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9권
36 지동경(地動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금강국의 왈지라는 성에 노닐으시었다. 그 때에 그 땅은 크게 진동하고, 땅이 진동하자,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이 다 무너졌다. 존자 아난다는 이런 광경을 보게 되자, 무섭고 두려워져 온 몸의 털이 일어섰다. 그리하여,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땅이 크게 진동하고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이 다 무너졌나이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이 있어 땅을 크게 진동시키고 그 때마다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이 다 무너지게 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대답하시었다.
"아난다야, 세 가지 인연이 있어 땅을 크게 진동시키고 그 때마다 사방에서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을 다 무너지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세 가지가 인연인가. 아난다야, 이 땅은 물 위에 얹혀 있고, 물은 바람 위에 얹혀 있으며, 바람은 또 허공을 의지하여 있느니라. 가끔 허공에서 큰 바람이 일어난다. 바람이 일면 물이 흔들리고, 물이 흔들리면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첫째 인연으로써, 땅을 크게 진동시키고 그 때마다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을 다 무너지게 하느니라.
다음에는 아난다야, 비구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신덕이 있으며, 마음이 자재한 여의족이 있다. 그는 땅에서 조그마한 생각을 내고, 물에서 한량이 없는 생각을 낸다. 그 때문에 이 땅은 그의 욕망을 따르고, 그의 뜻을 따라 흔들리고 또 흔들리며, 진동하고 또 진동하느니라. 그 비구를 보호하는 천인도 또한 그와 같아서,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으며, 마음이 자재한 여의족이 있다. 그는 땅에서 조그마한 생각을 내고, 물에서 한량이 없는 생각을 낸다. 그 때문에 이 땅은 그의 욕망을 따르고, 그의 뜻을 따라 흔들리고 또 흔들리며, 진동하고 또 진동하느니라. 이것이 둘째 인연으로써, 땅을 크게 진동시키고 그 때마다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이 다 무너지게 하느니라.
다음에는 아난다야, 만일 여래가 오래지 않아 석달을 지낸 뒤에 열반에 들게 되면, 그 때문에 땅이 크게 진동하고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이 다 무너지리라. 이것이 셋째 인연으로써, 땅이 크게 진동하고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들과 장벽들을 다 무너지게 하느니라."
아난다는 이 말을 듣자, 눈물을 흘려 울면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기이한 일입니다. 여래·무소착·등정각께서는 공덕을 성취하시어 미증유의 법을 얻으시었나이다. 여래께서는 오래지 않아 석달 뒤에는 열반에 드시게 되겠기에, 땅이 크게 진동하고 그 때에는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이 다 무너지겠나이다."
"그렇다, 아난다야. 그렇다, 아난다야.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여래·무소착·등정각은 공덕을 성취하여 미증유의 법을 얻었느니라. 여래는 오래지 않아 석달 뒤에는 반드시 열반에 들 것이다. 그 때에는 대지가 진동하고, 땅이 크게 진동할 때에는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고 혜성이 나타나며, 집과 장벽들이 다 무너질 것이다. 다시 아난다야, 나는 한량이 없는 백천 크샤트리야들에게 가서 함께 앉아 이야기하여, 그들의 마음을 안정하게 한 뒤에는, 그들의 색상처럼 내 색상도 그렇게 하고, 그들의 음성처럼 내 음성도 그렇게 하며, 그들의 위의와 예절처럼 내 위의와 예절도 또한 그렇게 하여, 만일 그들이 이치를 물으면 나는 그들에게 그 이치를 가르쳐 주리라. 다시 나는 그들에게 설법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는 기쁨을 성취하게 할 것이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는, 곧 거기서 열반에 들 것이다. 내가 거기서 사라진 뒤에 그들은 내가 사람인가, 사람 아닌 가를 모를 것이다. 아난다야 이와 같이 참으로 기이하니라. 여래·무소착·등정각은 공덕을 성취하여 미증유의 법을 얻었나니, 이와 같이 바라문·거사·사문들도 또한 그러하니라.
아난다야, 나는 한량이 없는 4천왕들에게 가서 함께 앉아 이야기하여, 그들의 마음을 안정하게 한 뒤에는, 그들의 색상처럼 내 색상도 그렇게 하고, 그들의 음성처럼 내 음성도 그렇게 하며, 그들의 위의와 예절처럼 내 위의와 예절도 또한 그렇게 하여, 만일 그들이 이치를 물으면 나는 그들에게 그 이치를 가르쳐 주리라. 다시 나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할 것이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는, 곧 거기서 사라질 것이다. 내가 거기서 사라진 뒤에 그들은 내가 그 천인인가, 다른 천인인가를 모를 것이다. 아난다야, 이와 같이 참으로 기이하니라. 여래·무소착·등정각은 공덕을 성취하여 미증유의 법을 얻었느니라. 이와 같이 33천·야마천·도솔타천·화락천·타화락천·범신천·범부루천·소광천·무량광천·황욱천·소정천·무량정천·변정천·무가애천·수복천·과실천·무번천·무열천·선견천·선현천도 또한 그러하니라.
아난다야, 나는 한량이 없는 백천의 색구경천중에게 가서 함께 앉아 이야기하여, 그들의 마음을 안정한 뒤에, 그들의 색상처럼 내 색상도 그렇게 하고, 그들의 음성처럼 내 음성도 그렇게 하며, 그들의 위의와 예절처럼 내 위의와 예절도 그렇게 하여, 만일 그들이 이치를 물으면 나는 그들에게 이치를 가르쳐 주리라. 다시 나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할 것이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는, 곧 거기서 사라질 것이다. 내가 거기서 사라진 뒤에 그들은 내가 그 천인인가, 다른 천인인가를 모를 것이다. 아난다야, 이와 같이 참으로 기이하니라. 여래·무소착·등정각은 공덕을 성취하여 미증유의 법을 얻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아난다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7 첨파경(瞻波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참파에 노닐으시면서 각가라못 가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보름날 종해탈을 설하실 때 비구들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시었다. 세존은 자리에 앉으시자, 곧 정에 드시어 타심지로써 대중의 마음을 관찰하신 뒤에 초저녁이 끝날 때까지 잠자코 앉아 계시었다. 그 때에 한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초저녁이 이미 끝나고, 부처님과 비구들이 모여 와서 앉은 지 오래 되었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종해탈을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답하지 않으시었다. 그 침묵은 밤중이 되도록 계속되었다. 그 비구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초저녁은 지나고 밤중도 끝나려 하나이다. 부처님과 비구들이 모여 와서 앉은 지 오래 되었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종해탈을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또 잠자코 답하지 않으시었다. 그 침묵은 다시 새벽이 되도록 계속되었다. 그 비구는 세 번째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초저녁은 벌써 지났고, 밤중도 다시 끝나고, 새벽도 다하려 하오니, 곧 날이 밝아 머지 않아 해가 뜨겠나이다. 부처님과 비구들이 모여 와서 앉은 지는 아주 오래 되었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종해탈을 말씀하여 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에게 말씀하시었다.
"이 대중 가운데 한 비구는 이미 부정(不淨)하였다."
그 때 존자 마하 목건련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존자 마하 목건련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어느 비구 때문에 이 대중 가운데 한 비구는 이미 부정하였다고 하시는가. 나는 이제 여기상정에 들어가 타심의 지혜로써 대중의 마음을 관찰하리라.' 그리하여 존자는 여기상정에 들어가 타심의 지혜로써 대중의 마음을 관찰하였다. 그는 곧 세존께서 어떤 비구 때문에 이 대중 가운데 한 비구는 이미 부정하였다고 말씀하신 것을 알았다. 이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비구 앞으로 가서 팔을 끌고 문밖으로 내쫓으면서 '미련한 자야, 멀리 가라. 여기서 머물지 말라. 다시는 비구들과 만나지 말라. 지금부터 너는 비구가 아니다.'하고, 문을 닫고 문고리를 걸었다.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이 대중 가운데 한 비구는 이미 부정하였다.'는 그 비구는 제가 이미 쫓아내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초저녁은 벌써 지났고 밤도 끝나고 새벽도 다하려 하여, 곧 날이 밝아 해가 뜨겠나이다. 부처님과 비구들이 모여와서 앉은 지는 아주 오래 되었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종해탈을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마하 목건련이여, 저 미련한 사람은 세존과 비구 스님을 갈랙질하였기 때문에 반드시 큰 죄를 받을 것이다. 마하 목건련이여, 만일 여래가 부정한 자가 있는 데서 종해탈을 설하면, 그는 곧 머리가 부서져 일곱 조각이 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는 너희들이 종해탈을 설하라. 여래는 다시 종해탈을 설하지 않으리라. 무슨 까닭인가.
마하 목건련이여, 마치 저 바다는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둘레는 점점 넓어져 고르고 편편하며, 위는 언덕이 되고 물은 항상 가득 차서 일찍 흘러나온 적이 없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점점 행하고 점점 배우며, 점점 끊고 점점 가르친다. 만일 우리의 바른 법률 가운데서 점점 행하고 점점 배우며, 점점 끊고 점점 가르친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큰 바다는 그 조수가 일찍이 때를 어긴 적이 없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위하여 금계를 만들고, 모든 족성자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계를 범하지 않느니라. 만일 우리의 바른 법률이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위하여 금계를 만들고, 모든 족성자가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계를 범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큰 바다는 그 물이 매우 깊어 밑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든 법은 매우 깊고 깊어, 밑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느니라. 만일 우리의 바른 법률은 모든 법이 매우 깊고 깊어 밑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 없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바닷물은 짜서 한 맛인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욕심이 없는 것으로 맛을 삼나니, 깨침의 맛과 쉼의 맛과 도의 맛이니라. 만일 우리의 바른 법률이 욕심이 없는 것으로 맛을 삼아, 깨침의 맛과 쉼의 맛과 도의 맛이라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큰 바다 가운데에는 많은 보배가 있어, 한량이 없고 신기한 여러 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다. 그 보배 이름은 곧 금·은·수정·유리·마니·진주·벽옥·백가·나벽·산호·호박·마노·대모·적석·선주인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한량이 없이 귀하고 신기한 여러 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다. 그 보배 이름은 곧 사염처·사정근·사여의족·오근·오력·칠각지·팔정도이니라. 만일 우리의 바른 법률에 많은 보배가 있어, 한량이 없이 귀하고 이상한 여러 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고, 그 보배 이름은 곧 사염처·사정근·사여의족·오근·오력·7각지·8지성도라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바다 가운데에는 큰 신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의 이름은 곧 아수라·간답바·라카사고기·마카라·거북·악어·바류니·티미·티밍갈라·티미아밍갈라인 것과 같이, 다시 큰 바다 가운데는 참으로 기특하여, 중생의 몸은 1백 요오자나도 되고 2백 요오자나 3백 요오자나 내지 7백 요오자나나 되는 것도 있어, 다 바다 가운데 사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성중의 큰 신들이 다 그 가운데 산다. 그 신들의 이름은 곧 아라한향·아라한·아나함향·아나함·사다함향·사다함·수다원향·수다원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만일 우리의 바른 법률 가운데 성중의 큰 신들이 다 그 가운데 살고, 그 큰 신들의 이름은 곧 아라한향·아라한·아나함향·아나함·사다함향·사다함·수다원향·수다원이라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큰 바다는 맑고 깨끗하여 송장을 받지 않고, 만일 송장이 있으면 밤새껏 바람이 불어 곧 언덕 위에 밀어 붙이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성중은 맑고 깨끗하여 송장을 받지 않는다. 만일 정진하지 않는 사람이 악을 향하여, 범행이 아니면서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면, 그는 비록 성중을 따라 그 가운데 있더라도 그는 성중과 거리가 멀고 성중도 또한 그와 거리가 멀다. 우리의 바른 법률 가운데 성중이 맑고 깨끗하여 송장을 받지 않아, 만일 정진하지 않는 사람이 악을 행하여, 범행이 아니면서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면, 그는 비록 성중을 따라 그 가운데 있더라도 그는 성중과 거리가 멀고 성중도 또한 그와 거리가 멀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저 큰 바다의 쟘부드비파 가운데에는 5대하가 있어, 1은 항하요, 2는 야무나요, 3은 사라부요, 4는 아치라바티요, 5는 마히인데, 다 큰 바다로 들어가고, 또 큰 바다 가운데에는 용수가 공중에서 수레바퀴처럼 쏟아지더라도 이 물이 큰 바다를 늘게 하거나 줄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크샤트리야종의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워,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여, 스스로 증득하여 원만히 노닌다. 마하 목건련이여,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더라도 우리의 바른 법률에는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느니라. 이와 같이 범지종·거사종·공사종의 족성자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워,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여, 스스로 증득하여 원만히 노닌다.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더라도, 우리의 바른 법률에는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느니라. 만일 우리의 바른 법률에 크샤트리야 종의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여, 스스로 증득하여 원만히 노닌다. 마하 목건련이여,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더라도 우리의 바른 법률에는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느니라. 이와 같이 범지종·거사종·공사종의 족성자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워,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여 스스로 증득하여 원만히 노닌다. 마하 목건련이여,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더라도 우리의 바른 법률에는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마하 목건련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8 욱가장자경 (상)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샬리에 노닐으시면서 대림 가운데 계시었다. 그 때에 욱가 장자에게는 여자만이 시종들었다. 한 번은 그가 제일 앞서서 바이샬리에서 나와, 바이샬리와 대림 중간에서 여기(女妓)만을 데리고, 왕이나 다름없이 즐기고 있었다. 그 때 욱가 장자는 술이 많이 취해 모든 여자들을 내버려 두고 대림 속으로 갔다. 술이 취한 욱가 장자는 멀리서 숲 사이에 계시는 세존을 뵈옴에, 단정하고 아름다워 별 가운데의 달과 같으시고, 빛나고 환하여 금산과 같으시었다. 상호는 원만하고 위신은 의젓하며, 모든 근은 안정하여 아무 장애가 없으시며, 번뇌를 항복 받고, 마음은 쉬어 고요하고 잠잠하시었다. 그는 부처님을 뵈옵자, 즉시 술이 깨었다. 그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었다. 그런 뒤에 모든 부처님의 법을 따라, 먼저 단정법을 말씀하시매 듣는 사람이 모두 기뻐하였다. 곧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 법을 말씀하시고, 욕심을 재환이라 꾸짖으시고, 나고 죽는 것을 더러움이라 하시고, 욕심이 없는 것을 묘도품의 백정이라고 찬탄하시었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하여 이러한 법을 말씀하신 뒤, 그에게 기뻐하는 마음·구족한 마음·부드럽고 연한 마음·견디어 참는 마음·훌륭한 마음·한결같은 마음·의심이 없는 마음·덮임이 없는 마음이 있고, 재능이 있고 힘이 있어, 바른 법을 감당해 받을 수 있음을 아시었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이 바른 법의 대강령을 말씀하시는 것처럼 세존께서도 곧 그를 위하여 고·집·멸·도를 말씀하시었다. 그 때에 욱가 장자는 그 자리에서 사성제의 고·집·멸·도를 깨달았다. 마치 흰 천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욱가 장자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사성제의 고·집·멸·도를 깨달았다. 이에 욱가 장자는 이미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백정법을 깨달았다.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고 다시 다른 높임이 없어 남을 따르지 않고, 망설임이 없어 이미 과증에 머물었고, 세존의 법에서 무서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들에게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받아들여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저는 오늘부터 몸을 마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도록 이르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세존을 따라 스스로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고, 5계를 받아 가지겠나이다."
욱가 장자는 세존을 좇아 스스로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며, 5계를 받아 가진 뒤에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자, 곧 모든 부인들을 모아 놓고 말하였다.
"너희들은 아는가. 나는 세존을 좇아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며, 5계를 받아 가졌다. 너희들, 여기서 살고자 하거든 여기서 살면서 보시를 행하여 복을 지어야 한다. 만일 여기서 살고 싶지 않거든 곧 각각 집으로 돌아가라. 만일 너희들이 시집을 가고자 한다면 나는 너희들을 시집보내 주리라."
이 때에 제일 부인은 욱가 장자에게 사뢰었다.
"만일 당신이 부처님을 좇아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며, 5계를 받아 가졌다면, 나를 저 아무에게 시집보내 주십시오."
욱가 장자는 곧 그 사람을 불러 놓고, 왼손으로 제일 부인의 팔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금주전자를 들고 그 사람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이 제일 부인을 너에게 아내로 준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놀라,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이내 욱가 장자에게
"장자는 나를 죽이려 하십니까, 장자는 나를 죽이려 하십니까."
떨면서 말했다.
"너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부처님을 좇아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며, 5계를 받아 가졌다. 그래서 나는 이 제일 부인을 너의 아내로 주는 것이다."
욱가 장자는 제일 부인을 그에게 주었다. 그에게 주고도 조금도 후회하는 마음이 없었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한량이 없는 백천 대중에게 둘러싸이시어, 그 가운데서 '욱가 장자는 8미증유의 법을 가졌다.'고 칭찬하시었다. 그 때에 한 비구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욱가 장자의 집으로 갔다. 욱가 장자는 멀리서 비구가 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입은 옷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비구에게 사뢰었다.
"존자는 잘 오셨습니다. 존자는 오랫동안 여기 오시지 않았습니다. 이 평상에 앉으십시오."
그 때 비구는 곧 그 자리에 앉았다. 욱가 장자는 비구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비구는 말하였다.
"장자여, 당신에게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세존께서는 당신을 위하시어 한량이 없는 백천 대중들에게 둘러싸이어, 그 가운데서 욱가 장자를 칭찬하시었습니다. '8미증유의 법이 있다'고. 장자여, 당신에게는 어떠한 법이 있습니까."
욱가 장자는 비구에게 대답하였다.
"존자여, 세존께서는 조금도 이상한 것을 말씀하시지 아니하십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무슨 이유로 그런 말씀을 하시었는지 모릅니다. 다만 존자는 들으시라. 어느때 세존께서는 바이샬리에 노닐으시면서 대림 가운데 계시었습니다. 존자여, 나는 그 때에 다만 여자만을 시종시키고 있었습니다. 한 번은 내가 제일 앞서서 바이샬리를 나와, 바이샬리와 대림 중간에서 여자들만을 데리고 왕처럼 즐기고 있었습니다. 존자여, 나는 그 때에 술이 많이 취해서 여러 여자들을 내버려 두고 대림 속으로 갔었습니다. 나는 그 때에 술이 몹시 취해 있었는데, 멀리서 숲 사이에 계시는 세존을 뵈었습니다. 단정하고 아름답기는 별 가운데, 달과 같으시고, 빛나고 환하기는 금산과 같으시었습니다. 상호는 원만하시고 위신은 의젓하시며, 모든 기관은 안정하여 아무 장애가 없으시고, 번뇌를 항복 받고, 마음은 쉬어 고요하고 잠잠하시었습니다. 나는 부처님을 뵈옵자, 즉시로 술이 깨었습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비구는 찬탄하여 말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술이 깬 뒤에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습니다. 세존께서는 나를 위해 설법하시어,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시었습니다. 그런 뒤에는 모든 부처님의 법을 따라, 먼저 단정법을 말씀하시매 듣는 사람이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곧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 법을 말씀하시고, 욕심을 재환이라 꾸짖으시고, 나고 죽는 것을 더러움이라 하시고, 욕심이 없는 것을 묘도품의 백정이라고 찬탄하시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나를 위하여 이렇게 말씀하신 뒤 내게 기뻐하는 마음·구족한 마음·부드럽고 연한 마음·견디어 참는 마음·훌륭한 마음·한결같은 마음·의심이 없는 마음·덮임이 없는 마음이 있고, 재능이 있고 힘이 있어, 바른 법을 감당해 받을 수 있음을 아시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이 바른 법의 대강령을 말씀하시는 것처럼 세존께서도 곧 나를 위하여 고·집·멸·도를 말씀하시었습니다. 그 때에 나는 그 자리에서 사성제의 고·집·멸·도를 깨달았습니다. 마치 흰 천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사성제의 고·집·멸·도를 깨달았습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또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백정법을 깨달았습니다.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고 다시 다른 높임이 없어 남을 따르지 않고, 망설임이 없어 이미 과증에 머물었고, 세존의 법에서 무서움이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 때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들에게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받아들여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저는 오늘부터 몸을 마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도록 이르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세존을 좇아 스스로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며, 5계를 받아 가지겠나이다.'라고. 존자여, 나는 세존을 좇아 스스로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며, 5계를 받아 가지어 일찍이 그것을 범한 일이 없습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또 그 때에 세존을 좇아 스스로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는 5계를 받아 가진 뒤에,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나왔습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모든 부인들을 모아 놓고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아는가. 나는 세존을 좇아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며, 5계를 받아 가졌다. 너희들은, 여기서 살고자 하거든 여기서 살면서 보시를 행하여 복을 지어야 한다. 만일 여기서 살고 싶지 않거든 곧 각각 집으로 돌아가라. 만일 너희들이 시집을 가고자 한다면 나는 너희들을 시집보내 주리라.'고. 이 때에 제일 부인은 내게 와서 말했습니다. '만일 당신이 부처님을 좇아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는 5계를 받아 가졌다면, 나를 저 아무에게 시집보내 주십시오.'라고. 나는 곧 그 사람을 불러 놓고, 왼손으로 제일 부인의 팔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금주전자를 들고 그 사람에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이 제일 부인을 너에게 아내로 준다'고. 그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놀라, 몸의 털이 다 일어섰습니다. 이윽고 내게 말했습니다. '장자는 나를 죽이려 하십니까'고. 나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너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부처님을 좇아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을 제일로 하는 5계를 받아 가졌다. 그래서 나는 이 제일 부인을 너에게 아내로 주는 것이다.'라고. 존자여, 나는 제일 부인을 그에게 주고도 조금도 후회하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비구 대중이 사는 동산으로 갑니다. 그 때 처음으로 어떤 비구를 만나면 나는 곧 경례합니다. 만일 그 비구가 거닐면 나도 따라 거닐고, 그가 앉으면 나도 따라 한쪽에 앉아 법을 듣습니다. 그 스님이 나를 위해 설법하면 나도 그 스님을 위해 설법하고, 그 스님이 내 사정을 물으면 나도 그 스님의 사정을 묻고, 그 스님이 내 물음에 대답하면 나도 그 스님의 물음에 대답합니다. 존자여, 나는 아직 상·중·하의 장로나 높은 비구를 업신여긴 기억이 없습니다.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비구들에게 보시를 행하고 있을 때 천인은 허공에서 내게 말했습니다. '장자여, 이 분은 아라한이요 이 분은 아라한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이 분은 아나함이요 이 분은 아나함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이 분은 사다함이요 이 분은 사다함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이 분은 수다원이요 이 분은 수다원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이 분은 정진하고 이 분은 정진하지 아니하는 사람이다'라고. 그러나, 존자여, 나는 비구들에게 보시할 때에 일찍 차별하는 마음을 가진 기억이 없었습니다.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비구들에게 보시를 행할 때에 천인은 허공에서 내게 말하였습니다. '장자여, 여래·무소착·등정각·세존께서는 설법을 잘하시고, 여래의 제자들은 열반으로 잘 나아가고 있다'고. 그러나 존자여, 나는 그 천인의 믿는 바를 좇지 않고 그의 즐기는 바를 좇지 않으며, 그의 들은 바를 좇지 않습니다. 다만 내게는 스스로 깨끗한 지혜가 있어, 여래·무소착·등정각·세존께서는 설법을 잘하시고 여래의 제자들은 열반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줄을 알고 있습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는 5하분결(下分結)로서, 탐욕·진에·신견(身見)·계취(戒取)·의(疑)입니다. 나는 이 다섯 가지를 다 끊었으므로 그것들은 나를 결박하여 다시 이 세상에 돌아와 태에 들게 하지 못할 것을 보았습니다. 존자여,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욱가 장자는 비구에게 말하였다..
"부디 존자는 여기서 공양하소서."
비구는 욱가 장자를 위하여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였다. 욱가 장자는 비구가 잠자코 청을 들어주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손수 손 씻을 물을 떠내오고, 아주 깨끗하고 맛난 여러 가지 음식을 풍족하게 분별하여,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내온 뒤에, 작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따로 앉아 법을 들었다. 비구는 장자를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였다. 그런 뒤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구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욱가 장자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모두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이 때문에 나는 욱가 장자에게 8미증유의 법이 있다고 찬탄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9 욱가장자경(郁伽長者經) 하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오래지 않아, 여러 높은 장로 비구들은 바이샬리에 노닐면서 미후못 가의 높은 다락집에 있었다. 그 때에 욱가 장자는 큰 보시를 준비하였다. 멀리서 오는 손님·나그네·병자·간병하는 자들에게 밥을 주고, 언제나 죽과 밥을 내어 승원지기를 먹이며, 늘 20명의 스님을 밥으로 청하고 5일째에는 모든 비구를 청하여 공양하고, 이러한 큰 보시를 준비하였다. 또 바다에는 큰 배가 있었는데, 그 배가 침몰하여, 거기에 싣고 돌아오던 백천금의 가치가 있는 재물을 일시에 잃었다. 많은 높은 장로 비구들은 욱가 장자가 큰 보시를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다. 곧 '멀리서 오는 손님·나그네·병자·간병하는 자들에게 밥을 주고, 언제나 죽과 밥을 내어 승원지기를 먹이며, 늘 20명의 스님을 밥으로 청하고, 5일째에는 모든 비구를 청하여 공양한다'고. 그들은 이 말을 듣고 서로 의논하였다. '여러분, 누가 저 욱가 장자에게 가서 말하겠는가. 장자여, 그만 두라. 다시는 보시하지 말라. 장자여, 뒷날에 반드시 스스로 알리라'고.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존자 아난다는 부처님의 시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과 지혜로운 모든 범행인의 칭찬을 받는다. 존자 아난다만이 능히 욱가 장자에게 가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장자여, 그만 두라. 다시는 보시하지 말라. 장자여, 뒷날에 반드시 스스로 알리라'고. 여러분, 우리는 다 같이 존자 아난다에게 가서 이런 사정을 말하자."
이에 여러 높은 장로 비구들은 아난다에게 가서, 서로 문안 한 뒤에 한쪽에 앉아 말하였다.
"어진 이 아난다는 아는가. 욱가 장자는 이러한 큰 보시를 준비하고 있소. 곧 멀리서 오는 손님과 나그네·병자·간병하는 자들에게 밥을 주고, 언제나 죽과 밥을 준비해 승원지기를 먹이며, 늘 20명의 스님을 밥으로 청하고, 5일째에는 비구중을 모두 청하여 공양하고, 이러한 큰 보시를 준비하오. 또 바다에는 큰 배가 있었는데, 그 배가 침몰하여 거기에 싣고 돌아오던 백천금의 가치가 있는 재물을 일시에 잃었소. 우리들은 서로 이렇게 의논했소. '누가 저 욱가 장자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겠는가. 장자여, 그만 두라. 다시는 보시하지 말라. 장자여, 뒷날에 반드시 스스로 알리라'고. 우리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소. '존자 아난다는 부처님의 시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과 지혜로운 모든 범행자들의 칭찬을 받는다. 존자 아난다만이 능히 욱가 장자에게 가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장자여, 그만 두라. 다시는 보시하지 말라. 장자여, 뒷날에 반드시 스스로 알리라'고. 어진 이 아난다여, 욱가 장자에게 가서 말하시오. '장자여, 그만 두라. 다시는 보시하지 말라. 뒷날에 반드시 스스로 알리라'고."
존자 아난다는 여러 높은 장로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스님들, 욱가 장자는 그 성질이 엄정합니다. 만일 내가 그런 말을 한다면, 그는 곧 매우 불쾌해 할 것입니다. 여러 스님들, 나는 누구의 말이라고 그에게 전하리까."
"어진 이여, 대중의 말이라고 전하시오. 대중의 말이라고 전하면, 그는 말이 없을 것이오."
아난다는 잠자코 여러 장로 비구들의 청을 받았다. 이에 높은 장로 비구들은 아난다가 잠자코 받아들인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난다를 돌고 각각 돌아 갔다. 아난다는 이튿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욱가 장자의 집으로 갔다. 욱가 장자는 멀리서 존자 아난다가 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입은 옷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아난다에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 아난다시여, 아난다님은 오랫동안 여기 오지 않았습니다. 자 이 평상에 앉으십시오."
아난다는 곧 그 자리에 앉았다. 욱가 장자는 아난다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아난다는 말하였다.
"장자여, 아십니까. 장자는 큰 보시를 준비하십니까. 멀리서 오는 손님과 나그네·병자·간병하는 자들에게 밥을 주고, 언제나 죽과 밥을 준비하여 승원지기를 먹이며, 늘 20명의 스님을 밥으로 청하고, 5일째에는 많은 비구를 청하여 공양하고, 큰 보시를 준비한다 합니다. 다시 바다에는 배가 있었는데, 그 배가 침몰하여 거기에 싣고 돌아오던 백천금의 가치 있는 재물을 일시에 잃었다지요. 장자여, 그만두시오. 다시는 보시하지 마시오. 장자여, 뒷날에 반드시 스스로 아실 것입니다."
"존자 아난다여, 그것은 누구의 말입니까."
"장자여, 나는 비구 대중의 말을 전하였습니다."
장자는 말하였다.
"아난다님이 비구의 말을 전하셨다면 다시 말할 것이 없지마는, 만일 존자 자신의 말씀이었다면 나는 매우 섭섭하였을 것입니다. 존자 아난다시여, 만일 내가 이렇게 주고 이렇게 베풀어, 모든 재물이 다 마르더라도 다만 내 소원이 이루어져 전륜왕의 원과 같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난다는 물었다.
"장자여, 어떤 것이 전륜왕의 소원입니까."
"존자 아난다시여, 마을의 가난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 마을에서 제일 가는 부자가 되었으면'하고. 이것이 곧 그의 원입니다. 마을의 부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 고을에서 제일 가는 부자가 되었으면'하고. 이것이 곧 그의 원입니다. 고을의 부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 성중에서 제일 가는 부자가 되었으면'하고. 이것이 곧 그의 원입니다. 성중의 부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 성의 주인이 되었으면'하고. 이것이 곧 그의 원입니다. 성의 주인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 나라의 정승이 되었으면'하고. 이것이 그의 원입니다. 나라의 정승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 나라의 작은 왕이 되었으면'하고. 이것이 곧 그의 원입니다. 작은 왕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전륜왕이 되었으면'하고. 이것이 곧 그의 원입니다. 전륜왕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족성자의 하는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우는 사람이 되었으면. 그래서 위없는 범행을 닦아 마치고, 현재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았으면.'하고. 이것이 곧 그의 원입니다. 존자 아난다시여, 만일 내가 이렇게 주고 이렇게 베풀어 모든 재물이 다 마르더라도 다만 내 소원이 이루어져 전륜성왕의 원과 같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아난다는 찬탄해 말하였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다시 존자 아난다시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승원에 갈 때 만일 처음으로 어떤 비구를 만나면 나는 곧 경례합니다. 만일 그 비구가 거닐면 나도 따라 거닐고, 그가 앉으면 나도 따라 한쪽에 앉아 법을 듣습니다. 그 스님이 나를 위하여 설법하면 나도 그 스님을 위하여 설법하고, 그 스님이 내 사정을 물으면 나도 그 스님의 사정을 묻고, 그 스님이 내 물음에 대답하면 나도 그 스님의 물음에 대답합니다. 존자 아난다시여, 나는 아직 상·중·하의 장로나 높은 비구를 업신여긴 기억이 없습니다.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다시 존자 아난다시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비구들에게 보시를 행하고 있을 때 천인은 허공에서 내게 말했습니다. '장자여, 이 분은 아라한이요 이 분은 아라한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이 분은 아나함이요 이 분은 아나함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이 분은 사다함이요 이 분은 사다함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이 분은 수다원이요 이 분은 수다원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이 분은 정진하고 이 분은 정진하지 아니하는 사람이다.'라고. 그러나, 존자 아난다시여, 나는 비구들에게 보시할 때에 일찍 차별하는 마음을 가진 기억이 없습니다.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다시 존자 아난다시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비구들에게 보시를 행할 때에 천인은 허공에서 내게 말하였습니다. '여래·무소착·등정각·세존께서는 설법을 잘하시고, 여래의 제자들은 잘 닦아 나아가고 있다'고. 그러나, 존자 아난다시여, 나는 그 천인의 믿는 바를 좇지 않고, 그 즐기는 바를 좇지 않으며, 그의 들은 바를 좇지 않습니다. 다만 내게는 스스로 깨끗한 지혜가 있어, 여래·무소착·등정각·세존께서는 설법을 잘하시고, 여래의 제자들은 잘 닦아 나아가고 있는 줄을 알고 있습니다.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다시 존자 아난다시여, 내게는 이런 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욕심을 떠나고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제4선(禪)을 얻어 성취하여 노닙니다. 내게는 이런 법이 있습니다."
"장자여, 만일 그런 법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그 때에 욱가 장자는 말하였다.
"존자 아난다시여, 부디 여기서 공양하시오."
아난다는 욱가 장자를 위하여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였다. 욱가 장자는 아난다가 잠자코 그 청을 들어주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손수 손 씻을 물을 내오고, 아주 깨끗하고 맛난 여러 가지 음식을 풍족하게 분별하여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내온 뒤에, 작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따로 앉아 법을 들었다. 아난다는 그를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였다. 그런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존자 아난다가 이렇게 말하니, 욱가 장자는 아난다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0. 수장자경 (手長者經) 上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아알라비갈라에 노닐으시면서, 악가알라바 속에 계시었다. 그 때에 수 장자는 큰 장자 5백인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5백인 장자도 또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수 장자여, 너는 지금 이처럼 많은 대중을 거느리고 있구나. 장자여, 너는 어떤 법으로 이 대중을 이끌어 들이는가."
그 때에 수 장자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 사(事)으로써 이끌어 들이나이다. 하나는 은혜로 주는 것이요, 둘은 부드럽고 고운 말이요, 셋은 이익되게 하는 행동이요, 넷은 행동을 같이 하는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것으로 대중을 이끌어 들이나이다. 혹은 은혜로 주는 것으로, 혹은 부드럽고 고운 말로, 혹은 이익되게 하는 행동으로, 혹은 행동을 같이 하는 것으로써 하나이다."
세존께서는 찬탄하여 말씀하시었다.
"좋다, 수 장자여. 너는 능히 법답게 대중을 이끌어 들이고, 문(門)답게 대중을 이끌어 들이며, 인연답게 대중을 이끌어 들인다. 수 장자여, 만일 과거의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법답게 대중을 이끌어 들였다면, 그 전부는 곧 이 사섭법(四攝法)으로써 이끌어 들이고도 남았을 것이다. 수 장자여, 만일 미래의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법답게 대중을 이끌어 들인다면, 그 전부는 곧 이 사섭법(四攝法)으로써 이끌어 들이고도 남을 것이다. 수 장자여, 만일 현재의 사문이나 범지로서 법답게 대중을 이끌어 들인다면, 그 전부는 곧 이 사섭법(四攝法)으로써 이끌어 들이고도 남을 것이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수 장자를 위해 설법하시어,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시었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신 뒤에 잠자코 계시었다. 그 때 수 장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사람이 있으면 곧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도 만일 사람이 있으면 곧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당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퍼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였다. 그리고 마음은 평등한 마음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
그 때에 33천의 천인들은 법당에 모여
"여러분, 수 장자는 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저 수 장자는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도 만일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당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퍼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였다. 그리고 마음은 평등한 마음은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렇게 수 장자를 찬탄하였다.
때에 비사문 대천왕은 의젓한 모습과 빛나는 광명으로 이른 아침에, 수 장자의 집에 가서 말했다.
"장자여, '너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이제 33천이 장자를 위하여 법당에 모여, 수 장자를 찬탄하였다. '수 장자는 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여러분, 저 수 장자는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도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당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퍼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였다. 마음은 평등한 마음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고 찬탄하였다."
이 때에 수 장자는 잠자코 말하지 않고, 비사문 대천왕을 보지도 아니하였다. 무슨 까닭인가. 정을 존중하고 정(定)을 수호하기 때문이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한량이 없는 백천 대중 가운데서 수 장자를 찬탄하시었다.
"수 장자에게는 7미증유의 법이 있느니라. 저 수 장자는, 내가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더니,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도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마루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퍼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였다. 마음은 평등한 마음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제 33천도 그를 위하여 법당에 모여, 저 수 장자를 찬탄하였느니라. '수 장자는 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여러분, 저 수 장자는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만일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라도 만일 사람이 있으면 곧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마루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퍼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였다. 마음은 버리는 마음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고.
이제 비사문 대천왕도 의젓한 모습과 빛나는 광명으로 이른 아침에, 수 장자의 집에 가서 '장자여, 너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이제 33천이 장자를 위하여 법당에 모여 수 장자를 찬탄하였다. 수 장자는 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여러분, 저 수 장자는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라도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마루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퍼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였다. 마음과 버리는 마음은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고 찬탄하였다.'고 말했다."
이 때에 어떤 비구는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수 장자의 집으로 갔다. 수 장자는 멀리서 비구가 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비구에게 말하였다.
"존자여, 잘 오셨습니다. 존자여, 오랫동안 여기 오지 않으셨습니다. 자,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그 때에 비구는 곧 그 자리에 앉았다. 수 장자는 비구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비구는 말하였다.
"장자여, 당신은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세존께서는 당신을 위하여 한량이 없는 백천 대중 가운데서 수 장자를 찬탄하시었다. 곧 '수 장자에게는 7미증유의 법이 있다. 수 장자는 내가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더니,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만일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라도 만일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마루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퍼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였다. 마음은 버리는 마음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고 찬탄하시었다.
또 이제 33천도 장자를 위하여 법당에 모여, 수 장자를 찬탄하였다. '수 장자는 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여러분, 저 수 장자는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었더니,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라도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마루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퍼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였다. 마음은 평등한 마음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고 찬탄하였다.
이때에 비사문 대천왕도 의젓한 모습과 빛나는 광명으로 이른 아침에, 수 장자의 집에 가서 말하였다. 너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이제 33천은 수 장자를 위하여 법당에 모여, 수 장자를 찬탄하였다. 곧 수 장자는 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여러분, 저 수 장자는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더니,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돌아가, 바깥문에 이르러 만일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중문·안문을 지나, 안에 들어가서라도 만일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마루에 올라 자리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면,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 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므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고 찬탄하였다'고.
이 때에 수 장자는 잠자코 말이 없었고, 또한 비사문 대천왕을 보지도 않았다. 무슨 까닭인가. '정을 존중하고 정을 수호하기 때문에 찬탄하였다.'고 말씀하셨다. 이 때에 수 장자는 비구에게 사뢰었다.
"존자여, 그 때에 속인은 없었습니까."
"속인은 없었다. 만일 속인이 있었다면 무슨 허물될 것이 있는가."
장자는 대답하였다.
"존자여, 혹 세존의 말씀을 믿지 아니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영원히 나쁘고 참혹하여 지극히 나쁜 곳에 나서 한량이 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요, 만일 부처님의 말씀을 믿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이로 말미암아 나를 존중하고 공경하고 예로써 섬길 것입니다. 그러나 존자여, 나는 그렇게 시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존자여, 부디 여기서 공양하시오."
그 비구는 수 장자를 위하여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였다. 수 장자는 비구가 잠자코 청을 받아들인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손수 손 씻을 물을 내오고, 지극히 깨끗하고 맛난 여러 가지 풍족한 음식을 분별하여, 한껏 공양케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내온 뒤에, 작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따로 앉아 법을 들었다. 그 비구는 수 장자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지금까지 수 장자와 이야기한 일을 부처님께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러므로, 나는 수 장자에게 7미증유의 법이 있다고 말한 것이니라. 다시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수 장자에게는 또 여덟째 미증유의 법이 있다. 그것은 수 장자는 구함도 없고 욕심도 없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1 수장자경 (手長者經) 下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아알라비갈라에 노닐으시면서 악가알라바숲 속에 계시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수 장자에게는 8미증유의 법이 있다. 어떤 것이 8인가. 수 장자는 욕심이 적고 믿음이 있으며,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있고, 다른 사람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으며, 정진이 있고 생각이 있으며, 정이 있고 슬기가 있다.
수 장자는 욕심이 적다 함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는 욕심이 적지마는 자기가 욕심이 적다는 것을 남에게 알리고자 하지 아니한다. 믿음이 있고,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있으며 남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고, 정진이 있으며 생각이 있고 정이 있으며 슬기가 있지마는, 수 장자가 욕심이 적다 함은 이런 이유에서이니라.
수 장자는 믿음이 있다 함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는 견고한 믿음을 얻어 여래에게 꼭 붙어 믿음의 뿌리가 이미 박혔다. 그래서 다른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혹은 하늘이나 악마나 범천이나 그 밖의 세간을 따르지 않는다. 수 장자가 믿음이 있다 함은 이런 이유에서이니라.
수 장자가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있다 함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는 항상 부끄러워할 줄을 알아, 부끄러워할 것을 부끄러워할 줄 안다. 악해서 착하지 아니한 법인 더러운 번뇌는, 모든 나쁜 갚음을 받아 나고 죽는 근본을 만든다고 안다. 수 장자가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있다 함은 이런 이유에서이니라. 수 장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다 함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는 항상 부끄러워할 것은 부끄러워할 줄을 안다. 악하고 착하지 아니한 법인 더러운 번뇌는, 모든 나쁜 갚음을 받아 나고 죽는 근본을 만든다고 안다. 수 장자는 남에게 대한 부끄러움이 있다 함은 이런 이유에서이니라.
수 장자는 정진이 있다 함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는 항상 정진을 행하여, 악함과 착하지 않음을 없애어 모든 착한 법을 닦으며, 언제나 스스로 뜻을 내되 전일하고 견고하며, 모든 선의 근본을 위하여는 방편을 버리지 아니한다. 수 장자가 정진이 있다 함은 이런 이유에서이니라. 수 장자는 생각이 있다 함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는 안몸을 관찰하되 몸의 뜻을 참다이 알고, 안의 각·심·법을 관찰하되 법의 뜻을 참다이 안다.
수 장자가 생각이 있다 함은 이런 이유에서이니라. 수 장자는 정이 있다 함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는 욕심을 여의어, 악함과 착하지 아니한 법을 여의고, 제4선(禪)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수 장자가 정이 있다 함은 이런 이유에서이니라.
수 장자는 슬기가 있다 함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는 지혜를 닦아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고, 이러한 지(智)를 얻어서는 거룩한 슬기가 밝게 통달하여, 밝고 환히 깨쳐 바르게 고통을 없앤다. 수 장자가 슬기가 있다 함은 이런 이유에서이니라. 수 장자에게 8미증유의 법이 있다 함은 이런 까닭에서 말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