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雜阿含經) 제 18권
490. 염부차경(閻浮車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摩竭提]국 나알라[那羅] 부락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도 또한 마가다국의 나알라 부락에 있었다.
때에 쟘부카아다카[閻浮車]라는 외도(外道)가 있었는데 샤아리풋트라의 옛 친구였었다. 그는 샤아리풋트라에게 가서 인사하고 서로 위로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성현(聖賢)의 법률 가운데에는 어떤 어려운 일이 있는가."
샤아리풋트라는 쟘부카아다카에게 말하였다.
"오직 집을 나오기가 어렵느니라."
"어떻게 집을 나오기가 어려운가."
"사랑하고 즐겨 하기가 어렵느니라."
"어떻게 사랑하고 즐겨 하기가 어려운가."
"즐겨 하여 착한 법을 닦기가 어렵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떠한 길과 어떠한 향(向)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항상 착한 법을 닦는 것이 더하고 자라겠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正道)이니, 즉 바른 소견, 바른 뜻, 바른 말, 바른 업, 바른 명(命). 바른 방편, 바른 생각, 바른 정(定)이니라."
쟘부카아다카는 말하였다.
"샤아리풋트라여, 이것은 곧 좋은 길이요 이것은 곧 좋은 향이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모든 착한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 더하고 자랄 것이다. 샤아리풋트라여, 집을 나와 항상 이 도(道)를 닦아 익히면, 오래지 않아 곧 모든 번뇌를 다하게 될 것이다."
때에 두 정사(正士)는 서로 논의(論議)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의 물음과 비슷한 四十 경(經)을 말씀하셨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어떤 것을 잘 설법하는 이라 하며, 세간의 바른 향(向)이 되는가. 어떤 것을 세간의 선서(善逝)라고 하는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만일 설법하여 욕탐을 항복 받고 성냄을 항복 받고 어리석음을 항복 받으면, 이것을 세간의 설법하는 이라 한다. 만일 욕탐을 항복 받기로 향하고 성냄을 항복 받기로 향하며, 어리석음을 항복 받기로 향하면, 이것을 바르게 향하는 것이라고 한다. 만일 탐욕이 이미 다하고 남음이 없이 끊어진 것을 알고, 성냄이 이미 다하여 남음이 없이 끊어진 것을 알며, 어리석음이 이미 다하여 남음이 없이 끊어진 것을 알면, 이것을 잘 끊은 것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능히 잘 끊음을 가져오는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正道)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定)이니라."
때에 두 정사(正士)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열반>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열반이라는 것은 탐욕이 영원히 다하고 성냄이 영원히 다하고 어리석음이 영원히 다하고 일체 모든 번뇌가 영원히 다한 것인, 이것을 열반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열반을 얻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正道)이니 즉,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사문 고오타마에게서 집을 나와 범행을 닦는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탐욕을 끊기 위함이요 성냄을 끊기 위함이며 어리석음을 끊기 위하기 때문에 사문 고오타마에게서 집을 나와 범행을 닦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즉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번뇌가 다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유루라는 것은 三 유루가 있으니 이른바 욕심의 유루와 유(有)의 유루와 무명(無明)의 유루니라. 이 三 유루에 욕심이 다하여 남음이 없으면 유루가 다한 것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번뇌가 다하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아라한>이란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탐욕이 이미 끊어져 남음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이미 끊어져 남음이 없으면 이것을 아라한이라 하느니라."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아라한이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아라한이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탐욕이 아주 다해 남음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아주 다해 남음이 없으면 이것을 아라한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아라한이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무명(無明)이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이른바 무명이라는 것은 과거에 대하여 알음이 없고 미래에 대하여 알음이 없으며 과거와 미래에 대하여 알음이 없고, 부처, 법, 중의 보배에 대하여 알음이 없으며, 안에 대하여도 알음이 없고 밖에 대하여도 알음이 없으며, 혹은 이러 저러한 일에 대하여 알음이 없고 어둡고 막히면, 이것을 무명이라 하느니라."
잠부카다아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큰 어두움이 쌓이고 모인 것이다."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무명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다시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번뇌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유(有)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유라는 것은 이른바 三 유가 있으니, 욕(欲)의 유, 색(色)의 유, 무색(無色)의 유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유를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유(有)의 몸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유의 몸이라는 것은 五 수음(受陰)이다. 어떤 것이 五 수음인가. 이른바 물질[色]의 수음과 느낌[受], 생각[想], 지어감[行], 의식[識]의 수음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과 어떤 향이 있어서, 이 유의 몸을 끊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괴로움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괴로움이란 것은 남[生]의 괴로움, 늙음의 괴로움, 병의 괴로움, 죽음의 괴로움과, 사랑을 떠나는 괴로움, 미움을 만나는 괴로움, 구함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과 대충 말하여 五 수음(受陰)의 괴로움이니, 이것을 괴로움이라고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이 괴로움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흐름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흐름이라는 것은 이른바 욕심의 흐름, 유(有)의 흐름, 소견의 흐름, 무명(無明)의 흐름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이 흐름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잡음[扼]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잡음>이라는 것은 <흐름>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취(取)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취라는 것은 四 취이니 이른바 욕심의 취, <나>의 취, 소견의 취, 계의 취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이 취를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결박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결박이라는 것은 四 박(縛)이니 이른바 탐욕의 결박, 성냄의 결박, 계(戒)의 결박, <나>라는 소견의 결박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이 결박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맺음(結)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맺음이라는 것은 九 결[結]이니 이른바 사랑의 맺음, 성냄의 맺음, 거만의 맺음, 무명의 맺음, 소견의 맺음, 타취(他取)의 맺음, 의심의 맺음, 질투의 맺음, 아낌의 맺음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이 맺음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부림[使]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부림이라는 것은 七 사(使)이니, 이른바 탐욕의 부림, 성냄의 부림, 유애(有愛)의 부림, 거만의 부림, 무명의 부림, 소견의 부림, 의심의 부림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이 부림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욕(欲)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욕이라는 것은 이른바 눈에 분별되는 색(色)으로서, 사랑하고 즐겨 하며, 생각하고 물들어 집착할 만한 색, 귀에 소리, 코에 냄새, 혀에 맛, 몸에 분별되는 부딪침으로서, 사랑하고 즐겨 하며, 생각하고 물들어 집착할 만한 부딪침이니라. 쟘부카아다카여, 그러나 그 대경은 욕(欲)이 아니요 다만 깨닫고 생각하며 뜻하는 것이 욕이니라."
그 때에 샤아리풋트라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대경은 애욕을 일으킨 것 아니다.
이 세간 갖가지의 색(色)에 대하여
오직 깨닫고 생각하는 것이
이 곧 사람의 애욕이니라.
저 모든 갖가지의 색은
언제나 세간에 있는 것이니
애욕의 마음을 항복 받으면
그는 곧 지혜로운 사람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이 욕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덮음[蓋]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덮음이라는 것은 다섯 가지 덮음이 있으니, 이른바 탐욕의 덮음, 성냄의 덮음, 잠의 덮음, 뽐내는 덮음, 의심의 덮음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이 다섯 가지 덮음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소식(蘇息)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소식이라는 것은 이른바 三 결(結)을 끊는 것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三 결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소식(蘇息)을 얻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소식을 얻었다는 것은 이른바 三 결(結)이 이미 다한 것을 이미 안 것이니라."
다시 물었다.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이 三 결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상소식(上蘇息)을 얻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상소식을 얻었다는 것은 이른바 탐욕이 영원히 다하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영원히 다한 것이니, 이것을 상소식을 얻은 것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상소식을 얻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상소식처(上蘇息處)를 얻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상소식처를 얻었다고 하는 것은 탐욕이 이미 끊어진 것을 알아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이미 끊어진 것을 알아 영원히 남음이 없으면 이것을 상소식처를 얻은 것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상소식처를 얻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청량(淸凉)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청량이라는 것은 五 하분결(下分結)이 다한 것이니, 이른바 신견(身見), 계취(戒取), 의심(疑), 탐욕, 성냄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이 五 하분결을 끊어 청량을 얻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청량을 얻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五 하분결이 이미 다한 것을 알면 이것을 청량을 얻은 것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청량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상청량(上淸凉)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상청량이라는 것은 이른바 탐욕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으며, 일체 번뇌가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으면, 이것을 상청량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이 상청량을 얻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상청량을 얻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상청량을 얻었다는 것은 이른바 탐욕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어 이미 끊어진 것을 알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어 이미 끊어진 것을 알면, 이것을 상청량을 얻은 것이라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이 상청량을 얻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사랑[愛]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三 애(愛)이니, 이른바 욕애(欲愛), 색애(色愛), 무색애(無色愛)니라."
다시 물었다.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이 三 애를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업적(業績)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업적이라는 것은 열 가지 착하지 않은 업적이니 이른바 살생, 도둑질, 사음(邪 ), 거짓말, 이간하는 말, 나쁜 말, 꾸밈말, 탐욕, 성냄, 사특한 소견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이 十 업적을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쟘부카아다카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이른바 더러움[穢]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더러움이라는 것은 이른바 三 예(穢)이니, 이른바 탐욕의 더러움, 성냄의 더러움, 어리석음의 더러움이니라."
다시 물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길이 있고 어떤 향이 있어서, 三 예(穢)를 끊게 되는가."
"있느니라. 이른바 八 정도이니, 바른 소견.....내지, 바른 정이니라."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더러움과 같이, 때, 기름, 가시, 그리워함, 묶음도 또한 그러하니라.'
491. 사문출가소문경(沙門出家所問經)
(쟘부카아다카 소문경(閻浮車所問經)과 같이, 사문출가소문경(沙門出家所問經)도 또한 그와 같다.)
492. 니수경(泥水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도 또한 거기에 있었다.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비구가 한량이 없는 <삼매(三昧)>를 얻어 몸으로 증득하고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면서 <유(有)>의 몸이 멸하여 <열반>함을 마음으로 즐겨 집착하지 않고 유의 몸을 돌아보고 생각하면, 마치 사람이 아교를 손에 칠하고 나뭇가지를 잡을 때, 손은 곧 나무에 붙어 뗄 수가 없는 것과 같다. 무슨 까닭인가. 아교를 손에 칠하였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이여, 한량이 없는 <삼매>를 몸으로 증득하였으면서 마음으로 <유>의 몸이 멸하여 <열반>함을 마음으로 즐겨 집착하지 않고 <유>의 몸을 돌아보고 생각하면, 마침내 그것을 떠나지 못하고 현세에서 법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지 못하며.......내지, 목숨을 마치더라도 또한 얻은 바가 없어, 다시 이 세계에 돌아 와 태어나서 마침내 능히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깨뜨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비유하면 부락 곁에 진흙 못이 있어 진흙이 매우 깊고 빠졌는데, 오래 가물어 비가 오지 않으면 못물을 마르고 잦아져서 그 땅이 벌어지는 것처럼, 그와 같이 비구가 법을 보고 법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지 못하면......내지, 목숨을 마치더라도 또한 얻은 바가 없어서, 다시 태어나 이 세계에 도로 떨어질 것이다.
만일 어떤 비구가 한량이 없는 <삼매>를 얻어 몸으로 증득하고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면, <유>의 몸이 멸하여 <열반>함에 대하여 마음에 믿음과 즐거움이 생기어 <유>의 몸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비유하면 사부가 마르고 깨끗한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아도 손은 나무에 붙지 않는 것과 같다. 무슨 까닭인가. 손이 깨끗하기 때문이니라. 그와 같이 비구가 한량이 없는 삼매를 얻어 몸으로 증득하고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고, <유>의 식(識)이 멸하여 <열반>함에 대하여 마음이 믿음과 즐거움이 생기어 <유>의 몸을 생각하지 않으면, 현세에서 법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고.......내지, 목숨을 마치더라도 다시 와서 이 세계에 도로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힘써 방편으로서 무명을 부수어 깨뜨려야 하느니라.
비유하면 부락 곁에 진흙 못이 있는데, 四방에서 흐르는 물과 또 자주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물은 항상 못으로 들어가 그 물은 차서 넘치고 더러운 물건은 흘러 나와 그 못이 맑고 깨끗한 것처럼, 그와 같이 다 현세에서 법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고....내지, 목숨을 마치더라도 도로 이 세계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힘써 방편으로서 무명을 부수어 깨뜨려야 하느니라."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이 경을 말하여 마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93. 승선역류경(乘船逆流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아란냐[阿練若] 비구이거든 빈땅이나 혹은 숲 속이나 나무 밑에서 마땅히 이렇게 공부하여야 한다. 즉 '안으로 스스로 관찰하고 생각할 때에 마음속에 스스로 욕심의 생각이 있음을 깨닫는가'고. 만일 깨닫지 않게 될 때에, 경계에 대하여 혹은 깨끗한 모양에 대하여 만일 애욕이 일어나면 멀리 떠남에서 어긋나게 될 것이다. 비유하면 사람이 힘을 내어 배를 타고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몸이 약해서 피로하고 게을러지면 배는 곧 거꾸로 흐름을 따라 내려가는 것처럼, 그와 같이 비구가 깨끗하다는 생각을 생각하면 도리어 애욕이 생기어 멀리 떠남에서 어긋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공부 할 때에 아랫 방편을 닦아 순박하고 깨끗하게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도로 애욕에 떠다니게 되어 법의 힘을 얻지 못하고 마음이 고요하지 않고 마음이 하나가 되지 못하여, 그 깨끗하다는 생각을 따라 애욕이 생기어, 흘러 쏟아지고 취(取)하고 실리어 멀리 떠남에서 어긋나게 될 것이니, 마땅히 알라. 그 비구는 감히 스스로 五 욕(欲)의 공덕에 대하여 욕심을 떠나 해탈하였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혹 어떤 비구는 혹은 빈땅이나 숲 소, 나무 밑에서 이와 같이 생각한다. 즉 '나는 안으로 마음속에 욕심을 떠났는가'고. 이 비구는 경계에 대하여 혹은 깨끗한 모양을 취(取0할 것이다. 만일 그 마음을 깨달으면 그것을 그대로 따라 나아가고 취하고 쏟을 것이다. 비유하면 새가 불에 들어가면 쭉찌를 말아 펴지 않는 것처럼, 그와 같이 비구가 혹 깨끗한 모양을 취하더라도 곧 멀리 떠남을 따라 흐르고 쏟고 취하고 실릴 것이니,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즉, 방편의 행(行)에 대하여 마음이 게으르지 않고 법의 고요함을 얻어, 고요함에 그치고 즐거움을 쉬고, 순박하고 깨끗하여 한 마음이 되라. 이른바 나는 생각한 뒤에 깨끗한 모양에서 멀리 떠남을 따르고 그대로 따라 도를 닦으면, 곧 스스로 五 욕의 공덕에 대하여 욕심을 떠나 해탈하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니라."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이 경을 말해 마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94. 고수경(枯樹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기쟈쿠다타 산에서 나와 라아자그리하로 들어가 밥을 빌었다. 길가에서 큰 마른나무를 보고, 곧 그 나무 밑에 방석을 펴고 몸을 가누고 바로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비구가 선사(禪思)를 닦아 익히고 신통의 힘을 얻어 마음이 자재하게 되면, 이 마른나무를 땅으로 만들려고 하여도 곧 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이른바 이 마른나무 속에는 땅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가 신통의 힘을 얻어 마음에 땅이라는 판단을 가지면 곧 틀림없이 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어떤 비구가 신통의 힘을 얻어 뜻대로 자재하게 되면 이 나무를 물, 불, 바람, 금, 은 등의 물건으로 만들려고 하여도 다 틀림없이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이른바 이 마른나무에는 물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가 선사(禪思)하여 신통의 힘을 얻어 뜻대로 자재하게 되면 마른나무를 금으로 만들려고 하여도 곧 틀림없이 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요, 또 다른 여러 가지 물건도 다 틀림없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 마른나무에는 갖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가 선사하여 신통의 힘을 얻어 뜻대로 자재하게 되면 갖가지 물건을 틀림없이 다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라. 비구의 선사한 신통의 경계는 생각하거나 말할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힘써 선사하여 모든 신통을 배워야 하느니라."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이 경을 말해 마치자, 모든 비구들은 샤아리풋트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95. 계경(戒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기쟈쿠우타 산에 있었다.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그 계(戒)를 범한 자는 계를 부수었기 때문에, 의지할 바가 감하고 물러나 마음이 즐거이 머무르지 않고, 마음이 즐거이 머무르지 않으면 기쁨, 쉼, 즐거움, 고요한 <삼매(三昧)>, 참다운 앎과 봄, 싫어하여 떠남, 욕심을 떠남, 해탈을 잃어, 영원히 남음이 없는 <열반>을 얻을 수 없느니라. 마치 나무 뿌리가 부서지면 가지, 잎, 꽃, 열매가 다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처럼 계를 범한 비구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즉 공덕이 감하고 물러나 마음이 즐거이 머무르지 않고, 믿고 즐겨 하지 않은 뒤에는 기쁨, 쉼, 즐거움, 고요한 <삼매>, 참다운 앎과 봄, 싫어하여 떠남, 욕심을 떠남, 해탈을 잃고, 해탈을 잃은 뒤에는 영원히 남음이 없는 <열반>을 얻지 못하느니라.
계를 가지는 비구는 근본을 두루 갖추고 의지할 바를 두루 갖추어 마음에 믿음과 즐거움을 얻고, 마음에 믿음과 즐거움을 얻은 뒤에는 마음에 기쁨, 쉼, 즐거움, 고요한 <삼매>, 참다운 앎과 봄, 싫어하여 떠남, 욕심을 떠남, 해탈을 얻고, 해탈을 얻은 뒤에는 다 빨리 남음이 없는 <열반>을 얻느니라. 비유하면 나무 뿌리가 부서지지 않으면 가지, 잎, 꽃, 열매가 다 이루어지는 것처럼 계를 가지는 비구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근본을 두루 갖추고 의지할 바를 이루어 마치면 마음에 믿음과 즐거움을 얻는다. 믿음과 즐거움을 얻은 뒤에는 기쁨, 쉼, 즐거움, 고요한 <삼매>, 참다운 앎과 봄, 싫어하여 떠남, 해탈을 얻어 빨리 남음이 없는 <열반>을 얻느니라.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이 경을 말해 마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96. 쟁경(諍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샤아리풋트라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모든 비구들이 다투면서 '죄를 범한 비구와 죄를 들춘 비구가 있다'고 서로 말할 때에, 만일 그들이 바른 생각에 의하여 스스로 살펴보지 않으면, 그런 비구는 긴 밤 동안 거칠게 날뛰어 싸움은 갈수록 더하고 서로 어기어 맺는 원한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일으킨 죄에 대하여는 바른 법률로써도 그치게 하고 쉬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비구가 여기에 이미 일어난 싸움이 있더라도 혹은 '죄를 범한 비구다', 혹은 '죄를 들춘 비구다'고 할 때에, 둘이 다 바른 생각에 의하여 스스로 살펴보고 꾸짖는다면, 마땅히 알라. 그런 비구는 긴 밤 동안에 거칠게 날뛰고 서로 어기어 맺는 원한이 더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일으킨 죄에 대하여 능히 바른 법률로써 그치게 하고 쉬게 할 수 있느니라.
어떻게 비구는 바르게 생각하고 스스로 살펴보는가.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라. 즉 나는 옳지 않고 착하지 않으며 당치도 않은 죄를 지어, 그로 하여금 나를 보게 하였다. 만일 내가 이 죄를 짓지 않았더라면 그는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내 죄를 보았기 때문에 불쾌하여 꾸짖었고 일부러 드러낸 것뿐이다. 다른 비구로서 듣는 사람도 또한 꾸짖을 것이다. 그래서 긴 밤 동안에 싸우고 다투어, 거칠게 날뜀은 갈수록 더하고 서로 다투어 말할 것이다. 즉 '일으킨 죄에 대하여 바른 법률로써도 그치게 하고 쉬게 할 수 없을 것이다'고. 나는 이제 '네게 세(稅)를 싣고 온 것과 같은 줄을 알았다'고. 이것을 비구가 일으킨 죄에 대하여 능히 스스로 관찰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죄를 들춘 비구는 어떻게 스스로 살펴보는가. 죄를 들춘 비구는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여야 한다. 즉 '저 장로 비구는 착하지 않은 죄를 지어 그로 하여금 나를 보게 하였다. 만일 그가 이 착하지 않은 죄를 짓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것을 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는 내 죄를 보고 기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들추었다. 다른 비구들이 보아도 또한 기뻐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들출 것이다. 그리하여 긴 밤 동안에 싸움은 갈수록 더하여 쉬지 않아서 바른 법률로써도 일어난 죄를 그치게 하고 쉬게 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오늘부터 마땅히 스스로 이것을 버리어, 세(稅)를 싣고 온 것과 같이 하리라'고. 이와 같이 죄를 들춘 비구는 능히 바른 생각에 의하여 마음으로 스스로 관찰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이여, 죄가 있는 사람이나 죄를 들춘 사람은 마땅히 바른 생각에 의하여 스스로 관찰하여, 긴 밤 동안에 거칠게 날뜀을 더하고 자라게 하지 말라. 모든 비구들이여, 그렇게 하면 싸우지도 않게 되고 일어난 싸움도 능히 법률로써 그치게 하고 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이 경을 말해 마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97. 거죄경(擧罪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죄를 들추는 비구가 남의 죄를 들추고자 하면 마음을 몇 가지 법에 편안히 머무르게 하여 남의 죄를 들추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비구가 마음을 五 법에 편안히 머무르게 하면 남의 죄를 들출 수 있느니라. 어떤 것을 五라고 하는가. 사실이어서 사실이 아니지 않은 것이요, 때를 맞아서 때가 아니지 않은 것이며, 이치로써 요익하여 이치로써 요익하지 않지 않은 것이요, 부드럽고 연하여 추하거나 까다롭지 않은 것이며, 사랑하는 마음이어서 성내지 않는 것이니라. 샤아리풋트라여, 죄를 들추는 비구가 이 五 법을 갖추면 남의 죄를 들출 수 있느니라."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들추어지는 비구는 다시 몇 가지 법으로서 스스로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들추어지는 비구는 마땅히 五 법으로서 그 마음을 편안하게하여 생각하여야 한다. 즉 '어디서 얻었든지 사실이어서 사실이 아니지 않았으면 하고, 때에 맞아서 때가 아니지 않았으면 하며, 이치로써 요익하여 이치로써 요익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면 하고, 부드럽고 연하여 추하거나 까다롭지 않았으면 하며, 사랑하는 마음이어서 성냄이 아니었으면 하는 것이다. 들추어지는 비구는 마땅히 이 五 법을 갖추어 스스로 그 마음을 편안하게하여야 하느니라."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내가 남의 죄를 들추는 사람을 보매 진실하지 않아서 사실이 아니요, 때에 맞추지 않아서 맞은 때가 아니며, 이치로써 요익하지 않아서 이치로써 요익하기 위한 것이 아니요, 추하고 까다로워서 부드럽거나 연하지 않으며, 성내어서 사랑하는 마음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진실하지 않아서 남의 죄를 들추는 비구에 대하여서는 마땅히 몇 가지 법으로서 요익하여 그것을 뉘우쳐 고치게 하여야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진실하지 않게 죄를 들추는 비구는 마땅히 五 법으로 요익케하여 뉘우쳐 고치게 하여야 하느니라. 즉 그에게 말하기를 '네가 이제 죄를 들추는 것은 진실하지 않아서 사실이 아니니 마땅히 뉘우쳐 고쳐야 한다. 때를 맞추지 않아서 맞는 때가 아니요, 이치로써 요익하여 않아서 이치로써 요익함이 아니며, 추하고 까다로워 부드럽거나 연하지 않으며, 성내어서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니, 너는 마땅히 뉘우쳐 고쳐야 한다'고 하라. 샤아리풋트라여, 진실하지 않게 남의 죄를 들추는 비구는 마땅히 이 五 법으로써 요익케하여 그것을 뉘우쳐 고치게 하여야 하고, 또한 미래의 비구들로 하여금 진실하지 않게 남의 죄를 들추지 않게 하라."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진실하지 않게 죄를 들추는 비구는 다시 몇 가지 법으로서 뉘우침을 변하지 않게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그 진실하지 않게 죄를 들추는 비구는 마땅히 五 법으로써 스스로 뉘우침을 변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는 마땅히 이렇게 생각하여야 한다. 즉 '저 비구는 진실하지 않게 죄를 들추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요, 때 맞는 때가 아니어서 그 때가 아니며, 이치의 요익이 아니어서 그것은 이치로 요익한 것이 아니요, 추하고 까다로워 부드럽거나 연하지 않으며, 성내어서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다. 나는 참으로 변하여 뉘우친다'고. 진실하지 않게 죄를 들추는 비구는 마땅히 五 법으로써 스스로 그 마음을 편안하게하여 스스로 변하여 뉘우치지 않아야 하느니라."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비구가 죄를 들추었을 때에, 그것이 진실하여 진실하지 않은 것이 아니요, 때에 맞아서 때가 아니지 않으며, 이치의 요익이어서 이치로 요익케 하지 않은 것이 아니요, 부드럽고 연하여 추하거나 까다로움이 아니며, 사랑하는 마음이어서 성냄이 아니면, 그 진실하지 죄를 들추는 비구는 마땅히 몇 가지 법으로써 요익케하여 고치고 변하지 않게 하리이까."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진실하게 죄를 들춘 비구는 마땅히 五 법으로써 요익케하여 변하고 고치지 않게 하여야 하느니라. 마땅히 이렇게 말하라. 즉 '너는 진실하게 죄를 들추어서 사실이 아닌 것이 아니요 때에 맞아서 때가 아닌 것이 아니다. 이치의 요익이어서 이치의 요익이 아닌 것이 아니요, 부드럽고 연하여 추하거나 까다로움이 아니며, 사랑하는 마음이어서 성냄이 아니다'고. 샤아리풋트라여, 진실하게 죄를 들추는 비구에게 마땅히 五 법으로써 요익케하여 변하고 뉘우치지 않게 하여야 하며, 또한 미래 세상의 비구들로 하여금 변하고 뉘우치지 않게 하여야 하느니라."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진실하게 죄를 들추는 비구에게는 마땅히 몇 가지 법으로써 요익케하여 변하여 뉘우치지 않게 하리이까."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그 죄를 들춘 비구에게는 마땅히 五 법으로써 요익케하여 뉘우침을 변하지 않게 하여야 한다. 마땅히 이렇게 말하라. 즉 '그 비구가 죄를 들춘 것은 진실하여 진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니 너는 뉘우침을 변하지 말아야 한다. 때에 맞아서 때가 아님이 아니요, 이치의 요익이어서 이치의 요익이 아닌 것이 아니며, 부드럽고 연하여 추하거나 까다로움이 아니요, 사랑하는 마음이어서 성냄이 아니니. 너는 뉘우침을 변하지 말라'고 하여라."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진실하게 죄가 들추어진 비구가 성내는 것을 보나이다. 세존이시여, 진실하게 죄가 들추어져도 성내는 비구에게 마땅히 몇 가지 법으로써 성내거나 한하지 않고 스스로 깨닫게 하리이까."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진실하게 죄가 들추어져서 성내는 비구에게는 마땅히 五 법으로써 깨닫도록 그에게 말하라. 즉 '장로여, 그 비구는 진실하게 네 죄를 들추었으며 진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니 너는 성내거나 한하지 말라........내지, 사랑하는 마음이어서 성냄이 아니니, 너는 성내거나 한하지 말라'고. 샤아리풋트라여, 진실하게 죄가 들추어져 성내는 비구에게는 마땅히 五 법으로써 성내고 한하는 데서 깨닫게 하여야 하느니라."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내 죄를 들추는 진실하고, 진실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그 두 사람에게 대하여 나는 마땅히 내 마음을 편안하게하여야 하겠나이다. 만일 그가 진실이면 나는 스스로 알아야 하겠삽고, 만일 그가 진실하지 않으면 마땅히 스스로 깨우쳐 '이것은 진실하지 않다. 나는 이제 스스로 알았다. 이런 법은 없다'고 말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나는 마땅히 이와 같이 하겠나이다. 세존께서 <해재비경(解材臂經)>에서 말씀하시어 모든 사문들을 가르치신 것과 같나이다. 즉 '만일 어떤 도적이 와서 너를 붙잡아 톱으로 네 몸을 켤 때에 너희들이 도적에 대하여 나쁜 생각을 일으키고 나쁜 말을 하면 스스로 장애가 생길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톱으로 네 몸을 켜더라도 너희들은 그에게 대하여 나쁜 마음의 변함을 일으키고 또 나쁜 말을 하여 스스로 장애를 만들지 말라. 그 사람에게 대하여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 원망도 없고 한도 없어서, 四방 경계에 대하여 사랑하는 마음을 바로 받고 두루 갖추어서 머무르기를 마땅히 배워야 한다'고 하시었나이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나는 마땅히 이와 같이 하겠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은 몸을 켜는 고통도 스스로 편안해 하고 참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조그만 고통과 조그만 비방을 편안해 하고 참지 못하겠나이까. 사문의 이익과 사문의 욕망은 착하지 않은 법을 끊고자 하고 착한 법을 닦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착하지 않은 법은 마땅히 끊어야 하고 착한 법은 마땅히 닦아야 하겠나이다. 꾸준히 힘쓰고 방편으로서 스스로 잘 막고 보호하여 생각을 매어 고요히 생각하여 함부로 놀지 않는 행을 마땅히 배워야 하겠나이다."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내가 혹 다른 비구의 죄를 들추었을 때에, 진실하여서 진실하지 않은 것이 아니요, 때에 맞아서 때가 아닌 것이 아니며, 이치의 요익이어서 이치의 요익이 아닌 것이 아니요, 부드럽고 연하여 추하거나 까다로움이 아니며, 사랑하는 마음이어서 성내지 않았나이다. 그런데 그 죄가 들추어진 비구는 노여움을 품는 사람이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어떤 종류의 비구가 그 죄를 들추는 말을 듣고 성을 내던가."
샤아리풋트라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 비구가 아첨하고 거짓되며, 속이고 믿지 않으며, 안팎의 부드러움이 없으며, 게으르고 생각을 잃으며, 정하지 않고 나쁜 슬기가 있으며, 느리고 멀리 떠남 어기며, 계와 율을 공경하지 않고 사문을 돌아보지 않으며, 부지런히 공부하지 않고 스스로 되살피지 않으며, 목숨을 위하여 집을 나오고 <열반>을 구하지 않으며, 그러한 사람은 내가 죄를 들추는 말을 들으면 곧 성을 내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으시었다.
"어떤 종류의 비구는 네가 죄를 들추는 말을 듣고 성내지 않던가."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아첨하지 않고 거짓되지 않으며, 속이지 않고 믿음이 있으며, 안팎으로 부끄러워하며, 부지런히 힘쓰고 바르게 생각하며, 바른 정(定)과 바른 지혜가 있어서 느리지 않고 멀리 떠나기를 버리지 않으며, 계와 율을 깊이 공경하고 사문의 행을 돌아보며, <열반>을 높이며, 법을 위하여 집을 나와서 목숨을 위한 것이 아니면, 그러한 비구는 내가 죄를 들추는 말을 들으면 기뻐하고 공경하여 받기를 단 이슬을 마시는 것과 같이 하나이다.
비유하면 찰제리(刹帝利) 여자가 깨끗이 목욕한 뒤에 좋고 아름다운 꽃을 얻으면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공경스레 받아서 그 머리에 꽂는 것처럼, 그와 같이 비구가 아첨하지 않고 거짓되지 않으며, 바르게 믿어 안팎으로 부끄러워하며, 부지런히 힘쓰고 바르게 생각하며, 바른 정(定)과 지혜가 있어서 느리지 않고, 마음은 멀리 떠남에 있으며, 계와 율을 깊이 공경하고 사문의 행을 돌아보며, 부지런히 닦아 스스로 되살피며, 법을 위해 집을 나와 <열반>을 구하면 그와 같은 비구는 내가 죄를 들추는 말을 들으면 기뻐하고 공경하여 받기를 단 이슬을 마시는 것과 같이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으시었다.
"만일 그 비구가 아첨하고 거짓되며, 속이고 믿지 않으며, 안팎으로 부끄러워하고, 게으르고 생각을 잃으며, 정(定)하지 않고 나쁜 슬기 있으며, 느리고 멀리 떠남을 어기며, 계와 율을 공경하지 않고 사문의 행을 돌아보지 않으며, <열반>을 구하지 않고 목숨을 위해 집을 나왔으면, 그와 같은 비구는 가르쳐 함께 말할 수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그와 같은 비구는 범행을 부수기 때문이니라.
만일 그 비구가 아첨하지 않고 거짓되지 않으며, 속이지 않고, 믿음 마음이 있어 안팎으로 부끄러워하며, 부지런히 힘쓰고 바르게 생각하며, 바른 정과 바른 지혜가 있으며, 느리지 않고 마음은 멀리 떠남에 있으며, 계와 율을 깊이 공경하고 사문의 행을 돌아보며, <열반>을 뜻하여 높이고 법을 위해 집을 나왔으며, 그와 같은 비구는 마땅히 가르칠 수 있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그와 같은 비구는 능히 범행을 닦고 능히 스스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해 마치시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98. 나라건타경(那羅 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알난다아얌[那羅 陀]이라는 옷장수의 암라(菴羅)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샤아리풋트라는 세존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깊이 세존을 믿나이다.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의 가진 지혜로서 세존의 <보리(菩提)>와 같은 사람이 없나이다. 하물며 거기서 지나는 자이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샤아리풋트라여, 착하다! 그 말은 제일 가는 말이다. 능히 대중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치어 스스로 세존을 깊이 믿는다고 말하고, '과거, 미래, 현재의 사문이나 바라문의 가진 지혜로서 부처의 <보리>와 같은 사람이 없다. 하물며 거기서 지나는 자이겠는가'고. 말하였다."
부처님은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으시었다.
"너는 능히 과거의 삼약삼불타(三 三佛陀)의 가졌던 훌륭한 계(戒)를 아는가."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알지 못하나이다."
다시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으시었다.
"어떠한 법, 어떠한 슬기, 어떠한 밝음, 어떠한 해탈, 어떠한 머무름이었던가를 아는가."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알지 못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다시 미래의 삼약삼불타의 가질 훌륭한 계와 어떠한 법, 어떠한 슬기, 어떠한 밝음, 어떠한 해탈, 어떠한 머무름일 것을 알겠는가."
"알지 못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네가 만일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 세존의 마음속에 가지신 법을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그와 같이 찬탄하여 대중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치어 '저는 깊이 세존을 믿나이다. 과거, 미래의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의 가진 지혜로서 세존의 <보리>와 같은 자가 없나이다. 하물며 거기서 지나는 자이겠나이까'고 말하는가."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능히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 세존의 마음의 한정을 알지 못하나이다. 그러하오나 저는 능히 모든 부처, 세존의 법의 한정은 알 수 있나이다. 저는 세존의 설법이 갈수록 깊고 갈수록 훌륭하며 갈수록 위되고 갈수록 묘한 것을 들었나이다. 저는 세존의 설법에서 한 법을 알면 곧 한 법을 끊고, 한 법을 알면 곧 한 법을 증득하며, 한 법을 알면 곧 한 법을 닦아 익힘을 들었나이다. 그리하여 법을 완전히 알아 스승님 앞에서 깨끗한 믿음을 얻고 마음이 깨끗하게 되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바르게 깨달으신 세존께서는 비유하면, 국왕에게 변방의 성(城)이 있는데 성 둘레는 바르고 곧으며, 튼튼하고 굳건하며, 오직 한 문이 있고 둘째 문은 없는데 문지기가 서 있습니다. 사람들이 드나들기는 다 이 문을 좇아 혹은 들어가고 혹은 나오나이다. 그 문지기는 비록 사람 수의 많고 적음은 알지 못하지마는, 반드시 사람들은 이 문을 거치지 않고는 다시 다른 곳이 없는 것과 같나이다. 그와 같이 과거의 모든 부처, 여래, 응등정각께서는 다 五 개(蓋)의 번민하는 마음을 끊어서, 슬기의 힘이 쇠약하고 장애의 무리에 떨어져 <열반>으로 향하지 않는 사람으로 하여금, 四 염처(念處)에 머무르고 七 각분(覺分)을 닦아서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얻게 하시는 줄을 아나이다. 또 미래의 모든 부처 세존께서도 또한 五 개의 번민하는 마음을 끊어서, 슬기의 힘이 쇠약하고 장애의 무리에 떨어져 <열반>으로 향하지 않는 사람으로 하여금, 四 염처에 머무르고 七 각분을 닦아서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얻게 하실 것입니다. 지금 현재의 모든 부처, 세존, 여래, 응정등각께서도 또한 그 오개(五蓋)의 번민하는 마음을 끊어서, 슬기의 힘이 쇠약하고 장애의 무리에 떨어져 <열반>으로 향하지 않는 사람으로 하여금, 四 염처에 머무르고 七 각분을 닦아서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얻게 하시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렇고 그러하다. 샤아리풋트라여, 과거, 미래, 현재의 부처님께서는 다 五 개의 번민하는 마음을 끊어서, 슬기의 힘이 쇠약하고 장애의 무리에 떨어져 <열반>으로 향하지 않는 사람으로 하여금, 四 염처에 머무르고 七 각분을 닦아서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얻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해 마치시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99. 석주경(石柱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기쟈쿠우타산중에 있었다.
때에 데바닷타[提婆達多)의 제자 월자(月子) 비구는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있는 곳으로 가서 서로 인사하고 위로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았다. 한 쪽에 물러앉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월자 비구에게 물었다.
"데바닷타 비구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설법하는가."
월자 비구는 대답하였다.
"설법합니다."
"그는 어떻게 설법하는가."
"그 데바닷타는 이와 같이 설법합니다. 즉 '비구들이여, 마음을 법으로 하여 마음을 닦으면 그 비구는 능히 스스로, 나는 욕심을 떠나 五 욕의 향락에서 해탈하였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샤아리풋트라는 월자 비구에게 말하였다.
"너의 데바닷타는 왜 '비구들이여, 마음을 법으로 하여 마음을 닦으면 탐내는 마음을 떠나고 성내는 마음을 떠나며, 어리석은 마음을 떠나서 탐욕이 없는 법, 성냄이 없는 법, 어리석음이 없는 법을 얻어, 욕유(欲有), 색유(色有), 무색유(無色有)에 굴러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능히 스스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안다고 말한다'고 설법하지 않는가."
월자 비구는 말하였다.
"그는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존자 샤아리풋트라여."
그 때에 샤아리풋트라는 월자 비구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비구가 마음을 법으로 하여 마음을 잘 닦으면 탐내는 마음을 떠나고 성내는 마음을 떠나며 어리석은 마음을 떠나서, 탐욕이 없는 법, 성냄이 없는 법, 어리석음이 없는 법을 얻는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능히 스스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안다'고 스스로 말하느니라.
비유하면 촌 가까이 큰 돌산이 있어서, 끊어지지도 않았고 부서지지도 않았으며, 뚫어지지도 않고 두텁고 알찼으면, 가사 동방에서 바람이 와도 움직일 수도 없고, 또 그것을 지나 서방으로 갈 수도 없으며, 그와 같이 남, 서, 북방, 四 유(維)에서 바람이 와도 능히 흔들리게 할 수도 없고, 또한 그것을 지나갈 수도 없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비구가 마음을 법으로 하여 마음을 잘 닦으면, 탐내는 마음을 떠나고 성내는 마음을 떠나며, 어리석은 마음을 떠나서, 탐욕이 없는 법, 성냄이 없는 법, 어리석음이 없는 법을 얻는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능히 스스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안다'고 말하느니라.
비유하면 인다(因陀) 구리쇠와 구리쇠 기둥을 땅 속에 깊이 박아 튼튼하게 하여 두면 四방에서 바람이 와도 흔들리게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비구가 마음을 법으로 하여 마음을 잘 닦아 마치면, 탐내는 마음을 떠나고 성내는 마음을 떠나며 어리석은 마음을 떠나서, 탐욕이 없는 법, 성냄이 없는 법, 어리석음이 없는 법을 얻는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능히 스스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안다고 말하느니라.
비유하면 돌기둥의 길이가 十六 주( )인데, 八 부를 땅에 박으면, 四방에서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게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비구가 마음을 법으로 하여 마음을 잘 닦으면, 탐내는 마음을 떠나고 성내는 마음을 떠나며, 어리석은 마음을 떠나서, 탐욕이 없는 법, 성냄이 없는 법, 어리석음이 없는 법을 얻는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능히 스스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안다'고 말하느니라.
비유하면 불로써 태우는데, 아직 타지 않은 것을 다 태운 뒤에는 다시는 타지 않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비구가 마음을 법으로 하여 마음을 잘 닦으면, 탐내는 마음을 떠나고 성내는 마음을 떠나며 어리석은 마음을 떠나서, 탐욕이 없는 법, 성냄이 없는 법, 어리석음이 없는 법을 얻는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능히 스스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안다'고 말하느니라."
샤아리풋트라가 이 경을 말해 마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00. 정구경(淨口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도 또한 라아자그리하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있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라아자그리하로 들어가 밥을 빌었다. 밥을 빌어서는 한 나무 밑에서 밥을 먹었다.
때에 정구(淨口)라는 외도 여승(女僧)이 있었다. 그는 조금 볼일이 있어서 라아자그리하를 나오다가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밥을 먹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
"사문께서는 공양을 자십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대답하였다.
"먹는다."
다시 물었다.
"어찌하여 사문께서는 입을 밑으로 하고 자십니까."
"아니다. 누이여."
다시 물었다.
"입을 위로 들고 자십니까."
"아니다. 누이여."
다시 물었다.
"어찌하여 입을 四 방으로 향해 자십니까."
"아니다. 누이여."
다시 물었다.
"입을 四 유(維)로 향해 자십니까."
"아니다. 누이여."
다시 물었다.
"내가 '사문께서는 공양을 자십니까.' 물으면 '먹는다'고 내게 대답하시고, 내가 '입을 위로 들고 자십니까.'고 물으면 '아니다'고 내게 대답하시며, 내가 '입을 밑으로 하고 자십니까.'고 물으면 '아니다'고 대답하시고, '입을 四 방으로 향해 자십니까.'고 하면 '아니다'고 내게 대답하시며, '입을 四 유로 향해 자십니까.'고 하면 '아니다'고 내게 대답하십니다. 그러한 말씀은 어떤 뜻이 있습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누이여,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일에 밝은 사람은 삐뚤어진 법에도 밝아서 사특한 방법으로 먹이를 구하는 자이니, 그와 같은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입을 밑으로 하여 먹는다고 하느니라. 만일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별을 우러러 관찰하는 사특한 방법으로 먹이를 구하는 사람이면 그와 같은 사문이나 바라문은 입을 위로 들고 먹는다고 하느니라.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남의 심부름을 위하는 사특한 방법으로 먹이를 구하는 사람이면 그와 같은 사문이나 바라문은 입을 四방으로 향해 먹는다고 하느니라.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여러 의사의 방법으로 갖가지 병을 다스리는 사특한 방법으로 먹이를 구하는 사람이면, 그와 같은 사문이나 바라문은 입을 四유로 향해 먹는다고 하느니라.
누이여, 나는 이 四종의 사특한 방법에 떨어져 먹이를 구하지 않는다. 누이여, 나는 다만 법으로서 먹이를 구하여 스스로 살아가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四종의 먹이를 구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느니라."
때에 정구 외도의 여승은 존자 샤아리풋트라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따라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때에 정구 외도의 여승은 라아자그리하의 네거리에 나가 찬탄하여 말하였다.
"사문 석종(釋種) 아들은 깨끗한 방편으로 스스로 살아간다. 지극히 깨끗한 방법으로 스스로 살아간다. 보시(布施)를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은 마땅히 사문 석종의 아들에게 보시하라. 만일 복을 짓고자 하는 사람이면 마땅히 사문 석종의 아들한테 복을 지으라."
때에 모든 외도 집난이들은 정구 외도 여승의, 사문 석종의 아들을 찬탄하는 소리를 듣고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켜 정구 외도의 여승을 해쳤다.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도솔타(兜率陀) 하늘에 태어났으니,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서 믿는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다.
501. 성묵연경(聖黙然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摩訶目 蓮)는 라아자그리하의 기쟈쿠우타산중에 있었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고 나는 이 기쟈쿠우타산중에 머물러 있었었다. 나는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떤 것을 거룩한 침묵이라고 하는가'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어떤 비구가 거칠은 생각과 미세한 생각을 쉬고 안으로 깨끗하고 한 마음이 되어, 거칠은 생각도 없고 미세한 생각도 없어서 <삼매>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어 제 二선을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면 이것을 거룩한 침묵이라고 한다'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도 이제 거룩한 침묵에 들자'고. 그리하여 거칠은 생각과 미세한 생각을 쉬고 안으로 깨끗하여 한 마음이 되어, 거칠은 생각도 없고 미세한 생각도 없어서, <삼매>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어,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고 많이 머물렀었다. 많이 머무른 뒤에 다시 거칠은 생각도 있고 미세한 생각도 있는 마음이 일어났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내 마음의 생각을 아시고 대나무 동산 절에서 사라지시어 기쟈쿠우타 산에 있는 내 앞에 나타나 내게 말씀하시었다.
'목갈라아나여, 너는 거룩한 침묵이 되라. 함부로 놀지 말라.'
나는 세존의 말씀을 듣자 곧 다시 거칠은 생각과 미세한 생각을 떠나 안으로 깨끗하여 한 마음이 되어, 거칠은 생각도 없고 미세한 생각도 없어서, <삼매>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어 제 二선을 완전히 갖추어 머물렀다. 나는 이렇게 하기를 두 번 세 번하였고, 부처님께서도 또한 두 번 세 번이나
'너는 마땅히 거룩한 침묵이 되라. 함부로 놀지 말라.'고 내게 가르치셨다. 나는 곧 다시 거칠은 생각과 미세한 생각을 쉬고 안으로 깨끗하여 한 마음이 되어, 거칠은 생각도 없고 미세한 생각도 없어서, <삼매>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어, 제 三선을 완전히 갖추어 머물렀었다. 만일 바로 말한다면 부처님의 아들로서 부처님의 입으로 좇아 났고 법의 교화를 좇아 났으며, 부처님 법의 한 부분을 얻은 사람은 곧 내 몸이 그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곧 부처님의 아들로서 부처님을 좇아 났고 법의 교화를 좇아 났으며, 부처님 법의 한 부분을 얻었고 조그만 방편으로 선해탈(禪解脫)을 얻어 <삼매>를 바르게 받았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전륜성 왕의 맏 태자는 아직 관정(灌頂)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왕의 법을 얻었고, 부지런히 방편을 쓰지 않더라도 능히 五 욕의 공덕을 얻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님의 아들이 되었고, 부지런히 방편을 쓰지 않더라도 선해탈을 얻어 <삼매>를 바르게 받았으며, 하루 동안에 세존께서 신통의 힘으로서 세 번이나 내게 오셔서 세 번 내게 가르쳤었으며, 대인(大人)의 자리에다 나를 세우셨느니라."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가 이 경을 말해 마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02. 무상경(無常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는 라아자그리하의 기쟈쿠우타산에 있었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에 계시었고 나는 기쟈쿠우타산에 있었다. 나는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떤 것을 거룩한 머무름이라고 하는가'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어떤 비구가 일체의 모양을 생각하지 않고 모양이 없는 것을 마음에 바로 받아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면, 이것을 거룩한 머무름이라고 한다'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도 마땅히 이 거룩한 머무름에서 일체의 모양을 생각하지 않고, 모양이 없는 것을 마음에 바로 받고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고 많이 머무르자'고. 많이 머무른 뒤에 모양을 취하는 마음이 생기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내 마음의 생각을 알으시고,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신통의 힘으로써 대나무 동산 절에서 사라져, 기쟈쿠우타 산에 있는 내 앞에 나타나 내게 말씀하시었다.
'목갈라아나여, 너는 마땅히 거룩한 머무름에 머무르고 함부로 놀지 말라.'
나는 세존의 가르침을 듣자, 곧 일체의 모양을 떠나 모양이 없는 것을 마음에 바로 받고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히 갖추어 머물렀다. 이와 같이 하기를 세 번에 이르렀고, 세존께서도 또한 세 번 오셔서
'너는 마땅히 거룩한 머무름에 머무르고 함부로 놀지 말라.'
고 내게 가르치셨다. 나는 그 가르치심을 듣자, 곧 일체의 모양을 떠나 모양이 없는 것을 마음에 바로 받고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히 갖추어 머물렀다.
여러 대덕(大德)들이여, 바로 말한다면 부처님의 아들은 내 몸이 바로 그것이다.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났고, 법의 교화로부터 났으며, 부처님 법의 한 부분을 얻었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곧 부처님의 외아들로서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났고, 법의 교화로부터 났으며, 부처님 법의 한 부분을 얻어, 조그만 방편으로 선해탈을 얻어 <삼매>를 바로 받았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전륜성 왕의 태자는 비록 관정(灌頂)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왕의 법을 얻었고, 부지런히 방편을 쓰지 않더라도 능히 五 욕의 공덕을 얻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님의 아들이 되었고, 부지런히 방편을 쓰지 않더라도 선해탈을 얻어 바르게 <삼매>를 받았으며, 하루 동안에 세존께서 신통의 힘으로서 세 번이나 내게 오셔서 세 번 내게 가르치셨고, 대인(大人)의 자리에다 나를 세우셨느니라."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가 이 경을 말해 마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03. 적멸경(寂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 존자 아아난다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서 한 방에 머물러 있었다.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새벽에 존자 목갈라아나에게 말하였다.
"기이하십니다! 존자 목갈라아나여, 당신은 오늘밤에 적멸정수(寂滅正受)에 머물러 있습니다."
존자 목갈라아는 존자 샤아리풋트라의 말을 듣고 말하였다.
"나는 전연 당신의 숨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존자 목갈라아나는 말하였다.
"이것은 적멸한 정수가 아니요 추한 정수일 뿐입니다. 존자 샤아리풋트라여, 나는 오른 밤에 세존과 함께 말하였습니다."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목갈라아나여, 세존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는데, 여기서 아주 멉니다. 어떻게 서로 말할 수 있습니까. 당신은 지금 대나무 동산에 있는데 어떻게 서로 말할 수 있습니까. 당신이 신통의 힘으로서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갔습니까. 아니면 세존께서 신통의 힘으로 당신이 있는 곳을 오셨습니까."
존자 목갈라아나는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말하였다.
"내가 신통의 힘으로서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간 것도 아니요, 세존 신통의 힘으로 내가 있는 곳을 오신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존과 나는 다 하늘 눈과 하늘 귀를 얻었기 때문에 나는 슈라아바스티이국 라아자그리하성의 중간에서 들었습니다. 나는 세존에게 이른바 알뜰한 정진(精進)을 여쭈었습니다.
'어떤 것을 은근한 정진이라고 하나이까'고.
세존께서는
'목갈라아나여, 만일 이 비구가 낮이면 거닐거나 혹은 앉아서 장애 되지 않는 법으로서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초저녁에도 혹은 앉거나 혹은 거닐면서 장애 되지 않는 법으로서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밤중에는 방밖에 나가 발을 씻고 도로 방에 들어 와 오른 옆으로 누워 두 발을 포개고, 밝은 모양에 생각을 매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생각을 일으키다가, 새벽이 되면 천천히 깨고 천천히 일어나 혹은 앉고 혹은 거닐면서 장애 되지 않는 법으로서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나니, 목갈라아나여, 이것을 비구의 은근한 정진이라 하느니라.'고 내게 대답하였습니다."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존자 목갈라아나에게 말하였다.
"당신 마하아 목갈라아나는 참으로 큰 신통의 힘과 큰 공덕을 위해 편안히 앉고 또 앉습니다. 나도 또한 큰 힘으로서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한 작은 돌을 가지고 큰산에 던지면 큰산의 빛깔과 맛이 꼭 같은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존자의 큰 힘과 큰 덕과 함께 한 자리에 앉을 수가 있습니다. 비유하면 세간의 곱고 깨끗한 좋은 물건은 사람들이 다 떠받드는 것처럼, 그와 같이 존자 목갈라아나의 큰 덕과 큰 힘은 모든 범행자(梵行者)들이 다 마땅히 떠받들어야 할 것입니다. 존자 목갈라아나를 만나 사귀어 놀면서 가고 오며 공경하고 공양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은 크게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요, 이제 나도 또한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와 사귀어 놀고 가고 올 수 있어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때에 존자 마하아 목갈라아나는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큰 지혜와 큰 덕이 있는 존자 샤아리풋트라와 함께 한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마치 작은 돌을 큰산에 던지면 그 빛깔이 같이 되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큰 지혜가 있는 샤아리풋트라 존자와 한 자리에 앉아서 둘째 친구가 되었나이다."
때에 두 정사는 서로 논의하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