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말하리라. 사자와 같은 사람이 있고 양과 같은 사람이 있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사자와 같은가.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은 의복, 침구, 의약 등의 공양을 받으면, 그것을 받아쓰면서도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또한 욕심이 없으면 아무런 생각도 일으키지 않아 전연 딴 생각이 없다. 그래서 번뇌를 벗어나는 법을 스스로 안다. 설사 이끗을 얻지 못하더라도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변하지 않느니라.
마치 사자 왕이 자질구레한 짐승을 잡아먹을 때에 '이것은 맛나다, 이것은 맛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욕심이 없으며, 어떤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 것처럼, 이 사람도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의 공양을 받아 스스로 쓰면서도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설사 그것들을 얻지 못하더라도 다른 생각이 없는 것과 같느니라.
또 어떤 사람은 남에게서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의 공양을 받으면, 그는 그것을 받아쓰면서 곧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탐욕을 내어, 번뇌를 벗어나는 길을 알지 못하며, 만일 그것들을 얻지 못하면 항상 얻으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런 공양을 얻으면 비구들을 향해 스스로 뽐내고 남을 업신여기면서 '나는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의 공양을 받는데 저 비구들은 얻지 못한다'고 한다.
그것은 마치 양 떼 속의 어떤 양이 그 떼에서 벗어나, 혼자 똥무더기로 가서 똥을 한껏 먹고는 양 떼 속으로 돌아와 스스로 뽐내면서 '나는 맛난 음식을 얻어먹었는데 이 양 떼들은 얻어먹지 못한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은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의 이끗을 얻으면 곧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고 집착하는 마음을 내어 다른 비구들을 향해 스스로 뽐내면서 '나는 공양을 받는데 이 비구들은 공양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사자 왕을 본받고 양처럼 되지 말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대정장 2/599 하 ;『한글 증일아함경』1, pp. 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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