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14권
67 대천나림경(大天螺林輕)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데하국에 노닐으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미틸라로 가셔서 대천나림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도중에서 빙그레 웃으시었다. 존자 아난다는 세존께서 웃으시는 것을 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어떠한 인연으로 웃으시나이까. 모든 여래·무소착·등정각께서는 어떤 인연이 없으면, 끝내 함부로 웃으시지 않았나이다. 원하옵건대 그 뜻을 들려 주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옛날 이 미틸라의 나림 속 저기에, 대천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군(軍)이 있어 천하를 바로 거느리었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寶)를 성취하고, 사람의 4여의(如意)의 덕을 얻었었다. 아난다야, 저 대왕의 7보(寶)를 성취하였다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곧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거사보·주병신보이니, 이것을 일러 7보(寶)라 한다.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어떻게 윤보를 성취하였는가. 그 때에 대천왕은 매달 보름날 종해탈을 설명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正殿)에 오르면 하늘 윤보가 동방에서 온다.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의 지은 것이 아니요,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번쩍이었다. 대천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마음으로 '좋은 윤보가 나왔다. 묘한 윤보가 나왔다. 나는 일찍 옛사람에게 들으니 만일 정생(頂生) 크샤트리야왕이 매달 보름날 종해탈을 설명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하늘 윤보가 동방에서 오는데,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의 지은 것이 아니요,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이 번쩍이면, 그는 반드시 전륜왕이 된다고 들었다. 나도 장차 전륜왕이 될 것이 아닌가.'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옛날 대천왕이 장차 스스로 하늘 윤보를 시험하려고 할 때에는 4군(軍) 곧 상군·마군·차군·보군을 모은다. 4종(種)의 군사를 모은 뒤에는 하늘 윤보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왼손으로는 바퀴를 어루만지고 오른손으로는 이것을 굴리면서, '하늘 윤보를 따르리라. 하늘 윤보가 굴러가는 곳을 따르리라.'고 말한다. 아난다야, 저 하늘 윤보는 구르자, 곧 동방으로 향하여 갔다. 때에 대천왕도 또한 뒤를 따르고, 4군(軍)도 또한 따랐다. 만일 하늘 윤보가 머무르는 곳이 있을 때에는 대천왕도 거기서 묵고, 4군(軍)도 또한 묵었다. 이에 동방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다 대천왕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잘 오셨습니다. 천왕이여, 이 모든 국토는 지극히 풍족하고 즐거우며, 인민도 많이 있사온데, 모두 천왕에게 속하여 있습니다. 오직 원컨대 천왕은 법으로써 이것을 가르치소서. 우리들도 또한 천왕을 돕겠습니다.
이에 대천왕은 모든 소왕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각각 경계를 차지하여 모두 마땅히 법으로써 하고, 법이 아닌 것으로써는 하지 말라. 나라 안에는 모든 악업이나 범행이 아닌 사람은 있게 하지 말라.'
저 하늘 윤보는 동방을 지나가서, 동방의 큰 바다를 건너고, 돌아서 남방·서방·북방으로 갔다.
아난다야, 하늘 윤보가 두루 돌아 굴러갈 때에, 대천왕도 또한 뒤를 따랐고, 4군(軍)도 또한 따랐다. 만일 하늘 윤보가 머무르는 곳이 있을 때에는 대천왕도 곧 거기서 묵고, 4군(軍)도 또한 묵었다. 이에 북방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다 대천왕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잘 오셨습니다. 천왕이여, 이 모든 국토는 지극히 풍족하고 즐거우며, 백성들도 많이 있사온데, 모두 천왕에 속해 있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법으로써 이것을 가르치소서. 우리들도 또한 돕겠습니다.'
이에 대천왕은 모든 소왕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각각 경계를 차지하고 마땅히 다 법으로써 하고, 법이 아닌 것으로써는 하지 말라. 나라 안에는 모든 악업과 범행이 아닌 사람은 있게 하지 말라.' 아난다야, 저 하늘 윤보는 북방을 지나가서, 큰 바다를 건너고, 곧 빨리 본 왕성으로 돌아왔다. 저 대천왕은 정전 위에 앉아 재물을 처리할 때에 하늘 윤보는 허공에 머물렀다. 이것을 대천왕의 하늘 윤보의 성취라 하느니라.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어떻게 상보를 성취하였는가. 그 때에 대천왕은 상보를 내었다. 저 코끼리는 매우 희고 7지(支)가 있었는데, 이름을 우포사타라 하였다. 대천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만일 잘 길들이면 아주 훌륭한 것이 될 것이다'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그 뒤에 상사(像師)에게 말하였다.
'너는 빨리 저 코끼리를 몰아 잘 길들여라. 만일 잘 길들였거든 곧 와서 내게 알리라.'
그 때에 상사는 왕의 명령을 받고 상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빨리 상보를 몰아 아주 잘 길들였다. 그 때에 상보는 엄격한 훈련을 받고 빨리 잘 길들기는, 마치 옛날 한량없는 백천 세를 산 좋은 코끼리가 한량없는 백천 세 동안 엄격한 훈련을 받고, 얼른 길들여진 것과 같았다. 저 상보도 이와 같이 엄격한 훈련을 받아 얼른 잘 길들게 되었다. 그 때에 상사는 빨리 상보를 몰아 엄격하게 잘 훈련시킨 뒤에, 곧 대천왕에게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나는 이것을 엄격하게 잘 다루었기 때문에 상보는 이미 길들어 천왕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
아난다야, 옛날 대천왕은 상보를 시험하려고, 이른 아침에 상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저 상보를 타고 모든 땅과 내지 큰 바다에 놀다가, 곧 빨리 본 왕성으로 돌아왔다. 이것을 대천왕의 흰 상보의 성취라 하느니라.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어떻게 마보를 성취하였는가. 그 때에 대천왕은 마보를 내었다. 그 마보는 지극히 검푸른 빛깔로서 머리 모양이 까마귀와 같고, 털로써 몸을 장식하였기 때문에 이름을 모마왕이라 하였다. 천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만일 잘 길들이면 아주 훌륭한 것이 될 것이다.'고 생각하였다. 아난다야, 대천왕은 그 뒤에 마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빨리 말을 몰아 잘 길들여라. 만일 잘 길들였거든 곧 와서 내게 알리라.'
그 때에 마사는 왕의 명령을 받고 마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빨리 마보를 몰아 아주 잘 길들였다. 그 때에 마보는 엄격한 훈련을 받고 빨리 잘 길들기는, 마치 옛날 한량 없는 백천 세를 산 좋은 말이 한량없는 백천 세 동안 엄격한 훈련을 받고, 얼른 길들여진 것과 같았다. 저 마보도 또한 이와 같이 엄격한 훈련을 받아 얼른 잘 길들게 되었다. 아난다야, 그 때에 마사는 빨리 마보를 몰아 잘 훈련시킨 뒤에 곧 대천왕에게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나는 이것을 엄격하게 잘 다루었기 때문에 마보는 이미 길들어 천왕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
아난다야, 옛날 대천왕은 마보를 시험하려고, 이른 아침에 마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저 마보를 타고 모든 땅과 내지 큰 바다에 놀다가 곧 빨리 왕성으로 돌아왔다. 이것을 대천왕의 검푸른 마보의 성취라 하느니라.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어떻게 주보를 성취하였는가. 그 때에 대천왕은 주보를 내었다. 저 주보는 밝고 깨끗하고 자연스러워 지은 사람이 없고, 여덟 모로서 때가 없고 아주 잘 갈리었으며, 파랑·노랑·빨강·하양·까망의 5색 끈으로 꿰어졌다. 대천왕은 안 궁정에서 등불을 얻고자 하면 곧 주보를 쓴다. 아난다야, 옛날 대천왕은 주보를 시험하려 할 때에는 곧 4군(軍)을 모은다. 4군(軍)을 모은 뒤에는 밤 어둠 가운데서 높은 기를 세우고, 구슬을 그 위에 얹어 두고, 동산으로 나가면 구슬 광명은 빛나 4군(軍)을 비추고 광명이 미친 곳은 사방으로 반 요오자나 된다. 이것을 대천왕의 밝은 주보의 성취라 하느니라.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어떻게 여보를 성취하였는가. 그 때에 대천왕은 여보를 낸다. 그 여보는 몸에 광택이 나고 빛나고 조촐하며 밝고 깨끗하여, 아름다운 얼굴은 사람에서 뛰어나고 천녀보다는 조금 못하며, 모습은 단정하여, 보는 사람은 모두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입으로는 향기로운 푸른 연꽃 향기를 내고, 몸의 모든 털구멍으로는 전단 향기를 내며, 겨울에는 몸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몸이 시원하다. 그 여자는 지극한 마음으로 왕을 섬기고, 말은 즐거웁고 행동은 영리하며,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기뻐하여 선을 행한다. 그 여자는 왕을 생각하여 마음에서 떠나지 않거늘, 하물며 몸과 입의 행이겠느냐. 이것을 대천왕의 여보(女寶)의 성취라 하느니라.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어떻게 거사보를 성취하였는가. 그 때에 대천왕은 거사보를 낸다. 저 거사보는 지극히 풍부하여 재산이 한량이 없고, 많은 목축과 봉호와 식읍이 있으며, 여러 가지 복업의 갚음을 두루 갖추었고, 하늘눈을 얻어 모든 보배 창고의 빈것과 찬것·지기가 있고 없음과금 창고인가, 돈 창고인가와 만든 것과 만들지 않은 것인가를 모두 뚫어본다. 아난다야, 저 거사보는 대천왕에게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만일 금이나 돈이 필요하시다면, 천왕은 걱정하지 마소서. 나는 스스로 그 때를 맞출 것입니다.'
아난다야, 옛날 대천왕은 거사보를 시험하려고, 왕은 배를 타고, 강가에 들어가 말하였다.
'거사여, 나는 금과 돈이 필요하다.'
거사는 사뢰었다.
'천왕이여, 원컨대 배를 언덕으로 가게 해 주소서.'
'거사여, 바로 여기서 필요하다, 바로 여기서 필요하다.'
'천왕이여, 원컨대 배를 멈춰 주소서.'
아난다야, 때에 거사보는 뱃머리로 가서 길게 꿇어앉아 손을 펴고 곧 물 속에서 금창고·돈창고·만든 창고·만들지 않은 창고의 네 창고를 들어 낸 뒤에 사뢰었다.
'천왕이여, 마음대로 금이나 돈이나 필요한 것을 쓰시고, 남는 것을 도로 물 속에 넣어 주소서.'
아난다야, 이것을 대천왕의 거사보의 성취라 하느니라.
아난다야, 저 대왕은 어떻게 주병신보를 성취하였는가. 그 때에 대천왕은 주병신보를 내었다. 저 주병신보는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변재와 묘한 말과 지식과 분별이 있다. 주병신보는 대천왕을 위하여 현세의 이치를 베풀어 권하여 편안히 살게 하고, 후세의 이치를 베풀어 권하여 편안히 살게 하며, 현세의 이치와 후세의 이치를 베풀어 권하여 편안히 살게 한다. 저 주병신보는 대천왕을 위하여, 군사를 모으고자 하면 곧 모이게 하고, 풀고자 하면 곧 풀어 놓는다. 대천왕의 4군(軍)을 피로하지 않게 하고, 또 이것을 격려하고자 할 때에는 모든 신하들도 또한 그러하다. 이것을 대천왕의 주병신보의 성취라 한다.
아난다야, 이것을 대천왕의 7보(寶)의 성취라 하느니라.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어떻게 사람의 4여의덕을 얻었는가. 저 대천왕은 수명이 지극히 길어 8만 4천 세 동안은 동자(童子)의 유희를 하였고, 8만 4천 세 동안은 작은 국왕이 되었으며, 8만 4천 세 동안은 큰 국왕이 되었고, 8만 4천 세 동안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고, 선인의 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아 이 미틸라의 대천나 숲속에서 살고 있다. 아난다야, 만일 대천왕이 수명이 지극히 길어 8만 4천 세 동안은 동자의 유희를 하였고 8만 4천 세 동안은 작은 국왕이 되었으며, 8만 4천 세 동안은 큰 국왕이 되었고, 8만 4천 세 동안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고, 선인의 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아 이 미틸라의 대천나 숲속에서 산다면, 이것을 대천왕의 첫째 여의덕이라 하느니라.
또 저 대천왕은 병이 없고, 평등한 음식 맛의 도를 성취하여 찬 것도 뜨거운 것도 먹지 않고, 안온하여 탈이 없다. 그러므로 말미암아 그 마시고 먹는 것은 잘 소화하게 된다. 아난다야, 만일 대천왕이 병이 없고, 평등한 음식 맛의 도를 성취하여 찬 것도 뜨거운 것도 먹지 않고, 안온하여 탈이 없으며, 그러므로 말미암아 그 마시고 먹는 것이 잘 소화된다면, 이것을 대천왕의 둘째 여의덕이라 하느니라.
그리고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몸에 광택이 있고 빛나고 조촐하며, 밝고 아름다운 얼굴은 사람보다 뛰어나고, 천인보다는 조금 못하며, 단정하고 아름다워 보는 사람은 즐거워하고 기뻐한다. 아난다야, 만일 대천왕이 몸에 광택이 있고 빛나고 조촐하며, 밝고 깨끗하여 아름다운 얼굴은 사람보다 뛰어나고, 천인보다는 조금 못하며, 단정하고 아름다워 보는 사람이 즐거워하고 기뻐한다면, 이것을 대천왕의 셋째 여의덕이라 하느니라.
다시 다음에는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항상 바라문과 거사를 생각하기를 아비가 자식을 생각하듯 하고, 바라문과 거사도 또한 대왕을 존경하기를 자식이 아비를 존경하듯 한다. 아난다야, 옛날 대천왕은 동산으로 가는 도중에서 마부에게 말하였다. '천천히 수레를 몰아라. 나는 오랫동안 바라문과 거사를 바라보고자 한다'고. 바라문과 거사들도 또한 마부에게 말하였다. '천천히 수레를 몰아라. 우리들은 오랫동안 대천왕을 뵈옵고자 한다'고. 아난다야, 만일 대천왕이 항상 바라문과 거사를 생각하기를 아비가 자식을 생각하듯 하고, 바라문과 거사도 또한 대천왕을 존경하기를 자식이 아비를 존경하듯 한다면, 이것을 대천왕의 넷째 여의덕이라 한다. 이것을 대천왕의 4여의덕을 얻은 것이라 하느니라.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뒷날 이발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만일 내 머리에서 흰 털이 난 것을 보거든 곧 내게 알려라.'
이에 이발사는 왕의 명령을 받은 뒤, 어느날 왕의 머리를 감기다가 흰 털이 난 것을 보고 아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천사는 이미 와서 왕의 머리에 백발이 났습니다.'
천왕은 또 이발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금족집게를 가지고 천천히 흰 털을 뽑아 내 손바닥에 놓아라.'
그 때에 이발사는 왕의 명령을 받고 금족집게를 가지고 천천히 흰 털을 뽑아 왕의 손바닥에 놓았다.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손에 흰 털을 받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머리에 백발이 났네
수명은 갈수록 줄어드는구나
천사는 이미 이르렀거니
나는 이제 도를 배울 때로다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백발을 본 뒤에 태자에게 말하였느니라.
'태자여, 마땅히 알라. 천사는 이미 와서 머리에 흰 털이 났다. 태자여, 나는 이미 인간의 욕망을 얻었다. 이제는 다시 마땅히 천상의 욕망을 구하리라. 태자여,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고자 한다. 태자여, 나는 이제 이 4천하를 너에게 물려 주노니, 너는 마땅히 법다이 다스리고 법이 아닌 것으로써 하지 말며, 나라 안에는 모든 악업과 범행이 아닌 사람은 있게 하지 말라. 태자여, 너도 뒷날 만일 천사가 와서 머리에 흰 털이 난 것을 보거든 다시 나라의 정사를 너의 태자에게 주어야 한다. 그를 잘 가르쳐 당부하고 태자에게 나라를 준 뒤에는 너도 또한 마땅히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워야 한다. 태자여,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이 상속하는 법을 굴리노니, 너도 또한 마땅히 이 상속하는 법을 굴리어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말라. 태자여, 만일 이 나라 안에서, 전해 주는 법이 끊어져 다시 계속되지 않으면, 이것을 백성들이 의지할 곳이 없는 것이라 한다. 태자여, 그러므로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굴리는 것이다. 나는 이미 너를 위하여 이 상속하는 법을 굴리었다. 너도 또한 마땅히 이 상속하는 법을 굴리어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말라.
아난다야, 저 대천왕은 이 나라 정사를 태자에게 물려 주고 잘 가르쳐 당부한 뒤에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되 선인의 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아, 이 미틸라의 대천나 숲 속에 살고 있었느니라.
그 태자도 또한 전륜왕의 7보(寶)를 성취하고 사람의 4여의덕을 얻었다. 어떻게 7보(寶)를 성취하고 사람의 4여의덕을 얻었는가. 앞에서 말한 바의 7보(寶)와 사람의 4여의덕을 얻은 것과 같다. 아난다야, 그 전륜왕도 또한 뒷날 이발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만일 내 머리에서 흰 털이 난 것을 보거든 곧 내게 알리라.'
이에 이발사는 왕의 명령을 받은 뒤에 어느 날 왕의 머리를 감기다가 흰 털이 난 것을 보고 왕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천사는 이미 와서 머리에 흰 털이 났나이다.'
저 전륜왕도 또한 이발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금족집게를 가지고 천천히 흰 털을 뽑아 내 손바닥에 놓아라.'
때에 이발사는 명령을 받고 곧 금족집게를 가지고 천천히 흰 털을 뽑아 왕의 손바닥에 놓았다. 아난다야. 저 전륜왕은 손에 흰 털을 받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머리에 백발이 났네
수명은 갈수록 줄어드는구나
천사는 이미 이르렀거니
나는 이제 도를 배울 때로다
아난다야, 그 전륜왕은 백발을 보고 태자에게 말하였다.
'태자여, 마땅히 알라. 천사는 이미 와서 내 머리에는 흰 털이 났다. 나는 이미 인간의 욕망을 이루었다. 이제는 마땅히 다시 천상의 욕망을 구하리라.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고자 한다. 태자여, 나는 이제 이 4천하를 너에게 물려 주노니, 너는 마땅히 법다이 다스리고 법이 아닌 것은 하지 말며, 나라 안에는 모든 악업과 범행이 아닌 사람은 있게 하지 말라. 태자여, 너도 뒷날 만일 천사가 와서 머리에 흰 털이 난 것을 보거든, 너도 또한 마땅히 이 나라 정사를 너의 태자에게 물려 주어야 한다. 그를 잘 가르쳐 당부하고 태자에게 나라를 준 뒤에는, 너도 또한 마땅히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워야 한다. 태자여,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이 상속하는 법을 굴리노니, 너도 또한 마땅히 이 상속하는 법을 굴리어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말라. 태자여, 만일 이 나라 안에서, 전해 주는 법이 끊어져 다시 계속되지 않으면, 이것을 백성들이 의지할 곳이 없는 것이라 한다. 태자여, 그러므로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굴리는 것이다.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이 상속하는 법을 굴리었다. 너도 또한 마땅히 이 상속하는 법을 굴리어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말라.'
저 전륜왕은 이 나라 정사를 태자에게 물려 주고 잘 가르쳐 당부한 뒤에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도를 배우되 선인의 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아, 이 미틸라의 대천나 숲 속에 살고 있었느니라.
아난다야, 이것이 이른바 '아들에서 아들로, 손자에서 손자로, 친족에서 친족으로, 소견에서 소견으로 서로 잇따라 8만 4천의 전륜왕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되 선인의 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아, 이 미틸라의 대천나 숲 속에 살고 있었다는 것이니라.
그 최후의 왕을 니미라고 한다. 법다운 법왕으로서 법다이 법을 행하였다. 그리고 태자와 후비와 채녀와 모든 신하와 백성과 사문과 바라문과 내지 곤충까지를 위하여 법재(法齋)를 받들어 가지고, 매달 8일·14일·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바라문·빈궁·고독·멀리서 온 거지들에게 음식·의복·수레·화만·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가에 드리운 구슬·급사·등불로써 베풀었다. 그 때에 33천은 선법강당에 모여 앉아 니미왕을 못내 찬탄하였다.
'여러분, 비데하 사람은 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저 최후의 니미라는 왕은 법다운 법왕으로서 법다이 법을 행한다. 그리고 태자·후비·채녀·모든 신하와 백성과 사문·바라문 내지 곤충까지를 위하여 법재를 받들어 가지고, 매달 8일·14일·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바라문·빈궁·고독·멀리서 온 거지들에게 음식·의복·수레·화만·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보배 갓·급사·등불로써 보시한다.'
때에 천제석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천제석은 33천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너희들은 여기서 곧 저 니미왕을 보고자 하는가.'
33천은 사뢰었다.
'코시요여, 우리들은 여기서 곧 저 니미왕을 보고자 합니다.'
그 때에 제석은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사이에 33천에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다가 어느새 니미왕의 궁전에 이르렀다. 이에 니미왕은 천제석을 보자 곧 물었다.
'너는 누구냐.'
제석은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천제석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가.'
'제석이 있다고 들었다.'
'내가 곧 그이니라. 대왕은 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33천은 너를 위하여 선법강당에 모여 앉아, 못내 찬탄해 말한다. 여러분, 비데하 사람은 곧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저 최후의 니미 왕은 법다운 법왕으로서 법다이 법을 행한다. 그리고 태자·후비·채녀및 모든 신하와 백성과 사문·바라문 내지 곤충까지를 위하여 법재를 받들어 가지고, 매달 8일·14일·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바라문·빈궁·고독·멀리서 온 거지들에게 음식·의복·수레·화만·흩는 꽃·바르는 향·집·침구·털담요·보배 갓·급사·등불로써 보시한다'고.
'대왕이여, 33천을 보고자 하는가.'
'보고자 한다.'
제석은 다시 니미왕에게 말하였다.
'나는 천상에 돌아가 명령하여 1천 상거(像車)를 장엄하게 장식해 오리니 대왕이여, 그 수레를 타고 즐거이 유희하면서 천상으로 올라가라.'
때에 니미왕은 천제석을 위하여 잠자코 허락하였다. 이에 제석은 니미왕이 잠자코 허락한 것을 안 뒤에,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사이에 니미왕의 궁전에서 사라져 나타나지 않다가 어느새 돌아가 저 33천에 이르렀다. 제석은 가서 어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1천 상거를 장엄하게 장식하고 가서 니미왕을 맞이하되 거기 가서 사뢰어라. 대왕이여, 마땅히 알라. 천제석은 이 1천 상거를 보내어 대왕을 맞이하게 하였습니다. 이 수레를 타고 즐거이 유희하면서 천상으로 올라 가소서'라고. 왕이 수레를 타거든 다시 왕에게 '왕이여, 우리들로 하여금 어느 길을 따라 대왕을 모셨으면 하고 생각하십니까. 나쁜 갚음을 받는 나쁜 갚음의 길을 따르리이까. 묘한 갚음을 받는 묘한 갚음의 길을 따르리이까.'고 물어 보라.
이에 마부는 제석의 명령을 받고 곧 1천 상거를 장엄하게 장식한 뒤에 니미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사뢰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제석은 이 1천 상거를 보내어 대왕을 맞이하게 하였습니다. 이 수레를 타시고 즐거이 유희하면서 천상으로 올라가소서.'
때에 니미왕은 그 수레를 탔다. 마부는 다시 왕에게 사뢰었다.
'우리들로 하여금 어느 길을 따라 대왕을 모셨으면 하고 생각하십니까. 나쁜 갚음을 받는 나쁜 갚음의 길을 따르리이까. 묘한 갚음을 받는 묘한 갚음의 깊을 따르리이까.'
때에 니미왕은 마부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나쁜 갚음을 받는 나쁜 갚음과 묘한 갚음을 받는 묘한 갚음의 두 길의 중간으로 나를 보내어라.'
이에 33천은 멀리서 니미왕이 오는 것을 보자, 좋다고 칭찬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33천과 함께 살면서 즐기십시다.'
때에 니미왕은 33천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치 임시로 잠깐 수레를 구하여
거짓으로 빌려 탄 것과 같이
여기도 또한 그러하거니
이르되 남의 소유이니라
나는 미틸라로 돌아가
한량이 없는 선(善)을 지으리
그로써 천상에 태어나
복을 지어 밑천을 삼으리라
아난다야, 옛날의 대천왕을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을 말라. 마땅히 알라, 그는 곧 나이니라. 아난다야, 나는 옛날 아들에서 아들로, 손자에서 손자로, 친족에서 친족에 이르러, 내게서 서로 잇따라 8만 4천의 전륜왕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되 선인의 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아, 이 미틸라의 대천나 숲 속에 살고 있었느니라. 아난다야, 나는 그 때에 스스로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며,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러나, 그 때에는 설법하여도 구경(究竟)에 이르지 못하였고 백정(白淨)을 성취하지 못하였으며, 범행을 성취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 때에는 생·노·병·사와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떠나지 못하고, 또한 아직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하였었다.
아난다야, 그러나 나는 이제 세상에 나와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한다. 나는 이제 스스로 요익하고 남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설법하여 구경에 이르게 되고 백정(白淨)을 성취하였으며, 범행을 성취하여 마치었다. 나는 이제 생·노·병·사와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떠나게 되고, 나는 이제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되었다. 아난다야,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상속의 법을 굴리노니, 너도 또한 마땅히 상속의 법을 굴리어 부처의 종자를 끊어지게 하지 말라. 아난다야, 어떻게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상속의 법을 굴리고, 너도 또한 상속의 법을 굴리어 부처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할 수 있는가. 곧 그것은 팔정도로써 바른 소견과 내지 바른 정의 팔정도니라. 아난다야, 이것이 이른바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상속의 법을 굴리고, 너도 또한 상속의 법을 굴리어 부처의 종자를 끊어지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아난다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8 대선견왕경 (大善見王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쿠시나가라성에 노닐으시면서 우파밧타나 역사(力士)의 사알라 숲속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최후로 열반에 드시려 하면서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너는 두 사알라나무 사이에 가서 나를 위하여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리를 펴라. 나는 중야(中夜)에 열반하리라."
때에 아난다는 여래의 분부를 받고 곧 두 나무 사이에 가서 여래를 위하여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리를 폈다. 자리를 편 뒤에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여래를 위하여 두 나무 사이에다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리를 폈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스스로 때를 알으소서."
이에 세존께서는 아난다를 데리고 두 나무 사이로 가시어 울다승을 네 겹으로 접어 평상 위에 깔고, 승가리를 접어 베개로 삼고 오른쪽으로 누워 두 발을 포개고 최후로 열반에 드시려 하시었다. 때에 존자 아난다는 총채를 잡고 부처님을 모시었다. 그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다시 다른 큰 성이 있나이다. 1은 참파요, 2는 사위성이며, 3은 바이샬리요, 4는 왕사성이며, 5는 바라나시요, 6은 카필라바스투입니다. 세존께서는 저런 곳에서 열반하시지 않고 어찌하여 바로 이 작은 토성에서 하시려 하나이까. 모든 성 중에서 이것을 최하로 치나이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야, 너는 이것을 작은 토성이라 하고, 모든 성 중에서 최하로 친다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과거에 이 쿠시나가라 성은 쿠시나가라왕성이라 이름하여 극히 풍부하고 즐거우며, 많은 사람이 살았었다. 쿠시나가라왕성은 길이는 7 요오자나요, 넓이도 7 요오자나였다. 아난다야, 망루를 세웠는데, 높이는 1인의 키와 같고, 혹은 2·3·4내지 7인의 키에 이르렀다. 쿠시나가라왕성 밖 주위에는 7겹의 해자가 있었고, 그 해자는 4보(寶) 곧 금·은·유리·수정으로써 쌓았으며, 그 밑에 또 4보(寶)를 깔았다. 아난다야, 쿠시나가라왕성 둘레 밖에는 일곱 겹 담이 있고, 그 담도 또한 4보(寶)로 쌓았다. 쿠시나가라왕성 둘레에는 일곱 겹으로 4보(寶)의 타알라나무를 둘렀는데, 금타알라나무는 은잎·은꽃·은열매요, 은타알라나무는 금잎·금꽃·금열매며, 유리타알라나무는 수정잎·수정꽃·수정열매요, 수정타알라나무는 유리잎·유리꽃·유리열매였다. 아난다야, 저 타알라나무 사이에는 여러 가지 연못을 만들었는데, 푸른 연꽃못·붉은 연꽃못·빨간 연꽃못·흰 연꽃못이다.
그 연못 언덕은 금·은·유리·수정 등 4보(寶)로 쌓았고, 그 밑에도 4보(寶)로 깔았다. 아난다야, 그 못 가운데에는 금·은·유리·수정의 섬돌이 있는데, 금섬돌은 은발판이요, 은섬돌은 금발판이요, 유리섬돌은 수정발판, 수정섬돌은 유리발판이다. 저 못 둘레에는 4보(寶)의 줄난간이 있는데, 금난간은 은줄·은난간은 금줄이요, 유리난간은 수정줄·수정난간은 유리줄이다. 그 못은 그물로 덮었고 방울을 그 사이에 달았다. 그 방울도 4보(寶)로 되었는데, 금방울은 은혀·은방울은 금혀요, 유리방울은 수정혀·수정방울은 유리혀다. 아난다야, 그 못 가운데에는 여러 가지 물꽃을 심었는데, 푸른 연꽃·붉은 연꽃·빨간 연꽃·흰 연꽃으로서 항상 물이 있고 언제나 꽃이 있으며, 지키는 사람이 없이 모든 사람이 통한다. 아난다야, 그 못 언덕에는 여러 가지 육지꽃을 심었는데, 수마나꽃·바사꽃·첨복꽃·수건꽃·마두건제꽃·다제무꽃·파라두꽃이다. 아난다야, 그 꽃못 언덕에는 많은 여자가 있다. 몸에는 광택이 있고 빛나고 조촐하며, 아름다운 얼굴은 사람보다 뛰어나고 천녀보다 조금 못하며, 모습은 단정하여 보는 사람은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여러 가지 보배와 영락으로 장엄한 장식이 구족하였다. 그녀는 은혜로 베풀되 그 필요를 따라 음식·의복·수레·집·침구·털담요·급사·등불로써 모두 보시하였느니라.
아난다야, 그 타알라 나뭇잎은 바람이 불 때에는 지극히 묘한 음악 소리가 있어, 마치 5종의 기공사(妓工師)가 음악을 아뢰는 지극히 묘하고 화하고 고른 음악과 같았다. 아난다야, 그 타알라나뭇잎은 바람이 불 때에 또한 그와 같다. 비록 더럽고 나쁜 극히 하등 사람이라도 5종의 풍류를 얻고자 하면, 함께 타알라나무 사이에 가서 다 마음대로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아난다야, 쿠시나가라왕성에는 언제나 12종의 소리가 있어 일찍 끊긴 적이 없었다. 코끼리소리·말소리·수레소리·걸음소리·고동소리·북소리·박락고소리·기생 장구소리·노래소리·춤소리·음식소리·보시하는 소리니라.
아난다야, 쿠시나가라성 중에는 대선견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4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바로 거느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하고 사람의 4여의덕을 얻었다. 어떤 것이 7보를 성취하고 사람의 4여의덕을 얻은 것인가. 앞에서 말한 바의 7보와 4여의덕과 같은 것이다. 아난다야, 이에 쿠시나가라왕성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많은 주보와 캄발라보를 싣고 대선견왕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천왕이여, 이 많은 주보와 캄발라보를, 우리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어 받아 주시기를 원하나이다.'
대선견왕은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바치지마는 내게는 필요 없다. 내게도 있다.'
아난다야, 다시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이 대선견왕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천왕이여, 우리들은 천왕을 위하여 궁전을 짓고자 하나이다.'
'그대들은 나를 위하여 정전을 짓고자 하지마는 내게는 필요 없다. 내게는 정전이 있다.'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다 합장하고 향하여 두 번 세 번 여쭈었다.
'천왕이여, 우리들은 천왕을 위하여 정전을 짓고자 하나이다. 우리들은 천왕을 위하여 정전을 짓고자 하나이다.'
이에 대선견왕은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을 위하여 잠자코 허락하였다. 그 때에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대선견왕이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알고, 절하고 물러나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들은 각각 본국으로 돌아가 8만 4천 수레에 금을 가득 싣고, 다시 그 돈과 작(作)과 부작(不作)을 싣고, 다시 낱낱 주보의 기둥을 싣고, 쿠시나가라성으로 가서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정전을 지었다.
아난다야, 그 큰 정전은 길이는 1요오자나요, 넓이도 1요오자나였다. 그 큰 정전은 금·은·유리·수정 등 4보(寶)로 쌓았다. 그 큰 정전에는 4보(寶)의 섬돌이 있는데, 금섬돌은 은발판, 은섬돌은 금발판이요, 유리섬돌은 수정발판, 수정섬돌은 유리발판이다. 아난다야, 그 큰 정전 가운데에는 8만 4천의 기둥이 있는데, 그것도 4보(寶)로 만들었다. 금기둥은 은주두와 은주춧돌, 은기둥은 금주두와 금주춧돌이요, 유리기둥은 수정주두와 수정주춧돌, 수정기둥은 유리주두와 유리주춧돌이다. 아난다야, 그 큰 정전 안에는 8만 4천의 다락을 세웠는데, 금·은·유리·수정 등 4보(寶)로 만들었다. 금다락은 은지붕, 은다락은 금지붕이요, 유리다락은 수정지붕, 수정다락은 유리지붕이다. 아난다야, 그 큰 정전 안에는 8만 4천의 자리를 베풀었는데, 또한 4보(寶)로 만들었다. 금다락에는 은자리를 베풀고, 털담요와 털자리를 깔고 금기라곡으로 덮었으며, 비단 속이불과 양두안 베개가 있는데, 가릉가파하라와 파차슬다라나로 되었다.
아난다야, 그 큰 정전의 둘레를 둘러 4보(寶)의 줄난간이 있는데, 금난간은 은줄, 은난간은 금줄이요, 유리난간은 수정줄, 수정난간은 유리줄이다. 아난다야, 그 큰 정전은 그물로 덮고 방울을 그 사이에 달았다. 그 방울도 4보(寶)로 되었는데, 금방울은 은혀, 은방울은 금혀요, 유리방울은 수정혀, 수정방울은 유리혀다. 그 큰 정전이 구족하게 된 뒤에,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정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꽃못을 만들었다. 그 큰 꽃못 길이는 1요오자나요, 넓이도 1요오자나다. 아난다야, 그 큰 연못은 금·은·유리·수정 등 4보(寶)로 쌓았고, 그 밑에도 4종의 보배 모래를 깔았다. 그 큰 꽃못은 4보(寶)의 섬돌이 있다. 금섬돌은 은발판, 은섬돌은 금발판이요, 유리섬돌은 수정발판, 수정섬돌은 유리발판이다. 그 큰 꽃못의 둘레를 둘러 곧 금·은·유리·수정의 4보(寶)로 줄난간이 있는데, 금난간은 은줄, 은난간은 금줄이요, 유리난간은 수정줄, 수정난간은 유리줄이다. 아난다야, 그 큰 꽃못은 그물로 덮고, 그 사이에는 방울을 달았다. 그 방울은 금·은·유리·수정이다. 금방울은 은혀, 은방울은 금혀요, 유리방울은 수정혀, 수정방울은 유리혀다. 그 큰 꽃못 가운데에는 여러 가지 물꽃이 있는데, 푸른 연꽃·붉은 연꽃·빨간 연꽃·흰 연꽃으로써 항상 물이 있고 언제나 꽃이 있으며, 지키는 사람이 있어 일체 사람을 통과 시키지 않는다. 그 큰 꽃못 언덕에는 여러 가지 육지꽃이 있는데, 수마나꽃·바사꽃·첨복꽃·수건꽃·마두건제꽃·다제무다꽃·파라뢰꽃들이다.
아난다야, 이렇게 큰 정전과 큰 꽃못이 구족하게 된 뒤에,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정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타알라동산을 만들었다. 그 타알라동산의 길이는 1요오자나요, 넓이도 1요오자나다. 아난다야, 타알라동산 가운데에는 8만 4천의 타알라나무를 심었는데, 금·은·유리·수정 등 4보(寶)로 되었다. 금타알라나무는 은잎·은꽃·은열매요, 은타알라나무는 금잎·금꽃·금열매요, 유리타알라나무는 수정잎·수정꽃·수정열매요, 수정타알라나무는 유리잎·유리꽃·유리열매다. 아난다야, 그 타알라동산의 둘레에는 4보(寶)의 줄난간이 있다. 금난간은 은줄· 은난간은 금줄이요, 유리난간은 수정줄, 수정난간은 유리줄이다. 아난다야, 그 타알라동산은 그물로 덮였는데, 그 사이에 방울을 달았다. 그 방울은 4보(寶)로서 금방울은 은혀, 은방울은 금혀요, 유리방울은 수정혀, 수정방울은 유리혀다.
아난다야, 이렇게 큰 정전과 꽃못과 타알라동산이 구족하게 이루어진 뒤에,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곧 함께 대선견왕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큰 정전과 꽃못 및 타알라동산은 다 구족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뜻대로 하소서.' 아난다야, 그 때에 대선견왕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먼저 큰 정전에 오르지 않으리라. 만일 높은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어 쿠시나가라왕성을 의지하여 머무른다면, 나는 그 전부를 청하여 이 대전에 모아 앉히고 제일 맛나고 극히 아름다운 반찬과 여러 가지 풍족한 음식을 차리고 스스로 손수 분별하여 한껏 공양하게 하고, 공양이 끝나면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린 뒤에야 보내어 돌아가게 하리라'고. 대선견왕은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높은 사문과 바라문으로서 그 쿠시나가라왕성을 의지하여 머무르는 사람들을 청하였다. 모두 모여와 큰 정전에 올라가 앉자, 스스로 손 씻을 물을 돌리고 곧 아주 맛나고 극히 아름다운 반찬과 여러 가지 풍족한 음식을 손수 분별하여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리고 주원(呪願)을 받은 뒤에야 보내어 돌아가게 하였느니라.
아난다야, 대선견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큰 정전 가운데서는 음욕을 행하지 않으리라. 나는 차라리 혼자서 한 시자를 데리고 대전에 올라가 머무르리라'고. 대선견왕은 그 뒤에 한 시자만을 데리고 큰 정전에 올라가 곧 금다락으로 들어간다. 은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錦綺)와 나곡(羅穀)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는다. 앉은 뒤에 욕심을 떠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각(覺)이 있고 관(觀)이 있어, 욕계의 악을 떠남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초선에 이르러 성취하여 노닌다. 다음에는 금다락에서 나와 은다락으로 들어간다. 금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는다. 앉은 뒤에는 욕심을 떠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각이 있고 관이 있어, 욕계의 악을 떠남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초선에 이르러 성취하여 노닌다. 다음에는 은다락에서 나와 유리다락으로 들어간다. 수정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는다. 앉은 뒤에는 욕심을 떠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각이 있고 관이 있어 욕계의 악을 떠남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초선에 이르러 성취하여 노닌다. 다음에는 유리다락에서 나와 수정다락으로 들어간다. 유리자리에다 구루와 탑등을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는다. 앉은 뒤에는 욕심을 떠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각이 있고 관이 있어, 욕계의 악을 떠남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초선에 이르러 성취하여 노닌다.
아난다야, 그 때에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女寶)들은 오랫동안 대선견왕을 보지 못하여, 각각 허기를 품고 못내 그리워하여 보고자 하였다. 이에 8만 4천의 부인은 여보들에게 나아가 사뢰었다.
'천후여, 마땅히 아소서. 우리들은 모두 오랫동안 천왕을 뵈옵지 못하였습니다. 천후(天后)여, 우리들은 이제 모두 천왕을 뵈옵고자 합니다.'
여보들은 그 말을 들은 뒤에 주병신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알라, 우리들은 모두 오랫동안 천왕을 뵈옵지 못하였다. 이제 가서 보고자 한다.'
주병신은 그 말을 듣고 곧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은 큰 정전으로 보내고, 8만 4천의 코끼리와 8만 4천의 말과 8만 4천의 수레와 8만 4천의 보병과 8만 4천의 소왕들도 또한 함께 모시고 큰 정전으로 가게 하였다. 막 떠나려 하자, 그 소리는 높고 커서 음향이 진동하였다. 대선견왕은 그 소리가 높고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 것을 듣고 곧 곁의 시자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슨 소리기에 높고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가.'
시자는 사뢰었다.
'천왕이여, 이것은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이 지금 모두 함께 큰 정전으로 오고, 8만 4천의 코끼리와 8만 4천의 말과 8만 4천의 수레와 8만 4천의 보병과 8만 4천의 소왕들도 또한 함께 대정전으로 옵니다. 그 때문에 그 소리가 높고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 것입니다.'
대선견왕은 이 말을 듣고 시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빨리 궁전을 내려가 맨땅에 금평상을 놓은 뒤에 돌아와 내게 알려라.'
시자는 분부를 받고 곧 궁전을 내려가 맨땅에 금평상을 놓은 뒤에 돌아와 사뢰었다.
'천왕을 위하여 이미 맨땅에 금평상을 놓았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소서.'
아난다야, 대선견왕은 곧 시자와 함께 궁전에서 내려와 금평상에 올라가 가부를 맺고 앉았다. 그 때에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은 모두 함께 앞으로 나와 대선견왕에게로 나아갔다. 대선견왕은 멀리서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을 보자, 곧 모든 근을 닫아 막아 버렸다. 이에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은 왕이 모든 근을 닫아 막아 버리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천왕은 이제 반드시 우리들이 필요없는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천왕은 모처럼 우리들을 보시자, 곧 모든 근을 닫아 막아 버리신다'고. 아난다야, 이에 여보들은 곧 앞으로 대선견왕에게로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우리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은 다 천왕의 소유입니다.
원컨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언제나 저희들을 생각하여 주소서. 8만 4천의 코끼리, 8만 4천의 말, 8만 4천의 수레, 8만 4천의 보병, 8만 4천의 소왕들도 대천왕의 소유입니다. 원컨대 천왕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언제나 저희들을 생각하여 주소서.'
그 때에 대선견왕은 이 말을 듣고 여보들에게 말하였다.
'누이들이여, 너희들은 오랫동안 나로 하여금 악을 짓게 하고 자비를 행하게 하지 않았다. 누이들이여, 너희들은 지금부터 이 뒤로는 나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게 하고 악을 짓게 하지 말라.'
아난다야,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은 물러나 한쪽에 서서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천왕의 누이동생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제 천왕은 우리들을 일컬어 누이동생이라 하신다'고. 아난다야, 그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은 각각 옷으로 그 눈물을 닦고 다시 앞으로 대선견왕에게로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천왕으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고 악을 행하지 않게 하겠나이까.'
대선견왕은 대답하였다.
'누이들아, 너희들은 나를 위하여 마땅히 이렇게 말하라. 천왕이여, 모르십니까. 사람의 목숨은 짧아 반드시 후세로 나아갑니다. 범행을 닦으소서. 생이란 끝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저 법은 반드시 옵니다. 사랑할 것도 없고 기뻐할 것도 없으며, 일체 세상을 부수는 것을 죽음이라 이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왕이여,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에 대하여 생각이 있고 욕심이 있으면, 원컨대 다 끊고 버리어 끝끝내 생각하지 마소서. 8만 4천의 코끼리, 8만 4천의 말, 8만 4천의 수레, 8만 4천의 보병, 8만 4천의 소왕에 대하여서도 천왕이여, 욕심이 있고 생각이 있으면, 원컨대 그것을 다 끊고 버리어 끝끝내 생각하지 마소서. 모든 누이들아, 너희들은 이렇게 나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게 하고 악을 행하지 않게 하라'고.
아난다야,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은 사뢰었다.
'우리들은 이제부터 이 뒤로는 마땅히 천왕으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고 악을 짓지 않게 하겠습니다. 일체 세상을 부수는 것을 이름하여 <죽음>이라 하나이다. 그러므로 천왕이여, 8만 4천의 부인들과 여보들에 대하여 생각이 있고 욕심이 있으면, 원컨대 천왕은 다 끊고 버리어 끝끝내 생각하지 마소서. 8만 4천의 코끼리, 8만 4천의 말, 8만 4천의 수레, 8만 4천의 보병, 8만 4천의 소왕에 대해서도 욕심이 있고 생각이 있으면, 원컨대 천왕은 그것을 다 끊고 버리어 끝끝내 생각하지 마소서.'
아난다야, 대선견왕은 저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그들을 보내어 돌아가게 하였다. 저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은 대선견왕이 보내주시는 것을 안 뒤에 각각 절하고 하직하고 돌아갔다.
아난다야, 저 8만 4천의 부인과 여보들이 돌아간지 오래지 않아, 대선견왕은 곧 시자와 함께 돌아와 대전에 올라가 금다락으로 들어갔다. 은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이 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고. 그래서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方)·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하여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금다락에서 나와 은다락으로 들어갔다. 금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이 없는 모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라고. 그래서 마음은 슬픔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方)·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하여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은다락에서 나와 유리다락으로 들어갔다. 수정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천친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이 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라고. 그래서 마음은 기쁨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方)·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하여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유리다락에서 나와 수정 다락으로 들어갔다. 유리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피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 없는 모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라고. 그래서 마음은 평등과 함께 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3·4방(方)·4유·상·하의 일체에 두루하여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아난다야, 대선견왕은 최후의 때가 다달아, 미미한 죽음의 고통을 느꼈다. 마치 거사나 거사의 아들이 극히 맛나는 음식을 먹고 거북함을 느끼는 것과 같이 대선견왕도 최후의 때에 다달아, 미미한 죽음의 고통을 느끼는 것이 또한 그와 같았다. 그 때에 대선견왕은 4범실을 닦아 익히고 욕심을 버린 뒤에, 그것을 타고 목숨이 끝나 범천 가운데 태어났느니라.
아난다야, 옛날 그 때의 대선견왕을 너는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말라. 마땅히 알라, 그는 곧 나이니라. 아난다야. 나는 그 때에 스스로 요익하고 또한 남을 요익하게 하였으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겼으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 때에는 설법하여 구경에 이르지 못하였고 백정(白淨)을 성취하지 못하였으며, 범행을 성취하지 못하고 말았었다. 그 때에는 생·노·병·사와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떠나지 못하고, 아직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하였었다.
아난다야, 그러나 이제 나는 세상에 나와 여래·무소착·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라 호한다. 나는 이제 스스로 요익하고 또 남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간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설법하여 구경에 이르게 되었고 백정을 성취하였으며, 범행을 성취해 마치었다. 나는 이제 생·노·병·사와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떠나게 되었고,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되었다.
아난다야, 쿠시나가라성을 따르고 우파밧타나 역사의 사알라숲을 따르고 히란나강을 따르고, 구구강을 따르고, 천관사를 따르고, 나를 위하여 자리를 펴는 곳을 따라, 나는 그 중간에서 일곱 번의 몸을 버리었고, 그 중간에서 여섯 번을 전륜왕이 되었으며, 지금은 일곱번째로 여래·무소착·등정각이 되었다. 아난다야, 나는 다시 세상이나 하늘이나 악마·범천·사문·바라문 등으로서 하늘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시 몸을 버리는 일이 있을 그런 이치는 없느니라. 아난다야, 나는 이제 최후의 생이요 최후의 <유>며, 최후의 몸이요 최후의 형상이며, 최후의 <나>이니라. 나는 이것을 괴로움의 끝이라고 말하노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아난다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