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11권
58. 칠보경(七寶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전륜왕이 세상에 나올 때에는 마땅히 알라. 곧 7보(寶)가 세상에 나올 것이다. 어떤 것이 7인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 등이다. 이와 같이 여래·무소착·등정각이 세상에 나올 때에도 또한 칠각지보가 세상에 나올 것이다. 어떤 것을 7이라 하는가. 염각지보(念覺支寶)·택법각지(擇法覺支)·정진각지(精進覺支)·희각지(喜覺支)·식각지(息覺支)·정각지(定覺支)·사각지보(捨覺支寶) 등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59 삼십이상경(三十二相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은 점심을 먹은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함께 이런 일을 이야기하였다.
"여러분,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대인(大人)이 32상(相)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곳이 있다. 이것은 진실하여 허망한 것이 아니다.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종(種)의 군사가 있어 천하를 거느리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의 왕으로서 7보(寶)를 성취한다. 그 7보(寶)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 등이다. 아들 천 명을 두어, 그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내지 큰 바다를 모두 거느릴 때에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무소착·등정각이 되어, 이름은 퍼져 시방에 두루 할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연좌에 계시면서, 사람의 귀를 뛰어나는 하늘귀로써 비구들이 점심을 먹고 강당에 모여 앉아, 함께 이런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시었다.
세존은 해질녘에야 연좌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 앉으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물으시었다.
"너희들은 오늘 무슨 일을 이야기하면서 강당에 모여 앉아 있었느냐."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강당에 모여 앉아 이런 일을 이야기 하였나이다. '여러분,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대인은 32상(相)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곳이 있다. 이것은 진실하여 허망한 것이 아니다.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종(種)의 군사가 있어 천하를 거느리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의 왕으로서 7보(寶)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寶)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이니, 이것을 7이라 한다. 아들 천 명을 두어,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 받을 것이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큰 바다를 죄다 거느릴 때에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무소착·등정각이 되어, 이름은 퍼져 시방에 두루 할 것이다.'라고.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런 일을 이야기 하느라고 강당에 모여 앉았었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여래에게서 32상(相)을 듣고자 하느냐. 곧 대인의 성취하는 곳은 반드시 두 곳이 있나니, 이것은 진실하여 허망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종(種)의 군사가 있어 천하를 거느리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의 왕으로서 7보(寶)를 성취하느니라. 그 7보(寶)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이니, 이것을 7이라 한다. 아들 천 명을 두어,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내지 큰 바다를 모두 거느릴 때에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하느니라.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무소착·등정각이 되어, 이름이 퍼져 시방에 두루 하느니라."
때에 비구들은 이 말씀을 듣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선서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만일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32상(相)을 말씀하시면, 비구들은 그것을 듣고 잘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시었다.
"비구들이여, 자세히 듣고 그것을 잘 기억하여라.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널리 분별하여 말하리라."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대인은 발바닥이 판판하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大人相)이라 한다. 대인은 발바닥에 바퀴같은 무늬가 있고,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두루 갖추었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발가락이 가늘고 길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발 둘레가 바르고 곧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발꿈치 양쪽이 편편하고 꽉찼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두 복사뼈가 꽉찼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 털이 위로 향해 있다. 이를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마다 얇은 막이 있어 마치 기러기의 발과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손과 발이 극히 아름답고 부드럽고 연하기가 마치 도라화와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살과 피부가 부드럽고 코와 티끌 물이 붙지 않는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하나하나의 털이다. 하나하나의 털이란 몸 한구멍에 한 털이 나서 빛은 검푸르고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았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장딴지가 마치 사슴 장딴지와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음이 감추어진 것이 마치 말의 그것과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 모양이 둥글고 좋은 것이, 마치 니그로다나무와 같이 위 아래가 둥글어 서로 알맞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이 굽지 않다. 몸이 굽지 않다는 것은 꼿꼿이 서서 팔을 펴면 손은 그 무릎을 만질 수 있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이 황금색으로써 자마금과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의 7처(處)가 풍만하다. 7처(處)가 풍만하다는 것은 두 손바닥·두 발바닥·두 어깨 및 목이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그 윗몸이 커서 마치 사자와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뺨이 사자와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등이 편편하고 곧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두 어깨가 위로 목에 이어, 두둑하고 편편하고 풍만하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이가 40개요, 이가 고르고 이가 성글지 않고, 이가 희고 환하여 맛난 것을 맛본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목소리가 범음처럼 사랑할 만하고, 그 음성은 마치 가릉빙가와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혀가 넓고 길다. 혀가 넓고 길다는 것은 혀가 입에서 나와 온 얼굴을 두루 덮는다는 말이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눈물 받는 곳이 꽉 차서 마치 소의 그것과 같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눈동자가 검푸르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정수리에 육계가 있어, 둥글어 알맞고, 털은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았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두 눈썹 사이에 털이 나서, 깨끗하고 희고 오른쪽으로 돌았다.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대인은 이 32상(相)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곳이 있다. 이것은 진실하여 허망한 것이 아니다.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종(種)의 군사가 있어 천하를 거느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의 왕으로서 7보(寶)를 성취하느니라. 그 7보(寶)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이니, 이것을 7이라 한다. 아들은 천 명을 두어,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내지 큰 바다를 다 거느릴 때에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하느니라. 그리고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무소착·등정각이 되어, 이름이 퍼져 시방에 두루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0.사주경(四洲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난다는 고요한 곳에 앉아 생각하였다. '세상 사람은 너무나 적구나. 능히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는 자 적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 적구나. 세상 사람으로서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구나.' 아난다는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고요한 곳에 앉아 생각하였나이다. '세상 사람은 너무나 적구나. 능히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는 자 적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 적구나. 세상 사람으로서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구나.'고 생각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렇고 그렇다. 세상 사람은 너무도 적으니라. 능히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는 자 적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 적으니라. 세상 사람으로서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고, 욕심을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려우니라. 아난다야, 세상 사람으로서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지극히 얻기 어려우니라. 아난다야, 다만 세상 사람은 너무도 많고 너무도 많구나.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없고, 욕심을 여의려 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치는구나. 무슨 까닭인가. 아난다야, 옛날에 정생이라는 왕이 있었다.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종(種)의 군사가 있어 천하를 거느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의 왕으로서 7보(寶)를 갖추었다. 그 7보(寶)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 등이다. 아들 천 명을 두어, 얼굴은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 받았었다. 그는 반드시 일체의 땅과 내지 큰 바다를 모두 거느릴 때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하였을 것이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곧 '나는 잠부주를 가졌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을 두었다. 나는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뿌려 그것이 쌓여 무릎까지 오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 곧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뿌려 그것이 쌓여 무릎까지 오게 하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다시 '나는 잠부주를 가졌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을 두었으며,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뿌려, 그것이 쌓여 무릎까지 오게 하였다. 나는 일찍 옛 사람에게 들은 것을 기억한다. 서방에는 고야니라는 주가 있어,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고 들었다. 나는 이제 고야니주를 가 보고 그것을 다스리리라.'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 곧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다. 4종(種)의 군사들도 허공을 타고 갔다. 아난다야, 그 전생왕은 곧 떠나 고야니주에 이르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거기서 머무르면서 한량이 없는 백천 세 동안 고야니주를 다스렸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다시 '나는 잠부주를 가졌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을 두었으며,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을 뿌려 그것이 쌓여 무릎까지 오게 하였고, 나는 다시 고야니주를 가졌다. 그런데, 나는 다시 일찍 옛사람에게서 동방에는 풉바비데하라는 주가 있어,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고 들었다. 나는 이제 풉바비데하주를 가 보고 그것을 다스리리라.'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 곧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다. 또 4종(種)의 군사도 허공을 타고 갔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곧 떠나서 풉바비데하주에 이르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거기서 머무르면서 천만 세 동안 풉바비데하주를 다스렸느니라.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다시 '나는 잠부주를 가졌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을 두었으며, 또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뿌려, 그것이 쌓여 무릎까지 오게 하였고, 나는 다시 풉바비데하주를 가졌다. 그런데, 나는 다시 일찍 옛사람에게서 북방에는 웃타라라는 주가 있어,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고, 거기는 비록 <남>이다 <나>다 하는 생각이 없고, 또한 받는 바도 없다고 하지마는, 나는 이제 웃타라주를 가 보고 그것을 다스리고, 또 모든 권속을 거느리리라.'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 곧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다. 또 4종(種)의 군사도 허공을 타고 갔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멀리서 평지의 허연 것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웃타라의 평지의 허연 것을 보는가.'
모든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보나이다, 천왕이여.'
'그대들은 아는가. 저것은 웃타라 사람들의 자연의 멥쌀로써 웃타라 사람들이 항상 먹는 것이다. 그대들도 또한 저것을 먹으리라.'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다시 멀리서 웃타라주 가운데 몇 가지 나무들이, 여러 가지 비단 빛으로써 깨끗하고 묘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난간 뒤안에 있는 것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웃타라주 가운데에 몇 가지 나무들이, 여러 가지 비단 빛으로 깨끗하고 묘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난간 뒤안에 있는 것을 보는가.'
'보나이다, 천왕이여.'
'그대들은 아는가. 저것은 웃타라 사람들의 옷나무로서 웃타라 사람들은 저 옷을 입는다. 그대들도 또한 저것을 입으리라.'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곧 웃타라주에 이르러 그 곳에 머무르면서 한량이 없는 백천 세 동안 웃타라주를 다스렸느니라.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다시 '나는 잠부주를 가졌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을 두었으며, 또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뿌려 그것이 쌓여 무릎까지 오게 하였다. 나는 다시 고야니주를 가졌고, 또한 풉바비데하주를 가졌으며, 또한 웃타라주를 가졌다. 그런데, 나는 다시 일찍 옛사람에게서 33천이라는 하늘이 있다고 들었다. 나는 이제 33천을 가 보리라.'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 곧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가고, 또 4종(種)의 군사는 햇빛을 향하여 갔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멀리서 33천 중에 있는 수미산 위가 마치 큰 구름 같은 것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33천 중에 있는 수미산 위가 마치 큰 구름 같은 것을 보는가.'
'보나이다, 천왕이여.'
'그대들은 아는가. 저것은 33천의 파아릿찻타카나무다. 33천의 천인들은 저 나무 밑에서 살면서 여름 넉달 동안 5욕(欲)을 갖추어 스스로 즐긴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다시 멀리서 33천 중의 수미산 위의 남쪽 가깝게 마치 큰 구름 같은 것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33천 중의 수미산 위의 남쪽 가깝게 큰 구름 같은 것을 보는가.'
'보나이다, 천왕이여.'
'그대들은 아는가. 저것은 33천의 정법당(正法堂)이다. 33천의 천인들은 이 당 안에서 8일·14일·15일에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해 법을 생각하고 이치를 생각한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곧 33천으로 갔다. 33천에 가자, 곧 법당으로 들어갔다. 이 때 제석천은 곧 정생왕에게 반 자리를 주어 앉게 하여 정생왕은 곧 제석천의 반 자리에 앉았다. 이에 정생왕과 제석천은 조금도 차별이 없었으니, 광명과 광명도 다름이 없고 빛깔과 빛깔도 다름이 없으며, 얼굴과 얼굴도 다름이 없고, 위의와 예절과 또 의복도 또한 다름이 없었는데, 오직 눈 깜짝임만이 다를 뿐이었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은 뒷날에 그 욕망이 자꾸 커지자, 다시 '나는 잠부주를 가졌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을 두었으며, 또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뿌려 그것이 쌓여 무릎까지 오게 하였다. 나는 다시 고야니주를 가졌고, 또 풉바비데하주를 가졌으며, 또한 웃타라주를 가졌다. 나는 또 33천의 구름처럼 모인 큰 모임을 보았고, 이미 모든 하늘의 법당에 들어갔으며, 또 제석천이 내게 반 자리를 주어 나는 이미 제석천의 반 자리에 앉게 되었다. 나는 제석과 조금도 차별이 없어 광명과 광명도 다름이 없고 빛깔과 빛깔도 다름이 없었으며, 얼굴과 얼굴도 다름이 없고, 위의와 예절과 또 옷도 다름이 없는데, 오직 눈 깜짝이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제석을 몰아내고 반 자리를 빼앗아 천인의 왕이 되어, 스스로 자재하리라.'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그 정생왕이 마침 이런 생각을 내자, 갑자기 떨어져 잠부주에 있으면서 어느새 여의족을 잃고 지극히 중한 병이 생겼다. 장차 목숨이 끝나려 할 때 모든 신하들은 정생왕에게 가서 사뢰었다.
'천왕이여, 만일 바라문·거사 및 신하나 백성들이 우리에게 와서 정생왕은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고 묻는다면 천왕이여, 우리들은 어떻게 그 바라문·거사 및 신하나 백성들에게 대답하여야 하리이까.'
때에 정생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바라문·거사 및 신하나 백성들이 그대들에게 와서 정생왕은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고 묻거든, 그대들은 정생왕은 잠부주를 얻었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다. 정생왕은 7보(寶)를 얻었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고, 아들 천 명을 두었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다. 정생왕은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뿌렸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다. 정생왕은 고야니주를 얻었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다. 정생왕은 풉바비데하주를 얻었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다. 정생왕은 웃타라주를 얻었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다. 정생왕은 모든 천인들의 모임을 보았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다. 정생왕은 5욕(欲)의 쾌락 곧 빛깔·소리·냄새·맛·촉감을 두루 갖추었지마는 뜻에 차지 않아 죽었다고 대답하라. 만일 바라문·거사 및 신하나 백성들이 그대들에게 와서 정생왕은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고 묻거든, 그대들은 이렇게 대답하라.'고 말하였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하늘이 묘한 보배 비처럼 내리어도
욕심이 많은 자는 만족하지 않누나
욕심이란 괴로울 뿐 즐거움 없나니
슬기로운 사람들 마땅히 알라
비록 황금을 얻어 쌓아
설산과 같다 한들
그 어느 하나에도 만족 없나니
슬기로운 사람들 이렇게 생각하라
하늘의 묘한 오욕(五欲) 얻을지라도
이 오욕을 즐거워하지 않고
애욕과 욕심 끊어 집착하지 않으면
그 사람 등정각의 제자이니라
다시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옛날의 정생왕을 너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을 가지지 말라. 마땅히 알라. 그는 곧 지금의 나이니라. 나는 그 때에 스스로 요익하고 남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느니라. 그 때에는 법을 설하여 완성하지 못하고 백정(白淨)을 완성하지 못하였으며, 범행을 구경하지 못하고 범행을 완성하지 못한 채 말았느니라. 그 때에는 남과 늙음과 병과 죽음과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떠나지 못하고, 또한 아직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날 수 없었느니라. 아난다야, 나는 이제 세상에 나와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부른다. 나는 이제는 스스로 요익하고 남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는 법을 설하여 완성하게 되었고 백정을 완성하였으며, 범행을 완성하였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쳤느니라. 나는 이제는 남과 늙음과 병과 죽음과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떠나게 되었고, 나는 이제는 이미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아난다와 여러 비구들은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1 우분유경(牛糞喩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한 비구는 고요한 곳에 앉아 이렇게 생각하였다. '<색(色)>으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을까. 또는 각(覺)·상(想)·행(行)·식(識)으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을까.' 그 비구는 해질녘 연좌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고요한 곳에 앉아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색으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을까. 또는 각·상·행·식으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을까.'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말씀하시었다.
"한 색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으면서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고, 각·상·행·식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으면서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써 존재하는 것은 없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손톱으로 쇠똥을 조금 집어 말씀하시었다.
"비구여, 너는 이제 내가 손톱으로 쇠똥을 조금 집는 것을 보느냐."
"보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여, 이와 같이 조그마한 색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으면서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으며, 각·상·행·식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으면서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비구여, 나는 옛날을 생각하나니, 오랫동안 복을 짓고 복을 지은 뒤에는 길이 즐거움의 갚음을 받았다. 비구여, 나는 옛날에 7년 동안 자심(慈心)을 행하고, 세상이 일곱 번 이룩되고 무너지는 동안에도 이 세상에 오지 않다가, 세상이 무너질 때에는 황욱천에 태어났고, 세상이 이루어질 때에는 공범천의 궁전에 태어나, 그 범천에서 대범천이 되었었다. 다른 곳에서는 천 번을 자재천왕이 되었었고, 서른 여섯 번을 천제석이 되었으며, 또 한량없는 회수로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의 큰 코끼리가 있었다. 좋은 승구(乘具)를 갖추었고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으며, 백주(白珠)로 엮어 덮었으니, 우사하상왕이 우두머리가 되었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의 말이 있었다. 좋은 승구를 갖추었고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으며, 금·은으로 엮어 덮었으니, 모마왕이 우두머리가 되었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의 수레가 있었다. 4종(種)으로 장식하고 온갖 좋은 사자·호랑이·표범의 무늬 있는 가죽으로 장엄하였고, 여러 가지 빛깔로 짜서 된 것으로 장식하였으며, 그것은 지극히 빨랐는데, 낙성차가 우두머리가 되었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그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의 큰 성이 있었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사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쿠사바티 왕성이 우두머리가 되었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의 다락이 있었다. 금·은·유리·수정의 4종(種)의 다락으로써, 정법전이 우두머리가 되었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의 자리가 있었다. 4종(種)의 보배 자리 곧 금·은·유리·수정의 4종(種)의 자리로서, 털담요·털자리를 깔고 여러 가지 비단으로 덮었으며, 비단 속이불·양두안침·카달리미카파바라·팟차타라나가 있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4천의 쌍의(雙衣)·초마의(草麻衣)·금의(金衣)·중의(中衣)·캅파시카·카달리미카파바라들이 있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의 여자가 있었다. 몸에는 광택이 있고 희고 조촐하고 밝고 깨끗하여, 아름다움은 사람에서 뛰어나고 천녀에게는 조금 미치지 못하였으며, 모습은 단정하여 보는 사람은 기뻐하였고, 온갖 보배와 영락의 장식은 두루 갖추었는데, 크샤트리야종 여자 이외에 다른 종족도 한량이 없었느니라. 비구여, 내가 크샤트리야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가지 음식이 밤낮으로 언제나 공급되어, 나를 위해 차려져 내가 먹도록 하였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 가지 음식 가운데에도 한 가지 음식만은 지극히 아름답고 깨끗하며, 한량이 없는 맛이 있었는데, 나는 항상 그것을 먹었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의 여자 가운데에는 오직 크샤트리야 여자가 가장 단정하고 아름다워 항상 나를 받들어 모시었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의 쌍의 가운데에는 한 쌍의가 있었다. 혹은 초마의, 혹은 금의, 혹은 중의, 혹은 캄파나시카, 혹은 카달리미카파바라로서, 나는 항상 그것을 입었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의 자리 가운데에는 한 자리가 있었다. 혹은 금, 혹은 은, 혹은 유리, 혹은 수정으로써, 구루탑 등을 깔고 여러 가지 바단으로 덮고 비단 속이불·양두안침이 있고 카달리미카파발·팟차타라나로써 나는 항상 거기에 누웠었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 다락 가운데에는 한 다락이 있었다. 혹은 금, 혹은 은, 혹은 유리, 혹은 수정으로써 정법전이라 이름하였다. 나는 항상 거기에서 머물렀었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의 큰 성 가운데에는 한 성이 있었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는데, 쿠사바티라 이름하였다. 나는 항상 거기서 살았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의 수레 가운데에는 한 수레가 있었다. 온갖 좋은 사자·호랑이·표범의 무늬 있는 가죽으로 장엄하고, 여러 가지 빛깔로 짜서 된 것으로 장식하였으며, 지극히 빨랐는데, 낙성차라고 이름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가서 동산을 구경하였었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의 말 가운데에는 한 말이 있었다. 몸은 검푸른 빛이요 머리 꼴은 까마귀 같았는데, 모마왕이라 이름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가서 동산을 구경하였었느니라. 비구여, 그 8만 4천의 큰 코끼리 가운데에는 한 코끼리가 있었다. 온 몸은 새하얗고 7지(支)는 모두 바른데 우사하상왕이라 이름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가서 동산을 구경하였느니라.
비구여, 나는 '이것은 어떤 업의 과로써 어떤 업의 갚음이기에, 나로 하여금 오늘 이러한 큰 여타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게 하였는가.'고 생각하였다. 비구여, 나는 다시 '이것은 3업(業)의 결과로써 3업(業)의 갚음이다. 나로 하여금 오늘 이러한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게 한 것이다. 3업(業)이란 1은 보시(布施)요, 2는 조어(調御)요, 3은 수호(守護)다.'라고 생각하였다.
"비구여, 너는 저 일체의 소유가 다 멸하고 여의족도 또한 없어지는 것을 본다. 비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색은 유상(有常)이냐, 무상(無常)이냐."
"무상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이라면 이것은 괴로움인가, 괴로움이 아닌가."
"괴로움이요, 변역(變易)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이요 괴로움이요 변역의 법이라면, 이 많이 아는 성인의 제자로서 혹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와 상대되는 것>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비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각·상·행·식이 유상이냐, 무상이냐."
"무상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이라면 이것은 괴로움이냐, 괴로움이 아니냐."
"괴로움이요, 변역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이요 괴로움이요 변역의 법이라면, 이 많이 아는 성인의 제자로서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와 상대되는 것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므로 비구여, 너는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만일 색이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성글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그 일체는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요, 나는 저와 상대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혜의 관찰로써 그 참 모양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각·상·행·식이, 혹은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성글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가깝거나 멀거나,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내 것>이 아니요 나는 저와 상대되는 것도 아니다.'고 지혜의 관찰로써 그 참뜻을 알아야 하느니라. 비구여, 만일 많이 아는 성인의 제자로서 이렇게 관찰한다면, 그는 색을 싫어하고 각·상·행·식을 싫어할 것이며, 싫어한 뒤에는 곧 욕심이 없을 것이요, 욕심이 없은 뒤에는 곧 해탈할 것이며,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뒤 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아느니라."
이 때에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가진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 비구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은 뒤에 속세를 멀리 떠나, 혼자 있으면서 마음에 게으름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런 뒤에 족성자의 하는 대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웠다. 오로지 위없는 범행만을 바쳐,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뒤 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았다. 이렇게 그 비구는 법을 안 뒤에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2 빈비사라왕영불경(頻裨娑羅王迎佛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에 노닐으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계시었는데, 비구 1천(千)인은 모두 집착이 없는 지진(至眞)으로서 원래는 다 머리를 땋았었다. 일행은 왕사성 밖에 있는 마가다읍으로 갔다. 이때에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은 세존께서 큰 비구들과 함께 마가다국에 노닐으시는데, 비구 1천(千)은 모두 무착·지진으로서 원래는 다 머리를 땋았었고, 일행은 이 왕사성 밖에 있는 마가다읍으로 오시었다는 말을 들었다. 빔비사라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상군·마군·차군·보군 등 4군(軍)을 모은 뒤에, 수없는 무리들과 함께 길이 1요오자나나 되는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갔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멀리서 마가다의 빔비사라왕이 오는 것을 보시고, 곧 길을 피하시어 선조의 니그로다나무 밑으로 가시어 니사단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시었다. 비구들도 또한 그렇게 하였다. 마가다의 빔비사라왕은 부처님께서 멀리 숲 사이에 계시는데, 얼굴이 단정하고 아름다워 마치 별 가운데 달과 같고 빛나고 환하기는 금산과 같으며, 상호는 원만하고 위신(威神)은 의젓하며, 모든 근은 고요하여 장애가 없고, 조어를 성취하여 쉰 마음이 고요한 것을 보고 수레에서 내리었다.
만일 모든 왕족의 크샤트리야들이, 정수리에 물을 쏟아 왕이 되어 대지(大地)를 거느리려면 다섯 가지 의식이 있다. 그것은 칼과 일산과 하늘갓과 구슬자루의 총채와 잘 꾸민 신이다. 그러나, 왕은 일체를 다 물리치고 또 4군(軍)도 물리치고, 걸어서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세 번 자기의 성명을 일컬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마가다국의 왕 세니야 빔비사라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대는 마가다 왕 세니야 빔비사라입니다."
이에 마가다의 세니야 빔비사라왕은 두 번 세 번 자기 성명을 일컬은 뒤에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모든 마가다 사람들은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거나 혹은 부처님께 문안을 드린 뒤 물러나 한쪽에 앉으며,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고, 혹은 멀리서 부처님을 본 뒤에 잠자코 앉기도 하였다. 그 때에 존자 우루벨라카샤파도 대중 가운데 있었다. 존자 우루벨라카샤파는 마가다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는 이른바 대사로서, 집착이 없는 진인이었다. 이에 마가다 사람들은 모두 '사문 고오타마가 우루벨라카샤파를 따라 범행을 배우는가, 우루벨라카샤파가 사문 고오타마를 따라 범행을 배우는가.'고 생각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마가다 사람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곧 존자 우루벨라카샤파를 향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우루벨라여, 어떤 것을 보았기에
불 섬기기를 끊고 이 곳으로 나아왔는가
카샤파여, 나를 위해 말하라
불을 섬기지 않는 그 까닭을
음식의 여러 가지 맛
그 욕심 때문에 불을 섬겼네
생 가운데 더러움 보고
그 때문에 불 섬기기 즐겨하지 않나니
카샤파는 음식의 여러 가지 맛
그것을 마음으로 즐겨하지 않는구나
어찌하여 천인(天人)을 즐겨하지 않는가
카샤파여, 나를 위해 그것을 말하라
고요하고 사라지고 다한 것 보매
하염이 없어 유(有)의 욕심 아니다
다시는 높은 하늘 있을 것 없나니
그 때문에 나는 불을 섬기지 않느니라
세존은 가장 훌륭하시고
세존은 삿된 생각 아니시니라
분명히 알아 모든 법 깨달았네
나는 가장 훌륭한 법 받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카샤파여, 너는 이제 이 대중을 위하여 여의족을 나타내어 이 대중들로 하여금 다 믿음과 즐거움을 얻게 하라."
이에 존자 카샤파는 곧 여기상(如其像)으로 여의족을 받들어 앉은 자리에서 사라져 동방으로부터 나와 허공에 날아 올라 네 가지 위의를 나타내었다. 곧 다니는 것, 서는 것, 앉는 것 ,눕는 것이었다. 다시 다음에는 화정에 들어갔다. 존자는 화정에 들자, 몸에서 청·황·적·백의 여러 가지 불꽃을 내는데, 그 중에는 수정빛도 있었다. 아랫도리에서는 불을 내고 윗몸에서는 물을 내는가 하면 윗몸에서는 불을 내고 아랫도리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남·서·북방으로부터 허공에 날아 올라 4종(種)의 위의를 나타내었다. 다니는 것·서는 것, 앉는 것, 눕는 것이다. 다시 다음에는 화정에 들었다. 존자 카샤파는 화정에 들자, 몸에서 청·황·적·백의 여러 가지 불꽃을 내는데, 그 중에는 수정빛도 있었다. 아랫도리에서는 불을 내고 윗몸에서는 물을 내는가 하면, 윗몸에서는 불을 내고 아랫도리에서는 물을 내었다. 이에 존자 가섭은 여의족을 그친 뒤에 부처님께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제 스승이시고 저는 세존의 제자 입니다. 세존께서는 일체의 지혜가 있고, 저에게는 일체의 지혜가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그렇다 카샤파여, 그렇다 카샤파여, 내게는 일체의 지혜가 있지마는 너에게는 일체의 지혜가 없느니라."
그 때에 우루벨라카샤파는 자기들 사정을 게송으로 말하였다.
옛날 아무것도 몰랐을 때에는
해탈을 위하여 불을 섬겼네
나이는 늙었어도 눈 뜬 장님처럼
사특하여 참 이치 보지 못했네
내 이제 제일의 자취를 보매
위없는 용(龍)의 말하는 바는
하염이 없어 괴로움 벗어나네
그것을 보자 나고 죽음 다하네
모든 마가다 사람들은 이러한 일을 보자, '사문 고오타마는 우루벨라카샤파를 따라 범행을 배우지 않는다. 우루벨라카샤파가 사문 고오타마를 따라 범행을 배운다'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모든 마가다 사람들 마음속의 생각을 아시고 곧 마가다왕 세니야 빔비사라를 위하여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었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써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모든 부처님의 법을 따라 먼저 단정법(端正法)을 말씀하시니, 듣는 사람들은 다 기뻐하였다. 곧 보시를 말씀하시고, 계를 말씀하시고, 천상에 나는 법을 말씀하시었다. 욕심을 재앙이라 나무라시고, 나고 죽는 것을 더러움이라 하시고, 욕심이 없는 것을 칭찬하시어, 묘도품(妙道品)의 백정이라 하시었다. 세존께서는 그 대왕을 위하여 이것을 말씀하시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그의 기뻐하는 마음, 두루 갖춘 마음, 부드럽고 연한 마음, 견디는 마음, 위로 오르는 마음, 한결같은 마음, 의심이 없는 마음, 덮임이 없는 마음이 있고, 재능이 있고 힘이 있어, 바른 법을 감당해 받을 줄을 아시고, 이른바 모든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른 요지(要旨)처럼 곧 그를 위하여 고·집·멸·도를 말씀하시었다.
"대왕이여, 색은 났다가 없어집니다. 당신은 마땅히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각·상·행·식도 났다가 없어집니다. 당신은 마땅히 각·상·행·식도 났다가 없어지는 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마치 큰 비가 내릴 때 물 위의 거품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색이 났다가 없어지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각·상·행·식도 났다가 없어집니다. 당신은 마땅히 각·상·행·식도 났다가 없어지는 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줄을 안다면, 다시 미래의 색을 나지 않게 할 줄을 알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상·행·식이 났다가 없어지는 줄을 안다면, 다시 미래의 각·상·행·식을 나지 않게 할 줄을 알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의 참 모양을 안다면, 곧 색에 집착하지 않고 색을 꾀하지 않으며, 색에 물들지 않고 색에 머무르지 않으며, 색은 이 <나>라고 즐겨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상·행·식의 참 모양을 안다면, 곧 각·상·행·식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꾀하지 않으며, 그것에 물들지 않고 그것에 머무르지 않으며, 그것은 이 <나>라고 즐겨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에 집착하지 않고 색을 꾀하지 않으며, 색에 물들지 않고 색에 머무르지 않으며, 색은 이 <나>라고 즐겨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미래의 색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상·행·식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꾀하지 않으며, 그것에 물들지 않고 그것에 머무르지 않으며, 그것은 이 <나>라고 즐겨하지 않는다면, 곧 다시는 미래의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 족성자가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한이 없는 식적(息寂)을 얻고, 만일 이 5음(陰)을 완전히 버린다면 다시는 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모든 마가다 사람들은 '만일 색이 무상하고 각·상·행·식이 무상하다면, 누가 살고 누가 고락을 받을 것인가.'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곧 마가다 사람들의 마음속을 아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어리석은 범부는 들은 것이 없어 나를 <나>라고 보아 <나>에 집착한다. 그러나, 필경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나니, 나를 비우고 내 것을 비워야 하느니라. 법이 생기면 생기고, 법이 멸하면 멸하여, 다 인연을 따라 모이어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니, 만일 인연이 없으면 모든 괴로움은 곧 멸하느니라. 중생은 인연이 모이어 연속하면 곧 모든 법을 내나니, 여래는 중생이 서로 연속하여 나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남이 있으면 죽음이 있다'고. 나는 사람의 눈에서 뛰어나는 청정한 하늘눈으로써 이 중생의 나는 때와 죽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으며,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이것은 중생의 지은 업을 따른다.'는 그 참 모양을 보는 것이다. '만일 이 중생이 몸의 악행과 입·뜻의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며, 삿된 소견으로써 삿된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이 인연으로써 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것이다. 만일 이 중생이 몸의 선행과 입과 뜻의 선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으며, 바른 소견으로써 바른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이 인연으로써 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 곧 천상에 오를 것이다.'는 것을 안다. 나는 그의 이러한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능히 깨닫고 능히 말하고 행하며, 할 것은 하게 하고 일으킬 것은 일어나게 하기 위하여, 곧 여기 저기서 선악의 갚음을 받는다.'고 하면, 그 중에는 혹 '이것은 맞지 않는다. 여기에는 머무를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 행은 법과 같아서 이것으로 인하여 저것이 생긴다. 만일 이 인(因)이 없으면 곧 저것이 나지 않고, 이것으로 인하여 저것이 있다. 만일 이것이 멸하면 저것이 곧 멸한다.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생을 인연하여 노·사가 있다. 만일 무명이 멸하면 행이 곧 멸하고 내지 생이 멸하면 곧 노·사가 멸하느니라.
"대왕이여, 당신의 뜻은 어떠합니까. 색은 유상입니까, 무상입니까."
"무상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이라면 그것은 괴로움입니까, 괴로움이 아닙니까."
"괴로움이요 변역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이요 괴로움이요 변역이라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 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대왕이여, 당신 뜻에는 어떠합니까. 각·상·행·식은 유상입니까, 무상입니까."
"무상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이라면 그것은 괴로움입니까, 괴로움이 아닙니까."
"괴로움이요 변역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이요 괴로움이요 변역이라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라고 받아들일 수가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대왕이여, 그러므로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합니다. '만일 색이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성글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가깝거나 멀거나,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마땅히 지혜의 관찰로써 그 참 모양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만일 각·상·행·식도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성글거나 가늘거나 좋거나 밉거나 가깝거나 멀거나,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마땅히 지혜의 관찰로써 그 참 모양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렇게 관찰한다면, 그는 곧 색을 싫어하고, 각·상·행·식을 싫어하고, 싫어한 뒤에는 욕심이 없을 것이요, 욕심이 없은 뒤에는 해탈을 얻을 것이며, 해탈한 뒤에는 해탈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뒤 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셨을 때, 마가다의 세니야빔비사라왕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모든 법의 법눈이 생기었고, 또 8만의 천인과 마가다 사람 1만 2천인도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모든 법의 법눈이 생기었다. 이에 마가다의 세니야빔비사라왕은 법을 보고 법을 얻어 백정의 법을 깨달았고, 의심을 끊고 의혹을 건너고 다시는 다른 높임이 없어, 남을 따르지 않았으며, 망설임이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러 세존의 법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스스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에게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오늘부터 몸이 마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도록 이르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마가다왕 세니야 빔비사라와 8만의 천인과 마가다 사람 1만 2천과 또 1천(千)의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