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보시

보시하는 방법과 자세 (8) 만일 보시하려 할 때에는 ……

다르마 러브 2013. 9. 5. 12:0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아나아타핀디카 장자는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장자에게 물으셨다.

“어떠냐, 장자야. 너는 집에서 늘 보시하느냐.”

장자는 사뢰었다.

“저의 집에서는 늘 보시하나이다. 그러하온데 음식이 추해서 보통 때와 다르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보시할 때에는 그것이 좋거나 추하거나 많거나 적거나 간에 만일 거기에 정성을 들이지 않고 원을 세우지 않으며 또 믿는 마음이 없으면, 그 행의 갚음으로서 태어나는 곳에서는 좋은 음식을 얻지 못하므로 마음은 즐겁지 않을 것이다. 또 좋은 의복도 즐겁지 않고 좋은 농사도 즐겁지 않으며 다섯 가지 쾌락도 즐겁지 않을 것이요, 비록 하인과 남녀의 종이 있더라도 그들은 명령을 받들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그 보시에 정성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런 갚음을 받는 것이니라.

만일 장자가 보시할 때에 그것이 좋거나 추하거나 많거나 적거나 간에 정성껏 마음을 쓰고 차별을 두지 않으며 후세의 다리[橋]가 되겠다고 발원하면, 그가 태어나는 곳에는 음식은 저절로 생기고 일곱 가지 보배는 두루 갖추어지며 마음은 다섯 가지 쾌락 속에서 항상 즐거울 것이요, 만일 남녀 종들과 하인이 있으면 그들은 항상 명령을 받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그 보시에는 기뻐하는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니라.

장자야, 알라. 먼 과거에 빌라아마라는 범지가 있었다. 그는 재물과 보배가 많아 진주, 호박, 자거, 마노, 수정, 유리로써 보시하기를 좋아하였었다. 그는 보시할 때에 八만 四천 은바루에는 가루 금을 가득 담고, 八만 四천 금바루에는 가루 은을 가득 담아 보시하였다. 또 八만 四천 금, 은 대야를 보시하고 또 八만 四천 소를 금, 은으로 뿔을 싸서 보시하였다.

또 八만 四천 미녀를 의복으로 덮어 보시하고, 털과 비단을 짜고 수를 놓은 천으로 덮은 八만 四천 침구를 보시하고 八만 四천 의상을 보시하고, 다시 금과 은으로 얽어 장식한 八만 四천 큰 코끼리를 보시하고 다시 금과 은으로 된 안장과 굴레를 씌운 八만 四천 말을 보시하고, 또 八만 四천 수레를 보시하고, 八만 四천 집을 보시하였다. 또 옛 성문에서 보시하되 음식을 요구하면 음식을 주고 의복을 요구하면 의복을 주어 의복, 음식, 평상, 침구, 의약 등을 모두 주었느니라.

장자야, 알라. 그 빌라아마가 비록 그런 보시를 하였지마는 그것은 집 한 칸을 지어 나그네 중에게 보시하는 것만 못하다. 이 복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또 그가 그렇게 보시하고 집을 지어 나그네 중에게 보시하더라도 그것은 부처와 법과 중의 세 분에게 귀의하는 것만 못하다. 이 복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또 비록 그가 그렇게 보시하고 또 집을 지으며 세 분에게 귀의하는 복이 있더라도 그것은 다섯 가지 계율을 받들어 가지는 것만 못하느니라.

비록 그 사람이 그렇게 보시하고 집을 지으며 세 분에게 귀의하고 다섯 가지 계율을 받드는 복이 있더라고 그것은 잠깐 동안이나마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것만 못하다. 이 복의 공덕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또 비록 그 사람이 그렇게 보시하고 집을 지으며 세 분에게 귀의하고 다섯 가지 계율을 받들어 가지며 잠깐 동안이나마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복이 있더라도 그것은 잠깐 동안이나마 세상은 즐겨 할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하는 것만 못하다. 이 복의 공덕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리고 그가 지은 공덕을 나는 다 증명한다. 집을 짓는 복도 나는 알고, 세 분에게 귀하는 복과 다섯 가지 계율을 받드는 복과 잠깐 동안이나마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복과 잠깐이나마 세상은 즐겨 할 것이 못된다고 생각하는 복을 나는 다 안다. 그 때의 그 바라문으로서 그렇게 큰 보시를 행한 사람을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그 때의 그 시주한 이는 바로 나이기 때문이니라.

장자야, 알라. 나는 먼 과거로부터 공덕을 지을 때에는 믿는 마음을 끊지 않았고 애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므로 장자야, 만일 보시하려 할 때에는 그것이 많거나 적거나 좋거나 추하거나 간에 즐거이 보시하여 애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손수 보시하여 남을 시키지 말며, 원을 세워 갚음을 구하고 그 뒤에 복 받기를 구하면 장자는 반드시 무궁한 복을 받을 것이다.(長者 若欲布施之時。若多.若少。若好.若醜。歡喜惠施。勿起想着。手自布施。莫使他人。發願求報。後求受福。長者當獲無窮之福。(대정장 2/645 상))

장자야,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장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644 중~645 상 ;『한글 증일아함경』1, pp. 365~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