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로서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능히 현재에서 즐거움을 얻고, 용맹스레 정진하여 번뇌를 없애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비구로서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음식에 절제할 줄을 알며 거닐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비구는 모든 감관을 고요하게 하는가. 혹 비구가 눈으로 빛깔을 보아도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분별하는 마음이 없어 눈이 청정하게 되면, 그로서 해탈을 구해 언제나 눈을 보호하게 된다.
또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알고 몸으로 보드라움을 느끼며 뜻으로 법을 분별하더라도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분별하는 마음이 없어 뜻이 청정하게 되면, 그로써 해탈을 구하여 언제나 뜻을 보호하게 된다. 이렇게 비구는 모든 감관을 고요하게 하느니라.
어떻게 비구는 음식을 절제할 줄 아는가. 비구는 음식의 좇아 온 곳을 생각하여 맛나고 깨끗한 것을 구하지 않고 다만 몸의 네 가지 요소를 부지하고 보전하기를 생각하되 ‘나는 지금 본래 있던 병을 고치고 다른 병이 새로 나지 않게 하며 몸에 기운이 생기게 하여 도를 닦아 범행을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고 하느니라.
그것은 마치 남자나 여자가 몸에 부스럼이 생기면 고약을 바르는 것은 곧 고치기 위해서인 것처럼 비구가 음식에 절제할 줄 아는 것도 그와 같아서 비구는 그 음식의 좇아 온 곳을 생각하여 맛나고 깨끗한 것을 구하지 않고 다만 몸의 네 가지 요소를 부지하고 보전하기를 생각하되 ‘나는 지금 본래 있던 병을 고치고 다른 새 병은 나지 않게 하며 몸에 기운이 생기게 하여 도를 닦아 범행을 끊이지 않게 하리라’고 하느니라.
또 그것은 마치 무거운 짐을 싣는 수레가 그 바퀴 통에 기름을 바르는 것은 짐을 싣고 목적한 곳으로 가기 위해서인 것처럼, 비구가 음식에 절제할 줄 아는 것도 그와 같아서 비구는 그 음식의 좇아 온 곳을 생각하여 맛나고 깨끗한 것을 구하지 않고 다만 몸의 네 가지 요소를 부지하고 보전하기를 생각하되 ‘나는 지금 본래 있던 병을 고치고 다른 병이 새로 나지 않게 하며 몸에 기운이 생기게 하여 도를 닦아 범행을 끊이지 않게 하리라’고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음식에 절제할 줄을 아느니라.
어떻게 비구는 거닐기를 버리지 않는가. 비구는 초저녁이나 새벽이나 언제나 거닐기를 생각하여 때를 잃지 않고 항상 도품(道品) 가운데 생각을 매어 둔다. 낮에는 다니거나 앉았거나 묘한 법을 생각하여 번뇌를 없애고 초저녁에도 다니거나 앉았거나 묘한 법을 생각하여 번뇌를 없애며 밤중에는 오른쪽으로 누워 생각을 매어 밝은 곳에 두고 새벽에는 일어나 다니거나 앉았거나 깊은 법을 생각하여 번뇌를 없앤다. 이와 같이 비구는 거닐기를 버리지 않느니라.
만일 비구로서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음식에 절제할 줄을 알며 거닐기를 버리지 않고 항상 도품 가운데 생각을 매어 두면 그 비구는 곧 두 가지 결과를 성취하고 현재에서 아나함이 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능숙한 말몰이[御者]가 평탄한 길에서 네 마리 말 수레를 몰면 아무 장애가 없어 틀림없이 목적한 곳에 이르게 되는 것처럼, 그 비구도 그와 같아서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음식에 절제할 줄을 알면 거닐기를 버리지 않고 항상 도품 가운데 생각을 매어 두면 그 비구는 곧 두 가지 결과를 성취하고 현재에서 번뇌가 다해 아나함이 될 것이다.”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603 하~604 상 ;『한글 증일아함경』1, pp. 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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