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잡아함경

잡아함경 제49권

다르마 러브 2012. 6. 17. 21:48

잡아함경 제 49권

 

1294. 무소구경(無所求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어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큰 힘을 가진 자재로운 즐거움은

구하여 얻지 못함 없는 데 있다.

무엇이 있어 그보다 훌륭하랴.

일체 하고 싶은 것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큰 힘을 가진 자재로운 즐거움

그것은 곧 구함이 없는 것이다.

만일 욕심을 내어 구하는 것 있으면

그것은 괴로움이요 즐거움이 아니다.

구하는 것에서 이미 뛰어났으면

그것은 곧 저것보다 즐겁느니라.

 

그 때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과거에 바라문 뵈었나니

그는 반열반을 완전히 얻어

모든 두려움 이미 떠났고

세상 은혜, 사랑을 뛰어났었네.

 

이에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95. 차승경(車乘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어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수레는 어디서 생기었으며

누가 그 수레를 능히 굴리나

수레는 굴러서 어디로 가며

무엇 때문에 닳아 없어지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수레는 모든 업을 따라 생기고

마음 의식은 수레를 굴리나니

그 인(因)을 따라 굴러 가다가

인이 부서지면 수레도 없어진다.

 

때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과거에 바라문 뵈었나니

그는 반열반을 완전히 얻어

모든 두려움 이미 떠났고

세상 은혜, 사랑을 뛰어났었네.

 

이에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96. 구류타왕녀경(拘屢陀王女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어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구루타왕의 딸 수바라제사는 오늘 아들을 낳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좋지 않다. 그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때에 그 천자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은 아들 낳아 즐거움 삼고

세상은 아들 두어 즐거워하네.

부모가 나이 많아 늙어 쇠하면

아들은 곧 능히 받들어 섬기거니

고오타마께서는 무엇 때문에

아들 낳는 것 좋지 않다 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그것은 언제나 항상됨 없고

공(空)한 쌓임이요 자식 아니다.

자식 낳으면 언제나 괴롭건만

어리석은 사람은 즐겁다 하네.

좋은 것 아니라고 말하느니라.

 

좋지 않은 것을 좋다고 생각하고

사랑하지 않을 것을 사랑하나니

실로 괴로움 꼴은 즐거움과 비슷해

언제나 방일에 짓밟히느니라.

 

때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과거에 바라문 뵈었나니

그는 반열반을 완전히 얻어

모든 두려움 이미 떠났고

세상 은혜, 사랑을 뛰어났었네.

 

이에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97. 수경(數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어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떠한 수(數=사람)가 헤아려지는가.

어떠한 수가 감춰지지 않는가

어떠한 수가 수 중의 수인가.

어떻게 그것을 설명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부처님 법은 측량하기 어렵고

두 가지 흐름(성인, 범부)은 분명하지 않지만

만일 그 이름과 또 빛깔과

모두 사라져 남음이 없으면

 

그것은 수로서 헤아려지지 않는 수요

그것은 수로서 감춰지지 않으며

그것은 수로서 수 중의 수이니

이것을 일러 수라고 하느니라.

 

때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과거에 바라문 뵈었나니

그는 반열반을 완전히 얻어

모든 두려움 이미 떠났고

세상 은혜, 사랑을 뛰어났었네.

 

때에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98. 하중경(何重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어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물건이 땅보다 무거우며

어떤 물건이 허공보다 높은가

어떤 물건이 바람보다 빠르며

어떤 물건이 품보다 많은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계율과 덕은 땅보다 무겁고

교만은 허공보다 높으다.

기억은 바람보다 빠르고

생각은 물보다 많느니라.

 

때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과거에 바라문 뵈었나니

그는 반열반을 완전히 얻어

모든 두려움 이미 떠났고

세상 은혜, 사랑을 뛰어났었네.

 

이에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299. 십선경(十善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어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여쭈었다.

 

어떤 계율과 어떤 위의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업을 삼아

지혜로운 사람은 어떻게 머무르며

어떻게 하여 천상에 태이는가.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생물 죽이기 멀리 떠나고

계율 가져 스스로 즐거움 막고

해칠 마음 중생에게 갖지 않으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주지 않음 가지기 멀리 떠나고

주는 것 가져 그 마음 즐거우며

도둑질하는 마음 끊어 버리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남의 부인과 관계를 맺지 않고

그릇된 음행을 멀리 여의고

자기 아내에 만족을 아는 것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자기나 또 남을 위하여

재물과 또 오락을 위하여

거짓으로써 말하지 않으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두 가지 말을 끊어 버리어

남의 친한 벗 떠나게 하지 않고

항상 그들의 화합을 생각하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사랑스럽지 않은 말 멀리 여의고

부드러운 말하여 남 상하지 않고

항상 순수하고 아름다운 말하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정정되지 않거나 뜻이 없거나

이익 되지 않은 것 말하지 않고

언제나 법다운 말 그대도 쓰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촌락이나 혹은 빈곳에서

이익 봐도 내 것이라 말하지 않고

탐하는 그 생각 내지 않으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사랑하는 마음 생겨 해칠 생각 없어

그 어떤 중생도 해치지 않고

언제나 마음에 원한 맺음 없으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괴로운 업과 그 결과 갚음

그 두 가지에 깨끗한 믿음

바른 소견을 받들어 가지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이와 같이 온갖 착한 법으로

열이라 일컫는 깨끗한 업을

고루 가지어 견고하게 지키면

그것은 곧 하늘에 나는 길이다.

 

때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과거에 바라문 뵈었나니

그는 반열반을 완전히 얻어

모든 두려움 이미 떠났고

세상 은혜, 사랑을 뛰어났었네.

 

이에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0. 석제환인경(釋提桓因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석제환인은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석제환인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법을 목숨<나>이라 알지 않는가.

어떤 법을 목숨이라 안 깨닫는가.

어떤 법이 목숨을 감추고 있고

어떤 법이 목숨을 묶고 있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몽뚱이를 목숨이라 알지도 않고

정신을 목숨이라 깨닫지도 않지만

몸뚱이는 그 목숨을 감추어 있고

느낌은 그 목숨을 결박해 있다.

 

석제환인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몸뚱이는 목숨이 아니라 함은

모든 부처님의 하신 말이네.

그러면 어떻게 그것은 이루어져

몸에서 깊이깊이 감춰져 있고

어떻게 조각 살에 머물러 있고

어떻게 목숨과 몸을 아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칼라라[迦羅邏]가 맨 처음이 되어

그 칼라라는 태[胞]를 만들고

그 태는 살 조각 만들고

그 살 조각은 단단한 곳 만들고

그 단단한 것은 지절(支節)과 또

온갖 모발(毛髮) 따위를 만들어 낸다.

 

여기서 몸뚱이의 모든 감관은

차츰차츰 그 형체를 갖춰 이루고

그 어미의 먹는 음식으로 말미암아

그 태 안의 몸을 기르느니라.

 

그 때에 석제환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1. 장승천자경(長勝天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장승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장승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미묘한 법을 잘 배우려면

어떤 사문과 가까이 친하고

아무도 없이 오직 혼자서

바르게 생각하며 잠자코 있자.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미묘한 법을 잘 배우려면

여러 사문을 가까이 친하고

아무도 없이 오직 혼자서

잠자코 모든 감관 고요히 하라.

 

때에 장승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2. 시비경(尸毘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시바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시바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하고

어떤 사람과 일 같이 해야 하며

마땅히 어떠한 바른 법을 알아야

그것은 훌륭하여 악 아님이 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바른 선비와 함께 머물고

바른 선비와 일 같이 하며

바른 선비의 그 법을 알면

그것은 훌륭하여 악 아님 된다.

 

때에 그 시비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3. 월자재경(月自在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월자재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월자재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만일 바르게 생각을 잡아매고

한 마음으로 잘 선정에 들면

마치 저 모기가 풀을 의지하듯이

그는 마지막 곳에 이를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선정을 완전히 갖추어 머물러

마음이 언제나 기쁘고 즐거우면

마치 저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그는 반드시 저 언덕에 이르리.

 

때에 월자재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4. 비수뉴경(毘瘦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벤두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온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벤두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께 항상 공양 드리고

바른 법률을 즐거워하여

방일하지 않고 따라 배우면

기쁨과 즐거움 언제나 더해가리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만일 그처럼 잘 설법하고

잘 단속해 방일하지 않으면

그 방일하지 않음으로써

악마의 마음대로 되지 않으리.

 

이에 벤두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5. 반사라건경(般 羅健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판차알라간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온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판차알라간다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곳에 있어도

지혜로운 사람은 능히 깨친다.

선정에서 깨닫는 그 깨달음은

저 무니의 생각하는 힘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어지럽고 시끄런 법 깨달아 알면

바르게 깨달아 열반 얻으리.

만일 바르게 생각을 잡아매면

한 마음으로 선정에 드느니라.

 

때에 판차알라간다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6. 수심경(須深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수시마 천자는 얼굴이 아주 묘한 五백 명 권속들과 함께,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아난다여, 너는 존자 샤아리풋트라의 좋은 설법을 들으면 마음이 즐거우냐."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어리석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그 누가 존자 샤아리풋트라의 좋은 설법을 듣고 마음이 즐겁지 않겠나이까. 왜냐 하오면, 저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계율을 가지고 많이 들으며,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며, 꾸준히 힘쓰고 멀리 떠나, 바른 생각에 굳건히 머무르고 지혜로 선정에 드나이다. 그는 결정하는 지혜, 큰 지혜, 넓은 지혜, 깊은 지혜, 견줄 데 없는 지혜 등, 지혜 보배를 성취하여 잘 교화하되,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며, 또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는 것을 항상 찬탄하며, 항상 네 가지 대중을 위해 설법해 게으르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다. 네 말과 같다. 어리석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그 누가 존자 샤아리풋트라의 여러 설법을 듣고 기뻐하지 않겠느냐. 왜냐 하면, 샤아리풋트라 비구는 계율을 가지고 많이 들으며,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며, 꾸준히 힘쓰고 바르게 생각하며, 지혜로 선정에 든다. 그는 뛰어난 지혜, 빠른 지혜, 날랜 지혜, 나오는 지혜, 결정하는 지혜, 큰 지혜, 넓은 지혜, 깊은 지혜, 견줄 데 없는 지혜 등, 지혜 보배를 성취하여 잘 교화하되,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며, 또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는 것을 항상 찬탄하며, 네 가지 대중을 위해 설법해 게으르지 않기 때문이니라."

"세존이시여, 그러하나이다. 그러하나이다."

세존께서는 아아난다를 향해

"그렇다. 그렇다."

고 샤아리풋트라의 설법을 찬탄하셨다.

수시로 천자와 그 권속들도

"그렇다. 그렇다."

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몸의 광명은 더욱 밝고 청정하게 빛났다.

그 때에 수시마 천자는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몸의 청정한 광명을 빛내고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샤아리풋트라는 많이 들었고

밝은 지혜와 평등한 슬기 있다.

계율을 가져 마음 잘 길들이며

나고 멸함이 없는 열반 얻었다.

 

그는 그 최후의 몸을 가지고

모든 악마 군사를 항복 받는.

 

때에 그 수시마 천자와 五백 권속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7. 적마경(赤馬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적마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적마 천자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혹 세계 끝을 지나가서,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것에 이를 수 있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세계 끝을 지나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곳에 갈 사람은 없느니라."

적마는 사뢰었다.

"놀랍나이다. 세존이시여, 그 이치를 잘 말씀하셨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 세계 끝을 지나,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곳에 갈 사람은 없나이다. 왜 그러냐 하오면, 세존이시여, 나는 전생 일을 기억하나이다. 내 이름은 적마로서 외도의 신선이 되어 신통을 얻고 모든 애욕을 떠났었나이다. 나는 그 때 생각하였나이다.

'나는 이런 빠른 신족(神足)을 가졌다. 건장한 사내가 날랜 화살을 가로 쏘아 타알라나무 그림자를 지나가는 것 같은 동안에 한 수미산에 오르고, 한 수미산에 이르러서는 발로 동해를 밟고 넘어 서해에 이르른다.'

나는 그 때에 또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나는 지금 이러한 빠른 신력을 성취하였다. 오늘은 세계 끝을 찾아보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출발하였나이다. 오직 밥 먹고 대소변 하는 동안을 제하고는 잠자기도 아끼면서 백 년 동안을 날아갔나이다. 그러나 거기서 목숨을 마칠 때까지 세계 끝을 지나,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곳에는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한 발밖에 안 되는 몸으로, 세계와 세계의 쌓임과 세계의 사라짐과 세계의 사라지는 길을 설명하리라. 적마여, 어떤 것이 세계인가. 이른바 다섯 가지 쌓임이다. 그 다섯이란, 몸뚱이 쌓임과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의 쌓임이니, 이것을 세계라 한다. 어떤 것이 몸뚱이의 쌓임인가. 이른바 미래의 존재에 대해 사랑과 탐욕과 기쁨을 함께 가지고 거기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것을 세계의 쌓임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세상의 사라짐인가. 만일 그가 미래의 존재에 대해 사랑과 탐욕과 기쁨을 함께 가지고 거기에 집착하는 것을 남김 없이 끊어 버리고 모두 떠나서, 욕심이 없고 아주 없애 버리면, 그것을 세상의 사라짐이라 한다. 어떤 것이 세상의 사라지는 길인가. 이른바 바른 소견, 바른 뜻, 바른 말, 바른 업, 바른 생활, 바른 방편, 바른 생각, 바른 선정의 여덟 가지 거룩한 길이니라.

적마여, 세상을 밝게 알아 세상을 끊고, 세상의 쌓임을 밝게 알아 세상의 쌓임을 끊고, 세상의 사라짐을 밝게 알아 세상의 사라짐을 증득하고, 세상의 사라지는 길을 밝게 알아 그 사라지는 길을 닦아야 한다. 적마여, 만일 비구가 세상의 괴로움을 알아 끊고, 세상의 쌓임을 알아 끊고, 세상의 사라짐을 알아 증득하고, 세상의 사라지는 길을 알아 닦으면, 적마여, 이것을 <세계의 끝을 얻고 세상의 애욕을 건너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거듭 말씀하셨다.

 

아직 일찌기 멀리 돌아다녀서

이 세계의 끝을 얻은 일 없다.

세계의 끝을 얻지 못하면

마침내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무니께서는

세계의 끝을 능히 하나니

세계의 끝을 잘 알아서

모든 범행을 성취하였다.

 

그 세계의 끝에 대하여

그것을 평등하게 깨달아 알면

그것을 성현의 행이라 하나니

세상의 저 언덕에 건너느니라.

 

그 때에 적마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8. 외도제견경(外道諸見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비풀라산 곁에 계셨다. 때에 본래는 집을 떠난 외도였던 여섯 천자가 있었다. 첫째는 아비부, 둘째는 증상아비부, 셋째는 능구, 넷째는 비람바, 다섯째는 아구타, 여섯째는 가람이었다. 그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먼저 아비부 천자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는 알뜰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언제나 싫어해 떠나기 수행하고

초저녁이나 또 새벽이나

생각해 스스로 잘 단속하며

부처님 설법을 보고 들으면

저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증상아비부 천자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검고 어두움을 싫어해 떠나고

마음을 언제나 스스로 단속하여

이 세상의 온갖 말이나

서로 다투는 법을 멀리 떠나고

 

여래의 큰 스승님을 따라

사문의 법을 받아 가지고

세상을 잘 거두어 보호하여

온갖 나쁜 일 행하게 하지 말라.

 

농구 천자도 게송으로 말하였다.

 

베고 끊고 또 때려 죽여서

카아샤파께 공양하고 보시해도

그는 그것을 악이라 보지 않고

또한 그것을 복 된다 보지 않네.

 

비람바 천자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말하노니 저 외도의

니르그란타나 아타푸트라는

집을 떠나 도를 배우고

오랫동안 어려운 행을 닦으며

그 스승의 제자들에게

거짓말하기 멀리 떠났네.

 

나는 말하노니 그런 사람은

아라한에서 멀지 않다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마르고 여윈 저 들여우

항상 사자와 함께 놀아도

마침내 적고 여위고 모자라

능히 사자로 되지는 못하나니

 

니르그란타 스승의 무리들

허망되이 스스로 칭찬하지만

그것은 나쁜 마음과 거짓말이라

저 아라한에서는 아주 머리라.

 

그 때에 하늘 악마 파아피이야스는 아구타 천자에게 붙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꾸준히 힘써 어두움을 버리고

항상 멀리 떠나기 지켜 가지고

미묘한 빛깔에 깊이 집착해

범천 세계를 즐기어 탐하거니

 

마땅히 그들을 잘 교화해

그들을 범천에서 나게 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아구타 천자가 말한 게송은 하늘 악마 파아피이야스가 그 힘을 붙여 주었기 때문에 이것은 이 아구타 천자의 제 마음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즉

 

꾸준히 힘써 어두움을 버리고

항상 멀리 떠나기 지켜 가지고

미묘한 빛깔에 깊이 집착해

범천 세계를 즐기어 탐하거니

 

마땅히 그들을 잘 교화해

그들을 범천에서 나게 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세계의 모든 빛깔로

여기서나 또 저기에서나

그리고 또 혹은 허공 중에서

제각기 빛나고 비추는 것은

 

마땅히 알라 그 일체는

악마의 결박을 떠나지 않았나니

마치 미끼 달린 낚시 드리워

물에 노는 고기를 낚는 것 같네.

 

때에 그 천자들은 모두 생각하였다.

'지금 아구타 천자가 말한 게송을,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악마의 말이라고 하셨다. 무엇 때문에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그것을 악마의 말이라고 말씀하셨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천자들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지금 아구타 천자가 말한 게송은 그 천자의 제 마음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악마 파아피이야스가 그 침을 붙여 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꾸준히 힘써 어두움을 버리고

멀리 떠나기를 지켜 가지고

미묘한 빛깔에 깊이 집착해

범천 세계를 즐기어 탐하거니

 

마땅히 그들을 잘 교화해

그들을 범천에서 나게 하리라.

 

그래서 나는 게송으로 말한 것이다. 즉

 

이 세계의 모든 빛깔로

여기서나 또 저기에서나

그리고 또 혹은 허공 중에서

제각기 빛나고 비추는 것은

 

마땅히 알라 그 일체는

악마의 결박을 떠나지 않았나니

마치 미끼 달린 낚시 드리워

물에서 노는 고기 낚는 것 같네.

 

때에 여러 천자들을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놀라워라! 사문 고오타마의 신스런 힘과 큰 덕은 능히 하늘 악마 파아피이야스를 보시는구나! 그런데 우리들은 보지 못한다. 우리들은 다시 각각 게송으로 사문 고오타마를 찬탄하자.'

그들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모든 존재의 몸에 대하여

사랑하고 탐하는 생각을 끊고

그것을 잘 보호하게 하는 이

모든 거짓말을 버리었나니

 

만일 탐욕과 사랑을 끊으려면

마땅히 큰 스승께 공양하여라.

 

세 가지 존재의 사랑을 끊고

거짓말을 모조리 부셔 버리고

이미 소견의 탐욕을 끊었나니

마땅히 큰 스승께 공양하여라.

 

라아자그리하의 제일 되는 것

그것 이름은 비풀라산이요

히말리야는 산 중에 제일이요

가루다는 새 중에 이름 높나니

 

여덟 방위와 또 위아래의

그 모든 중생의 세계에서나

그리고 모든 하늘 사람 중에서

다 옳게 깨달은 이 최상이시네.

 

때에 여러 천자들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한 뒤에,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09. 마가경(摩伽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마아가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마아가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을 죽이면 편히 잘 수 있으며

무엇을 죽이면 좋은 즐거움 얻는가.

무엇을 죽이면 어떤 사람은

고오타마의 칭찬을 받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만일 성내는 마음을 죽이면

편안히 누워 잠잘 수 있고

성내는 마음을 죽이는 사람은

남으로 하여금 기쁨을 얻게 한다.

 

성내는 마음은 악의 뿌리라

그것을 죽이는 이 나는 칭찬하나니

성내는 마음을 죽인 뒤에는

긴 밤 동안에 근심이 없느니라.

 

그 때에 마아가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0. 조명경(照明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마아가다[彌耆迦]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마아가다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밝게 비추는 것 몇 가지 있어

능히 세상을 밝게 비추나

원컨대 세존께선 말씀하시라.

어떤 밝음이 으뜸 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여기 세 가지 광명이 있어

능히 세상을 밝게 비춘다.

 

낮에는 해로서 광명을 삼고

밤에는 달로서 광명을 삼고

등불은 낮이나 밤이나 비추어

여러 가지 빛깔과 모양 비춘다.

 

위나 아래나 모든 방위의

중생들 모두 빛을 받나니

인간과 천상의 광명 중에서

부처님 광명이 최상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마아가다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1. 다마니경(陀摩尼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다아말리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온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다아말리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바라문들의 일로 삼는 것

끊기를 공부해 게으르지 않고

모든 탐애의 욕심 끊어 버리고

후생 몸 받기를 구하지 않음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저 바라문들은 일이 없나니

하여야 할 일은 이미 마쳤다.

 

처음에 언덕을 얻지 못하여

밤낮으로 항상 부지런히 끊다가

이미 저 언덕에 이르러 머물거니

이제 그 언덕에 끊을 것 없어라.

 

이 분이야말로 바라문이니

꾸준히 노력해 번뇌 다한 선정으로

모든 근심과 괴로움의

불길을 이미 아주 다 끊었나니

 

그는 곧 이미 저 언덕에 이르러

열반에 들어 구함이 없다.

 

때에 다아말리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2. 다라건타경(多羅健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다라건타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는데, 온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몇 가지 법을 끊어 버리고

몇 가지 법을 더욱 닦으며

몇 가지 무더기를 뛰어 넘어야

흐름을 건넌 비구라 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다섯 가지를 끊어 버리고

다섯 가지 법을 더 힘써 닦고

다섯 가지 무더기 뛰어 넘으면

흐름을 건넌 비구라 하느니라.

 

때에 그 다라건타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3. 가마경(迦摩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가아마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는데, 온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가아마다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사뢰었다.

"매우 어렵나이다. 세존이시여, 매우 어렵나이다. 잘 간 이시여."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배우기 비록 어렵다고 하지만

계율과 삼매를 두루 갖추고

멀리 떠나서 집 없는 데서

한가히 살아 고요함은 즐겁다.

 

가아마다 천자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잠자코 고요하기는 매우 어렵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얻기 어려운 배움을 얻어

계율과 선정을 두루 갖추고

밤이나 낮이나 항상 알뜰히

마음의 즐겨함을 닦아 익혀라.

 

가아마다 천자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선정의 마음은 얻기 어렵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선정의 머무름에 머물기 어려워도

모든 감관과 마음을 결정하여

죽음 악마의 얽맴을 끊고

성자(聖者)가 의욕 따라 나아가느니.

 

가아마다 천자는 다시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험한 길을 가기는 참으로 어렵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가기 어려운 그 험한 길도

갈 때는 편안히 나아가나니

성인이 아니면 거기 떨어져

발은 위로 머리는 밑으로 향한다.

 

성현은 정직하게 가기 때문에

험한 길도 저절로 평탄해진다.

 

부처님께서 그 경을 말씀하시자, 가아마다 천자는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4. 가마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가아마다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가아마다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탐욕과 성냄은 무엇이 원인인가.

즐겁지 않아 온 몸 털이 일어서는

그 두려움은 무엇에서 생기는가.

그리고 마치 저 쿠마라라(어린애)가

그 젖어미를 의지하듯이

분별하는 그 생각은 어디서 생기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이 생겨 스스로 자라나기

저 냐그로오다나무와 같고

그 어디서나 집착을 따르는 것

마치 저 진면(榛綿)의 숲덤불 같다.

 

만일 그 원인을 아는 이라면

그것을 깨달아 안 뒤에는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

다시는 후생 몸 받지 않으리.

 

때에 가아마다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5. 전단경( 檀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찬다나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찬다나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고오타마의 큰 지혜는

걸림이 없는 지견이라 들었나니

어디서 머무르고 무엇 배우면

다른 세상의 악을 만나지 않나.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몸과 입과 뜻을 잘 단속하여

세 가지 나쁜 법을 행하지 않고

가정을 가져 집에 살면서

많은 손님을 널리 모아서

믿음으로 재물과 법 보시 행하고

법으로써 모든 것을 세워야 한다.

 

거기서 머무르고 이 법 배우면

다른 세상의 두려움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찬다나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6. 전단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찬다나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누가 모든 흐름을 건너가는가.

밤낮 부지런해 게으로지 않고

반연하지 않고 머무는 곳 없으며

어떻게 하여 빠져들지 않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모든 계율을 완전히 갖추고

지혜 있고 잘 선정에 들어

안 마음으로 바르게 생각하면

능히 모든 흐름을 건너느니라.

 

때에 그 찬다나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7. 가섭경(迦葉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카야샤파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카아샤파 천자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지금 비구와 비구의 공덕을 말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네 말을 따르리라."

때에 카아샤파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는 그 바른 생각을 닦아

그 마음이 잘 해탈하고

밤낮으로 항상 부지런히 구해

모든 공덕 짓기를 생각하나니

 

이 세상을 깨달아 알고

일체 존재를 없애어 버리나니

비구는 아무 근심이 없게 되어

그 마음에는 집착이 없느니라.

 

"세존이시여, 이것을 비구라 하고 이것을 비구의 공덕이라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네 말과 같다."

 

카아샤파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8. 가섭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얼굴이 아주 묘한 카아샤파 천자는, 새벽에 부처님께 나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는데, 그 몸의 광명은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을 두루 비추었다. 때에 카아샤파 천자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지금 비구와 비구가 하는 말을 설명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마음대로 하라."

때에 그 카아샤파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는 그 바른 생각 지키어

그 마음이 잘 해탈하고

밤낮으로 항상 부지런히 구해

티끌과 때를 완전히 떠나네.

 

이 세상을 환히 밝게 알아

티끌에서 티끌과 때를 여의고

비구는 아무 근심 없나니

그 마음에는 집착이 없느니라.

 

"세존이시여, 이것을 비구라 하고 이것을 비구가 하는 말이라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카아샤파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19. 굴마경(屈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 세간에 계시면서, 날이 저물어 五백 비구와 함께 야차귀신 굴마가 사는 곳에서 주무시게 되었다. 때에 굴마 야차귀신은 부처님께 나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세존님께 청하나이다. 여러 대중들과 함께 오늘 밤 여기서 주무시옵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이 때에 굴마 야차귀신은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으신 것을 알고는, 五백의 중각 방과 침구를 조화로 만들고, 앉을 평상, 걸상과 요, 베개 각각 五백 벌을 모두 조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조화로 만든 五백 개 등불은 아무런 연기나 불꽃이 없이 모두 조화로 나타났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을 청해 그 방에 들게 하였다. 여러 비구들에게는 차례로 방과 침구를 받게 하고, 모두가 받은 뒤에는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질고 덕 있는 이 바른 생각이 있고

어질고 덕 있는 이 항상 생각 바르다.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서

생각이 바르므로 편히 잠자네.

 

어질고 덕 있는 이 바른 생각이 있고

어질고 덕 있는 이 항상 생각 바르다.

생각이 바르므로 편히 잠자코

그 마음은 언제나 고요히 쉰다.

 

어질고 덕 있는 이 바른 생각이 있고

어질고 덕 있는 이 항상 생각 바르다.

생각이 바르므로 편히 잠자고

평등히 다른 군사 항복 받는다.

 

어질고 덕 있는 이 바른 생각이 있고

어질고 덕 있는 이 항상 생각 바르다.

죽이지 않고 죽이게 하지 않고

항복하지 않고 항복하게 하지 않고

일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고

마음에 원한 맺음 품지 않는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굴마 야차귀신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때에 굴마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제 처소로 돌아갔다.

 

1320. 마구라산경(摩鳩羅山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쿨라산에 계셨는데, 존자 나가파라(那伽波羅)가 친히 모시고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보슬비가 내리고 번갯불이 번쩍이는 어두운 밤에, 방에서 나와 한데서 거닐었다. 때에 제석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세존께서는 파쿨라산에 계시는데 존자 나가파라가 친히 모시고 공양하고 있다. 밤은 어둡고 보슬비가 내리며 번갯불이 번쩍인다. 세존께서는 방에서 나와 한데서 거닐고 계신다. 나는 지금 비유리(毘琉璃) 중각을 조화로 만들어 그것을 가지고 부처님을 따라 거니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비유리 중각을 조화로 만들어, 그것을 가지고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을 따라 거닐었다.

그 때에 마가다국 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밤에 울 때에는 파쿨라 귀신으로 위협하면 곧 그치었다. 친히 모시고 공양하는 법으로는 스승이 선정에서 깨기를 기다려 자게 되어 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제석천을 위해 오랫동안 밤에 거닐으셨다. 때에 존자 나가파라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파쿨라 귀신 형상을 만들어 위협하리라'고. 때에 나가파라 비구는 곧 옷을 뒤집어쓰고 긴 털을 가지고 밖에 있다가, 세존께서 거닐으시는 길 끝에 서서 사뢰었다.

"파쿨라 귀신이 오나이다. 파쿨라 귀신이 오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 어리석은 나가파라여, 파쿨라 귀신 모양으로서 부처님을 위협하는가. 그러나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의 털 하나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는 두려움을 떠난 지 오래이니라."

그 때에 제석천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의 바른 법률안에도 이런 사람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카우시카여, 고오타마의 집은 매우 넓고 너르다. 이런 무리도 미래 세상에서는 청정한 법을 얻게 해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에 어떤 바라문이라도

스스로 얻은 그 법으로써

저쪽 언덕에 갈 수 있다면

혹은 한 피사아차(귀신)나

또는 저 파쿨라까지도

모두 다 뛰어넘어 갈 수 있으리.

 

또 혹은 어떤 바라문들은

스스로 행하는 그 법으로서

받아들이는 일체의 감각을

관찰해 모두 없앴느니라.

 

또 혹은 어떤 바라문들은

자기 법으로 저 언덕에 건너고

그 일체의 모든 인연을

모두 다 멸해 다했느니라.

 

또 혹은 어떤 바라문들은

자기 법으로 저 언덕에 건너

일체의 모든 <남>과 또 <나>를

모두 다 멸하여 다했느니라.

 

또 혹은 어떤 바라문들은

자기 법으로 저 언덕에 건너

남[生]과 늙음과 병과 죽음을

모두 다 이미 지났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석제환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21. 비릉가경(毘陵伽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아니룻다는 마가다국 세간에 놀면서 피얀카라 귀신 어미가 사는 곳에서 자게 되었다.

때에 존자 아니룻다는 새벽에 단정한 몸으로 바로 앉아, 우다아나, 파아라아야나, 견진제(見眞諦), 여러 상좌가 말한 게송, 비구니의 말한 게송, 실로카, 의품(義品), 무니 게송, 수우트라를 모두 두루 외웠다. 그 때에 피얀카라 귀신 아들이 밤에 울었다. 피얀카라 귀신 어미는 그 아들을 위해 게송을 말해 그치도록 꾸짖었다.

 

피얀카라 귀신 아들

너는 지금 울지 말고

저 비구의 외우는

법구게(法句偈)를 들어라.

 

만일 저 법구 알면

스스로 계율 가져

살생 멀리 떠나고

거짓말하지 않고

이치 아님 버리고

귀신 길을 벗어나리.

 

피얀카라 귀신 어미가 이 게송을 말할 때에 피얀카라 귀신 아들은 곧 울음을 그쳤다.

 

1322. 부나바수경(富那婆藪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 세간에 노닐으시면서 대중과 함께 푸나바수 귀신 어미가 사는 곳에서 묵으시게 되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위해 네 가지 거룩한 진리의 서로 응하는 법, 즉 괴로움의 진리, 괴로움이 쌓이는 진리, 괴로움이 사라지는 진리, 괴로움이 사라지는 길의 진리를 연설하셨다.

그 때에 푸나바수 귀신 어미의 아이 푸나바수와 그 귀신의 딸 우타리카인 두 어린애가 밤에 울었다. 때에 푸나바수 귀신 어미는 그 아들과 딸을 가르치기 위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 푸나바수와 우타리카여

울지 말라.

저 여래가 말씀한 법을

나로 하여금 듣게 하여라.

 

부모가 그 아들을 괴로움에서

능히 벗어나게 하지 못한다.

여래가 말씀하신 법을 들으면

그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

 

세상 사람은 애욕을 따르므로

온갖 괴로움의 핍박받나니

여래는 그들 위해 법을 연설해

나고 죽음을 부수게 하느니라.

 

나는 이제 그 법을 들으려고 하노니

너희들은 잠자코 있어야 한다.

 

그 때에 그 푸나바수와 그의 딸 우타리카는 모두 그 어미의 타이름을 받고, 잠자코 고요히 듣고는

 

"좋으십니다. 우리도 또한 법 듣기 즐겨합니다."

고 하고 다시 어미에게 말하였다.

 

바르게 깨달으신 세존께서는

이 마가다국의 훌륭한 산에서

모든 중생의 무리들 위해

고통에서 벗어날 법 연설하거니

 

그것은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사라짐과 사라지는 길

 

이 네 가지의 지닐 따르면

안온히 열반으로 나아가나니

어머님, 세존께서 말씀한 법을

이제 우리는 잘 듣고자 하노라.

 

때에 푸나바수 귀신 어미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기특하여라 지혜로운 아들아

능히 잘 내 마음 따르는구나.

푸나바수여 너는 이제 잘

길잡이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푸나바수여

그리고 우타리카여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을 내라.

나는 이제 이미 진리를 보았노라.

 

때에 푸나바수 귀신 어미가 이 게송을 말하자, 그 아들과 딸은 따라서 기뻐하면서 잠자코 있었다.

 

1323. 마니차라경(摩尼遮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 세간에 노닐으시면서, 대중과 함께 마니차라 귀신이 사는 곳에 이르러 밤에 묵으시게 되었다. 그 때에 마니차라 귀신은 여러 귀신들과 한 곳에 모여 있었다.

때에 어떤 여자는 향과 화만의 장식과 음식을 가지고 그 마니차라 귀신이 사는 곳에 갔다. 그 여자는 멀리서 세존께서 마니차라 귀신이 사는 곳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마니차라 귀신을 직접 보았다'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착하다! 마니차라여

이 마가다국에 머무는구나.

이 마가다에 사는 사람들

구하는 것 모두 원대로 되네.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언제나 안락하게 머물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뒷세상에는

하늘에 나는 즐거움을 얻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방일하고 교만하기 함부로 말고

마니차라 귀신에게 청하지 말라.

만일 스스로 제 할 일을 닦으면

능히 하늘에 나는 즐거움 얻으리.

 

때에 그 여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이는 마니차라 귀신이 아니다. 이 분은 사문 고오타마시다.'

이렇게 알고는 곧 향과 화만의 장식을 세존께 공양한 뒤에,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떠한 길이 안락으로 나아가고

어떠한 행을 마땅히 닦으면

이 세상에서 언제나 안온하고

후세에는 천상의 즐거움을 얻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보시하고 마음을 잘 길들이고

즐거이 모든 감관 단속해 잡고

바른 소견으로 어진 행을 닦으며

저 사문들을 가까이 친하고

바른 생활로 스스로 살아가면

후세에는 천상의 즐거움 누리리라.

 

그러나 저 서른 세 하늘

그 하늘 괴로움의 그물을 무엇하리.

다만 알뜰히 한 마음 가져

온갖 애욕을 끊어 버리라.

 

나는 이제 그 때[垢]를 떠나기 말하리니

이 단 이슬 법을 잘 들어라.

 

때에 그 여자는, 세존께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시는 것이 부처님의 떳떳한 법과 같으심을 들었다. 이른바 베풀어주기, 계율 가지기, 하늘에 나는 법과 탐욕의 맛, 탐욕의 근심과 번뇌를 청정히 할 것과, 뛰어나고 멀리 떠나는 공덕의 복과 이익 등, 차례차례로 청정한 부처 법을 연설하셨다. 마치 깨끗하고 흰 천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그 여자도 그와 같아서 곧 그 자리에서, 괴로움, 쌓임, 사라짐, 길의 네 가지 진리를 평등하게 관찰하였다.

때에 그 여자는 법을 보아 법을 얻고 법을 알아 법에 들어갔다. 모든 의심을 뛰어났으되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바른 법률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이미 건넜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미 건넜나이다. 잘 간 이시여, 나는 오늘날부터 목숨이 다하도록 부처님과 법과 비구중에게 귀의하나이다."

때에 그 여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1324. 침모경(針毛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침모 귀신이 사는 곳에 이르러 밤에 묵으시게 되었다. 그 때에 침모 귀신은 여러 귀신들과 한 곳에 모여 있었다. 때에 불꽃 귀신은 세존께서 침모 귀신이 사는 곳에서 밤에 묵으시는 것을 보고 침모 귀신에게 가서 말하였다.

"촌주(村主)여, 너는 매우 좋은 이익을 얻었다. 지금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가 네 방에서 주무신다."

침모 귀신은 말하였다.

"이제 가서 시험해 보리라. 그는 여래인가, 혹은 아닌가."

때에 침모 귀신은 모든 귀신들과의 모임이 끝난 뒤에 자기 집에 돌아가 몸을 날려 부처님께 부딪쳤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몸을 돌려 그것을 피하셨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몸을 날려 부처님께 부딪치자, 부처님께서도 두 번 세 번 몸을 돌려 그것을 피하셨다. 그 때에 침모 귀신은 말하였다.

"사문은 두려워하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촌주여,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만 네가 부딪치는 것이 나쁘다."

침모 귀신은 말하였다.

"이제 물을 일이 있으니 나를 위해 말하라. 나를 기쁘게 할 수 있으면 좋지마는 나를 기쁘게 하지 못하면 네 가슴을 찢어 내 심장을 부수리라. 그래서 뜨거운 피를 네 얼굴에서 내고 네 두 팔을 묶어 강가 저쪽 언덕에 던져 버리리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촌주여, 나는 아직 어떤 하늘이나 악마, 범, 사문, 바라문과 하늘 신이나 세상 사람으로서,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의 심장을 부수거나 가슴을 찢고, 뜨거운 피를 얼굴에서 나게 하거나, 두 팔을 잡고 강가 저쪽 언덕에 던지는 이를 보지 못하였다. 너는 묻기만 하라. 너를 위해 설명하여 기쁘게 하리라."

때에 침모 귀신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모든 탐욕과 성내는 마음

그것은 무엇을 원인으로 하는가.

즐겁지 않고 몸의 털이 일어서는

그 두려움은 어디서 생기는가.

 

마치 저 갓난 어린아이가

그 유모를 의지하는 것처럼

뜻과 생각과 모든 감각은

무엇으로부터 일어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이 생겨 스스로 자라는 것

마치 저 냐그로오다나무와 같고

자주 번지어 서로 끌어당기는 것

마치 저 등면(騰綿) 숲덤불 같다.

 

만일에 그 원인을 환히 알면

마땅히 저 귀신을 깨닫게 하여

나고 죽는 바다의 흐름을 건너

다시는 그 존재를 늘게 하지 않으리.

 

그 때에 침모 귀신은 세존의 게송을 듣고 마음에 기쁨을 얻어, 부처님에게 허물을 뉘우치고 세 가지 귀의를 받들어 가졌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침모 귀신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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