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존자 승가람(僧迦藍)은 구살라국(拘薩羅國)의 인간 세상을 유행(遊行)하다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이르렀다.
그 승가람 비구에게는 본이(本二)라고 하는 출가하기 전의 아내가 있었다. 그 여자는 사위국에 있었는데 승가람 비구가 구살라국의 인간 세상을 유행하다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왔다는 말을 듣고는 영락(瓔珞)으로 장엄한 아름다운 옷을 입고 아기를 안고 기원(洹)으로 와서 승가람 비구의 방 앞에 이르렀다.
그 때 존자 승가람이 방에서 나와 한데서 거닐고 있었다. 그 때 예전 아내본이가 그 비구의 앞에 와서 이렇게 말했다.
이 아기는 아직 어린데 당신은 버리고 출가하고 말았으니 누가 이 아기를 기르겠습니까?
그러자 승가람 비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두 번 세 번 말하였으나 그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예전 아내 본이가 말하였다.
내가 두 번 세 번 얘기해도 나와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돌아보지도 않으니, 나는 지금 이 아기를 여기 두겠소.
그리고는 그 비구가 거닐고 있는 길 앞에 두고 떠나가면서 다시 말하였다.
사문이여, 이 아이는 당신의 지식이니 당신이 직접 기르시오. 나는 이제 버리고 가겠습니다.
존자 승가람은 그래도 여전히 그 아기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자 예전 아내 본이가 다시 말하였다.
이 사문은 지금 아기를 아예 돌아보지도 않는구나. 그렇다면 저 사람은 틀림없이 선인(仙人)의 얻기 어려운 이치를 얻은 모양이구나. 장하시다. 사문이여, 반드시 해탈할 수 있으리라.
그래서 마음에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한 채 아기를 안고 돌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 낮에 정수에 들어 사람 귀보다 뛰어난 천인(天耳)로써 존자 승가람과 본이가 하는 말을 듣고 곧 게송을 설하셨다.
와도 기뻐하지 않고
가도 슬퍼하지 않으며
세상의 어울림에서
해탈하여 집착하지 않으니
나는 말하노라. 저 비구야말로
진실한 바라문이라 하리라.
와도 기뻐하지 않고
가도 슬퍼하지 않으며
물들지 않고 근심도 없어
두 마음 함께 고요해졌으니
나는 말하노라. 저 비구야말로
진실한 바라문이라 하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승가람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僧伽藍經 대정장 2/278 중~하;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560~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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