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雜阿含經) 45권
1198. 아갈비경(阿 毘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아알라비카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王園]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좌선하고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그 제자 아알라비카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으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좌선하고 있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고.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그 비구니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아아르야[阿姨]여, 어디로 가려 하는가."
비구니는 대답하였다.
"어진 이여, 멀리 떠난 곳으로 가려 하노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세상에는 뛰어날 길 없거니
멀리 떠나기를 구하여 무엇하리.
돌아가 다섯 가지 욕심 즐기고
이 뒷날의 후회를 남기지 말라.
때에 아알라비카아 비구니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누가 나를 두렵게 하려는 것인가. 이것은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
그리고 또 생각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악마가 나를 어지럽히려는 것이다'
이렇게 깨닫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세상에는 뛰어날 길 있어
나는 그것을 얻은 줄 안다.
미련하고 하천한 너 악마여
너는 그 길을 알지 못한다.
마치 날카로운 칼로 해치는 것처럼
다섯 가지 욕심도 그와 같으며
마치 살덩이를 베는 것처럼
괴로움의 쌓임도 그와 같으니
네가 이제 말한 것 같은
다섯 가지 욕심을 즐겨하는 것
그것은 즐거워할 것 아니요
크게 두려워할 것이니라.
모든 기쁨과 즐거움 떠나고
갖가지의 큰 어두움 버리고
그로서 모든 사라짐[滅盡] 몸으로 증득하면
모든 번뇌 여의어 편안히 사느니라.
나는 네가 악마인줄 깨달아 알았거니
이내 곧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저 아알라비카아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다!' 생각하고 근심하고 불쾌하여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99. 소마경(蘇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소마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좌선하고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소마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으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좌선하고 있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소마 비구니에게로 가서 물었다.
"아아르야여, 어디로 가려 하는가."
비구니는 대답하였다.
"어진 이여, 멀리 떠난 곳으로 가려 한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신선들이 머무르는 곳
거기는 매우 얻기 어려운 곳으로써
두 손가락의 지혜로써는
능히 거기에 건너갈 수 없느니라.
때에 소마 비구니는 '이것은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려는 것인가.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
그리고 생각하고는, 곧 결정하는 지혜가 생겨 '이것은 악마가 와서 어지럽히려는 것이다'고 알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음이 삼매에 들어 있거니
여자의 몸이라 무엇이 관계되리.
만일 혹 지혜가 생기고 나면
위없는 법을 얻을 수 있느니라.
만일 남자니 여자니 하는 생각
그것을 한꺼번에 떠나지 못하면
그는 곧 악마의 말 따르는 것이니
너는 마땅히 거기 가서 말하라.
일체의 괴로움을 여의고
일체의 어두움을 버리고
다 사라짐을 몸으로 증득하면
모든 번뇌가 다하여 편안히 사느니라.
나는 네가 악마인 줄 깨달아 알았거니
이내 곧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소마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근심하고 후회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0. 구담미경(瞿曇彌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키사아고오타미이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키사아고오타미이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키사아고오타미에게로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는 왜 그 아들을 잃고
눈물을 흘리면서 시름하는 모양인가.
혼자서 나무 밑에 앉아 있는 것
어떻게 남자를 구하려는 것인가.
때에 키사아고오타미이 비구니는 '누가 나를 두렵게 하려는 것이다.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
이렇게 생각하자 결정하는 지혜가 생겼다. '악마 파아피이야스가 와서 나를 어지럽히려는 것이다'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량없는 모든 아들
모두 잃어버리면
그것은 곧 남자의 마지막으로
남자 모양을 건넌 것이니
번민하거나 근심하지도 않고
부처님의 가르치심 행해 마쳤다.
근심과 괴로움을 모두 떠나고
모든 어두움을 모두 버리고.
모두 사라짐 몸으로 증득하고
편하고 고요하여 모든 번뇌 다하였네.
나는 이미 네가 악마인 줄 알았거니
여기서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키사아코오타미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1. 우발라색경(優鉢羅色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우트팔라빛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우트팔라빛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우트팔라빛 비구니에게로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름다운 꽃 견고 나무의
그 나무 밑을 의지해 앉아
오직 혼자서 아무 벗이 없거니
나쁜 사람들 두렵지 않은가.
때에 우트팔라빛 비구니는 '어떤 사람이 나를 두렵게 하려 한다. 이것은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이것은 반드시 악마 파아피이야스가 나를 어지럽히려는 것이다'고 깨달아 알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록 백 사람 천 사람 있어
모두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으로
너희들 악마와 같은 이로서
내 있는 곳에 몰리어 오더라도
털 끝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리니
너 같은 악마 두렵지 않노라.
악마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이제 네 배에 들어가
그 내장 속에 머무르거나
혹은 두 눈썹 사이에 머물러도
너는 결코 나를 보지 못하리.
때에 우트팔라빛 비구니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마음에는 큰 힘이 있어
신통을 잘 닦아 익히어
큰 결박에서 이미 벗어났거니
너 같은 악마 두렵지 않도다.
나는 이미 세 가지 때[垢]와
두려움의 근본을 버리었나니
두려워 않는 자리에 머물러
악마 군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욕망과 또 기쁨과
모든 어두움을 모두 버리고
지극히 고요함을 증득했나니
온갖 번뇌 다하여 편히 사노라.
나는 네가 악마인줄 깨달아 알았거니
마땅히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우트팔라빛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마음으로 근심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2. 시라경(尸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바지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바지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바지라아 비구니 앞에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누가 그것을 만들었는가.
중생은 어디서 일어났으며
다시 어디로 가는 것인가.
바지라아 비구니는 '이것은 어떤 사람이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이다.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지각이 생겼다. '이것은 악마가 나를 방해하려는 것이다'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는 중생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곧 악마의 소견이다.
오직 빈 쌓음의 무더기거니
중생이라는 것 거기는 없다.
마치 여러 가지 재목을 한데 모아
세상에서 수레라 일컫는 것처럼
모든 쌓음의 인연이 모인 것을
거짓으로 중생이라 부르느니라.
그것이 생기면 괴로움이 생기고
그것이 머무르면 괴로움이 머무른다.
괴로움을 내는 다른 법 없다.
괴로움이 생겼다 스스로 멸하느니
모든 욕망과 괴로움을 버리고
온갖 어두움을 모두 여의고
지극히 고요함 몸으로 증득하면
모든 번뇌 다하여 편안히 사느니라.
나는 이미 네가 악마인 줄 알았거니
지금 곧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바지라아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3. 비라경(毘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셀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셀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저기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셀라아 비구니에게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이 형상을 만들었으며
누가 그것을 만들었는가.
이 형상은 어디서 일어났으며
어느 곳으로 이 형상 갈 것인가.
셀라아 비구니는 '이것은 어떤 사람이 나를 두렵게 하려는 것이다.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 이렇게 생각하고, 악마 파아피이야스가 어지럽히려는 것인 줄을 알게 되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형상은 스스로 지은 것 아니요
또한 다른 이의 지은 것도 아니다.
인연이 모이어 생겨났다가
인연이 흩어지면 사라지나니
마치 세상의 온갖 종자가
땅을 인하여 나는 것처럼
땅과 물과 불과 바람 인하여
음(陰), 계(界), 입(入) 생기는 것 또한 그러하나니
인연이 화합하여 생겨났다가
인연이 흩어지면 사라지나니
일체 욕망과 괴로움을 버리고
모든 어두움을 모두 떠나고
지극히 고요함을 몸으로 증득하면
온갖 번뇌 다하여 편안히 사느니라.
악마여, 내 이미 너를 알았다.
지금 곧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셀라아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매우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4. 비사경(毘 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비자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그 제자 비자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그 앞에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도 지금 젊었고
나도 또한 젊었다.
우리 지금 여기서
다섯 가지 즐거움
서로 즐겨 놀자꾸나.
좌선하여 무엇하리.
때에 비자야아 비구니는 '이것은 어떤 사람이 나를 두렵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이것은 악마 파아피이야스가 나를 어지럽히려는 것이다'고 깨닫게 되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노래와 춤과 온갖 풍악 아뢰어
가지가지로 서로 즐겨하는 것
그것은 이제 모두 네게 주리라.
그것은 모두 나의 소용 아니다.
지극히 고요해 삼매에 들면 리니
천상, 인간의 다섯 가지 즐거움
그것은 모두 네게 주리라.
그것은 또한 나의 소용 아니다.
모든 기쁨과 즐거움 버리고
온갖 어두움 모두 떠나서
지극히 고요함 몸으로 증득하면
모든 번뇌 다하여 편안히 사느니라.
나는 이미 네가 악마인줄 알았거니
마땅히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 비자야아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5. 차라경(遮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차알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차알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차알라아 비구니 앞에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삶을 깨달아 즐거움 삼고
살아서는 다섯 가지 욕심을 즐기나니
누가 너를 가르쳐
삶을 싫어해 떠나게 하려는가.
때에 차알라아 비구니는 '이것은 어떤 사람이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이다.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으로서 여기 와서 나를 어지럽히려는 것인가'생각하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 번 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고
한 번 나면 온갖 괴로움 받는다.
온갖 괴로움을 휘갈겨 쳐라.
일체는 남[生]을 인연해 있느니라.
마땅히 모든 괴로움 끊고
모든 남[生]을 뛰어 넘어서
슬기의 눈으로 진리를 관찰하라.
석가모니의 연설한 법은
몸의 괴로움과 괴로움의 쌓임과
그것을 다 없애어 온갖 괴롬 떠나고
여덟 가지 바른 길 닦아 익히어
안온히 열반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스승님 법은 평등한 법이라
나는 그 법을 즐겨하나니
나는 그 법을 알기 때문에
다시는 태어나기 즐겨하지 않노라.
모든 욕망과 기쁨을 떠나고
온갖 어두움을 모두 버리고
지극히 고요함 몸으로 증득하면
모든 번뇌 다하여 편안히 사느니라.
나는 네가 악마인 줄 깨달았거니
마땅히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차알라아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6. 우파차라경(優波遮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우파차알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우파차알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 절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저기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우파차알라아 비구니에게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三十三 하늘 위의
야아마아[炎摩]와 투시타아[兜率陀]
화락(化樂)과 타자재(他自在)에
원을 세우면 거기 가서 나리라.
때에 우파차알라아 비구니는 '이것은 어떤 사람이 나를 두렵게 하려는 것이다.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고. 이렇게 생각하다가, '이것은 반드시 악마가 어지럽히려는 것이다'고 스스로 깨닫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三十三 하늘 위의
야아마아와 투시타아와
화락과 타자재의
그런 모든 하늘은
함 있는[有爲] 행을 떠나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악마의 마음대로 되느니라.
일체 모든 세간은
모두 다 온갖 행의 무더기이요
일체 모든 세간은
모두 다 그 흔들리는 법이다.
일체 모든 세간은
괴로움의 불꽃이 언제나 타고
일체 모든 세간은
모두 다 연기와 티끌이 일어난다.
움쩍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고
범부를 가까이해 친하지 않고
악마 세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여기서 비로소 즐기느니라.
일체 욕망과 괴로움 떠나고
온갖 어두움을 모두 버리고
지극히 고요함 몸으로 증득하면
모든 번뇌 다하여 편안히 사느니라.
나는 이미 네가 악마인줄 알았거니
지금 곧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우파차알라아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매우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7. 시리사차라경(尸利沙遮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시이수파차알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어깨에 메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고, 시이수파차알라아 비구니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임금 동산의 비구니들과 함께 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절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쉬이다나를 오른 어깨에 매고 안다숲에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들어 있다.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하리라'
그는 곧 얼굴이 단정한 젊은이로 화해, 시이수파차알라아 비구니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아아르야여, 너는 어떤 도(道)를 즐겨하는가."
비구니는 대답하였다.
"나는 아무 것도 즐겨하는 것이 없다."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는 누구의 시킴을 받아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어
몸에는 가사의 법복을 입고
집을 나온 이 모양으로서
온갖 다른 도 즐기지 않고
어리석음을 지켜 살아가는가.
때에 시이수파차알라아 비구니는 '이것은 어떤 사람이 나를 두렵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인가. 사람 아닌 것인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인가.' 이렇게 생각하고, 악마 파아피이야스가 어지럽히려는 것인 줄 스스로 깨달아 알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법 밖의 모든 다른 도
그것은 모든 소견에 얽매이나니
모든 소견에 얽매인 뒤에는.
언제나 악마의 마음대로 되느니라.
만일 석씨의 종족에 태어난
위없는 스승의 가르침 받으면
모든 악마의 원수를 항복 받아
그들의 항복 받음 되지 않나니
밝고 깨끗해 인체를 벗어나고
도(道)의 눈으로 두루 널리 관찰하여
일체 지혜로 모든 것 알고
가장 훌륭해 온갖 번뇌 떠났나니
그는 곧 나의 큰 스승으로서
나는 오직 그의 법을 즐겨하거니
나는 그 법에 들어가서는
번뇌를 멀리 떠나 적멸을 얻었노라.
일체의 욕망과 기쁨을 떠나고
일체의 어두움 모두 버리고
지극히 고요함 몸으로 증득하면
모든 번뇌 다하여 편안히 사느니라.
나는 이미 너 악마인 줄 알았거니
그러므로 스스로 사라져 가라.
때에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시이수파차알라아 비구니는 이미 내 마음을 알았구나!' 생각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08. 갈가지경(揭伽池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참파[瞻波]국 가가못 곁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달 보름날 우파바사타할 때에 대중 앞에 앉아 계셨는데 달이 막 뜰 때였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婆耆舍]는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부처님 앞에서 월비게(月臂偈)를 찬탄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 하고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말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잘 간 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반기이사에게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곧 말하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달이 허공에 머물러 있어
맑고 깨끗해 가리움 없고
그 광명 불꽃이 환히 밝게 빛나
시방을 두루 비추는 것처럼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의 광명 세상을 비추나니
그 공덕과 좋은 이름은
시방에 두루 가득히 차네.
존자 반기이사가 이 게송을 말할 때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였다.
1209. 교진여경( 陣如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참파국 가가못 곁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아지나아타카운디냐[阿若 陳如]는 오랫동안 비고 고요한 아란야에 머무르다가,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얼굴로 부처님 발 위를 덮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오랫동안 세존님을 뵈옵지 못하였나이다. 오랫동안 <잘 간 이?를 뵈옵지 못하였나이다."
그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대중 가운데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존자 아지나아타카운디냐 앞에서 윗자리[上座]를 비유하여 그를 찬탄하리라.'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합장하고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잘 간 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할 말이 있거든 곧 말하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윗자리의 윗자리
존자 카운디냐는
이미 건너고 이미 뛰어나
편안하고 즐거운 선정을 얻어
비고 고요한 아란야에서
멀리 떠남을 언제나 즐겨하고
모든 성문의 제자들께 알맞는
큰 스승의 바른 법의 가르침
그 일체를 모두 다 연설하고
선정에 들어 방일하지 않나니
큰 덕의 힘과 세 가지 밝음으로
남의 속아는 지혜가 환하네.
윗자리의 카운디냐는
불법의 재물을 보호해 갖고
공경하는 마음을 더욱 더하여
부처님 발에 머리 대고 예배하네.
존자 반기이사가 이렇게 말할 때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였다.
1210. 사리불경(舍利弗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참파국 가가못 곁에 계셨다.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공양당에 있으면서 많은 비구들의 모임을 위해 설법하였다. 글귀의 뜻은 만족하고 말솜씨는 간결하여 알기도 쉽고 듣기도 즐거우며, 걸리지도 않고 끊이지도 않아, 깊은 이치를 밝게 나타내었다. 여러 비구들은 알뜰한 마음으로 즐거이 듣고, 존중하고 기억하면서 일심으로 귀를 기울여 들었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그 모임 가운데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존자 샤아리풋트라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일어나 합장하고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사뢰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하고 싶은 데로 말하오."
존자 반기이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능히 잘 간략히 법을 말하여
대중을 널리 깨우쳐 주나니
저 어지신 우바제사(優婆提舍)를
이 대중 앞에서 칭송하노라.
그는 그 법을 연설할 때는
목에서 아름다운 소리 내나니
기쁘고 즐거우며 사랑스럽고
고르고 부드럽고 잇닫는 소리
그 소리 듣는 이 모두 기뻐하면서
생각을 거기 쏟아 옮기지 않네.
존자 반기이사가 이렇게 말할 때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였다.
1211. 나가산경(那伽山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나아가산 곁에서 五백 비구와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모든 존재의 결박을 끊고 바른 지혜로써 마음이 잘 해탈하였었다.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는 대중의 마음을 관찰하매 그들은 다 탐욕에서 해탈하였었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대중 가운데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세존님과 비구중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룬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잘 간 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대로 말하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길잡이 스승, 위없는 선비님
나아가산 곁에 머무르시매
이 五백 명 비구중들은
큰 스승을 몸소 받드네.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
그 신통은 환희 밝게 트여
대중들 마음을 관찰할 때에
그들은 모두 탐욕에서 벗어났다.
이렇게 완전히 갖추고 건너
무니는 저 언덕에 건너가시어
마지막의 이 몸을 가지셨나니
나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네.
존자 반기이사가 이렇게 말할 때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였다.
1212. 회수경(懷受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큰 비구중 五백 명과 함께 여름 안거를 마치셨다.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온갖 무거운 짐을 버리고 존재의 결박을 끊고,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하였는데, 오직 한 사람 존자 아아난다만은 그것이 아니었다. 세존께서는 '그는 현세에서 무지증(無知證)을 얻을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달 보름날 식수(食受)할 때에 다달아, 대중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바라문이 되어 반열반을 얻고, 최후의 몸을 가지고 큰 의지가 되어 온갖 칼과 가시를 뽑는다. 나는 바라문이 되어 반열반을 얻고, 이 최후의 몸을 가지고 위없는 의사로서 능히 칼과 가시를 뽑는다. 너희들은 아들이 되어 내 입에서 났고, 법의 교화에서 났으며, 법의 남은 재물을 얻었다. 마땅히 나를 회수(懷受)하라. 혹 내 몸이나 입이나 마음에 꾸짖을 만한 일은 없는가."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어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이제 '나는 바라문이 되어 반열반을 얻고 최후의 몸을 가지고 위없는 큰 의사로서 능히 칼과 가시를 뽑는다. 너희들은 내 아들로서 부처의 입에서 났고 법의 교화에서 났으며, 법의 남은 재물을 얻었다. 마땅히 나를 회수하라. 혹 내 몸이나 입이나 마음에 꾸짖을 만한 일은 없는가'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저는 세존의 몸이나 입이나 마음에서 꾸짖을 만한 일을 보지 못하나이다. 왜냐 하오면, 세존께서는 길들지 못한 이는 길들게 하고, 고요하지 못한 이는 고요하게 하며, 안온하지 못한 이는 안온하게 하고, 반열반하지 못한 이는 반열반하게 하나이다. 여래는 도를 알고 도를 연설하며 도로 향하나이다. 그리고는 성문(聲聞)을 성취시켜, 도를 따르고 도를 받들며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게 하여, 그 가르침대로 바로 향하고, 진여의 착한 법을 즐기게 하시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므로 저는 세존께서 꾸짖을 만한 몸과 입과 마음의 행을 전연 보지 못하나이다. 저는 이제 세존께 원하나이다. 저의 보고 듣고 의심하는 죄로서, 혹 몸이나 입이나 마음에 꾸짖을 만한 일이 있으면 회수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꾸짖을 만한 일을 보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그대 샤아리풋트라는 계율을 가지고 많이 들었으며,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며, 멀리 떠나는 행을 닦고,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며, 바른 생각으로 대경을 바르게 받아들이며, 바른 지혜, 밝고 날카로운 지혜, 생사를 뛰어나는 지혜, 싫어해 떠나는 지혜, 큰 지혜, 넓은 지혜, 깊은 지혜, 견줄 데 없는 지혜, 지혜의 보배를 성취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며,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는 것을 항상 찬탄하면서 대중을 위해 설법하되, 일찍 피로해 하거나 게으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전륜성왕의 맏아들이 관정(灌頂)을 받을 만하면서도 아직 관정을 받지는 않았으나, 이미 관정의 의식과 법에 머무르면, 아버지의 법대로 굴려야 할 것은 따라서 굴리는 것처럼, 그대도 지금 그와 같다. 너는 내 맏아들이 되어 관정을 받을 만하지마는 아직 관정을 받지 않았으나, 그 의식과 법에 머무르기 때문에 내가 굴려야 할 법바퀴는 그대도 따라서 굴릴 수 있다. 그래서 아무 것도 일어나는 것이 없게 되고, 온갖 존재의 번뇌가 다하여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
이와 같이 샤아리풋트라여, 나는 그대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꾸짖을 만한 일을 전연 보지 못하는 것이다."
샤아리풋트라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저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꾸짖을 만한 일이 없다면, 이 五백 비구들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도, 보고 듣고 의심하는 꾸짖을 만한 일이 없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이 五백 비구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도, 보고 듣고 의심하는 꾸짖을 만한 일을 보지 못한다. 왜냐 하면, 이 五백 비구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무거운 짐을 이미 버리고, 온갖 존재의 결박을 끊고,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오직 한 비구 존자 아아난다만이 그것이 아니니, '나는 그는 현세에서 무지중을 얻을 것이다'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나는 이 五백 비구들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 보고 듣고 의심하는 죄의 꾸짖을 만한 일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샤아리풋트라는 여쭈었다.
"이 五백 비구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꾸짖을 만한 일이 이미 없다면, 그 중의 몇 지구는 세 가지 밝음을 얻고, 몇 비구는 구해탈(俱解脫)을, 몇 비구는 지혜 해탈을 얻었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五백 비구 중에서 九十 비구는 세 가지 밝음을 얻고, 九十 비구는 구해탈을 얻고, 나머지는 지혜 해탈을 얻었다. 샤아리풋트라여, 이 여러 비구는 모든 흔들림과 물러남을 떠나고 피부가 없으며, 진실하고 견고하니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대중 가운데 있다가 '나는 지금 부처님과 대중 앞에서 회수게(懷受偈)를 찬탄하리라'생각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어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하고 싶은 말이 있나이다. <잘 간 이>시여, 하고 싶은 말이 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반기이사에게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대로 말하라."
때에 반기이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청정한 보름날에
그 대중 五백 명
일체 결박을 끊어 버리고
온갖 존재가 이미 다한 큰 신선
맑고 깨끗하게 서로 친하고
맑고 깨끗하고 넓게 해탈해
어떤 존재도 다시는 받지 않아
나고 죽음은 아주 끊어졌나니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치고
일체 번뇌가 다하게 되어
다섯 가지 덮개의 구름 걷히고
가시의 근본 애욕 빼어 버렸네.
사자의 두려움 없는 것처럼
일체 남음의 있음을 떠나
온갖 존재 원수의 결박을 끊고
존재의 남은 경계 뛰어났나니
그 갖가지 번뇌의 원수들
모두 다 이미 엎드려 항복했네.
그것은 마치 저 전륜성왕이
모든 권속을 회수(懷受)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널리 교화할 때에
온 천하가 모두 받드는 것처럼
능히 악마의 원수를 항복 받고
위없는 길잡이 스승이 되었나니
믿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들고
세 가지 밝음으로 늙고 죽음 없애고
그 법의 진정한 아들이 되어
흔들려 물러날 근심이 없고
온갖 번뇌의 가시를 빼었나니
해 종자[日種] 후손에게 경례하노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213. 불락경(不樂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냐그로오다카파[尼拘律相]는 넓은 벌판의 금수가 사는 곳에 있었다.
존자 반기이사는 집을 나온 지 오래지 않았으나 이러한 위의가 있었다. 즉 촌락이나 도시를 의지해 살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그 천락이나 도시에서 걸식할 때에는, 그 몸을 잘 단속하고 모든 감관의 문을 지키어, 마음을 거두고 생각을 잡아매었다.
걸식을 마치고 제 곳에 돌아와서는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는 방에 들어가 좌선하고, 어느 새 선정에서 깨어나도 걸식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에게는 때를 따라 가르치거나 훈계하는 사람이 없어, 마음이 편하고 즐겁지 않은 채 주위에서 깊이 숨어 살았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익을 얻지 못한다. 그것은 얻기 어렵고 얻기 쉬운 것이 아니다. 나는 때를 따라 가르침이나 훈계를 받지 못하여, 마음이 즐겁지 않은 채 주위에서 깊이 숨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나는 이제 자신을 싫어하는 게송을 찬탄하리라.'
그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즐거운 것과 즐겁지 않은 것과
또 일체 탐하는 생각 버리고
이웃에 대해 할 일이 없어
물들음 떠난 것 비구라 한다.
여섯 가지 깨닫는 마음이 있고
온 세간을 휘몰아 다니면서
악하고 착하지 않음 숨겨 덮고서
능히 피부를 버리지 못하고
더러움으로 마음을 즐겁게 하는
그는 비구라 부르지 않는다.
남음이 있는 결박에 묶이어도
보고 듣고 깨닫고 분별하여
탐욕을 밝게 깨달아 앎으로써
다시는 거기에 물들지 않나니
이와 같이 물들지 않는 사람들
그는 곧 무니라 부르느니라.
온 땅덩이나 또 허공이나
이 세간의 모든 현상들
그것은 모두 사라지는 법이라
적연(寂然)히 스스로 결정되나니
오래오래 법의 그릇 닦아 익히고
도 사마아디 닦아 얻고
닿임이나 아첨이나 거짓이 없어
그 마음 지극히 알뜰하나니
그 성인 언제나 열반에 들어
생각 모아 때 기다려 사라지리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자신을 싫어하는 게송을 말한 뒤에, 마음이 스스로 열리어, 즐겁지 않은 따위를 밝게 깨달아 즐거워하는 마음으로 지내었다.
1214. 탐욕경(貪慾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존자 반기이사와 함께 걸식하였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얼굴이 아주 묘한 어떤 여자를 보고 탐욕이 일어났다. 존자 반기이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롭지 않은 일을 당했다. 괴로움을 받는 것이요 즐거움을 얻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얼굴이 아주 묘한 젊은 여자를 보고는 탐욕이 생겼다. 지금 싫어하는 마음을 내기 위해 게송을 읊자.'
이 탐욕에 덮이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불꽃 내 마음 태우네.
이제 존자 아아난다여
나는 위해 탐욕의 불꽃을 꺼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엾이 여겨
그 방편을 나를 위해 설명하여라.
존자 아아난다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 뒤바뀐 생각으로서
이는 불꽃처럼 그 마음 태우나니
탐욕을 키우고 자라게 하는
깨끗하다는 생각 멀리 여의고
깨끗하지 않다는 생각을 닦아
언제나 한 마음으로 선정에 들어
재빨리 탐욕의 불꽃을 끄고
부디 그 마음 태우게 하지 말라.
모든 행은 괴롭고 또 공(空)이요
<나>가 없다고 자세히 관찰하고
생각을 매어 몸을 바로 관찰하여
싫어해 떠날 생각 많이 닦아 익혀라.
모양 없다고 많이 닦아 익히고
교만의 번뇌를 없애 버리고
교만에 대한 평등의 지혜 얻어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거라.
존자 아아난다가 이렇게 말할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215. 출리경(出離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장자는 부처님과 중을 청해 자기 집에 와서 공양하게 하였다. 그 집에 들어갔을 때, 존자 반기이사는 그 날 그 집에 지키고 있다가 한 부분의 음식을 청하였다.
때에 많은 장자 부인들은 촌에서 나와 절에 갔었다. 존자 반기이사는 얼굴이 단정한 젊은 여자를 보고 탐욕이 일어났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롭지 않다. 이로움을 얻지 못했다.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얻지 못했다. 얼굴이 단정한 젊은 여자를 보고 탐욕이 생겼다. 나는 지금 싫어하는 게송을 읊으리라'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이미 생사를 떠나게 되어
집을 나와 집이 없이 중이 됐거니
이 탐욕이 나를 쫓아다니는 것
마치 소가 남의 모종 생각하는 것 같구나.
나는 마치 저 대장 아들이
큰 힘으로 굳센 활 잡고
겹겹이 쳐진 진(陳)을 부수고
혼자서 천 명 적을 무찌르듯 해야 하네.
나는 지금 해종자[日種] 후손 앞에서
그가 말씀하시는 법을 듣고서
저 열반의 길로 바로 나아가
틀림없이 마음은 즐거움에 머물거니
이와 같이 마음이 함부로 놀지 않고
지극히 고요해 선정에 머무르면
능히 내 마음을 의혹 하게 하거나
속이는 자 거기는 다시없으리.
틀림없이 잘 보고 살피어
이 바른 법에 편안히 머무르면
비록 한량이 없는 악마의 무리
내게 와서 나를 호리려 해도
그런 따위의 악마 무리들
어떻게 나를 볼 수 있으리.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이 게송을 읊고 마음이 편안히 머무르게 되었다.
1216. 교만경( 慢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스스로 지혜의 변재가 있다고 해서 그 총명한 범행자들에게 교만한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곧 스스로 생각했다.
'나는 이롭지 않다. 이로움을 얻지 못했다.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얻지 못했다. 나는 지금 싫어하는 마음을 내는 게송을 읊으리라.'
고오타마여, 교만을 내지 말고
교만을 끊어 남음이 없게 하라.
교만한 생각 일으키지 말지니
물러나 뉘우침이 생기게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덮고 숨김으로써
지옥의 살만(殺慢)에 떨어지지 말지니
선정으로써 근심을 없애고
도(道)를 보아서 바른 도에 머무르고
그 마음이 기쁨을 얻어
도를 보아 스스로 걷어잡아라.
그리하여 걸림이 없는 변재로
깨끗하고 맑아 모든 덮음 떠나라.
일체의 모든 교만을 끊고
일체의 모든 밝은 일 일으켜
세 가지 밝음과 또 신족(神足)과
남의 속아는 지혜 바르게 생각하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이 싫어하는 마음을 내는 게송을 말하고는 그 마음이 맑고 깨끗해졌다.
1217. 본욕광혹경(本欲狂惑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슈라아바스티이국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었다. 그는 혼자 고요히 생각하면서 방일하지 않고 머물러 오로지 제업을 닦아 세 가지 밝음을 얻어 몸으로 증득하였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고요히 생각하면서 방일하지 않고 머물러, 오로지 내 업을 닦아 세 가지 밝음을 일으켜 몸으로 증득하였다. 나는 지금 게송을 읊어 세 가지 밝음을 찬탄하리라.'
그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본래 욕심으로 미치고 의혹 하여
촌락이나 집집으로 돌아다니다
우연히 부처님을 마나 뵈었더니
훌륭한 그 법을 내게 주셨네.
고오타마께서는 가엾게 여기사
나를 위해 바른 법 연설하시매
그 법을 듣고 깨끗한 믿음 얻어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나왔네.
그의 연설하시는 법을 듣고는
그 법의 가르침에 바로 머물러
방편으로 부지런히 생각을 매고
언제나 든든히 견디어 나가
마침내 세 가지 밝음을 얻었나니
부처님의 가르침 이미 마쳤네.
세존께서 잘 나타내 보이시는
해 종자[日種] 후손이 하신 말씀은
타고난 장님들의 중생을 위해
생사를 벗어나는 문을 열었네.
괴로움과 또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을 없애어 몸으로 증득하는
여덟 가지 질로서 괴로움 떠나
편하고 즐겁게 열반으로 나아가네.
좋은 이치와 좋은 글과 맛
그보다 위되는 범행 없거니
세존은 잘 그것을 나타내시어
열반으로 중생을 건져 주시네.
1218. 사법구경(四法句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지금 네 가지 법구(法句)를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넷인가."
성현은 법을 잘 연설하나니
이것이 제일 첫째이니라.
사람에게 듣기 좋은 말씀하나니
이것이 곧 그 둘째이니라.
진실한 말로서 허망하지 않나니
이것이 곧 그 셋째 말이네.
법다운 말이어서 다른 말 아니거니
이것이 바로 그 넷째이니라.
"비구들이여, 이것을 네 가지 법구라 하느니라."
그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대중 가운데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四부 대중 가운데서 네 가지 법구를 말씀하셨다. 나는 네 가지를 칭찬하고 따라 기뻐하리라.'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고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잘 간 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반기이사에게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대로 말하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만일 법을 잘 연설하면
자기를 괴롭히지도 않거니와
또한 남을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법을 잘 연설하는 것이네.
그 말이 사람에게 듣기 좋으면
듣는 이로 하여금 기쁘게 하고
또한 악을 짓지도 않게 하나니
이것을 듣기 좋은 말이라 하네.
진리의 말은 <단 이슬> 알고
진리의 말은 <위 없음> 알고
진실로서 법을 연설하는 말
바른 선비의 주장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법은
편하고 고요한 열반의 길로서
일체의 괴로움을 없이 하나니
이것이 법을 잘 연설하는 것이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219. 나가산측경(那伽山側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나가산 곁에서 천 명의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온갖 무거운 짐을 버렸고 자기 이익을 얻었으며, 모든 존재의 결박을 다하였고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하였었다.
그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라아자그리하성 찬 숲[寒林]의 무덤 사이에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나가산 곁에서 천 명 비구들과 함께 계신다.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온갖 무거운 짐을 버렸고 자기 이익을 얻었으며, 모든 존재의 결박을 다하였고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 나는 지금 가서 세존님과 비구중을 각각 찬탄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위없는 길잡이 스승
나가산 곁에 계시매
천 명 비구 권속들
여래를 받들어 섬기네.
맑고 깨끗한 열반의 길을
큰 스승 널리 연설하시매
바르게 깨달은 이 연설하시는
맑고 깨끗한 법 열심히 듣네.
바르게 깨달은 이 존경받으며
많은 무리 가운데 처하시오매
공덕 그늘의 큰 용이시요
모든 신선들의 우두머리로
공덕의 큰 구름 일으키시어
성문들에게 두루 내리시네.
낮 선정에서 일어나 나와
큰 스승님 받들어 뵈옵나니
이 제자 반기이사는
머리 조아려 예배하노라.
"세존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그렇습니다. <잘 간 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저 사양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말하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파아피이야스 조그만 악을 지으매
그것을 제어해 얼른 멸하고
모든 악마를 억눌러 막아
그 잘못 스스로 깨닫게 하네.
자세히 관찰해 결박을 풀고
맑고 깨끗한 법 분별하나니
모든 외도의 왕을 위하여
해와 달처럼 밝게 비추네.
뛰어난 지혜로 도를 증득해
으뜸가는 그 법을 연설하시고
온갖 번뇌의 흐름을 떠나
한량이 없는 도를 말씀하시며
<단 이슬> 문을 이룩해 세우고
진실한 법을 분명히 보시네.
이와 같이 그 도를 그대로 따르나니
이와 같은 스승은 얻기 어렵네.
단 이슬 길을 이룩해 세우고
진리 보아 멀리 뜨기 숭상하시네.
세존은 법을 잘 연설하시어
중생들의 쌓음 덮개 능히 없애고
모든 법을 환히 나타내시어
길들여서 수학(隨學)이 되게 하시네.
존자 반기이사가 이 게송을 말하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였다.
1220. 발전경(拔箭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국 선인이 살던 사슴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해 네 가지 거룩한 진리에 상응(相應)하는 법을 말씀하시니, 이른바 '이것은 괴로움의 진리다. 이것은 괴로움의 쌓임의 진리다. 이것은 괴로움의 사라짐의 진리다. 이것은 괴로움이 사라지는 길의 진리다'이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대중 가운데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세존 앞에서 화살 빼는 비유를 찬탄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그러하나이다. <잘 간 이>시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대로 말하라."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지금 부처님께 경례하노니
모든 중생들 가엾이 여기시어
첫째로 날카로운 화살을 빼고
온갖 병을 잘 알아 다스리시네.
의사 가로(伽露)의 베풀 약
의사 파후라(波 羅)의 다스리는 약
그리고 또 의사 저 첨바기(瞻婆耆)와
의사 지이바[耆婆]의 다스리는 병,
어쩌다 혹 병이 조금 나으면
병을 잘 다스린다 일컫지마는
뒷날에 그 병은 다시 도지어
병을 안고 마침내 죽고 말지만
바르게 깨달은 이 큰 의사
중생에게 온갖 약 잘 베풀어
마침내 그 온갖 괴로움 없애고
다시는 온갖 존재 받지 않으며
그 뿐인가 백천 가지 나유타 수의
한량이 없이 많은 그 온갖 병을
부처님은 그 모두 다스려 고쳐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게 하시네.
여기 모여 온 여러 의사들이여.
나는 이제 두루 너희들께 말하노니
그 단 이슬 법의 약 얻어
원하는 대로 따라 그것 먹어라.
첫째로 날카로운 화살을 뽑고
온갖 병을 잘 알아 깨달으리니
치료하는 법 중의 최상이거니
그러므로 고오타마께 머리 조아리네.
존자 반기이사가 이렇게 말할 때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였다.
1221. 이구율상경(二拘律想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냐그로오다카파는 넓은 들판의 짐승 사는 곳에 있으면서 병이 위독하여, 존자 반기이사가 간호인이 되어 보살피고 공양하였다. 그러나 존자 냐그로오다카파는 병으로 말미암아 드디어 열반에 들고 말았다.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 화상(和尙)은 남음 있는 열반에 들었는가, 혹은 남음 없는 열반에 들었는가. 나는 이제 그 진상을 알아보리라.'
그 때에 존자 반기이사는 존자 냐그로오다카파의 사리(舍利)를 공양한 뒤에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라아자그리하성을 향해 떠났다. 라아자그리하성에 이르러서는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다 옳게 깨달은 이 멸함이 없고
이 세상 현재에 살고 있으며
일체의 의심 그물 끊어 버리신
큰 스승님께 나는 지금 예하노니
넓은 들판에서 살던 그 비구
목숨 마치고 열반에 들었나니
위의가 있고 모든 감관 거두고
그 큰 덕은 온 세상 일컬었네.
세존은 그를 위해 이름을 지어
냐그로오다카파라 이름하셨네.
나는 이제 세존께 여쭈옵노니
그는 해탈해 움직이지 않으며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나아간
그 공덕 나를 위해 설명하시라.
나는 석가의 종족으로서
세존의 법의 제자이오며
또 다른 이들도 알고자 하옵노니
원만한 도(道)의 눈 하시는 말씀
저희들은 여기에 머물러 있어
그 일체를 모두 듣고자 하네.
세존께서는 큰 스승 되어
위없이 세간을 구제하시고
의심을 끊은 큰 무니는
그 지혜 이미 두루 갖췄네.
두루 비추는 신비[神]스런 도의 눈
그 광명 四부중을 빛나게 하시는 것
그것은 마치 저 제석 하늘의
서른 셋 하늘을 빛내는 것 같아라.
온갖 탐욕과 그 의혹은
모두 무명으로 부터 일어나나니
그가 만일 여래를 만나게 되면
다 끊어 없애어 남음 없으리.
세존의 신비스런 그 도의 눈
세상에서 가장 제일 되나니
중생들의 허물을 없애 버림은
바람이 티끌을 날리는 것 같구나.
일체의 저 모든 세간은
번뇌에 덮여 파묻히었네.
비록 세상의 저 모든 다른 이
밝은 눈 부처님과 같은 이 없다 해도
지혜의 광명 모두 두루 비추어
다 함께 크게 정진하게 하여라.
오직 원컨대 큰 지혜로운 이
대중을 위해 예언하시라.
미묘한 소리 내어 말씀하시면
저희들은 마음을 오로지해 들으리.
부드러운 음성으로 연설하시면
이 모든 세간의 두루 듣는 것
마치 더위에 몹시 목말라
맑고 시원한 물 찾는 것 같으리.
부처님의 멸함 없음 아는 것처럼
저희들도 알기를 또한 구하네.
존자 반기이사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제 위없는 그 선비님의
그 공덕 예언하심 들었었거니
범행 닦은 것 헛되지 않았구나.
나는 듣고 못내도 기뻐하나니
그 말씀 듣고 그 말씀 따라
무니의 제자로 따르게 되고
나고 죽음의 긴 밧줄과
거짓과 헛개비의 결박 없앤다.
이제 세존님 뵈옴으로써
모든 욕망을 끊어 없애고
나고 죽음의 저 언덕에 건네어
다시는 모든 존재 받지 않으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예배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