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잡아함경

잡아함경 제33권

다르마 러브 2012. 6. 17. 21:11

잡아함경(雜阿含經) 33권

 

 

919. 양마경(良馬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세 가지 좋은 말[馬]이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어떤 말은 빠르기는 완전히 갖추었으나 빛깔과 형체는 완전히 갖추지 못하였다. 어떤 말은 빠르기와 빛깔은 완전히 갖추었으나 형체는 완전히 갖추지 못하였다. 어떤 말은 빠르기와 빛깔과 형체를 모두 완전히 갖추었다.

이와 같이 이 법, 율에도 세 가지 착한 남자가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어떤 착한 남자는 빠르기는 완전히 갖추었으나 빛깔과 형체는 완전히 갖추지 못하였다. 어떤 착한 남자는 빠르기와 빛깔은 완전히 갖추었으나 형체는 완전히 갖추지 못하였다. 어떤 착한 남자는 빠르기와 빛깔과 형체를 모두 다 완전히 갖추었다.

어떤 것을 착한 남자로서, 빠르기는 완전히 갖추었으나 빛깔과 형체는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착한 남자는 이것은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라고 참다이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의 거룩한 진리, 이것은 괴로움의 사라지는 거룩한 진리, 이것은 괴로움이 사라지는 길의 거룩한 진리라고 참다이 안다. 그렇게 알고 이렇게 보고는, 탐욕의 번뇌에서 마음이 잘 해탈하고, 존재[有몸]의 번뇌와 무명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하여, 나의 생(生에)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안다. 이것을 빠르기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빛깔의 완전히 갖춤이 아니라 하는가. 만일 누가 아비다르마와 계율을 물을 때 내지, 결정하고 해설하지 못하면, 이것을 빛깔의 완전히 갖춤이 아니라 한다. 어떤 것을 형체의 완전한 갖춤이 아니라 하는가. 이른바 이름 높은 큰 스승으로서 내지, 의약과 여러 가지 도구를 고마워하지 않으면 이것을 착한 남자로서, 빠르기는 완전히 갖추었으나 빛깔과 형체는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착한 남자로서, 빠르기와 빛깔은 완전히 갖추었으나 형체는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착한 남자로서 이것은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라고 참다이 알고, 내지, 후생 몸을 받지 않으면 이것을 빠르기의 완전한 갖춤이라 한다. 어떤 것을 빛깔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는가. 만일 누가 아비다르마와 계율을 물을 때 내지, 능히 결정하고 해설하면 이것을 빛깔의 완전한 갖춤이라 한다. 어떤 것을 형체의 완전히 갖춤이 아니라 하는가. 이른바 이름 높은 큰 스승으로서, 의약과 여러 도구를 고마워하지 않는다. 이것을 착한 남자로서, 빠르기와 빛깔은 완전히 갖추었으나 형체는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착한 남자로서, 빠르기와 빛깔과 형체의 완전히 갖춤이라 하는가. 이른바 착한 남자가 이것은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라고 참다이 알고, 내지, 후생 몸을 받지 않으면 이것을 빠르기의 완전한 갖춤이라 한다. 어떤 것을 빛깔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는가. 이른바 착한 남자로서 만일 누가 아비다르마와 계율을 물을 때 내지, 능히 결정하고 해설하면 이것을 빛깔의 완전한 갖춤이라 한다. 어떤 것을 형체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는가. 이른바 착한 남자가, 이름 높은 큰 스승으로서 내지, 의약과 여러 가지 도구를 고마워하면 이것을 형체의 완전한 갖춤이라 한다. 그래서 이것을 착한 남자로서, 빠르기와 빛깔과 형체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20. 삼경(三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세 가지 좋은 말이 있는데 임금이 타는 것이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그 좋은 말은 빛깔과 힘과 빠르기를 완전히 갖추었다. 이와 같이 바른 법, 율에도 세 가지 착한 남자가 있는데, 세상이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며 공경하는 것으로서 위없는 복밭이 된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그 착한 남자는 빛깔과 힘과 빠르기를 완전히 갖추었다.

어떤 것을 빛깔의 완전히 갖춤이라 하는가. 그 착한 남자는 깨끗한 계율과 프라아티모옥샤[波羅提木叉]와 계율다운 거동을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고, 미세한 죄를 보아도 두려워할 줄 알며 계율 공부를 가져 행한다. 이것을 빛깔의 완전한 갖춤이라 한다.

어떤 것을 힘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는가. 이미 생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끊어지게 하려고 욕심을 내어,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그것을 거두어들이고 더욱 자라게 한다. 아직 생기지 않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일어나지 못하도록 욕심을 내어,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그것을 거두어들이고 더욱 자라게 한다. 아직 생기지 않은 착한 법은 일어나게 하려고 욕심을 내어,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그것을 거두어들이고 더욱 자라게 한다. 이미 생긴 착한 법은 붙잡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욕심을 내어,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그것을 거두어들이고 더욱 자라게 한다. 이것을 힘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빠르기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는가. 이른바 이것은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하고 참다이 알고, 내지 아라한이 되어 후생 몸을 받지 않는다. 이것을 빠르기의 완전한 갖춤이라 한다. 그래서 이것을 착한 남자의 빛깔과 힘과 빠르기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21. 사경(四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좋은 말이 있어 네 가지 능력을 갖추었는데 그것은 임금이 타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착함, 빠름, 참음, 부드러움이다. 이와 같이 착한 남자는 네 가지 덕을 성취하여, 세상이 받들고 존중하며 섬기고 공양하는 바로서 위없는 복밭이 된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그 착한 남자가 성취한 배울 것 없는 이의 계율의 몸, 그의 선정의 몸, 그의 지혜의 몸, 그의 해탈의 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22. 편영경(鞭影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네 가지 좋은 말이 있다. 어떤 좋은 말은 단정한 안장으로 채찍 그림자만 보아도 곧 달린다. 그래서 말몰이의 형세를 잘 관찰해 느리고 빠르기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말몰이의 뜻을 따라 행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세상의 좋은 말의 첫째 덕(德)이라 하느니라. 다음에는 세상의 어떤 좋은 말은, 채찍 그림자를 보고 놀라 살피지는 못하지마는, 채찍으로 그 털끝을 스치기만 하면 곧 놀라, 말몰이의 마음을 얼른 살피고 느리고 빠르기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이것을 세상의 둘째 좋은 말이라 하느니라.

다음에는 비구들이여, 세상의 어떤 좋은 말은 채찍 그림자를 돌아보거나 털에 스쳐져 사람 마음을 따르지는 못하더라도, 채찍으로 살갗을 조금 치면 곧 놀라, 말몰이의 마음을 살펴 느리고 빠르기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셋째 좋은 말이라 한다. 다음에는 비구들이여, 세상의 어떤 좋은 말은 채찍 그림자를 돌아보거나 털에 스쳐지거나 몸을 찔려 뼈를 다친 뒤에야 비로소 놀라 수레를 끌고 길에 나서서, 말몰이의 마음을 따라 느리고 빠르기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이것을 세상의 넷째 좋은 말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이 바른 법, 율에도 네 가지 착한 남자가 있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어떤 착한 남자는 다른 부락에서 어떤 남자나 여자가 병들어 고통받거나 내지,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곧 두려워하여 바른 생각을 의지한다. 그것은 저 좋은 말이 채찍 그림자만 보고도 곧 길드는 것과 같다. 이것을 바른 법, 율에 스스로 잘 길든 첫째 착한 남자라 하느니라.

다음에는 어떤 착한 남자는 다른 부락에서 어떤 남자나 여자가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는 두려워하여 바른 생각에 의지하지는 못하지마는, 다른 부락에서 어떤 남자나 여자가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겪는 것을 보고는 곧 두려워하여 바른 생각에 의지한다. 그것은 저 좋은 말이 털끝을 스치기만 하면 어느새 길들어 말몰이의 마음을 따르는 것과 같다. 이것을 바른 법, 율에 스스로 잘 길든 둘째 착한 남자라 하느니라.

다음에는 어떤 착한 남자는 다른 부락에서 어떤 남자나 여자가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보거나 듣고는,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어 바른 생각에 의지하지는 못하지마는, 촌이나 도시에서 어떤 좋은 벗이나 친한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보고는 곧 두려워하여 바른 생각에 의지한다. 그것은 저 좋은 말이 살갗을 맞고 비로소 길들어 말몰이의 마음을 따르는 것과 같다. 이것을 거룩한 법, 율에 스스로 잘 길든 셋째 착한 남자라 하느니라.

다음에는 어떤 착한 남자는 다른 부락에서 어떤 남자나 여자나 친한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받는 것을 듣거나 보고는,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어 바른 생각에 의지하지는 못하지마는, 자기의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에 대해서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어 바른 생각에 의지한다. 그것은 저 좋은 말이 살을 찔려 뼈까지 다쳐서야 비로소 길들어 말몰이의 마음을 따르는 것과 같다. 이것을 바른 법, 율에 스스로 잘 길든 넷째 착한 남자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23. 지시경(只尸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케시[只尸]라는 말 다루는 사람은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족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세상을 관찰하오매 매우 가볍고 천하기가 마치 염소떼 같나이다 .세존이시여, 오직 저만이 미쳐 날뛰는 나쁜 말을 다룰 수 있나이다. 저는 방편을 쓰면 잠깐 동안에 그 병증상을 나타나게 하고, 그 증상을 따라 방편으로서 길들이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 다루는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몇 가지 방편으로 나쁜 말을 길들이는가."

"세 가지 법으로 나쁜 말을 길들이나이다. 그 셋이란, 첫째는 부드러움, 둘째는 딱딱함, 셋째는 부드러우면서 딱딱함이옵니다."

"너는 그 세 가지 방편으로 말을 다루어도, 그래도 길들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가."

"끝내 길들지 않으면 곧 죽여 버리나이다. 왜냐 하오면 나를 부끄럽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옵니다."

말 다루는 이는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께서는 위없는 <다루기 장부>이십니다. 몇 가지 방편으로 장부를 다루시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도 세 가지 방편으로 장부를 다룬다. 어떤 것이 셋인가. 첫째는 한결같이 부드러움이요, 둘째는 한결같이 딱딱함이며, 셋째는 부드러우면서 딱딱함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이른바 한결같이 부드러움이란 말하자면 이것은 몸의 착한 행이요, 이것은 몸의 착한 행의 갚음이다. 이것은 입과 뜻의 착한 행이요, 이것은 입과 뜻의 착한 행의 갚음이다. 이것은 하늘이요, 이것은 사람이다. 이것은 좋은 곳에 바꿔나기[化生]요 이것은 열반이다라고 가르치는 것이니, 이것을 부드러움이라 한다.

딱딱함이란 말하자면 이것은 몸의 나쁜 행이요, 이것은 몸의 나쁜 행의 갚음이다. 이것은 입과 뜻의 나쁜 행이요, 이것은 입과 뜻의 나쁜 행의 갚음이다. 이것은 축생이요 이것은 아귀다. 이것은 나쁜 갈래요 이것은 나쁜 갈래에 떨어지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이니, 이것을 여래의 딱딱한 가르침이라 한다.

부드러우면서 딱딱함이란, 이른바 여래는 어떤 때는 몸의 착한 행과 몸의 착한 행의 갚음과, 입과 뜻의 착한 행과 입과 뜻의 착한 행의 갚음을 말한다. 어떤 때는 몸의 나쁜 행과 몸의 나쁜 행의 갚음과, 입과 뜻의 나쁜 행과 입과 뜻의 나쁜 행의 갚음을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 사람, 좋은 갈래, 열반을 말하고, 혹은 지옥, 축생, 아귀, 나쁜 갈래, 나쁜 갈래에 떨어짐을 말한다. 이것을 여래의 부드러우면서 딱딱한 가르침이라 하느니라."

말 다루는 이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세 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다루어도 길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도 또한 죽여 버린다. 왜냐 하면 나를 부끄럽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말 다루는 이는 부처님께서 사뢰었다.

"만일 살생하면 부처님 법에서는 청정이 아니라 하시고, 그러므로 부처님 법에서는 살생하지 않나이다. 그런데 지금 죽인다고 말씀하시니 그 뜻은 어떠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과연 그렇다! 여래 법에서는 살생이 청정하지 않다 하여 살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래 법에서는 세 가지로 가르친다. 즉 길들지 않는 사람은 더불어 말하지 않고 가르치지도 않으며 훈계하지도 않는다. 촌장이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여래 법에서, 더불어 말하지 않고 가르치지도 않으며 훈계하지도 않으면, 그것이 어찌 죽임이 아니겠느냐."

말 다루는 이는 사뢰었다.

"과연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더불어 말하지 않고 언제고 가르치거나 훈계하지 않으면 그것은 진실로 죽임과 같나이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모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다! 그 말은."

때에 말 다루는 촌장 케시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924. 유과경(有過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 말에는 여덟 가지 나쁜 짓이 있다. 어떤 것이 여덟인가. 어떤 나쁜 말은 수레에 멍에를 맬 때에는, 뒷발로 사람을 밟고 앞다리를 땅에 뚫고 머리를 흔들면서 사람을 문다. 이것을 세상 말의 첫째 짓이라 한다. 다음에는 어떤 나쁜 말은 수레에 멍에를 맬 때에는 머리를 숙이며 멍에를 흔든다. 이것을 세상의 나쁜 말의 둘째 짓이라 한다. 다음에는 세상의 어떤 나쁜 말은 수레에 멍에를 맬 때에는 길가로 내려가거나 혹은 수레를 ?굴려 뒤집어엎는다. 이것을 셋째 짓이라 한다. 다음에는 세상의 어떤 나쁜 말은 수레에 멍에를 맬 때에는 머리를 치켜들고 뒷걸음친다. 이것을 나쁜 말의 넷째 짓이라 하느니라.

다음에는 세상의 어떤 나쁜 말은 수레에 멍에를 맬 때에 채찍에 조금 맞아도 고삐를 끊거나 굴레를 부수고 이리 저리 달린다. 이것을 다섯 째 짓이라 한다. 다음에는 세상의 어떤 나쁜 말은 수레에 멍에를 맬 때에는 두 앞다리를 들고 사람처럼 선다. 이것을 여섯째 짓이라 한다.

다음에는 세상의 어떤 나쁜 말은 수레에 멍에를 맬 때에는 채찍으로 쳐도 꼼짝 않고 가만히 있다. 이것을 일곱째 짓이라 한다. 다음에는 세상의 어떤 나쁜 말은 수레에 멍에를 맬 때에는 네 다리를 한 데 모으고 땅에 엎드려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을 여덟째 짓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세상의 나쁜 장부는 바른 법, 율에 대한 여덟 가지 허물이 있다. 어떤 것이 여덟인가. 만일 비구로서, 범행인(梵行人)들이 의심스러운 자기 죄를 드러낼 때에는 그는 곧 성을 내어 그를 도로 꾸짖으면서 말한다. '너는 어리석고 분별이 없으며 착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은 그 자리에서 네 죄를 드러내는데 너는 왜 내 죄를 들추느냐'고. 이것은 저 나쁜 말이 뒷발로 사람을 밟고 앞발로 땅을 뚫거나 배띠를 끊고 멍에를 부수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첫째 허물이다.

다음에는 비구로서, 범행인들이 보고 들은 의심스러운 자기 죄를 드러내면 도로 남의 죄를 들추어낸다. 이것은 저 나쁜 말이 성낸 목으로 멍에를 부수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둘째 허물이다. 다음에는 비구로서, 범행인들이 보고 들은 의심스러운 자기 죄를 드러내면 바르게 대답하지 않고 다른 일을 대중없이 지껄이면서 성내고 거만하거나 숨기고 앙심먹고 거리낌없어 못할 짓이 없다. 그것은 저 나쁜 말이 바른 길을 가지 않고 수레를 뒤엎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셋째 허물이니라.

다음에는 비구로서, 범행인들이 보고 들은 의심스러운 자기 죄를 드러내어 그를 기억하게 하건마는, 그는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버티고 항복하지 않는다. 그것은 저 나쁜 말이 뒷걸음치면서 물러가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넷째 허묾이다. 다음에는 비구로서, 범행인들이 보고 들은 의심스러운 자기 죄를 드러낼 때에는, 그 사람을 업신여겨 상대하지 않고, 또 대중을 돌아보지도 않고 옷과 바리를 가지고 마음대로 떠나버린다. 그것은 저 나쁜 말이 채찍으로 치면 이리저리 달리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다섯 째 허물이니라.

다음에는 비구로서, 범행인들이 보고 들은 의심스러운 자기 죄를 드러낼 때에는 높은 자리로 가서 윗자리 스님들과 옳고 그름을 따진다. 그것은 저 나쁜 말이 두 발로 사람처럼 서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여섯 째 허물이니라. 다음에는 비구로서, 범행인들이 보고 들은 의심스러운 자기 죄를 드러낼 때에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아 대중들을 괴롭힌다. 그것은 저 나쁜 말이 채찍으로 때려도 꼿꼿이 있어 움쩍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일곱째 허물이니라.

다음에는 비구로서, 범행인들이 보고 들은 의심스러운 자기 죄를 드러낼 때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속세로 돌아가려는 마음을 내어, 절 문에 가서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은 말없이 유쾌하게 편히 살아라. 나는 계율을 버리고 물러간다'고. 그것은 저 나쁜 말이 네 다리를 한데 모으고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여덟 째 허물이다. 그래서 이것을 비구로서 바른 법, 율에 대한 여덟 가지 장부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25. 팔종덕경(八種德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의 좋은 말로서 여덟 가지 덕을 성취한 놈은 사람의 요구를 따라 많은 도(道)를 가지고 있다. 어떤 것이 여덟인가. 좋은 말 고장에 난 것이다. 이것은 좋은 말의 첫째 덕이다. 다음에는 성질이 부드럽고 어질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것은 좋은 말의 둘째 덕이다. 다음에는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이것은 좋은 말의 셋째 덕이다. 다음에는 더러운 것을 싫어해 자리를 가리어 눕는다. 이것은 좋은 말의 넷째 덕이다. 다음에는 말을 다루는 이에게 그 나쁜 짓을 빨리 나타내어, 말을 다루는 사람은 그를 길들여 빨리 그 짓을 버리게 한다. 이것은 좋은 말의 다섯 째 덕이니라.

다음에는 그 타는 사람에 만족하여 다른 말을 돌아보지 않고 그 무겁고 가벼움을 따라 힘을 다한다. 이것은 그 좋은 말의 여섯 째 덕이다. 다음에는 항상 바른 길을 따르고 그른 길을 따르지 않는다. 이것은 좋은 말의 일곱 째 덕이다. 다음에는 병들었거나 늙었어도 힘을 다해 사람을 태워, 싫어하거나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것을 좋은 말의 여덟 째 덕이니라.

이와 같이 장부도 바른 법, 율에 있어서 여덟 가지 덕을 성취하면 그는 어진 선비이니라. 어떤 것이 여덟인가. 이른바 어진 선비는 바른 계율과 프라아티모옥샤와 계율다운 거동을 완전히 갖추어, 조그만 죄를 보아도 두려워할 줄 알고, 계율 공부를 가져 행한다. 이것은 바른 법, 율에 대한 장부의 첫째 덕이다. 다음에는 장부로서 성질이 어질고 착하며 잘 길들고 잘 머물러, 범행자들을 괴롭히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것은 장부의 둘째 덕이다. 다음에는 장부로서 차례로 걸식하여, 그 얻은 것이 거칠거나 맛나거나 마음이 평등하여, 싫어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이것은 장부의 셋째 덕이니라.

다음에는 장부로서, 몸의 나쁜 업과 입과 뜻의 나쁜 업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모든 번뇌를 싫어하고 떠나려는 마음을 내고, 그래도 모든 존재의 괴로운 갚음을 받으면, 미래 세상의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괴로움, 번민에 대해 더욱 싫어하고 떠나려는 마음을 낸다. 이것은 장부의 넷째 덕이다 .다음에는 장부로서, 만일 어떤 사문이 허물이 있고 아첨하고 진실하지 않으면, 곧 큰 스승이나 좋은 벗에게 알리고 큰 스승이 설법하여 곧 끊게 한다. 이것은 장부의 다섯 째 덕이다. 다음에는 장부로서, 배우려는 마음을 완전히 갖추어 '남이야 배우거나 말거나 나는 다 배우리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장부의 여섯 째 덕이니라. 다음에는 장부로서, 여덟 가지 바른 길을 행하고 그른 길을 행하지 않는다. 이것은 장부의 일곱 째 덕이다. 다음에는 장부로서 목숨을 마칠 때까지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염증 내거나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것은 장부의 여덟 째 덕이다. 이와 같이 장부로서 여덟 가지 덕을 성취하면 그 행하는 지위를 따라 빨리 향상하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26. 선타가전연경(詵陀迦 延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아티카[那梨]촌 <깊은 골 절>에 계시면서 산타카아탸아야나[詵陀迦 延]에게 말씀하셨다.

"진실한 선정을 닦고 거칠은 선정을 닦지 말라. 마치 거칠은 말은 마구간에 매어 두었을 때에도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은 생각하지 않고, 다만 곡식이나 풀을 생각하는 것처럼, 장부는 탐욕의 번뇌를 많이 닦아 익힘으로써 탐욕 내는 마음으로 뛰어날 길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마음은 항상 달려 탐욕의 번뇌를 따르면서 선정을 구한다. 성냄과 잠, 들뜸, 의심을 많이 닦아 익히기 때문에 뛰어날 길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성냄의 덮개와 잠, 들뜸, 의심의 덮개의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선정을 구한다.

산다여, 만일 진실한 종자의 말이라면 마구간에 매어 두더라도 물이나 풀은 생각하지 않고 다만 사람 태울 일만 생각한다. 이와 같이 어떤 장부는 탐욕의 번뇌를 생각하지 않고 뛰어나기에 머무르기를 참다이 알아, 탐욕의 번뇌를 따르면서 선정을 구하지 않는다. 또 성냄과 잠, 들뜸, 의심의 번뇌를 생각하지 않고 뛰어나기에 많이 머물러, 성냄, 잠, 들뜸, 의심의 번뇌를 참다이 알아 성냄, 잠, 들뜸, 의심의 번뇌로써 선정을 구하지 아니한다.

산다여, 비구로서 이렇게 선정 닦는 사람은 땅을 의지해 선정을 닦지 않고, 물, 불, 바람, 허공, 의식, 아무 것도 없는 경계, 생각도 아니요 생각 아닌 것도 아닌 경계를 의지해 선정을 닦지 아니한다. 이 세상이나 다른 세상을 의지하지 않고, 해나 달도 의지하지 않고, 보기나 듣기나 깨닫기나 아는 것도 의지하지 않으며, 얻기나 구함을 의지하지도 않고, 거칠은 생각이나 미세한 생각을 따르지도 않으면서 선정을 닦는다. 산다여, 비구로서 이렇게 선정을 닦는 사람은, 하늘신[天王] 이슈바라[伊濕波羅]와 프라자파티이[波 波提]도 그에게 공경하고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면서 게송으로 말할 것이다. 즉

 

큰선비에게 돌아가 의지하네.

가장 높은 선비께 돌아가 의지하네.

무엇을 의지하여 선정 닦는 지

나는 그것을 알 수 없기 때문이네.

 

그 때에 존자 발가리(跋迦利)는 부처님 뒤에 서서 부채질을 하고 있다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비구는 어떻게 선정에 들며, 땅, 물, 불, 바람, 내지, 거칠은 생각과 미세한 생각을 의지하지 않고 선정을 닦나이까. 또 어떻게 비구가 선정을 닦으면 저 하늘 신 이슈바라와 프라자파티이는 합장하고 공경히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면서 다음 게송을 말하였나이까."

 

큰선비에게 돌아가 의지하네.

가장 높은 선비께 돌아가 의지하네.

무엇을 의지하여 선정 닦는 지

나는 그것을 알 수 없기 때문이네.

 

부처님께서는 발가리에게 말씀하셨다.

"비구가 땅이라는 생각에 대해 땅이라는 생각을 항복 받고, 물, 불, 바람이라는 생각과, 한량이 없는 허공 경계라는 생각, 식의 경계라는 생각, 아무 것도 없는 경계라는 생각, 생각도 아니요 생각 아닌 것도 아닌 경계라는 생각과, 해, 달, 보기, 듣기 깨닫기, 알기와, 얻기와 구하기와, 거칠은 생각과 미세한 생각에 대해, 그것들을 다 항복 받으면, 발가리여, 그렇게 선정 닦는 비구는 땅, 물, 불, 바람을 의지하지 않고 내지, 거칠은 생각과 미세한 생각을 의지하지 않고 선정을 닦을 수 있다. 또 그렇게 선정을 닦는 비구는, 저 하늘 신 이슈바라와 프라자파티이는 그에게 공경하고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면서 게송으로 말하느니라."

 

큰선비에게 돌아가 의지하네.

가장 높은 선비께 돌아가 의지하네.

무엇을 의지하여 선정 닦는 지

나는 그것을 알 수 없기 때문이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 산다카아탸아야나 비구는 티끌과 때를 멀리 떠나 법눈이 깨끗하게 되었고, 발가리 비구는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발가리 비구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27. 우파색경(優婆塞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迦毘羅衛]국 냐그로오다[尼拘律] 동산에 계셨다. 때에 석가 종족(釋迦種族) 마하아나아마[摩訶男]는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마하아나아마에게 말씀하셨다.

"집에 있으면서 청정하게 닦아 익히고 깨끗하게 머물러, 사내 모양을 완전히 이루고 '나는 지금부터 목숨을 마칠 때까지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중에게 귀의하여 부처님 법을 받드는 우파아사카가 되겠나이다. 나를 증명하여 알아주소서'라고 소원한 이를 우파아사카라 하느니라."

마하아나아마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믿음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나이까."

"우파아사카는 여래에 대한 바른 믿음을 근본으로 삼아 견고하여 움직이기 어려워,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 하늘, 악마, 범과 그 밖의 다른 세상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다.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믿음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계율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나이까."

"우파아사카는 살생과 도둑질, 음행, 거짓말, 술 마시기를 떠나 그것을 즐겨 행하지 아니한다.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계율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들음[聞]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나이까."

"우파아사카의 들음의 완전한 갖춤이란, 들은 것은 잘 기억해 쌓아 두는 것이다. 즉 처음도 좋고 중간도 마지막도 좋으며, 뜻도 맛도 좋고, 순일하고 원만하며 범행이 청정한 부처님 말씀을 다 받아 가지는 것이니,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들음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버림[捨]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나이까."

"우파아사카의 버림의 완전한 갖춤이란, 인색한 때[垢]에 마음이 얽매였으면 그것을 떠나 집이 없이 살면서, 해탈 보시, 노력 보시, 늘 보시를 닦아, 즐거이 재물을 버려 평등하게 보시하는 것이다.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버림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지혜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나이까."

"우파아사카의 지혜의 완전한 갖춤이란, 이른바 이것은 괴로움이라고 참다이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 이것은 괴로움의 사라짐, 이것은 괴로움의 사라지는 길이라고 참다이 아는 것이다.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지혜의 완전한 갖춤이라 하느니라."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나갔다.

 

928. 심묘공덕경(深妙功德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五백 우파아사카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우파아사카란, 집에서 깨끗하게 살면서 내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세 가지 보배에 귀의하여 우파아사카가 되겠나이다. 나를 증명하여 알아주소서'라고 한 이들이니라."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스로오타아판나라 하나이까."

"우파아사카의 스로오타아판나란, 세 가지 결박을 끊고, 끊은 줄 아는 것이다. 이른바, 몸에 대한 삿된 소견, 삿된 계율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의심이다.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스로오타아판나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사크리다아가아민이라 하나이까."

"우파아사카는 세 가지 결박을 끊은 줄 안다. 즉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엷어진 것이다.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사크리다아가민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아아나아가아민이라 하나이까."

"우파아사카의 아아나아가아민이란, 욕심 세계의 다섯 가지 결박을 끊고, 끊은 줄을 아는 것이다. 즉 몸에 대한 삿된 소견, 삿된 계율에 대한 집착, 의심, 탐욕, 성냄이다.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아아나아가아민이라 하느니라."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五백 우파아사카를 돌아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놀랍구나! 우파아사카들이여, 집에 있으면서 청정한 것은 이러한 깊고 묘한 공덕을 얻는구나."

때에 마하아나아마 우파아사카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나갔다.

 

929. 일체사경(一切事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께 나아와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우파아사카란, 집에서 깨끗하게 살면서 내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세 가지 보배에 귀의하여 우파아사카가 되겠나이다. 나를 증명하여 알아주소서'라고 한 이들이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모든 일을 원만히 하는 것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마하아나아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우파아사카의 믿음이 있고 계율이 없으면 그것은 갖추지 못한 것이니, 마땅히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깨끗한 계율을 완전히 가져야 한다. 그러나 믿음과 계율은 완전히 갖추었으나 보시하지 않으면 그것도 또한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니, 완전히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보시를 닦아 익혀 완전히 갖추어야 하느니라.

믿음과 계율과 보시는 갖추었으나 때를 따라 사문에게 나아가 바른 법을 듣지 않으면 그것도 또한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다.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때를 따라 절에 나아가 여러 사문을 뵈옵지마는, 지극한 마음으로 바른 법을 듣지 않으면, 그것도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 계율, 보시, 들음을 닦아 익혀 만족하게 한다. 그러나 듣고도 가지지 않으면 그것도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다.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때를 따라 사문에게 나아가 알뜰한 마음으로 법을 듣고, 듣고는 잘 가진다.

그러나 그 법의 깊은 뜻을 관찰하지 못하면 그것도 또한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다. 완전히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믿음, 계율, 보시, 들음과, 듣고는 가지고 가지고는 매우 깊고 묘한 뜻을 관찰한다. 그러나 법을 따르고 법을 향해 수순할 줄을 알지 못하면 그것도 또한 완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다. 완전히 못하였으므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믿음, 계율, 보시, 들음과, 받아 가지고 관찰하여 깊은 뜻을 밝게 알아 법을 따르고 법을 향해 수순하여 행한다.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모든 일을 만족히 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마하아나아마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파아사카의 스스로는 편안하게 하나, 남은 편안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우파아사카는 스스로는 계율에 서지마는, 남은 바른 계율에 서게 하지 못한다. 스스로는 깨끗한 계율을 가지지마는, 남은 계율을 완전히 갖추게 하지 못한다. 스스로는 보시를 행하지마는, 보시로써 남을 세우지는 못한다. 스스로는 절에 나아가 여러 사문을 뵈옵지마는, 남을 권하여 절에 나아가 사문을 뵈옵게 하지는 못한다. 스스로 알뜰히 법을 듣지마는 남을 권해 바른 법을 즐겨 듣게 하지는 못한다. 스스로는 법을 들어 가지지마는 남은 바른 법을 받아 가지게 하지는 못한다. 스스로는 매우 깊고 묘한 뜻을 관찰하지마는 남을 권해 깊은 뜻을 관찰하게 하지는 못한다. 스스로는 깊은 법을 알아, 법을 따르고 법을 향해 수순하여 행하지마는, 남을 권하여 법을 따르고 법을 향해 수순하여 행하게 하지는 못한다. 마하아나아마여, 이러한 여덟 가지 법만을 성취하면, 이것을 우파아사카의 스스로는 편안하나 남은 편안하게 하지 않는 것이라 하느니라."

마하아나아마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우파아사카로서 몇 가지 법을 성취하면 스스로도 편안하고 남도 편안하게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우파아사카로서 열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스스로도 편안하고 남도 편안하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열 여섯인가. 마하아나아마여, 어떤 우파아사카는 바른 믿음을 완전히 갖추어 그것으로서 남도 세운다. 스스로도 깨끗한 계율을 가지고 그것으로써 남도 세운다. 스스로도 보시를 행하고 남도 보시를 행하게 한다. 스스로도 절에 나아가 사문을 뵈옵고 남도 시켜 사문을 뵈옵게 한다. 스스로도 알뜰히 법을 듣고 남도 또한 듣게 한다. 스스로도 법을 받아 가지고 남도 받아 가지게 한다. 스스로도 뜻을 관찰하고 남도 관찰하게 한다. 스스로도 깊은 뜻을 알아 법을 따르고 법을 향해 수순하여 닦아 행하고, 남도 깊은 뜻을 알아 법을 따르고 법을 향해 수순하여 닦아 행하게 한다. 마하아나아마여, 이런 열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것을 우파아사카의 스스로도 편안하고 남도 편안하게 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마하아나아마여, 만일 우파아사카로서 이런 열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저 대중들, 즉 바라문 대중, 크샤트리아 대중, 장자 대중, 사문 대중들이 다 그에게 모일 것이요, 그 대중 가운데서 위엄과 덕은 환히 빛날 것이다. 마치 태양은 처음이나 중간이나 마지막에도 그 광명은 밝게 빛나는 것처럼, 우파아사카로서 열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한 사람도 처음이나 중간이나 마지막에도 위엄과 덕은 밝게 빛날 것이다. 마하아나아마여, 이와 같이 우파아사카로서 열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한 사람은 얻기 어렵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나갔다.

 

930. 자공경(自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께 나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카필라바투국은 안온하고 풍족하며 백성이 많나이다. 제가 출입할 때에는 언제나 많은 무리들이 좌우에 늘어서고 또 미친 코끼리와, 미친 사람, 미친 수레도 항상 우리를 따르나이다. 그래서 나는 이 미친 것들과 함께 살고 함께 죽으면서 부처님과 법과 비구중 생각하기를 잊어 버리지나 않을까 하고 두려워하나이다. 또 나는 '내가 죽은 뒤에는 어디 가서 태어날 것인가'고 스스로 생각해 보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마하아나아마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말라. 목숨을 마친 뒤에는 나쁜 곳에 나지 않을 것이요, 끝끝내 나쁜 곳이 없을 것이다. 비유하면 큰 나무가 밑으로 향하고 쏠리는 곳과 기우는 곳이 있을 때, 만일 그 밑뿌리를 베면 어디로 넘어지겠는가."

마하아나아마는 사뢰었다.

"그것은 향하는 곳과 쏠리는 곳과 기우는 곳으로 넘어질 것이옵니다."

"너도 그와 같아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나쁜 곳에 나지 않을 것이요, 끝끝내도 나쁜 곳이 없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너는 오랫동안 부처와 법과 비구중 생각하기를 닦아 익혔다. 비록 목숨을 마쳐 그 몸은 불에 살리거나 묘지에 버려져 오랫동안 바람에 불리고 햇볕에 쪼이어 마침내 가루가 되더라도, 마음은 오랫동안 바른 믿음에 쪼이었고, 계율과 보시, 들음, 지혜에 쪼이었기 때문에, 그 신식(神識)은 안락한 곳을 향해 위로 올라가 미래에는 천상에 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마하아나아마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931. 수습주경(修習住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로서 배움 자리[學地]에 있으면서 아직 얻지 못한 곳을 향해 위로 올라가서 계속 나아가 안온한 열반을 구하려면, 어떻게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 머물러야, 이 법, 율에서 번뇌를 다하고 번뇌가 없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여 현세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알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마하아나아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로서 배움 자리에 있으면서 아직 얻지 못한 곳을 향해 위로 올라가서 계속 나아가 안온한 열반을 구하려면, 그 때에 그는 여섯 가지 생각하는 곳을 닦으면 내지, 더 나아가 열반을 얻을 것이다. 비유하면 굶주린 사람이 몸이 여위었을 때 맛난 음식을 먹으면 몸이 살찌게 되는 것처럼, 비구가 배움 자리에 머무르면서, 아직 얻지 못한 곳으로 향해 위로 올라가서 계속 나아가 안온한 열반을 구하여 여섯 가지 생각하는 곳을 닦으면 안온한 열반을 빨리 얻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여섯인가. 이른바 성인의 제자는 여래에 대한 일을 생각한다. 즉 '여래는 다 옳게 깨달은 이, 지혜와 행을 갖춘 이, 잘 간 이, 세상 아는 이, 위없는 선비, 다루기 장부, 하늘과 사람 스승, 부처, 세존'이시라고, 성인의 제자는 이렇게 생각할 때 탐욕의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서 그 마음은 바로 여래의 뜻을 알고 여래의 바른 법을 얻어, 여래의 바른 법과 여래에 대하여 기뻐하는 마음이 생긴다. 여래의 바른 법과 여래에 대하여 기뻐하는 마음이 생긴다. 기뻐하고는 마음이 흐뭇해지며, 흐뭇해지고는 몸이 편안해진다. 몸이 편안해지고는 느낌이 즐거워지고, 느낌이 즐거워지고는 마음이 고요해진다. 마음이 고요하게 되면 그는 험악한 중생 속에서 모든 장애가 없이 법의 흐름에 들어가 마침내 열반하게 되느니라.

다음에는 성인의 제자는 법에 대한 일을 생각한다. 즉 '세존의 법, 율은 현세에서 나고 죽는 번뇌를 떠나시기를 기다리지 않고 통달하여, 현세의 인연으로 스스로 깨달아 안다'고. 성인의 제자로서 이렇게 법을 생각하고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고 내지, 법을 생각하는 힘에 배이어 열반으로 나아가게 되느니라.

다음에는 성인의 제자는 중에 대한 일을 생각한다. 즉 '성인의 제자는 착하게 향하고 바르게 향하며 곧게 향하고 정성으로 향하여 수순(隨順)하는 법을 행한다. 그리하여 어떤 이는 스로오타아판나를 향하여, 스로오타아판나가 되고, 사크리다아가아민을 향하여 스로오타아판나가 되고, 사크리다아가아민을 향하여 사크리다아가아민이 되며, 아아나가아민을 향하여 아아나가아민이 되고, 아라한을 향하여 아라한이 된다. 이것을 네 쌍 여덟 패[四雙八輩]의 성현이라 한다. 그러므로 세존의 제자 중은 깨끗한 계율을 완전히 갖추고, 삼매와 지혜와 해탈과 해탈 지견을 완전히 갖추어, 맞이와 섬김과 공양을 받을 만한 좋은 복밭이 된다는 것이다'고. 성인의 제자는 이와 같이 중에 대한 일을 생각하고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고 내지, 중을 생각하는 힘에 배이어 열반으로 나아가게 되느니라.

다음에는 성인의 제자는 스스로 깨끗한 계율을 생각한다. 즉 '계율을 부수지 말고 계율을 깨거나 더럽히지 말고, 다른 계율을 섞지 말고 남의 계율을 가지지 말고 계율을 잘 보호하자. 현명한 사람은 계율을 칭찬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계율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성인의 제자는 이렇게 계율을 생각하고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고 내지, 계율을 생각하는 힘에 배이어 열반으로 나아가게 되느니라.

다음에는 성인의 제자에는 보시에 대한 일을 생각한다. 즉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다. 인색한 때 끼인 중생들 중에서 인색한 때를 떠나게 되었다. 집이 없는 데서 해탈 보시를 행하고 항상 내 손으로 보시하며, 즐거이 버리는 법을 행하여 평등한 보시를 완전히 성취하자'고. 성인의 제자는 이렇게 보시를 생각하고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고 내지, 보시를 생각하는 힘에 배이어 열반으로 나아가게 되느니라.

다음에는 성인의 제자는 모든 하늘에 대한 일을 생각한다. 즉 '넷 큰 천왕과 三十三천, 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이 있다. 만일 바른 믿음을 가지는 사람이면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 여러 하늘에 난다고 한다. 나도 바른 믿음을 닦자. 깨끗한 계율과 보시, 들음, 버림, 지혜를 닦는 사람은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 여러 하늘에 난다고 한다. 나도 지금부터 계율, 보시, 들음, 지혜를 닦자'고. 성인의 제자는 이렇게 하늘에 대한 일을 생각하고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고, 그 마음은 바르고 곧아 저 여러 하늘에 이어진다.

그가 이와 같이 곧은 마음이 되면 깊은 법의 이익과 깊은 이치의 이익을 얻고 저 하늘 이익에 대한 기쁨을 얻게 된다. 기뻐하고 흐뭇해지고는 몸이 편하며, 몸이 편하고는 느낌이 즐거워지고, 느낌이 즐거워지고는 마음이 고요해진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그는 험악한 중생 속에서도 모든 장애가 없이 법의 흐름에 들어가, 하늘을 생각하는 힘에 배이어 열반으로 나아가게 되느니라.

마하아나아마여, 만일 비구로서 배움 자리에 있으면서 위로 올라가 안락한 열반을 구하려고, 이와 같이 많이 닦아 익혀 빨리 열반을 얻은 사람은, 바른 법, 율에 안에서 모든 번뇌를 빨리 다하고 번뇌가 없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여 현세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안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때에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물러갔다.

 

932. 십일경(十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식당에 모여 세존을 위해 가사를 짓고 있었다.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세존을 위해 가사를 짓는데, 세존께서는 오래지 않아 석달 동안의 안거(安倨)를 마치고 가사가 다 되면,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세간에 노니실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온 몸을 거둘 수 없고 四방이 아득하며 들은 법도 다 잊어버릴 것 같나이다. 그것은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세존님을 위해 가사를 짓는데, 세존께서는 오래지 않아 석달 동안의 안거를 마치고 가사가 다 되면,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세간에 노닐으실 것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므로 저는 지금 생각하나이다. '언제나 세존님과 여래 친한 비구들을 뵈올 수 있을까'고."

부처님께서는 마하아나아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세존을 보거나 보지 않거나, 친한 비구들을 보거나 보지 않거나, 다만 다섯 가지 법을 생각하고 부지런히 닦아 익혀야 한다. 마하아나아마여, 바른 믿음을 근본으로 하고, 바르지 않은 믿음을 닦지 말라. 계율의 완전한 갖춤과, 들음, 보시, 지혜의 완전한 갖춤은 근본으로 하고, 옳지 않은 들음, 옳지 않은 보시, 옳지 않은 지혜를 닦지 말라. 그리하여 마하아나아마여, 이 다섯 가지 법을 의지하여 여섯 가지 생각하는 곳을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여섯인가. 마하아나아마여, 여래를 생각할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라. 즉 '여래는 다 옳게 깨달은 이 내지, 부처, 세존이시다'고. 또 법과 중 계율, 보시 하늘에 대한 일을 생각하고 내지, 스스로 행하여 지혜를 얻어야 한다. 이와 같이 마하아나아마여, 성인의 제자로서 이 열 한 가지 법을 성취하면 곧 배운 자취를 남겨 마침내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잘 알고 볼 수 있고 잘 결정할 수 있어, 단 이슬의 열반을 완전히 얻지는 못하더라도 단 이슬 문에 머물러 단 이슬에 가까이할 수는 있을 것이다.

비유하면 어미 닭이 알을 안은 것과 같다. 닷새나 열흘동안 때에 맞춰 동정을 살피면서 애호하고 기를 때에, 설사 혹 중간에 방일하는 일이 있더라도 발톱이나 주둥이로 알을 쪼으면 병아리는 거기서 나올 수 있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그 어미 닭이 처음부터 때에 맞춰 동정을 살피면서 애호하고 길렀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성인의 제자로서 이 열 한 가지 법을 성취하면, 단 이슬의 열반을 완전히 얻지 못하더라도 공부한 자취를 남겨 끝내 허물어지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마하아나아마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933. 십이경(十二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식당에 모여 세존을 위해 가사를 짓고 있었다.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세존을 위해 가사를 짓는데, 세존께서는 오래지 않아 안거를 마치고 가사가 다 되면,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세간에 노니실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온 몸을 거둘 수 없고 四방이 아득하며 전에 들었던 법을 다 잊을 것 같나이다. 그것은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세존님을 위해 가사를 짓는데 내지, 세간에 노닐으실 것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옵니다. 저는 '언제나 다시 세존님과 여래 친한 비구들을 뵈올 수 있을까'고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마하아나아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거나 보지 않거나, 또 여러 비구들을 보거나 보지 않거나, 우선 여섯 가지 법을 부지런히 닦아 익혀야 한다. 어떤 것이 여섯인가. 바른 믿음을 근본으로 하고, 계율, 보시, 들음, 공(空),지혜를 근본으로 하고, 옳지 않은 그것들은 닦지 않아야 한다. 그리하여 마하아나아마여, 이 여섯 가지 법을 의지한 위에 다시 여섯 가지 따르는 생각을 더 닦아야 한다. 그것은 여에 대한 일을 생각하고 내지,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열 두 가지 생각을 성취하면 그 성인의 제자는 모든 악이 줄어들어 더하지 않고, 사라져 일어나지 않는다. 티끌과 때를 떠나 티끌과 때가 더하지 않고, 버리고 떠나 취하지 않는다. 취하지 않으므로 집착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므로 스스로 열반한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934. 해탈경(解脫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 말씀을 이해하기로는 바르게 받아들[正受]이기 때문에 해탈하는 것이요, 바르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아니옵니다. 어떠하나이까. 세존이시여, 먼저 바르게 받아들인 뒤에 해탈하나이까. 먼저 해탈한 뒤에 바르게 받아들이나이까. 바르게 받아들임과 해탈은, 앞도 뒤도 아니어서 한꺼번에 생기는 것이옵니까."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시었다. 마하아나아마는 이렇게 두 번 세 번 사뢰었으나 부처님은 여전히 잠자코 계시었다.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부처님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부쳐 드리고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저런 깊은 이치를 세존께 여쭙는다. 세존께서는 병이 나으신 지 오래지 않다. 나는 다른 일을 말해 저 말을 끌어오리라'고. 그래서 말하였다.

"마하아나아마여, 배우는 이에게도 계율이 있고 삼매와 지혜와 해탈이 있으며, 다 배운 이에게도 계율이 있고 삼매와 지혜와 해탈이 있다."

마하아나아마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배우는 이의 계율이요 삼매요 지혜요 해탈이며, 어떤 것이 다 배운 이의 계율이요 삼매요 지혜요 해탈입니까."

존자 아아난다는 말하였다.

"그 성인의 제자는 계율과 프라아티모옥사와 계율답고 위엄스런 태도와 행동에 머물러 계율 공부를 받아 가진다. 계율 공부를 받아 가져 완전히 갖추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고 내지, 넷째 선정을 완전히 갖추어 머무른다. 이렇게 삼매를 완전히 갖추면 <이것은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라고 참되이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 이것은 괴로움의 사라짐, 이것은 괴로움의 사라지는 길>이라고 참다이 안다. 이렇게 알고 보면 욕심 세계의 다섯 가지 결박, 즉 몸에 대한 삿된 소견, 삿된 계율에 대한 집착, 의심, 탐욕, 성냄을 끊고 또 끊은 줄 안다. 이 다섯 가지 결박을 끊으면 그는 거기서 태어나 반열반의 아나아가아민이 되어, 다시는 이 세상에 도로 나지 않는다. 그는 그 때에는 배우는 이의 계율과 삼매와 지혜와 해탈을 성취한다.

그는 다시 뒷날에 모든 번뇌를 다하고, 번뇌가 없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여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안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안다. 그는 그 때에는 다 배운 이의 계율과 삼매와 지혜와 해탈을 성취한다.

이와 같이 마하아나아마여, 이것이 세존께서 말씀하신 배우는 이의 계율, 삼매, 지혜, 해탈이요, 또 다 배운 이의 계율, 삼매, 지혜, 해탈이니라."

그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존자 아아난다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마하아나아마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카필라바투의 석씨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깊은 이치를 이야기할 만하다."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카필라바투의 석씨는 비구들과 함께 깊은 이치를 이야기할 수 있나이다."

"저 카필라바투의 석씨는 좋은 이익을 얻었다. 그리고 매우 깊은 부처 법과 성현의 지혜 눈에 깊이 들어가게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아난다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935. 사타경(沙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석씨 고다아[沙陀]라는 사람은 석씨 마하아나아마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스로오타아판나는 몇 가지 법으로 성취하는가."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스로오타아판나는 네 가지 법으로 성취한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은 성취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

"부디 그런 말 말라. '세존께서는 네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고 말씀하신다'고. 그런데 스로오타아판나는 세 가지 법으로 성취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이다. 이 세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세 가지를 말하였지마는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고다아로 하여금 네 가지 법을 받아들이게 하지는 못하였고, 석씨 고다아는 마하아나아마로 하여금 세 가지 법을 받아들이게 하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부처님께 함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석씨 고다아는 제게 와서 '세존께서는 몇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고 말씀하시는가'고 물었나이다. 그래서 저는 '세존께서는 네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고 말씀하신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고 대답하였나이다. 석씨 고다아는 제게 '마하아나아마여, 그런 말 말라. 세존께선 네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고 말씀하신다고. 다만 세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이다. 세존께서는 이 세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고 말씀하신다'고 말하였나이다.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말하였아오나 저도 저 석씨 고다아로 하여금 네 가지 법을 받아들이게 하지 못하였삽고, 석씨 고다아도 저로 하여금 세 가지 법을 받아들이게 하지 못하였나이다. 그래서 이제 세존께 함께 나아와 여쭙는 것이옵니다. 스로오타아판나는 몇 가지 법으로 성취하나이까."

때에 석씨 고다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합장하고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런 종류의 다툼이 일어나, 한 편은 세존이시요 한 편을 비구중이라면, 저는 세존님을 따르고 비구중을 따르지 않겠나이다. 혹은 이런 종류의 다툼이 일어나, 한 편을 세존이시요 한 편을 비구니중, 우파아사카, 우파아시카, 혹은 하늘, 악마, 법, 사문, 바라문이나 모든 하늘이나 사람이라면, 저는 세존님을 따르고 다른 것들은 따르지 않겠나이다."

"마하아나아마와 석씨 고다아는 각각 그렇게 주장한 것 같다. 과연 그러한가."

마하아나아마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석씨 고다아는 이렇게 주장하였나이다. '나는 하여야 할 말을 안다. 나는 다만 옳은 것을 말한다. 다만 진실을 말한다'고."

부처님께서는 마하아나아마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알아야 한다. 세 가지 법으로 스로오타아판나를 성취한다. 즉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비구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는 것이니 이렇게 받들어 가져야 하느니라."

때에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나갔다.

 

936. 백수경(百手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때에 카필라바투국 석씨들은 식당에 모여 서로 이야기하다가 마하아나아마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떤 것이 최후의 예언인가. 저 백손[百手] 석씨는 목숨을 마쳤다. 세존께서는 그는 스로오타아판나를 얻어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삼보리로 바로 향해, 일곱 번 천상, 인간에 태어났다가 마지막에는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그런데 저 백손 석씨는 계율을 범하여 술을 마셨다. 그런데도 세존께서는 다시 그는 스로오타아판나를 얻어 내지, 마지막에는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마하아나아마여, 너는 부처님께 가서 여쭈어 보라. 부처님 말씀대로 우리는 받들어 가지리라."

그 때에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카필라바투국 석씨들은 식당에 모여 이야기하다가 그들은 제게 이렇게 물었나이다. '마하아나아마여, 어떤 것이 최후의 예언이신가. 요즘 백손 석씨는 목숨을 마쳤다. 세존께서는 그는 스로오타아판나를 얻었고 내지, 마지막에는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너는 지금 세존께 나아가 다시 여쭈어보라. 부처님 말씀대로 우리는 받들어 가지리라'고. 저는 지금 부처님께 여쭙나이다. 원컨대 해설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마하아나아마에게 말씀하셨다.

"잘 간 이[善逝], 스승, 잘 간 이, 스승이란 성인의 제자들이 하는 말이다. 입으로는 잘 간 이를 말하고 마음으로는 바로 생각하고 곧게 보아 다 잘 간 이의 바른 법, 율로 들어간다. 바른 법, 율이란 성인의 제자들이 하는 말이다. 입으로 바른 법을 말하고, 마음을 내어 바로 생각하고 곧게 보아, 바른 법으로 들어가 중으로 잘 향한다. 중으로 잘 향한다 함은, 성인의 제자들이 하는 말이다. 입으로 잘 향함을 말하고, 마음을 내어 바로 생각하고 곧게 보아 다 좋은 향함으로 들어가느니라.

이와 같이 마하아나아마여, 어떤 성인의 제자는 부처에 대하여 한결같은 깨끗한 믿음이 있고, 법과 중에 대하여 한결같은 깨끗한 믿음이 있어서, 법의 날카로운 지혜, 벗어나는 지혜, 결정한 지혜로 여덟 가지 해탈을 완전히 갖추어 몸으로 증득하고, 지혜의 소견으로 번뇌를 끊은 줄을 안다. 그리하여 성인의 제자는 지옥, 아귀, 축생과 다른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는 아라한의 구해탈(俱解脫)이라 부르느니라.

다음에는 마하아나아마여, 어떤 성인의 제자는 부처에 대하여 한결같은 깨끗한 믿음이 있고 내지, 결정한 지혜도 있고 여덟 가지 해탈을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지마는 번뇌의 끊어짐을 보지 못한다. 이것은 이른바 성인의 제자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내지, 몸의 증득[申證]이라는 것이니라. 다음에는 마하아나아마여, 어떤 성인의 제자는 부처에 대하여 한결같은 깨끗한 믿음이 있고 내지, 결정한 지혜는 있으나, 여덟 가지 해탈을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지 못한다. 그러나 바른 법, 율은 참다이 안다. 이것은 이른바 성인의 제자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내지 지혜 밝음[見到]이라는 것이니라.

다음에는 마하아나아마여, 어떤 성인의 제자는 부처에 대하여 한결같은 깨끗한 믿음이 있고 내지, 결정한 지혜도 있으며, 바른 법, 율을 참다이 알고 보지마는 지혜 밝음은 얻지 못한다. 이것은 이른바 성인의 제자가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고 내지, 믿음해탈[信解脫]이라는 것이니라. 다음에는 마하아나아마여, 어떤 성인의 제자는 부처를 믿어 말이 청정하고 법과 중을 믿어 말이 청정하며 다섯 가지 법 즉, 믿음, 정진, 생각, 선정, 지혜에 대하여 왕성한 지혜로 자세히 살피고 견디어 나간다. 이것은 이른바 성인의 제자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내지, 법 따른 행[隨法行]이라는 것이니라.

다음에는 마하아나아마여, 어떤 성인의 제자는 부처를 믿어 말이 청정하고 법과 중을 믿어 말이 청정하며 내지 다섯 가지 법 즉, 믿음, 정진, 생각, 선정, 지혜에 대하여 적은 지혜로 자세히 살피고 견디어 나간다. 이것은 이른바 성인의 제자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내지, 믿음 따른 행[隨信行]이라는 것이니라.

마하아나아마여, 이 견고수(堅固樹)로서, 내 말에 대한 그 뜻을 안다면 그것은 그럴 이치가 없다. 그러나 만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나는 예언할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백손 석씨가 스로오타아판나를 얻었다고 예언하지 않겠는가. 마하아나아마여, 백손 석씨는 임종 때에 깨끗한 계율을 받들어 가지고 술을 끊은 뒤에 목숨을 마쳤다. 그러므로 나는 그가 스로오타아판나를 얻고 내지, 마지막에는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예언하는 것이니라."

석씨 마하아나아마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물러갔다.

 

937. 혈경(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샤알리국 잔나비못 곁에 있는 중각 강당에 계셨다. 때에 어떤 四十명 비구들은 파베야카아[波梨那]촌에 있었는데, 다 아란탸카아[阿蘭若] 행을 닦으면서 누더기 옷에 걸식하는 배우는 이들로서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하였다. 그들은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四十명 비구들은 파베야카아촌에 사는데, 다 아란냐카아행을 닦으면서, 누더기 옷에 걸식하는 배우는 이들로서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하였다. 나는 이제 이들을 위해 설법하여, 이들로 하여금 곧 이 생(生)에서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게 하리라'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四十명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은, 처음이 없이 나고 죽음으로부터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목이 매이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서 바퀴 돌면서 괴로움의 맨 끝을 알지 못한다. 비구들이여,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강가아[恒河]의 많은 물은 큰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데, 그 동안의 흐른 물과, 너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서 바퀴 돌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와 어느 쪽이 많겠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이 부처님의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면, 저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서 바퀴 돌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가 훨씬 많나이다. 그것은 강가아의 물보다 백 천 만 배나 많나이다."

"강가아 물은 그만 두고 내지, 네 큰 바다의 물과, 너희들이 과거 오랫동안 나고 죽음에서 바퀴 돌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와 어느 쪽이 많겠는가."

"저희들이 세존의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면, 저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서 바퀴 돌면서 몸을 부수어 흘린 피가 훨씬 많아, 네 큰 바닷물을 넘을 것이옵니다."

"착하고 착하다! 너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서 바퀴 돌면서 몸에서 흘린 피는 수없이 많아, 저 강가아나 네 큰 바다 물을 훨씬 넘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너희들은 과거 오랜 동안 일찍 코끼리로 태어나, 혹은 귀, 코, 머리, 꼬리와 네 발을 끊기었으니 그 피는 한량이 없다. 혹은 말 몸이나 낙타, 나귀, 소, 개와 여러 짐승들의 몸을 받아 귀, 코, 머리, 바로가 온 몸을 베이었으니 그 피는 한량이 없는 것이다. 또 너희들은 과거 오랜 동안에 혹은 도적에게 혹은 남에게 해침을 당해 머리, 발, 귀, 코를 베이고 온 몸이 잘리었으니 그 피는 한량이 없는 것이다. 너희들은 과거 오랜 동안에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나 묘지에 버려졌으니 고름과 피는 흘러 수없고 한량없다. 혹은 지옥, 축생, 아귀에 떨어져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나, 그 흘린 피도 또한 한량이 없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물질[色]은 항상된 것인가, 항상 되지 않은 것인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항상 되지 않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항상 되지 않으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항상됨이 없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 성인의 제자로서 과연 거기서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둘이 함께 있다'고 보겠는가."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물질로서, 과거, 미래, 현재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굵거나 가늘거나, 좋거나 추하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그 일체는 다 <나>도 아니요 <나>와 다르지도 않으며, 둘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참다이 알면,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성인의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하는 사람은 물질을 싫어하고,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도 싫어한다. 싫어하면 바라지 않고, 바라지 않으면 해탈하고 또 해탈한 줄을 안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그 四十 비구들은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38. 누경(淚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은 처음이 없는 나고 죽음으로부터 지금까지 오랜 동안 바퀴 돌면서 괴로움의 맨 끝을 알지 못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 뜻에는 어떠하냐. 강가아의 흐르는 물과 내지 네 큰 바닷물과, 너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이 바퀴 돌면서 흘린 눈물과 어느 쪽이 많겠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이 세존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면, 저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 바퀴 돌면서 흘린 눈물은 강가아나 네 큰 바닷물 보다 훨씬 많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너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 바퀴 돌면서 흘린 눈물은 훨씬 많아서 저 강가아나 네 큰 바다 물 따위가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너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부모, 형제, 자매, 친척, 친구들을 잃고, 또 재물을 잃기 때문에 흘린 눈물은 매우 많아 한량이 없는 것이다. 또 너희들은 과거 오랜 동안 묘지에 버려졌을 때나, 지옥, 축생, 아귀로 태어나 고름과 피를 흘렸었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이 처음이 없고 나는 죽음으로부터 과거 오랜 동안 바퀴 돌면서, 그 몸에서 흘린 피눈물은 매우 많아 한량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물질은 항상된 것인가, 항상되지 않은 것인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항상되지 않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항상됨이 없으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항상됨이 없고 괴로운 것이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 많이 아는 성인의 제자로서 과연 거기서 <나>와 다른 나와 둘이 함께 있음을 보겠는가."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성인의 제자로서 그와 같이 알고 보면 내지, 물질에서 해탈하고,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에서 해탈하고,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괴로움, 번민에서 해탈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939. 모유경(母乳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은 처음이 없는 나고 죽음 속에서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목이 매여 영원히 바퀴 돌면서 괴로움의 맨 끝을 알지 못하느니라. 너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 바퀴 돌면서 마신 어머님 젖과 어느 쪽이 많은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이 세존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면, 저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 바퀴 돌면서 마신 어머님 젖은 강가아 및 네 큰 바닷물 보다 많나이다."

"착하고 착하다! 너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나고 죽음에 바퀴 돌면서 마신 어머님 젖은 저 강가아 및 네 큰 바닷물보다 많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너희들이 과거 오랜 동안 혹은 코끼리로 태어나 그 마신 어미젖은 한량없고 수없는 것이다. 혹은 낙타, 말, 소, 나귀 따위의 짐승들로 태어나 그 마신 어미젖은 수없고 한량없는 것이다. 또 너희들이 묘지에 버려져 그 흘린 고름 피도 한량이 없는 것이요, 혹은 지옥, 축생, 아귀에 떨어져 그 흘린 골수 피도 또한 한량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처음이 없고 나고 죽음에서 바퀴 돎으로부터 괴로움의 맨 끝을 알지 못하느니라.

어떤가. 비구들이여, 물질은 항상된 것인가, 항상되지 않은 것인가."

"항상되지 않나이다, 세존이시여."

"성인의 제자로서 다섯 가지 쌓임[五受陰]에 대해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면, 모든 세상에 대해 취할 것이 없어지고, 취할 것이 없게 되면, 할 일을 다해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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