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잡아함경

잡아함경 제50권

다르마 러브 2012. 6. 17. 21:49

잡아함경 제 50권

 

1325. 수재경(受齋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우파아시카아의 아들은 여덟 가지 재계(齋戒)를 받아 가지고도 이내 그 계율을 범하여 귀신에게 잡히었다.

그 때에 우파아시카아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열 나흘과 또 보름과

그리고 그 달의 여드렛날과

신통의 상서가 응하는 달에

여덟 가지를 잘 바르게 받고

 

재(齋)와 계율을 받들어 가지면

저 귀신에게 잡히지 않는다고

나는 옛날에 자주자주 들었나니

그것은 부처님이 하신 말씀이다.

 

그 때에 그 귀신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열 나흘과 또 그 보름날과

그리고 그 달의 여드렛날과

신통의 상서 응하는 달에

여덟 가지를 바르게 닦아 받고

 

재계하고 엄숙히 청정하게 머무르고

계율과 덕을 잘 지켜 보호하면

귀신의 놀림을 받지 않는다고

부처님에게서 잘 들었나니

 

네가 놓아주라고 내게 말하면

나는 너의 아들을 놓아주리라.

 

거만하고 느릿한 모든 그 업과

더럽고 괴로운 행 하는 것과

범행이 청정하지 못하는 것은

마침내 큰 결과 얻지 못하네.

 

비유하면 대풀을 잡아 뽑을 때

어설프게 잡으면 손 다치는 것처럼

사문으로서 나쁘게 부딪치면

반드시 지옥 속에 떨어지리라.

 

비유하면 대풀을 잡아 뽑을 때

다잡으면 그 손을 안 다치는 것처럼

사문으로서 잘 거둬 가지면

이내 반열반에 들게 되리라.

 

때에 그 귀신은 우파아시카아의 아들을 곧 놓아주었다. 그 때에 우파아시카는 게송으로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아들아, 이제 내 말 들어라.

저 귀신이 한 말을 말하리라.

 

만일 거만하고 느릿한 업과

더럽고 괴로운 그 행을 닦고

청정하지 않은 범행 있으면

그는 큰 결과 얻지 못하리.

 

비유하면 대풀을 잡아 뽑을 대

어설프게 잡으면 손 다치는 것처럼

사문으로서 나쁘게 부딪치면

반드시 지옥 속에 떨어지리라.

 

비유하면 다잡아 대풀 잡으면

그 손을 다치지 않는 것처럼

사문으로서 잘 가져 보호하면

반열반을 완전히 얻을 것이다.

 

때에 그 우파아시카아의 아들은 이렇게 깨닫고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집을 나가 집이 없이 도를 배웠지마는, 마음에 즐거움을 얻지 못해 도로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 어머니는 멀리서 그 아들을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상을 돌보잖고 집을 나더니

무엇 하러 다시 마을로 돌아왔나.

집에 불났을 때 재물 들어내더니

어찌해 다시 불 속에 던지는가.

 

그 아들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다만 어머니 목숨 마칠 때

서로 보지 못할 것 생각하였네.

그래서 이제 돌아와 뵈옵나니

어째서 아들보고 기뻐하지 않는가.

 

때에 그 어머니 우파아시카아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탐욕 버리고 집을 나더니

도로 그 탐욕을 누리려 하네.

그러므로 나는 슬퍼하나니

악마의 마음대로 될까 두렵네.

 

그 때에 그 우파아시카아는 이렇게 그 아들을 깨우쳤다. 그래서 그 아들은 호젓하고 고요한 것으로 돌아가, 부지런히 생각하면서 모든 번뇌의 결박을 끊어 버리고 아라한의 결과를 증득하였다.

 

1326. 아갈귀경(阿竭鬼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아알라바카 귀신이 사는 곳에서 밤에 묵으시게 되었다. 때에 아알라바카 귀신은 여러 귀신들과 한 곳에 모여 있었다.

때에 갈담(竭曇) 귀신은, 세존께서 아알라바카 귀신이 사는 곳에서 밤에 묵으시는 것을 보고 아알라 귀신에게 가서 말하였다.

"촌주여, 너는 매우 큰 이익을 얻었다. 여래께서 네가 사는 곳에서 주무시는구나."

아알라바카 귀신은 말하였다.

"산 사람이 오늘 우리 집에 머무르는가. 나는 지금 그가 여래인가, 아닌가를 알게 하리라."

때에 아알라바카 귀신은 여러 귀신들과의 모임이 끝난 뒤에 자기 집에 돌아가 세존께 말하였다.

"사문아, 나가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남의 집이기 때문에 곧 그 집에서 나오셨다. 아알라바카 귀신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아, 들어오라."

부처님께서는 곧 들어 오셨다. 거만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였다. 때에 아알라바카 귀신은 네 번 째 말하였다.

"사문아, 나가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촌주여, 세 번이나 청을 들었다. 이제는 나가지 않으리라."

아알라바카 귀신은 말하였다.

"사문이여, 나는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사문은 내게 대답하라. 만일 나를 기쁘게 하면 좋지마는, 나를 기쁘게 하지 못하면 나는 그 심장을 부수고 그 가슴을 찢어, 뜨거운 피가 얼굴에서 흐르게 하고, 두 팔을 잡아 강가 저쪽 언덕에 던져 버리리라."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촌주여, 나는 아직 어떤 하늘이나 악마, 범, 사문, 바라문이나 모든 하늘 신과 세상 사람으로서, 내 심장을 부수고 가슴을 찢어 내 뜨거운 피를 얼굴에서 흐르게 하거나, 두 팔을 잡아 강가 저쪽 언덕에 던지는 이를 보지 못하였다. 그런데 촌주여, 너는 이제 묻기만 하라. 너를 위해 설명하여 네 마음을 기쁘게 하리라."

때에 아알라바카 귀신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사뢰었다.

 

그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을

훌륭한 사람의 재산이라 하는가.

어떠한 법을 행하여야

편하고 즐거운 결과 갚음 얻는가.

 

어떤 것을 아름다운 맛이라 하고

어떤 것을 목숨 중의 제일이라 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저 깨끗한 믿음을 일컬어

사람의 훌륭한 재산이라 하나니

법을 행하면 즐거운 결과 얻고

해탈은 맛 중에서 제일이니라.

 

지혜로써 늙고 죽음 없애 버리면

그것은 목숨 중의 제일이니라.

 

아알라바카 귀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이름 얻는가.

(위의 게송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계율 가지면 좋은 이름 떨쳐진다.

(위의 게송에서 말한 것과 같다)

 

때에 아알라바카 귀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몇 가지 법이 세상에 일어나고

몇 가지 법이 서로 계속하는가.

몇 가지 법이 세상을 받아 잡고

몇 가지 법이 세상을 멸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여섯 가지 법이 세상에서 함께 일고

여섯 가지 법이 서로 계속해 간다.

여섯 가지 법이 세상을 받아 잡고

여섯 법이 세상을 멸하느니라.

 

아알라바카 귀신은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그 누가 능히 모든 흐름 건너는가.

밤낮으로 부지런히 방편을 쓰고

반연도 없고 머무르는 것도 없어

그 누가 가라앉지 않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모든 계율 완전히 갖추고

지혜 있고 잘 선정을 닦아

바른 생각으로 마음에 생각하면

건너기 어려운 흐름 능히 건넌다.

 

다섯 가지 욕심을 즐기지 않고

빛깔의 애욕을 뛰어 넘으면

반연도 없고 머무르는 것도 없어

그는 넉넉히 빠지지 않느니라.

 

때에 아알라바카 귀신은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어떤 법으로서 흐름을 건너고

무엇으로서 큰 바다 건너는가.

무엇으로서 괴로움을 떠나고

무엇으로서 청정하게 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믿음으로서 흐름 건너고

방일하지 않음으로 바다 건넌다.

꾸준한 노력으로 괴로움 끊고

그 지혜로써 청정을 얻느니라.

 

때에 아알라바카 귀신은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다른 사문이나 바라문 법을

어찌 귀찬스럽게 다시 물으랴.

오늘에 가장 훌륭한 선비님은

큰 법의 횃불을 높이 밝혔네.

 

나는 마땅히 고오타마님께

언제나 그 은혜를 갚아야 하리.

나는 이제 다 옳게 깨달으신 이

위없는 길잡이 스승님께 알리노니

 

나는 오늘에 당장 가야 하리라.

마을에서 마을로 돌아다니며

다 옳게 깨달은 이 친히 모시고

그가 말하는 법을 들어 받드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아알라카 귀신은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327. 숙가라경(叔迦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숙카아 비구니는 임금동산의 비구니들 속에 있으면서, 라아자그리하성의 여러 사람들에게 아라한처럼 공경과 공양을 받았다.

그런데 어느 때 라아자그리하성 사람들은 어떤 좋은 날에 즐거운 큰 모임을 가지면서, 그 날은 그 비구니에게 공양하지 않았다. 어떤 귀신은 그 비구니를 존경하기 때문에, 라아자그리하성의 거리로 가서 집집으로 다니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라아자그리하성의 모든 사람들

술에 취하여 누워 자는가.

저 숙카아 비구니에게

공양하기를 힘쓰지 않는구나.

 

모든 감관을 잘 닦았기에

그 이름을 숙카아(깨끗함)라 한다.

그는 잘 티끌을 여의는 법과

열반의 청량한 곳 설명하나니

만일 그를 따라 그 말 들으면

온 종일 즐겁고 싫지 않으리.

 

법을 들어서 그 지혜에 올라타면

나고 죽음의 흐름을 건너는 것

그것은 마치 저 바다 성인이

힘센 말[馬]을 붙들어 의지한 것 같으리.

 

때에 어떤 우파아사카는 숙카아 비구니에게 옷을 보시하고, 또 어떤 우파아사카는 음식을 공양하였다. 때에 그 귀신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지혜로운 우파아사카는

복과 이익을 많이 거두리.

숙카아에게 옷을 보시함으로

모든 번뇌를 떠났기 때문이다.

 

저 지혜로운 우파아사카는

복과 이익을 많이 거두리.

숙카아에게 음식을 보시하여

모든 쌓임을 떠났기 때문이다.

 

때에 그 귀신은 이 게송을 마치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28. 비람경(毘籃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비이라아 비구니는 라아자그리하성 임금동산의 비구니들 속에 있으면서, 라아자그리하성의 여러 사람들을 위해, 좋은 날의 큰 모임에 모였다. 그 날에는 비이라아 비구니에게는 아무도 공양하는 사람이 없었다.

때에 어떤 귀신은 비이라아 비구니를 존경하여, 곧 라아자그리하성에 들어가 골목골목과 네거리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라아자그리하성의 모든 사람들

술에 취하여 잠들어 누웠는가.

저 비이라아 비구니에게

공양하는 이 아무도 없구나.

 

저 비이라아 비구니는

용맹스럽게 모든 감관을 닦고

티끌과 때를 여의는 법과

열반의 청량한 법 설명하나니

 

모두 다 그를 따라 그 말 쫓으면

온 종일 즐겁고 싫음 없으며

그 법을 들어 그 지혜 타면

나고 죽음의 흐름을 건너게 되리.

 

때에 어떤 우파아사카는 비이라아 비구니에게 옷을 가져와 보시하고, 또 어떤 우파아사카는 음식을 공양하였다. 때에 그 귀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지혜로운 우파아사카는

많은 복과 이익을 이제 얻었다.

비이라아 비구니께 옷 보시하여

그 결박을 끊었기 때문이다.

 

저 지혜로운 우파아사카는

많은 복과 이익을 이제 얻었다.

비이라아에게 음식을 보시하여

모든 어울림을 떠났기 때문이다.

 

때에 그 귀신은 이 게송을 마치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29. 혜마파저경(醯魔波低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사아타아기라 천신(天神)과 혜마바타 천신은 서로 약속하였다. '만일 그 궁중에서 어떤 보물이 생기면 반드시 서로 알라는데, 만일 서로 알리지 않으면 약속을 어긴 죄를 받는다.'

때에 혜마바타 천신 궁중에는 일찍 없었던 보배 파드마꽃(푸른 연꽃)이 나왔다. 꽃에는 천 개 잎사귀가 있어 크기는 수레바퀴 같았고 보배스런 줄기는 금빛이었다. 혜마바타 천신은 사람을 보내어 사아타아기라에게 알렸다.

"촌주여, 지금 내 궁중에는 일찍 없었던 보배 파드마꽃이 갑자기 나왔는데, 꽃에는 천 개 잎사귀가 있고 크기는 수레바퀴와 같고 보배스런 줄기는 금빛이다. 와서 보라."

사아타아기라 천신은 혜마바타 천신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하였다.

"촌주여, 그 파드마꽃 백천 개인들 무엇에 쓰랴. 지금 내 궁중에는 일찍 없었던 보배 큰 파드마꽃이 나왔다. 이른바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 지혜와 행을 갖춘 이, 잘 간 이, 세상 아는 이, 위없는 선비, 다루기 장부, 하늘과 사람 스승, 부처, 세존이시다. 너는 곧 와서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라."

때에 혜마바타 천신은 곧 五백 권속과 함께 사아타아기라 천신에게 가서 게송으로 물었다.

 

보름날 좋은 밤에

마침 즐거이 잘 만났거니

어떠한 재(齋)를 받아야 하는가.

어느 아라한께 받아야 하는가.

 

때에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늘 부처님 세존께서는

마가다의 훌륭한 나라에 계시면서

저 라아자그리하성의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머무신다.

 

미묘한 법을 연설하시어

중생들 괴로움의 덧괴로움과

괴로움의 쌓임을 멸해 버리고

괴로움의 사라짐 증득하시고

 

괴로움을 벗어나는 여덟 길로써

안온히 열반으로 나아가나니

우리 아라한 세존님에게

마땅히 나아가 공양 베풀라.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그는 마음에 소원이 있어

사랑으로 중생을 구제하는가.

그는 받거나 받지 않거나

그 마음 평등해 다름없는가.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그는 묘한 원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건져 구하고

받거나 또 받지 않는 데 있어

그 마음 언제나 평등하니라.

 

때에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밝은 트임을 두루 갖추어

그 행을 이미 성취했는가.

모든 번뇌가 아주 사라져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가.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밝은 트임을 두루 갖추어

바른 행 이미 성취하였고

모든 번뇌가 아주 사라져

다시는 후생 몸 받지 않는다.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무니는 뜻의 행과 그 몸의 입

그 업을 원만히 이루었는가.

지혜와 행을 완전히 갖추고

법으로서 놀랍게 칭찬하는가.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무니의 마음을 완전히 갖추었고

몸과 입의 업 원만히 이루었다.

지혜와 행을 두루 갖추고

법으로써 놀랍게 칭찬하느니.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산목숨 해치기 멀리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지 않는가.

방탕한 짓을 멀리 여의고

고요한 생각을 떠나지 않는가.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언제나 중생을 해치지 않고

주지 않는 것 함부로 안 가지며

방탕한 짓을 멀리 여의어

밤낮으로 언제나 고요히 생각한다.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다섯 가지 욕심을 즐기지 않고

그 마음 흐리고 어지럽지 않는가.

맑고 깨끗한 법눈이 있어

어리석음을 모조리 없앴는가.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마음은 언제나 욕심을 안 즐기고

또한 흐렸거나 어지러운 마음 없다.

부처의 법눈은 맑고 깨끗해

어리석음 다하여 남음이 없다.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지극히 정성스런 거짓말 않고

추하거나 까다로운 말이 없으며

이간하는 말 또한 없으며

정성스럽지 않은 말은 없는가.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지극히 정성스러워 거짓말 않고

또한 추하거나 까다로운 말 없으며

남의 친한 사이를 이간질 않고

언제나 법다운 말하느니라.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맑고 깨끗한 계율 가지고

바른 생각으로서 고요한가.

평등한 해탈과 또 여래의

큰 지혜를 두루 갖추었는가.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깨끗한 계율 완전히 갖추었고

바른 생각으로 언제나 고요하다.

평등한 해탈 성취하였고

여래의 큰 지혜 얻었느니라.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밝은 트임을 완전히 갖추었고

바른 행 이미 맑고 깨끗해

여러 가지 번뇌가 모두 다하여

다시는 후생 몸 받지 않는다.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밝은 트임을 완전히 갖추었고

바른 행 이미 맑고 깨끗해

여러 가지 번뇌가 다하여

다시는 후생 몸 받지 않는다.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물었다.

 

무니는 착한 마음 이미 갖추고

그리고 그 몸과 또 입의 업과

지혜와 행을 모두 이루었나니

그러므로 그 법을 찬탄하노라.

 

사아타아기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무니는 착한 마음 이미 갖추고

그리고 그 몸과 또 입의 업과

지혜와 행을 모두 이루었나니

그러므로 그 법을 찬탄하노라.

 

혜마바타는 다시 게송으로 물었다.

 

아이네야[伊尼延] 사슴의 장딴지 같은

성인의 그 훌륭한 모양

적게 먹어 그 몸의 탐욕 버리고

무니는 숲속에서 좌선하나니

너는 지금 나와 함께 거기 나아가

저 고오타마께 경례하여야 한다.

 

때에 백천 귀신은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사아타아기라와 혜마바타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공양하였다. 그리고 옷을 바루어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해 경례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이네야 사슴의 장딴지 같은

선인의 그 훌륭한 모양

적게 먹어서 탐욕이 없이

무니는 숲속의 선정을 즐겨하네.

우리들 이제 일부러 나아와

고오타마께 청해 묻노니

 

사자는 혼자서 자재로 놀고

큰 용은 아무런 두려움 없네.

 

이제 일부러 나아와 묻잡노니

원하노니 무니는 의심 풀어 주시라.

 

어떻게 하면 괴롬에서 나오고

어떻게 하면 괴롬에서 해탈할까.

원컨대 그 해탈을 설명하시라.

괴로움은 어디서 사라지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이 세상의 다섯 가지 욕심과

또 그 여섯째의 뜻을 말하노니

그것들의 욕심에 탐욕 없으면

일체의 괴롬에서 벗어나니라.

 

그렇게 하여 괴롬에서 나오고

그렇게 하여 괴롬에서 벗어난다.

이제 너의 물음에 대답하노니

괴로움은 거기서 멸하느니라.

 

사아타아기라와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여쭈었다.

 

샘물은 어디서 돌아서 흐르는가.

악한 길은 어찌해 돌지 않는가.

세상의 온갖 괴로움과 즐거움

어디서 모조리 사라지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눈과 귀와 코, 또 혀와 몸

그리고 또 그 의식의 감관

저 이름과 또 모든 형상이

아주 사라져 남음 없으면

 

거기서 생물은 돌아 흐르고

거기서 그 길은 흔들리지 않으며

거기서 괴로움과 또 즐거움은

남음 없이 모조리 사라지리라.

 

사아타아기라와 혜마바타는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몇 가지 법이 세상에 일어나고

몇 가지 법이 세상에 어울리며

몇 가지 법이 세상을 받아 잡고

몇 가지 법이 세상을 멸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여섯 가지 법이 세상에 일어나고

여섯 가지 법이 세상에 어울리며

여섯 가지 법이 세상을 받아 잡고

여섯 법이 세상을 멸하느니라.

 

사아타아기라와 혜마바타는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모든 흐름 건너고

밤낮으로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반연도 없고 머무르는 곳도 없이

그 깊은 못에 안 빠지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모든 계율을 완전히 갖추고

지혜 있고 잘 선정에 들고

생각한 대로 생각을 잡아매면

그것은 능히 깊은 못을 건넌다.

 

온갖 탐욕 생각을 즐기지 않고

빛깔의 모든 결박 뛰어 넘으면

반연도 없고 머무를 곳도 없어

그 깊은 못에 빠지지 않느니라.

 

사아타아기라와 혜마바타는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어떤 법으로 모든 흐름 건너고

무엇으로서 큰 바다 건너는가.

어떻게 하면 괴로움을 떠나고

어떻게 하면 청정하게 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바른 믿음으로 모든 흐름 건너고

방일하지 않음으로 바다 건넌다.

꾸준히 노력하면 괴로움 끊고

지혜 있으면 청정하게 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너는 다시 다른 바라문이나

사문의 법을 물어 보아라.

진실과 베풀음과 항복 받는 것

이것 이외에 다른 법 없느니라.

 

혜마바타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문이나 또 바라문의 법

다시 따로이 물어서 무엇하리.

오늘에 <큰 꾸준한 노력(부처님)>께서

이미 갖추어 잘 열어 보였거니

 

나는 이제 마땅히 사아타아기라

그이의 은혜를 갚아야 하리.

그는 이 인도하고 길들이는 스승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었나니

 

나는 마땅히 마을에서 마을로

집에서 집으로 부처님 따르면서

받들어 섬기고 예배하고 공양하여

그의 바른 법을 들어 받드리.

 

여기에 모인 이 백천 귀신은

모두 다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부처 무니의 큰 스승님에게

모두 다 돌아가 의지하나니

 

다시 위없는 이름을 얻고

반드시 진실한 이치를 보고

그 큰 지혜를 성취함으로

탐욕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으리.

 

지혜로운 이는 마땅히 관찰하라.

이 분은 세상을 구호하는 이이시네.

성현의 길 자취를 얻었었나니

이 이는 바로 큰 선인이시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사아타아기라와 혜마바타 및 그 권속과 五백 귀신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330. 가타경(伽咤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와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그리드라쿠우타산에 있었다.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수염과 머리를 막 세로 깎았다. 그 때에 가타와 우파가타 귀신이 있었다. 우파가타 귀신은 존자 샤아리푸트라가 막 새로 수염과 머리를 깎은 것을 보고 가타 귀신에게 말하였다.

가타 귀신은 말하였다.

"나는 지금 가서 저 사문의 머리를 때려 주리라."

가타 귀신은 말하였다.

"우파가타여, 너는 그런 말 말라. 저 사문은 큰 덕과 큰 힘이 있다. 너는 긴 밤 동안에 이익 아닌 괴로움을 받지 말라."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하였다. 그러나 우파가타는 두 번 세 번이나 그 말을 듣지 않고, 곧 손으로 존자 샤아리푸트라의 머리를 쳤다. 치고는 이내 부르짖었다. '가타를 태운다. 가타를 지닌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부르짖고는 땅 속으로 빠져 들어가 아비지옥에 떨어졌다.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존자 샤아리푸트라가 귀신에게 맞았다는 말을 듣고, 곧 샤아리푸트라에게 가서 물었다.

"어떻소. 존자님, 고통은 어떻게 참소."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대답하였다.

"존자 모옥갈라아나님, 좀 아프더라도 그것을 참으면 큰 고통은 없소."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말하였다.

"놀랍소. 존자 샤아리푸트라님, 참으로 큰 덕과 큰 힘이 있소. 만일 그 귀신이 손으로 치면 그리드라쿠우타산도 겨처럼 부서지거늘, 어떻게 사람을 치는데 고통이 없겠소."

그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말하였다.

"나는 실로 크게 고통받지 않소."

존자 샤아리푸트라와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서로 위로하였다.

때에 세존께서는 하늘귀로 그 말을 들으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 마음 단단한 돌과 같아서

굳건히 있어 움직이지 않거니

집착하는 마음을 이미 떠나서

성내는 자에게도 갚지 않는구나.

 

만일 그와 같이 마음 닦으면

무슨 고통과 근심 있으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331. 우척경(憂戚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코오살라국 세간에서 놀다가 어떤 숲속에서 여름 안거를 지났다. 그 숲속에는 천신(天神)이 살고 있었다. 그는 여러 비구들이 보름날에 안거를 마친다는 말을 듣고 매우 근심하고 슬퍼하였다. 다른 천신들은 그에게 물었다.

"너는 왜 갑자기 슬퍼하고 괴로워하는가. 너는 기뻐해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계율을 가져 청정하고 오늘 안거를 마치지 않았는가."

숲속의 천신은 대답하였다.

"나는 오늘 비구들이 안거를 마치는 줄을 안다. 그것은 저 뻔뻔스런 외도들의 안거를 마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꾸준히 노력하는 비구들이 안거를 마치고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내일 다른 곳으로 가고 나면 이 숲은 빌 것이다."

비구들이 떠난 뒤에 숲속의 천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제는 내 마음 즐겁지 않고

다만 쓸쓸한 빈 수풀만 보나니

청정한 마음으로 법을 말하고

많이 받아 들은 여러 비구들

고오타마의 그 제자들은

이제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

 

때에 어떤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혹 어떤 이는 마가다로 가고

혹 어떤 이는 코오살라로 가고

또 혹 어떤 이는 금강지(金剛地)로 가

곳곳에서 멀리 떠나기 닦거니

 

그것은 마치 들짐승들이

즐기는 대로 노는 것 같느니라.

 

1332. 수면경(睡眠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에 노닐면서 어떤 숲속에 들어가, 낮에는 선정에 들어가 몸이 매우 피로했다가, 밤이면 곧 잠이 들었다.

때에 그 숲속에 사는 천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비구의 법이 아니다. 빈 숲속에서 낮에는 선정에 들고 밤에는 잠에 빠진다. 나는 지금 가서 깨우리라.'

그 때에 천신은 비구 앞으로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여 너는 일어나라 일어나라.

무엇 때문에 잠에 빠져 있는가.

잠자는 데에 무슨 이익이 있는가.

병났을 때에 왜 자지 않았는가.

 

날카로운 가시로 그 몸을 찌르면

어떻게 거기서 잠이 들 수 있는가.

너는 일찌기 그 집을 버렸다.

집을 나온 것 너의 소원이었다.

 

네가 일찌기 원하던 그대로

밤이나 낮이나 나아가기 구하라.

너는 부디 그 잠에 떨어져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게 말라.

 

항상 되거나 한결같지 않은 탐욕

어리석은 사람을 이득하게 하나니

다른 사람은 모두 묶이었어도

너는 이제 거기서 해탈하였다.

 

바른 믿음으로서 집을 났거니

어찌하여 그 잠에 빠져 있는가.

 

탐욕을 이미 항복 받고는

그 마음 이미 해탈을 얻고

훌륭하고 묘한 지혜 갖추었거니

출가한 이로서 왜 잠을 자는가.

 

꾸준히 노력해 선정을 닦고

언제나 견고한 그 힘을 닦아

오로지 반열반을 구해야 하겠거늘

어찌하여 그 잠에 빠져 있는가.

 

지혜를 일으켜 무명을 끊고

모든 번뇌를 모조리 없애버리고

최후의 몸을 다루어야 하겠거늘

어찌하여 그 잠에 빠져 있는가.

 

때에 그 천신이 이 게송을 외우자, 그 비구는 이 말을 듣고, 알뜰히 생각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1333. 원리경(遠籬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에 있으면서 어떤 숲속에 들어가 낮에는 선정에 들었다가 마음에 좋지 못한 생각이 일어나 나쁜 탐욕에 빠져 있었다.

때에 그 숲속에 사는 천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비구의 법이 아니다. 낮 선정에 들었다가 마음에 좋지 못한 생각이 생겨 나쁜 탐욕에 빠져 있다. 나는 지금 가서 깨우쳐 주리라.'

때에 그 천신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마음은 멀리 떠나기를 원하여

비고 고요한 곳에 머물면서도

마음을 놓아 바깥 인연 따라서

어지러운 생각에 달리고 있구나.

 

세상을 즐겨하는 마음을 항복 받고

언제나 마음의 해탈을 즐겨하라.

마땅히 즐겨하지 않는 마음 버리고

안락을 받아 가져 살아야 한다.

 

바른 생각 아니라 생각하기에

<나>와 <내 것>이라 집착하지 말라.

티끌로 머리에 물들인 것 같아서

그 집착 버리기 몹시 어렵나니.

 

깊이 물들어 집착하게 말라.

그 마음이 흐리고 어지럽게 되나니.

이 석씨(釋氏)는 달리는 코끼리처럼

몸을 떨쳐 더러운 티끌 버렸다.

 

비구는 모름지기 마른 생각으로서

제 몸의 티끌 때를 버려야 한다.

 

티끌이란 이른바 탐욕으로서

이 세상의 흙티끌 말한 것이 아니다.

슬기롭고 밝은 지혜 있는 사람은

마땅히 그 온갖 티끌 깨닫고

 

이 여래의 바른 법률안에서

마음을 가져 방일하지 말아라.

 

티끌이란 이른바 성냄으로서

이 세상의 흙티끌 말한 것이 아니다.

슬기롭고 밝은 지혜 있는 사람은

마땅히 그 온갖 티끌 깨닫고

이 여래의 바른 법률안에서

마음을 가져 방일하지 말아라.

 

티끌이란 이른바 어리석음으로서

이 세상의 흙티끌 말한 것이 아니다.

슬기롭고 밝은 지혜 있는 사람은

마땅히 그 온갖 티끌 버리고

이 여래의 바른 법률안에서

마음을 가져 방일하지 말아라.

 

때에 그 천신이 이 게송으로 그 비구를 깨우쳤다. 그 비구는 알뜰히 생각하고 모든 번뇌로운 마음을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34. 부정경(不正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에서 놀면서 어떤 숲속에 들어가 낮 선정에 들었다가 바르지 않은 생각을 일으켰다. 때에 그 숲속에 사는 천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비구의 법이 아니다. 숲속에서 낮 선정에 들었다가 바르지 않은 생각을 일으켰다. 나는 지금 가서 방편으로 잘 깨우쳐 주리라.'

때에 그 천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찌하여 바르지 않은 생각으로서

각(覺)과 관(觀) 속에서 먹고 자는가.

바르지 않은 생각 마땅히 버려

오로지 바른 선정 닦아야 한다.

 

부처와 법과 중을 높여 받들고

깨끗한 계율을 스스로 가져

항상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기뻐하고 즐겨해 더욱 나아가야 한다.

 

마음이 기뻐하고 즐겨함으로

괴로움에서 빨리 벗어나거라.

 

때에 그 천신이 이 게송으로 격려하였다. 그 비구는 알뜰히 생각하고 모든 번뇌를 끊어 아라한이 되었다.

 

1335. 차일중경(此日中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에 있으면서 어떤 숲속에 서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때에 그 비구는 한낮에 불쾌한 마음이 생겨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한낮에

새들도 모두 잠잠한데

빈들에 갑자기 소리 있어

내 마음을 두렵게 하네.

 

때에 그 숲속에 사는 천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한낮에

새들도 모두 잠잠한데

빈들에 갑자기 소리 있어

네 마음 응당 불쾌하리라.

 

그러나 너는 불쾌한 맘 버리고

오로지 선정 닦기 즐겨하여라.

 

때에 그 천자는 게송으로 비구를 깨우쳤다. 그 비구는 알뜰히 생각하여 번뇌를 버리고 아라한이 되었다.

 

1336. 사린니경( 隣尼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아니룻다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었다.

때에 자알리니 천신도 거기 있었는데, 존자 아니룻다와 본래부터 좋은 벗이었다. 그는 존자 아니룻다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너는 지금 곧 서원을 세워

본 곳에 돌아가 나기 원하라.

저 서른 세 하늘 위에는

다섯 가지 즐거움 모두 갖췄다.

 

온갖 음악으로써

언제나 스스로 즐거워하고

매양 잠 잘 때 이르를 때는

음악으로써 깨워 주나니

여러 하늘의 옥 같은 여자는

밤낮으로 좌우에 모시고 있다.

 

존자 아니룻다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여러 하늘의 옥같은 여자들

그것은 모두 큰 괴롬 무더기

그런데 뒤바뀐 생각으로써

몸 있다는 생각에 얽매이나니

저기서 나기를 바라는 사람들

그것도 또한 큰 고통이다.

 

자알리니여 이렇게 알아라.

나는 거지 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고 죽음이 아주 다하여

후생의 몸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존자 아니룻다가 이렇게 말할 때, 자알리니 천자는 존자 아니룻다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37. 송습경(誦習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숲속에 있으면서, 부지런히 경전을 외우고 강설하여 부지런히 노력해 생각하여 아라한의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그 결과를 얻고는, 부지런히 경전을 외우거나 강설하지 않았다.

때에 그 숲속에 사는 어떤 천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여, 너는 그 이전에는

밤낮으로 부지런히 외워 익히고

언제나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결정한 이치를 함께 논(論)했다.

 

지금에는 너는 법구(法句)에 대해

잠자코 그 하는 말없고

그리고 여러 비구들과 더불어

결정한 이치를 논하는 일 없구나.

 

때에 그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전진에는 탐욕을 떠나지 못해

마음이 항상 법구를 즐겨했다.

이제는 탐욕 떠나 법에 알맞아

외우고 강설하는 일이 끝났다.

 

이미 도(道)를 알아 갖추었거니

듣고 보는 길 무엇에 쓰랴.

이 세상의 모든 듣고 보는 것

알은 체 않고 모두 놓아 버렸다.

 

때에 그 천신은 이 비구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38. 화경(花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숲에 있었다. 그 비구는 눈병을 앓아 스승의 가르침을 받았다.

"파드마꽃을 맡아라."

때에 그 비구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파드마꽃이 핀 못 곁으로 가서 바람받이에 앉아 꽃향기를 맡고 있었다.

때에 그 못을 맡고 있던 천신은 비구에게 말하였다.

"왜 꽃을 훔치는가. 너는 곧 향기를 훔치는 도적이다."

그 때에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꺾지도 않고 뺏지도 않고

멀리서 그 향기 맡고 있나니

너는 이제 어찌해 그런 말 하는가.

나를 향기 훔치는 도적이라고.

 

때에 천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구하지 않고 버리지 않는 것

세상에서는 도적이라 부른다.

 

너는 사람이 주지 않는데

한결같이 스스로 갖기만 하네.

그는 진실로 이 세상의

향기 훔치는 도적이니라.

 

때에 어떤 장정이 연뿌리를 캐어 무겁게 지고 간다. 때에 비구는 그 천신을 위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금 저 장정 같은 이

저렇게 푼다리이카꽃을 꺾고

뿌리를 뽑아 무거이 지고 간다.

그는 곧 간사하고 교활한 이다.

 

어찌해 너는 저것은 막지 않고

나를 일어 향기를 훔친다고 하는가.

 

때에 그 천신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마치고 어지럽고 간교한 사람

마치 유모의 검은 옷 같다.

구태여 그에게 말해서 무엇하리.

마땅히 너와 함께 말할 수 있다.

 

가사에는 더러움 잘 나타나지 않고

검은 옷은 먹에도 더럽지 않네.

간사하고 교활한 흉악한 사람

세상은 그 더불어 말하지 않네.

 

파리 다리도 흰 비단 더럽히고

밝은 이에겐 적은 허물 나타나네.

마치 먹으로 흰 구슬에 점찍듯

비록 작으나 모조리 나타나네.

 

항상 그를 쫓아 깨끗하기 구하고

결박 없고 번뇌를 떠난 이에겐

비록 털끝 만한 나쁜 그 일도

사람은 태산처럼 그것을 보느니라.

 

때에 그 비구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좋고 좋구나 그 말이여,

그 말은 이치로써 날 편히 하네.

너는 부디 언제나 나를 위하여

자주자주 그런 게송 말해 들려다오.

 

때에 그 천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네가 산 종도 아니요

또한 남이 너에게 주지도 않았거늘

무엇 하러 항상 너를 따르며

자주자주 너에게 말해야 하리.

 

너는 이제 스스로 여러 가지의

이익 되는 일을 알아야 한다.

 

때에 그 천자가 이 게송을 말하자, 그 비구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여 온갖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39. 가섭경(迦葉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열 힘 카아샤파는 라아자그리하성 선인굴 속에 있었다.

때에 척지(尺只)라는 사냥꾼은 열 가지 힘 카아샤파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그물을 치고 사슴을 잡고 있었다. 그 때에 열 힘 카아샤파는 그 사냥꾼을 가엾이 여겨 설법하였다. 그러나 사냥꾼은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때에 열 힘 카아샤파는 곧 신력으로 손가락 끝에 불을 붙였으나 그는 그래도 깨닫지 못하였다.

그 때에 선인굴 속에 사는 천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깊은 산 속의 저 사냥꾼은

지혜가 적어 눈 없는 장님인데

무엇 하러 때 아닌 설법하는가.

 

덕이 엷고 변재의 지혜가 없고

들어도 또한 이해하지 못하나니

밝은 속에서도 보는 것 없다.

 

착하고 훌륭한 여러 가지 법

어리석은 사람은 깨닫지 못하나니

비록 열 손가락을 불에 태워도

그는 끝내 참 이치를 보지 못하리.

 

때에 그 천신이 이 게송을 말하자, 존자 열 힘 카아샤파는 곧 잠자코 있었다.

 

1340. 금강자경(金剛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금강자는 파아탈리푸트라읍의 어떤 숲속에 있었다.

때에 파아탈리푸트라읍 사람들은 여름 넉 달을 지내고 밤샘대회[通夜大會]를 열었다. 때에 존자 금강자는 세상의 대회 소식을 듣고 불쾌한 마음이 생겨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 혼자 쓸쓸한 숲속에 사는 것

마치 마른나무를 버린 것 같네.

여름철 넉달을 모두 지나고

세상은 즐겁게 장엄하였네.

 

이 세상 모든 것 두루 관찰하여도

그 괴로움 나보다 더한 것 없네.

 

그 때에 그 숲속에 살던 천신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혼자 쓸쓸한 숲속에 사는 것

마른나무를 버린 것 같아도

저 서른 셋의 하늘을 위해

마음이 항상 원하고 바라는 것

그것은 마치 저 지옥 속에서

인간에 나기를 사모하는 것 같다.

 

때에 금강자는 천신의 격려를 받은 뒤에, 알뜰히 생각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41. 비비구법경(非比丘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으면서, 다만 계율 가지기만 좋아하고 공덕을 늘이고 향상시키지는 못하였다.

때에 그 숲속에 살던 천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비구의 법이 아니다. 숲속에 살면서 다만 계율을 가지기만 좋아하고 공덕을 더욱 닦고 향상시키지 못한다. 나는 지금 방편을 써서 그를 깨우쳐 주리라.'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결같이 계율만 가질 것 아니다.

많이 듣기를 닦아 익히고

혼자 고요히 삼매에 들어

한가히 멀리 떠나기를 닦아라.

 

만일 비구가 쉼에만 치우치면

마침내 번뇌를 다하지 못하리니

평등하고 바르게 깨닫는 즐거움은

범부의 무리에서 멀리 뛰어나느니라.

 

때에 그 비구는 천신의 격려를 받은 뒤에, 알뜰히 생각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42. 나가달다경(那迦達多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존자 나아가닷타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살면서, 속인들과 중들과 항상 친해 사귀었다.

때에 그 숲속에 살던 천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비구의 법이 아니다. 숲속에 살면서 속인들과 중들과 서로 어울려 친해 사귄다. 나는 지금 가서 방편으로 깨우쳐 주리라.'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가 아침에 일찌기 나가

저물어야 숲으로 돌아오면서

속인과 중들과 서로 친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을 같이 하나니.

 

두려워라 가정의 방일 저질러

악마의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

 

때에 나아가닷타 비구는 그 천신의 이러한 깨우침을 받고는, 그처럼 알뜰히 생각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43. 종근문경(縱根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살았다. 그들은 지껄이고 장난하면서, 온 종일 산란한 마음으로 안정을 얻지 못하고, 모든 감관을 함부로 놓아 여섯 경계에 달리고 있었다.

때에 그 숲속에 살던 천신은 이 비구들이 위의를 거두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불쾌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전에는 여기 고오타마의

바르게 생활하는 그 제자들은

덧없다는 마음으로 밥을 빌었고

 

덧없다는 마음으로 침구 받았고

세상의 덧없음을 관찰했기 때문에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났었다.

 

지금은 기르기 어려운 무리

그 사문들 살던 곳에 머무르면서

곳곳으로 다니며 음식 구하고

남의 집으로 두루 돌아다니나니

 

재물 바라서 집을 났기에

참된 사문의 의욕이 없고

상가아티이를 몸에 걸친 것

늙은 소가 꼬리를 끄는 것 같네.

 

그 때에 비구들은 천신에게 말하였다.

'너는 우리들을 미워하려는가.'

때에 그 천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성과 이름을 가리킴도 아니요

또한 어떤 사문을 일컫는 것 아니다.

그대들 무리 전부를 향해

그 나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덤비고 날뛰는 줄 보이는 자에겐

방편으로써 그 허물을 말하고

부지런히 노력해 닦는 이에겐

귀의해 공경하고 예배하노라.

 

그 여러 비구들은 천신의 격려를 받은 뒤에는, 알뜰히 생각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44. 희희경(嬉戱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었다. 그는 어떤 장자의 여자와 장난하다가 나쁜 소문이 퍼졌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삼가하지 못해 남의 여자와 함께 나쁜 소문을 일으켰다. 나는 이제 이 숲속에서 자살하고 싶다.'

때에 그 숲속에 살던 천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당치 않은 일이다. 저 비구는 무너지지 않았다. 허물이 없다. 그런데 이 숲속에서 자살하려 한다. 나는 이제 방편으로써 깨우쳐 주리라.'

때에 그 천신은 장자의 여자 몸으로 화(化)해 비구에게 말하였다.

"너와 나와의 나쁜 소문이 세상 항간에 퍼졌다. 그들은 '너와 내가 서로 친해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 이미 나쁜 소문이 퍼졌으니, 차라리 속세로 돌아가 서로 즐기며 살자."

비구는 대답하였다.

"너와 나와의 나쁜 소문이 항간에 퍼졌다. '서로 친해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하니 나는 이제 자살하려고 한다."

때에 그 천신은 천신의 몸으로 도로 돌아와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록 나쁜 소문이 퍼졌더라도

고행(苦行)하는 이 그것 참는다.

괴롭다고 스스로 해쳐서는 안 된다.

또한 번민을 일으키지도 말라.

 

소리를 듣고 두려워하는 것

그것은 숲속의 짐승이니라.

그는 가볍고 성급한 중생으로

출가한 이 법을 이루지 못하나니

 

그대는 마땅히 참아야 한다.

그 나쁜 소문 마음속에 두지 말라.

마음을 잡아 굳건히 머무는 것

그것이 곧 집 난 이의 법이니라.

 

함부로 떠드는 남의 말로 말미암아

내 몸을 나쁜 도적 만들지 말라.

떠드는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으면

너로 하여금 아라한이 되게 하리.

 

네가 네 마음 아는 것처럼

여러 하늘도 그렇게 아느니라.

 

그 때에 그 비구는 천신의 깨우침을 받은 뒤에, 알뜰히 생각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45. 견다경(見多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견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서 누더기를 입고 있었다.

때에 범천왕은 七백 범천들과 함께 그 궁전를 타고 존자 견다 비구에게 나아와 공경하고 예로써 섬기었다. 때에 그 숲속에 살던 천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 고요한 모든 감관을 보라.

좋은 공양을 능히 불러 왔구나.

세 가지 밝음을 완전히 갖추고

흔들리지 않는 법을 이루었거니

 

일체의 방편에서 뛰어났었고

가진 것이란 누더기옷 뿐이네.

 

저 七백의 범천자들은

그 궁전을 타고 모두 나아와

나고 죽는 존재의 최후를 보고

존재 언덕 건넌 이께 예배하였네.

 

때에 그 천신은 존자 견다 비구를 게송으로 찬탄한 뒤에,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46. 수면경(睡眠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었다. 그는 몸이 매우 피곤해 밤에 잠에 빠져 있었다.

때에 그 숲속에 살던 천신은 그를 깨우려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이 비구여

어찌하여 잠 속에 빠져 있는가.

그 잠자는 데는 무슨 이익 있는가.

잠자지 말고 선정 닦아라.

 

때에 그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즐겨하지 않는 걸 어떻게 하리.

게으른 것은 적은 방편이니라.

반연은 다하고 몸은 여위었거니

밤이면 잠 속에 빠져 있노라.

 

때에 그 천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마음을 굳이 잡아

함부로 건방지게 큰 소리 말라.

너는 이미 한가함 닦아서 얻었거니

부디 그것을 물러나게 하지 말라.

 

그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나는 마땅히 네 말을 따라

부지런히 힘써 방편을 닦고

지금부터는 저 잠이 자주자주

내 마음을 덮게 하지 않으리.

 

그 천신은 이렇게 비구를 깨우쳤다. 그 비구는 알뜰한 방편으로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때에 그 천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는 어떻게 스스로 일어나

알뜰히 노력하고 방편을 힘써

저 악마 군사들 너를 싫어해

너를 잠자지 않게 할 수 있으리.

 

그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나는 지금부터 일곱 밤 동안

언제나 앉아 바르게 생각하고

몸에서 기쁨과 즐거움 생겨

치지 않은 곳 한 곳도 없게 하리.

 

초저녁에는 전생 일 관찰하고

한밤중에는 하늘눈 깨끗하고

그리고 새벽에는 무명을 끊어

저 중생들의 외로움과 즐거움과

상, 중, 하의 그 모양들과

그 좋고 또 나쁜 빛깔을 보리라.

 

그리고 어떤 업의 인연으로써

그런 과보 받는 것도 알게 되리니

 

만일 사람이 제 한 일에서

제가 한 일을 스스로 볼 땐

착한 사람은 그 착함보고

나쁜 사람은 그 나쁨 볼 것이다.

 

때에 그 천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이전의 그들을 안다.

열 네 사람의 그 비구들

그들은 모두 스로오타아판나로

모두 다 선정을 얻은 이로써

여기 이 숲속에 와 있으면서

반드시 아라한이 될 이 였다.

 

그런데 너는 혼자 게으르면서

번듯이 누워 잠에 빠졌기

범부로 있지 않게 하려고 하여

방편으로써 깨우쳐 준 것이다.

 

그 때 그 비구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착하다 너 하늘신이여

이치로써 나를 편안케 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나를 깨우쳐

모든 번뇌를 끊게 했구나.

 

때에 그 천신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는 마땅히 이래야 한다.

바른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어리석음을 알고 집을 떠나서

소견의 청정함을 완전히 얻었구나.

 

나는 이제부터 너를 거두어

목숨이 다하도록 보살피리니

만일에 네가 병이 날 때는

나는 너에게 좋은 약을 주리라.

 

때에 그 천신은 이 게송을 외운 뒤에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47. 미경(味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코오살라국 세간에 있으면서 어떤 마을의 밭 곁에 머물렀다.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때에 어떤 니르그란타는 술에 잔뜩 취해 술병을 들고 마을에서 나와, 존자 샤아리푸트라를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쌀로 빚은 술로 내 몸을 덥히고

쌀로 빚은 술 한 병을 가졌거니

바라보매 산과 들의 모든 초목들

모두 한 가지 금빛뿐이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나쁜 말이다. 이것은 악하고 사특한 사람으로서 이런 게송을 말한다. 내 어찌 게송으로 대답하지 않으랴.'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생각 없음[無想]의 맛에 몸을 쪼이고

공 삼매(空三昧)의 병을 가지고

산과 들판의 초목을 바라보면

그것은 모두 눈물과 가래 같네.

 

1348. 이림경(離林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어떤 숲속에 있으면서,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는 얻었으나 아직 번뇌가 남아 있었다.

그 숲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물이 있었는데, 어떤 여우가 그 물을 먹다가 두레박줄에 목이 걸렸다. 그 여우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것을 벗어나려 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날이 샌다. 혹 농부가 나오면 나를 위협할 것이다. 이 두레박아, 너는 나를 두렵게 한 지 이미 오래다. 나를 벗어나게 하라.'

때에 그 비구는 여우 생각을 알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의 지혜가 해가 나와서

숲을 떠나 공(空이)의 법을 연설하신다.

마음은 나를 두렵게 한 지 오래거니

이제 놓아서 떠나가게 하리.

 

때에 그 비구는 스스로 가르치고는 모든 결박을 떠나 아라한이 되었다.

 

1349. 우루조경(優樓鳥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어느 숲속에 계셨다. 때에 그 숲을 의지해 살던 어떤 천신은 부처님이 다니시는 발자국을 발견하고 머리를 숙여 자세히 관찰하면서 부처님 생각하기를 닦았다.

때에 울루카새가 길을 가다가 부처님 발자국을 밟으려 하였다. 그 때에 천신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똥그란 눈으로 숲속에 사는

울루카새여, 너는 부디 지금

부처님의 발자국을 어지럽히어

내 부처 생각하는 경계를 깨지 말라.

 

때에 그 천신은 이 게송을 외우고는 잠자코 부처님을 생각하였다.

 

1350. 파타리경(波咤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느 숲속에서 파아탈리나무 밑에 계셨다. 때에 그 숲을 의지해 살던 어떤 천신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늘 갑자기 바람이 일어

이 파아탈리나무를 불어

파아탈리꽃을 떨어뜨리어

여래를 받들어 공양하는구나.

 

때에 그 천신은 이 게송을 외우고는 잠자코 있었다.

 

1351. 공작경(孔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지제산(支提山)곁에 살았다. 그들은 다 아라냐 비구로서 누더기옷을 입고 항상 걸식하였다. 때에 그 산을 의지해 살던 천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문채 수놓은 저 공작새는

이 바이디야 산에 깃들고 있어

때 따라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걸식하는 비구들 깨우쳐 주네.

 

문채 수놓은 저 공작새는

이 바이디야 산에 깃들고 있어

때 따라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누더기옷 입은 이 깨우쳐 주네.

 

문채 수 놓은 저 공작새는

이 바이디야 산에 깃들고 있어

때 따라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나무 밑에 앉은 이 깨우쳐 주네.

 

때에 그 천신은 이 게송을 외우고는 곧 잠자코 있었다.

 

1352. 나사카다경(那娑 多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지제산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들은 다 아라냐 행을 닦는 이로서 누더기 옷을 입고 항상 걸식하였다. 그 때에 나사카다 강이 무너져 공사하던 세 비구를 죽였다. 때에 지제산에 살던 천신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밥 빌어먹는 아랴냐 비구여

부디 공사 일 경영하지 말라.

나사카다강 언덕 갑자기 무너져

공사하는 세 비구 죽인 것 못 보는가.

 

누더기 옷 입은 비구들이여

부디 공사 일 경영하지 말라.

나사카다강 언덕 갑자기 무너져

공사하는 세 비구 죽인 것 못 보는가.

 

나무 밑을 의지한 비구들이여

부디 공사 일 경영하지 말라.

나사카다강 언덕 갑자기 무너져

공사하는 세 비구 죽인 것 못 보는가.

 

때에 그 천신은 이 게송을 외우고는 곧 잠자코 있었다.

 

1353. 빈타경(頻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빈자산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때에 그 산에 큰불이 갑자기 일어나 온 산이 탔다. 어떤 속인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금 저 빈자산은

큰불이 일어 탄다.

저 대숲을 모두 태우고

그 대밭의 열매도 탄다.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저 속인도 저 게송을 외운다. 내 어떻게 게송으로 답하지 않으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일체는 모두 불타고 있다.

지혜로서 끌 수 없나니

만일 감관의 탐욕 태우면

그것은 타도 괴롭지 않다.

 

때에 그 비구는 이 게송을 외우고는 이내 잠자코 있었다.

 

1354. 항하경(恒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때에 많은 비구는 강가 곁의 어떤 숲속에 있었다. 그 때에 늘 시부모의 꾸지람을 받는 어떤 착한 여자는 강가 강가에 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강가여 나는 지금 흐름을 따라

천천히 저 바다로 흘러들고 싶구나.

그래서 다시는 시부모에게

그 잦은 꾸지람 받지 않으리.

 

그 비구는 그 착한 여자의 게송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착한 여자조차도 능히 게송을 외운다. 내 어찌 게송으로 답하지 않으랴'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지금 깨끗한 믿음으로

저 여덟 가지 거룩한 물을 따라

천천히 열반으로 흘러들고 싶구나.

그래서 악마의 구박받지 않으리.

 

때에 그 천신은 이 게송을 외우고는 잠자코 있었다.

 

1355. 과경(瓜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느 숲속에 있었다. 그 숲에서 멀리 않은 곳에 외밭이 있었다. 어떤 도둑은 밤에 그 외를 훔치다가 달이 뜨려는 것을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밝은 달이여 너 뜨지 말라.

내가 이 외를 다 딸 때까지 기다려라.

내가 외를 가지고 떠난 뒤에야

네가 뜨건 안 뜨건 뜻대로 하라.

 

때에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외도 도둑도 게송을 외우는데 내가 어찌 게송으로 대답하지 않으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악마여 너는 나오지 말라.

내가 번뇌를 끊을 때까지 기다려라.

내가 이 번뇌를 끊은 뒤에야

네가 나오든 말든 뜻대로 하라.

 

때에 그 비웃는 이 게송을 외우고는 잠자코 있었다.

 

1356. 사미경(沙彌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었다.

때에 어떤 사미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무엇을 일러 항상 되다 하는가.

걸식은 곧 항상 됨이다.

무엇을 항상 됨이 없다 하는가.

중의 밥을 항상 됨이 없다고 하네.

 

무엇을 일러 곧다고 하는가.

그것은 곧 인드라의 당기[幢]요.

무엇을 일러 굽다고 하는가.

굽은 것은 오직 갈쿠리이네.

 

때에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사미도 게송을 외우는데 내 어찌 게송으로 대답하지 않으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무엇을 일러 항상 되다 하는가.

항상된 것은 오직 열반뿐이네.

무엇을 항상 됨이 없다 하는가.

그것은 모든 함이 있는 법이다.

 

때에 그 비구는 이 게송을 외우고는 잠자코 있었다.

 

1357. 와사경(瓦師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의 제자는 약을 먹고는 곧 죽을 먹고자 하였다.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옹기장이 집에 가서 사발을 청하였다. 그 옹기장이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한 푼도 주기 않고

좋은 이름을 얻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재물을 축 안 내고

훌륭한 참 덕이 있을 수 있는가.

 

그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고기를 먹지 않는 이에게

그런데 그에게 고기를 보시하고

범행을 닦는 사람들에게

여색(女色)으로써 보시 행하며

 

높은 자리에 앉지 않는 이에게

높고 넓은 자리로 보시 행하고

길을 떠나는 그 사람에게

쉴 곳으로서 보시 행하라.

 

이와 같은 따위의 주는 보시는

재물에 있어서 축나지 않나니

 

그것은 곧 좋은 이름 얻고도

돈 한 푼도 쓰지 않는 것이요

참 덕과 명성이 퍼지면서도

재물에 있어서는 손해 없느니.

 

때에 그 옹기장이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제 그대 샤아리푸트라여

그 말은 참으로 훌륭하구나.

이제 그대에게 백 개 사발 주리니

그 밖에도 얻지 못할 것 없다.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 서른 세 하늘이나

야마하늘이나 투시타하늘이나

화락천의 여러 하늘사람이나

또 타화자재천에도

질바리의 믿음으로 태어나거니

그런데 너는 믿는 마음 없구나.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이 게송을 외우고 그 옹기장이 집에서 잠자코 나왔다.

 

1358. 빈사경(貧士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었는데, 어떤 가난한 사람이 그 숲 곁에서 이렇게 희망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만일 돼지 한 마리 얻고

아름다운 술을 병에 채우고

음식을 사발에 가득 채워서

사람이 때때로 가져다주는 것

 

만일 이와 같이만 될 수 있다면

거기에 또 무슨 근심 있으랴.

 

때에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가난한 사람도 게송을 외우는데, 내 어찌 게송으로 말하지 않으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만일 부처님과 법과 스님과

법을 잘 연설하는 비구를 만나

내 병 없이 늘 들을 수 있다면

뭇 악마 미워함도 두렵지 않으리.

 

때에 그 비구는 이 게송을 외우고는 잠자코 있었다.

 

1359. 겁패경(劫貝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으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길이 일곱 주( ), 넓이 두 주 되는 무명 베를 얻으면 옷을 지어 입고 즐거이 좋은 법을 닦겠다.'

때에 그 숲에 살던 어떤 천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비구의 법이 아니다. 숲속에 살면서 저렇게 좋은 옷을 희망한다.'

그는 온 몸을 해골로 만들어, 그 비구 앞에서 춤을 추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길이 일곱 주, 넓이 여섯 주의

무명옷을 비구는 생각하는구나.

낮에 있어 그런 생각하는 것 보면

밤에는 무슨 생각 할 것 알겠다.

 

때에 그 비구는 두려움이 생겨 온 몸을 떨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쳐라 그쳐라. 천 쓸 데 없다.

나는 지금 누더기옷 입었노라.

낮에는 해골의 춤을 보거니

밤이 되면 무엇을 볼 것 알겠네.

 

때에 그 비구는 두려움이 그치고 곧 바른 생각으로 알뜰히 닦아 익혀,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60. 환천경(環釧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으면서 아라한이 되었다. 그래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무거운 짐을 이미 버리고 모든 존재의 결박을 끊어,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하였었다.

때에 어떤 여자는 보슬비가 내리고 번갯불이 번쩍이는 어두운 밤에, 숲속을 지나 어떤 다른 남자에게로 가려다가 진탕에 넘어져, 팔찌가 깨어지고 꽃영락은 떨어져 흐트러졌다. 그 여자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머리털은 모두 흐트러지고

꽃영락은 진탕 속에 떨어졌으며

옥팔찌는 산산이 부수어졌네.

장부여 무엇을 입어야 할까.

 

때에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자로도 게송을 외우는데 내 어찌 게송으로 대답하지 못하랴'

 

번뇌가 모두 끊어져 부서지고

나고 죽음의 진탕 건너고

감아 싼 것 모두 다 흩어졌거니

시방(十方)의 거룩한 이 나를 보시네.

 

때에 그 비구는 이 게송을 외우고는 이내 잠자코 있었다.

 

1361. 탄금경(彈琴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강가의 숲 사이에 있었다.

때에 어떤 사람은 그 아내와 함께 강을 건너 언덕에 와서 거문고를 타고 서로 즐기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서로 사랑해 거리낌없이

푸른 나무 사이를 돌아다니네.

흐르는 물은 맑고 또 흐르는데

거문고 소리는 이다지 아름다워라.

 

봄기운의 고르고 유쾌한 놀이

그 어떤 쾌락인들 예서 더하랴.

 

때에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사내도 게송을 외우는데 내 어찌 게송으로 답하지 못하랴'

 

청정한 계율을 받들어 갖고

<다 옳게 깨달은 이> 늘 생각하고

세 가지 해탈에 목욕하면서

착함으로서 지극히 시원하고

도(道)에 들어가 장엄을 갖췄나니

그 어떤 쾌락인들 예서 더하랴.

 

때에 그 비구는 이 게송을 외우고는 잠자코 있었다.

 

1362. 합조경( 鳥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때에 어떤 비구는 코오살라국 세간의 어떤 숲속에 있었다.

때에 어떤 천신은 비둘기들을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둘기는 마땅히 깨와 또 쌀과

좁쌀 따위를 쌓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산꼭대기 나무 위에다

높다랗게 둥우리 지어야 한다.

 

그래야 혹 비울 때를 당해도

아주 편히 먹고 자고 할 수 있다.

 

때에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그도 나를 깨우쳐 주었다'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록 범부라도 착한 법 쌓고

세 보배를 공경하고 섬기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 마칠 때

정신과 마음의 안락의 바탕이 되리.

 

때에 그 비구는 이 게송을 외우고는 곧 깨달아, 알뜰히 생각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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