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雜阿含經) 44권
1178. 바사타경(婆四咤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미틸라아국 아암라 동산에 계셨다. 때에 바라문 여자 바아시티이는 여섯 아들이 계속해 죽자, 아들을 생각하여 미치광이가 되어, 벗은 몸에 머리를 풀어뜨리고 길을 따라 쏘다니면서 미틸라아의 아암라 동산에까지 이르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한량 없는 대중에 둘러싸이어 설법하고 계셨다. 바아시티이는 멀리서 세존을 뵈옵고 곧 제정신으로 돌아가 부끄럽고 창피해 몸을 가누어 쭈그리고 앉았다. 세존께서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 웃타라아상가를 벗어 저 바아시티이에게 주어, 그것을 입고 법을 듣게 하라."
존자 아아난다는 부처님 분부를 받고 곧 웃옷을 벗어 주어 입게 하였다. 때에 바라문 여자는 옷을 입은 뒤에 부처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에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부처의 떳떳한 법을 따라 차례로 설법하셨다. 그는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세 가지 귀의>를 받았다.
그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바아시티이 우파아시키아는 그 뒤에 또 일곱째 아들이 갑자기 죽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울거나 근심하거나, 슬퍼하고 번민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았다. 때에 그 남편은 게송으로 바아시티이에게 말하였다.
전에는 여러 아들 목숨 마치자
자식 생각으로 근심하고 괴로워해
밤이나 낮이나 음식도 먹지 않고
심지어는 미치기까지 하더니
이제는 일곱째 아들 잃고도
근심하거나 괴로워 않는구나.
바아시티이 우파아시카아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비록 자손이 수천 있어도
인연의 화합(和合)으로 생긴 것이다.
영원히 서로 갈려 떠나가거니
나와 그대도 또하 그러하니라.
자손이나 또 그 겨레붙이들
그 수는 비록 한량 없이 많지만
그들은 제각기 나는 곳에서
서로서로 참혹히 잡아 먹나니
그것들이 그렇게도 나쁜 줄을 안다면
근심하고 괴로워할 까닭이 없네.
나는 죽고 있고 없는 모든 상(相)에서
뛰어나야 할 것을 나는 이미 알았거니
다시는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않나니
부처 바른 가르침에 들어갔기 때문이네.
그 남편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내 일찍 들어 보지 못했던 법을
네가 연설하는 것 이제 들었다.
너는 그 설법 어디서 들었기에
자식을 생각하여 슬퍼하지 않는가.
바아시티이 우파아시카아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지금 다 옳게 깨달으신 분
저 미틸라아국
아암라나무 동산에 계시는데
일체의 괴로움을 아주 떠나시었네.
일체의 괴로움과 괴로움의 쌓임과
그 괴로움의 사라져 없어짐과
성현의 여덟 가지 바른 길로서
안온히 열반으로 나아감을 말하셨네.
그분은 곧 나의 스승이시요
그 바른 가르침 깊이 즐겨하나니
그 바른 법 나는 이미 알았기에
자식이 근심되고 괴로운 줄 알았네.
그 남편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도 이제 그 미틸라아국
아암라나무 동산으로 가리라.
그 세존께서도 또한 나에게
자식의 근심됨과 괴로움을 깨우치리.
우파아시카아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땅히 다 옳게 깨달은 이의
부드럽고 그 연한 금빛 몸보다
길들지 않은 이를 능히 길들여
바다에 빠진 이를 두루 건져 주리라.
그 때에 바라문은 곧 마차를 준비해 타고 미틸아라국 아암라 동산으로 갔다. 멀리서 세존을 뵈옵자 믿음과 즐거움이 더욱 더해 스승 앞으로 나아갔다. 그 때에 스승은 곧 게송을 읊어 그 법눈을 열어 주시고, 괴로움과 그 쌓임과 사라짐과 그 길로써 바로 열반으로 향하게 하였다. 그는 곧 법을 보아 평등한 지혜를 얻고, 법을 안 뒤에는 중이 되기를 청했다.
때에 바라문은 곧 중이 되어 혼자 고요히 생각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세존께서는 '사흘째 밤에는 세 가지 밝음을 얻으리라'고 증명하셨다. 그가 세 가지 밝음을 얻자, 부처님께서는 곧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자(御者)를 시켜 수레를 타고 집에 돌아가 바아시티이 우파아시카아에게 알려, 그로 하여금 따라 기뻐하게 하라. '바라문은 가서 세존을 뵈옵자 깨끗한 신심을 얻어 스승님을 받들어 섬겼다. 스승님은 그를 위해 설법하시고, 그는 법눈이 열리어, 괴로움과 그 쌓임과 그 사라짐과,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을 보고 편안히 열반으로 나아가 평등한 지혜를 성취하였다. 그는 법을 알고는 곧 중이 되기를 청하였고, 세존께서는 사흘째 밤에는 세 가지 밝음을 완전히 갖출 것이라고 증명하셨다'고 하라.
때에 어자는 분부를 받고 빨리 돌아갔다. 그 때에 바아시티이 우파아시카아는 어자가 빈 수레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멀리서 물었다.
"바라문은 부처님을 뵈었는가.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법눈을 열어 거룩한 진리를 보게 하셨는가."
어자는 사뢰었다.
"바라문은 세존은 뵈옵자 깨끗한 신심을 얻어 스승을 섬겼습니다. 스승님께서는 그의 법눈을 열기 위해 네 가지 진리를 말씀하시자, 그는 평등한 지혜를 성취하였습니다. 그는 법을 안 뒤에는 곧 중이 되기를 청하여 알뜰히 생각하였고, 세존께서는 '그는 사흘째 밤에는 세 가지 밝음을 완전히 갖출 것이다'고 증명하셨습니다.
때에 우파아시카아는 따라 기뻐하면서 어자에게 말하였다.
"수레와 말을 너에게 주고 다시 돈 천량을 붙여 주리라. 너는 소식을 전해 '바라문은 벌써 사제( 諦]하고 이미 세 가지 밝음을 얻었다'고 말하여 나를 기쁘게 하였기 때문이다."
어자는 사뢰었다.
"내가 지금 수레나 말이나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 수레와 말과 돈은 우파아시카아에게 돌립니다. 나는 지금 바라문에게 돌아가서 그를 따라 중이 되겠습니다."
"네 뜻이 그러하다면 빨리 돌아가라. 오래지 않아 너도 그가 얻은 세 가지 밝음을 완전히 갖출 것이다. 그의 뒤를 따라 집을 나가라."
"그렇습니다. 우파아시카아여, 그가 집을 나간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파아시카아는 말하였다.
"네 주인이 집을 나갔고 너도 따라 집을 나갔으니 나도 오래지 않아 따라 가리라. 마치 빈 들판의 큰 용(龍)이 허공을 타고 노닐면 여러 다른 용과 용 아들과 딸들이 다 따라가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가사와 바리를 가지리니, 기르기도 쉽고 채우기도 쉬우리라."
어자는 사뢰었다.
"우파아시카아여, 만일 그렇게 하신다면 소원은 반드시 성취될 것입니다. 오래지 않아 다시 뵈옵겠습니다."
우파아시카아는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아,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사람이 버린 것을 구걸해 받아 먹었다. 머리를 깎고 옷을 물들이어 음(陰), 계(界), 입(入)에 대해서 애욕을 끊고 탐욕의 결박을 떠나 모든 번뇌를 없애었다.
이리항, 그 바라문과 어자와 바아시티이 우파아시카아와 그 우파아시카아의 딸 손타발리(孫陀槃利)는 모두 집을 나가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났다.
1179. 실우경(失牛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아샤알리국 <큰 숲절>에 계셨다. 때에 비리야[毘梨耶=精進] 바아라드바아자 바라문은 이른 아침에 소를 사고 값을 치르지 못했는데, 그 날로 소를 잃고 엿새 동안 찾지 못하였다. 그는 소를 찾아 <큰 숲절>에 왔다가 세존께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데, 풍채는 뛰어나고 모든 감관은 청정하여 그 마음은 고요하고 지관(止觀)을 성취하여, 그 몸의 광명은 불꽃처럼 빛나는 것을 뵈었다. 그는 곧 그 앞에 나아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찌하여 아무 구함이 없이
쓸쓸하고 고요히 여기 있는가.
혼자 쓸쓸하고 고요히 있으면서
그래도 마음의 즐거움을 얻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얻거나 잃는 그것으로서
내 마음 어지러워지지 않나니
바라문이여, 알아야 한다.
나는 너와는 같지 않거니
얻고 잃음을 마음에 두면
그 마음 자유롭게 되지 않느니라.
때에 바라문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장 훌륭한 범지의 처신은
비구의 말한 그 말과 같네.
그러나 내 이제 진실을 말하리니
비구는 내 말을 자세히 들으라.
사문은 지금 이른 아침에
먹이던 소를 잃어버리고
엿새 동안 못 찾는 일이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사문은 지금 깨밭을 갈아
거기다 깨씨를 뿌려 놓고는
잡초가 우거질까 걱정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사문은 지금 모를 심고
그 논에 물이 딸려 잎사귀 말라
이내 죽을까 두려워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사문은 지금 일곱 사람의
과부된 딸이 있어 그들이 모두
외동 유복자(遺腹子) 기르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사문은 지금 일곱 사람의
사랑하지 않는 아들이 있어
방탕해 많은 빚 진 일이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사문은 지금 빚장이들이
모두 몰려와 문을 지키면서
불어난 이자를 독촉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사문은 지금 일곱 벌 되는
침구를 쌓아 두고 좀이 먹는가
뒤져보는 걱정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사문은 지금 빨간 눈동자에
노랑 머리털 사나운 아내 있어
밤낮으로 그 욕설 듣는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사문은 지금 비어 가는 창고에
쥐들이 몰려와 들끓음으로
양식 떨어질까 걱정하는 일 없으리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확실히 나는 지금 이른 새벽에
먹이던 소를 잃어버리고
엿새 동안 못 찾는 일이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깨밭을 갈아
거기에다 깨씨를 뿌려 놓고는
잡초 우거질까 걱정하는 일 없다.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모를 심고
그 논에 물이 딸려 잎사귀 말라.
이내 죽을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나는 지금 과부된
일곱 딸이 있어 그들이 모두
외동 유복자 기르는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일곱 사람의 아들이 있어
방탕해 많은 빚진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빚장이들이
모두 몰려와 문을 지키면서
불어난 이자 독촉하는 일 없다.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일곱 벌 되는
침구를 쌓아 두고 좀이 먹는가.
뒤져보는 걱정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빨간 눈동자에
노랑 머리털 사나운 아내 있어
밤낮으로 그 욕설 듣는 일 없다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비어 가는 창고에
쥐들이 몰려와 들끓음으로
양식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일 없다.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언제나 집착하여 버리지 못하므로
중생들은 안락하게 지내지 못하거니
탐욕을 끊고 은애(恩愛) 마저 떠나면
언제나 안락하게 지낼 수 있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정진(精進) 바아라드바아자 바라문을 위해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부처님의 떳떳한 법대로 차례로 설법하셨다. 즉 보시와 계율 가지기를 설명하시고, 그는 바른 법 안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나도 지금부터 바른 법률 안에서 중이 되어 도를 배우고 비구 신분을 얻어 범행을 닦을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부터 바른 법률 안에서 중이 되어 구족계를 받고 모든 범행을 닦아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잘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에 정진 바아라드바아자 바라문은 아라한이 되어 스스로 깨달아 앎을 인연해 해탈의 즐거움을 얻어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지금 대선(大仙)의 위없는 법을
기뻐하고 또 즐거워하나이다.
모든 탐욕의 즐김 떠나게 되었거니
부처님을 뵈온 것 헛되지 않나이다.
1180. 지자경(智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샤알라숲이 있는 바라문 촌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바라문 촌에 들어가 걸식하시는데 갑자기 구름이 일어났다. 세존께서는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바라문 촌에 있는 바라문 장자들의 큰 회당(會堂)으로 가리라'하시고, 곧 그 큰 회당으로 향해 가셨다.
그 때 바라문들은 회당 위에 모여 있다가 멀리서 세존을 보고 서로 말하였다.
"저 머리 깎은 사문은 과연 무슨 법을 아는가."
때에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들에게는 법을 아는 이도 있고, 법을 알지 못하는 이도 있다. 크샤트리야 장자에게도 법을 아는 이가 있고, 법을 알지 못하는 이가 있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벗은 그 벗을 이기려 하지 않고
왕은 꺾기 어려운 이 꺾지 않으며
아내는 그 남편을 이기려 하지 않고
자식으로 어버이 공경 않는 이 없다.
모임도 없고 지혜로운 이도 없고
지혜도 없는 법 아닌 말하더라도
탐욕, 성냄, 어리석음 모두 끊으면
그는 곧 지혜로운 사람이니라.
때에 바라문 장자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착한 선비 고오타마께서는 착한 남자이십니다! 이 당(堂)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소서."
세존께서 앉으시자 그들은 곧 사뢰었다.
"고오타마시여, 설법하소서. 우리는 듣고자 하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대회의 바라문 장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로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리석고 지혜로운 이 모여 있는데
말하지 않으면 그 지혜 누가 알리.
지극히 고요한 길 잘 설명하면
지혜로운 사람은 말 따라 분별하리.
말하는 사람 바른 법 나타내어
큰 신선의 깃대 이루어 세우나니
좋은 말을 신선의 깃대라 하고
법을 곧 아라한의 깃대라 한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바라문 촌의 바라문 장자들을 위해 바른 법을 세워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1181. 천작경(天作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의 세간에 노닐으시면서 부리촌(浮利村)에 이르러, 천작(千作) 바라문의 아암라 동산에 계셨는데, 존자 우파바아나[優波摩]가 시자(侍者)가 되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등병을 앓으시면서 존자 우파바아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천작 바라문 집으로 가거라."
때에 천작 바라문은 중당(中堂)에서 이발사를 시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있다가, 존자 우파바아나가 문 밖에서 있다는 것을 보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째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몸에는 상가아티이 입고
그 문 밖에 서 있는 것인가.
무엇을 구하려 함인가.
존자 우파바아나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아라한으로 세상의 <잘 간 이>
앓으시는 병은 등병이다.
혹시나 안락한 물이 있어서
무니의 병을 고칠 수 있는가.
때에 천작 바라문은 타락국 한 병과 기름 한 병과 석밀(石蜜)을 바리에 가득 담아 사람을 시켜 가지게 하고, 다시 따뜻한 물을 가지고 존자 우파바아나를 따라 세존께 나아갔다. 그것을 몸에 바르고 따뜻한 물로 씻고 수밀( 蜜]을 마시게 하니 세존의 등병은 이내 편하게 되었다.
때에 천작 바라문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여쭈었다.
어떤 이를 일러 바라문이라 하고
무엇을 보시하면 큰 결과 얻는가.
어떤 것을 때에 맞는 보시라 하고
어떤 것을 깨끗한 복밭이라 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만일 전생 일 아는 지혜를 얻어
결정코 하늘에 날 것을 보고
모든 번뇌가 다하게 되어
무니로서 세 가지 밝음을 얻고
마음이 해탈한 줄 잘 알아서
일체의 탐욕에서 벗어난다면
그를 일컬어 바라문이라 하고
그에게 보시하면 큰 결과 얻고
그에게 하는 보시 때에 맞는 보시요
희망 따라 보시하면 복밭이니라.
때에 천작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복을 짓고 떠나갔다.
1182. 전업경(田業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한 날 밤에는 사알라 숲속에 계셨다. 때에 어떤 바라문은 사알라 숲에서 멀리 않은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사알라 숲으로 왔다가, 세존께서 한 나무 밑에 앉으셨는데, 풍채는 단정하고 모든 감관은 청정하며 그 마음은 고요하고 으뜸가는 지관(止觀)을 성취하여, 그 몸의 금빛 광명이 환하게 비치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리로 나아가 사뢰었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이 가까운 곳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이 숲을 즐겨하지마는, 고오타마께서는 무슨 일로 여기 이 숲속을 즐겨하나이까."
그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대 비구는 이 숲에서
무슨 경영하는 사업 있기에
혼자 쓸쓸하고 고요함 지켜
이 숲속을 즐겨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이 숲에서 일이 없노라.
숲의 뿌리를 끊은 지 오래거니
숲에서 숲을 떠나 선정에 들어
즐거움을 버리고 번뇌를 끊었노라.
때에 그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183, 채신경(採薪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한 날 밤에 사알라 숲속에서 주무셨다. 때에 어떤 바라문은 그 숲 가까이서 五백 명 젊은 비구들과 함께 있었다. 그 바라문은 세존을 늘 칭찬하고 사모하면서 뵈옵고자 하였다. '언제나 여기 오셔서 노닐으실 것인가. 내가 뵈옵게 되며 의심되는 바를 여쭈리라. 혹 한가하시면 내게 말씀해 주실 것이다'고.
때에 그 바라문의 젊은 제자는 나무하러 숲속에 들어갔다가, 멀리 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세존을 뵈었다. 풍채는 단정하고 모든 감관은 고요하며 그 마음은 안정되고 모습은 금산(金山)같아서 광명이 환하게 비취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우리 화상(和尙) 바라문은 고오타마를 늘 칭찬하고 사모하면서, 뵈오면 그 의심되는 바를 물으려고 하였다. 이제 사문 고오타마는 이 숲속에 왔다. 나는 빨리 가서 화상에게 알리리라'고.
그는 곧 나뭇단을 가지고 학당(學堂)으로 돌아가 나뭇단을 내려놓고 화상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화상은 아소서. 화상께서는 이전부터 늘 칭찬하고 사모하면서 사문 고오타마를 뵈옵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혹 이 숲에 오시면 의심되는 바를 물으려고 하였습니다. 오늘 고오타마는 이 숲에 왔습니다. 화상께서는 때를 아소서."
때에 그 바라문은 곧 부처님께 나아가 서로 문안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무섭고 깊고도 깊은
숲덤불 속에 혼자 들어와
굳건하게 머물러 흔들리지 않고
바르게 부지런히 법을 닦는구나.
노래도 춤도 음악도 없이
쓸쓸하고 고요한 데 잠자코 살면서
혼자서 깊은 숲 즐겨하는 이
나는 일찍 과거에 보지 못했네.
이 세상의 자유롭고 훌륭한
임금 되기를 구하려고 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三十三천
천상의 자유로운 즐거움을 위함인가.
무엇 때문에 깊은 수풀 속에서
괴로운 수행으로 스스로 마르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괴롭게 여러 가지 구하려 하면
곧 경계에 갖가지 집착이 생긴다.
일체의 모든 것들은
바로 어리석음의 근본이니라.
그러나 그러한 모든 구함
나는 이미 버린지 오래이거니
구하지 않고 아첨과 거짓 없어
그 어느 것에도 접촉 없노라.
이 세상 일체의 모든 법에는
오직 하나 청정한 관찰뿐이니
저 위없이 귀한 보리 얻어
선정으로 집착하지 않기 닦노라.
바라문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지금 당신에게 정례하노니
크게 고요한 무니 높으신 이여
고요한 생각의 묘한 왕이여
위없는 큰 깨달음 깨친 이시여
여래는 천상, 인간 구제하시니
우뚝 높은 모습은 금산(金山) 같아라.
우거진 숲덤불을 이미 벗어나
숲에 대해 영원히 집착 않나니
깊이 박힌 날카로운 가시를 배고
청정하여 남은 자국 다시 없노라.
변론하는 스승들의 우두머리로
하는 말마다 최상의 웅변이네.
사람 중에서 영걸스런 숫사자
깊은 숲에서 우렁차게 외치나니
그 괴로움의 거룩한 참 도리와
쌓임과 사라짐과 여덟 길 나타내어
온갖 고통 무더기 모두 없애고
때[九] 없는 청정에서 다시 뛰쳐나왔네.
스스로도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고
괴로워하는 중생들 제도하고
그 중생들 안락하게 하기 위해
바른 법 두루 펴서 연설하시네.
이미 그 은혜와 애정을 끊고
온갖 욕심 그물을 멀리 여의고
일체의 존재에 대한 욕망과
그 결박을 끊어 버리었거니
마치 저 물에서 연꽃 폈으니
흙탕물이 거기에 묻지 않듯
마치 허공에 해가 머물러 있어
청정하여 구름이 없는 것 같네.
다행하여라 나는 오늘
코오살라의 사알라숲에 와서
두 발 가진 이 중에 가장 높으신
우리 큰 스승님 뵈옵게 됐네.
큰 숲에서 크게 정진하시어
가장 많이 중생들 제도했나니
길들이는 스승의 우두머리인
두려움 없는 이께 경례하노라.
때에 바라문은 이 게송을 널리 외워 부처님을 찬탄한 뒤에,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184. 손타리경(孫咤利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의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순다리카아강 곁에서 밤을 지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머리를 깎으신 지 오래지 않았다. 새벽이 되어 가부좌하여 몸을 바루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옷으로 머리를 덮으셨다.
때에 순다리카아강 곁에 사는 어떤 바라문은 밤에 일어나 불에 제사하고 음식이 남았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강가로 나와 대덕(大德) 바라문을 찾아 그것을 바치려 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 강가의 바라문 소리를 들으시고는 소리를 내어 기침하시고 머리에 썼던 옷을 벗고 머리를 드러내셨다.
때에 순다리카아강 가에 있던 바라문은 부처님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머리를 깎은 사문은 바라문이 아니다. 이 음식을 가지고 돌아가리라'고. 그 바라문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직 사문만이 머리를 깎는 것이 아니다. 바라문 중에서도 머리를 깎은 이가 있다. 그에게 가서 신분을 물어 보리라'고.
그래서 순다리카아강 곁에 있는 바라문은 세존께 나아가 물었다.
"어떤 종족이십니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종족인가 그것을 묻지 말고
어떤 일을 행하느냐고 물어라.
나무도 베어 비비고 비비면.
거기에서도 불이 나나니
천하고 낮은 종족에서도
숭고한 <무니>가 생기느니라.
지혜로우며 부끄러워할 줄 알고
꾸준히 노력하고 잘 항복 받아
큰 밝음 끝까지 완전히 이뤄
맑고 깨끗이 범행을 닦았거니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그 남은 음식으로 보시하여야 한다.
때에 그 바라문도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오늘 이 좋은 날씨
복을 구하여 제사를 지냈더니
마침 큰선비 보게 되었네.
이 세상 통해 가장 높은 이시네.
만일 부처님 뵈옵지 못했다면
아마 다른 이에게 보시하였으리라.
그 때에 바라문은 더욱 신심을 내어 곧 그 남은 음식을 부처님께 바치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말씀해 얻은 것이라 하여 그것을 받지 않으셨다.
(게송을 말씀함으로써 음식을 얻은 일은 위에서 널리 말한 것과 같다.)
그 바라문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시식(施食)은 어디에 두오리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어떤 하늘이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하늘신이나 세상 사람으로서 그 음식을 먹고 몸이 안락해진 이를 볼 수 없다 .너는 그 음식을 가져다 벌레 없는 물 속이나 풀이 적게 난 땅에 버려라."
때에 바라문은 곧 그 음식을 가져다 벌레 없는 물 속에 버렸다. 물은 곧 연기를 내고 끓으면서 피피 소리를 내었다. 마치 달군 쇠탄자를 찬 물에 던지면 연기가 나고 끓으면서 피피 소리를 내는 것 처럼, 그 음식을 벌레 없는 물 속에 던지자 연기가 일고 끓으면서 피피 소리를 내는 것도 그와 같았다.
바라문은 두려운 마음이 생겨 몸의 털이 다 일어설 것 같았다. 그는 큰 재변이라 생각하고 언덕으로 달려 올라가 마른나무를 모아 공양하고 불을 질러 제사하면서 그 재변을 그치게 하려 하였다. 세존께서는 그가 마른나무를 모아 공양해 제사하고 그 재변을 그치게 하려는 것을 보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 바라문은 불에 제사하면서
마른나무를 불사르는구나.
그것을 온갖 재앙을 물리치는
깨끗한 도(道)라 부르지 말라.
그것은 나쁜 공양인 것을
그래도 지혜롭다 생각하나니
그러한 인연 짓는 것으로
외도는 깨끗함을 닦는다 집착하네.
너는 지금 섶나무의 불을 버리고
마음 속의 왕성한 불을 일으켜
언제나 방일하지 않기를 닦고
언제나 풍부한 공양으로서
어디서나 깨끗한 믿음을 일으켜
큰 모임을 두루두루 마련하여라.
마음과 뜻은 섶나무 되어
성냄의 검은 연기 일어나고
거짓말을 더러운 맛으로 삼아
입안의 혀는 나무구기로 한다.
가슴에는 불태우는 곳을 가지어
욕심 불길 언제나 왕성하나니
마땅히 잘 스스로 항복 받아
사람의 불을 소멸시켜라.
바른 믿음을 큰 강으로 하고
깨끗한 계율을 배로 삼아라.
맑고 깨끗이 흐르는 물은
지혜로운 이의 칭찬하는 바니라.
사람 속에는 깨끗한 하늘 덕의
그 속에서 마땅히 목욕하여라.
물을 건너도 몸이 젖지 않고
편안히 저 언덕에 건너가리라.
바른 법을 깊은 못으로 삼고
복과 덕을 그 선창으로 삼아라.
맑고 깨끗한 물 가득한 것은
지혜로운 이의 칭찬하는 바니라.
사람 속에서 깨끗한 하늘 덕의
그 속에서 마땅히 목욕하여라.
물을 건너도 몸에 젖지 않아서
편안히 저 언덕에 건너가리라.
진리로써 잘 마음을 길들이고
거두고 단속해 범행을 닦고
자비로써 괴로운 행을 삼으면
진실한 마음은 청정하리니
바른 법으로서 목욕하는 것
지혜로운 이의 칭찬하는 바니라.
그 때에 순다리카아강 곁에 사는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길을 돌려 떠나갔다.
1185. 손타리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의 세간에 노닐으시면서 순다리카아강 곁의 숲덤불에 계셨다. 때에 순다리카아강 곁에 사는 어떤 바라문은 부처님께 나아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순다리카아강에 가셔서 목욕하시렵니까."
부처님께서는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순다리카아강에 가서 목욕해 무엇하겠느냐."
"고오타마시여, 순다리카아강은 제도(濟度)하는 강이요, 상서로운 강이며 청정한 강입니다. 만일 누구나 거기서 목욕하면 사람의 모든 악을 다 없앨 수 있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였다.
순다리카아강이나
바아후카강이나
가야아강이나 사라사티강이나
그런 여러 강들은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것을
능히 청정하게 할 수 없나니
강가아나 바아후카강이나
순다리카아강들은
어리석은 이 언제나 그 속에 살아도
그 많은 죄악을 없앨 수 없느니라.
그가 청정한 사람이라면
구태여 목욕해 무엇하며
그가 청정한 사람이라면
우파바사타는 하여서 무엇하리.
깨끗한 업(業)으로써 스스로 깨끗이 하는 것
그것은 살생도 도둑질도 하지 않고
음행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기
받들어 가지는 그것이 되느니라.
믿는 마음으로 보시 행하여
인생의 때를 버려 거기서 목욕하고
일체의 모든 중생들을 대하여
자비스런 마음을 언제나 일으키면
우물물로 목욕해도 그만이거니
구태여 가야아의 강물은 무엇하리.
안으로 그 마음 스스로 청정하면
바깥을 씻을 필요 없나니
천하고 낮은 시골 아이들
그 몸에 더러운 때가 많아서
물로써 먼지를 씻는다 해도
그 마음은 깨끗하게 할 수 없느니.
그 때에 순다리카아강 곁에 사는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186. 계발경( 髮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그 때 상투를 튼 바아라드바아자 바라문은 속인으로 있을 때에 부처님의 친구였었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바깥 몸에다 상투를 틀면
그것은 다만 상투 틂이라 하고
속마음에다 상투를 들면
그것은 중생을 결박하는 것이네.
이제 고오타마에게 청해 묻노니
어떻게 하면 상투튼 것 풀을까.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하셨다.
깨끗한 계율은 받들어 갖고
속마음에 바른 깨달음 닦고
알뜰히 정근하여 방편을 쓰면
그것은 곧 튼 상투를 푸는 것이다.
때에 상투튼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187. 계발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 냐그로오다 동산에 계셨다. 때 상투를 튼 바아라드바아자 바라문은 부처님께 나아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몸밖에다 상투를 틀면
그것은 다만 상투 틂이라 하고
속마음에다 상투를 들면
그것은 중생을 결박하는 것이다.
이제 고오타마에게 나는 묻노니
이러한 상투를 튼 사람으로서
그는 어떠한 방편을 쓰면
무엇으로써 튼 상투를 끊을까.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눈과 귀와 또 그 코와
혀, 몸, 뜻의 받아들이는 곳
그 이름과 또 물질을
남음이 없이 다 없애 버리고
모든 의식이 아주 다 사라지면
거기서 튼 상투 끊어지느니.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상투튼 바아라드바아자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188. 존중경(尊重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강 곁에 있는 보리나무 밑에 계셨는데, 부처 되신 지 오래지 않으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큰 고통이다. 차례가 없고 남의 뜻을 두려워할 줄 모르기 때문에 큰 의리(義理)에서 타락하게 된다. 공경할 것이 있어 차례가 있고 그것에 순종하면 그는 안락하게 지낼 수 있다. 공경할 것이 있어서 차례가 있고 남에게 순종하면 큰 의리가 만족해진다. 혹 어떤 하늘이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하늘 신이나 세상 사람 중에서 내가 두루 갖춘 계율보다 낫고 삼매보다 나으며, 지혜보다 낫고 해탈보다 나으며, 해탈지견보다 나아서, 나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게 할 것이 있으면 나는 그를 의지해 살리라'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떤 하늘이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하늘 신이나 세상 사람에서도 내가 두루 갖춘 계율보다 낫고 삼매나 지혜나 해탈이나 해탈지견보다 나아서, 나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게 하며, 그것을 의지해 살 만한 것이 있다. 오직 바른 법이 있어서 나로 하여금 스스로 깨달아 삼약삼붓다를 이룩하게 하였다. 나는 그것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가리라. 왜냐 하면 과거의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도 바른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았고, 미래의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도 바른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 것이기 때문이다'고.
그 때에 사바 세계의 주인 범천왕은 세존님 생각을 알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펼 만한 동안에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나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장하시나이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러하나이다! <잘 간 이>시여, 게을러 공경하지 않는 이는 참으로 큰 고통입니다. (널리 말하고.....)
큰 의리가 만족해집니다. 진실로 어떤 하늘이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하늘 신이나 세상 사람으로서도 세존께서 갖추신 계율보다 낫거나 삼매나 지혜나 해탈이나 해탈지견보다 나아서, 세존으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갈 것이 없나이다. 오직 바른 법이 있어서, 세존께서 스스로 깨달아 다 옳게 깨달음을 성취하였나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여래께서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할 만한 것으로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 가셔야 할 것이옵니다.
왜냐 하오면, 과거의 모든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도 바른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았고, 미래의 모든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도 바른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도 그 바른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가셔야 할 것이옵니다."
때에 범천왕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과거의 <다 옳게 깨달은 이>나
미래의 모든 부처님이나
현재의 부처, 세존께서는
중생들의 근심을 없애 주셨네.
그 분들 모두 법을 공경해
바른 법을 의지해 살으셨나니
그와 같이 바른 법 공경하는 일
그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 법이시네.
때에 범천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89. 범천경(梵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강 곁에 있는 보리나무 밑에 계셨는데, 부처 되신 지 오래지 않으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일승(一乘)의 도가 있어서, 능히 중생을 깨끗이 하고 온갖 근심과 슬픔을 건너고 고통과 번뇌를 없애어 진여의 법을 얻게 한다. 이른바 네 가지 생각하는 곳[四念處]이다. 어떤 것이 넷인가.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하는 곳[몸]과 느낌을 느낌으로 관하여 생각하는 곳[느낌], 마음을 마음으로 관하여 생각하는 곳[마음],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하는 곳]법]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네 곳 생각하기를 즐겨하지 않으면, 곧 성스러운 법을 즐겨하지 않을 것이요, 성스러운 법을 즐겨하지 않으면 성스러운 도를 즐겨하지 않을 것이며, 성스러운 도를 즐겨하지 않으면 <단 이슬 법>을 즐겨하지 않을 것이요, 단이슬 법을 즐겨하지 않으면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고통, 번민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만일 네 곳 생각하기를 즐겨 닦으면 성스러운 법을 즐겨 닦을 것이요, 성스러운 법을 즐겨 닦으면 성스러운 도를 즐겨할 것이며, 성스러운 도를 즐겨하면 단 이슬 법을 즐겨할 것이요, 단 이슬 법을 즐겨하면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고통, 번민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고.
그 때에 사바 세계의 주인 범천왕은 부처님 생각을 알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펼 만한 동안에,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나 이렇게 찬탄하였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러하나이다! <잘 간 이>시여, 일승의 도가 있어서 능히 중생을 깨끗이 하나이다. 이른바 네 가지 생각하는 곳이옵니다.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고통에서 벗어나나이다."
때에 범천왕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른바 일승의 길이 있어서
모든 존재에서 벗어남을 보나니
그 바른 법을 펴서 말씀하시어
괴로운 중생들을 위안시키네.
과거의 모든 세존께서도
이 길을 타고 건너가셨고
미래의 모든 세존께서도
이 길을 타고 건너가시리.
현재의 거룩한 옳게 깨친 이
이것을 타고 저 바다 건너
나고 죽음의 끝을 완전히 떠나
마음을 길들이어 청정하시네.
나고 죽음의 수레바퀴를
모두 다 아주 녹여 없애고
가지가지의 모든 경계를 알아
지혜 눈으로 바른 길 드러내시네.
비유하면 강가아[恒何]의 물을 흘러서
큰 바다로 나아가 돌아가면
떠돌고 거센 물결 가는 것처럼
이 바른 법도 또한 그와 같아라.
넓은 지혜로 단 이슬 법을
잘 나타내어 얻게 하나니
특별하고 훌륭한 바른 법바퀴
과거에 일찍이 듣지 못한 것이네.
모든 중생들 가엾이 여기시고
중생들 위해 그 바퀴 굴리시네.
천상, 인간을 감싸 보호하시어
존재의 저 언덕에 건너 주시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
모두 다 머리 조아려 예배하여라.
그 때에 범천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90. 범주경(梵主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우루벨라아촌 나이란자나아강 곁에 있는 보리나무 밑에 계셨는데, 부처 되신 지 오래지 않으셨다.
그 때에 사바 세계의 주인 범천왕은 아주 묘한 몸을 가지고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모든 종생 중에서 크샤트리야로서
두 발 가진 이 중에 높은 이시요
지혜와 행을 완전히 갖추신 이
천상, 인간에서 가장 훌륭하여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범천이여, 그렇다 범천이여."
모든 종성 중에서 크샤트리야로서
두 발 가진 이 중에 높은 이시요
지혜와 행을 완전히 갖추신 이
천상, 인간에서 가장 훌륭하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사바 세계 주인 범천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91. 공한처경(空閑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마을이 없는 쓸쓸한 곳에서 비구들과 함께 밤을 지내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채 아라냐법에 수순하기를 말씀하셨다.
때에 사바 세계 주인 범천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코오살라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마을도 없는 쓸쓸한 곳에 계시면서, 비구들과 함께 빈 벌판에서 밤을 지내신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대중을 위해 공법(空法)에 수순하기를 말씀하신다. 나는 이제 가서 그를 따라 찬탄하리라.'
그는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외진 숲의 자리를 친하거든
그 온갖 번뇌를 끊어 버려라.
만일 비고 쓸쓸한 곳 즐겨하지 않거든
대중 속에 들어가 스스로 단속하고
그 마음 스스로 잘 길들여
집집이 다니면서 걸식하면서
모든 감관 거두어 단속해 갖고
그 마음 알뜰히 잡아매어라.
그리고 그 다음에 비고 쓸쓸한
아라냐의 그 자리를 친해 앉으면
온갖 두려움 멀리 여의고
무서움 없이 안락하게 지내리라.
혹 저 온갖 악하고 위태로운
독사들의 갖가지 해침이 있고
검은 구름이 일어 큰 어두움 속에
뇌성이 울고 번갯불 치더라도
온갖 번뇌를 여의었기 때문에
밤낮으로 안락하게 살아가리라.
내가 이제 들은 그 법 같다면
비록 완전히는 이루지 못하여도
혼자서 고요히 범행 닦으면
천(千)의 죽음 악마도 두렵지 않고
만일 그 위에 깨달음 길 닦으면
몇 만이 오더라도 두려울 것 없거니
혹은 스로오타아판나나
사크리다아가아민이나
또 아아나가아민을 얻는
그 수도 또한 한량없나니
능히 그 수를 정하지 못하는 것
망녕된 말이 될까 두려워함이니라.
때에 사바 세계 주인 범천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92. 집회경(集會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카필라투국 카필라바투 숲속에서 五백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온갖 무거운 짐을 버려 자기 이익을 이미 얻었고, 모든 존재의 결박을 끊어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된 이들이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대중을 위해 열반에 알맞는 법을 말씀하셨다. 때에 시방 세계의 대중과 위력 있는 모든 하늘들이 다 모여 와서 세존님과 비구들에게 공양하였다. 다시 여러 범천왕들은 범천 세계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부처님께서는 카필라바투국에 계시다. (위에서 널리 말한 것과 같다....)
세존님과 여러 대중들에게 공양한다. 우리도 지금 가서 각각 찬탄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났다. 첫째 범천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금 이 큰 숲속에
대중들 두루 구름처럼 모였고
시방의 여러 하늘들
모두 와서 공경하네.
그러므로 나도 멀리서 와서
가장 훌륭한 항복 받기 어려운
스님들에게 예배하노라.
둘째 범천도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여러 비구들은
진실한 마음으로 정진하면서
지금 여기 이 큰 숲속에서
모든 감관 거두어 제도 구하네.
또 셋째 범천도 게송으로 말하였다.
좋은 방편으로 은혜와 애정과
깊고 날카로운 가시 죽이고
굳고 튼튼해 흔들리지 않는 것
마치 저 인드라 당기[幢]와 같네.
깊은 해자[塹]의 물을 건너서
맑고 깨끗해 욕심 없거니
잘 건너신 길잡이 스승은
그 마음 항복 받은 큰 용이시네.
다음에는 넷째 범천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께 돌아가 의지하는 이
마침내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나니
능히 인간 몸 끊어 버리고
천상의 몸을 받아 즐거워하리.
네 범천은 이렇게 각각 게송을 마치고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93. 구가리경(瞿迦梨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사바 세계의 주인 범천왕은 날마다 부지런히 부처님께 나아와 존중하고 공양하였다. 때에 사바 세계 주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아침에는 너무 이른데 부처님을 뵈오려 왔더니, 마침 세존께서는 큰 삼매에 들어 계신다. 나는 우선 데바닷타의 무리 코오카알리카 비구 집에 들리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그 집에 들려, 손가락으로 창을 두드리면서 말하였다.
"코오카알리카여, 코오카알리카여, 너는 샤아리풋트라나 모옥갈라아나에게 가서 깨끗한 신심을 일으켜라. 너는 긴 밤 동안에 이익 없는 고통을 받지 말라."
코오카알리카는 대답하였다.
"너는 누구냐."
범천은 대답하였다.
"사바 세계의 주인 범천왕이다."
"세존께서 너에게 아아나가아민(인간에 돌아오지 않는 지위)을 얻었다고 증명하시지 않았던가."
"증명하셨다, 비구여."
"그런데 왜 왔는가."
사바 세계 주인 범천왕은,
"너는 고칠 수 없구나."
하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량이 없는 곳곳에 대해
마음으로 그것을 헤아리며 하는구나.
어떻게 지혜로운 사람으로
그러한 생각을 감히 내는가.
한량이 없는 것을 헤아리려 하는 것
그것은 곧 무지한 범부이니라.
때에 사바 세계 주인 범천왕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날마다 부지런히 부처님께 나아와 친히 뵈옵고 공양하였나이다. 저는 오늘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오늘 아침에는 너무 일찌기 세존님을 뵈오러 왔더니, 마침 세존께서는 큰 삼매에 들어 계시다. 나는 우선 데바닷타의 무리 코오카알리카 비구 집에 들리리라'곧 그 집으로 가서 천천히 창을 두드리면서 말하였나이다. '너는 어질고 착하며 지혜 있는 샤아리풋트라나 모옥갈라아나에게 가서 깨끗한 신심을 일으켜라. 긴 밤 동안에 이익 없는 고통을 받지 말라.'
코오카알리카는 말하였나이다. '너는 누구냐'고. 저는 '나는 사바 세계 주인 범천왕이다'고 대답하였더니, 그는 '세존께서 너에게 아아나가아민을 얻었다고 증명하시지 않았느냐'고 말하였나이다. 저는 '증명하셨다'고 대답하였나이다. 그는 '너는 왜 왔느냐'고 하옵기에 저는 '이것은 고칠 수 없다'하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나이다.
헤아릴 수 없는 것을
헤아리려고 마음을 내는구나.
헤아릴 수 없는 것 헤아리려 하는 것
그는 곧 무지한 범부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범왕이여,
헤아릴 수 없는 것을
헤아리려고 마음을 낸다.
어떻게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그러한 망녕된 생각을 내는가.
헤아릴 수 없는 것 헤아리려 하는 것
그는 곧 무지한 범부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사바 세계 주인 범천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94. 범천경(梵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대범천왕과 그 밖의 별범천(別梵天)과 선비별범천(善臂別梵天)은 날마다 방편을 써서 세존님을 가서 뵈옵고 공양하였다. 때에 바코범천[婆句梵天]은 별범천과 선비별범천이 부지런히 방편을 쓰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디로 가려는가."
그들은 대답하였다.
"세존을 뵈옵고 공경하고 공양하고자 한다."
때에 바코범천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거기는 네 가지 따오기(범의 이름) 있고
세 가지 금빛 궁전 있으며
그리고 五백 七十二명의
수행하고 좌선하는 사람이 있어
불꽃처럼 빛나는 금빛 몸으로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춘다.
그대들은 우선 내 몸을 보라
구태여 거기까지 갈 것 없느니.
그 때에 선범왕과 별범왕과 선비별범왕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무리 금빛몸 가지고 있어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춰도
그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 빛깔에 번뇌 있음 아나니
그런 빛깔을 즐기지 않고
거기서 마음이 해탈하니라.
때에 그 선범천과 별범천과 선비별범천은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아까 방편을 써서 세존님을 와서 뵈옵고 공경하고 공양하려고 하였삽더니, 바코범천은 저희들이 방편 쓰는 것을 보고 저희들에게 물었나이다. '너희들은 지금 방편을 써서 어디로 가려 하는가'고. 저희들은 '세존님을 가서 뵈옵고 예로써 섬기고 공양하려한다'고 대답하였삽더니, 바코범천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나이다."
거기는 네 가지 따오기 있고
세 가지 금빛 궁전 있으며
그리고 五백 七十二명이
거기서 선정에 들어 있거니
이 내 몸의 금빛을 보라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춘다.
너희들은 우선 내 몸을 보라
구태여 거기까지 갈 것 없느니.
저희들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나이다.
비록 금빛몸 가지고 있어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춰도
알아야 한다 그 순금 빛깔은
그것은 바로 번뇌 거리이거니
지혜로운 사람은 빛깔에서 벗어나
다시는 빛깔을 즐겨하지 않는가.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범천이여, 그렇다! 범천이여.
비록 순금빛 몸을 가지고
범천 궁정을 두루 비춰도
알아야 한다 순금 빛깔은
그것은 바로 번뇌 거리이거니
지혜로운 사람은 빛깔에서 벗어나
다시는 빛깔을 즐겨하지 않는다.
때에 그들 범천은 가타무다저사(迦咤務陀低沙) 비구를 위해 일부러 게송으로 말하였다.
대게 사람이 세상에 나면
날카로운 도끼가 입안에 있어
도리어 스스로 자기 몸 해치나니
그것은 나쁜 말 때문이니라.
비방해야 할 이를 도리어 칭찬하고
칭찬해야 할 이를 도리어 비방하여
나쁜 말로써 그 허물 더해
태어나는 곳마다 안락이 없다.
도박이나 술로서 재물 버리고
그 허물은 지극히 적은 것이다.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 마주하기
그것은 그야말로 큰 허물이다.
저 지옥에는 백천 개 있어
그 이름은 니라르부다[尼羅浮陀]라 하고
三十에서 六백과 그리고 또
다섯 개의 아부타(阿浮陀) 지옥 있으니
이것들은 입과 뜻의 나쁜 원으로
성현을 비방하는 지옥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범천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195. 바구범경(婆句梵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바코범천은 범천 위에서 이렇게 삿된 소견을 일으켰다. 즉 '이곳은 항상 되고 한결같아 변하거나 바뀌는 법이 아니요, 순수하고 한결같이 생사를 뛰어난 곳이다'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바코범천의 생각을 알으시고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 그대로 라아자그리하성에서 사라져 범천 위에 계시었다. 바코범천은 멀리서 세존을 뵈옵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七十二의 이 범천은
온갖 복업을 지음으로써
자유로이 언제나 머무르나니
남과 늙음, 죽음을 이미 떠났네.
나는 가지가지의 밝은 이치를
완전히 닦아 익혀 이루었나니
저 여러 하늘 대중들
오직 나만 영원히 존재한다 말했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너는 지극히 목숨이 짧아
영원히 존재하는 사람 아니다.
그런데 이제 너 바코범천은
스스로 오래 산다 이르는구나.
너는 저 니라르부다 지옥 속에서
그 목숨 백 천년을 지냈느니라.
내가 모두 그것을 기억하는데
너는 스스로 오래 산다 말하는구나.
바코범천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 세존님 보시는 바는
그 겁수(劫數)가 끝이 없어라.
남,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들
그것들은 모두 다 지나갔거니
원하옵건대 내 일찍 지나온
과거의 경력 말해 알려 주소서.
어떤 계율의 업을 받아 가졌기
지금 여기서 태어나게 했는가.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너는 과거의 오랜 그 때에
크고 넓은 벌판을 지난 일 있다.
거기서 성현의 범행을 닦는
많은 대중의 행렬이 있었다.
그들은 주렸으나 양식이 없을 때
너는 구원하여 지나가게 하였고
자비스런 마음은 언제나 계속되어
몇 겁을 지나도록 잃지 않았다.
이것은 네가 지난 세상에
받아 가진 바 공덕이니라.
나는 모두 그것을 기억하나니
마치 금시 꿈에서 본 것과 같다.
또 과거에 어떤 촌과 도시가
도적의 노략질을 받은 일 있다.
너는 그 때에 그들을 구해
모두 거기서 벗어나게 하였다.
이것은 네가 지난 세상에
받아 가진 바 복업이니라.
나는 그 인연 기억하나니
마치 금시 꿈에서 본 것과 같다.
또 과거에 많은 사람들
배를 타고 강가아를 건너 가다가
흉악한 용이 그 배를 덮쳐
그 목숨 모두 해치려 했다.
너는 그 때에 신통 힘으로
그들을 구해 벗어나게 하였다.
이것은 네가 지난 세상에
받아 가진 바 복업이니라.
나는 그 인연 기억하나니
마치 금시 꿈에서 본 것과 같다.
바코범천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의 옛날과 지금의 수명과
또한 그 밖의 모든 일들을
확실히 모두 아시나니
그야말로 바르게 깨달은 이시네.
그러므로 받으신 바 그 몸에서
금빛 광명은 불꽃처럼 비추어
그 몸은 여기 머무르셔도
광명은 온 세간 두루하시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바코범천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삼매의 힘 그대로 범천에서 사라져 라아자그리하성으로 돌아오셨다.
1196. 사견경(邪見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범천은 범천 위에서 이런 삿된 소견을 일으켜 말하였다. '이 곳은 항상 되고 한결같아 변하거나 바뀌지 않고, 순수하고 한결같이 생사를 뛰어났다. 일찍 아무도 여기 온 이를 보지 못했거늘 하물며 이보다 더 훌륭한 곳이 있겠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범천의 생각을 아시고,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슈라아바스티이국에서 사라져 범천 궁전에 나타나셨다. 그래서 범천 꼭대기에 머물러 허공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바루어 생각을 모으셨다.
그 때에 존자 아즈냐아타카운디냐[阿若俱隣]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오늘 어디 계시는가'고. 곧 사람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하늘 눈으로 세존께서 범천 위에 계신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삼매에 들어 그 삼매의 힘을 따라 슈아라바스티이국에서 사라져 범천 세계에 나타났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처님을 향해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아, 부처님 자리 밑이요 범천 자리 위에 앉았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카아샤파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오늘 어디 계시는가'고. 곧 사람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하늘 눈으로, 세존께서 범천 위에 계신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슈라아바스티이국에서 사라져 범천 위에 나타났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처님을 향해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아, 부처님 자리 밑이요 범천 자리 위에 있었다.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오늘 어디 계시는가'고. 곧 사람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하늘 눈으로, 세존께서 범천 위에 계신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슈라아바스티이국에서 사라져 범천 위에 나타났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처님을 향해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아 부처님 자리 밑이요 범천 자리 위에 있었다.
때에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오늘 어디 계시는가'고. 곧 사람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하늘 눈으로, 세존께서 범천 위에 계신 것을 멀리서 보았다. 그는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슈라아바스티이국에서 사라져 범천 위에 머무르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부처님을 향해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아, 부처님 자리 밑이요 범천 자리 위에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도 '과거부터 아직 나보다 나은 이를 보지 못하였다'는 소견을 가졌는가."
범천은 사뢰었다.
"나는 이제는 감히 '일찍 나보다 나은 이를 보지 못하였다'는 소견을 내지 못하나이다. 다만 범천의 광명이 가리워졌음을 볼 뿐이옵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범천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범천에서 사라져 슈라아바스티이국으로 돌아오셨다.
존자 아즈냐아타카운디냐와 마하아카아샤파와 샤아리풋트라도 그 범천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한 뒤에,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범천에서 사라져 슈아라바스티이국으로 돌아왔다.
오직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만 그대로 거기 있었다. 때에 그 범천은 존자 모옥갈라아나에게 물었다.
"세존님의 다른 여러 제자들도 다 그런 큰 덕과 큰 힘이 있는가."
때에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대덕(大德)은 세 가지 밝음 갖추어
남의 마음 통달해 환히 안다.
온갖 번뇌가 다한 여러 아라한
그 수효는 한량이 없느니라.
때에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는 그 범천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한 뒤에,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범천에서 사라져 슈라아바스티이국으로 돌아왔다.
1197. 입멸경(入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쿠쉬나가라국의 역사가 난 곳인 사알라 쌍수(雙樹) 숲 사이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열반에 다달아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알라쌍수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하여 노끈 평상을 펴라. 여래는 오늘 밤중에 <남음 없는 열반>에 들 것이다."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세존님의 분부를 받고, 세존님을 위해 사알라쌍수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하여 노끈 평상을 폈다. 그리고 세존께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사뢰었다.
"여래님을 위해 사알라 쌍수 숲 사이에 북쪽으로 머리하여 노끈 평상을 폈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노끈 평상에 나아가 북쪽으로 머리하시고 오른 쪽으로 누워 발을 포개고 밝다는 생각을 모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한 밤중에 <남음 없는 열반>에 드시었다. 그러자 사알라 쌍수 숲은 곧 꽃을 피워 두루 드리워 세존께 공양하였다. 때에 어떤 비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착하다! 너희들 사알라 나무여
가지 늘이어 부처님께 예배하네.
큰 스승님의 반열반하심을
아름다운 꽃으로 공양하는구나.
제석은 이네 게송으로 말하였다.
일체의 행은 덧없는 것이어니
그것은 모두 생멸하는 법이니라.
비록 났으나 이내 사라지는 것
이 적멸(寂滅)을 곧 즐거움 삼느니라.
사바세계의 주인 범천왕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세상에 한번 생긴 것이면
그것은 모두 버려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거룩한 큰 스승님은
이 세상 아무도 짝할 이 없네.
비록 여래의 힘을 얻어서
두루 이 세상 눈이 되었건만
마침내 사라짐에 돌아가나니
이제 남음 없는 열반에 들었네.
존자 아니룻다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드나는 숨길 이미 멈추었으나
그 마음 잘 거두어 잡았거니
의지한 그 곳으로 부터 나와서
이 세상에서 반열반에 드시네.
모두들 서로 큰 두려움 생기어
사람의 온 몸 털을 서게 하나니
모든 그 행의 힘을 갖추신
큰 스승님 지금 반열반하시나니
그 마음 항상 게으르지 않았고
온갖 애욕에도 집착하지 않았나니
그 마음의 법 차츰 해탈하는 것
섶나무 다해 불 꺼지는 것 같네.
여래께서 열반하신 지 이레 뒤에 존자 아아난다는 차이트야[枝提]에 가서 게송을 읊었다.
스승님의 그 보배로운 몸
저 범천 위로 떠나가셨네.
어쩌면 그러한 큰 신통 힘
속에서 불을 내어 몸을 사뤘네.
천 벌의 고운 흰 천 옷으로
여래의 몸을 염(殮)하였나니
오직 두 겹은 타지 않았네.
가장 좋은 것, 또 속옷이었네.
존자 아아난다가 이 게송을 읊을 때, 여러 비구들은 잠자코 있으면서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