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중아함경

중아함경 제8권

다르마 러브 2012. 6. 26. 19:05

중아함경 제8권

 

32 미증유법경(未曾有法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난다는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가섭불 때에 비로소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셨다고 저는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가섭불 때에 비로소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 가섭불 때에 비로소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고 도솔천에 나셨다고 저는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가섭불 때에 비로소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고 도솔천에 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가섭불 때에 비로소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고 도솔천에 나시매, 세존은 뒤에 나셨지마는 하늘의 수명과 하늘의 빛깔과 하늘의 명예의 삼사(三事)로서 도솔천에 먼저 난 사람보다 나으셨나이다. 그래서 모든 도솔천은 기뻐하여 뛰면서 '이 천자는 참으로 기특하다.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그는 뒤에 와서 났지마는 하늘 수명과 하늘 빛깔과 하늘 명예의 삼사로써 앞에 난 도솔천의 사람보다 낫기 때문에.'라고 찬탄하였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가섭불 때에 비로소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고, 도솔천에 나시매 세존께서는 뒤에 나셨지마는 하늘 수명과 하늘 빛깔과 하늘 명예의 삼사로써 도솔천에 먼저 난 사람보다 나았고, 그래서 모든 도솔천은 기뻐하여 뛰면서 '이 천자는 참으로 기특하다.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그는 뒤에 와서 났지마는 하늘 수명과 하늘 빛깔과 하늘 명예의 삼사로서 앞에 난 도솔천의 사람보다 낫기 때문이다'라고 찬탄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도솔천에 계시다가 거기서 목숨을 마치신 뒤에는 짐짓 어머님의 태에 들어가셨나이다. 그 때에 모든 천지를 진동시키시고, 크고 묘한 광명으로써 세간을 두루 비추시매 그윽하고 어두운 모든 곳에까지도 가리움이 없었나이다. 이른바 저 해와 달은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지마는 그 광명도 비치지 못하는 곳을 저이는 다 환하게 비추었나이다. 저 중생들은 이 묘한 광명으로 말미암아 각각 앎을 내었나이다. '기특한 중생이 날 것이다. 기특한 중생이 날 것이다.'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도솔천에 계시다가 거기서 목숨을 마치신 뒤에는 짐짓 어머님의 태에 들어가셨고, 그 때에 모든 천지를 진동시키고 크고 묘한 광명으로써 세간을 두루 비추시매, 그윽하고 어두운 모든 곳에까지도 가리움이 없었으며, 이른바 저 해와 달은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지마는, 그 광명도 비치지 못하는 곳을 저이는 다 환하게 비추었나이다. 저 중생들은 이 묘한 광명으로 말미암아 각각 앎을 내어 '기특한 중생이 날 것이다.'라고 말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일부러 어머님의 태에 계시면서 오른쪽 옆구리를 의지하셨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어머님의 태에 계시면서 오른쪽 옆구리를 의지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몸을 펴시고 어머님의 태에 계셨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몸을 펴시고 어머님의 태에 계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태에 싸이어 어머님의 태에 계시면서도 피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또한 정(精)과 모든 부정(不淨)한 것에 더럽혀지지 않으셨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태에 싸이어 어머님의 태에 계시면서도 피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정과 모든 부정한 것에 더럽혀지지 않으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일부러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셨나이다. 그 때에 모든 천지를 진동시키고, 크고 묘한 광명으로써 세간을 두루 비추시매 그윽하고 어두운 모든 곳에까지도 가리움이 없었나이다. 이른바 저 해와 달은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지마는 그 광명도 비치지 못하는 곳을 저이는 다 환하게 비추었나이다. 저 중생들은 이 묘한 광명으로 말미암아 각각 앎을 내었습니다. '기특한 중생이 났다. 기특한 중생이 났다.'고 말했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짐짓 어머님의 태에서 나셨고, 그 때에 모든 천지를 진동시키고, 크고 묘한 광명으로써 세간을 두루 비추시매 그윽하고 어두운 모든 곳에도 가리움이 없었으며, 이른바 저 해와 달은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지마는 그 광명도 비치지 못하는 곳을 저이는 다 환하게 비추셨고, 저 중생들은 이 묘한 광명으로 말미암아 각각 앎을 내어 '기특한 중생이 났다. 기특한 중생이 났다.'고 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몸을 펴신 채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셨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몸을 펴신 채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태에 싸이어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시면서도 피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정과 모든 부정한 것에도 더럽혀지지 않으셨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태에 싸이어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시면서도 피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정과 모든 부정한 것에도 더럽혀지지 않으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처음 나셨을 때에 4천자(天子)가 손에 아주 고운 옷을 가지고 어머님 앞에서 어머님을 기쁘게 하고, 이 동자는 참으로 기특하여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다고 찬탄하였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4천자가 손에 아주 고운 옷을 가지고 어머님 앞에서 어머님을 기쁘게 하고, 이 동자는 참으로 기특하여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력이 있다고 찬탄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곧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으시며, 또한 모든 방위를 관찰하셨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곧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으시며, 모든 방위를 관찰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곧 그 어머님 앞에 큰 못이 생기게 하고, 그 물은 언덕에까지 차서, 어머님으로 하여금 그것을 써서 청정하게 하셨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곧 어머님 앞에 큰 못이 생기게 하고, 그 물은 언덕에까지 차서, 어머님으로 하여금 그것을 써서 청정하게 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허공에서 물이 쏟아져 내려왔는데, 하나는 차고 하나는 따뜻하여, 세존의 몸을 씻겼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허공에서 물이 쏟아져 내려와, 하나는 차고 하나는 따뜻하여, 세존의 몸을 씻겼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모든 하늘은 허공에서 음악을 보내고, 하늘의 푸른 연꽃·분홍 연꽃·붉은 연꽃·흰 연꽃과 하늘의 만다라 꽃과 가루 전단향을 세존 위에 뿌리었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에 모든 하늘이 허공에서 음악을 보내고, 하늘의 푸른 연꽃·분홍 연꽃·붉은 연꽃·흰 연꽃과 하늘의 만다라 꽃과 가루 전단향을 세존 위에 뿌렸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어느 때 세존께서 아버지 백정왕(白淨王) 집에 계시면서 밭농사를 감독하시고 잠부나무 밑에 앉으사, 욕(欲)을 떠나시고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떠나시고, 각이 있고 관(觀)이 있어, 욕계의 악을 떠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初禪)을 얻어, 노닐으셨나이다. 그 때는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잠부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았나이다. 그 때에 백정은 나가서 밭농사를 보고 작인에게 가서 물었나이다. '작인아, 동자는 어디 있느냐'고. 작인은 '하늘이여, 동자는 지금 잠부나무 밑에 계십니다.'고 대답했나이다. 이에 석백정은 잠부나무 밑으로 갔나이다. 때에 백정은,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잠부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은 것을 보고, 곧 '이제 이 동자는 참으로 기특하여,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한낮이 지나 다른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잠부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동자의 몸에서 옮기지 않았다고 생각하였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한낮이 지난 뒤에,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잠부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았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에 바이샬리국의 대림 가운데 노닐으셨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을 지내시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시고 바이샬리성에 들어가시어 행걸하셨나이다. 걸식 마치신 뒤에 가사와 바루를 거두시고, 손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숲 속으로 들어가셨나이다. 어떤 타알라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을 깔고 가부를 맺고 앉으셨나이다. 이 때는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타알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았나이다. 그 때에 마하나마는 한낮이 지나 어슬렁거리어 대림에 이르렀나이다. 그는,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타알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은 것을 보고, '사문 고오타마는 참으로 기특하여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한낮이지난 뒤에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타알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사문 고오타마 몸에서 옮기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한낮이 지난 뒤에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타알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았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어느때, 바이샬리 대림 가운데 노닐으셨을 적에 여러 비구들은 바루를 맨땅에 두었나이다. 때에 세존의 바루도 또한 그 가운데 있었나이다. 한 원숭이가 부처님의 바루를 가지고 갔나이다. 비구들은 부처님의 바루를 깨지나 않을까 두려워하여 꾸짖었으나,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꾸짖지 말고 그만 두라. 바루를 깨지 않을 것이다'고. 그 원숭이는 부처님의 바루를 가지고 어떤 사알라나무로가서 천천히 사알라나무 위로 올라가, 사알라나무 위에서 벌꿀을 캐어 바루에 채운 뒤에, 천천히 나무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나아가, 꿀바루를 세존께 바쳤나이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받지 않았나이다. 때에 그 원숭이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젓가락으로 벌레를 집어낸 뒤에 다시 돌아와 부처님께 바쳤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또 받지 않았나이다. 원숭이는 다시 한쪽에 물러나 앉아 물을 가져다 꿀을 타고, 다시 가져와 부처님께 바쳤나이다. 세존께서 그 때에 비로서 받으셨나이다. 원숭이는 부처님께서 꿀바루를 받으시는 것을 보고, 기뻐하여 뛰고 물러나 춤추고 빙 돌아 떠나갔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그 원숭이로 하여금, 세존께서 꿀바루를 받으시는 것을 보고 기뻐하여 뛰고 물러나 춤추고는 빙 돌아 떠나가게 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어느때 바이샬리성의 미후지가에 있는 높은 다락집에 노닐으셨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앉을 방석을 볕에 쪼인 뒤에 먼지를 떨으셨나이다. 때 아닌 먹장 구름이 허공을 두루 덮고, 곧 비가 올 듯하다가 잠깐 있었나이다. 세존께서는 볕에 쪼인 방석의 먼지를 떨고 한 곳에 거두어 두신 뒤에 비를 가지시고 지붕 위에 계셨나이다. 먹장 구름은 세존께서 방석을 다 거두신 뒤에야 큰 비를 내려, 낮은 곳이나 높은 곳에 물을 넘치게 하였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저 먹장구름으로 하여금, 세존께서 방석을 거두신 뒤에 큰 비를 내려, 낮은 곳이나 높은 곳에 물을 넘치게 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에 밧지들 가운데 노닐으시면서, 온천림 사알라나무 밑에 앉아 계셨나이다. 그 때는 한낮이 지나서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사알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았나이다. 이 때에 라마동산 주인은 동산으로 나갔나이다. 때는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사알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은 것을 보고 곧 '사문 고오타마는 참으로 기특하여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사알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겼지마는 오직 사알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을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게 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에 아투마신실 안에 계셨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시고, 아투마촌에 들어가 걸식하셨나이다. 걸식하신 뒤에 가사와 바루를 거두어 손발을 씻으시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신실에 들어가 고요히 앉으셨나이다. 그 때에 하늘에서는 큰 뇌성과 우박이 와서 소 네 마리와 농부 두 사람을 죽였나이다. 그를 장사 지낼 때에 대중들은 시끄러이 떠들어 큰 소리들이 진동하였나이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신실에서 나와 한데서 거닐고 계셨나이다. 때에, 그 대중 가운데 어떤 사람은 세존께서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신실에서 나와 한데서 거닐고 계시는 것을 뵈옵고,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세존님을 따라 거닐었나이다. 세존님은 돌아보시고 그에게 물으셨나이다. '무슨 일로 대중들은 시끄러이 떠들어 저 큰 소리가 진동하는가'고. 그는 여쭈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오늘 하늘에서 큰 우뢰와 우박이 내려 소 네 마리와 농부 두 사람을 죽였나이다. 그를 장사 지내느라고 대중들은 시끄러이 떠들어 저 큰 소리가 진동하는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아까 그 소리를 듣지 못하셨나이까.' 세존께서는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하였노라.'

'세존께서는 아까 주무셨나이까.'

'아니다.'

'세존께서는 그 때 깨어 계시면서 그 큰 소리를 듣지 못하셨나이까.'

'그렇다.'

그 때에 그 사람은 곧 '여래·무소착·등정각의 소행은 참으로 기특하고 지극히 고요하다. 무슨 까닭인가. 깨어 계시면서 그 큰 소리를 듣지 못하셨구나.' 고 말하였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깨어 계시면서 그 큰 소리를 듣지 못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 우루벨라숲의 나이란자하수 가에 있는 아자파알라니그로다나무 밑에 계시면서 처음으로 불도를 얻었나이다. 그 때에 7일 동안 큰 비가 와서 높은 데나 낮은 데나 다 가득 차서 물이 넘쳐 흘렀나이다. 세존께서는 그 가운데서 맨땅에 거닐으시매 거기서 티끌이 일어났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물이 가득 차서 넘쳐 흐르는 데도 맨땅에서 거닐으시자, 거기서 티끌이 일어났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마왕이 6년 동안 부처님을 쫓아다니면서 그 장점·단점을 찾아 보았으나, 틈을 얻지 못하고 그만 지쳐 돌아갔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마왕이 6년 동안이나 쫓아다니면서 그 장점·단을 찾아 보았으나, 틈을 얻지 못하고 그만 지쳐 돌아가게 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7년 동안 몸을 생각하고, 항상 생각하시어 끊지 않으셨다고 들었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7년 동안 몸을 생각하고, 항상 생각하시어 끊지 않으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가지겠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너는 나를 쫓아 또 하나 미증유의 법을 받아 가져라. 아난다야, 나는 각이 생기는 것을 알고 머무르는 것을 알며, 멸하는 것을 안다. 그리고 항상 알아 모르는 때가 없다. 아난다야, 여래는 사상이 생기는 것을 알고 머무르는 것을 알며, 멸하는 것을 안다. 그리고 항상 알아 모르는 때가 없다. 그러므로, 아난다야, 너는 나를 쫓아 다시 하나 미증유의 법을 더 받아 가져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아난다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3 시자경(侍者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에 노닐으셨다. 그 때에 많이 알려진 명망이 있고 높은 장로 비구 큰 제자들, 곧 존자 코온단냐·존자 앗사지·존자 샤아캬 족의 밧디야·존자 마하 나마·존자 밥파·존자 야사·존자 푼나·존자 비말라·존자 가방파티·존자 수타야·존자 사리불·존자 아니룻다·존자 난다·존자 캅피나·존자 레바타·존자 마하 목건련·존자 마하 가섭·존자 마하 코옷티라·존자 마하 춘다·존자 마하 캇차야나·존자 푼나가토사 장로·존자 야사행주 장로 등, 이러한 무리들과 그 외에도 많이 알려진, 명덕이 있고 높은 장로 비구 큰 제자들도 또한 왕사성에 노닐면서 다 부처님의 엽옥 가까이 있었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이제 늙어 몸은 갈수록 쇠하고 목숨은 끝나려 한다. 마땅히 시자를 써야 하겠다. 너희들은 나를 위해 한 시자를 천거하여, 내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보살피고, 내가 말하는 바를 받아 그 뜻을 잃지 않게 하라."

이에 존자 코온단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을 모시고 하셔야 할 일과 하시지 않아야 할 일을 보살피고, 또 말씀하시는 바를 받아 그 뜻을 잃지 않게 하고자 하나이다."

"코온단냐야, 네 자신도 늙어 몸은 갈수록 쇠하고 목숨은 끝나려 한다. 너도 또한 보살피는 사람을 써야 할 것이다. 코온단냐야, 너는 물러가 앉으라."

이에 존자 코온단냐는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가 제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존자 앗사지·존자 샤아캬족의 밧디야·존자 코올리타족의 마하 나마·존자 밥파·존자 야사·존자 푼나·존자 비말라·존자 가방파티·존자 수타야·존자 사리불·존자 아니룻다·존자 난다·존자 캅피나·존자 레바타·존자 마하 목건련·존자 마하 가섭·존자 마하 코옷티라·존자 마하 춘다·존자 마하 캇차야나·존자 푼나가토사 장로·존자 야사행주 장로 들도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을 모시고 하셔야 할 일과 하시지 않아야 할 일을 보살피고 또 말씀하시는 바를 받아 그 뜻을 잃지 않게 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야사에게 말씀하시었다.

"야사야, 너 자신도 늙어 몸은 갈수록 쇠하고 목숨은 끝나려 한다. 너도 또한 보살피는 사람을 써야 할 것이다. 야사야, 너도 물러가 앉으라."

이에 존자 야사는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가 제 자리에 앉았다. 때에 마하 목건련은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이렇게 생각했다. '세존께서는 누구를 시자로 삼으려 하시는가. 어느 비구에게 마음이 있어, 하셔야 할 일과 하시지 않아야 할 일을 보살피고, 또 말씀하시는 바를 받아 그 뜻을 잃지 않게 하려 하시는가. 나는 이제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들어 여러 비구의 마음을 관찰하리라.' 이에 존자 마하 목건련은 곧 <여기상정>에 들어 여러 비구들의 마음을 관찰했다. 그는 곧 세존께서는 존자 아난다를 시자로 삼고자 하는 것과 뜻이 아난다에게 있어, 하셔야 할 일과 하시지 않아야 할 일을 보살피고 또 말씀하시는 바를 받아 그 뜻을 잃지 않게 하고자 하심을 알았다. 이에 존자 마하 목건련는, 곧 정에서 일어나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여러분은 아는가. 세존께서는 아난다를 시자로 삼고자 하신다. 뜻이 아난다에게 있어, 하셔야 할 일과 하시지 않아야 할 일을 보살피고, 또 말씀하시는 바를 받아 그 뜻을 잃지 않게 하고자 하신다. 여러분, 우리들은 이제 어진 이 아난다에게 가서 그를 권해 세존의 시자가 되게 하자."

이에 존자 마하 목건련과 여러 비구들은 존자 아난다에게 가서 서로 문안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 때에 존자 마하 목건련은 앉은 뒤에 말했다.

"어진 이 아난다여, 그대는 아는가. 부처님께서는 그대를 시자로 삼으려 하시오. 부처님은 뜻이 아난다에게 계시어 '내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보살피고, 내가 말한 바를 받아 그 뜻을 잃지 않게 하리라.'고 생각하시오. 마치 마을 밖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락집이 있어, 동쪽을 향해 창을 열면 햇빛이 서쪽 벽에 비치는 것과 같이, 어진 이 아난다여, 세존도 또한 그와 같소. 어진 이 아난다를 시자로 삼으려 하시오. 뜻이 아난다에게 계시어 '내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보살피고, 내가 말한 바를 받아 그 뜻을 잃지 않게 하리라.'고 생각하시오. 어진 이 아난다여, 그대는 이제 세존의 시자가 되어야 하오."

존자 아난다는 사뢰었다.

"존자 마하 목건련이시여, 나는 세존의 시봉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 세존은 옳다 하기 어렵고 모시기 어려울 때 시자를 두시오. 마치 왕의 큰 숫코끼리가, 나이 60이 되어 교만이 생기고 힘이 왕성하며 어금니와 발과 몸이 감추어져 옳다 하기 어렵고 가까이 하기 어려울 때 간시를 두는 것과 같습니다. 존자 마하 목건련이시여, 여래·무소착·등정각도 또한 그와 같아서 옳다 하기 어렵고 가까이 하기 어려울 때 시자를 두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시자를 맡을 수가 없습니다."

"어진 이 아난다여, 내 말하는 비유를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이해하오. 어진 이 아난다여, 마치 우담바라꽃이 가끔 세상에 나는 것과 같이 어진 이 아난다여, 여래·무소착·등정각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가끔 세상에 나오시오. 그대는 빨리 세존의 시자가 되는 것이 좋소. 고오타마는 반드시 큰 결과를 얻으실 것이오."

"존자 마하 목건련이시여, 만일 세존께서 내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나는 곧 부처님의 시자가 될 것입니다. 그 세 가지란, 첫째 나는 부처님의 새 옷이나 헌 옷을 입지 않고, 둘째 따로 청한 부처님의 공양을 먹지 않으며, 셋째 뵈올 때가 아니면 부처님을 뵈옵지 않겠습니다. 존자 마하 목건련이시여, 만일 세존께서 내게 이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나는 곧 부처님의 시자가 되겠습니다."

이에 존자 마하 목건련은 아난다를 권해 시자로 만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난다를 돌고 난 뒤 부처님께 돌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아난다를 권해 부처님의 시자로 만들었나이다. 아난다는 부처님께 세 가지 소원을 요구하였나이다. 그 세 가지란 부처님의 새 옷이나 헌 옷을 입지 않고, 따로 청한 부처님의 공양을 받지 않으며, 뵈올 때가 아니면 부처님을 뵈옵지 않겠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그는 곧 부처님의 시자가 되겠다고 하였나이다."

"마하 목건련이여, 아난다 비구는 총명하고 지혜로워 반드시 비방할 사람이 있을 것을 미리 안다. 즉 여러 범행자들은 '아난다 비구가 옷을 위하여 세존을 모신다.'고 말하리라. 만일 아난다가 총명하고 지혜로워 반드시 비방할 사람이 있을 것을 미리 알아, 혹 여러 범행자들이 아난다는 옷을 위하여 세존을 모신다고 말할 것을 미리 안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여, 아난다는 총명하고 지혜로워 반드시 비방할 사람이 있을 것을 미리 안다. 즉 여러 범행자들은 '아난다 비구는 밥을 위하여 세존을 모신다.'고 말하리라. 만일 아난다가 총명하고 지혜로워 반드시 비방할 사람이 있을 것을 미리 알아, 혹 여러 범행자들이 '아난다는 밥을 위하여 세존을 모신다.'고 말할 것을 미리 안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여, 아난다는 때를 잘 알고 때를 잘 분별한다. 곧 '지금은 내가 여래를 가 뵈올 때다. 지금은 내가 여래를 가 뵈올 때가 아니다. 지금은 비구·비구니가 여래를 가 뵈올 때다. 지금은 비구·비구니가 여래를 가 뵈올 때가 아니다. 지금은 우바새·우바이들이 여래를 가 뵈올 때다. 지금은 우바새·우바이들이 여래를 가 뵈올 때가 아니다. 지금은 많은 이학의 사문이나 바라문이 여래를 가 뵈올 때다. 지금은 많은 이학(異學) 사문이나 바라문이 여래를 가 뵈올 때가 아니다. 이 많은 이학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여래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많은 이학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여래와 함께 이야기할 수 없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여래는 안온하고 요익하게 된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여래는 안온하고 요익하게 될 수 없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여래는 변재로 설하실 수 있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여래는 변재로 설법하실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것은 아난다 비구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마하 목건련이여, 아난다는 비록 타심지는 없으나, 여래가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미리 남을 위하여 설법하고, 오늘 여래의 행은 어떠하며, 어떻게 현재에 즐거이 사시고 자세하고 분명하여, 말하는 것과 같아서 다름이 없는 것을 안다. 이것은 아난다 비구의 미증유의 법이다. 아난다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부처님을 모셔 온 지 25년이다. 그러나, 그로써 뽐낼 생각은 도무지 없다'고. 만일 아난다가 이런 말을 한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부처님을 모셔 온 지 25년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제 때가 아닌 때에는 부처님을 뵈옵지 않았다'고. 만일 아난다는 이런 말을 하였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다.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부처님을 모셔 온 지 25년이다. 그러나 일찍 부처님에게 한 가지 허물을 제하고는 꾸지람을 들은 일이 없다. 그것도 또한 다른 사람 때문이었다'고. 만일 아난다가 이런 말을 한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여래에게서 8만의 법문을 받아 잊지 않고 가졌다. 그러나, 그로써 뽐낼 생각은 도무지 없다'고. 만일 아난다가 이런 말을 한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다.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여래에게서 8만의 법문을 받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 한 구절을 제하고는 두 번 묻지 않았다. 그것도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만일 아난다가 이런 말을 하였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여래에게서 8만의 법문을 받아 가지어, 처음부터 남에게 법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만일 그가 이런 말을 하였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여래에게서 8만의 법문을 받아 가지지마는 처음부터 나는 이 법을 받는 것은 남을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다. 여러분, 다만 스스로 제어하고 스스로 쉬며, 스스로 반열반을 얻고자 함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만일 그가 이런 말을 하였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이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곧 사부대중이 내게 와서 법을 듣는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그로써 뽐내겠는가. 그럴 수 없다. 또한 만일 누가 와서 물으면, 나는 이러이러하게 대답하리라고 미리 준비한 일이 없다. 여러분, 나는 다만 그 자리에서 이치를 따라 대답한다'고. 만일 그가 이런 말을 한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이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곧 많은 이학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내게 와서 일을 묻는다. 그러나, 내가 어찌 그로써 두려워하고 놀라며, 무시무시하여 털이 일어서겠는가. 도무지 그런 기색도 없다. 또한 누가 와서 물으면 나는 이러이러하게 대답하리라고 미리 준비한 적이 없다. 여러분, 나는 다만 그 자리에서 이치를 따라 대답한다'고. 만일 그가 이런 말을 한다면, 이것은 아난다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다시 어느 때에 사리불·마하 목건련·아난다는 사위국의 바라라 산 속에 있었다. 이 때에 존자 사리불은 '어진 이 아난다여, 그대는 부처님을 모셔온 지 25년 동안에 때로는 욕심을 일으킨 기억이 있는가.'고 물었다. 아난다는 '존자 사리불이여, 나는 학인이라 욕심을 떠나지 못합니다.'고 대답하였다. '어진 이 아난다여, 나는 그대의 유학과 무학을 묻지 않았다. 다만 그대가 부처님을 모셔온 지 25년 동안에 때로는 욕심을 일으킨 기억이 있는가고 물었을 뿐이다.' 이렇게 사리불은 두 번 세 번 물었다. '어진 이 아난다여, 그대는 부처님을 모셔온 지 25년 동안에 때로는 욕심을 일으킨 기억이 있는가'고. 아난다도 또한 두 번 세 번 대답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여, 나는 학인이라 욕심을 떠나지 못했습니다'고. '어진 이 아난다여, 나는 그대에게 유학과 무학을 묻지 않았다. 나는 다만 그대가 부처님을 모셔온 지 25년 동안에 때로는 욕심을 일으킨 기억이 있는가고 물었을 뿐이다.' 이 때에 마하 목건련은 말했다. '어진 이 아난다여, 빨리 대답하라. 아난다여, 그대는 높은 장로에게 갈랙질하지 말라'고. 이에 아난다는 '존자 사리불이여, 내가 부처님을 모셔온 지 25년 동안에 처음부터 욕심을 일으킨 기억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부처님을 향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또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에 대해서도 또한 그러했기 때문입니다.'고 대답하였다. 만일 아난다가 이런 말을 하였다면, 이것은 그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다시 어느 때에 세존께서는 왕사성에 노닐으시면서 암산 속에 계시었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너는 누울 때에는 사자 눕는 법과 같이 하라."

아난다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짐승의 왕 사자의 눕는 법은 어떠하나이까."

"아난다야, 짐승의 왕 사자는 낮에는 먹이를 위하여 다니고, 다니다가는 굴에 들어간다. 만일 자고자 할 때에는 발은 포개고 꼬리는 펴서 뒤에 두며, 오른쪽으로 눕는다.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는 제 몸을 돌아본다. 만일 짐승의 왕 사자가 몸이 바르지 못한 것을 보면, 곧 언짢아 하고, 그 몸이 모두 바른 것을 보면 곧 기뻐한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굴을 나오면 여러 번 웅얼거리고, 웅얼거린 뒤에는 그 몸을 살펴보며, 몸을 살펴본 뒤에는 사방을 바라보고, 사방을 바라본 뒤에는 두세 번 외치며, 두세 번 외친 뒤에는 먹이를 구하러 간다. 짐승의 왕 사자의 눕는 법은 이와 같다."

"세존이시여, 짐승의 왕 사자의 눕는 법이 그와 같다면, 비구의 눕는 법은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하나이까."

"아난다야, 만일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려면,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밥을 빌 때에는 몸을 잘 보호해 가지고 모든 근을 거두어 지키며, 바른 생각에 꼭 선다. 그가 촌읍에서 밥을 빈 뒤에는 가사와 바루를 거두어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일없는 곳>으로 간다. 나무 밑이나 빈 집 속으로 가고, 혹은 거닐거나 좌선하여 마음 속의 모든 장애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다. 낮에는 거닐거나 좌선하여 마음 속의 모든 장애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 뒤에, 다시 초야에도 거닐거나 좌선하여 마음 속의 모든 장애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다. 초야에 거닐거나 좌선하여 마음 속의 모든 장애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 뒤, 중야(中夜)에는 방에 들어가 눕는다. 울다라승을 네 겹으로 접어 평상에 펴고, 승가리를 접어 베개를 만들어, 오른쪽으로 누워 발을 포개고, 뜻은 명상·바른 생각·바른 지혜·항념기상(恒念起想)에 매어 둔다. 그는 후야에는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거닐거나 좌선하여 마음 속의 장애되는 법을 깨끗이 버린다. 이런 것이 비구의 사자 눕는 법이니라."

존자 아난다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런 것이 비구의 사자 눕는 법이옵니다."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세존은 내게 사자를 비유하시어 눕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 뒤로는 다시는 왼쪽으로 눕지 않았다.' 만일 존자 아난다가 이런 말을 하였다면, 이것은 그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다시 어느 때에 세존께서는 쿠시나가라성에 노닐으시면서 우파봤타나라는 역사(力士)의 사알라 숲속에 계시었다. 그 때 세존은 최후로 <반열반>에 드시려 할 때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너는 두 사알라나무 사이에 나를 위해 북쪽으로 머리하고 자리를 펴라. 나는 중야에 <반열반>에 들 것이다."

존자 아난다는 여래의 분부대로 곧 쌍수로 가서 쌍수 사이에다 여래를 위해 북쪽으로 머리하고 자리를 폈다. 자리를 편 뒤에 다시 부처님께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여래를 위하여 쌍수 사이에다 북쪽으로 머리하고 자리를 폈나이다. 세존께서는 마땅히 때를 아소서."

이에 세존께서는 존자 아난다를 데리고 쌍수 사이에 이르러 울다라승을 네 겹으로 접어 평상 위에 펴고, 승가리를 접어 베개로 만들고, 오른쪽으로 누워 발을 포개시었다. 최후로 반열반에 드시려 할 때, 아난다는 총채를 잡고 부처님 곁에 서서 손으로 눈물을 닦으면서 '지금까지는 여러 곳의 비구들이 세존께 와서 뵈옵고 공양하고, 예로써 섬기고자 하면, 다 언제든지 와서 세존을 뵈옵고 공양하고, 예로써 섬길 수 있었다. 만일 세존께서 반열반하셨다는 말을 들은 뒤에는, 다시 와서 세존을 뵈옵고 공양하고, 예로써 섬길 수 없을 것이다. 나도 또한 언제든지 부처님을 뵈옵고 공양하고, 예로써 섬길 수 없을 것이다.'고 생각하였다. 이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물으시었다.

"아난다는 지금 어디 있느냐."

비구들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존자 아난다는 총채를 잡고 부처님 곁에 서서 손으로 눈물을 닦으면서 '지금까지는 여러 곳의 비구들이 세존께 와서 뵈옵고 공양하고, 예로써 섬기고자 하면 다 언제든지 와서 세존을 뵈옵고 공양하고 예로써 섬길 수가 있었다. 만일 세존께서 반열반하셨다는 말을 들은 뒤에는, 다시는 와서 세존을 뵈옵고 공양하고, 예로써 섬길 수 없을 것이다. 나도 또한 언제든지 부처님을 뵈옵고 공양하고, 예로써 섬길 수 없을 것이다.'고 생각하고 있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너는 울지 말라. 또한 슬퍼하지도 말라. 왜냐하면 아난다야, 너는 나를 모시면서 몸의 행도 착하였고 입과 뜻의 행도 착하였다. 처음부터 두 마음이 없어 안락하기 한량이 없다. 아난다야, 비록 과거에 모든 여래·무소착·등정각을 모신 사람이 있었더라도 너보다 나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만일 미래에 모든 여래·무소착·등정각을 모실 사람이 있더라도 또한 너보다 낫지 못할 것이다. 아난다야, 이제 나 현재의 여래·무소착·등정각을 모시는 사람이 있더라도 또한 너보다 낫지는 못할 것이다. 아난다야, 너는 때를 잘 알고 때를 잘 분별한다. '지금은 내가 여래를 가서 뵈올 때다. 지금은 내가 여래를 가서 뵈올 때가 아니다. 지금은 비구와 비구니들이 여래를 가서 뵈올 때다. 지금은 비구·비구니들이 여래를 가서 뵈올 때가 아니다. 지금은 우바새·우바이들이 여래를 가서 뵈올 때다. 지금은 우바새·우바이들이 여래를 가서 뵈올 때가 아니다. 지금은 많은 이학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여래를 가서 뵈올 때다. 지금은 많은 이학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여래를 가 뵈올 때가 아니다. 이 많은 이학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여래와 함께 이야기할 수가 있다. 이 많은 이학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여래와 함께 이야기할 수가 없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여래께서는 안온하고 요익하게 된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여래께서는 안온하고 요익하게 될 수 없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여래께서는 변재로 설법할 수 있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여래께서는 변재로 설법할 수 없다'고.

다시 아난다야, 너는 비록 <타심지(他心知)>는 없으나, 여래가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미리 남을 위하여 설법하고, 오늘 여래의 행은 어떠하며, 어떻게 현재에 즐거이 사시고 자세하고 분명하여 말하는 것과 같아서 다름이 없는 것을 안다."

이에 세존께서는 아난다로 하여금 기뻐하게 하고자 하여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전륜성왕은 4미증유의 법을 얻었다. 어떤 것이 4인가. 크샤트리야는 전륜성왕을 가서 보고, 만일 잠자코 있을 때면 보기만 하고 기뻐하고, 만일 말할 때면 듣고는 기뻐한다. 범지·거사·사문들도 전륜성왕을 가서 보고, 만일 잠자코 있을 때면 보기만 하고 기뻐하고, 만일 말하고 있을 때면 듣고는 기뻐한다. 아난다도 이와 같이 4미증유의 법을 얻었다. 어떤 것이 4인가. 비구들이 가서 아난다를 보고, 만일 잠자코 있을 때면 보기만 하고 기뻐하고, 말할 때면 듣고는 기뻐한다. 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도 아난다를 보고, 만일 잠자코 있을 때면 보기만 하고 기뻐하고, 말하고 있을 때면 듣고는 기뻐한다. 다시 아난다는 대중을 위하여 설법함에 있어서 4미증유의 법이 있다. 어떤 것이 4인가. 아난다 비구는 비구들을 위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설법하고 예사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 비구들도 또한 '존자 아난다는 항상 설법하여 중지하지 않았으면'하고 생각한다. 저 비구들은 아난다의 설법을 듣고 언제나 싫증을 내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끝내 잠자코 있다. 그는 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을 위하여도 지극한 마음으로 설법하고 예사로 하지 않는다. 우바새들도 또한 '존자 아난다는 항상 설법하여 중지하지 않았으면'하고 생각한다. 우바이들도 존자 아난다의 설법을 듣고 언제나 싫증을 내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끝내 잠자코 있다."

다시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신 지 오래지 않아 존자 아난다는 금강에 노닐면서 금강촌에 머물러 있었다. 이 때에 그는 한량이 없는 백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설법하고 있었다. 존자 금강자는 이 때 대중 가운데 있었다. 금강자는 가만히 이렇게 생각했다. '이 존자 아난다는 원래 학인으로서 아직 욕심을 떠나지 못했는가. 나는 이제 여기상정에 들어 여기상정으로써 그의 마음을 관찰해 보리라.' 이에 존자 금강자는 곧 여기상정에 들어, 여기상정으로써 아난다의 마음을 관찰하였다. 금강자는 곧, 아난다는 원래 학인으로서 아직 욕심을 떠나지 못한 것을 알았다. 이에 금강자는 삼매에서 일어나 아난다를 향하여 게송으로 말했다.

 

산 숲속에서 고요히 생각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열반>에 들게 하네

고오타마의 선은 어지러움이 없어

오래지 않아 그 자취를 쉬리라

 

이 때에 존자 아난다는 금강자의 가르침을 받고 대중을 떠나, 혼자 행하되 부지런히 힘써 어지러움이 없었다. 그러나, 족성자들이 한 것과 같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신심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웠으므로 마침내 위없는 범행을 마치었다. 그는 곧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원만히 노닐었다. 생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았다. 존자 아난다는 법을 안 뒤에 끝내는 아라한이 되었다. 아난다는 '여러분, 나는 평상 위에 앉아 머리를 숙여 미처 베개에 닿기 전에, 문득 일체의 번뇌를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고 말하였다. 만일 그가 이런 말을 하였다면, 이것은 그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존자 아난다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나는 틀림없이 가부를 맺고 앉아 <반열반>에 들리라.' 그는 곧 가부를 맺고 앉아 반열반에 들었다. 만일 그가 가부를 맺고 앉아 반열반에 들었다면, 이것은 그의 미증유의 법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4 박구라경(薄拘羅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오래지 않아 존자 박쿨라는 왕사성에 노닐면서 죽림 칼란다카동산에 있었다. 그 때에 어떤 이학이 있었는데, 그는 존자 박쿨라가 출가하기 전의 친한 벗이었다. 그는 오후에 천천히 거닐어 존자 박쿨라에게 나아가 서로 문안 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이학은 말하였다.

"어진 이 박쿨라여, 나는 물을 일이 있는데 들어 주겠는가."

"이학이여, 너 묻고 싶으면 물으라. 내가 듣고 생각해 보리라."

"어진 이 박쿨라여, 그대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얼마나 되는가."

"이학이여, 나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80년이다."

"어진 이 박쿨라여, 그대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80년 동안에 혹시 음욕을 행한 기억이 있는가."

존자 박쿨라는 이학에게 말했다.

"그대는 그렇게 묻지 말고 다시 달리 물으라. '어진 이 박쿨라여, 너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80년 동안에 혹 욕상(欲想)을 일으킨 기억이 있는가'고. 이학이여, 그대는 마땅히 이렇게 물어야 하리라."

이에 이학은 곧 그렇게 물었다.

"나는 이제 다시 어진 이 박쿨라에게 묻노라. 그대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80년 동안에 혹 욕상을 일으킨 기억이 있는가."

이에 존자 박쿨라는 이 이학의 물음으로 인해 곧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나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80년이다. 그러나, 이로써 뽐낼 생각은 조금도 없다.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80년이다. 그러나, 아직 한번도 욕상이 없었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말한다. '여러분, 나는 분소의를 입은 지 80년이다. 그러나 이로써 뽐낼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분소의를 가진 지 80년이다. 그러나, 아직 거사의 옷을 받은 기억이 없고, 아직 한 번도 끊어서 옷을 만들지 않았으며, 아직 한 번도 다른 비구를 시켜 옷을 만들지 않았고, 아직 한번도 바늘을 가지고 옷을 꿰매지 않았으며, 아직 한 번도 바늘을 가지고 주머니를 깁거나 내지 한 바늘도 뜨지 않았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걸식한 지 80년이다. 그러나, 이로써 뽐낼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걸식한 지 80년이다. 그러나, 아직 한 번도 거사의 청을 받은 기억이 없고, 아직 한 번도 차례를 넘어 걸식하지 않았으며, 아직 한 번도 큰 집으로 가서 걸식하여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지극히 깨끗하고 맛나며, 풍성한 음식을 탐하지 않았고, 아직 한 번도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않았으며, 아직 한 번도 비구니 방에 들어간 기억이 없고, 아직 한 번도 비구니와 서로 문안한 기억이 없으며, 내지 길에서도 서로 말하지 않았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80년이다. 그러나, 아직 한 번도 사미를 기른 기억이 없고, 아직 한 번도 속인을 위하여 설법한 기억이 없으며, 내지 4구의 송(頌)도 또한 그를 위하여 말한 기억이 없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이 바른 법률 안에서 도를 배운지 80년이다. 그러나, 아직 한 번도 앓거나 내지 잠깐 동안 두통 난 일도 없었고, 아직 한 번도 약이나 내지 한 조각 하리타키를 먹은 기억이 없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가부를 맺고 앉은 지 80년 동안에, 아직 한 번도 벽에 기대거나 나무에 기대지 않았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3일 밤 동안에 3달증(達證)을 얻었다'고. 만일 박쿨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다시 박쿨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가부를 맺고 앉아 열반에 들리라'고. 박쿨라는 곧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열반에 든다. 만일 박쿨라가 가부를 맺고 앉아 열반에 든다면 이것은 박쿨라의 미증유의 법이다."

존자 박쿨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그 때에 이학과 많은 비구들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5 아수라경(阿修羅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베란자에 노닐으시면서 황로원에 계시었다. 그 때 파라다 아수라왕과 모리차 아수라 아들은, 얼굴이 의젓하고 환하게 빛나면서 날이 밝으려 할 무렵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물으시었다.

"파라다여, 큰 바다 가운데서는, 아수라는 쇠퇴하는 일이 없다. 아수라의 목숨, 아수라의 빛깔, 아수라의 즐거움, 아수라의 힘에 있어서 모든 아수라들은 큰 바다 가운데를 즐거워하는가."

파라다 아수라왕과 모리차 아수라 아들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우리 큰 바다 가운데서는 모든 아수라는 쇠퇴하는 일이 없나이다. 아수라의 목숨, 아수라의 빛깔, 아수라의 즐거움, 아수라의 힘에 있어서 모든 아수라들은 큰 바다 가운데를 즐거워하나이다."

"파라다여, 큰 바다 가운데에는 몇 가지 미증유의 법이 있어, 모든 아수라들로 하여금 그것을 본 뒤에는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는가."

"세존이시여, 우리 큰 바다 가운데에는 여덟 가지 미증유의 법이 있어, 모든 아수라들로 하여금 그것을 본 뒤에는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나이다. 어떤 것이 여덟인가.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둘레는 점점 넓어져, 고르고 편편하며, 위는 언덕이 되고 물은 항상 가득 차서 일찍 흘러나온 적이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가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둘레는 점점 넓어져 고르고 편편하며, 위는 언덕이 되고 물은 항상 가득 차서 일찍 흘러나온 적이 없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첫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 하나이다. 다시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그 조수가 일찍 때를 어긴 적이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 조수가 일찍 때를 어긴 적이 없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둘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나이다.

다시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그 물이 매우 깊어 밑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가 매우 깊어 밑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셋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나이다. 다시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그 물이 짜서 다 한 맛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 큰 바닷물이 짜서 다 한 맛이라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넷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나이다. 다시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그 가운데 많은 보배가 있어, 한량이 없이 귀하고 이상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나이다. 그 보배 이름은 금·은·수정·유리·마니·진주·벽옥·백가·나벽·산호·호박·마노·독모·적석·선주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 가운데 많은 보배가 있어, 한량이 없이 귀하고 이상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고, 그 보배 이름은 금·은·수정·유리·마니·진주·벽옥·백가·나벽·산호·호박·마노·독모·적석·선주라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다섯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나이다.

다시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그 가운데 큰 신들이 살고 있나이다. 그 큰 신의 이름은 아수라·간답바·라카사고기·마카라·거북·악어·바류니·티미·티밍갈라·티미아밍갈라입니다. 다시 큰 바다 가운데는 참으로 기특하여, 중생의 몸은 1백 요오자나도 되고, 2백 요오자나·3백 요오자나 내지 7백 요오자나나 되는 것도 있어, 다 바다 가운데서 사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큰 바다 가운데 큰 신들이 살고, 그 이름은 곧 아수라·간답바·라카사고기·마카라·거북·악어·바류니·티미·티밍갈라·티미아밍갈라요, 다시 큰 바다 가운데는 참으로 기특하여, 중생의 몸은 1백 요오자나도 되고, 2백 요오자나·3백 요오자나 내지 7백 요오자나나 되는 것도 있어, 다 바다 가운데서 산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여섯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나이다. 다시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맑고 깨끗하여 송장을 받지 않나이다. 만일에 송장이 있으면 밤새껏 바람이 불어 곧 언덕 위로 밀어 붙이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가 맑고 깨끗하여 송장을 받지않고, 송장이 있으면 밤새껏 바람이 불어 곧 언덕 위로 밀어 붙인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일곱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나이다. 다시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잠부드비이파 가운데 5대하(大河)가 있나이다. 1은 항하요, 2는 야무나요, 3은 사라부요, 4는 아치라바티요, 5는 마히인데, 다 큰 바다로 들어가나이다. 이미 바다로 들어간 뒤에는 각각 본 이름을 버리고 모두 <큰 바다>라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가, 잠부드비이파 가운데 있는 5대하 곧 1은 항하요, 2는 야무나요, 3은 사라부요, 4는 아치라바티요, 5는 마히인데, 다 큰 바다로 들어가고, 이미 바다로 들어간 뒤에는 각각 본 이름을 버리고 모두 <큰 바다>라 이름한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여덟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바른 법률 안에는 몇 가지 미증유의 법이 있어,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대답하시었다.

"파라다여, 우리 바른 법률 안에도 또한 여덟 가지 미증유의 법이 있어,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8인가. 파라다여, 큰 바다는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둘레는 점점 넓어져 고르고 편편하며, 위는 언덕이 되고 물은 항상 가득 차서 일찍 흘러나온 적이 없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 점점 행하고 점점 배우며, 점점 끊고 점점 가르친다. 파라다여, 만일 바른 법률 안에서 점점 행하고 점점 배우며, 점점 끊고, 점점 가르친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첫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겁게 하느니라.

다시 파라다여, 큰 바다는 그 조수가 일찍 때를 어긴 적이 없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위하여 금계를 만들고, 모든 족성자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계를 범하지 않느니라. 파라다여, 만일 바른 법률이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위하여 금계를 만들고, 모든 족성자가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계를 범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둘째 미증유 법으로써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겁게 하느니라.

다시 파라다여, <큰 바다>는 그 물이 매우 깊어 밑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는 것과 같이, 우리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든 법은 매우 깊고 매우 깊어, 밑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느니라. 파라다여, 만일 바른 법률의 모든 법이 매우 깊고 깊어, 밑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셋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느니라.

다시 파라다여, 큰 바다는 그 물이 짜서 다 한 맛인 것과 같이, 우리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욕심이 없는 것으로 맛을 삼나니, 깨침의 맛과 쉼의 맛과 도의 맛이니라. 파라다여, 만일 바른 법륜이 욕심이 없는 것으로 맛을 삼아, 깨침의 맛과 쉼의 맛과 도의 맛이라면, 이것은 바른 법률의 넷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느니라.

다시 파라다여, 큰 바다 가운데에는 많은 보배가 있어, 한량이 없이 귀하고 이상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고, 보배 이름은 금·은·수정·유리·마니·진주·벽옥·백가·나벽·산호·호박·마노·독모·적석·선주인 것과 같이, 파라다여, 우리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한량이 없이 귀하고 이상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다. 그 보배 이름은 사염처·사정근·사여의족·오근·오력·칠각지·팔정도이니라. 파라다여, 만일 바른 법률에 많은 보배가 있어, 한량이 없이, 귀하고 이상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고, 그 보배 이름은 사염처·사정근·사여의족·오근·오력·칠각지·팔정도이라면, 이것은 바른 법률의 다섯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느니라. 다시 파라다여, 큰 바다는 그 가운데 큰 신들이 살고있어, 그 큰 신들의 이름은 곧 아수라·간답바·라카사고기·마카라·거북·악어·바류니·티미·티밍갈라·티미아밍갈라인 것과 같이, 다시 큰 바다 가운데는 참으로 기특하여 중생의 몸은 1백 요오자나도 되고, 2백 요오자나, 3백 요오자나 내지 7백 요오자나 되는 것도 있어, 다 바다 가운데서 사는 것 같이, 우리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성중의 큰 신들이 다 그 가운데서 산다. 그 신들의 이름은 곧 아라하향·아라한 아나함향·아나함·사다함향·사다함·수다원향·수다원이니라. 파라다여, 만일 우리 바른 법률 가운데 성중의 큰 신들이 다 그 가운데 살고, 그 큰 신들의 이름은 곧 아라한향·아라한·아나함향·아나함·사다함향·사다함·수다원향·수다원이라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여섯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느니라. 다시 파라다여, 큰 바다는 맑고 깨끗하여 송장을 받지 않고, 만일 송장이 있으면 밤새껏 바람이 불어 곧 언덕 위에 밀어 붙이는 것과 같이, 파라다여, 우리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성중은 맑고 깨끗하여 송장을 받지 않는다. 만일 정진하지 않는 사람이 악을 행하여, 범행이 아니면서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면, 그는 비록 성중을 따라 그 가운데 있더라도 그는 성중과 거리가 멀고 성중도 또한 그와 거리가 멀다. 파라다여, 만일 우리 바른 법률 가운데 성중이 맑고 깨끗하여 송장을 받지 않아, 만일 정진하지 않는 사람이 악을 행하여, 범행이 아니면서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면, 그는 비록 성중을 따라 그 가운데 있더라도 그는 성중과 거리가 멀고 성중도 또한 그와 거리가 멀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일곱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느니라.

다시 파라다여, 큰 바다의 잠부드비파 가운데에는 5대하가 있어, 1은 항하요, 2는 야무나요, 3은 사라부요, 4는 아치라바티요, 5는 마히인데, 다 큰 바다로 들어가고, 이미 들어간 뒤에는 각각 본 이름을 버리고 모두 <큰 바다>라 하는 것과 같이, 우리 바른 법도 또한 그와 같아서, 크샤트리야의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그는 본 이름을 버리고 다 같이 <사문>이라 하며, 범지종·거사종·공사종의 족성자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그들은 본 이름을 버리고 다 같이 <사문>이라 한다. 파라다여, 만일 우리 바른 법률 가운데 크샤트리야의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그는 본 이름을 버리고 다 같이 <사문>이라 하며, 범지종·거사종·공사종의 족성자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그들은 본 이름을 버리고 다 같이 사문이라 한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률의 여덟째 미증유의 법으로써, 모든 비구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느니라.

파라다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우리의 바른 법률에 여덟 가지 미증유의 법이 있고, 너희들의 큰 바다에 여덟 가지 미증유의 법이 있다면, 이 두 가지 미증유의 법에서 어느 것이 위되고 나으며, 묘하고 으뜸이 되겠느냐."

파라다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우리 큰 바다의 여덟 가지 미증유의 법은, 여래의 여덟 가지 미증유의 법에 미치지 못하기 천 배나 만 배나 되어 견줄 수도 없고 비유할 수도 없으며, 일컬을 수도 없고 셀 수도 없나이다. 다만 세존의 여덟 가지 미증유의 법이 위되고 나으며, 묘하고 으뜸이 되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스스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에게 귀의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받아들여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저는 지금부터 귀의하여 목숨을 마칠 때까지 이르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파라다 아수라왕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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