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단

당당한 수행자의 삶 (1) 진정한 혼자 삶

다르마 러브 2013. 8. 29. 15:47

그 때 상좌(上座)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그는 혼자서 어느 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항상 혼자 머물러 있는 이를 찬탄하고 혼자 다니면서 걸식하며, 걸식을 마치고는 혼자 돌아와 혼자 앉아 선정에 들곤 하였다.

그 때 많은 비구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 나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상좌라는 존자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늘 혼자 있는 이를 찬탄하며, 혼자서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고, 마을에서 혼자서 머무는 곳으로 돌아와서는 혼자 앉아서 선정에 들곤 합니다.

그 때 세존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상좌 비구의 처소로 가서 '스승님께서 그대를 부르십니다'라고 상좌 비구에게 전하라.

그 비구는 분부를 받고 상좌 비구의 처소로 가서 말하였다.

존자여, 스승님께서 당신을 부르십니다.

그러자 그 상좌 비구는 즉시 분부를 받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그 분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이 때 세존께서 상좌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정말로 혼자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혼자 있는 이를 찬탄하고, 혼자 다니면서 걸식하고 혼자 마을에서 돌아와서는, 혼자 앉아 선정에 들곤 하였느냐?

상좌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정말로 그렇게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상좌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째서 혼자 살고 있으며 혼자 있는 이를 칭찬하고 혼자 다니면서 걸식하며, 혼자 돌아와서는 혼자 앉아 선정에 들곤 하느냐?

상좌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다만 혼자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혼자 있는 이를 찬탄하고 혼자 다니면서 걸식하며, 혼자서 마을에서 돌아와서는 혼자 앉아 선정에 들뿐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상좌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그것이 혼자의 삶이니, 나는 혼자의 삶이 아니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훌륭하고 묘한 혼자의 삶이 있나니, 어떤 것이 훌륭하고 묘한 혼자의 삶인가? 비구야, 이른바 과거는 말라빠지고 미래는 아주 멸하여 없는 것이며, 현재는 탐하거나 기뻐하는 것이 없으면 그는 곧 바라문으로서, 마음에 망설임이 없고 걱정이나 후회를 버려, 모든 존재의 애욕을 여의고 온갖 번뇌를 다 끊으면 그것을 <혼자의 삶>이라고 하나니, 이보다 더 훌륭한 혼자의 삶은 없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모든 것 골고루 환하게 비추고

온갖 세상을 두루 알아서

일체의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일체의 애욕을 모두 떠난 것이니

이렇게 즐겁게 사는 사람을

혼자서 사는 이라고 나는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상좌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대정장 2/278 상~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558~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