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비바라산 칠엽수림에 있는 석실에 계셨다.
그 때 존자 구지가(瞿低迦)는 왕사성의 선인산(仙人山) 곁에 있는 검은 석실에 있었다. 혼자 조용히 사색하면서 방일하게 행동하지 않고 자신에게 요익한 일을 수행하여, 일시적인 의해탈(意解脫:心解脫)을 몸소 증득하였다가는 자주 물러나곤 하였다. 한 번․두 번․세 번․네 번․다섯 번․여섯 번 되풀이해서 물러났다가는 다시 일시적인 의해탈을 몸으로 증득하고 또 조금 있다가 다시 물러났다.
그 존자 구지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조용히 사색하면서 방일하게 행동하지 않고 자신에게 요익한 일을 열심히 수행하여, 일시적인 의해탈을 몸소 증득하였다가는 자주 물러나곤 하였다. 그렇게 되풀이해서 여섯 번씩이나 물러났다. 나는 이제 칼로 자살하여 일곱 번째는 물러나지 않게 하리라.'
그 때 악마 파순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이 왕사성 비바라산 곁의 칠엽수림에 있는 석굴에 머물고 있다. 그 제자 구지가는 왕사성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석실에 있는데, 혼자 고요한 곳에서 조용히 사색하면서, 일시적으로 의해탈을 몸소 증득하였다가도 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물러났다가 다시 얻곤 하였다. 그러자 결국 그는 (나는 벌써 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물러났다가 다시 얻곤 하였으니, 나는 일곱 번째는 반복하여 물러나지 않게 하리라. 내 차라리 칼로 자살을 하여 일곱 번째는 물러나지 않게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만일 그 비구가 칼로 자살한다면, 자살하지 못하도록 내 경계를 빠져나가 지금 당장 그의 스승에게 가서 알려야겠다.'
그리고는 파순은 유리자루로 된 비파를 가지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그 현(絃)을 켜면서 게송을 읊었다.
큰 지혜와 큰 방편 있고
자재하고 큰 신통력 가진 이
불꽃처럼 빛나는 제자를 두었으나
지금 그는 죽으려고 한다.
대모니(大牟尼)는 마땅히 제지하여
그로 하여금 자살하지 못하게 하라.
불 세존의 바른 법과 율에서
얻지 못한 것 공부하다가
목숨 마치는 성문 있음을
어느 누가 들어 보았겠는가.
그 때 악마가 이 게송을 마치자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답하셨다.
파순은 방일한 종자로서
제 일이 있어 일부러 여기 왔구나.
견고하고 완전히 갖춘 그 장부
언제나 묘한 선정에 들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열심히 정진하고 있기에
목숨 따윈 돌아보지 않는다네.
세 세계의 두려움 보고서
그 애욕 완전히 끊어 버렸고
이미 악마들까지 항복 받고서
구지가는 반열반에 들었느니라.
그러자 파순은 걱정되고 괴로워서 비파를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근심과 슬픔을 마음에 품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오너라. 우리 함께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석실로 가서 구지가 비구가 칼로 자살하였는지 살펴보자.
그 때 세존께서 많은 비구들과 함께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석실로 가시어, 구지가의 몸이 죽어 땅바닥에 있는 것을 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구지가 비구의 몸이 죽어 땅바닥에 있는 것이 보이느냐?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구지가 비구의 주변에서 몸을 둘러싸고 검은 연기가 일어나 사방에 가득한 것이 보이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악마 파순이 구지가 선남자의 몸을 돌면서 그 식신(識神)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구 구지가는 머물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칼로 자살한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구지가 비구를 위해 첫 번째로 수기[記]를 하셨다.
그러자 파순이 게송을 읊었다.
상하 사방 모든 곳에서
그의 식신을 두루 찾아보았으나
도무지 그가 있는 곳을 알 수 없으니
구지가는 도대체 어딜 갔는가?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설하셨다.
이와 같이 믿음이 견고한 장부
세상 어디서도 찾지 못하리.
은혜와 애욕의 근본을 뽑고
이 구지가는 반열반 하였노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瞿低迦經 대정장 2/286 상~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607~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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