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의 파사 산에서 二백 五十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고요한 방에서 나와 밖으로 거닐고 계셨다. 수타 사미는 세존 뒤에서 거닐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사미를 돌아보고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에게 어떤 이치를 물으리니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그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항상된 형상과 항상 되지 않은 형상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혹은 여럿인가.”
수타는 사뢰었다.
“항상된 형상과 항상 되지 않은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왜 그런가 하오면 항상된 형상은 안이요, 항상 되지 않은 형상은 바깥이옵니다. 그러므로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착하고 착하다. 수타야, 네 말과 같다. 너는 그 뜻을 잘 설명하였다. 항상된 형상과 항상 되지 않은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다. 다시 어떠냐, 수타야. 번뇌가 있다는 것과 번뇌가 없다는 것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혹은 여럿인가.”
“번뇌가 있다는 것과 번뇌가 없다는 것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왜 그런가 하오면 번뇌가 있다는 것은 나고 죽음의 결박이요, 번뇌가 없다는 것은 열반의 법이옵니다. 그러므로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착하고 착하다, 수타야. 네 말과 같다. 번뇌는 곧 나고 죽음이요, 번뇌가 없는 것은 곧 열반이니라.”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모이는 법과 흩어지는 법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혹은 여럿인가.”
수타는 사뢰었다.
“모이는 법의 형상과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왜 그런가 하오면 모이는 법의 형상은 네 가지 요소의 형상이요,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괴로움이 다한 진리이옵니다. 이런 뜻에서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착하고 착하다, 수타야. 네 말과 같다. 모이는 법의 형상과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니라. 어떠냐 수타야, 느낌과 쌓임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혹은 여럿인가.”
수타는 사뢰었다.
“느낌과 쌓임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왜 그런가 하오면 느낌이란 형상이 없어 볼 수 없는 것이요, 쌓임이란 빛깔이 있어 볼 수 있는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세존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수타야. 네 말과 같다. 느낌과 쌓임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니라.”
세존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은 그 이치가 여럿인가, 혹은 하나인가.”
수타는 사뢰었다.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옵니다. 왜 그런가 하오면 있다는 것은 곧 나고 죽음의 결박이요, 없다는 것은 열반이옵니다. 이런 뜻에서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라고 말하나이다.”
“착하고 착하다, 수타야. 네 말과 같다. 있다는 것은 곧 나고 죽음이요, 없다는 것은 곧 열반이니라.”
세존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어떠냐, 수타야. 무슨 이유로 있다는 것은 곧 나고 죽음이요, 없다는 것은 곧 열반이라 하는가.”
수타는 사뢰었다.
“있다는 것은 남이 있고 죽음이 있으며 마지막이 있고 처음이 있고, 없다는 것은 남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마지막도 없고 처음도 없기 때문이옵니다.”
“착하고 착하다, 수타야. 네 말과 같다. 있다는 것은 곧 나고 죽는 법이요, 없다는 것은 곧 열반의 법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사미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네 말이 옳다. 나는 이제 네가 큰 비구임을 허락하노라.”
세존께서는 보집강당으로 돌아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마가다 나라는 좋은 이익을 얻었다. 수타 사미를 여기서 놀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에게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을 공양하는 이도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요, 그를 낳은 부모도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니 이 수타 비구를 낳았기 때문이다. 또 수타 비구가 난 집도 곧 큰 이익을 거둘 것이다.
나는 지금 너희 비구들에게 말하노라. 너희들은 수타 비구를 배워야 한다. 왜 그러냐 하면 이 수타 비구는 매우 총명하여 설법하기에 걸림이 없고 또 겁내거나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수타 비구를 배우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659 상-중 ;『한글 증일아함경』1, pp. 41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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