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제 46권
1222. 조소경(鳥巢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에 하늘과 아수라가 마주 진을 치고 싸워, 아수라가 이기고 하늘이 패하였다. 때에 제석천 군사는 패해 흩어지면서 매우 두려워하여 차를 타고 북으로 달려 천궁으로 돌아왔다.
수미(須彌)산 밑 길에 우거진 숲이 있고 숲 속에 금시조(金翅鳥) 둥우리가 있는데, 거기에는 금시조 새끼가 많이 있었다. 그 때에 제석천은 수레와 말이 지나면서 그 새끼들을 밟아 죽일까 걱정이 되어 어자(御者)에게 말하였다.
'수레를 돌려라. 새 새끼를 죽이지 말라.'
어자는 왕에게 사뢰었다.
'아수라 군사가 뒤에서 쫓아옵니다. 만일 돌아가면 그들에게 욕을 당할 것입니다.'
제석은 말하였다.
'차라리 돌아가다가 아수라에게 죽을지언정 군사로써 중생을 길에서 죽이지 말아야 한다.'
어자는 수레를 돌려 남으로 향하였다. 아수라 군사는 멀리서 제석이 수레를 돌려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싸움의 모책이라 생각하고 곧 돌아서 달아났다. 군사들은 매우 두려워해 진을 무너뜨리고 흩어져 아수라 궁으로 돌아갔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제석천은 三十三천의 자재로운 왕이지마는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위력으로 아수라 군사를 무찔러 항복 받았고, 또 항상 사랑하는 마음의 공덕을 찬탄하였었다. 너희 비구들은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와 집이 없이 도를 배운다.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닦고 또한 사랑하는 마음의 공덕을 찬탄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223. 빈인경(貧人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라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라아자그리하성 안에 어떤 장정이 있었다. 그는 빈궁하여 고생하면서도 부처님과 법과 중을 믿으면서 금계(禁戒)를 받들어 가지고, 많이 듣고 널리 배우며 힘써 보시를 행하고 바른 소견을 성취하였었다. 그래서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천상에 나게 되었다. 三十三천에 나서는 세 가지 일이 다른 三十三천보다 훌륭하였다.
어떤 것이 셋인가. 첫째는 하늘 수명이요, 둘째는 하늘 형상이며, 셋째는 하늘 명칭이다. 여러 三十三천은 이 하늘사내의 세 가지 일이 특히 훌륭한 것을 보았다. 하늘 수명과 하늘 형상과 하늘 이름의 훌륭한 것을 다른 여러 하늘들은 보고 제석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카우시카[ 尸迦]여, 이 하늘에 처음으로 난 어떤 하늘사내는 먼저 난 여러 하늘보다 세 가지 일, 즉 하늘 수명, 하늘 형상, 하늘 명칭이 훌륭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때에 제석천은 그들 하늘사내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내가 이 사람을 보매 이 이는 라아자그리하성에서 한 장정이 되어, 빈궁하여 고생하면서도 여래의 법률을 믿고 향하는 마음을 얻어 바른 소견을 성취하였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이 하늘에 나서, 여러 三十三천보다 세 가지 일이 특히 훌륭하니, 즉 하늘 수명과 하늘 형상과 하늘 명칭이다."
때에 제석천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바르게 여래를 믿어
결정해 흔들리지 않으며
진실한 계율 받들어 가져
거룩한 계율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
부처에 대해 마음이 청정하여
바른 소견을 성취했나니
그는 가난하거나 괴로움 아니요
헛되이 스스로 살아가지 않았다.
그러므로 부처와 법과 중에게
맑고 깨끗한 믿음을 내고
지혜의 힘은 더욱 밝아서
부처 바른 가르침 생각해야 하느니.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224. 대사경(大 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그리드라쿠우타 산에 계셨다. 그 때에 라아자그리하성 사람들은 널리 대회(大會)를 마련해 모두 여러 외도(外道)를 청하였다. 차라가(遮羅迦) 외도를 섬기는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차라가도천(遮羅迦道天)을 청해 먼저 복밭을 지으리라.'
혹 어떤 이는 집을 나온 외도를 섬기고, 어떤 이는 니르그란타 도를 섬기며, 어떤 이는 늙은 제자를 섬기고, 어떤 이는 큰 제자를 섬기며, 어떤 이는 부처님 제자 중을 섬겼는데, 그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부처님 앞의 중으로 하여금 복밭을 짓게 하리라.'
때에 제석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라아자그리하성의 사람들로 하여금 부처님 앞의 중을 버리고 다른 도를 받들어 섬겨 복밭을 구하지 말게 하자. 나는 지금 빨리 가서 라아자그리하성의 사람들을 위해 복밭을 이룩해 세우리라.'
그는 곧 큰 바라문으로 화해 태도를 엄정히 하고 흰말을 탔다. 여러 젊은 바라문들은 앞에서 인도하고 뒤에서 따르면서 금자루의 비단 일산을 들고 라아자그리하성에 이르러 여러 곳의 대중의 모임에 나아갔다. 라아자그리하성의 여러 남녀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다만 이 큰 바라문이 받들어 섬기는 것을 보아서, 우리도 그를 따라 먼저 공양해 좋은 복밭을 만드리라.'
때에 제석천은 라아자그리하성의 여러 남녀들의 생각을 알고, 수레를 타고 앞뒤로 대중을 거느리고 그리드라쿠우타산으로 가서 문 밖에 이르러서는 다섯 가지 장식을 버리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일체 모든 법의 저쪽 언덕을
잘 분별해 나타내 보이며
온갖 두려움을 모두 다 건넜나니
그러므로 고오타마께 머리 조아리네.
모든 사람들 널리 모임을 열고
큰 공덕을 구하려 하여
제각기 모두 큰 보시 베풀고
남는 결과 있기를 언제나 원하거니
원컨대 저를 위해 복밭을 설명하여
이 보시 결과를 이루게 하여지다.
지금 이 제석의 큰 자재로운
천왕의 알고자 여쭈온 것을
이 그리드라쿠우타산에서
큰 스승님께서는 말씀하셨네.
모든 사람들 널리 모임을 열고
큰 공덕을 구하려 하여
제각기 모두 큰 보시 베풀고
남는 결과 있기를 언제나 원하거니.
보시 행함으로써 큰 결과 얻느니라.
바르게 향하는 네 사람 있고
그 네 성인은 결과에 머무나니
그것이 바로 중의 복밭이니라.
지혜와 행과 선정을 구족하면
그 중의 복밭은 더욱 넓어져
한량이 없기 바다보다 더하니라.
사람을 길들이는 스승의 제자
바른 법을 비추어 밝게 나타내나니
그들에게 공양하고 잘 보시하면
그것은 곧 중의 좋은 복밭이니라.
이 좋은 중의 복밭에 대해
큰 결과 얻는다고 부처님 말씀하셨네.
중은 다섯 가지 번뇌를 떠났기에
그 청정 마땅히 찬탄해야 하나니
그들의 최상의 복밭에 보시하면
조그만 보시로써 큰 이익 거두리니
그러므로 모든 사람 그 누구나
중의 복밭에 보시해야 하느니라.
더욱더욱 훌륭하고 묘한 법 얻어
지혜와 행과 선정 상응(相應)하나니
그런 보배로운 중에게 공양하면
시주(施主)의 마음 기쁨에 넘치리라.
그래서 세 가지 마음을 내어
의복과 음식을 베풀어주고
티끌과 때와 칼과 가시를 떠나
모든 나쁜 갈래를 뛰어넘나니
몸소 나아가 알려 청하고
손수 평등하게 골고루 주어
자기도 남도 이익 되게 하나니
이런 보시는 큰 이익 얻느니라.
자비스런 사람은 이렇게 보시하고
깨끗한 믿음으로 마음 해탈하나니
죄 없고 편하며 즐거운 보시는
지혜를 타고 극락에 나느니라.
때에 제석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에 라아자그리하성의 여러 사람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어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세존이시여, 대중들과 함께 저의들의 공양을 받아 주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라아자그리하성 사람들은 세존께서 잠자코 그 청을 받으신 것을 알고는 예배하고 돌아가,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곳에 이르러 음식을 갖추고 자리를 폈다. 이른 아침에 사람을 보내어 부처님께 때를 알리었다.
"원컨대 때를 알으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대중들과 함께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모임으로 가셔서 대중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라아자그리하성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좌정하신 줄을 알자, 갖가지 풍족하고 맛난 음식을 손수 돌렸다. 공양이 끝나고 바리를 씻고 손을 씻고 양치질이 끝나자, 다시 본 자리로 돌아가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사람들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1225. 대사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그리드라쿠우타산에 계셨다. (자세히 말한 것은 위와 같다. 다른 것은)
때에 제석천은 다른 게송으로 부처님께 사뢰었다.
이제 고오타마께 청해 묻노니
그윽하고 비밀한 깊고 묘한 지혜와
세존께서 그 몸소 증득하옵신
아무 데도 걸림 없는 그 지견을.....
여러 사람들은 널리 모임을 열었다. (게송은 위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라아자그리하성의 모임을 베풀은 여러 사람들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1226. 삼보리경(三菩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이르르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세존께서 코오살라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세존께서 스스로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이루셨다'고 말씀하셨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여러 사람들이 전하는 그 사람 거짓이거나 과장된 말이 아니옵니까. 그 말은 과연 말다운 말이요 법다운 말이며 법을 따른 말이옵니까. 그것은 다른 사람이 법을 해치는 것으로서 그 문답에서 나쁜 감정을 내게 하는 것이 아니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의 그 말은 진실한 말이요 거짓이 아니요, 그것은 말다운 말이요 법다운 말이며 법을 따른 말이요, 그것은 다른 사람이 법을 해치는 것으로서 문답에서 나쁜 감정을 내게 하는 것이 아니오. 왜냐하면 대왕이여, 나는 지금 진실로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얻었기 때문이오."
프라세나짓왕은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비록 그렇게 말씀하시지마는 나는 그래도 믿지 않나이다. 왜냐 하오면, 요새의 여러 늙고 유명한 사문이나 바라문, 즉 푸우라타카아샤파, 마스타리이코아샤아리푸트라, 산자이이바이라티이푸트라, 아지타케샤캄발라, 카라쿠다카아탸아야나, 니르그란타지나아티푸트라들도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얻었다고 스스로 말하지 않나이다. 세존께서는 나이 어리고 집을 나온 지도 오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무리 작아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것이 넷이 있소. 어떤 것이 넷인가. 크샤트리야 왕자는 어리더라도 가벼이 여길 수 없고, 용왕의 아들은 어리더라도 가벼이 여길 수 없으며, 작은 불은 비록 조그만해도 가벼이 여길 수 없고, 비구는 어려도 가벼이 여길 수 없소."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크샤트리야 형상 갖추고
귀한 종족으로 이름을 떨치나니
나이는 비록 어리더라도
지혜로운 이 가벼이 보지 않네.
그 이는 반드시 왕위에 올라
옛일 생각해 해칠 마음 내나니
그러므로 가벼이 보기 어렵네.
마땅히 크게 공경하여야 하네.
스스로 보호하기 바라는 이는
목숨을 보호하듯 스스로 보호하라.
평등으로서 스스로 보호하면
다 같이 목숨을 보호케 되리라.
촌락이나 또는 쓸쓸한 곳에서
혹 그 어린 용을 보거든
그것을 조그만 뱀이라 하여
가벼이 여기는 생각을 내지 말라.
잡된 빛깔의 새끼 용 꼴이라도
마땅히 편하고 즐겁게 하고
뱀을 무시하면 남녀의 구별 없이
모두 다 그 독의 해침을 받으리라.
그러므로 스스로 보호하는 사람은
마땅히 자기 목숨을 보호하듯이 하라.
그것은 자기를 잘 보호함으로서
다같이 남까지 보호함이 되리라.
사나운 불은 비록 작아도
그 먹는 것은 한량이 없네.
작은 촛불도 물건을 태우나니
섶나무 대어주면 자꾸 번져 가
조그만 데서 점점 나아가
촌락이나 도시를 태워 다하네.
그러므로 스스로 보호하는 사람은
마땅히 목숨 보호하듯이 사라.
그것은 자기를 잘 보호함으로써
다같이 남까지 보호함이 되리라.
왕성한 불길이 태우는 것은
온갖 초목을 다 태우나니
꺼지고 나면 차고 줄지 않지만
그 불이 다시 날까 경계하여라.
깨끗한 계의 불을 가지는 비구
그를 비방하거나 가벼이 보면
그 몸과 도 그 자손 태우고
온갖 재앙은 길이 흘러내리리니
타알라 나무를 태우는 것 같아서
나서 자랄 기약은 다시없으리.
그러므로 마땅히 스스로 보호하여
스스로 자기 목숨 보호하듯 하라.
그것은 자기를 잘 보호함으로서
다 같이 남까지 보호함이 되리라.
형상을 갖춘 크샤트리야
어린 용과 또 작은 불꽃과
깨끗한 계율 갖춘 비구들에게
가벼이 보는 생각 내지 말지니
그러므로 마땅히 스스로 보호하여
자기 목숨을 보호하듯 하라.
그것은 자기를 잘 보호함으로서
다 같이 남까지 보호함이 되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27. 모경(母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프라세나짓왕에게는 조모가 있어 극히 존경하였는데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성을 나가 화장하고 사리 공양을 마치고는, 헤어진 옷에 머리를 흩으리고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프라세나짓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은 어디서 오기에 헤어진 옷에 머리를 흩으렸는가."
프라세나짓왕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내게는 조모님이 있어 지극히 존경하였아온데 나를 버리고 세상을 떠났나이다. 성밖에 나가 화장하고 공양하고 세존께 왔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조모님을 지극히 사랑하고 존경하며 생각하는가."
프라세나짓왕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지극히 존경하고 사랑하고 생각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나라의 모든 코끼리와 말과 내지 왕위를 모두 가져다 남에게 주고 조모님의 목숨을 구(求)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다 주겠나이다. 그러나 이미 나고 죽음을 구하지 못하고 영원히 하직하였으니 슬픔과 그리움과 근심과 괴로움을 스스로 견딜 수 없나이다. 일찍 듣건대 세존께서는 '일체 중생, 일체 벌레, 일체 신(神)으로서 난 것은 모두 죽어 다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한 번 나서 죽지 않는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나이다. 오늘에야 비로소 세존께서 잘 말씀하셨음을 알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소! 일체 중생, 일체 벌레, 일체 신으로서 난 것은 이내 죽어 마침내 다함으로 돌아가오. 어느 것도 한 번 나서 죽지 않는 것은 없소."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가사 바라문의 큰 성(姓)이나 크샤트리야의 큰 성이나 장자의 큰 성이라도 난 이는 다 죽소. 죽지 않는 이는 없소, 가사 크샤트리야의 대왕이 정수리에 물을 부어 왕위에 올라 온 천하의 왕이 되어, 자재로운 힘을 얻어 모든 나라를 다 항복 받았더라도, 마침내는 다함으로 돌아가 죽지 않는 이는 없소, 다시 대왕이여, 장수천(長壽天)에 나서 하늘 궁전의 왕이 되어 자유로이 쾌락을 누리더라도, 마침내는 다함으로 돌아가 죽지 않는 이는 없소.
다시 대왕이여, 아라한 비구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온갖 무거운 짐을 버렸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쳤고 자기 이익을 얻었으며 모든 존재의 결박을 벗어나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하였더라도, 그도 또한 다함으로 돌아가 몸을 버리고 열반하는 것이오, 혹은 연각(緣覺)으로서 잘 길들어 지극히 고요하였더라도 그 몸과 목숨은 다해 마침내 열반으로 돌아가오. 모든 부처, 세존께서 열 가지 힘을 완전히 갖추고 네 가지 두려움이 없이 훌륭히 사자처럼 외치더라도, 마침내는 몸을 버리고 반열반을 취하는 것이오. 이러한 까닭으로 대왕은 알아야 하오. 일체 중생, 일체 벌레, 일체 신으로서 남이 있으면 반드시 죽어 마침내는 사라짐으로 돌아가 죽지 않는 이는 없는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의 모든 중생 무리들
목숨 있으면 마침내 죽는다.
제각기 그 업의 나아감 따라
선악의 결과를 스스로 받나니
그 나쁜 업은 지옥에 떨어지고
선을 행하면 천상에 오르며
훌륭하고 묘한 도 닦아 익히면
번뇌가 다해 반열반하느니라.
여래와 연각과
부처의 성문 제자들마저
마침내는 그 몸과 목숨을 버리나니
하물며 저 세속 범부들이랴.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28. 자념경(自念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혼자 고요한 곳에서 선정에 들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떤 것이 자기를 생각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하면 그것은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몸의 선행을 행하고 뜻의 선행을 행하면 그것은 자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는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고요한 곳에서 혼자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어떤 것이 자기를 생각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만일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하면 그것은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몸의 선행을 행하고 뜻의 선행을 행하면 그것은 자기를 생각하는 것이다'고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그렇소. 대왕이여, 만일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하면 그것은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오. 그는 스스로 자기를 생각한다고 말하더라도 실로는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오. 왜 그러냐 하면, 나쁜 벗의 짓는 악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없는데, 생각하거나 사랑하지 않는 자의 사랑하지 않는 행을 자기 스스로 자기에게 행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그것은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오.
대왕이여, 만일 다시 몸의 선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선행을 행하면 그것은 자기를 생각하는 것이오. 그들은 스스로 자기 몸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더라도, 그들은 실로는 자기를 생각하는 것이오. 왜냐 하면, 착한 벗은 착한 벗의 행한 바를 생각하는 이가 없는데, 생각하거나 사랑하는 자의 사랑하는 행을 자기 스스로 자기에서 행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그들은 자기를 생각하는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른바 자기를 생각하는 이라면
마땅히 나쁜 행 짓지 말지니
마침내 나쁜 행 의지하지 않으면
자기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리.
이른바 자기를 생각하는 이라면
마침내 나쁜 행 짓지 말지니
온갖 착한 업 짓는 사람은
자기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리.
만일 자기를 사랑하는 이라면
자기를 스스로 잘 보호하기를
나라를 잘 보호하는 임금이
밖으로 국경의 성 막듯이 하라.
만일 자기를 사랑하는 이라면
지극히 잘 자기를 보배로이 간직하기
그것을 잘 지키는 나라 임금이
안으로 국경의 성 막듯이 하라.
이렇게 스스로를 보배로이 간직하여
잠깐이나마 빈틈이 없게 하라.
잠시나마 틈 있으면 근심 생기고
나쁜 곳에서 길이 괴롬 받으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29. 자호경(自護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런 생각에 잠겼다.
'어떤 것이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자기를 보호하지 않는 것인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어떤 이가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하면 그들은 자기를 보호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몸의 선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선행을 행하면 그들은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는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고요한 곳에서 혼자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어떤 것이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자기를 보호하지 않는 것인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만일 어떤 이가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하면 그들은 자기를 보호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몸의 선행을 행하고 뜻의 선행을 행하면 그것은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다'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그렇소. 대왕이여, 만일 어떤 이가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하면 그것은 자기를 보호하지 않는 것이오. 그러면서 그들은 스스로 자기를 잘 보호한다고 하오. 코끼리 군사, 말 군사, 수레 군사, 보병으로써 자기를 보호하여, 스스로 보호한다고 말하지마는, 실로는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요, 왜 그러냐 하면, 비록 밖으로는 보호하지마는 안으로 보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요, 그러므로 대왕이여, 그것은 자기를 보호하지 않는 것이오.
대왕이여, 만일 어떤 이가 몸의 선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선행을 행하면 그들은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오. 그들은 코끼리, 말 , 수레, 보병의 네 군사로서 자기를 보호하지 않더라도 실로는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요, 왜 그러냐 하면, 그 안을 보호하는 이를 자기를 잘 보호한다고 하고, 밖을 보호하는 것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몸과 입과 또 뜻
일체의 업을 잘 단속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 스스로 지키는 것
그것이 잘 지켜 보호하는 것이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30. 재리경(財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상에는 훌륭하고 값진 재물의 이익을 얻었으면서 방일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중생에게 악행을 짓지 않는 사람은 적다. 세상에는 훌륭하고 값진 재물의 이익을 얻으면 방일하고 더욱 탐착하며 온갖 삿된 행을 행하는 사람은 많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고요한 곳에서 혼자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세상에는 훌륭하고 값진 재물의 이익을 얻었으면서 방일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중생에게 악행을 짓지 않는 사람은 적다. 세상에는 훌륭하고 값진 재물의 이익을 얻으면 방일하고 더욱 탐착하며 온갖 삿된 행을 행하는 사람은 많다'고."
부처님께서는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그렇소. 대왕이여, 세상에는 훌륭하고 값진 재물의 이익을 얻었으면서도 탐착하지 않고 방일하지 않으며 삿된 행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적소. 세상에는 훌륭하고 값진 재물을 얻으면 그 재물에 방일하고 탐착하여 온갖 삿된 행을 행하는 사람은 많소.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그 여러 세상 사람으로서, 훌륭하고 값진 재물을 얻으면, 그 재물에 방일하고 탐착하며 삿된 행을 행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긴 밤 동안에 이익 되지 않은 많은 괴로움을 받을 것이오.
비유하면 사냥꾼이나 사냥꾼의 제자가 빈 들판이나 숲속에 그물을 치고 덫을 놓아 짐승을 많이 죽이고 중생을 괴롭히면서 악한 업이 더욱 많아지는 것처럼, 저 세상사람으로서 훌륭하고 값진 재물을 얻으면 그 재물에 방일하고 탐착하며 온갖 삿된 행을 행하는 것도 그와 같소. 그는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긴 밤 동안에 이익 되지 않는 괴로움을 받을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훌륭한 재물에 탐욕을 내어
그 탐욕 때문에 혹하고 취해
미쳐 날뛰면서 깨닫지 못하나니
그것은 마치 저 사냥꾼 같네.
그는 그 방일로 말미암아
마땅히 큰 고통의 갚음을 받으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31. 탐리경(貪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정전(正殿) 위에서 스스로 왕의 일을 관찰하였다. 훌륭한 크샤트리야의 큰 성(姓)이나 훌륭한 바라문 큰 성이나 훌륭한 장자의 큰 성이나, 그들은 모두 탐욕으로 말미암아 속이고 거짓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재판하는 일을 그만두자. 이 재판하는 일을 그만 두자. 나는 다시는 이 재판을 직접 받지 않으리라. 내게는 현명한 아들이 있다. 그로 하여금 재판하게 하리라. 어떻게 내 스스로 이 훌륭한 크샤트리야의 큰 성이나 바라문이나 큰 성이나 장자의 큰 성들이 탐욕으로 말미암아 속이고 거짓말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있겠는가.'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정전 위에서 스스로 왕의 일을 맡아보다가, 저 훌륭한 크샤트리야의 큰 성이나 바라문의 큰 성이나 장자의 큰 성들이 다 이익을 탐함으로 말미암아 속이고 거짓말하는 것을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나는 그 사실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오늘부터 이 재판하는 일을 그만두자. 이 재판하는 일을 그만 두자. 내게는 현명한 아들이 있다. 그를 시켜 재판하게 하자. 나는 친히 이 훌륭한 크샤트리야의 큰 성이나 장자의 큰 성들이 이익을 탐함으로 말미암아 속이고 거짓말하는 것을 보지 않으리라'고 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그렇소. 대왕이여, 저 훌륭한 크샤트리야의 큰 성이나 바라문의 큰 성이나 장자의 큰 성들은 다 이익을 탐함으로 말미암아 속이고 거짓말하오 저들은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긴 밤 동안 이익 되지 않는 큰 고통을 받을 것이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비유하면 고기잡이나 그 제자는 강이나 개울에 물을 끊어 그물을 치고 잔인하게 중생을 죽여 몹시 괴롭게 하는 것처럼, 그와 같이 대왕이여, 저 훌륭한 크샤트리야의 큰 성이나 바라문이나 큰 성이나 장자의 큰 성들은 다 이익을 탐함으로 말미암아 속이고 거짓말하여, 긴 밤 동안에 이익 되지 않는 고통을 받을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재물에 대해 탐욕을 일으키면
그 탐욕에 취하고 홀리어
미쳐 날뛰면서 깨닫지 못하나니
그것은 마치 저 고기잡이와 같네.
그들은 그 나쁜 업으로 인해
지독한 괴로움의 갚음을 받으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32. 간경( 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슈라아바스티이국에 마하아나마[摩訶男]라는 장자가 있나이다. 그는 재물이 많은 큰 부자로서, 순금을 백천억이나 쌓아두었는데 하물며 다른 재물이겠나이까. 세존이시여, 그 마하아나마 장자는 그런 큰 부자이지만 이런 생활을 하나이다. 즉 싸라기 밥을 먹고 콩국을 먹으며 썩은 새앙을 먹나이다. 굵은 베옷을 입고 홑 가죽신을 신으며, 낡은 수레를 타고는 나뭇잎 일산을 쓰나이다. 그러면서 일찍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공양하고 보시하거나, 가난한 나그네의 불쌍한 여러 거지들을 가엾이 여겨 돌아보았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나이다. 문을 닫고 먹으면서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가난한 나그네의 여러 거지들로 하여금 보지 못하게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바른 선비가 아니오. 많은 재물을 얻었으면서 스스로도 쓰지 않고, 부모를 공양하거나 처자와 친척과 권속을 돌보거나 모든 종들을 가엾이 여기거나 벗에게 보시할 줄을 알지 못하오. 때를 따라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보시해 훌륭한 곳을 향하여 늘 안락을 받다가 미래에 천상에 날 줄을 모르는 것이오. 많은 재물을 얻었으면서 널리 써서 큰 이익을 거둘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비유하면, 넓은 들판의 못에 물을 대어 두었지마는, 그것을 쓰거나 목욕하거나 마시는 사람이 없어, 그 못물이 볕에 쪼여 말라 없어지는 것처럼, 그 착하지 않은 선비가 많은 재물이 있으면서 널리 써서 큰 이익을 거두지 않는 것도 저 못물과 같소.
대왕이여, 어떤 착한 남자는 많은 재물을 얻으면 즐거이 스스로 쓰고, 부모를 공양하고 처자와 친척과 권속을 돌보며 종들을 가엾이 여겨 돕고 여러 벗들에게 보시하오. 때때로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공양해 훌륭한 복밭을 만들고 훌륭한 곳으로 향하여 미래에는 천상에 나오. 그는 많은 재물을 얻어 널리 씀으로서 몇 배나 큰 이익을 거두오. 비유하면 대왕이여, 촌락의 성 곁에 맑고 시원하고 깨끗한 못물이 있는데 나무 그늘이 덮여, 사람들을 즐기게 하고, 맑은 사람과 내지 짐승까지 그것을 즐기는 것처럼, 착한 남자는 많고 값진 재물을 얻으면 스스로 써서 즐겨하고 부모를 공양하고, 내지 훌륭한 복밭을 만들어 큰 이익을 널리 거두는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넓은 들판에 못물이 있어
맑고 시원하고 깨끗하여도
그것을 즐겨 쓰는 이 없으면
곧 거기서 말라져 다하나니
이와 같이 훌륭하고 값진 재물도
그 나쁜 사람이 가지게 되면
능히 스스로도 쓰지 못하거니와
남을 가엾이 여겨 주지 못하며
한갖 스스로 괴로이 모았다가
모았다가는 스스로 잃고 만다.
지혜로운 사람은 많은 재물 얻으면
능히 스스로도 쓸 줄을 알고
널리 보시해 공덕 지으며
친척과 또 권속에게 보시하며
보시하여야 할 곳을 따라 주는 것
마치 소가 그 떼를 거느림과 같으리.
남에게 주고 스스로도 쓸 줄 알고
받아야 할 바를 잃지 않으면
이치를 따라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나서 복락을 받으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33. 명종경(命終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슈라아바스티이국에는 마하아나마라는 장자가 있어 목숨을 마쳤는데 아들이 없었다. 프라세나짓왕은 아들일 없고 친척이 없다 하여 그 재산을 모두 왕가(王家)에 넣었다.
그 프라세나짓왕은 날마다 재산을 조사하고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프라세나짓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어디서 오기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피로한 것 같은가."
프라세나짓왕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나라 장자 마하아나마는 목숨을 마쳤는데 아들이 없는 재물이기 때문에 모두 왕가에 넣고, 조사하고 처리하노라고 피로해진 채, 먼지를 뒤집어쓰고 그 집에서 오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물으셨다.
"그 마하아나마 장자는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은가."
"세존이시여, 그는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매우 많아, 백천 거억(巨億)의 돈과 보물이 있는데 하물며 다른 보물이겠나이까. 세존이시여, 그 마하아나마는 세상에 있을 때에 추한 옷을 입고 나쁜 음식을 먹었나이다. (위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마하아나마는 전생에 타가라시키라는 벽지불( 支佛)을 만나 한 끼 밥을 주었다. 그러나 깨끗이 믿는 마음이 아니었고 공경히 주지 않았으며 제 손으로 주지 않고 준 뒤에는 후회하면서 말하기를 '이 밥을 여러 내 종들에게 주거나 허물없이 가지고 쓸 것을, 공연히 사문에게 주었다'고 하였소. 그 보시와 복으로 말미암아 일곱 번 三十三천에 났고, 일곱 번 이 슈라아바스티이국의 가장 훌륭한 종족으로 태어나, 큰 부자가 된 것이오. 그러나 그 벽지불에게 보시할 때에 깨끗이 믿는 마음이 아니었고 제 손으로 주지 않았으며, 공경히 주지 않고 주고는 후회하였기 때문에, 나는 곳에서 부자가 되더라도, 일부러 추한 옷과 추한 음식과 추하고 낡은 침구와 집과 수레를 쓰고, 처음부터 훌륭하고 묘한 빛깔, 소리, 냄새, 맛, 닿임을 얻지 못하면서, 그로써 스스로 몸을 편히 하는 것이오.
다시 대왕이여, 그 마하아나마 장자는 그 이모(異母)의 형을 죽이고 그 재물을 앗았소. 그 죄로 말미암아 백천 년을 지나면서 지옥에 떨어졌고, 그 남은 죄의 갚음으로 슈라아바스티이국에 일곱 번 몸을 받아 났지마는, 아들이 없는 재물이라 하여 왕가에 몰수를 당한 것이오. 대왕이여, 마하아나마 장자는 지금 여기서 목숨을 마쳤지마는, 전생의 보시의 갚음이 다하고, 그 몸의 간탐으로써 재물에 방일하여 죄를 지었기 때문에,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지옥에 떨어져 지독한 고통을 받을 것이오."
프라세나짓왕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마하아나마 장자는 목숨을 마치고는 지옥에 들어가 고통을 받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이미 지옥에 들어갔소."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그를 생각해 슬피 울고 눈물을 닦으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재물과 또 순금 보배와
코끼리와 말과 장엄 기구와
종들과 여러 사환 아이와
많은 논밭과 또 그 집들
그 일체를 모두 버리고
오직 벗은 혼만이 홀로 갔거니
그 복의 운수가 이미 다하여
사람의 몸을 영원히 버리었네.
이제 그에게 무엇이 있는가,
그는 무엇을 가지고 갔는가,
그 어떤 일인들 버리지 않으리,
마치 형체 따르는 그림자 같거니.
오직 그 죄와 복의 업 있어
만일 사람이 그것을 지으면
그거야말로 그의 소유이거니
그는 언제나 가지고 다니면서
나도 죽어도 버리지 못하나니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듯 하네.
마치 사람이 적은 양식 가지고
먼 길 떠나면 고난을 당하듯
그 공덕을 닦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악도의 괴로움 겪으리.
마치 사람이 양식이 풍부하면
안락하게 멀리 놀 수 있는 것처럼
순수하고 두터이 덕을 닦으면
좋은 곳에서 길이 즐거워하리.
마치 사람이 멀리 돌아다니다
오랜만에 무사히 집에 돌아오면
그의 친척과 좋은 벗들이
반기고 기뻐하며 모여들 듯이
그 공덕을 잘 닦은 사람은
여기서 죽어 저승에 날 때
그의 여러 친척과 그 권속들
그를 보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리.
그러므로 마땅히 복을 닦아서
오랫동안에 쌓고 또 모으면
그 복덕은 능히 그 사람 위해
딴 세상의 즐거움 마련하리라.
복과 덕은 하늘의 칭찬 받나니
바른 행을 평등히 닦기 때문이니라.
현세의 사람들도 헐뜯지 않고
죽어서는 천상에 태어나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34. 사사경(祠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널리 큰 모임을 베풀기 위해 천 마리 황소를 줄을 세워 기둥에 매고, 온갖 공양거리를 모으고, 멀리 모든 외도들을 모으매, 그들은 모두 프라세나짓왕의 큰 모임 장소에 모여왔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프라세나짓왕이 널리 모임을 베푸는데 (위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여러 외도들이 모두 모였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걸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여러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프라세나짓왕이 널리 그 모임을 베푸는데 (위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내지) 여러 외도들이 그 모임 장소에 모였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날마다 달마다 큰 모임 베풀어
내지 백천 번에 이르더라도
바르게 부처님을 믿는 것에는
十六분의 一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이와 같이 또 법과 중을 믿으며
중생을 사랑으로 생각한다면
저 큰 모임을 베푸는 복은
十六분의 一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혹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서
억 년 동안 복의 업 베풀더라도
정직한 마음으로 경례함에는
四분의 一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35. 계박경(繫縛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성을 내어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많이 잡아 가두었다. 크샤트리야, 바라문, 바이샤, 슈우드라, 찬다알라, 혹은 계율을 가진 이나 계율을 범한 이나 집에 있는 이나 집을 나온 이들이 다 잡히어, 사슬에 엮이고 착고에 채이며 혹은 밧줄에 묶이었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프라세나짓왕에게 잡히어 사슬이나 밧줄에 묶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걸식을 마치고 절에 돌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많은 비구들은 오늘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많은 사람이 프라세나짓왕에게 잡히어 엮이고 묶이었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밧줄이나 사슬이나 착고의 결박
그것은 견고한 결박 아니다.
물들어 더러운 마음으로써
재물이나 보배나 아내, 자식을
생각하는 그 결박 길고 든든해
비록 늦추어도 벗어나지 어렵다.
세상에 다섯 가지 욕심의 향락
지혜로운 사람은 생각 않나니
그것은 곧 온갖 결박을 끊고
안온히 이 세상 뛰어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236. 전투경(戰鬪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마가다국 바이데히의 아들 아자아타사트루왕과 사이가 벌어졌다. 아자아타사트루왕은 코끼리 군사, 말 군사, 수레 군사, 보병의 네 가지 군사를 일으켜 코오살라국으로 들어왔다.
프라세나짓왕은 아자아타사트루왕의 네 가지 군사가 온다는 말을 듣고, 그도 또한 코끼리 군사, 말 군사, 수레 군사, 보병의 네 가지 군사를 모아 나가서 서로 싸웠다. 아자아타사트루왕의 네 가지 군사는 이기고 프라세나짓왕의 네 가지 군사는 패하여 별처럼 흩어짐으로, 그는 외수레로 달려 슈라아바스티이성으로 돌아왔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마가다국 바이데히의 아들 아자아타사트루왕이 네 가지 군사를 일으켜 코오살라국으로 오고, 프라세나짓왕도 네 가지 군사를 일으켜 나가 싸우다가, 프라세나짓왕의 네 가지 군사가 패해, 별처럼 흩어짐으로, 프라세나짓왕은 두렵고 당황해, 외수레로 달려 슈라아바스티이성으로 돌아왔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걸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많은 비구들은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마가다국 바이데히의 아들 아자아타사트루왕이 네 가지 군사를 일으켜(위와 같이 자세히 말하였다. 내지) 외수레로 달려 슈라아바스티이성으로 돌아왔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싸워 이기면 원수의 적이 붓고
패하여 괴로우면 누어도 편치 않다.
이기고 짐 두 가지 함께 버리면
누우나 깨나 고요한 즐거움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237. 전투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마가다국 바이데히의 아들 아자아타사트루왕과 사이가 벌어졌다. 아자아타사트루왕은 네 가지 군사를 일으켜 코오살라국으로 오고, 프라세나짓왕은 네 가지 군사를 배로 일으켜 나가 싸웠다. 프라세나짓왕의 네 가지 군사는 이기고 아자아타사트루왕의 네 가지 군사는 물러나 꺾이어 항복하고 별처럼 흩어졌다. 프라세타짓왕은 아자아타사트루왕의 코끼리와 말과 수레와 재물과 보물들을 모두 빼앗고 아자아타사트루왕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한 수레를 같이 타고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프라세나짓왕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아자아타사트루왕으로서 바이데히의 아들이옵니다. 오랫동안 내게 원한이 없는 사람이온데, 어쩌다 원한을 맺어 좋지 않은 일을 행하였나이다. 그러나 그는 나의 좋은 벗의 아들이옵니다. 놓아주어 그 나라로 돌아가게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오! 대왕이여, 그를 놓아 가게 하면 언제나 그대로 안락하고 요익하게 할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아가면 그 힘 자재로와서
능히 널리 저들을 노략질하지만
원한 돕는 것 힘의 더함에 있어
이미 남의 이익을 몇 배나 거두어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과 바이데히의 아들 아자아타사트루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38. 불방일경(不放逸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의 바른 법은 현재에서 번뇌를 떠나, 시절을 기다리지 않고 통달하고 밝게 보고 스스로 깨달아, 그 법을 증득하는 것이다. 그것은 좋은 벗이요 좋은 짝으로서 나쁜 벗이나 나쁜 짝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세존의 바른 법은 현재에서 모든 번뇌를 떠나, 시절을 기다리지 않고 통달하고 밝게 보아, 스스로 깨닫고 증득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좋은 벗이요 좋은 짝으로서, 나쁜 벗이나 나쁜 짝이 아니다'고 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그렇소. 대왕이여, 세존의 바른 법률은 현재에서 모든 번뇌를 떠나, 시절을 기다리지 않고 통달하고 밝게 보아, 자기를 인연해 스스로 깨달아 아는 것이오. 그것은 곧 좋은 벗이요 좋은 짝으로서, 나쁜 벗이나 나쁜 짝이 아니오. 왜 그러냐 하면, 나는 좋은 벗이 되어, 중생에게 나[生]는 법이 있으면 그 남에서 해탈하게 하고, 중생에게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고통이 있으면 모두 거기서 해탈하게 하기 때문이오.
대왕이여, 나는 어느 때 라아자그리하성의 산골 절에 있었소. 때에 아아난다 비구는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 이렇게 생각하였소.
'범행자의 절반 의 힘은 그 좋은 벗과 좋은 짝으로서, 나쁜 벗이나 나쁜 짝이 아니다'고.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내게 와서, 내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내게 말하였소.
'세존이시여, 나는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범행자의 절반의 힘은 그 좋은 벗과 좋은 짝으로서, 나쁜 벗이나 나쁜 짝이 아니다.'고.
나는 그 때에 '아아난다여, 그렇게 말하지 말라. 범행자의 절반의 힘은 그 좋은 벗과 좋은 짝으로서, 나쁜 벗이나 나쁜 짝이 아니라고, 그 까닭은, 순일하고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이 깨끗하게 되는 힘은 이른바 좋은 벗과 좋은 짝으로서, 나쁜 벗이나 나쁜 짝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나는 언제나 모든 중생의 좋은 벗이 되어, 그 중생들에게 남[生]이 있기 때문에,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고통이 있으며, 그 모든 번뇌를 떠나 시절을 기다리지 않고 현재에서 그 고뇌를 벗어나게 하여, 보고 통달하고 스스로 깨달아 증득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곧 좋은 벗과 좋은 짝으로서, 나쁜 벗이나 나쁜 짝이 아니다'고 말하였소."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방일하지 않음을 찬탄하는 것
그것은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이다.
선정을 닦아 방일하지 않으면
모든 번뇌 밝게 알아 깨닫게 되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39. 불방일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혹 어떤 법이 있어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고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며, 현세와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할 수 있을까.'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혹 어떤 법이 있어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고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며, 현세와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할 수 있을까'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그렇소. 대왕이여,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고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며, 현세와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한 법이 있소. 그것은 이른바 방일하지 않는 착한 법이오. 방일하지 않는 착한 법을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고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며, 현세와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할 수 있소.
대왕이여, 비유하면 세상에서 경영하는 모든 물질의 일은 다 땅을 의지해 세울 수 있는 것처럼, 방일하지 않는 착한 법도 그와 같아서,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고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며, 현세와 후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할 수 있소. 그 힘과 같이, 종자나 뿌리의 단단한 것도 육지나 물을 발로 다니는 것도, 사자의 굴집도 그러한 것이오.
그러므로 대왕이여, 방일하지 않는 데 머무르고 방일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시오. 방일하지 않는 데 머무르고 방일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면, 그 부인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오.
'대왕은 방일하지 않는데 머무르고 방일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신다. 나도 지금부터 그와 같이 방일하지 않는 데에 머무르고 방일하지 않음을 의지한다.'
이 부인처럼 대신도 태자도 장군도 그렇게 할 것이오. 온 나라 백성들도 또한 '대왕은 방일하지 않는 데에 머무르고 방일하지 않음을 의지하며, 부인도 태자도 대신도 장군도 방일하지 않는 데에 머무르고 방일하지 않음을 의지하신다. 우리도 그와 같이 방일하지 않는 데 머무르고 방일하지 않음을 의지하자'고 생각할 것이오.
대왕이 만일 방일하지 않는 데 머무르고 방일하지 않음을 의지한다면, 곧 스스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오. 부인도 채녀도 또한 스스로 보전할 것이며, 창고의 재물도 더욱 붓고 풍족하게 될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방일하지 않음을 일컬어 칭찬하고
방일하는 사람을 비방하라.
제석은 방일하지 않음으로써
도리천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방일하지 않음을 일컬어 칭찬하고
방일하는 사람을 비방하라.
방일하지 않음을 완전히 갖추면
두 가지 이익을 거둘 수 있나니
첫째는 현세의 이익 됨이요
둘째는 후세에도 그러하나니
이것을 사물을 바르게 관찰하는
매우 깊은 지혜를 가진 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240. 삼법경(三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혼자 고요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기 세 가지 법이 있는데, 온 세상이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늙음과 병과 죽음이다. 이 세 가지 법은 온 세상이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세상이 좋아하지 않는 이 세 가지 법이 없었더라면 모든 부처, 세존께서는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요, 또 세상 사람들도 모든 부처 여래께서 깨달으신 바 법을 사람들을 위해 널리 말씀하심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다. 세상이 좋아하지 않는 세 가지 법, 즉 늙음, 병, 죽음이 있기 때문에, 모든 부처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셨고, 또 세상 사람들도 모든 부처 여래께서 깨달으신 바 법을 널리 연설하심을 알았다.'
프라세나짓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그 생각한 바를 부처님께 자세히 사뢰었다. 부처님께서는 프라세나짓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그렇소. 대왕이여, 여기 세 가지 법이 있는데 세상이 좋아하지 않는 것이오. 그것은 늙음, 병, 죽음이오. 세상 사람들도 여래께서 깨달으신 바 법을, 사람들을 위해 널리 연설하심을 알았소."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대왕이 타는 그 보배 수레도
마침내 낡아 썩고 말리니
이 몸도 또한 그와 같아서
변하고 변하다 마침내 늙으리라.
오직 여래의 바른 법만은
쇠하고 늙은 모양 없나니
그 바른 법을 받는 사람은
영원히 안온한 곳으로 가리라.
다만 범부들 쇠하고 또 늙어
추하고 더러운 꼴 중생들로서
쇠하고 늙기 그대로 계속해
우부(愚夫)의 마음을 어리게 하네.
사람이 비록 백년을 살더라도
죽음이 따르는 것 언제나 걱정되고
늙음과 죽음을 다투어 쫓으면
틈을 엿보다 곧 해를 끼치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프라세나짓왕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