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익아, 너는 혹 옛날에 다른 사문 범지에게도 이런 일을 물어 본 적이 있는가?"
그 때 천왕석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대선인께서는 마땅히 스스로 아실 것입니다. 대선인이시여, 33천은 법당에 모여 각각 슬픔을 가지고 몇 번이나 탄식하며 말하였습니다.
'우리들이 만일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만나면 꼭 찾아뵐 것이다.'
대선인이시여, 그런데 저희들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만나지 못하고 곧 5욕의 공덕[五欲功德]8)을 구족하게 행하였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우리들은 방일(放逸)하였고, 방일한 뒤에는 큰 위덕이 있는 천자가 지극히 묘한 곳에서 곧 목숨을 마쳤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저는 큰 위덕이 있는 천자가 지극히 묘한 곳에서 목숨을 마치는 것을 보았을 때 곧 극심한 싫증이 생겨 몸의 털이 곤두서서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이 곳에서 목숨을 마치지 말았으면…….'
대선인이시여, 저는 이렇게 싫증내고 이렇게 슬퍼한 까닭으로 말미암아 만일 다른 사문 범지가 일 없는 한가한 곳이나 산림이나 나무 밑이나 높은 바위에 즐겁게 있으면서, 고요하여 소리가 없고 멀리 떨어져 악이 없으며, 또 사람도 없는 데서 이치를 따라 고요히 선정에 들고, 그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좋아하며 고요히 선정에 들어 안온하고 쾌락하게 노닐고 있으면, 저는 그를 보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저 사람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일 것이다.'
그래서 곧 가서 만나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저를 몰라보고 제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굽니까?'
그 때 저는 대답하였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저는 천왕석입니다. 대선인시이여, 저는 천왕석입니다.'
그분은 다시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일찍이 釋을 보고 또한 釋種姓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무슨 이유로 이름을 석이라 하였으며 무슨 이유로 석종성이라 합니까?'
저는 다시 그분께 대답했습니다.
'대선인이시여, 만일 누가 와서 저에게 어떤 일을 물으면 저는 곧 그 능한 바와 그 능력에 따라 그에게 대답하기 때문에 釋이라 이름합니다.'
그러자 그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우리가 만일 그 일에 따라 석에게 물으면 석도 또한 그 일에 따라 우리에게 대답할 것이다.'
그가 저에게 물었지 저는 그에게 묻지 않았고, 그가 저에게 귀명했지 제가 그에게 귀명하지는 않았습니다. p. 278.
世尊問曰。拘翼。汝頗憶昔時曾問餘沙門.梵志如此事耶時。天王釋答曰。世尊。唯大仙人自當知之。大仙人。三十三天集在法堂。各懷愁慼。數數歎說。我等若値如來.無所着。等正覺者。必當往見。大仙人。然我等不得値如來.無所着.等正覺已。便行具足五欲功德。大仙人。我等放逸。行放逸已。大威德天子於極妙處。卽便命終。大仙人。我見大威德天子於極妙處。卽命終時。便生極厭。身毛皆豎。莫令我於此處速命終。大仙人。我因此厭.因此憂慼故。若見餘沙門.梵志在無事處山林樹下。樂居高巖。寂無音聲。遠離。無惡。無有人民。隨順燕坐。彼樂遠離。燕坐安隱。快樂遊行。我見彼已。便謂是如來.無所着.等正覺。卽往奉見。彼不識我。而問我言。汝爲是誰。我時答彼。大仙人。我是天王釋。大仙人。我是天王釋。彼復問我。我曾見釋。亦見釋種姓。以何等故名爲釋。以何等故爲釋種姓。我便答彼。大仙人。若有來問我事者。我便隨所能.隨其力而答彼。是故我名爲釋。彼作是說。我等若隨其事以問釋者。釋亦隨其事答我。彼問我事。我不問彼。彼歸命我。我不歸命彼。大仙人。從彼沙門.梵志竟不得威儀法敎。况復得如是問耶。(釋問經 대정장 1/637 중;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96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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