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15권
69 삼십유경 (三十喩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에 노닐으시면서 죽림 칼란다카동산에서 큰 비구들과 함께 여름 안거를 받으시었다. 세존께서는 보름날 종해탈을 말씀하실 때에, 비구들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시었다. 자리에 앉으시자, 곧 정의(定意)에 드시어 비구들의 마음을 관찰하시었다. 세존께서 비구들을 보니, 고요히 앉아 잠잠하고 극히 잠잠하며, 졸음이 없었다. 그것은 음개(陰蓋)를 없앴기 때문이었다. 비구들은 앉아 매우 그윽하고 지극히 그윽하며, 조용하고 지극히 조용하며, 묘하고 지극히 묘하였다. 이 때에 존자 사리불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사리불이여, 비구들은 고요히 앉아 잠잠하고 지극히 잠잠하며 졸음이 없으니, 음개를 없앴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은 앉아 매우 그윽하고 지극히 그윽하며, 조용하고 지극히 조용하며, 묘하고 지극히 묘하구나. 누가 능히 비구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겠느냐."
이에 존자 사리불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비구들이 고요히 앉아, 지극히 잠잠하며 졸음이 없으니, 음개를 없앴기 때문입니다. 비구들은 앉아, 매우 그윽하고 지극히 그윽하며, 조용하고 지극히 조용하며, 묘하고 지극히 묘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능히 비구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길 자 없나이다. 오직 세존께서만 능히 법과 계와 게으르지 않음과 보시 및 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시나이다. 세존께서만 능히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시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사리불이여, 그렇고 그렇다. 능히 비구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는 자 없다. 세존만이 능히 법과 비구들과 계와 게으르지 않음과 보시 및 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긴다. 세존만이 능히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여러 가지 장엄하게 장식하는 도구, 곧 5색 비단·금계·반지·팔찌·팔목거리·목사슬·생상색·주만을 가진 것과 같나니, 비구·비구니는 계덕(戒德)으로써 장엄하게 장식하는 도구를 삼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일 비구·비구니가 계덕을 성취하여 장엄하게 장식하는 도구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마치 왕이나 대신이 5의식(儀式) 곧 검·일산·하늘갓·구슬 자루의 총채 및 장엄하게 꾸민 신을 가지고, 그 몸을 수위(守衛)하여 안온을 얻게 하는 것과 같이, 사리불이여, 비구·비구니는 금계를 가짐으로써 범행의 으뜸으로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금계를 성취하여 범행을 으뜸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마치 왕이나 대신이 협문을 지키는 사람을 두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육근(六根)을 보호하는 것으로써 협문을 지키는 사람으로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육근을 보호하기를 성취하여 협문을 지키는 사람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분별하여 환히 아는 문을 지키는 장군을 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바른 생각으로써 문을 지키는 장군을 삼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일, 비구·비구니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문을 지키는 장군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왕이나 대신이 맑은 물이 가득 찬 좋은 욕지(欲池)를 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자기 마음을 욕지로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자기 마음을 성취하여 욕지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목욕시키는 사람을 두어, 항상 목욕을 시키게 하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착한 벗을 목욕시키는 사람으로 삼느니라. 비구·비구니가 착한 벗을 성취하여 목욕시키는 사람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왕이나 대신이 몸에 바르는 향·목밀·침수·전단·소합·계설·도량을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계덕으로 바르는 향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계덕을 성취하여 바르는 향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왕이나 대신이 좋은 의복, 곧 초마의·금증의·백천의·가릉가파화라의를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부끄러워하므로써 의복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부끄러워함을 성취하여 의복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왕이나 대신이 지극히 높고 넓고 큰 좋은 평상을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사선(四禪)으로써 평상을 삼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일 비구·비구니가 사선(四禪)을 성취하여 평상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왕이나 대신이 이발사를 두어 항상 머리를 감기게 하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바른 생각으로써 이발사로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이발사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왕이나 대신이 여러 가지 특별한 맛이 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이, 이 비구·비구니는 기쁨으로써 음식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기쁨을 성취함으로써 음식을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여러 가지 음료수, 곧 나음·첨파음·감자음·포도음·말차제음을 마시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법미로써 음료수를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법미(法味)를 성취함으로써 음료수를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묘한 꽃다발, 곧 푸른 연꽃다발·치자꽃다발·수마나꽃다발·바사꽃다발·아제모다꽃다발을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공(空)·무원(無願)·무상(無相)의 3정(定)으로써 꽃다발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3정(定)을 성취하여 꽃다발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마치 왕이나 대신이 모든 집·층집·다락집을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천실(天室)·범실(梵室)·성실(聖室)의 3실(室)로써 집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3실(室)을 성취하여 집을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전수자(典守者), 곧 집을 지키는 사람을 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지혜로써 집을 지키는 사람을 삼느니라. 비구·비구니가 지혜를 성취하여 집을 지키는 사람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모든 나라나 고을에 4종(種)의 조세가 있어 1분(分)은 왕에게 바치어 왕후 및 궁중의 채녀들에게 대어 주고, 2분(分)은 태자와 여러 신하들에게 대어 주며, 3분(分)은 나라의 일체 백성들에게 이바지하고, 4분(分)은 사문과 바라문들에게 대어 주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사념처로써 조세를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4념처를 성취하여 조세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마치 국왕이나 대신이 상군·마군·차군·보군의 4군을 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사정단(四正斷)으로써 4종(種)의 군사를 삼느니라. 비구·비구니가 사정단을 성취하여 4종(種)의 군사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상여·마여·차여·보여의 여러 가지 수레를 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사여의족으로써 드는 수레를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4여의족을 성취하여 수레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여러 가지 수레의 장식을 가지어, 갖가지 좋은 사자·호랑이·표범의 무늬 있는 가죽으로 짜서, 잡색으로 여러 가지로 장식한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지관(止觀)으로써 수레를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지관을 성취함으로써 수레를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차 부리는 사람을 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바른 생각으로써 차 부리는 사람을 삼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일 비구·비구니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차 부리는 사람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마치 왕이나 대신이 지극히 높은 기(幢)를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자기 마음으로써 높은 기를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자기 마음을 성취하여 높은 기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편편하고 바른 좋은 길을 두어, 동산으로만 통하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편편하고 바른 팔정도로써 길을 삼아 열반으로만 나아가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편편하고 바른 팔정도를 성취함으로써 열반으로만 나아가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마치 왕이나 대신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분별하여 환히 아는 주병신을 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비구·비구니는 지혜로써 주병신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지혜를 성취하여 주병신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지극히 넓고 높고 드러난 큰 정전을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지혜로써 큰 정전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지혜를 성취하여 큰 정전을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마치 왕이나 대신이 높은 궁전 위에 올라가, 궁전 밑의 사람들의 가고 오며, 달리고 뛰며, 멈추어 서고 앉고 눕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위없는 지혜의 높은 궁전에 올라, 자기 마음이 두루 하고 바르며, 부드럽고 연하며, 기뻐하고 악을 멀리 떠난 것을 관찰하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위없는 지혜의 높은 궁전에 올라, 자기 마음이 두루 하고 바르며, 부드럽고 연하며, 기뻐하고 악을 멀리 떠난 것을 관찰하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왕이나 대신이 종정경(宗正卿)을 두어 종족을 훈련시키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4종성(種聖)으로써 종정경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4종성을 성취하여 종정경으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좋은 의사를 두어 능히 여러 병을 다스리는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바른 생각으로써 좋은 의사를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좋은 의사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불이여, 왕이나 대신이 정어상(正御牀), 곧 구루와 탑등을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를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걸림이 없는 정으로써 정어상을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걸림이 없는 정을 성취하여 정어상으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명주보를 가진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움직이지 않는 마음의 해탈로써 명주보를 삼느니라. 만일 비구·비구니가 움직이지 않는 마음의 해탈을 성취하여 명주보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지극히 깨끗하게 목욕하고 좋은 향을 몸에 발라 몸이 지극히 깨끗한 것과 같이, 비구·비구니는 자기 마음을 관찰함으로써 몸의 지극한 깨끗함을 삼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일 비구·비구니가 자기 마음을 관찰하기를 성취하여 몸의 깨끗함으로 삼으면, 곧 세존의 법과 비구들과 계와 게으르지 않음과 보시 및 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길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사리불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70. 전륜왕경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툴라에 노닐으시면서 나림사 하수 언덕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스스로 법등(法燈)에 불을 켜고 스스로 자기에게 귀의하여, 다른 등에 불을 켜지 말고 다른 법에 귀의하지 말라. 비구들이여, 만일 스스로 법등에 불을 켜고 스스로 자기에게 귀의하여, 다른 등에 불을 켜지 않고 다른 법에 귀의하지 않으면, 곧 배움을 구하여 이익을 얻고, 복을 거두어 한량이 없을 것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옛날 견념(堅念)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군을 두어 천하를 바로 거느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사여의덕(四如意德)을 얻었었다. 어떻게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사여의덕을 얻었는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4여의덕을 얻었느니라.
이 때에 어느 날 하늘 윤보(輪寶)가 옮기어, 갑자기 본 자리를 떠났다. 어떤 사람이 이것을 보고 견념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났습니다.'
견념왕은 그 말을 듣고 말하였다.
'태자여, 내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났다. 나는 일찍 옛 사람에게서 만일 전륜왕의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나면, 그 왕은 반드시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목숨이 오래 있지 못한다고 들었다. 태자여, 나는 이미 인간의 욕망을 얻었으니, 이제는 다시 천상의 욕망을 구하리라,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고자 한다. 태자여, 나는 이제 이 4천하를 너에게 물려준다. 너는 마땅히 법다이 다스려 교화하고 법이 아닌 것은 하지 말며, 나라 안에는 모든 악업과 범행이 아닌 사람은 있게 하지 말라. 태자여, 너도 만일 뒷날에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나는 것을 보거든, 너도 또한 이 나라 정사를 너의 태자에게 물려주고, 잘 가르쳐 당부하여라. 태자에게 나라를 준 뒤에는 너도 또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라.'
이에 견념왕은 태자에게 나라를 주고 잘 가르쳐 당부한 뒤에,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웠다. 때에 견념왕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운지 7일 후에, 그의 하늘 윤보는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하늘 윤보를 잃은 뒤에 크샤트리야 정생왕은 크게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근심하고 슬퍼하며 언짢아 하였다. 크샤트리야 정생왕은 곧 아버지 견념왕 선인(仙人)이 있는 곳에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천왕께서 도를 배우신 지 7일 후에, 저 하늘 윤보가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버지 견념왕 선인은 아들 정생왕에게 말하였다.
'너는 하늘 윤보를 잃었다 하여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너는 아비에게서 이 윤보를 얻은 것이 아니다.'
정생왕은 다시 아버지에게 사뢰었다.
'천왕이여, 저는 이제 무엇을 하여야 하겠습니까.'
'너는 마땅히 상속(相續)의 법을 배워라. 네가 만일 상속법을 배우려 하면, 보름날 종해탈(從解脫)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正殿)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오리라.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눈부실 것이다.'
정생왕은 다시 아버지에게 사뢰었다.
'천왕이여, 저는 어떻게 하면 상속법을 배울 수 있고, 상속법을 배운 뒤에는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제가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가 동방에서 오리라,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눈부시겠나이까.'
'너는 마땅히 법을 관찰하기를 법다이 하고 법을 행하기를 법다이 하라. 그리고 태자·후비(后妃)·채녀 및 모든 백성·사문·바라문과 내지 곤충까지를 위하여 법재(法齋)를 받들어 가지고, 매달 8일·14일·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바라문·빈궁·고독·멀리서 온 거지들에게 음식·의복·수레·꽃다발·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보배갓·급사·등불 들을 보시하라. 만일 너희 나라 안에 위되고 높고, 명예와 덕망이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거든, 너는 때때로 그에게 나아가 법을 묻고 법을 받아야 한다. '어떤 것이 선한 법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법인가. 어떤 것이 죄가 되고 어떤 것이 복이 되는가. 어떤 것이 묘하고 어떤 것이 묘하지 않은가. 어떤 것이 흑(黑)이 되고 어떤 것이 백(白)이 되며, 흑·백의 법은 무엇을 좇아 나는가. 어떤 것이 현세의 이치며 어떤 것이 후세의 이치인가. 어떻게 행동하면 선을 받고 악을 받지 않는가'고. 그에게서 들은 뒤에는 그 말대로 행하여라. 만일 너희 나라 안에 빈궁한 자가 있거든 재물을 내어 구제하여 주라. 천왕이여, 이것을 <상속법>이라 하나니, 너는 마땅히 잘 배우라. 네가 잘 배운 뒤에는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오리라.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눈부실 것이다.
크샤트리야 정생왕은, 그 뒤에 법을 관찰하기를 법다이 하고 법을 행하기를 법다이 하여, 태자·후비·채녀 및 모든 백성·사문·바라문과 내지 곤충까지를 위하여 법재를 받들어 가지고, 매달 8일·14일·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빈궁한 사문·바라문·빈궁·고독·멀리서 온 거지들에게 음식·의복·수레·꽃다발·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보배갓·급사·등불들을 보시하였다. 만일 그 나라 안에 위되고 높고, 명예와 덕망이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으면, 곧 스스로 때때로 그에게 나아가 법을 묻고 법을 받았다. 어떤 것이 선한 법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법인가. 어떤 것이 죄가 되며 어떤 것이 복이 되는가. 어떤 것이 묘하고 어떤 것이 묘하지 않은가. 어떤 것이 흑이 되고 어떤 것이 백이 되며, 흑·백의 법은 무엇을 좇아 나는가. 어떤 것이 현세의 이치며 어떤 것이 후세의 이치인가. 어떻게 행동하여야 선을 받고 악을 받지 않는가고. 그에게서 들은 뒤에는 곧 그 말대로 행하였다. 만일 그 나라 안에 빈궁한 사람이 있으면, 곧 재물을 내어 때를 따라 구제하여 주었다.
크샤트리야 정생왕은 그 뒤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자, 그 하늘 윤보는 동방에서 왔다.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눈부시었다. 그도 또한 전륜왕이 되어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사여의덕을 얻었다. 어떻게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4여의덕을 얻었는가. 그것은 또한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그 전륜왕도 그 뒤에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났다. 어떤 사람이 이것을 보고 전륜왕에게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났습니다.'
전륜왕은 그 말을 듣고 말하였다.
'태자여, 내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났다. 태자여, 나는 일찍 아버지 견념왕 선인에게서 만일 전륜왕의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나면, 그 왕은 반드시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목숨이 오래 가지 못한다고 들었다. 태자여, 나는 이미 인간의 욕망을 얻었으니, 이제는 다시 천상의 욕망을 구하리라.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고자 한다. 태자여, 나는 이제 이 4천하를 너에게 물려준다. 너는 마땅히 법다 이 다스려 교화하고 법이 아닌 것은 하지 말며, 나라 안에는 모든 악업과 범행이 아닌 사람은 있게 하지 말라. 태자여, 너도 뒤에, 만일 하늘 윤보가 옮기어 본 자리를 떠나는 것을 보거든, 너도 또한 이 나라 정사를 너의 태자에게 물려 주고 잘 가르쳐 당부하여라. 태자에게 나라를 준 뒤에는 너도 또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워라.'
이에 전륜왕은 태자에게 나라를 주고 잘 가르쳐 당부한 뒤에,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웠다. 그 전륜왕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운지 7일 후에, 하늘 윤보는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하늘 윤보를 잃은 뒤에도 정생왕은 걱정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았다. 욕심에 물들고 욕심에 집착하며, 욕심을 탐하여 싫어함이 없었다. 욕심에 묶이고 욕심에 걸리며, 욕심에 부리어져 재앙됨을 보지 못하고 벗어날 줄 모르며, 곧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렸다.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나라는 드디어 쇠하고 멸하여 다시는 늘지도 않았다. 옛날의 모든 전륜왕은 상속법을 배워 국토와 인민은 갈수록 늘고 번성하여 쇠하고 변함이 없었는데, 정생왕은 그와 반대로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렸고,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나라는 드디어 쇠하고 멸하여, 다시는 더 늘지 않았다.
이에 나라 스승 바라문은 나라 경계를 조사하면서 다니다가, 국토와 백성은 갈수록 쇠멸로 나아가서, 다시는 더 늘지도 않는 것을 보고 생각하기를 '크샤트리야 정생왕은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국토와 백성은 갈수록 쇠멸로 나아가고 다시는 더 늘지도 않는다. 옛날의 모든 전륜왕은 상속법을 배워 국토와 백성은 갈수록 늘고 번성하여 쇠하고 멸함이 없었는데, 이 정생왕은 그와 반대로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린다.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국토와 인민은 갈수록 쇠멸로 나아가고, 다시는 더 늘지 않는다.'고 하였다. 스승 바라문은 곧 정생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천왕은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립니다.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국토와 인민은 갈수록 쇠멸로 나아가고, 다시는 더 늘지 않습니다. 옛날의 모든 전륜왕은 상속법을 배워 국토와 인민은 갈수록 늘고 번성하여 쇠하고 멸함이 없었는데, 이제 천왕은 그와 반대로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립니다. 스스로 뜻을 내어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국토와 인민은 갈수록 쇠멸로 나아가고, 다시는 늘지 않습니다.'
정생왕은 그 말을 듣고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나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나라 스승 바라문은 아뢰었다.
'천왕이여, 나라 안에 사람이 있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산수(算數)를 밝게 알며, 나라 안에 대신의 권속이 있어 경(經)을 배워 경에 밝고, 상속법을 배워 익히고 받아 가지는 것은 마치 우리들 일체의 권속과 같습니다. 천왕이여, 마땅히 상속법을 배워야 합니다. 상속법을 배운 뒤에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올 것입니다.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눈부실 것입니다.'
'바라문이여, 나는 어떻게 상속법을 배우고, 상속법을 배운 뒤에는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오되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눈부시겠는가.'
'천왕이여, 마땅히 법을 관찰하기를 법다이 하고, 법을 행하기를 법다이 하소서. 태자·후비·채녀 및 모든 백성과 사문과 바라문과 내지 곤충까지를 위하여 법재를 받들어 가지고, 매달 8일·14일·15일에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바라문·빈궁·고독·멀리서 온 거지들에게 음식·의복·수레·꽃다발·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보배갓·급사·등불 들을 보시 하소서. 만일 왕의 나라 안에 위되고 높고, 명예와 덕망이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거든, 마땅히 스스로 때때로 그 곳에 나아가 법을 묻고 법을 받으소서. 어떤 것이 선한 법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법인가. 어떤 것이 죄가 되며 어떤 것이 복이 되는가. 어떤 것이 묘하고 어떤 것이묘하지 않은가. 어떤 것이 흑이 되고 어떤 것이 백이 되며, 흑·백의 법은 무엇을 좇아 나는가. 어떤 것이 현세의 이치며 어떤 것이 후세의 이치인가. 어떻게 행동하면 선을 받고 악을 받지 않는가고. 그에게서 들은 뒤에는 그 말대로 행하소서. 만일 나라 안에 빈궁한 사람이 있거든, 재물을 내어 그것을 구제하소서. 천왕이여 이것을 상속법이라 합니다. 마땅히 잘 가져 배우소서. 잘 가져 배운 뒤에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올 것입니다.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 같고 광명은 눈부실 것입니다.'
정생왕은 그 뒤에 법을 관찰하기를 법다이 하고, 법을 행하기를 법다이 하였다. 태자·후비·채녀 및 모든 백성과 사문과 바라문과 내지 곤충까지를 위하여 법재를 받아 가지고, 매달 8일·14일·15일에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바라문·빈궁·고독·멀리서 온 거지들에게 음식· 의복·수레·꽃다발·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보배갓·급사·등불 들을 보시하였다. 만일 그 나라 안에 위되고 높고, 명예와 덕망이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으면, 곧 스스로 때때로 그 곳에 나아가 법을 묻고 법을 받았다. 어떤 것이 선한 법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법인가. 어떤 것이 죄가 되며 어떤 것이 복이 되는가. 어떤 것이 묘하고 어떤 것이 묘하지 않은가. 어떤 것이 흑이 되고 어떤 것이 백이 되며, 흑·백의 법은 무엇으로부터 나는가. 어떤 것이 현세의 이치며 어떤 것이 후세의 이치인가. 어떻게 행동하면 선을 받고 악을 받지 않는가고. 그에게서 들은 뒤에는 그 말대로 행하였다.
그런데, 나라 안에 빈궁한 백성이 있어도 물건을 내어 구제하지 아니했다. 재물이 없는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갈수록 곤궁하였고, 곤궁하기 때문에 곧 남의 물건을 훔치며, 훔치기 때문에 그 주인은 그를 잡아 묶어 크샤트리야 정생왕에게 와서 아뢰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은 내 물건을 훔쳤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다스리소서.'
정생왕은 그 사람에게 물었다.
'너는 진실로 훔쳤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나는 진실로 훔쳤습니다. 왜냐하면 빈곤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훔치지 않으면 곧 살 수가 없었습니다.'
정생왕은 곧 재물을 내어 주고, 도둑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돌아가라. 뒤에는 다시 그런 짓 말라.'
이에 나라 안의 백성들은, 정생왕은 만일 나라 안에 도둑질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재물을 내어 준다고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도 남의 재물을 훔치자고. 이에 나라 사람들은 각각 다투어 남의 재물을 훔치었다. 이것이 이른바 재물이 없는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못하므로 사람들은 갈수록 곤궁하고, 곤궁하기 때문에 도둑은 더욱 심하며, 도둑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하며, 형색은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이다. 그 수명은 갈수록 감하고 얼굴은 갈수록 나빠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아버지의 수명은 8만 세이나 아들의 수명은 4만 세가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저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이던 때에 어떤 사람은 곧 가서 남의 재물을 훔치었다. 그 주인은 그를 잡아 묶어 크샤트리야 정생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은 내 물건을 훔쳤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다스리소서.'
정생왕은 그 사람에게 물었다.
'너는 참으로 훔쳤는가.'
'천왕이여, 나는 참으로 훔쳤습니다. 그것은 빈곤하였기 때문입니다. 만일 훔치지 않으면 곧 스스로 살 수가 없었습니다.'
정생왕은 그 말을 들은 뒤에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 나라 안에 남의 물건을 훔친 자에게 다시 재물을 내어 모두 준다면, 이렇게 한갖되이 나라 창고를 말리더라도 도둑은 더욱 더 심해질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 만일 나라 안에 도둑이 있으면 곧 잡아다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리라'고. 이에 정생왕은 그 뒤에 곧 명령하여 지극히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 만일 나라 안에 남의 물건을 훔치는 자가 있으면, 곧 명령하여 잡아다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었다.
나라 안의 백성들은, 정생왕이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 만일 나라 안에 남의 물건을 훔치는 자가 있으면 곧 잡아다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게 한다는 말을 듣고, 나도 차라리 그것을 본받아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 가지고 가서 물건을 겁탈하자, 만일 이내 와서 물건을 빼앗으면, 그 물건 주인을 붙잡아 그 머리를 베자고 했다. 이에 그 사람들은 그 뒤에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 가지고 가서 물건을 빼앗고, 그 물건 주인을 붙잡아 그 목을 베었다. 이것이 이른바 재물이 없는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은 갈수록 곤궁하고, 곤궁하기 때문에 도둑은 갈수록 더욱 심하며, 도둑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칼로 죽이는 것이 갈수록 더하고, 칼로 죽이는 것이 더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하며, 형색은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이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하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 비구들이여, 아비의 수명은 4만 세이나 아들의 수명은 2만 세가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이던 때에, 어떤 사람은 남의 재물을 훔쳤다. 그 주인은 그를 잡아 묶어 크샤트리야 정생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은 내 물건을 훔쳤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다스리소서.'
정생왕은 그 사람에게 물었다.
'너는 참으로 훔쳤는가.'
때에 그 도둑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정생왕이 만일 그 사실을 안다면, 나를 묶어 치거나 메어치거나, 혹은 뼈와 살을 가르거나 돈이나 물건으로 벌하며, 혹은 여러 가지로 괴롭게 다스리고, 나무 가지 끝에 꿰거나 머리를 벨 것이다. 나는 차라리 거짓말로 정생왕을 속이리라'고. 이렇게 생각한 끝에 아뢰었다.
'천왕이여, 나는 훔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재물이 없어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사람은 갈수록 곤궁하고, 곤궁하기 때문에 도둑은 갈수록 더욱 더하며, 도둑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칼로 죽이는 것이 갈수록 더하고, 칼로 죽이는 것이 더하기 때문에 곧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이 갈수록 더하며,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이 더하기 때문에 저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하고, 형색은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이다. 저 수명이 갈수록 감하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 비구들이여, 아비의 수명은 2만 세이나 아들의 수명은 1만 세가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만 세이던 때에, 백성은 덕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였다. 만일 덕이 없는 사람이 덕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 질투하는 뜻을 일으켜 그 아내를 범하였다면, 이것이 이른바 재물이 없는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아니했기 때문에 사람은 갈수록 곤궁하고, 곤궁하기 때문에 도둑은 갈수록 더욱 심하며, 도둑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칼로 죽이는 것이 갈수록 더하고, 칼로 죽이는 것이 더하기 때문에 곧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이 더하며,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이 더하기 때문에 곧 질투와 사음이 갈수록 더하고, 질투와 사음이 더하기 때문에 저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하며, 형색은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이다. 저 수명이 갈수록 감하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 비구들이여, 아비의 수명은 1만 세이나 아들의 수명은 5천 세가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 수명이 5천 세이던 때에 3법은 갈수록 더하였으니, 곧 비법과 탐욕과 삿된 법이다. 3법이 더하기 때문에 저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하고, 형색은 갈수록 나빠졌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하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 비구들이여, 아비의 수명은 5천 세이나 아들의 수명은 2천 5백 세가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2천5백 세이던 때에, 다시 3법은 갈수록 더하였으니, 곧 이간하는 말과 추한 말과 꾸밈말이니라. 3법이 더하기 때문에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하고, 형색은 갈수록 나빠졌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하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아비의 수명은 2천 5백 세이나 아들의 수명은 천 세가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천 세이던 때에 1법이 갈수록 더하였으니, 곧 삿된 소견이 그것이다. 1법이 더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수명은 감하고, 형색은 나빠졌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하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 비구들이여, 아비의 수명은 천 세이나 아들의 수명은 5백 세가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5백 세이던 때에는 목숨을 다하여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이나 바라문을 존경하지 않으며, 순한 일을 행하지 않고 복업을 짓지 않으며, 후세의 죄를 보지 않았다. 그들은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이나 바라문을 존경하지 않으며, 순한 일을 행하지 않고 후세의 죄를 보지 않기 때문에, 비구들이여, 아비의 수명은 5백 세이나 아들의 수명은 2백50, 혹은 2백 세가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지금은 비록 장수하는 자가 있어도, 수명이 혹은 백 세, 혹은 거기에 이르지 못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먼 미래에는 사람의 수명은 10세가 될 것이다.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여자는 나서 5개월이면 곧 시집갈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돌피>라는 곡식을 제일 맛난 양식으로 삼을 것이다. 마치 지금 우리들이 멥쌀을 제일 맛난 음식으로 삼는 것과 같이,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돌피라는 곡식을 제일 맛난 양식으로 삼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오늘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맛난 것들, 곧 타락·기름·소금·꿀·감자·사탕 따위는 죄다 없어질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10악업을 행하면 그는 곧 남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마치 오늘날 10선업도를 행하면 그는 곧 남의 존경을 받는 것과 같이,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도 또한 그와 같아, 만일 10악업도를 행하면 그는 곧 남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전연 선한 이름이 없겠거늘, 하물며 다시 10선업도를 행할 자 있겠는가.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탄벌(彈罰)이라는 사람이 있어, 집집을 두루 돌아다니며 탄벌할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어머니는 그 아들에 대하여 해칠 마음을 가지고, 아들도 또한 어머니에 대하여 해칠 마음을 가질 것이다. 부자·형제·자매·친족들도 잇따라 서로 해칠 마음을 가질 것이니, 마치 사냥꾼이 저 사슴을 보면 극히 해칠 마음을 가지는 것과 같다. 비구들이여, 수명이 10세일 때에도 또한 이와 같아, 어머니는 그 아들에 대하여 해칠 마음을 가지고, 아들도 또한 어머니에 대하여 해칠 마음을 가질 것이요, 부자·형제·자매·친족들도 잇따라 서로 향하여 해칠 마음을 가질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10세일 때에는 7일 동안의 도병겁(刀兵劫)이 있을 것이니, 그들이 만일 물을 잡으면 화(化)하여 칼이 되고, 만일 섶나무를 잡아도 또한 화하여 칼이 될 것이다. 그들은 이 칼로써 7일 도병겁 동안을 제각기 서로 죽이다가, 7일이 지난 뒤에야 곧 그칠 것이다. 그 때에도 어떤 사람들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어 싫어하고 미워하여, 저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7일의 도병겁 동안에는 곧 산이나 들에 들어가 그윽한 곳에서 숨어 있다가, 7일을 지내면 산이나 들의 그윽한 곳에서 나와, 다시 서로 보고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아주 서로 사랑할 것이니,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을 두고 오랫동안 서로 이별해 있다가, 멀리서 무사히 집에 돌아와, 서로 보고 기뻐하고 가엾이 여겨 못내 서로 사랑하는 것과 같이, 이렇게 저 사람들도 7일을 지낸 뒤에는 곧 산이나 들의 그윽한 곳에서 나와, 다시 서로 보고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못내 서로 사랑할 것이다. 함께 서로 보고는 곧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서로 보고 이제 화평을 얻었다. 우리들은 서로 휩쓸리어 선하지 않은 법을 행하였으므로 이제 서로 만나 보매 친족들이 다 죽었다. 우리들은 이제 함께 선법을 행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법을 행할까. 우리들은 모두 살생한 사람들이다. 이제 함께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자. 우리들은 마땅히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이러한 선법을 행하였다. 선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10세이던 사람은 수명이 20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20세인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은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우리들은 서로 주지 않는 것을 가지려 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주지 않는 것을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기를 끊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이러한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20세인 사람은 수명이 40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40세인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은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그런데, 우리는 본래부터 사음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자. 우리들은 마땅히 서로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한 뒤에는 수명은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지자, 비구들이여, 수명이 40세인 사람은 수명이 80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80세인 사람도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도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으며,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거짓말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거짓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목숨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80세인 사람은 수명이 1백 60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1백 60세인 사람도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목숨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은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이간하는 말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이간하는 말을 떠나고 이간하는 말을 끊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1백 60세인 사람은 수명이 3백 20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3백 20세인 사람도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도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었으며, 이간하는 말을 떠나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추한 말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추한 말을 떠나고 추한 말을 끊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3백 20세인, 사람은 수명이 6백 40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6백 40세인 사람도 또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은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떠나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떠나고 추한 말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꾸밈말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꾸밈말을 떠나고 꾸밈말을 끊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6백 40세인 사람은 수명이 2천 5백 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2천 5백 세인 사람도 또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은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떠나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떠나고 추한 말을 끊었으며, 꾸밈말을 떠나고 꾸밈말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탐질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탐질을 떠나고 탐질(貪嫉)을 끊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은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2천 5백 세인 사람은 수명이 5천 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5천 세인 사람도 또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도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떠나고 거지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떠나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떠나고 추한 말을 끊었다. 꾸밈말을 떠나고 꾸밈말을 끊었으며, 탐질을 떠나고 탐질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성냄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성냄을 떠나고 성냄을 끊자. 우리들은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5천 세인 사람은 수명이 1만 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1만 세인 사람도 또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은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떠나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떠나고 추한 말을 끊었다. 꾸밈말을 떠나고 꾸밈말을 끊었으며, 탐질을 떠나고 탐질을 끊었으며, 성냄을 떠나고 성냄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삿된 소견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만 세인 사람은 수명이 2만 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수명이 2만 세인 사람도 또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은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하자. 어떻게 함께 다시 선행을 더할까.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떠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떠나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떠나고 추한 말을 끊었다. 꾸밈말을 떠나고 꾸밈말을 끊었으며, 탐질을 떠나고 탐질을 끊었다. 성냄을 떠나고 성냄을 끊었으며,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법이 아닌 욕악(欲惡)·탐행(貪行)·사법(邪法)을 가지고 있다. 우리들은 이제 이 3악(惡)의 선하지 않은 법을 떠나고 3악의 선하지 않은 법을 끊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고. 그들은 곧 함께 이러한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더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더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이여, 수명이 2만 세인 사람은 수명이 4만 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인 때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이나 바라문을 존중하고 공경하며, 받들어 행하고 순하게 섬기어, 복업을 닦고 후세의 죄를 보았다. 그들은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이나 바라문을 존중하고 공경하며 받들어 행하고 순하게 섬기어, 복업을 닦고 후세의 죄를 보기 때문에, 비구들이여, 수명이 4만 세인 사람은 수명이 8만 세인 아들을 낳았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인 때에는, 이 잠부주는 지극히 크고 충족하고 아름다워 백성들이 많이 살고, 촌읍은 서로 가깝기가 닭이 한 번에 날을 만하였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목숨이 8만 세일 때에는, 여자는 나이 5백 세가 되어야 비로소 시집갈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일 때에는 오직 이런 걱정만이 있을 것이니, 곧 추위와 더위와 대·소변과 욕심과 음식과 늙음으로서, 다시 다른 걱정은 없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일 때에는 소라라는 왕이 있을 것이다. 그는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바로 거느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칠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칠보란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이다. 1천 아들을 두어, 용모는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내지 큰 바다까지 거느리는데,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하리라. 비구들이여, 모든 정생왕들은 사람의 주인이 되어 천하를 바로 거느릴 때에는, 스스로 경계를 정하되 아버지의 얻은 바를 따를 것이다. 그는 스스로 경계를 정하되 아버지의 얻은 바를 따르기 때문에, 수명은 갈수록 감하지 않고 형색은 나빠지지 않으며, 일찍 즐거움을 잃는 일이 없고 또한 힘도 쇠하지 않는다.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도 또한 이와 같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며, 스스로 경계를 행하되 아버지의 얻은 바를 따라야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스스로 경계를 행하되 아버지의 얻은 바를 따름으로 말미암아 수명은 갈수록 감하지 않고 형색은 나빠지지 않으며, 일찍 즐거움을 잃는 일이 없고 힘도 또한 쇠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어떻게 스스로 경계를 행하되 아버지의 얻은 바를 따를 것인가. 이 비구는 안 몸을 관찰하기를 몸다이 하고, 안의 각·마음·법을 관찰하기를 각·마음·법다이 한다.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스스로 경계를 행하되 아버지의 얻은 바를 따른다.'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비구의 수명인가. 이 비구는 욕정(欲定)의 여의족(如意足)을 닦아, 악을 멀리 떠남을 의지하고 욕심이 없음을 의지하고 멸해 다함을 의지하여 출요(出要)로 나아가며, 정진정(精進定)을 닦고 심정(心定)을 닦고 사유정(思惟定)의 여의족을 닦아, 악을 멀리 떠남을 의지하고 욕심이 없음을 의지하고 멸해 다함을 의지하여 출요로 나아간다. 이것을 비구의 수명이라 한다. 어떤 것이 비구의 형색인가. 이 비구는 금계를 닦아 익히고, 종해탈을 지켜 보호하며, 또 위의와 예절을 잘 껴잡고 티끌만한 죄를 보아도 항상 두려움을 품으며, 학계를 받아 가진다. 이것을 비구의 형색이라 한다. 어떤 것이 비구의 즐거움인가. 이 비구는 욕심을 떠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내지 제4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을 비구의 즐거움이라 한다. 어떤 것이 비구의 힘인가. 이 비구는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여 무루를 얻고, 마음이 해탈하고 슬기가 해탈하여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안다. 이것을 비구의 힘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나는 마왕의 힘과 같이 항복 받을 수 없는 힘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저 누가 다한 비구는 위없는 거룩한 슬기의 힘으로써 능히 그것을 항복 받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