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중아함경

중아함경 제13권

다르마 러브 2012. 6. 26. 19:15

중아함경 제13권

 

65 오조유경 (烏鳥喩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에 노닐으시면서 죽림 칼란다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옛날 전륜왕은 주보(珠寶)를 시험해 보려고 하였을 때, 4군(軍) 곧 상군·마군·차군·보군을 모았다. 4군(軍)을 모은 뒤에 밤 어둠 속에서 높은 기를 세워 구슬을 그 위에 두고, 동산으로 나가매 구슬의 광명은 빛나 4군(軍)을 비추고 밝음이 비쳐가는 곳은 사방 반 요오자나였다. 그 때에 어떤 바라문은 '나는 이제 차라리 가서 전륜왕과 4군(軍)을 보고 유리구슬을 구경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 때에 바라문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전륜성왕과 4군(軍)을 보고 유리구슬을 구경하는 것은 아직 두고 나는 차라리 저 숲 속으로 가리라.' 바라문이 곧 숲 속으로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이르러 앉은 지 오래지 않아 한 수달이 왔다. 바라문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잘 왔다, 수달아.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바라문이시여, 이 못은 본래는 맑은 물이 가득차 넘쳤고, 연뿌리도 많았고 꽃도 많았으며, 고기와 거북이 그 속에 가득 있어 내가 옛날 살던 곳인데, 지금은 말라 있다. 바라문이시여, 마땅히 알라. 나는 이 곳을 버리고 큰 하수로 가려고 한다. 나는 이제 가고자 하지마는 다만 사람들이 두렵다.'

때에 저 수달은 바라문과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가서, 바라문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구모조가 왔다. 바라문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잘 왔다, 구모조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이 못은 본래는 맑은 물이 가득 차서 넘쳤고, 연뿌리도 많고 연꽃도 많았으며, 고기와 거북이 그 속에 가득 있어 내가 옛날 살던 곳인데, 지금은 말라 있다. 바라문이시여, 마땅히 알라. 나는 이 곳을 버리고 저 죽은 소 송장 무더기를 의지하여 깃들거나, 혹은 죽은 나귀를 의지하거나 죽은 사람 송장 무더기를 의지하여 깃들고자 한다. 나는 지금 가고자 하지마는 다만 사람들을 두려워한다.'

저 구모조도 이 바라문과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가고, 바라문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독수리가 왔다. 바라문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잘 왔다, 독수리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바라문이시여, 나는 큰 무덤을 찾아 다니면서 생명을 해친다. 나는 지금 죽은 코끼리 고기나 죽은 말, 죽은 소, 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고자 한다. 나는 지금 가고자 하지마는 다만 사람들을 두려워한다.'

때에 저 독수리는 이 바라문과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가고, 바라문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식토조가 왔다. 바라문은 그것을 보고 곧 물었다.

'잘 왔다, 식토조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바라문이시여, 당신은 아까 독수리가 가는 것을 보았는가. 나는 그의 토한 것을 먹는다. 나는 이제 가고자 하지마는 다만 사람들을 두려워한다.'

저 식토조도 이 바라문과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가고, 바라문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승냥이가 왔다. 바라문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잘 왔다, 승냥이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나는 깊은 골짝에서 깊은 골짝으로, 풀덤불에서 풀덤불로, 구석진 곳에서 구석진 곳으로 다니다가 온다. 나는 이제 죽은 코끼리 고기와 죽은 말·죽은 소·죽은 사람 고기를 먹고자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두려워 갈 수가 없다.'

때에 저 승냥이는 이 바라문과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가고, 바라문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까마귀가 왔다. 바라문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잘 왔다, 까마귀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바라문이시여, 너는 낯짝 두껍고 미련하면서 어떻게 내게,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느냐고 묻는가.'

그 때에 까마귀는 바라문을 맞대고 꾸짖고는 버리고 가고, 바라문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성성이가 왔다. 바라문은 그것을 보고 곧 물었다.

'잘 왔다, 성성아.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바라문이시여, 나는 집에서 집으로, 동산에서 동산으로, 숲에서 숲으로 다니면서 맑은 샘물을 마시고 좋은 과실을 먹고 온다. 나는 이제 어디나 가고자 하고 또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 성성이는 이 바라문과 이것을 의논한 뒤에 버리고 갔느니라.

나는 이 비유를 말하여 그 뜻을 알게 하고자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이 말에는 뜻이 있느니라.

'때에 저 수달은 이 바라문과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갔다'고 내가 이 비유를 말한 데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보호하지 않고 모든 근을 지키지 않으며, 바른 생각을 세우지도 않았으면서 그는 법을 설하기를 '부처님의 말씀이다. 혹은 성문의 말씀이다.'하여 그것으로 인하여 의복·음식·침구·탕약 따위의 모든 생활 도구의 이익을 얻는다. 그는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고 걸리고 의지하여 재앙됨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대로 수용한다. 그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가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바라문이 수달을 보고 '잘 왔다, 수달아.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고 물을 때에 '바라문이시여, 이 못은 본래는 맑은 물이 차서 넘쳤고, 연뿌리가 많고 연꽃도 많았으며, 고기와 거북이 그 안에 가득 있어 내가 옛날 살던 곳인데, 지금은 말라 있다. 바라문이시여, 마땅히 알라. 나는 이 곳을 버리고 저 큰 하수로 가고자 한다. 나는 이제 가고자 하지만 다만 사람들을 두려워한다.'고 대답하는 것과 같이, 내가 말하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악하고 착하지 않은더러운 법 가운데 들어가는 것은, 미래의 <유>의 근본과 번열의 괴로움의 갚음과 생·노·병·사의 인이 된다. 그러므로, 비구는 수달과 같이 행동하지 말라.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목숨을 보존하려 하지 말라. 마땅히 몸의 행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의 행을 깨끗하게 하라.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라.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무르기를 즐겨하고,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 바른 지혜, 바른 정, 바른 슬기를 세워 항상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저 구모조는 이 바라문과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떠났다.'고 내가 이 비유를 말한 데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촌으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보호하지 않고 모든 근을 지키지 않으며, 바른 생각을 세우지도 않았으면서 그는 남의 집에 들어가 교화하고 설법하기를, 혹은 부처님의 말씀이다, 혹은 성문의 말씀이다 하여 그것으로 인하여 의복·음식·침구·탕약 따위의 모든 생활 도구의 이익을 얻는다. 그는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고 걸리고 의지하여 재앙됨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대로 수용한다. 그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가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바라문이 구모조를 보고 '잘 왔다, 구모조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고 물을 때에 '바라문이시여, 이 못은 본래는 맑은 물이 차서 넘쳤고, 연뿌리가 많고 연꽃도 많았으며, 고기와 거북이 그 안에 가득 있어 내가 옛날 살던 곳인데, 지금은 말라 있다. 바라문이시여, 마땅히 알라. 나는 이제 가서 저 죽은 소의 송장 무더기를 의지하여 깃들거나, 혹은 죽은 나귀를 의지하거나, 혹은 죽은 사람의 송장 무더기를 의지하여 깃들고자 한다. 나는 이제 가고자 하지마는 다만 사람들을 두려워한다.'고 대답하는 것과 같이, 내가 말하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을 의지하는 것은 미래의 <유>의 근본과 번열의 괴로움의 갚음과 생·노·병·사의 인이 된다. 그러므로, 비구는 구모조와 같이 행동하지 말라.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생명을 보존하려 하지 말라. 마땅히 몸의 행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의 행을 깨끗하게 하라.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라.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무르기를 즐겨하고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 바른 지혜, 바른 정, 바른 슬기를 세워 항상 마땅히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때에 저 독수리는 이 바라문과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갔다'고 내가 이 비유를 말하는 데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촌으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보호하지 않고 모든 근을 지키지 않으며, 바른 생각을 세우지도 않았으면서 그는 남의 집에 들어가 교화하고 설법하기를, 혹은 부처님의 말씀이다, 혹은 성문의 말씀이다 하여 그것으로 인하여 의복·음식·침구·탕약 따위의 모든 생활 도구의 이익을 얻는다. 그는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고 걸리고 의지하여 재앙됨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대로 수용한다. 그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가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바라문이 독수리를 보고 '잘 왔다, 독수리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느냐.'고 물을 때에 '바라문이시여, 나는 큰 무덤에서 큰 무덤으로 다니면서 생명을 해치고 온다. 나는 이제 죽은 코끼리의 고기·죽은 말·죽은 소·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으려 한다. 나는 이제 가고자 하지마는 다만 사람들을 두려워한다.'고 그가 대답하는 것과 같이, 내가 말하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는 독수리처럼 행동하지 말라.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생명을 보존하려 하지 말라. 마땅히 몸의 행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의 행을 깨끗하게 하라.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라. 속세를 멀리 떠나 즐거이 머물러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 바른 지혜, 바른 정, 바른 슬기를 세워 항상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저 식토조는 이 범지와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갔다.'고 내가 이 비유를 말하는 데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행하는 것과 같다. 비구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보호하지 않고 모든 근을 지키지 않으며, 바른 생각을 세우지도 않았으면서 그는 비구니의 방에 들어가 교화하고 설법하기를, 혹은 부처님의 말씀이다, 혹은 성문의 말씀이다라고 한다. 저 비구니는 몇몇 집에 들어가 좋은 것을 말하고 나쁜 것을 말하여 신시물(信施物)을 받아 비구에게 가져다 준다. 이것으로 인하여 의복·음식·침구·탕약 따위의 생활 도구의 이익을 얻는다. 그는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고 걸리고 의지하여 재앙됨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대로 수용한다. 저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가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바라문이 식토조를 보고 '잘 왔다, 식토조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고 물을 때에 '바라문이시여, 너는 아까 독수리가 가는 것을 보았느냐. 나는 그의 토한 것을 먹는다. 나는 가고자 하지마는 다만 사람들을 두려워한다.'고 그가 대답하는 것과 같이, 내가 말하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는 식토조와 같이 행하지 말라.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생명을 보존하려 하지 말라. 마땅히 몸의 행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의 행을 깨끗하게 하라.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라.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무르기를 즐겨하고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 바른 지혜, 바른 정, 바른 슬기를 세워 항상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때에 저 승냥이는 이 바라문과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갔다.'고 내가 이 비유를 말하는 데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어떤 비구가 가난한 촌을 의지하여 머무르는 것과 같다. 그는 만일 마을이나 성안에 지혜와 정진의 범행자가 많이 있는 줄을 알면 곧 피해 가고, 만일 마을이나 성안에 지혜와 정진의 범행자가 없는 줄을 알면 곧 와서 9개월이나 10개월을 그 가운데서 머무른다. 모든 비구들은 그것을 보고 곧 묻는다. '어진 이여, 어디로 노니는가'고. 그는 곧 대답한다. '여러분, 나는 어느 가난한 촌읍을 의지하여 다닌다'고. 비구들은 들은 뒤에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 어진 이는 행하기 어려움을 행한다. 무슨 까닭인가. 이 현자는 능히 어느 가난한 마을을 의지하여 다닌다'고. 모든 비구들은 곧 함께 그를 공경하고 예로 섬기고 공양한다. 이것으로 인하여 의복·음식·침구·탕약 따위의 온갖 생활 도구의 이익을 얻는다. 그는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고 걸리고 의지하여 재앙됨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대로 수용한다. 저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가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바라문이 승냥이를 보고 '잘 왔다, 승냥아.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고 물을 때 '바라문이시여, 나는 깊은 골짝에서 깊은 골짝으로, 풀덤불에서 풀덤불로, 구석진 곳에서 구석진 곳으로 다니다가 온다. 나는 지금 죽은 코끼리 고기, 죽은 말, 죽은 소, 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고자 한다. 나는 가려 하지마는 다만 사람들을 두려워한다.'고 그가 대답하는 것과 같이, 내가 말하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는 승냥이와 같이 행하지 말라.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목숨을 보존하려 하지 말라. 마땅히 몸의 행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의 행을 깨끗하게 하라.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라. 속세를 멀리 떠나 즐거이 머물러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 바른 지혜, 바른 정, 바른 슬기를 세워 항상 마땅히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그 때에 까마귀는 바라문을 맞대고 꾸짖은 뒤에 곧 버리고 갔다.'고 내가 이 비유를 말하는 데에 무슨 뜻이 있는가. 어떤 비구가 가난한 일이 없는 곳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받는 것과 같다. 그는 만일 마을이나 성안에 지혜와 정진의 범행자가 많이 있는 줄을 알면 곧 피해 가고, 만일 마을이나 성안에 지혜와 정진의 범행자가 없는 줄을 알면 곧 와서 2개월이나 3개월을 그 안에서 머무른다. 모든 비구들이 그를 보고는 묻는다. '어진 이는 어디서 여름 안거를 지내느냐'고. 그는 대답한다. '여러분, 나는 지금 어느 가난한 일이 없는 곳에서 여름 안거를 받고 있다. 나는 저 모든 어리석은 무리들과 달라서 평상을 만들고 5사(事)를 두루 갖추어 그 안에 머무르는데, 오전이나 오후나 입은 그 맛을 따르고 맛은 그 입을 따르며, 구하고 또 구하고 찾고 또 찾는다'고. 때에 모든 비구는 듣고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 어진 이는 행하기 어려움을 행한다. 무슨 까닭인가. 이 어진 이는 능히 어느 가난하고 일이 없는 곳에서 여름 안거를 받는다'고. 모든 비구들은 곧 함께 그를 공경하고 예로 섬기고 공양한다. 이것으로 인하여 의복·음식·침구·탕약 따위의 모든 생활 도구의 이익을 얻는다. 그는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고 걸리고 의지하여 재앙됨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대로 수용한다.

그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가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바라문이 까마귀를 보고 '잘 왔다, 까마귀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하느냐.'고 물을 때 '바라문이시여, 너는 낯짝 두껍고 미련하면서 어떻게 내게,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하느냐고 묻는가.'고 그가 대답하는 것과 같이, 내가 말하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는 까마귀와 같이 행하지 말라.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목숨을 보존하려 하지 말라. 마땅히 몸의 행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의 행을 깨끗하게 하라.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라.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물기를 즐겨하고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 바른 지혜, 바른 정, 바른 슬기를 세워 항상 마땅히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저 성성이는 이 바라문과 함께 이것을 의논한 뒤에 곧 버리고 갔다.'고 내가 이 비유를 말하는 데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잘 보호하고 모든 근을 껴잡아 지키고, 바른 생각을 세운다. 그는 마을을 따라 걸식하기를 마치고 밥을 먹은 뒤에는, 오후에 가사와 바루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는 일없는 곳으로 가거나 나무 밑으로 가며, 혹은 빈집 속으로 가서 니사단을 펴고 가부좌를 맺고 앉는다. 몸을 바루고 원을 바루어 비뚤어진 생각으로 향하지 않고, 탐욕을 끊고 마음에 다툼이 없어, 남의 재물과 모든 생활 도구를 보아도 탐욕을 일으켜 내 것으로 만들려 하지 않으니, 그는 탐욕하는 그 마음을 깨끗이 한다. 이렇게 성냄과 잠과 들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며, 의심을 끊고 의혹을 건너 선법 가운데서 망설임이 없으니, 그는 의혹하는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느니라.

그는 이미 이 오개(五蓋)와 마음의 더러움과 슬기의 파리함을 끊고, 욕심을 떠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제4선을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이러한 정심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번거로움이 없게 되어, 누진지통의 증득으로 나아간다. 그는 곧 이 괴로움의 참 모양을 알고 이 괴로움의 원인을 알며, 이 괴로움의 멸함을 알고 이 괴로움을 멸하는 길의 참뜻을 안다. 이 누를 알고 이 누의 원인을 알며, 이 누의 멸함을 알고 이 누를 멸하는 길의 참뜻을 안다. 그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본 뒤에는 곧 욕루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유루·무명루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아느니라. 마치 바라문이 성성이를 보고 '잘 왔다, 성성아.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고 물을 때에 '바라문이시여, 나는 집에서 집으로, 동산에서 동산으로, 숲에서 숲으로 다니면서 맑은 샘물을 마시고 좋은 열매를 먹고 온다. 나는 이제 어디나 가고자 하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그가 대답하는 것과 같이, 내가 말하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는 수달과 같이 행하지 말고 구모조와 같이 행하지도 말며, 독수리·식토조·승냥이·까마귀와 같이 행하지도 말며, 마땅히 성성이와 같이 행하여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이 세상에 집착이 없는 참 사람은 성성이 짐승과 같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6 설본경(說本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나시국에 노닐으시면서 선인(仙人)이 사는 곳인 녹야원에 계시었다. 때에 여러 비구들은 점심을 먹은 뒤에 조그마한 일로 강당에 모여 이런 일을 의논하였다.

"어떤가, 여러분, 집에 사는 거사의 아침마다 이익이 백천만 배나 되는 것과 비구들이 계의 묘한 법을 가지고 위의를 성취하여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 것과 어느것을 낫다고 하겠는가."

어떤 비구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익이 백천만 배나 된들 무엇에 쓸 것인가. 만일 비구가 계의 묘한 법을 가지고 위의를 성취하여,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다면 오직 이것만이 지극히 종요로운 것이다. 아침마다 이익이 백천만 배되는 것이 나은 것이 아니다."

이 때에 존자 아니룻다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존자 아니룻다는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이익이 백천만 배 되거나 비록 다시 그보다 더 많은들 무엇에 쓸 것인가. 만일 비구가 계의 묘한 법을 가지고 위의를 성취하여,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다면 오직 이것만이 지극히 종요로운 것이다. 아침마다 이익이 백천만 배나 되는 것이 나은 것이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옛날 이 바라나시국에서 가난한 사람이 되어 다만 넝마주이로 생활해 갔던 것을 기억한다. 그 때에 이 바라나시국에는 가뭄과 이른 서리와 황충이 있어, 곡식이 영글지 않아 백성들은 거칠고 가난하여 구걸하여도 밥을 얻기 어려웠다. 이 때에 무환이라는 한 벽지불이 이 바라나시를 의지하여 살고 있었다. 이에 이 무환 벽지불은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바라나시에 들어가 밥을 빌었다. 나는 그 때에 넝마를 줍기 위하여 일찍 바라나시를 나왔다. 나는 나올 때에 그리로 들어가는 벽지불을 만났다. 때에 무환 벽지불은 빈 바루를 가지고 들어갔는데, 본래와 같이 빈 바루를 가지고 나왔다. 나는 그 때에 넝마줍기를 마치고 도로 바라나시로 들어가다가 다시 무환 벽지불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나를 보자,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아침에 들어갈 때에 이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제 돌아 나오는데 다시 이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본다. 이 사람은 아직도 먹을 것을 얻지 못한 것이리라. 나는 차라리 이 사람을 따라가 보리라'고. 때에 벽지불은 곧 나를 따라 오는데,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 같았다.

나는 주운 넝마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짐을 두고 돌아보다가, 무환 벽지불이 나를 따라 오는 것이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음을 보았다. 나는 그를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아침에 나올 때 이 선인은 성으로 들어와 걸식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이 선인은 아직도 밥을 얻지 못하였으리라. 나는 차라리 내 먹을 몫을 이 선인에게 주리라'고. 이렇게 생각한 뒤 밥을 가지고 벽지불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선인이여, 마땅히 아시오. 이 밥은 내 몫입니다. 원컨대 나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이것을 받아 주시오.'

때에 벽지불은 내게 대답하였다.

'거사여, 마땅히 알라. 금년은 가뭄과 이른 서리와 황충이 있어 오곡이 영글지 못하여 백성들은 거칠고 가난하여 구걸하여도 얻기 어렵다. 너는 그 반을 덜어 내 바루에 담고, 너도 그 반을 먹고 함께 목숨을 보존하자.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선인이여, 마땅히 아시오. 나는 집이 있고 솥이 있고, 섶이 있으며 쌀이 있습니다. 음식은 이르거나 늦거나 또한 때가 없습니다. 선인이여, 나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이 밥을 다 받아 주십시오.'

때에 벽지불은 나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곧 그것을 다 받았다.

여러분, 나는 그에게 한 바루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일곱 번 하늘에 나서 하늘의 왕이 되었고, 일곱 번 인간에 나서 사람의 왕이 되었다. 나는 그에게 한 바루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이렇게 샤아카 종족 가운데 태어나게 되었고, 크게 부하고 풍족하여 봉호와 식읍과 재산이 한량없고 보배를 두루 갖추었다. 나는 그에게 한 바루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백천 해의 금전의 왕을 버리고 집을 나와 도를 배우거늘, 하물며 그 밖의 여러 가지 잡물이겠느냐.

여러분, 나는 그에게 한 바루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왕과 왕의 신하·바라문·거사와 일체 인민에게 대우를 받고, 또 사부대중 곧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에게 존경을 받는다. 나는 그에게 한 바루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항상 남의 청을 받아 음식·의복·털담요·털자리·침구와 가에 드리운 구슬·병에 대한 탕약 등 온갖 생활 도구를 받게 되었는데, 청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만일 내가 그 때 그 사문이야말로 집착이 없는 참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거두는 복의 갚음은 더욱 배가 되었을 것이요, 큰 과보와 극히 묘한 공덕을 받아 광명은 환히 비치어 지극히 넓고 매우 컸을 것이다."

이에 존자 아니룻다는 집착이 없는 참 사람으로서, 바른 해탈에 이르러 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기억 하나니 옛날에 가난하여

넝마주이로 겨우 살아 나갔네

사문 무한의 최상의 어른에게

내 몫을 비우고 이바지하였네

 

이것으로 인하여 석종에 태어나

아니룻다라 이름하였고

악기를 잘하고 가무에 능하여

음악으로써 항상 즐겨하였네

 

나는 세존의 바른 깨달음

단 이슬 같은 그 맛을 보고

그런 뒤에는 믿음과 즐거움 내어

집을 버리고 도를 배웠느니라

 

나는 숙명을 알게 되어

본래의 난 곳을 알았나니

33천에 태어나

일곱 번 그 곳을 오갔느니라

 

여기서 일곱 번 저기서 또 일곱 번

세상에 태어나 열 네 번

인간과 또 천상으로서

애당초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았네.

 

나는 이제 죽음과 남과

중생의 가고 오는 곳 알며

남의 마음의 옳고 그름과

성현의 다섯 가지 오락을 아느니라.

 

다섯 가지 선정을 얻어

항상 마음이 쉬어 고요하고 잠잠하며

이미 고요하고 바르게 살게 되어

문득 깨끗한 하늘눈에 이르렀네

 

이제 도를 배우기 위하여

세속을 멀리 떠나 집을 버리는 것

내 이제 이 뜻을 알아

부처님의 경계에 들게 되었네

 

나는 죽음을 즐거워하지 않고

또한 살기도 원하지 않나니

때를 따르고 가는 곳에 맡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 세우고

 

나는 바이샬리의 죽림을 따라

내 목숨은 거기서 다해

마땅히 그 죽림 밑에서

남음 없는 열반에 들어가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연좌에 계시면서 사람의 귀보다 나은 깨끗한 <하늘귀>로써 비구들이 점심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이 일을 의논하는 것을 들으시었다. 세존께서는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가셔서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신 뒤 비구들에게 물으시었다.

"너희들은 오늘 무슨 일로 강당에 모여 앉았느냐."

때에 여러 비구들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존자 아니룻다가 과거의 일로 인하여 설법하기 때문에 강당에 모여 앉았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오늘 여래를 따라 미래의 일로 인하여 설법하는 것을 듣고자 하는가."

"세존이시여, 지금은 바로 그 때이옵니다. 선서시여, 지금은 바로 그 때이옵니다. 만일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시어 미래의 일로 인해 설법하신다면 모든 비구들은 뒤에 마땅히 잘 받아 가지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여러 비구들이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이것을 잘 기억하여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널리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때에 비구들은 분부를 따라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오래고 먼 미래에 인민의 수명은 8만 세가 될 것이다.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는 이 잠부주는 지극히 풍족하고 즐거워 백성들이 많이 살고, 마을은 서로 가까워 닭이 한 번에 날을 만큼 되리라.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는 여자의 나이는 5백이 되어서야 이에 비로소 시집가리라.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는 이러한 걱정이 있을 것이다. 곧 추위·더위·대변·소변·음식·늙음 이 밖에 다른 걱정은 없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는, 소라라는 왕이 있어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군(軍)을 두어 천하를 바로 거느리고 스스로 자재하며, 법다운 법의 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이다. 1천 아들을 두는데, 용모는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 받을 것이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 내지 큰 바다를 거느리되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큰 금당이 있어 모든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고, 높이는 1천주요 둘레는 16주가 될 것이다. 그는 반드시 이것을 세울 것인데, 세운 뒤에는 내리고 곧 사문과 바라문과 빈궁한 자와 고독한 자와 멀리서 온 거지에게 보시하되 음식·의복·수레·화만과 흩는 꽃과 바르는 향과 집·침구·털담요·털자리, 가에 드리운 구슬과 급사(給使)·등불로써 할 것이다. 그는 이것들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울 것이다. 그는 족성자의 하는 일과 같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놀 것이요,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 것이니라."

그 때에 존자 아지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래고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 할 것이요,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군을 두어 천하를 바로 거느리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입니다. 그 7보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입니다. 저는 반드시 1천 아들을 둘 것이온데, 용모는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 받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모든 땅 내지 큰 바다를 거느리되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입니다. 큰 금당이 있어 모든 보배로써 장엄하게 꾸미고, 높이는 1천주요 둘레는 16주가 될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것을 세울 것이온데, 세운 뒤에는 내리고 곧 사문과 바라문과 빈궁한 이, 고독한 이, 멀리서 오는 거지에게 보시하되 음식·의복·수레·화만과 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털자리·가에 드리운 구슬·급사·등불로써 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울 것입니다. 저는 족성자의 하는 일과 같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 것입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에 목숨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존자 아지타를 꾸짖어 말씀하시었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마땅히 다시 한 번 죽어서 다시 마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곧 너는 '세존이시여, 저는 오래고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 할 것이요,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군을 두어 천하를 바로 거느리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의 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입니다. 저는 마땅히 1천 아들을 둘 것이온데, 용모는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 받을 것입니다. 저는 마땅히 이 모든 땅과 내지 큰 바다를 거느리되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입니다. 큰 금당에는 모든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고, 높이는 1천주요 둘레는 16주가 될 것입니다. 저는 마땅히 이것을 세울 것이온데, 세운 뒤에는 내리고 곧 사문과 바라문과 가난한 이, 고독한 이, 멀리서 오는 거지들에게 보시하되 음식·의복·수레·화만·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가에 드리운 구슬·급사·등불로써 할 것입니다. 저는 이것들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울 것입니다. 저는 족성자의 하는 일과 같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 것입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 것입니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지타여, 너는 오래고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 할 것이요,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군을 두어 천하를 바로 거느리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의 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이다. 너는 마땅히 1천 아들을 두는데, 용모는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 받을 것이다. 너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내지 큰 바다를 거느리되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큰 금당에는 모든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고, 높이는 1천주요 둘레는 16주가 될 것이다. 너는 반드시 이것을 세울 것인데, 세운 뒤에는 내리고 곧 사문과 바라문과 빈궁한 이, 고독한 이, 멀리서 오는 거지들에게 보시하되 음식·의복·수레·화만·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가에 드리운 구슬·급사·등불로써 할 것이다. 너는 이것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울 것이다. 너는 족성자의 하는 일과 같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돌아보면서 말씀하시었다.

"오래고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 반드시 부처님이 계시어, 이름을 미륵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할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이미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는 이 세상·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이미 이 세상·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으니라. 그는 반드시 설법할 것이니,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어,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릴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설법하여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어,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리는 것과 같느니라. 그는 반드시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치어, 큰 모임이 한량이 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치어, 큰 모임이 한량이 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는 것과 같으니라. 그는 반드시 한량이 없는 백천의 비구중을 둘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한량이 없는 백천의 비구중을 둔 것과 같으니라."

그 때에 존자 미륵은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존자 미륵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래고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 부처가 될 수 있어, 이름을 미륵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할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이 세상·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이 세상·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마땅히 설법하여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어,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릴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설법하시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어,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마땅히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치어, 큰 모임이 한량이 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치어, 큰 모임이 한량이 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를 둘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를 두신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미륵을 찬탄하여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미륵이여. 너의 발심은 지극히 묘하여 그것은 대중을 거느릴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네가 지금 생각한 것과 같이 곧 '세존이시여, 나는 오래고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 부처를 이룰 수 있어, 이름을 미륵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할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하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이 세상·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이 세상·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으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설법할 수 있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어,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릴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설법하시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어,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마땅히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치어, 큰 모임이 한량이 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치어, 큰 모임이 한량이 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륵아, 너는 오래고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세가 될 때에, 반드시 부처가 될 수 있어, 이름을 미륵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할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이 세상·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이 세상·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반드시 설법할 수 있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어,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릴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설법하여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어,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반드시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치어, 큰 모임이 한량이 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치어, 큰 모임이 한량이 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반드시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중을 둘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중을 둔 것과 같을 것이다."

그 때에 존자 아난다는 총채를 들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돌아보시고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너는 금실로 짠 옷을 가지고 오너라. 나는 이제 미륵 비구에게 주고자 한다."

그 때에 아난다는 세존께서 시키신 대로 금실로 짠 옷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올리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아난다에게서 이 금실로 짠 옷을 받으신 뒤에 말씀하시었다.

"미륵아, 너는 내게서 이 금실로 짠 옷을 받아 불·법·승에 보시하라. 무슨 까닭인가. 미륵아 여래·무소착·등정각은 세간의 보호를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이에 존자 미륵은 여래에게서 금실로 짠 옷을 받아 불·법·승에 보시하였다. 때에 악마 파순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바라나시의 선인이 사는 녹야원에서 노닐면서 그 제자들을 위하여 미래에 대한 설법을 하였다. 나는 이제 가서 이것을 방해하리라'고. 때에 악마 파순은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결정코 마땅히 얻으리라

얼굴 모습은 묘하기 제일이요

몸에는 꽃다발과 구슬 목걸이

그 팔에는 명주를 걸었나니

마치 저 계두성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네

 

이에 세존께서는 '이 악마 파순이 내게 와서 방해하려 한다.'고 생각하시었다. 세존께서 그런 줄 아신 뒤에 악마 파순을 위하여 곧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저는 결정코 마땅히 얻으리라

엎어짐이 없고 의혹도 없고

생·노와 병·사를 끊고

마치 범행을 행하는 자

미륵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네

 

때에 악마 파순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결정코 마땅히 얻으리라

유명한 웃 옷 묘한 아래 옷

전단을 몸에 바르고

몸은 곧고 아름답고 늘씬하나니

마치 계두성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저는 결정코 마땅히 얻으리라

주인도 없고 또한 집도 없으며

손에는 금보를 가지지 않고

하염도 없고 걱정도 없나니

마치 범행을 행하는 자

미륵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네

 

이에 마왕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결정코 마땅히 얻으리라

이름과 재물과 좋은 음식에

노래와 춤을 능히 잘 알아

풍류를 놀아 언제나 즐기나니

마치 계두성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저는 반드시 저 언덕 건너리니

마치 새가 그물 찢고 나오듯 하네

선정을 얻어 자재로이 놀고

즐거움을 갖추어 언제나 즐기나니

너 악마여, 마땅히 알라

나는 이미 너를 항복 받았다

 

이에 마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은 나를 안다, 선서는 나를 본다'고. 그는 시름하고 괴로워하며, 걱정하고 슬퍼하여 그대로 있을 수 없어, 곧 거기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미륵과 아지타와 존자 아난다 및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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