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단

승가의 개념 (13) 네가 번뇌 끊는 공부하기를 바란다면 내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느냐?

다르마 러브 2013. 8. 29. 14:58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타국(摩竭 國)을 유행하실 적에 사투촌(?鬪村)의 망나림굴[莽林窟]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미혜(彌醯)는 시자(侍者)로 있었는데, 존자 미혜는 밤이 지나고 이른 새벽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투촌으로 들어가 밥을 빌었다. 밥 빌기를 마치고 금비하(金 河) 가로 갔다. 그 곳은 땅이 편편하였는데 이곳은 호나림(好林)이라 불렸다. 그는 금비하의 물이 너무나 깨끗하여 즐길 만하고, 맑은 샘물은 천천히 흐르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알맞은 기후인 것을 보고 기뻐하며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호나림은 땅이 편편하고, 금비하의 물도 너무나 깨끗하여 즐길 만하며, 맑은 샘물은 천천히 흐르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알맞은 기후로구나. 만일 족성자(族姓子)가 번뇌 끊는 공부를 하려면 마땅히 이런 곳에서 해야 할 것이다. 나도 또한 끊어야 할 것이 있으니, 차라리 이렇게 고요한 곳에서 끊는 공부를 하면 좋겠다.'

그리하여 미혜는 식사를 마친 뒤에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尼師檀)을 어깨에 걸치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머물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투촌으로 들어가 밥을 빌었습니다. 밥 빌기를 마친 뒤에는 금비하 가로 갔습니다. 그곳의 호나림은 땅이 편편하고, 금비하의 물은 너무나도 맑아 즐길 만하였으며, 맑은 샘물은 천천히 흐르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알맞은 기후였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기뻐하여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호나림은 땅이 편편하고, 금비하의 물도 너무나 맑아 즐길 만하며, 맑은 샘물은 천천히 흐르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후가 적절하구나. 만일 족성자가 번뇌 끊는 공부를 하려면 마땅히 이런 곳에서 해야 할 것이다. 나도 또한 끊어야 할 것이 있으니, 차라리 이렇게 고요한 곳에서 끊는 공부를 하면 좋겠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저 호나림의 고요한 곳에 가서 번뇌 끊는 공부를 하고자 합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미혜야, 너는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 나는 혼자 몸으로서 내 곁엔 아무도 없고 시자도 없다. 그러니 네가 좀 더 내 곁에 머물러 있어다오. 나를 시봉할 비구가 오면, 너는 그 때 저 호나림의 고요한 곳에 가서 공부해도 좋다."

존자 미혜는 두 번 세 번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저 호나림의 고요한 곳에 가서 번뇌 끊는 공부를 하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도 역시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미혜야, 너는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 나는 혼자 몸으로서 내 곁엔 아무도 없고 시자도 없다. 그러니 네가 좀 더 내 곁에 머물러 있어다오. 나를 시봉할 비구가 오면, 너는 그 때 저 호나림의 고요한 곳에 가서 공부해도 좋다."

미혜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서는 아무런 할 일도 없으며, 또한 보살필 일도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저에게는 해야 할 일도 있으며, 또한 관찰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저 호나림의 고요한 곳에 가서 번뇌 끊는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미혜야, 네가 번뇌 끊는 공부하기를 바란다면 내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느냐? 미혜야, 너는 어서 가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

이에 존자 미혜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잘 받아 가지고 또 열심히 외우고 익혔다. 그리고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는 떠나갔다. 그는 저 호나림으로 가서 숲속에 들어가 한 그루 나무 밑에 니사단을 펴고 가부좌(加趺坐)를 하였다. 미혜는 호나림에 머물면서 세 가지 악(惡)한 좋지 못한 생각인 탐욕의 생각 성냄의 생각 해침의 생각을 내었다. 그는 이런 생각 때문에 문득 세존이 생각났다.

 

彌醯經 대정장 1/491 상~중;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319~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