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존자 담미(曇彌)는 그 고향의 존장으로서 불도(佛圖)의 주인이 되어 사람들의 존숭을 받았다. 그러나 성질이 흉악하고 난폭하며, 또 극히 추악하여 모든 비구들을 욕설로 꾸짖고 나무랐다. 그러므로 그 지방의 비구들은 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 거기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에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優婆塞)들은 그 지방의 비구들이 모두 고향을 버리고 떠나, 거기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지방의 모든 비구들은 무슨 생각으로 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 여기서 살기를 좋아하지 않는가?'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은 '이 지방의 존자 담미는 고향의 존장으로서 불도의 주인이 되어 사람들의 존숭을 받지만 성질이 악하고 난폭하며, 또 극히 추악하여 모든 비구들을 욕설로 꾸짖고 나무랐다. 그러므로 이 지방의 모든 비구들은 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 여기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은 이 말을 들은 뒤에 곧 존자 담미가 있는 곳으로 함께 가서 담미를 쫓아내고,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다.
이에 존자 담미는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내몰려 고향의 모든 절에서 쫓겨나게 되자, 곧 옷을 챙기고 발우를 가지고, 길을 떠나 사위국으로 가서 승림급고독원에 머물렀다. 이에 존자 담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욕되게 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으며, 잘못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를 부려 저를 쫓아냈고 제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담미여, 그런 말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존자 담미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욕되게 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으며, 잘못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를 부려 저를 쫓아냈고, 제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담미여, 옛날 이 염부주의 여러 상인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때면 시안응(視岸鷹)을 가지고 갔다. 그들은 큰 바다로 나아간 지 오래지 않아 곧 시안응을 풀어주었다. 그 시안응은 만일 큰 바다의 언덕에 이르게 되면 끝내 배로 돌아오지 않았고, 만일 큰 바다의 언덕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 그 시안응은 곧 배로 돌아왔다. 이와 같이 담미여, 너는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쫓겨 네 고향의 모든 절에서 쫓겨나게 되었으므로 곧 내게로 돌아온 것이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담미여, 어찌 굳이 그런 말이 다시 필요하겠는가?"
존자 담미는 다시 세 번째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욕되게 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으며, 잘못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를 부려 저를 쫓아냈고, 제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또한 세 번째로 말씀하셨다.
"담미여, 네가 사문의 법에 머물렀는데도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이 쫓아냈고,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는가?"
이에 존자 담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사문이 사문의 법에 머무는 것이라 합니까?" (…부처님은 여기서 나무하늘사람의 법을 예로 든다.…)
이와 같이 담미여, 만일 어떤 비구가 꾸짖더라도 사문은 꾸짖지 않고, 성내는 자 있어도 성내지 않으며, 부수는 자 있어도 부수지 않고, 치는 자 있어도 치지 않아야 하나니, 이와 같이 담미여, 사문은 사문의 법에 머무느니라."
이에 존자 담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고 울면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의 법에 머물렀습니다. 오늘부터는 사문으로서 사문의 법에 머물겠습니다."
敎曇彌經 대정장 1/618 중~하;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876~877.
如是。曇彌。若有比丘罵者不罵。瞋者不瞋。破者不破。打者不打。如是。曇彌。沙門住沙門法於是。尊者曇彌卽從坐起。偏袒着衣。叉手向佛。啼泣垂淚。白曰。世尊。我非沙門住沙門法。從今日始沙門住沙門法。(敎曇彌經 대정장 1/619 중;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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