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잡아함경

잡아함경 제39권

다르마 러브 2012. 6. 17. 21:35

잡아함경(雜阿含經) 39권

 

 

1081. 고종경(苦種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국 신선이 살던 곳 사슴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성안에 들어가 걸식하고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도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길가의 어떤 나무 밑에 서서 나쁜 탐욕으로 좋지 않은 생각을 일으켰다.

세존께서는 그걸 아시고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비구여, 비구여, 나쁜 종자를 심어 냄새를 피우고 더러운 액을 흘러나오게 하지 말라. 비구여, 만일 나쁜 종자를 심어 스스로 냄새를 피우고 더러운 액을 흘러나오게 하면서, 구더기나 파리 떼가 몰려들지 못하게 하려 해도 그리 될 수 없느니라."

'세존께서는 내 마음의 나쁜 생각을 아시는구나!' 그러자, 두려움이 생겨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성에 들어가 걸식을 마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거두고 발을 씻은 뒤에 방으로 들어가 좌선하셨다. 저녁때가 되어 선정에서 깨어나 대중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오늘 이른 아침에 바리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어떤 비구가 나무 밑에 서서 나쁜 탐욕으로 좋지 못한 생각을 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 나는 곧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비구여, 비구여, 나쁜 종자를 심어 냄새를 피우고 더러운 액을 흘러나오게 하면서, 구더기나 파리 떼가 모여들지 못하게 하려 해도 그리 될 수 없느니라.'고.

그 비구는 곧 '부처님께서 내 마음의 생각을 아시는구나!'고 생각하고, 부끄러움과 두려움에 마음이 놀라 몸의 털이 일어서 길을 따라 떠났느니라."

때에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 하고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나쁜 종자이오며, 나쁜 냄새와 액의 흐름과 구더기나 파리 떼는 무엇을 뜻한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분해하고 성내며 번민하고 원망하는 것을 나쁜 종자라 하고, 다섯 가지 욕망의 향락을 냄새 피움이라 하며, 여섯 가지 감관을 계율대로 거두어 잡지 않음으로써 탐욕과 근심과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마음이 다투어 생기는 것을 구더기와 파리 떼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귀나 눈을 단속하지 않으면

탐욕은 거기서 생겨나나니

이것을 곧 나쁜 종자라 하며

거기서 냄새나고 액이 새어 흐른다.

 

모든 깨달음과 관찰과 맛은

나쁜 탐욕의 즐김에서 나느니라.

 

마을이나 혹은 빈곳에서

밤이나 낮이나 그침이 없어

멀리 떠나 고요히 범행 닦으면

마침내 괴로움을 벗어나나니

 

만일 안으로 마음이 고요하여

결정하여 자세하고 분명히 알면

자나깨나 언제나 편고 즐거워

나쁜 파리 구더기 없어지리라.

 

바른 선비로서 친해야 할 것

좋게 말씀하신 성현의 길이거니

여덟 가지 바른 길 깨달아 알면

한 번 와서 후생 몸 받지 않으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082. 복창경(復瘡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시고, 절에 돌아와 발을 씻은 뒤에 안다 숲에 들어가 좌선하였다.

때에 어떤 비구도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발을 씻은 뒤에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었다.

그 비구는 낮 선정에 들어 탐하고 즐기는 마음 때문에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일어났다.

때에 안다숲에 의지해 머무는 어떤 하늘신[天神]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비구는 나쁘다! 이 안다숲에서 좌선하면서 나쁜 탐욕으로 좋지 못한 생각을 일으켰다. 나는 가서 꾸짖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그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비구여, 비구여, 종기를 앓는가."

비구는 대답하였다.

"치료해다오."

"종기가 쇠가마솥과 같은데 어떻게 났겠는가."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는 종기를 깰 수 있느니라."

하늘신은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다! 그것은 진실로 종기를 고치는 것이다. 그렇게 종기를 고치면 완전히 나아 다시는 도지지 않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저녁때에 선정에서 일어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으로 돌아와 대중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오늘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을 마치고 돌아와 안다숲으로 가서 낮 선정에 들어있었다. 때에 어떤 비구도 걸식을 마치고 돌아와 안다숲으로 가서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었다. 그런데, 그 비구는 나쁜 탐욕으로 좋지 못한 생각을 일으켰다. 안다숲을 의지해 살던 어떤 하늘신은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비구여 비구여, 종기를 앓는가.'

(위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착하고 착하다! 그와 같이 비구여, 그것은 많은 어진 이를 다스릴 것이다.'고 하였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제각기 종기 만들어

스스로 병을 앓아 고통받나니

세상의 갖은 욕망 바라고 구함

마음의 나쁜 탐욕 그 때문이다.

 

그 종기를 만듦으로 말미암아

구더기와 파리 떼 투어 모이거니,

애욕을 앓는 종기라 한다면

온갖 나쁜 생각과 탐욕과

즐겨하는 마음은 구더기 파리

그것은 모두 뜻을 따라 생기네.

 

사람의 마음을 시달리고 괴롭혀

빛나는 그 이름과 이익 구하면

탐욕의 불길 갈수록 왕성하여

망녕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은

몸과 마음을 밤낮으로 괴롭혀

고요한 그 길 멀리 떠나게 하네.

 

만일 안으로 마음이 고요하여

결정하는 지혜가 분명해지면

그러한 종기는 생길 수 없고

부처에의 안온한 그 길 보리라.

 

바른 선비가 노닐어야 할 길은

성현께서 이미 잘 말하셨거니

그 밝은 지혜로 아는 그 길은

다시는 온갖 몸을 받지 않으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083. 식우근경(食藕根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샤알리국 잔나비못 곁에 있는 중각(重閣신) 강당에 계셨다. 때에 여러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바이샤알리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 때에 어떤 젊은 비구는 집을 나온 지 오래지 안아 법과 율에 익숙지 못하여 걸식할 때에는 앞뒤의 차례를 알지 못하였다. 비구들은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너는 젊은 사람으로 집을 나온 지 오래지 않아 법과 율을 알지 못한다. 차례를 넘지도 말고 받지도 말라. 앞뒤의 차례가 없이 행걸(行乞)하면 긴 밤 동안에 이익 되지 않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젊은 비구는 말하였다.

"여러 상좌(上座)님들도 차례를 건너 앞뒤를 지키지 않습니다. 나만이 아닙니다."

그렇게 두 번 세 번 말했으나 말릴 수가 없었다. 비구들은 걸식을 마치고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저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바이샤알리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나이다. 어떤 젊은 비구는 우리 법과 율 안에서 줄이 된 지 오래지 않아, 걸식할 때에도 앞뒤의 차례를 지키지 않고, 또 겹치기도 하였나이다. 여러 비구들이 두 번 세 번 충고하였으나 듣지 않고 이렇게 말하였나이다. '상좌님들도 차례를 지키지 않으면서 왜 나만 꾸짖느냐'고요.

저희들은 세번이나 꾸짖었사오나 듣지 않으므로 세존께 여쭙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가엾이 여겨 그 법 아님을 버리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넓은 벌판에 큰 호수가 있고 큰 코끼리가 사는데, 그들은 연뿌리를 뽑아 진흙을 씻어 버린 뒤에 그것을 먹는다. 그래서 몸은 살찌고 기분은 유쾌하며, 힘이 세고 즐거움이 많다. 그들은 그 때문에 언제나 기쁘고 즐겁게 산다. 그러나 다른 한 코끼리는 몸이 작은데 그 큰 코끼리를 본받아 연뿌리를 뽑아서는 깨끗이 씻을 줄을 모르고 진흙 채로 그것을 먹고는, 그것을 소화시키지 못해 몸은 살찌지도 않고 유쾌하지도 않아 갈수록 여위어진다. 그로 말미암아 죽거나 혹은 죽을 고생을 한다.

그와 같이, 나이 많고 덕망이 있는 비구들은 오랜 동안 도를 배워 오락을 좋아하지 않고, 오랜 동안 범행을 닦음으로서 스승이 찬탄하고, 범행을 닦는 다른 지혜로운 사람들도 그를 칭찬한다. 그 비구들은 도시나 촌에 살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할 때에도 몸과 입을 잘 단속하고, 모든 감관을 잘 거두어 잡고, 알뜰한 마음으로 생각을 잡아매어, 믿지 않는 사람은 믿게 하고, 믿는 사람은 변하지 않게 하며, 혹 재물이나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을 얻더라도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고, 탐하거나 즐기지 않으며, 흘리거나 따르지 않고, 거기서 재앙을 보고 떠나야 할 길을 본 뒤에 그것을 먹고 쓴다. 그것을 먹고 쓰고는 몸과 마음은 윤택하고 유쾌하며, 광채를 얻고 힘을 얻는다. 그로 말미암아 언제나 편하고 즐겁다.

그러나, 저 젊은 비구는 집을 나온 지 오래지 않아 법과 율에 익숙지 못하고, 장로들을 의지해 촌에 살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에도 몸을 잘 단속하지 않고 감관 문을 지키지 않으며, 생각을 오로지 잡아매지 못해서, 믿지 않는 이를 믿게 하지 못하고, 믿는 이는 변하게 하며, 혹 재물이나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을 얻으면 곧 거기에 물들고 집착하며, 탐하고 좇아서 거기서 재앙을 보지 못하고, 떠나야 할 길을 보지 못하며, 즐기고 탐하는 마음으로 먹고 씀으로써 몸은 유쾌하거나 윤택하지 못하고, 안온하거나 즐겁지 못하다. 그래서 그로 말미암아 죽음으로 가까이 가거나 혹은 죽을 고생을 한다.

이른바 죽음이란, 계율을 버리고 세속으로 돌아가거나 바른 법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죽을 고생이란, 바른 법을 어기고 죄의 모양을 알지 못하며, 죄를 버릴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큰 코끼리가 연뿌리 뽑아

물에 씻어 먹을 때

다른 코끼리 그걸 본받아

진흙 그대로 먹는다.

진흙 채로 먹기 때문에

여위고 병들어 마침내 죽는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084. 장수경(長壽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찬숲 속 무덤 사이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목숨은 매우 짧아 저승길로 자꾸 나아간다. 그러므로 착한 법을 부지런히 닦고 모든 범행을 닦아야 한다. 한 번 나서 죽지 않는 이는 없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부지런히 방편을 세워 착한 법을 알뜰히 닦지 않고, 어질기와 옳음을 닦지 않는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波旬]은 생각하였다.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 찬숲 속 무덤 사이에 있으면서 여러 성문들을 위해 이렇게 설법한다. 사람의 목숨은 매우 짧아 내지, 어질기와 옳음을 닦지 않는다고. 나는 지금 가서 그것을 교란시켜 주리라.'

악마 파아피만은 소년으로 화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언제나 중생을 시달리우면

사람으로서 긴 목숨 얻고

헤매고 취해 마음이 방일하면

죽는 곳으로 나아가지 않으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는 악마가 와서 교란시키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을 항상 시달리우면

세상에 태어나 목숨 아주 짧으리.

꾸준히 닦고 알뜰히 노력하기

머리에 붙는 불을 끄는 듯하라.

 

잠깐이나마 게으르지 말지니

죽음의 악마 갑자기 닥쳐오리.

너는 바로 악마인 줄 나는 알거니

여기서 빨리 사라져 없어져라.

 

하늘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벌써 내 마음을 알았구나'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85. 수명경(壽命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찬숲 속 무덤 사이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현상은 덧없는 것이다. 그것은 한결같지 않고 편하지 않으며, 쉬지 않고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일체의 함이 있는 행은 그치고 싫어해 여의고, 즐겨하지 말고 거기서 해탈하여야 하느니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 찬숲 속 무덤 사이에 있으면서 여러 성문들을 위해 이렇게 설법한다. 이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이다. 그것은 한결같지 않고 쉬지 않으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모든 함이 있는 행을 그치고 싫어해 여의고, 즐겨하지 말고 해탈하여야 한다고. 나는 저기 가서 그것을 교란시키리라.'

곧 소년으로 화하여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목숨은 낮이나 밤이나 흘러

영원히 있어 다할 때 없느니라.

목숨은 언제나 오고 가는 것

마치 저 수레바퀴 도는 것처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악마가 교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낮과 밤은 언제나 흐르고 흘러

목숨도 따라서 줄어지나니

사람의 목숨 점점 줄어드는 것

마치 작은 개울물 그것과 같다.

 

너는 네가 악마임을 이미 알았다.

스스로 곧 여기서 사라져 없어져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내 마음을 이미 알았구나!'생각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86. 마박경(魔縛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에 일어나 거닐다가, 새벽이 되어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 몸을 바로 하고 단정히 앉아 알뜰한 마음으로 생각을 모았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서 밤에 일어나 거닐다가 새벽이 되어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 몸을 바로 하고 단정히 앉아 생각을 모아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가서 교란시키리라.'

곧 젊은이로 화해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마음을 저 허공에서

긴 밧줄을 가지고 내려와

너 사문을 단단히 묶어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겠노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교란시키려는 짓이다'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다섯 가지 욕망과

여섯째 의식을 늘 말한다.

나는 그것을 영원히 떠나

온갖 괴로움을 이미 끊었다.

 

나는 이미 그 욕망 떠나고

마음과 의심도 사라졌노라.

파아피만아, 나는 너를 아노니

빨리 여기서 사라져 없어지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은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87. 수면경(睡眠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에 일어나 거닐으시다가, 새벽이 되어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 오른쪽으로 누워 밝은 모양으로 생각을 모으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언제나 일어나려는 생각을 하고 계셨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서 일어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지금 가서 교란시키리라.'

곧 젊은이로 화해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으로 말했다.

 

왜 자느냐 어째 자느냐.

죽는 것처럼 왜 자느냐.

빈집에서 왜 자느냐.

벗어났는데 왜 자느냐.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교란시키려는 짓이다'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애욕 그물 때문에 집착하거니

애욕 없으면 누가 끌고 가리.

일체 남은 번뇌를 다 버렸기에

오직 이 부처님만이 편히 잘 수 있느니라.

 

너 악마 파아피만아

여기서 또 무슨 말이 있느냐.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88. 경행경(經行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그리드라쿠우타산[靈鷲山] 속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은 어둡고 가랑비가 내리며 번개 칠 때에, 방에서 나가 거닐고 계셨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 그리드라쿠우타산 속에 있으면서, 밤은 어둡고 가랑비는 내리며 번개가 가끔 칠 때에 방에서 나와 거닐고 있다. 나는 지금 가서 교란시키리라.'

큰 돌덩이를 들고 두 손으로 놀리면서 부처님 앞에 가서 그것을 부수어 가루로 만들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교란시키려는 짓이다'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그리드라쿠우타산을

내 앞에서 부순다 하더라도

여래의 평등한 해탈에 대해선

그 털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리라.

 

또 이 천하의 산이란 산을

부량한 이 부수어 가루 내어도

이 여래의 그 털 하나도

또한 능히 움직이게 하지 못하리.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은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과 슬픔을 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89. 대룡경(大龍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그리드라쿠우타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에 일어나 거닐으시다가 새벽녘이 되어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 몸을 바로 하고 단정히 앉아 생각을 모아 앞에 두고 계셨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 그리드라쿠우타산에 있으면서 밤에 일어나 거닐다가, 새벽에 방에 들어가 몸을 바로 하고 단정히 앉아 생각을 모아 앞에 두고 있다. 나는 지금 가서 교란시키리라.'

그는 곧 큰 용으로 화해 부처님 몸을 일곱 번 돌고 머리를 들어 부처님 정수리에 놓았다. 몸뚱이는 큰배와 같고, 머리를 큰 돛과 같았으며, 눈은 구리쇠 화로와 같고 혀는 뻗치는 번갯불 같았으며, 드나는 숨길은 천둥소리 같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교란시키려는 짓이다'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저 빈집과 같이

<무니>의 마음은 비고 고요하나니

그 안에서 편안히 노니는

부처의 몸도 또한 그러니라.

 

한량이 없는 흉악한 용과

모기, 등에와 파리, 벼룩들

모두 모여와 그 몸 먹어도

그 털 하나도 움직일 수 없나니,

 

저 허공을 부수어 찢고

이 온 땅덩이 쓸어 뒤덮고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

모두들 와서 두렵게 하며

 

칼과 창과 날카로운 화살

모두들 와서 부처 몸 해칠 때

그러한 모든 사나운 해침도

그 털 하나도 다치지 못하리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은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과 슬픔을 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0. 수면경(睡眠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비바라(毘婆羅)산 칠엽림(七葉林)에 있는 돌집 안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에 일어나 한데서 앉았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다가, 새벽이 되어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 몸을 편히 누워 쉬셨다. 오른 옆구리를 땅에 붙이고, 발을 포개고 밝은 모양에 생각을 모으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언제나 일어날 생각을 하고 계셨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 비바라산 칠엽림에 있는 돌집 안에 있으면서, 일어나 한데서 앉았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다가, 새벽이 되어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 앉았다가, 오른쪽으로 누워 쉬면서 발을 포개고 밝은 모양에 생각을 모으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언제나 일어날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지금 가서 교란시키리라.'

그는 곧 젊은이로 화해 부처님 앞으로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 때문에 잠을 자는가.

그렇잖으면 죽음에 든 것인가.

돈이나 재물이 많이 있거니

무엇 때문에 쓸쓸한 곳 지키면서

오직 혼자서 친구도 없이

깊은 잠 속에 빠져 있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교란시키려는 짓이다'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 때문에 자는 것 아니요

그리고 또 죽음에 든 것 아니다.

많은 돈이나 재물 없어도

<근심 없는 보배>를 모을 뿐이다.

 

세상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누워서 쉬노라.

깨어 있어도 의혹하지 않고

잠에 들어도 두려워하지 않노라.

 

낮이나 혹은 또 밤이라 하여

더할 것 없고 덜할 것 없다.

중생을 가엾이 여기어 자노니

그러므로 더하고 덜함이 없느니라.

 

그리고 다시 백 개 창으로

이 몸을 찔러 흔들더라도

오히려 안온하게 잘 수 있거니

이미 마음의 창 떠났기 때문이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은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과 슬픔을 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1. 구지가경(瞿低迦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비바라산 <일곱잎 나무숲>에 있는 돌집 안에 계셨다. 때에 존자 고오디카는 라아자그리하성 선인산(仙人山) 곁에 있는 검은 돌집 안에 있었다. 혼자 고요히 생각하면서 방일하지 않는 행을 닦아 스스로 이익 되고, <때때로 받는 뜻해탈[時受意 解脫]>을 몸으로 증득하였으나 자꾸 되물러났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뒤물러났다가 다시 <때때로 받는 뜻해탈>을 몸으로 증득하고는 이내 다시 물러났다.

존자 고오디카는 생각하였다.

'나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고요히 생각하면서 방일하지 않는 행을 부지런히 닦아 익혀 스스로 이익 됨으로써 <때때로 받는 뜻해탈>을 몸으로 증득하였으나 자꾸 되물러난다. 여섯 번이나 되물러났다. 나는 이제 칼로 자살해 일곱 째는 물러나게 하지 말자.'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 비바라산 곁의 <일곱잎 나무숲>에 있는 석굴 안에 있다. 그 제자 고오디카는 라아자그리하성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돌집 안에 있으면서,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생각하여 <때때로 받는 뜻해탈>을 얻어 몸으로 증득하였으나 여섯 번이나 되물러났다가 다시 얻었다. 만일 저 비구가 자살하면 그 자살로써 내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자, 나는 이제 가서 그 스승에게 알리자.'

그 때에 파아피만은 유리 자루가 있는 비파를 가지고 세존께 나아가 줄을 퉁기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큰 지혜와 큰 방편 있고

자유스러운 큰 신력 가진 이

불꽃처럼 빛나는 제자를 두었으나

지금에 그는 죽으려 한다.

 

큰 <무니>는 마땅히 제어하여

그로 하여금 자살하게 하지 말라.

 

부처 세존의 바른 법안에서

얻지 못한 곳 공부하다가

목숨 마치는 성문 있음을

나는 이제껏 듣지 못했네.

 

때에 악마가 이 게송을 마치자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파아피만은 방일한 종자

제 일로써 일부러 여기 왔구나.

 

견고하고 완전히 갖춘 그 선비

언제나 묘한 선정에 들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꾸준히 노력하여

그 목숨쯤이야 돌아보지 않았다.

 

세 가지 존재의 두려움 보고

그 애욕 완전히 끊어 버리고

이미 악마들 무찔러 항복 받고

고오디카는 반열반하였나니

 

파아피만은 근심하고 괴로워해

비파를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근심과 슬픔을 마음에 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오라. 우리 함께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돌집으로 가서 고오디카 비구가 칼로 자살한 것을 보자."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돌집으로 가시어, 고오디카의 몸이 죽어 땅에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고오디카 비구의 몸이 죽어 땅에 있는 것을 보느냐."

비구들은 사뢰었다.

"예,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너희들은 고오디카 비구 주위에 몸을 감돌아 검은 연기가 일어나 사방에 가득한 것을 보느냐."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고오디카의 몸을 돌면서 그 식신(識神)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구 고오디카는 태어날 마음에 머무르지 않고 칼을 들고 자살하였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고오디카 비구를 위해 첫째 수기(授記)를 하시었다.

그리고 파아피만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상하 사방 모든 곳

두루 그 식신 찾아 봤으나

전연 그 곳을 볼 수 없나니

고오디카는 어디 갔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믿음이 견고한 선비

세상에 아무 것도 구할 것 없어

은혜와 애욕을 뿌리째 뽑고

이 고오디카는 반열반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092. 마녀경(魔女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 강가에 계셨는데, 보리나무 밑에서 도를 이루신 지 오래지 않으셨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고오타마는 지금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 강가에 계시는데, 보리나무 밑에서 도를 이룬 지 오래지 않다. 나는 거기 가서 교란시키리라.'

그는 곧 젊은이로 화해 부처님 앞에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혼자서 쓸쓸한 곳에 들어와

선정에 들어 고요히 생각한다.

나라와 재물 이미 버리고

여기서 다시 무엇을 구비하는가.

 

만일 마을의 이익을 구한다면

어찌하여 사람을 친하지 않는가.

이미 사람을 친하지 않거니

마침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의 교란시키는 짓이다'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미 큰 재물의 이익을 얻어

마음이 만족하고 편하고 고요하다.

모든 악마를 무찔러 항복 받고

어떠한 욕망에도 집착하지 않노라.

 

혼자 고요히 생각하면서

선정의 묘한 기쁨 먹고 있거니

그러므로 구태여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가까이 친하려 않노라.

 

악마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고오타마여, 만일 스스로

그 안온한 열반길 알았거든

너 혼자 스스로 무위(無爲)를 즐겨하라.

무엇 하러 구태여 남을 교화하려는가.

 

부처님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악마의 속박 받지 않는 이

내게 와 <저 언덕> 건너기 물으면

나는 곧 그에게 바른 대답으로써

그로 하여금 열반을 얻게 한다.

 

그 때에 그는 방일하지 않아서

악마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악마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흰 돌이 어린 기름 같아서

새가 날아 와 먹으려 하였으나

마침내 그것을 맛보지 못하고

주둥이만 다치고 허공으로 돌아갔네.

이 나도 또한 그 새와 같거니

헛되이 수고하고 하늘로 돌아가네.

 

악마는 이렇게 말하고 근심과 슬픔을 품고 마음으로 뉘우쳤다. 그래서 머리를 숙이고 땅에 엎드려 손가락으로 땅을 그었다.

그 악마에게는 애욕(愛欲)과 애념(愛念)과 애락(愛樂)이라는 세 딸이 있었다. 그들은 파아피만에게 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버지는 지금 무슨 슬픔에 있는가.

장부여, 무엇 걱정할 것 있는가.

 

나는 지금 이 애욕 밧줄로

코끼리 길들이듯 그를 결박해

아버지 앞에 끌고 와서

아버지 마음대로 따르게 하리.

 

악마는 딸들에게 대답하였다.

 

그는 은혜와 애욕을 떠났거니

애욕으로 능히 부를 수 없다.

그는 악마 경계를 이미 떠났다.

그러므로 나는 근심하고 슬퍼한다.

 

때에 악마의 세 딸은 몸으로 광명을 놓아, 빛나기가 구름 속의 번갯불 같았다. 부처님께 나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서서 여쭈었다.

"저희들은 지금 세존님 발아래 귀의하나이다. 모시게 하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돌아보지도 않으시고 말씀하셨다.

"여래는 모든 애욕을 떠나 마음이 해탈한 줄을 알라."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때에 세 마녀는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사람에게는 갖가지 형상을 따라 좋아하는 애욕이 있다. 우리 이제 각각 변화해서, 백 명의 처녀 모양, 백 명의 신부 모양, 아이 낳지 않은 백 명의 여자 모양, 아이 낳은 백 명의 여자 모양, 백 명의 중년 여자 모양, 백 명의 늙은 여자 모양을 만들자. 이런 갖가지 형상을 만들어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자. -저희들은 지금 높으신 이의 발아래 귀의하나이다. 모시게 하소서- 라고.'

이렇게 의논한 뒤에 갖가지로 변화하였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세존님 발아래 귀의하나이다. 모시게 하소서."

그 때에도 세존께서는 전연 돌아보지도 않으시고

"여래의 법은 모든 애욕을 떠났느니라."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때에 세 악마 계집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만일 아직 애욕을 떠나지 못한 남자라면 우리들의 갖가지 아름다운 모양을 보고는 마음이 곧 어지럽고 욕기가 치밀러 올라 가슴이 찢어지고 뜨거운 피에 얼굴이 달 것이다. 그런데 이제 사문 고오타마는 우리를 전연 돌아보지도 않는다. 여래는 애욕을 떠나 해탈하고 해탈하였다는 생각을 얻은 것 같다. 우리는 이제 각각 게송으로 물어보자.'

그들은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섰다. 애욕 하늘아가씨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혼자서 잠자코 고요히 생각하며

세상의 돈과 재물 보배 버렸네.

이미 세상 이익을 버리었거니

이제 다시 무엇을 구할 것인가.

 

만일 마을의 이익을 구한다면

어찌하여 사람을 친하지 않는가.

이미 사람을 친하지 않거니

마침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부처님께서도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이미 큰 재물의 이익을 얻어

마음이 만족하고 편하고 고요하다.

모든 악마를 무찔러 항복 받고

빛깔 욕망에 집착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구태여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가까이 친하려 않노라.

 

다음에는 애념 하늘아가씨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떠한 묘한 선정 많이 닦았기에

다섯 가지 욕망의 흐름 건너고

또 다시 어떠한 방편으로써

여섯째 그 바다를 건너갔는가.

 

어떠한 묘한 선정 많이 닦았기에

그 모든 깊고 넓은 욕망을 떠나

저 언덕으로 건너게 되어

애욕의 차지함이 되지 않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몸은 그치고 쉬는 즐거움 얻고

마음은 이미 좋은 해탈을 얻어

함[爲]도 없으며 짓는 바도 없거니

바른 생각으로 흔들리지 않노라.

 

모든 법을 밝게 깨달아

어지러운 온갖 생각 일으키지 않고

탐애와 성냄과 잠자는 덮개

이런 것들 모두 다 여의었노라.

 

이러한 것들 많이 닦아 익히어

다섯 가지 욕망을 떠나게 되고

또한 그 여섯째 바다를 건너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되었노라.

 

이와 같이 선정을 닦아 익히어

또한 그 모든 깊고 넓은 욕망에서

저쪽 언덕으로 건너게 되어

욕망의 차지함이 되지 않았다.

 

다음에는 애락 하늘아가씨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은혜와 애정과 또 두터운

갖가지 쌓인 욕망 끊어 버리면

사람으로 깨끗한 믿음 생기고

탐욕의 그 흐름을 건너게 되며

밝은 지혜를 열고 또 피게 하여

죽음의 악마 경계 뛰어 넘으리.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큰 방편으로 널리 건너서

이 여래법에 들어온 사람

그들은 이미 다 건넌 이거니

지혜로운 사람이야 무엇을 걱정하리.

 

때에 세 하늘아가씨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그 아비 악마 파아피만에게로 돌아갔다. 악마 파아피만은 멀리 딸들이 오는 것을 보고 게송으로 희롱하였다.

 

너희들 세 계집애

스스로 그 재주 자랑하면서

모두 몸에서 광명을 놓아

번개가 구름 속에 흐르는 것 같더니

큰 정진의 그 분에게 이르러

제각기 예쁜 모습 나투었으나

도리어 그이에게 들부쉬는 것

바람에 불려 뜨는 솜 같구나.

 

손톱으로 저 산을 부수고

이로 깨물어 쇠탄자를 부수며

털이나 또 연뿌리의 실로써

큰산을 굴리려 한 것 같구나.

화합한 데서 모두 해탈하였거니

부질없이 그 마음 뒤흔들려 하였구나.

 

바람의 발을 붙들어 결박하고

허공의 달을 떨어지게 하거나

손으로 큰 바다 물을 긷거나

숨길로 히말라야 움직인다면

화합한 데서 아주 해탈한 사람

그로 하여금 흔들리게 하리라.

 

깊고도 또 큰 바다 속에서

발 놓을 땅을 구하는 것처럼

모든 화합에서 아주 해탈한

여래의 바른 깨침 큰 바다에서

흔들림 구하는 것 또한 그러하니라.

 

악마 파아피만은 이렇게 세 딸을 희롱한 뒤에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3. 정부정경(淨不淨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 강가에 있는 큰 보리수 밑에서 처음으로 도를 이루셨다.

하늘 악마 파아피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사문 고오타마는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 강가에 있는 보리수 밑에서 처음으로 도를 이루셨다. 나는 지금 가서 교란시키리라.'

그는 곧 몸을 변해 백 가지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모양을 지어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는 멀리서 파아피만의 백 가지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모양을 보시고, 악마 파아피만은 백 가지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모양을 지어 교란시키려 한다고 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긴 밤 동안의 나고 죽는 속에서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모양 짓는구나

너는 왜 부질없이 그런 짓을 하는가.

괴로움의 저 언덕 건너지 못하리라.

 

만일 이 몸과 또 뜻으로

남의 방해나 유혹 받지 않으면

그이는 악마로도 어쩔 수 없어

악마의 마음대로 되지 않나니.

 

악마여, 너는 이런 줄 알고

여기서 스스로 사라져 없어져라.

 

때에 악마는 '사문 고오타마는 이내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과 슬픔을 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4. 고행경(苦行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 강가에 있는 큰 보리수 밑에서 처음으로 바른 깨달음을 이루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선정에 들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고행에서 해탈하였다. 좋구나! 나는 이제 고행에서 잘 해탈하였다. 먼저 바른 소원을 닦아 이제는 이미 위없는 보리를 얻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 강가에 있는 보리수 밑에서 처음으로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다. 나는 지금 가서 교란시키리라.'

그는 젊은이로 변해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크게 고행을 닦음으로서

맑고 깨끗함 얻게 했거니

이제 도리어 그것을 버렸구나.

여기서 또 무엇을 구하는가.

여기서 깨끗하기 구하려 하나

그 깨끗하기 얻을 길 없으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교란시키려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갖가지 고행을 닦는 그것은

모두 다 아무런 뜻 없는 짓

마침내 아무 이익 얻지 못함 알았네.

마치 활을 튕기어 소리 있는 것처럼.

 

계율과 선정, 들음과 지혜 길을

나는 이미 다 닦아 익혀

제일가는 청정을 거기서 얻었나니

그 깨끗하기는 더할 수 없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이내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과 슬픔을 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5. 걸식경(乞食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알라아야[娑羅]라는 바라문촌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사알라아야촌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사알라아야촌에 들어가 걸식한다. 나는 지금 그 집에 먼저 들어가 신심 있는 바라문 장자들에게 말해서 사문 고오타마로 하여금 빈 바리로 나오게 하리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부처님 뒤를 따르면서 이렇게 외쳤다.

"사문이여, 사문이여, 밥을 전연 얻지 못하였는가."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장난하려는 것이다'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여래에 대해

한량이 없는 죄를 짓는다.

너는 여래를 불러

<온갖 고뇌 받느냐>고 말하는구나.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이렇게 말하였다.

"고오타마여, 다시 마을로 들어가라. 밥을 얻게 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록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으나

편하고 즐겁게 살아가나니

마치 저 광음천(光音天)이 언제나

기쁨을 먹고사는 것처럼.

 

비록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으나

편하고 즐겁게 살아가면서

언제나 기쁨으로 밥을 삼나니

이 가진 몸을 의지하지 않느니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과 슬픔을 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6. 승색경(繩色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국 신선이 살던 녹야원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미 인간과 천상의 <밧줄>을 벗어났다. 너희들도 인간과 천상의 밧줄을 벗어났다. 너희들은 인간 세상에 나가 많이 제도하고 많이 이익 되게 하여 인간과 하늘을 안락하게 하되, 짝 지어 다니지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다녀야 한다. 나도 지금 우루벨라아촌으로 가서 세간에 돌아다니리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사문 고오타마는 바아라아나시이 신선이 살던 녹야원에 있으면서 성문들을 위해 이렇게 설법한다. 나는 이미 인간과 천상의 밧줄을 벗어났고 너희들도 그렇다. 너희들은 각각 인간을 교화하라. 나도 지금 우루벨라아촌으로 가서 세간에 돌아다니리라고...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젊은이로 화해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벗어나지 못하고서 벗어났다 생각하고

이미 벗어났다고 스스로 일컬으면

큰 결박에 묶임 되나니

나는 이제 마침내 놓지 않으리.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장난하려는 것이다'생각하시고 말씀하셨다.

 

나는 일체의

인간 천상 밧줄을 벗어났나니

이미 알았다 너 파아피만

곧 여기서 사라져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과 슬픔을 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7. 설법경(說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씨(釋氏)의 석주(石主)라는 석씨촌에 계셨다. 때에 석주라는 석씨촌에는 많은 사람이 염병으로 죽었다. 그래서 여러 곳의 남자나 여자들은 사방에서 몰려 와 세 가지 귀의를 받다 가졌다. 그리고 그 병자들로서 모여 온 남자나 여자나 어른이나 아이들은 다 자기 성명을 일컬으면서 '아무 등의 부처님과 법과 비구중에게 귀의하나이다'고 외쳤다. 온 마을과 도시가 다 이렇게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성문들을 위해 부지런히 설법하실 때에 믿는 마음으로 세 가지 보배에 귀의한 사람들은 다 인간이나 천상에 나게 되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촌에 있으면서 네 가지 대중을 위해 부지런히 설법한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젊은이로 화해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무엇으로 부지런히 법을 연설해

모든 사람들 교화하는가.

반대하거나 반대하지 않거나

한갖 수고로움을 면치 못하리.

그들을 위해 설법하는 것

그것은 곧 결박이 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장난치려는 것이다'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 야차(夜叉)는 알아야 한다.

중생이란 떼를 모아 나는 것이니

만일 지혜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가엾이 여기지 아니하리.

 

가엾이 여기는 마음 있기에

그들을 교화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것

법으론 응당 그러해야 하느니라.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과 슬픔을 품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8. 작왕경(作王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촌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선정에 들어 '왕이 되어서도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지 않으며, 한결같이 법대로 행하고, 법 아닌 것은 행하지 않을 수 있을까'고 생각하였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석주라는 석씨촌에 있으면서 혼자 선정에 들어 이렇게 생각한다. 왕이 되어서도 살생을 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지 않으며, 한결같이 법을 행하고 법 아닌 것은 행하지 않을 수 있을까고. 나는 지금 가서 그를 위해 설법하리라.'

그는 곧 젊은이로 화해 부처님 앞에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잘 간 이시여, 왕이 되어서도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지 않으며, 한결같이 법대로 행하고 법 아닌 것은 행하지 않을 수 있나이다. 세존께서는 지금 왕이 되소서. 잘 간 이께서는 지금 왕이 되소서. 반드시 뜻대로 되리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장난치려는 것이다'생각하시고, 악마에게 말씀하셨다.

"너 악마 파아피만아, 너는 왜 그런 말을 하느냐."

악마는 여쭈었다.

"나는 부처님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나이다. 즉 '만일 네 가지 신통을 많이 닦아 익히면 설산(雪山)을 순금으로 변하게 하여도 조금도 다름없이 곧 만들 수 있다'고.

세존께서는 이제 네 가지 신통을 많이 닦아 익혔나이다. 그러므로 마음대로 설산을 순금으로 변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세존께 '왕이 되소서. 뜻대로 될 것입니다'고 여쭈었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국왕이 되고 싶은 마음은 전연 없다. 그런데 어떻게 되겠는가. 또 나는 설산을 순금으로 변하게 하려는 마음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변하겠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록 여기에 저 설산만한

순금 덩어리 있다고 하자.

어떤 사람 그 금을 얻는다 해도

오히려 만족할 줄 모를 것이다.

 

그러므로 저 지혜로운 사람은

그 금과 돌을 같다고 보느니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099. 중다경(衆多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촌에 계셨다. 그 때에 많은 비구들은 가사를 짓기 위해 공양당(供養堂)에 모여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촌에 있는데 많은 비구들은 가서 가사를 짓기 위해 공양당에 모여 있다. 나는 지금 가서 유혹하리라.'

그는 젊은 바라문 모양으로 변해 머리를 크게 꼬고 짐승가죽 옷을 입고, 손에는 꼬부랑 지팡이를 들고 공양당으로 가서, 대중 앞에서 잠깐 동안 잠자코 섰다가 이내 말하였다.

"너희들은 젊어서 집을 나와 살결은 희고 털을 검으며 한창 청춘이다. 다섯 가지 향락을 누리면서 장엄으로 즐겨할 때다. 그런데 어찌하여 친척을 등지고 울면서 이별하고, 믿음으로 집을 나와 집이 없이 도를 배우는가. 왜 현세의 즐거움을 버리고 다른 세상의 때아닌 즐거움을 구하는가."

비구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현세의 즐거움을 버리고 다른 세상의 때아닌 즐거움을 구하는 것이 아니요, 바로 때아닌 즐거움을 버리고 현세의 즐거움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어떤 것이 때아닌 즐거움을 버리고 현세의 즐거움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세존님 말씀에 의하면, 다른 세상의 즐거움은 맛은 적고 괴로움은 많으며, 이익은 적고 근심이 많다고 하셨다.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현세의 즐거움이란 모든 번뇌를 떠나 시기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통달하고, 현세에서 관찰하는 인연으로 스스로 깨달아 아는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을 현세의 즐거움이라 한다."

때에 바라문은 세 번 머리를 흔들고 잠자코 있다가 지팡이로 땅을 짚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때에 비구들은 겁이 나서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이것은 어떤 바라문이기에 여기 와서 변화를 부리는 것일까.'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비구들은 가사를 짓기 위해 공양당에 모여 있었나이다. 장하게 차린 어떤 바라문이 머리를 꼬아 큰 상투를 틀고 저희들에게 와서 말하였나이다. 너희들은 젊어서 집을 나와.... (위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세 번 머리를 흔들고 잠자코 있다가 지팡이로 땅을 짚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나이다. 저희들은 두려워 몸의 털이 다 일어섰나이다. 그것은 어떤 바라문이기에 여기 와서 그런 변화를 부리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바라문이 아니라 악마 파아피만으로서, 너희들에게 와서 유혹하려 한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릇 모든 괴로움 생기는 것은

모두 다 애욕으로 말미암나니

세상을 다 칼이나 가시라고 안다면

그 누가 애욕을 즐길 것인가.

 

이 세상의 몸 깨달아 느끼는 것

모두 다 칼이나 가시이거니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부지런히 스스로 제어해야 한다.

 

마치 저 히말라야산만큼이나

순금 무더기를 쌓았을 때에

한 사람이 그것을 다 가져 써도

마음은 오히려 만족할 줄 모르거니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평등히 보기를 닦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00. 선각경(善覺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촌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선각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석주라는 석씨촌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는 걸식을 마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걸치고 숲속에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서 낮 선정을 닦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으니, 바른 법안에서 중이 되어 도를 배운다.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으니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의 큰 스승을 만났다.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으니, 범행(梵行)과 계율을 갖춘, 덕망 있고 어질고 착하고 진실한 대중 가운데 있게 되었다. 나는 현세에서도 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오는 세상에서도 어질고 착할 것이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석주라는 석씨촌에 있는데 <선각>이라는 그 성문 제자는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위에서 자헤시 말한 것과 같다) 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서도 어질 것이라고 한다. 나는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큰 몸으로 화해 힘센 장정이 되니, 보는 이마다 두려워하였다. 그 힘은 온 땅덩이를 뒤집어 흔들었다.

그가 선각 비구에게로 가자, 선각 비구는 멀리서 몸이 크고 힘센 장정을 보고 곧 두려움이 생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위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서도 착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나이다. 어떤 몸이 큰 장정이 용맹스럽고 억세어 그 힘은 땅을 흔드는 것을 보았나이다. 저는 그것을 보자 두려움이 생겨 마음이 놀라 털이 일어섰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몸이 큰 장정이 아니다. 그것은 악마 파아피만으로서 너를 어지럽히려는 것이다. 너는 그만 돌아가서 그 나무를 의지해 아까 그 삼매를 닦아 그 악마를 뒤흔들어라. 그렇게 하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때에 존자 선각은 본 곳으로 돌아갔다. 이른 아침이 되어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석주라는 석씨촌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생각하였다. (위의 자세한 말과 같다.)

'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서도 어질 것이다'고.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석씨촌에 머무는데 그 제자 선각은, (위의 자세한 말과 같다.) 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서도 착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다시 큰 몸이 되어 용맹스럽고 억세어 그 힘은 땅을 흔들면서 그의 앞으로 갔다. 선각 비구는 멀리서 보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바른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을 나와서 도를 배웠다.

부처님의 값칠 수 없는 보배에

바른 생각으로 마음 매어 머무나니

 

너의 변하는 그 형상 따라

내 마음 조금도 움직이지 않노라.

너는 곧 허깨빈 줄 나는 아나니

너는 여기서 곧 사라져 없어지라.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이 사문은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01. 사자경(師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국 신선이 살던 녹야원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성문들에게 사자처럼 외치면서 말한다. '이미 알았다. 이미 알았다'고. 여래는 성문들에게 어떤 법을 이미 알았고, 알았기 때문에 사자처럼 외치는가를 모르는가. 이른바 괴로움의 진리와 괴로움의 쌓임, 괴로움의 사라짐, 괴로움이 사라지는 길의 진리이니라."

때에 하늘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사문 고오타마는 바아라아나시이국 신선이 살던 녹야원에 있으면서 여러 성문들을 위해 설법하기를, 네 가지 거룩한 진리를 이미 알았다고 하니, 나는 거기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젊은이로 화해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무엇 하러 대중들 그 앞에서

두려움 없이 사자처럼 외치는가.

내게는 당적할 이 없다고 하여

일체를 항복 받기 희망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만이 장난치려는 것이라 생각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래는 매우 깊은

모든 바른 법을

방편으로서 사자처럼 외치나니

법에 대해서 두려움 없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무엇 때문에 근심하고 두려워하리.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02. 발경(鉢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넓은 벌판에 계시면서 五백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시고 五백 개 바리를 뜰에 두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五백 비구들을 위해 다섯 가지 쌓임의 나고 사라지는 법을 설명하셨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의 많은 사람이 다니는 넓은 벌판에 계시면서 五백 비구와 함께, 다섯 가지 쌓임은 나고 사라지는 법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큰 소로 화해 부처님께 나아가 五백 개 바리 사이로 들어갔다. 비구들은 그를 몰아내어 바리를 부수지 못하게 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것은 소가 아니요 악마 파아피만으로서 장난치려는 것이다."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몸과 느낌과 생각과 행과 의식

그것은 <나> 아니요 <내 것> 아니다.

만일 진실한 이 이치 밝게 알면

거기에 아무 집착할 것 없느니라.

 

마음이 법에 아무 집착 없으면

모든 형상 결박에서 뛰어나나니

그 어느 것이나 밝게 통달해

악마 경계에 머무르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03. 입처경(入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많은 사람이 다니는 넓은 벌판에 계시면서 六백 비구들을 위해 여섯 가지 닿은 경계의 쌓임과 여섯 가지 닿임의 쌓임, 여섯 가지 닿임의 사라짐을 연설하셨다.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라아자그리하성의 많은 사람이 넓은 벌판에 있으면서 六백 비구들을 위해, 여섯 가지 닿는 경계는 쌓이는 법이요, 사라지는 법이라고 연설한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곧 장사로 화해, 몸은 크고 용맹스러워 그 힘은 땅을 움직였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갔다. 비구들은 멀리서 몸이 크고 용맹스러운 그 장사를 보고 곧 두려움이 생겨 몸의 털이 일어서 '저것은 얼마나 무서운 형상인가'고 서로 숙덕거렸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것은 악마로서 장난치려는 것이다."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닿음

그리고 여섯째의 모든 그 법은

사랑스럽고 맞갖고 뜻에 들어

세상에 오직 이것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가장 나쁜 탐욕으로

언제나 범부들을 결박하나니

만일 그런 것들을 뛰어 넘으면

그는 곧 부처의 거룩한 제자로서

악마 경계를 멀리 뛰어 넘나니

마침 구름이 걷힌 해와 같으리.

 

때에 악마 파아피만은 '사문 고오타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생각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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