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잡아함경

잡아함경 제41권

다르마 러브 2012. 6. 17. 21:37

잡아함경(雜阿含經) 41권

 

 

1121. 석씨경(釋氏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석씨들은 부처님께 나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고오타마들은 법재(法齋) 날과 一월, 五월, 九월 달에 재계를 받들어 가져 복덕을 닦느냐."

석씨들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여러 재일에 있어서 어떤 때는 재계를 받들고, 어떤 때에는 받들지 못하나이다. 또 一월, 五월, 九월에 있어서도 어떤 때는 재계하여 모든 공덕을 닦고, 어떤 때는 그렇게 하지 못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고오타마들이여, 너희들은 좋은 이익을 얻지 못한다. 너희들은 교만한 사람이요 번뇌하는 사람. 근심하고 슬퍼하는 사람, 괴로워하는 사람들이다. 무엇 때문에 여러 재일에 있어서 혹은 재계하고 혹은 하지 못하는가. 또 一월, 五월, 九월에도 혹은 재계하여 공덕을 닦고 혹은 하지 못하는가.

고오타마들이여, 비유하면 사람이 이익을 구할 때에 날마다 불어 하루에 一전이며 이틀에 二전, 사흘에는 四전, 나흘에는 八전, 닷새에는 十六전, 엿새에는 三十二전이 된다. 이와 같이 그 사람은 날마다 늘 불어 여드레, 아흐레 내지, 한 달이 되면 재물은 갈수록 불어가겠는가."

장자들은 사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떻냐. 고오타마들이여, 그와 같이 사람의 재물이 갈수록 불으면 자연히 재물이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과연 그로 하여금 十년 동안 한결같이 기쁘고 즐거워 선정에 머무를 수 있게 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혹은 九년, 八년, 七년, 六년, 五년, 四년, 三년, 二년, 一년 동안이나마 기쁘고 즐거워 선정에 늘 머무를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해는 그만두고, 과연 十개월 九개월 八개월 내지 한 달 동안이나마 기쁘고 즐거워 선정에 늘 머무를 수 있겠는가. 한 달은 그만두고 과연 十일, 九일, 八일 내지, 하루, 한 밤 동안이나마 기쁘고 즐거워 선정에 늘 머무를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희들에게 말하리라. 내 성문 중에는 마음이 곧은 이가 있다. 그는 아첨하지 않고 미혹되지 않는다. 나는 그를 十년 동안 교화할 때에, 이 인연으로 그는 곧 백천만 년 동안 한결같이 기쁘고 즐거워 선정에 늘 머무른다면 그것은 그리 될 수가 있다. 十년은 그만두고 九년, 八년 내지 一년, 十개월, 九개월 내지 一개월 열흘, 아흐레 내지 하루, 한 밤 동안 내가 교화할 때에 이튿날 아침에는 훌륭히 나아가게 한다면, 그 인연으로 백천만 년 동안 한결 같이 기쁘고 즐거워 선정에 늘 머무를 것이다. 그래서 두 가지 결과 즉, 사크리다아가아민과나 혹은 아아나가아민과를 성취하게 될 것이니, 그 사람은 먼저 스로오타아판나과를 얻었기 때문이니라."

석씨들은 사뢰었다.

"옳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오늘부터는 모든 재일에는 재계를 닦고 나아가 一월, 五월, 九월에는 여덟 가지 재계를 받들어 가지고 힘을 따라 보시하여 모든 공덕을 닦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다! 고오타마들이여, 그것은 진실의 중요한 부분이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22. 질병경(疾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석씨들은 논의당(論議堂)에 모여 이렇게 의논하였다. 즉, 그 때 어떤 석씨가 석씨 난제(難提)에게 말하였다.

"나는 어떤 때에는 여래에게 나아가 공경하고 공양하며, 어떤 때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어떤 때에는 아는 비구들을 친근하고 공양하며, 어떤 때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지혜 있는 우파아사카들이 다른 우파아사카나 우파아시카아가 병이 들어 고통할 때는 어떻게 교화하고 훈계하며 설법해야 하는가를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이제 세존께 함께 나아가 그 이치를 여쭈어 보자. 만일 세존께서 가르쳐 주시면 마땅히 받들어 행하자."

그 때에 난제는 다른 석씨들과 함께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세존께 여쭈었다.

"저희 석씨들은 논의당에 모여 이렇게 의논하였나이다. 즉 여러 석씨들은 제게 말하기를 '난제여, 우리는 어떤 때는 여래를 뵈옵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어떤 때에는 뵈옵지 않는다. 어떤 때에는 아는 비구들을 가서 보고 친근하고 공양하며 어떤 때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렇게 자세히 말하고) 내지, 만일 부처님께서 가르치고 훈계하시거든 받들어 행하자'고. 그래서 저희들은 오늘 세존께 여쭙나이다. 지혜 있는 우파아사카로서 다른 지혜 있는 우파아사카나 우파아시카아가 병이 들어 고통할 때에는 어떻게 교화하고 가르치고 설법해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지혜 있는 우파아사카가 있으면 병이 들어 고통 하는 지혜 있는 다른 우파아사카나 우파아시카에게 가서 세 가지 기운 내는 법으로서 가르쳐야 한다. 즉 '어진 이여, 너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여야 한다'고.

이 세 가지 기운 내는 법으로써 가르친 뒤에는 다시 물어야 한다.

'너는 부모를 그리워하는가'라고.

그가 만일 부모를 그리워하거든 그 그리움을 버리도록 그에게 말해야 한다.

'네가 부모를 그리워해서 살 수 있다면 그리워해도 좋다. 그러나 그리워함으로써 살지 못한다면 그리워하여 무엇하겠느냐'라고.

그리고 그가 만일 부모를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말하거든 착하다 칭찬하고 따라서 기뻐하여야 하느니라.

다시 그에게 물어야 한다. 즉

'너는 처자와 종들과 재물과 기구들을 생각하는가'라고.

만일 생각한다고 말하거든 그 생각을 버리도록 하되 부모를 그리워하는 생각을 버리게 하는 것처럼 하라. 그리고 만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거든 착하다 칭찬하고 따라서 기뻐하여야 하느니라.

또 다시 물어 보라.

'너는 인간의 다섯 가지 향락을 생각하는가'고.

만일 생각한다고 말하거든 그들 위해 인간의 다섯 가지 즐거움은 나쁜 이슬(액체)로서 깨끗하지 못하고 허물어지며 냄새나는 곳이어서 천상의 훌륭하고 묘한 즐거움보다 못하다고 말하라. 그래서 인간의 다섯 가지 즐거움을 버리고 천상의 다섯 가지 즐거움을 원하게 하여야 한다. 그리고 만일 그 마음이 인간의 다섯 가지 즐거움을 이미 멀리 떠났고, 천사의 훌륭하고 묘한 즐거움을 벌써부터 원한다고 말하거든, 착하다 칭찬하고 따라서 기뻐하여야 하느니라.

다시 그에게

'천상의 묘한 즐거움은 덧없고 괴로우며 빈 것이요, 변하거나 허물어지는 법이다. 모든 천상에는 몸이 있는 훌륭한 하늘[有身勝天]의 즐거움이 있다'고 말하라. 만일 그가 하늘의 즐거움을 원하는 생각을 버렸다고 말하거든 착하다 칭찬하고 따라서 기뻐하여야 하느니라.

다시 그에게 가르쳐 말하라.

'몸이 있는 즐거움도 덧없어 변하거나 무너지는 법이다. 행(行)이 사라진 열반의 즐거움이 있다. 너는 몸이 있는 즐거움을 원하는 생각을 버리고 열반의 고요하고 사라진 즐거움을 즐겨하라. 그것이 가장 훌륭한 것이다'라고.

그 성인의 제자가 이미 몸이 있는 즐거움을 원하는 생각을 버리고 열반을 즐거워하거든 착하다 칭찬하고 따라서 기뻐하여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난제여, 그 성인의 제자를 앞뒤의 차례에 따라 가르치고 훈계하여 일어나지 않은 열반을 얻게 하려는 것은, 마치 비구들이 백 세의 목숨으로서 해탈하고 열반하는 것처럼 하게 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23. 보리경(菩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때에 보오디라는 석씨는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기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유쾌하게 좋은 이익을 얻었나이다. 세존님의 친족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보오디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 말라. '우리는 세존의 친족이 되었기 때문에 좋은 이익을 얻었다'고. 보오디여, 이른바 좋은 이익이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오디여, '나는 마땅히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자'고. 이렇게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24. 왕생경(往生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성인의 제자로서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할 때에, 만일 모든 하늘로서 일찌기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깨끗한 계율을 성취한 인연으로 거기 가서 난 이들은 다 기뻐하고 찬탄하면서 말할 것이다. 즉 '우리도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한 인연으로 이 좋은 세상 천상에 와서 났다. 저 성인의 제자도 지금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게 되었다. 그도 또한 그 인연으로 이 좋은 세상 천상에 와서 날 것이다'고.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의 성취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25. 수다원경(須陀洹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스로오타아판나의 도에 필요한 네 가지 일이 있다. 즉 착한 남자를 친근하는 것과 바른 법을 듣기와 마음의 바른 생각과 법을 따르고 향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26. 수다원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스로오타아판나의 자격에 네 가지가 있다. 무엇이 넷인가.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는 것이니, 이것을 스로오타아판나의 자격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27. 사법경(四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이가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는 스로오타아판나임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넷인가.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의 성취니, 이것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는 스로오타아판나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분별하지 않고 말한 것처럼 그것을 분별하며, 비구, 비구니, 쉭샤마아나[式 摩尼], 슈라아마네라[沙彌], 슈라아만[沙彌尼], 우파아사카, 우파아시카아로서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는 스로오타아판나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위의 낱낱 경에 있어서도 위의 말씀과 같다.)

 

1128. 사과경(四果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문의 네 가지 결과가 있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스로오타아판나과, 사크리다아가아민과, 아아나가아님과, 아라한과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29. 사과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문의 네 가지 결과가 있다. 무엇이 넷인가. 이른바 스로오타아판나과, 사크리다아가아민과, 아아나가아님과, 아라한과이니라. 어떤 것이 스로오타아판나과인가. 세 가지 맺음을 끊은 것을 스로오타아판나과라 한다. 어떤 것이 사크리다아가아민과인가. 세 가지 맺음을 끊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진 것을 사크리다아가아민과라 한다. 어떤 것이 아아나가아민과인가. 욕심 세계의 다섯 가지 결박을 끊은 것을 아아나가아민과라 한다. 어떤 것이 아라한과인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아주 다하고 일체의 번뇌가 아주 다한 것을 아라한과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30. 경행처경(經行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어떤 곳에서 거닐다가 사문의 네 가지 결과 중에서 낱낱의 결과를 얻으면 그 비구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언제나 그곳을 생각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거니는 곳과 같이 선 곳, 앉은 곳, 누운 곳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이 비구와 같이 비구니, 쉭샤마아나, 슈라아마네라, 슈라아만, 우파아사카, 우파아시카아의 낱낱 경에 있어서도 위의 말씀과 같다.)

 

1131. 사식경(四食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음식은 네 가지 요소와 같이 중생을 편안히 살게 하고 이익 되게 하고 거두어 받아 준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삼켜먹기, 닿아먹기, 생각 먹기, 마음먹기이니라.

그와 같이 복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는 안락한 음식이 네 가지 있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의 성취는 복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는 안락한 음식이다.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율의 성취는 복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는 안락한 음식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32. 윤택경(潤澤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위의 말씀과 같다. 다른 것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의 성취는 복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는 안락한 음식이다.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은, 그 들은 모든 법을 기꺼워하고 사랑하며 생각한다. 거룩한 계율의 성취는 복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는 안락한 음식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33. 윤택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위의 말씀과 같다. 다른 것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의 성취는 복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는 안락한 음식이다. 법이나 아끼는 더러움이 중생을 얽매더라도, 마음이 아낌의 더러움을 떠나 대중 속에서 해탈의 보시를 행하고 항상 보시하며, 보시하기를 즐겨하여 평등한 마음으로 보시하고,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는 것은 복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는 안락한 음식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34. 윤택경 3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위의 말씀과 같다. 다른 것은) 이 네 가지 복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법을 윤택하게 하는 안락한 음식이다. 그 거룩한 제자의 공덕의 결과갚음은 얼마만한 복과 얼마만한 결과갚음이라고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많은 복도 큰 공덕의 무더기의 수(數)에 떨어지는 것은 앞의 <다섯 강 비유경>에서 말한 것과 내지 게송을 말한 것과 같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35. 사십천자경(四十天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얼굴이 대단히 아름다운 천자(天子) 四十명은 이른 아침에 부처님께 나아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천자들이여, 너희들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였구나."

때에 천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룬 뒤,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합장하고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였었나이다. 그 공덕을 인연하여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지금 이 천상에 났나이다."

한 천자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였었나이다. 그 공덕을 인연하여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지금 이 천상에 났나이다."

한 천자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중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였었나이다. 그 공덕을 인연하여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지금 이 천상에 났나이다."

한 천자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였었나이다. 그 공덕을 인연하여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지금 이 천상에 났나이다."

때에 천자 四十명은 각각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 스로오타아판나과를 증명한 뒤에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四十명 천자처럼, 四백명 천자, 八백 천자, 十천 천자, 二十천 천자, 三十천 천자, 四十천 천자, 五十천 천자, 五十천 천자, 七十천 천자, 八十천 천자들도 각각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 스로오타아판나과를 증명한 뒤,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36. 월유경(月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달처럼 살고, 처음으로 중 된 이처럼 수줍어하고 부드러우며 겸손하고, 마음을 단속하고 얼굴을 바루어 남의 집에 들어가라. 그리고 눈 밝은 장정이 깊은 물에 다닫고 높은 봉우리에 오를 때에, 마음을 단속하고 얼굴을 바루어 빨리 나아가기를 어렵게 여기는 것처럼 하라. 그러한 비구는 달처럼 살고, 처음으로 중 된 이처럼 수줍어하고 부드러우며 겸손하고, 마음을 제어하고 얼굴을 바루어 남의 집에 들어간다.

카아샤파 비구는 달처럼 살고, 처음으로 중 된 이처럼 수줍어하고 부드러우며 겸손하고 교만이 없어 마음을 제어하고 얼굴을 바루어 남의 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눈 밝은 장정이 깊은 물에 다닫고 봉우리에 오를 때에, 마음을 제어하고 얼굴을 바루고 바로 보고 나아가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어떤 종류의 비구라야 남의 집에 들어갈 만한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依]이십니다. 원컨대 자세히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들은 뒤 마땅히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만일 어떤 비구가 남의 집에서 그 마음이 탐욕과 즐거움에 얽매여 집착하지 않고, 남이 이익을 얻거나 공덕을 지을 때에 자기에게 있는 것처럼 기뻐하고 질투하지 않으며, 스스로 뽐내지 않고 남을 업신여기지 않으면, 그런 종류의 비구는 남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손으로 허공을 어루만지시면서 말씀하셨다.

"지금 내 손이 과연 허공에 붙고 허공에 얽매이며 허공에 물드느냐."

비구들은 사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비구의 법은 항상 그와 같이 집착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으며, 물들지 않는 마음으로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오직 카아샤파 비구만은 집착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으며, 물들지 않는 마음으로 남의 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남이 이익을 얻거나 공덕을 지을 때에는 자기에게 있는 것처럼 기뻐하고 질투하지 않으며, 스스로 뽐내지 않고 남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오직 카아샤파 비구만이 남의 집에 들어가기에 적당하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손으로 허공을 어루만지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뜻에는 어떠하냐. 지금 내 손이 과연 허공에 붙고 허공에 얽매이며 허공에 물드느냐."

비구들은 사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저 카아샤파 비구 마음만은 항상 그와 같아서, 집착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으며, 물들지 않는 마음으로 남의 집에 들어가느니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종류의 비구라야 청정한 설법을 할 수 있는가."

비구들은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요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이십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자세히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듣고는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비구는 이런 마음을 가지고 남을 위해 설법한다. 즉 '어떤 사람이 내게 깨끗한 믿는 마음을 일으켜 그것을 근본으로 하여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을 공양할 것인가'고. 그런 설법은 청정하지 않은 설법이다.

혹 어떤 비구는 남을 위해 설법할 때에 이렇게 생각한다. '세존께서는 바른 법, 율을 드날려 모든 번뇌를 떠나, 시절을 기다리지 않고 현재의 몸을 인연하여 스스로 깨달아 알아 열반으로 바로 향하셨다. 그런데 중생들은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고통에 빠져 있다. 그런 중생으로서 이 바른 법을 듣는 이는 진리로써 이익 되고, 긴 밤 동안에 안락하게 될 것이다'고. 그래서 이 바른 법의 인연으로서 사랑하는 마음, 슬퍼하는 마음, 가엾이 여기는 마음과 바른 법을 오래 머무르게 하려는 마음으로 남을 위해 설법한다. 이것이 청정한 설법이다.

그런데 오직 카아샤파 비구만은 그런 청정한 마음으로 남을 위해 설법하고, 여래의 바른 법, 율로서 내지, 법을 오래 머무르게 하려는 마음으로 남을 위해 설법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그렇게 배워 그렇게 설법하여야 한다. 즉 '여래의 바른 법, 율에 내지, 법을 오래 머무르게 하려는 마음으로 남을 위해 설법하여야 한다'고 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37. 시여경(施與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남의 집에 들어가려 할 때에는 이렇게 생각한다. '저이는 내게 보시할 것이다. 보시하지 않지 않을 것이다. 한꺼번에 주고 차차 주지 않으며, 많이 주고 조금 주지 않으며, 훌륭한 것을 주고 더러운 것을 주지 않으며, 빨리 주고 느리게 주지 않을 것이다'고. 이런 마음으로 남의 집에 들어갔다가는 만일 그가 보시하지 않거나 내지, 느리게 주면, 그 비구 마음은 업신여김을 당했다 하여, 그 때문에 기가 죽어 스스로 장애가 생길 것이다.

혹 어떤 비구는 남의 집에 들어갈 때에는 이렇게 생각한다. '집을 나온 이가 갑자기 남의 집에 가는데 어떻게 보시를 얻고 얻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 한꺼번에 주고 차차 주지 않으며, 많이 주고 조금 주지 않으며, 훌륭한 것을 주고 더러운 것을 주지 않으며, 빨리 주고 느리게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고. 이렇게 생각하고 남의 집에 가면, 혹 그가 주지 않거나 내지 느리게 주더라도 이 비구 마음은 업신여김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기가 죽지 않아서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오직 카아샤파 비구만은 그런 생각으로 남의 집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그렇게 배워 그런 생각으로 남의 집에 가는데 어떻게 보시를 얻고 보시를 얻지 못할 수 없겠는가. 빨리 보시하고 느리게 보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38. 각승경(角勝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슈라아바스티이국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었다.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저녁 때 선정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여러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고 가르치고 훈계하라. 왜 그러냐 하면, 나는 항상 여러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여 가르치고 훈계하였기 때문이다. 그대도 그렇게 하여야 하느니라."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요새 비구들은 가르치기 어렵나이다. 어떤 비구는 설법 듣기를 참지 못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대는 무슨 이류로 그런 말을 하는가."

카아샤파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두 비구를 보나이다. 한 사람은 아아난다의 제자 반다[槃稠]요, 한 사람은 모옥갈라아나의 제자 아비지카[阿浮毘]입니다. 그들은 서로 많이 아는 것을 다투면서 각각 '너는 와서 토론하자. 누가 아는 것이 훌륭한가'고 말하나이다."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부처님 뒤에서 부채로 부처님을 부치고 있다가,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말하였다.

"그만 두시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 그만 참으시오. 존자 카아샤파님, 그 젊은 비구들은 적은 지혜요, 또 나쁜 지혜입니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하였다.

"그만 잠잠하시오. 나는 이 대중 가운데서 그대 일을 묻고 싶지 않소."

존자 아아난다는 잠자코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반다 비구와 아비지카 비구에게 가서 말하라. '스승님께서 너에게 말씀이 있다'고."

그 비구는 분부를 받고 곧 반다 비구와 아비지카 비구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 너에게 말씀이 계신다."

때에 반다 비구와 아비지카 비구는

"분부를 받자왔다."하고, 곧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섰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두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둘은 참으로 서로 다투면서 각각 '너는 와서 겨루어 토론하자. 누가 많이 알고 누가 훌륭하다'고 말하였는가."

두 비구들은 여쭈었다.

"실로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내가 말한 수우트라[修多羅] 즉 게야[祗夜], 수기(受記), 가아타아[伽陀], 우다아나[優陀那], 니다아나[尼陀那], 아파다아나(阿波陀那], 이티부타카[伊帝目多伽], 자아타가[ 多伽], 비풀라[毘富羅], 아부우타다르마[阿浮多達摩], 우파데사[優波提舍] 따위의 법을 가지고 서로 논쟁하면서 각각 '너는 와서 겨루어 토론하자. 누가 많이 알고 누가 훌륭한가'고 말하였는가."

두 비구는 사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내가 말한 수우트라 내지, 우파데사를 알고도 너희 어리석은 이들아, '누가 많이 알고 누가 훌륭한가'고 서로 논쟁할 수 있겠는가."

때에 두 비구는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거듭 사뢰었다.

"참회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참회하나이다. <잘 간 이>시여, 저희들은 미련하고 착하지 못하며 지각이 없어 서로 다투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진실로 허물을 알았다. 어리석고 착하지 못하며, 지각이 없어 서로 다툰 것을 후회하였다. 이제는 이미 스스로 죄를 알고 스스로 죄를 보고, 지견이 생겨 참회하였으니, 미래의 세상에는 율의계(律儀界)가 생길 것이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가엾이 여겨 너희들의 착한 법이 더욱 늘어나 마침내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하지 않으리라. 왜 그러냐 하면 만일 스스로 죄를 알고 스스로 죄를 보고 지견이 생겨 참회하면, 미래 세상에는 율의계가 생겨 마침내 물러나거나 줄어들지 않겠기 때문이니라."

때에 두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1139. 무신경(無信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슈라아바스티이국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었다. 그는 저녁 때 선정에서 일어나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여러 비구들을 가르치고 훈계하라. 여러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여 훈계하고 가르치라. 왜냐 하면, 나는 항상 여러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고 훈계하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대도 그렇게 하여야 하느니라."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요새 비구들에게는 설법하기 어렵나이다. 만일 설법하면 그들은 참지도 못하고 기뻐하지도 않기 때문이옵니다."

"그대는 어떤 일을 보았기에 그런 말을 하는가."

카아샤파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모든 착한 법에 대해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는데, 그에게 설법하면 그는 곧 물러날 것입니다. 만일 나쁜 지혜를 가진 사람이 모든 착한 법에 대해 정진하지 않고 부끄러워하거나 지혜가 없는 설법을 들으면 그는 곧 물러날 것입니다. 만일 사람이 탐욕과 성냄, 잠, 들뜸, 의혹이 있고 몸으로 거만하거나 사나운 짓을 행하며, 분내거나 실망하고 안정하지 않으며 지혜가 없는데, 설법을 들으면 그는 곧 물러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런 나쁜 사람들은 그 마음을 착한 법에 머무르게 할 수도 없는데 하물며 더욱 나아가게 할 수야 있겠습니까. 그런 무리들은 낮과 밤을 따라 착한 법은 줄어들고 더 자라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모든 착한 법에 대해 믿는 마음이 청정하면 그는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착한 법에 대해 꾸준히 노력하고 부끄러워할 줄 알며, 지혜가 있으면 그는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탐욕이 없고 성내거나 자거나 들뜨거나 의혹하지 않으면 그는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몸으로 사납지 않고 마음이 더럽지 않으며, 분내거나 원한이 없으며, 마음이 고요하고 바른 생각과 지혜가 있으면 그는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 사람은 착한 법이 낮과 밤을 따라 더욱 자라나겠거늘 하물며 마음이 머물러 있겠나이까. 그런 사람은 밤낮으로 훌륭하게 나아가기를 구해 마침내 타락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모든 착한 법에 대해 믿는 마음이 없으면 그는 곧 타락할 것이다. (카아샤파의 차례로 널리 말한 것과 같다.)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140. 불위근본경(佛爲根本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슈라아바스티이국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었다. 그는 저녁 때 선정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여러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여 훈계하고 가르쳐라. 왜 그러냐 하면, 나는 항상 여러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여 훈계하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대도 그렇게 하여야 한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요새 비구들은 설법해서 훈계하고 가르치기 어렵나이다. 비구들은 설법 듣기를 참지 못하고 기뻐하지도 않나이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가."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이십니다. 원컨대 세존께서 비구들을 위해 설법해 주시면 비구들은 그것을 듣고 받들어 행할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부처님께서는 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는 아라냐[阿蘭若] 비구는 아라냐에 사는 비구에 대해 아라냐 법을 찬탄하였고, 걸식하는 비구에 대해서는 걸식하는 공덕을 찬탄하였으며, 누더기 입는 비구에 대해서는 누더기 공덕을 찬탄하였다. 만일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거나, 멀리 떠나 수행하거나, 방편을 구해 꾸준히 노력하거나, 바른 생각과 바른 선정을 가졌거나, 지혜롭고 번뇌가 다했거나, 몸으로 증득한 비구이면, 그 행하는 바를 따라 찬탄하고 기리었느니라.

카아샤파여, 아라냐 비구에게는 아라냐 법을 찬탄하고, 번뇌가 다한 비구에게는 번뇌가 다해 몸으로 증득한 것을 찬탄하며, 만일 그런 사람을 보거든 그들을 보고 법다이 위로하라. '잘 오시오. 당신 이름은 무엇이며 누구 제자이신가'고 자리를 양보해 앉게 하라. 그리고 그 어질고 착함을 찬탄하기를 법답게 하되 '사문의 목적을 가졌고 사문의 욕심을 가졌다'고 찬탄하라. 그 때에 만일 같이 머무르거나 같이 놀 사람이면 곧 결정하여 그의 행을 그대로 따라 행하면 오래지 않아 그 소견과 그 욕망이 같아질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젊은 비구로서 아라냐 비구를 보거든 아라냐 법을 찬탄하고, 번뇌가 다해 몸으로 증득하였거든, 젊은 비구는 마땅히 일어나 나가 맞이해, 공경하고 예배하고 문안하며, 같이 살면 오래지 않아 스스로 진리의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와 같이 공경하는 사람은 긴 밤 동안에 안락과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그런데 요새 비구들은 그 오는 이를 보아, 그가 지견이 있고 덕이 많은 이로서, 또 재물과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이 있다고 생각하면, 더불어 말하고 공경하며 문안하고 찬탄하면서 "잘 오시오. 이름은 무엇이며 누구 제자이신가'고 그 복덕을 찬탄한다. 그것은 큰 이익과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이 있다고 느끼고, 또 그 존자와 친근하는 사람도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이 풍족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젊은 비구로서 그 오는 사람을 보고, 큰 지혜와 큰 덕이 있고 또 재물과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이 있다고 느끼면 빨리 일어나 나가 맞이해 공경하고 문안하면서 '잘 오시오'하고 찬탄한다. 그것은 큰 지혜와 큰 덕이 있는 이로서 큰 이익과 의복, 음식, 침구, 의약을 느꼈기 때문이다. 카아샤파여, 그런 젊은 비구는 긴 밤 동안에 이치도 아니요 이익도 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이와 같이 카아샤파여, 그런 비구는 사문의 근임이요 범행의 멸망이여, 큰 장애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다. 그것은 번뇌의 재앙으로서 모든 존재의 불꽃 같은 나고 죽음의 미래의 괴로운 갚음을 거듭 받아,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근심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번민할 것이다. 그러므로 카아샤파여, 아라냐로서 아라냐를 찬탄하고 기리며, 누더기 옷을 입고 걸식하며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고, 멀리 떠나 수행하며, 방편을 구해 꾸준히 노력하고, 바른 생각과 바른 선정이 있으며, 바른 지혜로 번뇌가 다해 몸으로 증득한 사람을 찬탄하고 기리도록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1141. 극로경(極老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슈라아바스티이국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었다. 그는 저녁 때 선정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미 늙어 모든 기관이 쇠약해져 누더기 옷은 무거울 것이다. 내 옷은 가볍고 좋다. 그대도 지금부터는 대중 가운데서도 거사의 한데 섞인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어라."

마하아카아샤파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오랫동안 아라냐를 익혔고, 아라냐와 누더기 옷과 걸식을 찬탄하였나이다."

"그대는 몇 가지 뜻을 보았기에 아라냐를 익혀 아라냐를 찬탄하고 누더기 옷을 입고 걸식하면서 누더기 옷과 걸식하는 법을 찬탄하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두 가지 뜻을 보았나이다. 즉 현세에서는 안락하게 사는 이익을 얻고, 미래에서는 중생을 위해 큰 등불이 되는 것이옵니다. 그래서 미래 세상의 중생들은 생각하기를 '과거 상좌들은 여섯 가지 신통이 있었다. 집을 나온 지 오래되어 범행이 순수하게 익어, 세존님의 찬탄과 지혜로운 범행자들의 섬김을 받았다. 그는 오랫동안 아라냐를 익혀 아라냐를 찬탄하고 누더기 옷으로 걸식하면서, 누더기 옷과 걸식하는 법을 찬탄하였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은 깨끗한 마음으로 따라 기뻐하고 오랫동안 안락과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카아샤파여, 그대는 오랫동안 많은 이익을 주었다.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겼으며, 천상과 인간을 안락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만일 두우타[頭陀] 법을 비방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요, 두우타 법을 찬탄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나를 찬탄하는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두우타 법은 내가 오랫동안 기리고 찬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카아샤파여, 아라냐에 있는 사람은 아라냐를 찬탄하고, 누더기 옷으로 걸식하는 사람은 누더기 옷과 걸식하는 법을 찬탄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마하아카아샤파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1142. 납의중경(衲衣重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오랫동안 슈라아바스티이국 아라냐의 평상 자리에 앉아 있다가, 수염과 머리를 기르고, 헤어진 누더기 옷을 입고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수없는 대중에게 둘러싸이어 설법하고 계셨다. 여러 비구들은 존자 마하아카아샤파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그를 업신여겨 말하였다.

"저이는 어떤 비구기에 의복은 누추하고 위의도 없이 오는가. 옷을 펄럭이며 오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의 생각을 아시고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잘 오라 카아샤파여, 이 절반 자리에 앉아라. 나는 이제 마침내 알았다. 누가 먼저 집을 나왔던가. 그대인가, 나인가."

여러 비구들은 곧 마음에 두려움이 생겨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여러분, 이상하다! 저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큰 덕과 큰 힘이 있다. 그는 스승님의 제자인데 반자리[半座]로 청하신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제 스승이시요, 저는 제자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나는 큰 스승이요 그대는 내 제자다. 그대는 그만 앉아 편할 대로 하라."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여러 비구들을 경계해 깨우쳐주고, 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자기가 얻은 바 훌륭하고 광대한 공덕과 같다는 것을 대중에게 나타내시기 위해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각(覺)도 있고 관(關)도 있어, 첫째 선정을 완전히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으로 머무른다. 마하아카아샤파도 나와 같아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첫째 선정을 완전히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으로 머무른다. 내가 둘째, 셋째, 넷째 선정을 완전히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으로 머무르려고 하면, 저 마하아카아샤파도 또한 그와 같이 넷째 선정을 완전히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으로 머무르느니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랑하는 마음, 가엾이 여기는 마음, 기쁘게 하는 마음, 평등하게 보는 마음과 허공 경계, 의식 경계, 아무 것도 없는 경계, 생각도 아니요 생각 아닌 것도 아닌 경계와 또 신통 경계인 하늘귀, 남의 속 아는 지혜, 전생 일을 아는 지혜, 나고 죽음을 아는 지혜, 번뇌가 다한 지혜를 완전히 갖추어, 범이나 낮이나 혹은 밤낮으로 머무르면, 저 카아샤파 비구도 또한 그와 같이 번뇌가 다한 지혜를 완전히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으로 머무르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한량없는 대중 가운데서, 마하아카아샤파는 자기의 광대하고 훌륭한 공덕과 같음을 칭찬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143. 시시경(是時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고,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와 존자 아아난다는 그리드라쿠우타 산에 있었다.

"지금 우리는 그리드라쿠우타산을 떠나 라아자그리하성에 들어가 걸식합시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잠자코 승낙하였다.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와 존자 아아난다는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라아자그리하성에 들어가 걸식하여 하다가, 존자 아아난다는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말하였다.

"때가 너무 이르오. 잠깐 비구니 절에 들려 갑시다."

그들은 곧 들려 가기로 하였다. 때에 비구니들은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와 존자 아아난다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얼른 자리를 펴고 앉기를 청하였다. 그리고 여러 비구니들은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와 존자 아아난다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여러 비구니들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해 보이고 기쁘게 하였다. 때에 툴라팃사아[偸羅難陀] 비구니는 기뻐하지 않고 이렇게 욕설하였다.

"아아르야[阿梨] 마하아카아샤파님, 어떻게 아아르야 아아난다 비제하[ 提訶] 무니 앞에서 비구니를 위해 설법하십니까. 마치 바늘을 파는 아이가 바늘 장수 집에 바늘을 파는 것처럼, 아아르야 마하아카아샤파님이 아아르야 아아난다 비제하 무니 앞에서 비구니를 위해 설법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툴라팃사아 비구니가 마음이 불쾌하여 나쁜 욕설하는 말을 듣고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저 틀라팃사아 비구니가 마음이 불쾌하여 나쁜 욕설하는 것을 보는가. 아아난다님, 어째서 나는 바늘을 파는 아이요 그대는 바른 장사로서, 내가 그대 앞에서 판다는 것인가."

존자 아아난다는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말하였다.

"그만 그치시오. 참아야 하오. 어리석은 늙은 할멈이 지혜가 적고 조금도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아아난다님, 세존,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께서 알고 보시는 바를 대중 가운데서, <달 비유경>으로서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을 그대는 듣지 않았는가. 즉 '비구는 마땅히 달처럼 살고 항상 새로 된 중처럼 하라'고. 이와 같이 자세히 말씀하셨다. 아아난다님, 달처럼 살고 항상 새로된 중처럼 하는가."

아아난다는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

"아아난다님, 세존,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께서 알고 보시는 바로 '비구여, 마땅히 달처럼 살고, 항상 새로된 중처럼 하라'고 하신 말씀이, 오직 마하아카아샤파를 위해서라고 그대는 들었는가."

"그렇소,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

"아아난다님, 그대는 일찌기 세존,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의 지견으로 한량없는 대중 가운데서 '그대는 와서 앉아라'고 청함을 받은 일이 있는가. 또 세존께서 '자기의 광대한 덕과 같다'고 그대를 찬탄하신 일이 있는가. 아아난다님,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번뇌가 다한 신통이라고 그대를 칭찬하신 일이 있는가."

"아니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

"그렇다! 아아난다님, 세존,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께서는 한량없는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잘 오라. 마하아카아샤파여, 그대에게 반자리를 준다'고 말씀하셨다. 다시 대중 가운데서 자기의 <광대한 공덕과 같다>하시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번뇌가 다한 신통>으로써 마하아카아샤파를 찬탄하셨던가"

"그렇소,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

때에 마하아카아샤파는 비구니들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치었다.

 

1144. 중감경(重減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와 존자 아아난다는 라아자그리하성 그리드라쿠우타산에 있었는데, 세존께서 열반하신 지 오래지 않았다. 때에 세상은 흉년이 들어 걸식하여도 얻기 어려웠다.

존자 아아난다는 많은 젊은 비구들과 함께 있으면서 모든 감관을 잘 단속하지 못하였다. 음식은 양(量)을 알지 못하였고, 초저녁과 새벽에도 좌선하기를 힘쓰지 않고 잠자기를 즐겨해 집착하였다. 항상 세상 이익을 구해 세간에 노닐면서 남쪽 천축(天竺)으로 갔다. 거기서 三十명 젊은 제자들은 계율을 버리고 속세로 돌아갔고, 나머지는 대개 동자(童子)들이었다. 존자 아아난다는 남산(南山) 국토에서 노닐다가 적은 무리를 데리고 라아자그리하로 돌아왔다.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대중이 적구나!"

아아난다는 대답하였다.

"남산 국토에서 세간에 노닐다가 젊은 비구 三十명은 계율을 버리고 속세로 돌아갔기 때문에 대중이 줄었고, 지금 남은 이도 대개 동자요."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하였다.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께서는 몇 가지 복과 이익을 보셨기에 세 사람 이상이 모여 먹는 것을 억제하는 계율을 만드셨던가."

아아난다는 대답하였다.

"두 가지 일 때문이오. 둘이란, 첫째는 가난하고 작은 집 때문이오, 둘째는 여러 나쁜 사람이 패를 만들어 서로 부수기 때문이오. 즉 나쁜 사람이 대중 가운데 있어 대중이란 이름으로 대중을 막아 두 패로 갈라져 서로 미워하고 다투지 못하도록 하신 것이오."

"그대는 그 뜻을 알면서, 어째서 흉년 등 때에 많은 젊은 비구를 데리고 남산 국토에 노닐다가, 三十명이 계율을 보리고 속세로 돌아감으로서 대중을 줄게 하고, 나머지는 대개 동자인가. 아아난다님, 그대가 대중을 줄게 한 일을 보면 그대도 동자요, 요령이 없기 때문이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 나는 이미 머리털이 두 가지 빛깔인데 어떻게 동자라고 부르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말하였다.

"그대는 흉년 든 세상에 여러 젊은 제자들과 세간에 노닐다가 三十명 제자를, 계율을 버리고 속세로 돌아가게 하고, 나머지는 동자로서 대중을 줄게 하였으니, 요령이 없기 때문이오. 그러면서 말하기를 '늙은이의 대중은 무너지고 아아난다의 대중은 더 무너졌을 뿐이다'고 하오. 아아난다님, 그대는 동자여. 요령이 없기 때문이오."

때에 팃사아 비구니는 존자 마하아카아샤파가 존자 아아난다 비제하 무니를 동자라고 꾸짖는 것을 보고 불쾌히 여겨 이렇게 욕설하였다.

"아아르야 마하아카아샤파는 본래 외도 사문으로서 어떻게 아아르야 아아난다 비제하 무니를 동자라고 꾸짖고 동자라는 이름을 퍼지게 하는가."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하늘귀로서 팃사아 비구니가 마음이 불쾌하여 욕설하는 소리를 듣고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보시오. 저 티사아 비구니는 마음이 불쾌하여 욕설하였소. '마하아카아샤파는 본래 외도 사문으로서 아아르야 아아난다 비제하 무니를 꾸짖고 동자라는 이름을 퍼지게 하였다'고."

존자 아아난다는 대답하였다.

"그만 그치시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 참으시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 저 어리석은 늙은 할멈은 타고난 지혜가 없소."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는 아아난다에게 말하였다.

"나는 집을 나온 뒤로 어떤 다른 스스로 알지 못하고 오직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 뿐이오, 나는 집을 나오기 전에는 항상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을 생각하였소. 집에 있으면서 번거로운 일과 온갖 번뇌가 많으며, 집을 나오면 쓸쓸한 곳, 즉 속인으로서는 살기 어려운 숲속에 살면서 한결같이 조촐하여 목숨을 마치도록 순일하고 원만하며, 깨끗하여 범행이 맑게 되는 것을 알았소.

그래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와 집이 없이 도를 배우리라 생각하였소. 백천금의 값어치가 되는 옷을 조각조각 끊어 상가아티이를 만들고, 만일 세상에 아라한이 있으면 가만히 그를 따라 집을 나오리라 하였소. 내가 집을 나온 뒤에는 라아자그리하성과 나알라[那羅] 촌 중간에 있는 다자탑(多子塔)에서 세존님을 뵈옵게 되었소. 그는 몸을 바루고 단정히 앉았는데 상호(相好)는 원만하고 모든 감관은 지극히 고요하며 첫째 숨이 끊어져 마치 금산(金山)과 같았소.

나는 그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소. '이 분은 내 스승이시요, 세존이시요, 아라한이시요, 다 옳게 깨달으신 이다'고. 그 때에 나는 한 마음으로 합장하고 경례한 뒤에 부처님께 사뢰었소.

'당신은 내 스승이시요, 저는 당신의 제자입니다'고.

부처님께서는 내게 말씀하셨소.

'그렇다 카아샤파여, 나는 네 스승이요 나는 내 제자다. 카아사파여, 너는 지금 그러한 진실하고 깨끗한 마음을 성취하였다. 만일 공경을 받는 이로써 알지 못한 것을 안다고 말하고, 보지 못한 것을 보았다고 말하며, 진실로 아라한이 아니면서 아라한이라 말하고, 다 옳게 깨달은 이가 아니면서 다 옳게 깨달은 이라고 말한다면, 그는 저절로 몸이 일곱 조각으로 부서질 것이다.

카아샤파여, 나는 지금 알기 때문에 안다고 말하고, 보기 때문에 본다고 말하며, 진실로 아라한이기 때문에 아라한이라 말하고, 진실로 다 옳게 깨달은 이기 때문에 다 옳게 깨달은 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카아샤파여, 나는 지금 인연이 있기 때문에 성문을 위해 설법한다.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의지하는 데가 있으며, 의지하는 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카아샤파여, 만일 법을 듣고자 하거든 이렇게 배워야 한다. 만일 법을 듣고자 하거든 이치로서 이익케 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공경하고 존중하며 알뜰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여 들어 이렇게 생각하라. 나는 다섯 가지 쌓임의 나고, 사라짐과 여섯 가지 닿는 감관의 쌓임과 일어남과 사라져 없어짐을 바르게 관찰하고, 네 가지 생각하는 곳을 바르게 생각해 즐거이 머무르며, 일곱 가지 깨달음 갈래와 여덟 가지 해탈을 닦아 몸으로 증득하고, 항상 그 몸을 생각해 조금도 끊이지 말며, 부끄러워할 줄을 알아 스승과 큰 덕이 있는 범행자들에 대해 항상 부끄러워하면서 살자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나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보시고, 기쁘게 하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소. 나는 그가 계신 곳으로 따라갔소. 나는 백천금 값어치 옷을 끊어 상가아티이를 만들고 네 겹으로 접어 자리를 만들었소.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나의 지극한 마음을 아시고 곳곳에서 길을 빠져나가셨소. 나는 곧 옷을 깔아 앉을 자리를 만들어 앉으시게 하면 세존께서는 곧 앉아 손으로 옷을 어루만지시면서 찬탄하였소.

'카아샤파여, 이 옷은 가볍고 곱구나. 이 옷은 부드럽고 연하구나!'

그 때에 사는 사뢰었소.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그 옷은 가볍고 곱나이다. 그 옷은 부드럽고 연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옷을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너는 내 누더기 옷을 받아라. 나는 너의 상가아티이를 받으리라.'하시고 곧 손수 자기 누더기 옷을 내게 주시고 나는 곧 부처님께 상가아티이를 바쳤소. 이렇게 차츰 가르치시매 나는 여드레 동안에 법을 배움으로서 걸식하는 법을 받았고, 아흐렛만에는 <배울 것 없는 이[無學]>가 되었소.

아아난다님, 만이 어떤 바로 묻는 이가 있어, 누가 세존님의 법의 아들로서 부처님 입에서 나왔고, 법의 교화에서 났으며, 붙여주시는 법의 재물을 받고, 모든 선정의 해탈과 삼매를 바로 받았는가고 묻거든 내가 곧 그이라고 말하시오. 이것은 바른 말이오.

비유하면 전륜성왕의 맏아들이 정수리에 물을 쏟고, 왕위에 오르면 왕의 다섯 가지 욕망의 즐거움은 괴롭게 방편을 쓰지 않고도 저절로 얻어지는 것처럼, 나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의 법의 아들로서 부처님 입에서 나왔고, 법의 교화에서 났으며, 끼치신 법의 재물을 얻고, 법과 선정의 해탈과 삼매를 바로 받음은 괴롭게 방편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오.

또 비유하면 전륜성왕의 보배 코끼리는 높이가 七, 八주가 되더라도 타알라나무 잎 하나로 가리우려고 하는 사람처럼,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의 여섯 가지 신통의 지혜는 곧 모든 것을 가리울 것이오. 만일 신통 경계를 증득한 지혜와 번뇌의 다함을 증득한 지혜와 번뇌의 다함을 증득한 지혜에 대해 의혹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은 능히 그것을 말해 결정하게 할 것이오. 내가 오랫동안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님을 공경하고 믿고 존중하는 것은 그런 큰 덕과 신력을 가졌었기 때문이오."

존자 마하아카아샤파가 이렇게 말할 때, 존자 아아난다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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