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자 아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늘 사미 주나는 저를 찾아와 제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앉았습니다. 저는 그에게 '현자 주나여, 너는 어디서 오는 길이며, 어디서 여름 안거를 지냈느냐?'고 물었습니다. 주나는 곧 저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존자 아난이시여, 저는 파화에서 오는 길이며, 파화에서 여름 안거를 지냈습니다. 존자 아난이시여, 파화에는 친자라는 한 니건이 있었는데 그는 그곳에서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가 목숨을 마친 지 오래지 않아 니건 친자의 모든 제자들은 각각 서로 헐뜯으며 화합하지 않았고, 각각 서로 헐뜯으며 화합하지 못할 일만 말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싸우고 서로 결박하며, 서로 미워하고 서로 다투었습니다.
(나는 이 법을 아는데 너는 모른다. 너는 어떤 법을 아느냐? 내가 아는 것만 하냐? 나는 단정한데 너는 단정하지 않다. 나는 법에 맞는데 너는 법에 맞지 않다. 너는 앞에 말해야 할 것을 뒤에 말하고, 뒤에 말해야 할 것을 앞에 말한다. 나는 네게 이겼고 너는 내게 졌다. 내가 네게 일을 물으면 너는 대답하지 못하니 나는 이미 너를 항복받았다. 너는 다시 내게 물으라. 만일 네가 움직이면 나는 다시 너를 묶으리라.)
이렇게 서로 교만만 부리고 그저 말싸움에서 이기려고만 하는데 아무도 그들을 꾸짖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니건 친자의 재가 제자들은 모두 니건 친자의 모든 제자들을 싫어하고 걱정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그들이 하는 말은 나쁜 법과 율로서 그것은 번뇌를 벗어나는 길이 아니요,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며, 또한 선서의 말씀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파괴하여 머무를 곳이 없었고, 의지할 데가 없었으며, 그들이 존경하는 스승도 또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아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말을 듣자 놀랍고 두려워 온몸의 털이 곤두섰으며, 세존께서 돌아가신 뒤에 어떤 비구라도 대중 가운데서 이런 싸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하고 걱정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이런 싸움은 많은 사람에게 이익되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도리도 아니요, 이익도 아니며, 또 안온과 쾌락도 아니요, 나아가 천상과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극한 고통과 재앙을 일으킬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어떤 비구가 세존 앞에 앉아 지극한 마음으로 세존을 존경하고, 선서를 잘 보호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일 이 비구가 세존께서 돌아가신 뒤에 대중 가운데서 이런 싸움을 일으키면 그 싸움은 많은 사람에게 이익되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줄 것이다. 그것은 도리가 아니요 이익이 아니며, 안온과 쾌락도 아니요, 나아가 천상과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극한 고통과 재앙을 일으킬 것이다.'"
이에 세존께서 물으셨다.
"아난아, 너는 대중 가운데에서 어떤 싸움이 있는 것을 보았기에 그 싸움은 많은 사람에게 이익되지 못하고,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며, 그것은 도리도 아니요 이익도 아니며, 안온과 쾌락도 아니요, 나아가 천상과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극한 고통과 재앙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하느냐?"
"세존이시여, 이른바 어떤 싸움은 증상계[增上戒], 증상심[憎上心], 증상관[增上觀]으로 인하여 대중 가운데서 생깁니다. 세존이시여, 이른바 이런 싸움은 많은 사람에게 유익하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며, 그것은 도리도 아니요 이익도 아니며, 안온과 쾌락도 아니요, 나아가 천상과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극한 고통과 재앙을 일으킬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른바 증상계 증상심 증상관으로 인한 그런 싸움은 매우 드물다. 아난아, 만일 어떤 싸움이 도를 인하고 도의 자취[道迹]를 인해서 대중 가운데서 생기면 아난아, 이른바 그런 싸움은 많은 사람에게 유익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며, 그것은 도리가 아니요 이익도 아니며, 안온과 쾌락도 아니다. 아난아, 너는 그 중에서 어떤 두 비구가 각기 다른 소견으로 싸움을 일으키는 것을 볼 것이다.
'이것은 법이다, 이것은 법이 아니다, 이것은 율이다, 이것은 율이 아니다,이것은 범하는 것이다, 이것은 범하는 것이 아니다, 가볍다, 무겁다, 참회해야 한다, 참회할 것이 아니다, 조심해야 한다, 조심할 것이 아니다, 남음이 있다, 남음이 없다, 일어난다, 일어나지 않는다.'
아난아, 너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4념처(念處) 4정단(正斷) 4여의족(如意足) 5근(根) 5력(力) 7각지(覺支) 8지성도(支聖道) 등 나의 법취를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겠는가? 아난아, 니건(尼?) 친자는 사실 살운야(薩云若)3)가 아니면서 스스로 살운야라고 일컬었다. 아난아, 만일 니건 친자가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는 자라면 그는 제자들을 위하여 여섯 가지 싸움의 원인[六諍本]을 시설하여 그것을 듣고 그치게 하였을 것이니라."
周那經 대정장 1/753 상~중;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1488~1490.
'아함경 주제별 정리 > 교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제와 화합의 승가공동체 (22) 그대는 내게 귀의하지 마시오. 그대도 또한 부처님께 귀의하시오. (0) | 2013.08.29 |
---|---|
통제와 화합의 승가공동체 (21) 결집 동기 (0) | 2013.08.29 |
통제와 화합의 승가공동체 (19) 내가 반열반한 뒤에 釋種이 비구계를 받고자 하면은 바로 주라. (0) | 2013.08.29 |
통제와 화합의 승가공동체 (18) 승가의 일곱 가지 쇠하지 않는 법의 여러 모양들 (0) | 2013.08.29 |
통제와 화합의 승가공동체 (17) 승가의 일곱 가지 쇠하지 않는 법 (0) | 2013.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