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불제자

주리반특가 존자 (2) 신통으로 설법하는 주리반특가 존자

다르마 러브 2013. 9. 5. 10:34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의 칼란다카 대숲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만호(滿呼) 왕자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저는 일찍 들었나이다. '추우다판다카[朱利盤特加] 비구는 로가연 범지와 변론하였으나 이 비구는 대답하지 못하였다.' 저는 또 들었나이다. '여래님 제자 중에서 모든 감관이 둔하고 지혜가 없기로는 그 비구가 제일이라.' 또 '여래님의 우바새 중에 집에 있는 자로서 카필라바스투의 고오타마 석종은 모든 감관이 둔하고 소견이 막혔다.'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추우다판타카 비구는 심통의 힘이 있고 상인(上人)의 법을 얻었다. 그러나 세상의 변론하는 법은 익히지 못하였다. 또 왕자여, 그 비구는 아주 묘한 법을 가졌느니라."

만호 왕자는 사뢰었다.

"부처님 말씀은 그러하오나 저는 이런 생각이 드나이다. '어떻게 큰 신력이 있으면서도 저 외도들과 변론하지 못하는가.' 나는 지금 부처님과 비구 중을 청하나이다. 그러나 추우다판타카는 제외하나이다."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이 때에 왕자는 세존께서 청을 받아 주심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이내 물러갔다.

그는 그날 밤으로 갖가지 맛난 음식을 장만하고 좋은 자리를 펴고 세존께 사뢰었다.

"때가 되었나이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추우다판타카를 시켜 바리를 가지고 뒤에 남아 있게 하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앞, 뒤로 둘러싸이어 라아자그리하로 들어가 왕자의 집에 이르러 제각기 차례로 앉았다.

그 때에 왕자는 세존께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바리를 제게 주소서. 저는 지금 손수 세존님의 공양을 진지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바리는 지금 추우다판타카에게 있는데 그만 가지고 오지 않았다.

왕자는 사뢰었다.

"세존께서 어떤 비구를 보내어 그 바리를 가져오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가서 여래의 바리를 가져오너라."

그 때에 추우다판타카 비구는 五백 개 꽃나무를 신통으로 만들고 그 나무 밑에 마다 추우다판타카 비구가 앉아 있었다.

때에 왕자는 부처님의 분부를 듣고 바리를 가지러 갔다. 그는 멀리서 五백 나무 밑에 마다 모두 추우다판타카 비구가 선정에 들어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앉아 흩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는 것이 참 추우다판타카 비구인가.'

때에 만호 왕자는 곧 세존께 돌아가 사뢰었다.

"그 동산에 갔삽더니 전부가 추우다판타카 비구여서 어느 것이 참 추우다판타카 비구인지 알 수 없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동산에 도로 가라. 제일 복판에 서서 손가락을 퉁기면서 이렇게 말하라."

"당신이 바로 참 추우다판타카 비구이거든 곧 자리에서 일어나시오."

왕자는 분부를 받고 다시 동산으로 가 한 복판에 서서 말하였다.

"당신이 바로 참 추우다판타카 비구이거든 곧 자리에서 일어나시오."

왕자가 이렇게 말하자, 다른 五백 거짓 비구는 저절로 사라지고 오직 한 추우다판타카 비구만이 남아 있었다.

이 때에 만호 왕자는 추우다판타카 비구와 함께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참회하나이다. 여래님의 말씀을 믿지 않았나이다. 이 비구는 큰 신통과 위력이 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 참회를 들어준다. 여래 말에는 끝내 두 말이 없느니라.

또 이 세상에는 아홉 종류의 사람이 가고 오며 돌아다닌다. 아홉 종류란 어떤 사람인가. 첫째는 남의 마음을 미리 아는 이요, 둘째는 그 말을 듣고 곧 아는 이며, 셋째는 상을 보고 아는 이요, 넷째는 사리를 관찰한 뒤에 아는 이며, 다섯 째는 맛을 안 뒤에 아는 이요, 여섯 째는 뜻을 알고 맛을 안 뒤에 아는 이며, 일곱째는 뜻도 모르고 맛도 알지 못하는 이요, 여덟째는 생각과 신통의 힘을 배우는 이며, 아홉째는 배운 법이 적은 이이니라.

왕자여, 이것이 이른바 아홉 종류의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왕자여, 저 상보는 사람이 그 여덟 중에서 제일이어서 그보다 뛰어난 이가 없느니라.

지금 이 추우다판타카 비구는 신통에는 능하나 다른 법은 배우지 못하였다. 이 비구는 항상 신통으로 사람을 위해 설법하느니라.

지금 이 아아난다 비구는 상을 보고는 곧 사람의 마음을 안다. '여래에게는 이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알며 또 '여래는 이것을 말씀하실 것이다. 이것은 떠날 것이다.'고 알아 그것을 모두 분명히 한다. 그런 점에서는 지금 이 아아난다 비구 이상 가는 이가 없다. 그는 모든 경전의 이치를 두루 보아 통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또 이 추우다판타카 비구는 한 형상을 변화시켜 여러 가지 형상으로 만들고 또 그것을 도로 합해 하나로 만든다. 이 비구는 뒷날 허공에서 열반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다른 사람으로서 아아난다 비구와 추우다판타마 비구처럼 열반에 드는 이를 보지 못하리라."

세존께서는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내 성문 가운데 첫째 비구로서 몸을 변화시켜 크게도 하고 작게도 하는 이는 추우다판타카 비구 만한 이가 없느니라."

때에 만호 왕자는 손수 진지하여 여러 스님네를 공양하였다. 그리고 바리를 거두고는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서 여래 앞에 서서 합장하고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추우다판타카 비구가 언제나 우리 집에 있으면서 그의 필요한 의복, 잡물과 사문의 법을 모두 받기를 허락하소서. 저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그가 필요한 것에 이바지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왕자여, 너는 추우다판타카 비구에게 참회하고 네 자신이 그것을 청하라. 왜 그러냐 하면 지혜 없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을 분별하려 하면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지마는 지혜로운 사람이 지혜 있는 사람을 분별하려 한다면 그것은 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니라."

때에 만호 왕자는 곧 추우다판타카 비구를 향해 예배하고 자기 성명을 일컬으면서 용서를 구하였다.

"큰 신통을 가진 비구님, 저는 교만한 마음을 내었습니다. 지금부터는 감히 범하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내 참회를 받아 주십시오. 다시는 감히 범하지 않겠습니다."

추우다판타카 비구는 말하였다.

"너의 허물을 용서한다. 뒤로는 다시 범하지 말라. 그리고 성현을 비방하지 말라. 왕자여, 알아야 한다. 어떤 중생이라도 성인을 비방하면 반드시 세 가지 나쁜 갈래에 떨어져 지옥에 날 것이다. 왕자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대정장 2/767 하~768 중 ;『한글 증일아함경』2, pp. 283~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