욕의 번뇌[欲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생명의 번뇌[有漏]에서 마음이 해탈하며, 무명의 번뇌[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한다.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그는 이렇게 알아 탐욕의 번뇌를 비우고 생명의 번뇌를 비우고 무명의 번뇌를 비운다. 그러나 오직 생명이 있는 자기 몸의 6처(處)만은 비우지 않는다.그는 이렇게 깨닫는다.

'혹 어떤 피로는 탐욕의 번뇌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혹 어떤 피로는 생명의 번뇌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없다. 피로가 있다면 오직 생명이 있는 내 몸의 6처 때문에 있다.'

만일 그 가운데 그것이 없으면 그 때문에 그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만일 거기에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번뇌가 다하여 번뇌가 없어지고 함이 없는 마음으로 해탈하였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과거의 모든 여래 무소착 등정각도 모두 이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으니 왜냐 하면 번뇌가 다하여 번뇌가 없어지고, 함이 없는 마음으로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아난아, 미래의 모든 여래 무소착 등정각도 모두 이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을 것이니 왜냐 하면 번뇌가 다하여 번뇌가 없어지고, 함이 없는 마음으로 해탈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난아, 지금 현재의 나 여래 무소착 등정각도 또한 이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나니 왜냐 하면 번뇌가 다하여 번뇌가 없어지고, 함이 없는 마음으로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아난아, 너는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나도 또한 이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나니 왜냐 하면 번뇌가 다하여 번뇌가 없어지고, 함이 없는 마음으로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너도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小空經 대정장 1/737 상~738 상;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1419~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