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존자 마하 가전연은 바라나(婆羅那)의 오니지(烏泥池) 가에 있었으며, 많은 비구들과 함께 옷을 지니는 문제로 식당에 모여 있었다.
그 때 나이 많고 신체가 연로한 지팡이를 짚은 범지가 식당으로 찾아와, 한쪽에 지팡이를 짚고 서서 한동안 잠자코 있다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여러 장로들이여, 그대들은 어찌하여 연로한 사람을 보고도 말도 하지 않고 안부도 묻지 않으며, 공경히 앉으라고 말도 하지 않습니까?
그 때 대중 가운데는 존자 마하 가전연도 있었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전연이 그 범지에게 말했다.
우리 법에서는 연로한 사람이 올 경우, 다들 서로 말을 나누고 안부를 물으며, 공경히 예배하며 앉기를 청합니다.
범지가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이 대중 가운데는 나보다 연로한 이가 없건만, 공경히 예배하며 앉기를 청하지 않소. 그런데도 당신은 어찌 '우리 법에서는 연로한 이를 보면 공경히 예배하며 앉기를 청한다'고 말하오?
존자 마하 가전연이 말했다.
범지여, 혹 어떤 연로한 사람이 나이 80이나 90이 되어, 머리는 희고 이는 빠졌더라도, 만일 젊은이의 법을 가졌다면 그는 연로한 사람이 아닙니다. 또 아무리 나이가 젊어 25세쯤 되는 데다, 살결은 희고 머리는 검어 한창 젊음과 아름다움이 넘치더라도, 연로한 이의 법을 가졌다면 그는 연로한 사람의 수에 포함됩니다.
범지가 물었다.
어떤 사람을 나이 80이나 90이 되어, 머리는 희고 이는 빠졌더라도, 젊은이의 법을 가졌다 하며, 어떤 사람을 나이 25세쯤 되어 살결은 희고 머리는 검어 한창 젊고 아름다운 몸일지라도, 연로한 사람의 수에 포함된다고 합니까?
존자 마하 가전연이 범지에게 말했다.
다섯 가지 욕망[五欲功德]이 있습니다. 이른바 눈은 빛깔을 분별하여 애착하고 좋아하고 생각하며, 귀는 소리를 분별하고, 코는 냄새를 분별하며, 혀는 맛을 분별하고, 몸은 촉감을 분별하여 애착하고 좋아하고 생각합니다.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해 탐냄을 떠나지 못하고 욕심을 떠나지 못하며, 애착을 떠나지 못하고 생각을 떠나지 못하며, 흐림[濁]을 떠나지 못했다면 범지여, 이런 사람은 아무리 나이 80이나 90이 되어, 머리는 희고 이는 빠졌더라도, 그는 젊은이의 법을 가졌다고 합니다. 또 비록 나이 25세쯤 되어 살결은 희고 머리는 검어 한창 젊고 아름다운 몸일지라도,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해 탐냄을 떠나고 욕심을 떠나며, 애착을 떠나고 생각을 떠나며 흐림을 떠났으면, 이런 사람은 비록 나이가 젊어 25세쯤 되어, 살결은 희고 머리는 검어 한창 젊고 아름다운 몸일지라도, 그는 연로한 이의 법을 성취하여 연로한 사람의 수에 포함된다고 합니다.
그 때 범지가 존자 마하 가전연에게 말했다.
존자가 말한 이치대로 내 스스로를 성찰해보면 내가 비록 늙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젊은이이고, 당신들이 비록 젊다고는 하나 연로한 이들의 법을 성취하였습니다. 나는 세상일이 많아 돌아갈까 하오.
존자 마하 가전연이 말했다.
범지여, 그대 스스로 때를 알아서 하십시오.
그 때 범지는 존자 마하 가전연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본래의 처소로 돌아갔다.
如是我聞。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尊者摩訶迦旃延在婆羅那烏泥池側。與衆多比丘集於食堂。爲持衣事。時。有執杖梵志年耆根熟。詣食堂所。於一面柱杖而住。須臾黙然已。語諸比丘。諸長老。汝等何故見老宿士不共語問訊。恭敬命坐。時。尊者摩訶迦旃延亦在衆中坐。時。尊者摩訶迦旃延語梵志言。我法有宿老來。皆共語問訊。恭敬禮拜。命之令坐。梵志言。我見此衆中無有老於我者。不恭敬禮拜.命坐。汝云何言。我法見有宿老。恭敬禮拜。命其令坐。摩訶迦旃延言。梵志。若有耆年八十.九十。髮白齒落。成就年少法者。此非宿士。雖復年少年二十五。色白髮黑。盛壯美滿。而彼成就耆年法者。爲宿士數梵志問言。云何名爲八十.九十。髮白齒落。而復成就年少之法。年二十五。膚白髮黑。盛壯美色。爲宿士數。尊者摩訶迦旃延語梵志言。有五欲功德。謂眼識色愛.樂.念。耳識聲.鼻識香.舌識味.身識觸愛.樂.念。於此五欲功德不離貪.不離欲.不離愛.不離念.不離濁。梵志。若如是者。雖復八十.九十。髮白齒落。是名成就年少之法。雖年二十五。膚白髮黑。盛壯美色。於五欲功德離貪.離欲.離愛.離念.離濁。若如是者。雖復年少年二十五。膚白髮黑。盛壯美色。成就老人法。爲宿士數。爾時。梵志語尊者摩訶迦旃延。如尊者所說義。我自省察。雖老則少。汝等雖少。成耆年法。世間多事。令便請還。尊者摩訶迦旃延言。梵志。汝自知時。爾時。梵志聞尊者摩訶迦旃延所說。歡喜隨喜。還其本處 (執杖經 대정장 2/141 하~142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778~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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