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단

기타 승가생활 (4) 병든 차마 비구의 변재

다르마 러브 2013. 8. 29. 16:27

그 때 차마(差摩) 비구는 구사미국의 발다리원(跋陀梨園)에서 지내며 심한 병을 앓고 있었는데, 다사(陀娑)라는 비구가 병자를 보살피고 있었다. 그 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나아가 상좌 비구들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차마 비구에게 가서 '여러 상좌 비구들이 묻나니, 그대 몸은 좀 나아 안온합니까, 고통이 더 심해지진 않았습니까'라고 물어보시오."

이 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분부를 받고 차마 비구에게 가 말하였다.

"여러 상좌 비구들께서 '병환은 좀 차도가 있습니까, 고통이 더하지는 않습니까' 하고 안부를 물었습니다."

차마 비구는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내 병은 차도가 없어 몸이 안온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고통은 갈수록 더해 나을 길이 없습니다. 만일 힘센 역사가 연약한 사람을 붙잡아 노끈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두 손으로 세게 조른다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헌데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은 그보다 더합니다. 또 만일 백정이 예리한 칼로 소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끄집어낸다면 그 소의 고통이 어떻겠습니까? 그러나 지금 내 복통은 그 소보다 더합니다. 또 마치 두 역사가 연약한 한 사람을 붙들어 불 위에 매달아 놓고 두 발을 태우는 것과 같은데, 지금 내 두 발의 열은 그보다 더합니다."

이 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차마 비구가 말한 병세를 여러 상좌들에게 자세히 말씀드렸다.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시 다사 비구를 차마 비구에게 보내며 "세존께서는 5수음(受陰)을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色受陰)․수수음(受受陰)․상수음(想受陰)․행수음(行受陰)․식수음(識受陰)입니다. 그대 차마는 이 5수음에 대해 '나[我]도 아니요, 내 것[我所]도 아니다'라고 조금이라도 관찰해 보았습니까" 하고 말하게 하였다.

그 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분부를 받고 차마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이하 중간 생략…)

"어찌 번거롭게 그대를 오가게 하겠습니까? 그대는 지팡이를 가져다 주십시오. 지팡이를 짚고 내가 직접 그 상좌들께 가보겠습니다. 지팡이를 가져다 주십시오."

차마 비구는 곧 스스로 지팡이를 짚고 여러 상좌들에게로 갔다. 이 때 여러 상좌들은 멀리서 차마 비구가 지팡이를 짚고 오는 것을 보고는 몸소 자리를 펴고 발을 얹을 궤를 바로 놓았고, 직접 나가 그를 맞이하면서 가사와 발우를 받고 자리를 권해 앉게 하고, 서로 위로한 뒤에 차마 비구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나라는 교만[我慢]을 말했는데, 어디서 나[我]를 봅니까? 색이 나입니까? 나는 색과 다릅니까?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이 나입니까? 나는 식과 다릅니까?"

차마 비구는 아뢰었다.

"색이 나인 것도 아니요, 나는 색과 다른 것도 아닙니다.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이 나인 것도 아니요, 나는 식과 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5수음에 대해서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아직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했습니다. 그 나[我]라는 것은 마치 우발라(優鉢羅)․발담마(鉢曇摩)․구모두(拘牟頭)․분다리(分陀利) 꽃들의 향기와 같습니다. 즉 뿌리가 곧 향기입니까? 향기는 뿌리와 다른 것입니까? 줄기․잎도 마찬가지이며, 꽃술의 정추(精?)가 곧 향기입니까? 향기는 그 정추와 다른 것입니까? 이런 등등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 상좌들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차마 비구야, 우발라․발담마․구모두․분다리 꽃들의 뿌리가 곧 향기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향기가 뿌리와 다른 것도 아닙니다. 줄기․잎도 마찬가지이며, 꽃술의 정추가 곧 향기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향기가 그 정추와 다른 것도 아닙니다."

차마 비구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그것은 어떤 향기입니까?"

상좌들이 대답했다.

"그것은 꽃향기입니다."

차마 비구는 말하였다.

"나[我]라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색이 곧 나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나는 색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이 곧 나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나는 식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이처럼 저는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보지만 아직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했습니다.

여러 상좌들께서는 제 말을 들으십시오. 무릇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 인해 이해하게 됩니다. 그것은 마치 유모의 옷을 세탁하는 집에 주면 여러 가지 잿물로 때를 빼고, 그래도 여전히 남는 냄새가 있을 때는 여러 가지 향 연기로 냄새를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도 5수음을 떠나 '그것은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바르게 관찰하지만 그 5수음에서 아직은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끊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떠나지 못하고, 뱉어 버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뒤에 다시 5수음에 대해서 생각을 더욱 골똘히 해 '이것은 색이요, 이것은 색의 발생이며, 이것은 색의 소멸이다.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은 식이요, 이것은 식의 발생이며, 이것은 식의 소멸이다'라고 그 생성과 소멸을 관찰합니다. 그래서 5수음에 대해 이렇게 그 생성과 소멸을 관찰한 뒤에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모두 없앱니다. 이것을 진실한 바른 관찰이라 합니다."

차마 비구가 이 법을 설명했을 때, 모든 상좌 비구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리고 차마 비구는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아 마음이 해탈하게 되었고, 법의 기쁨과 이익 때문에 몸의 병이 모두 없어졌다. 이 때 여러 상좌 비구들은 차마 비구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그대의 첫 설법을 들었을 때 이미 이해하고 이미 즐거워하였으니, 어찌 거듭 들어볼 필요가 있었겠습니까! 우리가 다시 물었던 것은 그대의 미묘한 변재를 들어보기 위함이었지 그대를 희롱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대는 과연 능히 여래․응공[應]․등정각(等正覺)의 법을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이 때 상좌 비구들은 차마 비구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時。有差摩比丘住拘舍彌國跋陀梨園。身得重病。時。有陀娑比丘爲瞻病者。時。陀娑比丘詣諸上座比丘。禮諸上座比丘足。於一面住。諸上座比丘告陀娑比丘言。汝往詣差摩比丘所。語言。諸上座問汝。身小差安隱。苦患不增劇耶。時。陀娑比丘受諸上座比丘敎。至差摩比丘所。語差摩比丘言。諸上座比丘問訊汝。苦患漸差不。衆苦不至增耶。差摩比丘語陀娑比丘言。我病不差。不安隱身。諸苦轉增無救。譬如多力士夫。取羸劣人。以繩繼頭。兩手急絞。極大苦痛。我今苦痛有過於彼。譬如屠牛。以利刀生割其腹。取其內藏。其牛腹痛當何可堪。我今腹痛甚於彼牛。如二力士捉一劣夫。懸着火上。燒其兩足。我今兩足熱過於彼。時。陀娑比丘還至諸上座所。以差摩比丘所說病狀。具白諸上座。時。諸上座還遣陀娑比丘至差摩比丘所。語差摩比丘言。世尊 所說。有五受陰。何等爲五。色受陰。受.想.行.識受陰。汝差摩能少觀察此五受陰非我.非我所耶。時。陀娑比丘受諸上座比丘敎已。…… 何煩令汝驅驅往反。汝取杖來。我自扶杖。詣彼上座。願授以杖。差摩比丘卽自扶杖。詣諸上座。時。諸上座遙見差摩比丘扶杖而來。自爲敷座。安停脚机。自往迎接。爲持衣缽。命令就座。共相慰勞。慰勞已。語差摩比丘言。汝言我慢。何所見我。色是我耶。我異色耶。受.想.行.識是我耶。我異識耶。差摩比丘白言。非色是我。非我異色。非受.想.行.識是我。非我異識。能於五受陰我慢.我欲.我使。未斷.未知.未離.未吐。譬如優缽羅.缽曇摩.拘牟頭.分陀利華香。爲卽根香耶。爲香異根耶。爲莖葉鬚精.麤香耶。爲香異精.麤耶。爲等說不。諸上座答言。不也。差摩比丘。非優缽羅.缽曇摩.拘牟頭.分陀利根卽是香.非香異根。亦非莖葉鬚精.麤是香。亦非香異精.麤也。差摩比丘復問。彼何等香。上座答言。是華香。差摩比丘復言。我亦如是。非色卽我。我不離色。非受.想.行識卽我。我不離識。然我於五受陰見非我.非我所。而於我慢.我欲.我使。未斷.未知.未離.未吐。諸上座聽我說譬。凡智者。因譬類得解。譬如乳母衣。付浣衣者。以種種灰湯。浣濯塵垢。猶有餘氣。要以種種雜香。薰令消滅。如是。多聞聖弟子離於五受陰。正觀非我.非我所。能於五受陰我慢.我欲.我使。未斷.未知.未離.未吐。然後於五受陰增進思惟。觀察生滅。此色.此色集.此色滅。此受.想.行.識。此識集.此識滅。於五受陰如是觀生滅已。我慢.我欲.我使。一切悉除。是名眞實正觀。差摩比丘說此法時。彼諸上座遠塵離垢。得法眼淨。差摩比丘不起諸漏。心得解脫。法喜利故。身病悉除。時。諸上座比丘語差摩比丘言。我聞仁者初所說。已解已樂。况復重聞。所以問者。欲發仁者微妙辯才。非爲嬈亂汝。便堪能廣說如來.應.等正覺法。時。諸上座聞差摩比丘所說。歡喜奉行 (差摩經 대정장 2/29 하~30 하;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 158~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