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16권
71.비사경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존자 쿠마라카샤파는 코살라국에 노닐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세타브야로 나아가 그 촌의 북쪽인 심사파숲에 머물러 있었다. 그때에 세타브야 안에는 파야시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지극히 풍족하고 즐거우며, 재산은 한량이 없고 목축과 산업은 헤아릴 수 없으며, 봉호와 식읍의 여러 가지가 구족하여 심사파읍의 샘물과 못과 초목의 일체는 다 왕에게 속하여 있었으니, 코살라왕 파세나디가 봉(封)해서 준 것이었다. 이에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쿠마라카샤파라는 사문이 코살라국에 노닐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이 세타브야에 와서 그 촌의 북쪽인 심사파숲에 머무르는데, 그는 큰 이름이 있어 시방(十方)에 두루 들리고 슬기로운 변설은 걸림이 없어, 말하는 바가 미묘하며 많이 아는 아라한으로서, 만일 이 아라한을 보고 공경하고 예로써 섬기면 빨리 좋은 이익을 얻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우리들도 가서 저 사문 쿠마라카샤파를 보리라'고. 생각하고 끼리끼리 서로 따라 세타브야에서 함께 북쪽으로 나와 심사파숲에 이르렀다.
이 때에 파야시왕은 정전 위에 있다가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이 끼리끼리 서로 따라 세타브야에서 함께 북쪽으로 나가 심사파숲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파야시왕은 그것을 보고는 시자에게 말하였다.
"이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오늘 무슨 일로 끼리끼리 서로 따라 세타브야에서 북쪽으로 나가 심사파숲으로 가는가."
시자는 아뢰었다.
"천왕이여, 저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쿠마라카샤파라는 사문이 코살라에 노닐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이 세타브야에 와서 그 촌의 북쪽인 심사파숲에 머무릅니다. 천왕이여, 그 사문은 큰 이름이 있어 시방(十方)에 두루 들리고 슬기로운 변설은 걸림이 없어, 말하는 바가 미묘하며 많이 아는 아라한으로서, 만일 이 아라한을 보고 공경하고 예로써 섬기면 빨리 좋은 이익을 얻는다고 듣고, 우리들도 가서 저 사문을 보려고 합니다. 천왕이여, 그 때문에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끼리끼리 서로 따라 세타브야에서 함께 북으로 나가 심사파숲으로 가는 것입니다."
파야시왕은 이 말을 듣자, 시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가서 '파야시왕은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말한다. 여러분 멈추어라. 나는 너희들과 함께 가서 저 사문 쿠마라카샤파를 보리라. 너희들은 어리석어 저에게 속아 후세가 있고 중생의 다시 남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말하라."
시자는 분부를 받고 곧 저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파야시왕은 세타브야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말한다. '여러분, 멈추어라. 나는 너희들과 함께 가서 저 사문 쿠마라카샤파를 보리라. 너희들은 어리석어 저에게 속아 후세가 있고 중생의 다시 남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하였소."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이 분부를 듣고 시자에게 대답하였다.
"곧 분부대로 하리라."
시자는 돌아와 아뢰었다.
"이미 왕의 명령을 전하였나이다. 저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멈추어서 천왕을 기다립니다. 오직 원컨대 천왕은 이 때를 아소서."
때에 파야시왕은 곧 말몰이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빨리 수레를 준비하라. 나는 이제 곧 가리라."
말몰이는 명령을 받고 곧 빨리 수레를 준비한 뒤에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수레는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천왕은 뜻대로 하소서."
때에 파야시왕은 곧 수레를 타고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가서 그들과 함께 심사파숲에 이르렀다. 때에 파야시왕은 멀리서 존자 쿠마라카샤파가 숲속에 있는 것을 보고 곧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그에게 나아가 서로 문안하고 물러가 한쪽에 앉아 물었다.
"카샤파시여, 내가 묻고자 하는데 들어 주겠나이까."
존자 쿠마라카샤파는 말하였다.
"파야시여, 만일 묻고자 하거든 곧 물으시오. 나는 듣고 나서 생각하여 보리라."
때에 파야시왕은 곧 물었다.
"카샤파시여,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사문 카샤파님의 생각에는 어떠하나이까."
"파야시여, 내가 이제 왕에게 물으리니 아는 대로 대답하시오. 왕의 뜻에는 어떠합니까. 지금 이 해와 달을 금세라고 합니까, 후세라고 합니까."
"사문 카샤파시여, 비록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나이다.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파야시여, 다시 이보다 더한 악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카샤파시여. 이보다 더한 악이 있나이다. 내게는 친한 친척이 있었는데 그들은 병이 위독하였나이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말하기를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도 있고 중생의 다시 남도 있다고. 나는 언제나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아,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여 손을 쓰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에 집착하면 그는 이것으로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난다고. 만일 저 사문의 말이 진실하다면 너희들은 나의 친척들로서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아,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여 손을 쓰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에 집착한다.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나거든 곧 돌아와서 내게 말하라. 파야시여, 저 지옥 속은 이러이렇게 괴롭다고. 만일 그렇게 한다면 나는 곧 현재에서 볼 수 있으리라.' 그는 내 말을 듣고 내 부탁을 받은 뒤에도 도무지 내게 와서 파야시여, 저 지옥 속은 이러이렇게 괴롭다고 말하는 자가 없었나이다. 카샤파시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생각하나이다."
"파야시여, 나는 다시 왕에게 물으리니, 아는 대로 대답하시오. 만일 왕의 신하가 죄인을 묶어 가지고 왕에게 와서 아뢰기를 '천왕이여, 이 사람은 죄가 있습니다. 왕은 마땅히 다스리소서.'한다면, 왕은 그에게 말하리라. '너희들은 끌고 가서 두 손을 뒤로 묶어 그를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 같은 떨어진 북을 두드려 널리 포고(布告)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라'고. 그들은 명령을 받은 뒤에 곧 죄인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 같은 북을 두드려 널리 포고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려고 한다. 이 사람은 죽음에 다달아 그 나졸들에게 '너희들은 잠깐 기다려라. 나는 부모·처자·노비·하인들이 보고 싶다. 내가 잠깐 집으로 가는 것을 허가하라.'고 한다면 그 나졸들은 과연 이 죄인을 놓아 잠깐 집으로 가는 것을 허락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카샤파시여."
"파야시여, 왕의 친척들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아,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여 손을 쓰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에 집착하였습니다. 그는 이것으로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납니다. 옥졸들이 그를 붙잡고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에 그는 옥졸들에게 여러 옥졸들아, 너희들은 조금 멈추어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 말라. 나는 잠깐 가서 파야시왕에게 나아가 말하리라. '저 지옥 속은 이러이렇게 괴롭다고. 그래서 그로 하여금 현재에서 보고 하고자 한다.'고 한다면 그 옥졸들은 과연 왕의 친척들을 놓아 잠깐 왕에게로 가게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카샤파님."
"파야시여, 당신은 마땅히 이와 같이 후세를 관찰하고 육안(肉眼)의 보는 바와 같이 생각하지 마시오. 파야시여,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욕심을 끊어서 욕심을 떠나 욕심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떠나 성냄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을 뛰어나는 깨끗한 하늘눈으로써 이 중생의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의 지은바 업을 따른다는 그 참뜻을 보는 것입니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쿠마라카샤파는 비록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나이다.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파야시여, 다시 이보다 더한 악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카샤파님. 다시 더한 악이 있나이다. 내게는 친척들이 있었는데 병이 위독하였나이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는 있고 중생의 다시 남도 있다고. 나는 언제나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묘행(妙行)을 정진하고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고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아 손을 쓰고 원하며, 뜻을 열어 버리어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대어 주고 항상 보시를 즐기어 집착하지 않으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이에 천상에 태어난다고. 만일 저 사문이나 바라문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너희들은 내 친척들로서 묘행을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아 손을 쓰고 원하며, 뜻을 열어 버리어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대어 주고 항상 보시를 즐기어 집착하지 않나니,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거든 돌아와 내게 말하라. 파야시여, 천상은 이러이렇게 즐겁다고. 만일 그렇게 하면 나는 곧 현재에서 볼 수 있으리라.'고 그들은 내 말을 듣고 부탁을 받은 뒤에도 도무지 내게 와서 '파야시여, 천상은 이러이렇게 즐겁다.'고 말하는 자가 없었나이다. 카샤파님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도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생각하나이다."
"파야시여, 내가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오. 파야시여, 마치 촌읍 밖에 뒷간이 있는데, 깊이는 사람 머리가 빠질 만하고 똥이 그 안에 가득하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뒷간에 빠졌소. 다시 어떤 사람이 그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그를 이롭게 하고 안온과 기쁨을 주려고 곧 뒷간 위에서 그를 천천히 끌어내어 대쪽으로 긁고 나뭇잎으로 닦고 더운 물로 씻어 주었소. 그는 깨끗히 목욕한 뒤에 몸에 향을 바르고 정전(正殿)위에 올라가 오욕으로 즐기었소. 왕의 뜻에는 어떠하오. 그 사람은 과연 다시 먼저의 뒷간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일컬으면서 다시 보고자 하겠는가."
"아닙니다. 카샤파님."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그 뒷간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일컫더라도 곧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겠거늘 하물며 다시 자기 스스로가 먼저의 뒷간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일컬으면서 다시 보고자 한다는 것은 그럴 이치가 없는 것이오. 파야시여, 만일 왕의 친척들이 묘행을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써서 원하고 뜻을 열어 버리어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대어 주고 항상 보시를 즐기어 재물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이에 천상에 날 것이요, 천상에 난 뒤에는 하늘의 오욕으로써 스스로 즐거워 할 것이다. 왕의 뜻에는 어떠하오. 저 하늘 천자는 과연 그 하늘의 오욕을 버리고 이 인간의 오욕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일컬으면서 다시 보고자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카샤파님.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인간의 오욕은 더러운 것이요 깨끗하지 않아 미워할 것으로써, 향할 수 없고 사랑할 수 없는 추하고 부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카샤파님, 인간의 오욕에 견주면 하늘의 즐거움은 제일이 되고 가장 좋고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만일 저 하늘천자가 하늘의 오욕을 버리고 다시 인간의 오욕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일컬으면서 다시 보고자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파야시여, 그대는 마땅히 이렇게 후세를 관찰하고 육안의 보는 것과 같이 생각하지 마시오. 파야시여,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욕심을 끊고 욕심을 떠나 욕심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고 성냄을 떠나 성냄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고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을 떠난 곳으로 나아간다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나은 깨끗한 <하늘눈>으로써 이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의 지은 바 업을 따른다는 뜻을 보는 것이오."
"사문 쿠마라카샤파님은 비록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나이다. 후세는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카샤파는 다시 말하였다.
"파야시여, 다시 이보다 더한 악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카샤파님. 다시 더한 악이 있나이다. 내게는 친척들이 있어 병이 위독하였나이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는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도 있고 중생의 다시 남도 있다고. 나는 항상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묘행을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도 없으며, 손을 써서 원하고 뜻을 열어 버리어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대어 주고 항상 보시를 즐겨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는 이것으로 인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고. 만일 저 사문이나 바라문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너희들은 나의 친척으로서 묘행을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써서 원하고 뜻을 열어 버리어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대어 주고 항상 보시를 즐겨 재물에 집착하지 않는다.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거든 돌아와 내게 말하라. 파야시여, 천상은 이러이렇게 즐겁다고. 만일 너희들이 천상에서 생각하기를 우리가 만일 돌아가면 무슨 소득이 있을까. 파야시왕의 집에는 재물이 많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마땅히 너희들에게 주리라.'고 그들은 내 말을 듣고 내 부탁한 뒤에도 도무지 내게 와서, 파야시여, 천상은 이러이렇게 즐겁다고 말하는 자가 없었나이다. 카샤파님,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도 없고 중생의 생도 없다고 생각하나이다."
"파야시여, 천상은 수(壽)가 길고 인간 명이 짧소. 만일 인간이 백 세라면 이것은 33천의 하루 낮, 하룻밤이요, 이러한 하루 낮, 하룻밤은 한 달이면 30일이요, 1년이면 12개월인데, 33천의 수는 천 년이오. 왕의 뜻에는 어떠하오. 당신의 친척들은 묘행을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써서 원하고 뜻을 열어 버리어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대어 주고 보시를 즐기어 재물에 집착하지 않았으니, 그들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이에 천상에 났을 것이요, 천상에 난 뒤에는 곧 이렇게 생각 할 것이오. '우리는 먼저 하루 낮 하룻밤 동안 하늘의 오욕으로써 스스로 즐기고, 혹은 2·3·4일이나 5·6일에 이르기까지 하늘의 오욕으로써 스스로 즐기자. 그러한 뒤에 파야시왕에게 가서 천상은 이러이렇게 즐겁다고 말하자. 그래서 그로 하여금 현재에 보게 하자'고. 왕의 뜻에는 어떠하오. 그대는 과연 그렇게 오래 살 수가 있겠습니까."
"카샤파님, 누가 후세에서 와서 말하였나이까. 천상은 수가 길고 인간은 명이 짧다. 만일 인간이 백 세라면 이것은 천상의 하루 낮 하룻밤이다. 이러한 하루 낮 하룻밤은 한 달이면 30일이요 1년이면 12월인데, 삼십삼천의 수는 천 년이라고."
존자 카샤파는 말하였다.
"파야시여, 내가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파야시여, 마치 장님과 같나니 그는 이렇게 말하오. 곧 '검고 흰 빛깔도 없고 또한 검고 흰 빛깔을 본 일도 없다. 길고 짧은 형상도 없고 또한 길고 짧은 형상을 본 일도 없다. 가깝고 먼 형상도 없고 또한 가깝고 먼 형상을 본 일도 없다. 추하고 고운 형상도 없고 또한 추하고 고운 형상을 본 일도 없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처음부터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였다. 그러므로, 빛깔은 없다'고. 저 장님이 이렇게 말한다면 그것을 참말이라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카샤파님. 무슨 까닭인가 하면 검고 흰 빛깔도 있고 검고 흰 빛깔을 본 일도 있습니다. 길고 짧은 형상도 있고 또한 길고 짧은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가깝고 먼 형상도 있고 또한 가깝고 먼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추하고 고운 형상도 있고 또한 추하고 고운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만일 장님이 말하기를 '나는 보지도 않았고 알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빛깔은 없다.'고 한다면,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만일 왕이 말하기를 '천상은 수가 길고, 인간은 명이 짧다. 만일 인간이 백 세라면 이것은 삼십삼천의 하루 낮 하룻밤이다. 이러한 하루낮 하루밤은 한 달이면 30일이요, 1년이면 12개월인데, 33천의 수는 천 년이다 라고 누가 후세에 와서 말하던가.'고 한다면, 파야시왕도 또한 장님과 같소."
"사문 카샤파님. 당치도 않습니다. 그런 말씀 마소서. 사문 카샤파님은 나를 견주어 저 장님과 같다고 하십니다. 만일 나와 내 친척들이 묘행을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써서 원하고 뜻을 열어 버리어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대어 주고 보시를 즐기어 재물에 집착하지 않아서, 우리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날 줄을 안다면, 나는 지금 곧 보시를 행하여 모든 복업을 닦고 재를 받들고 계를 지킨 뒤에는, 칼로써 자살하거나 혹은 독약을 먹거나 혹은 구덩이에 떨어지거나 혹은 스스로 목을 매어 죽겠나이다. 사문 카샤파님이여, 나를 견주어 저 장님과 같다고 하지 마소서."
"파야시여, 다시 나는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파야시여, 마치 저 바라문과 같소. 그는 젊은 아내가 있어 비로소 아기를 배었소. 또 먼저 아내는 이미 한 사내를 두었었소. 그런데, 저 바라문은 그 중간에서 갑자기 죽었소. 죽은 뒤에 그의 먼저 아내의 아들은 그 어머니에게 말했소. '작은 어머니여, 마땅히 알라. 이제 이 안에 있는 재물은 다 내게 속해야 한다. 같이 갈라야 할 자는 다시 볼 수 없다'고. 작은 어머니는 '나는 지금 아기를 배었다. 만일 사내를 낳으면 너는 마땅히 같이 갈라야 한다. 만일 계집애를 낳으면 재물은 다 네게 속한다.'고 대답하였소. 그 먼저 아내의 아들은 다시 두 번 세 번 작은 어머니에게 말하였소. '이제 이 집안에 있는 재물은 다 내게 속해야 한다. 같이 갈라야 할 자는 다시 볼 수 없다'고. 작은 어머니도 또한 두 번 세 번 대답하였소. '나는 지금 아기를 배었다. 만일 사내를 낳으면 너는 마땅히 같이 갈라야 한다. 만일 계집애를 낳으면 재물은 다 네게 속한다'고. 이에 작은 어머니는 어리석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지혜도 없어 살기를 구하면서 도리어 스스로 해쳤소. 그는 곧 방으로 들어가 날카로운 칼로 그 배를 가르고 이것이 사내인가 계집애인가를 보았소. 그는 어리석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지혜도 없어 살기를 구하면서 스스로 해치고 또 뱃속의 아기까지 해쳤소.
마땅히 아시오. 파야시도 또한 이와 같소. 어리석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지혜도 없어 살기를 구하면서 도리어 이렇게 생각합니다. '카샤파님, 만일 나나 내 친구들이 묘행을 정진하고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써서 원하고 뜻을 열어 버리어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대어 주고 보시하기를 즐겨 재물에 집착하지 않아서, 우리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날 줄을 안다면, 나는 지금 곧 보시를 행하여 모든 복업을 닦고 재를 받들고 계를 가진 뒤에는, 칼을 갖고 자살하거나 혹은 독약을 먹거나 혹은 구덩이에 떨어지거나 혹은 스스로 목을 매어 죽겠습니다. 카샤파님, 나를 견주어 저 장님과 같다고 하지 마소서'라고. 파야시여, 만일 정진하는 사람이 장수하면 곧 큰 복을 얻을 것이요, 만일 큰 복을 얻으면 곧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될 것이오. 파야시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후세를 관찰하여 육안의 보는 바와 같이 생각하지 마시오. 파야시여,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이 욕심을 끊고 욕심을 떠나 욕심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고 성냄을 떠나 성냄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고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을 뛰어나는 하늘눈으로써 이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들의 지은 바 업을 따른다는 그 참뜻을 보는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카샤파님은 비록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나이다. 후세는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존자 쿠마라카샤파는 말하였다.
"파야시여, 다시 이보다 더한 악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카샤파님. 다시 더한 악이 있나이다. 카샤파님이여, 내게는 친척이 있었는데 병이 위독하였나이다. 나는 그에게 가서 위로하며 그를 보았고, 그도 또한 위로하며 나를 보았나이다. 그가 만일 목숨을 마치면 나는 다시 그에게 가서 위로하며 그를 보았나이다. 그러나, 그는 다시 위로하며 나를 보지 못하며, 나도 또한 다시 위로하며 그를 보지 못하나이다.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의 다시 남이 없다고 생각하나이다."
"파야시여, 나는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파야시여, 마치 어떤 사람이 고동을 잘 부는 것과 같소. 만일 저쪽 지방 사람은 아직 고동 소리를 들은 적이 없는데, 갑자기 저쪽 지방에 가서 어두운 밤중에 높은 산 위에 올라가 힘을 다해 고동을 불면, 저 많은 사람들은 아직 고동소리를 들은 일이 없는데, 그 소리를 듣고는 곧 생각할 것이오. '이것은 무슨 소리기에 이처럼 아주 묘하고 매우 기특하여 실로 사랑할 만하며 마음을 기쁘게 하는가'고. 때에 그 무리들은 곧 고동을 잘 부는 사람에게로 가서 이것은 무슨 소리기에 이처럼 아주 묘하고 매우 기특하여 실로 사랑할 만하며 마음을 기쁘게 하는가고 물었소. 고동을 잘 부는 사람은 고동을 땅에 던지고 여러 사람에게 말하였소. 여러분 마땅히 알라. 이것은 곧 고동 소리다. 이에 여러 사람들은 발로 고동을 차면서 이렇게 말하였소. '고동아, 소리를 내어라. 고동아, 소리를 내어라'고. 그러나 고요히 소리는 없었오. 고동을 잘 부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였소. '지금 이 무리들은 어리석어 잘 해득하지 못하며 지혜가 없다. 무슨 까닭인가. 곧 알음이 없는 물건에서 소리를 구하고자 한다'고. 이 때에 고동을 잘 부는 사람은 그 고동을 도로 가져다 물로 씻고 곧 입에 대어 힘껏 불었소. 때에 저 무리들은 이 소리를 듣고 '고동은 참으로 기특하다. 무슨 까닭인가. 곧 손으로 말미암고 물로 말미암고 입으로 말미암아 바람이 불면 곧 좋은 소리를 내어 사방에 두루 찬다.'고 생각하였소.
이와 같이 파야시여, 만일 사람이 살아서 명이 있으면 곧 능히 말하고 서로 위로하지마는, 만일 그 목숨이 끝나면 곧 서로 말하고 위로하지 못하는 것이오. 파야시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중생의 다시 남을 관찰하여 육안의 보는 바와 같이 생각하지 마시오. 파야시여,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욕심을 끊어서 욕심을 떠나 욕심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떠나 성냄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나은 청정한 눈으로써 이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의 지은 바 업을 따른다는 참 모양을 보는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쿠마라카샤파님은 비록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나이다. 중생의 다시 남은 없다고."
"파야시여, 다시 이보다 더한 악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카샤파님. 다시 더한 악이 있나이다. 내게는 우사(右伺)가 있어, 죄인을 붙잡아 내게 와서 아뢰었습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은 죄가 있습니다. 원컨대 왕은 다스리소서.' 나는 그에게 말하였습니다.'이 죄인을 잡아다 산 채로 저울에 달아 보고, 산 채로 달아 본 뒤에는 도로 땅에 내려놓고 노끈으로 목을 잘라 죽이고, 죽인 뒤에 달아 보아라. 나는 이 사람이 언제 제일 가볍고 부드럽고 연하며, 빛깔은 광택이 있어 좋은가, 죽은 때인가 산 때인가를 알고자 한다. 그는 내가 시키는 대로 그 죄인을 잡아다 산채로 달아 보고, 단 뒤에는 도로 땅에 내려놓고 노끈으로 목을 잘라 죽이고, 죽인 뒤에 다시 달아 보았습니다. 그 죄인은 살아 있었을 때에는 가장 가볍고 부드럽고 연하며, 빛깔은 광택이 있어서 좋았지마는 그 사람이 죽은 뒤 가죽은 갈수록 무겁고 뻣뻣하여 부드럽고 연하지 않으며, 빛깔은 광택이 없었습니다. 카샤파님,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의 다시 남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파야시여, 나는 다시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파야시여, 마치 쇠탄알이나 혹은 쇠보습을 진종일 불에 달구면, 그것은 그때에는 아주 가볍고 부드럽고 연하며, 빛깔은 광택이 있어 좋지마는 만일 불이 꺼져 버리고 점점 차게 되면 갈수록 엉기어 무거워지고 단단하여 부드럽고 연하지 않으며, 빛깔은 광택이 없소. 이와 같이 파야시여, 만일 사람이 살았을 때에는 몸이 아주 가볍고 부드럽고 연하며, 광택이 있어 좋지만은 만일 그가 죽고나면 곧 갈수록 무겁고 뻣뻣하여 부드럽고 연하지 않으며, 빛깔도 광택이 없소. 파야시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중생의 다시 남을 관찰하여 육안의 보는 바와 같이 생각하지 마시오. 파야시여,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욕심을 끊어서 욕심을 떠나 욕심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떠나 성냄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나은 청정한 하늘눈으로써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들의 지은 바 업을 따른다는 참 뜻을 보는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카샤파님은 비록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나이다. 중생의 다시 남은 없다고."
"파야시여, 다시 이보다 더한 악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다시 더한 악이 있습니다. 내게는 우사가 있어 죄인을 붙잡고 내게 와서 아뢰었습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은 죄가 있습니다. 원컨대 왕은 다스리소서.' 나는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죄인을 잡아다 쇠가마솥 안에 거꾸로 넣거나, 혹은 구리쇠가마솥 안에 넣고 그 위를 꼭 덮고 밑에서 불을 붙여라. 불을 붙이고는 중생이 들어가는 때와 나오는 때와 가고 오며, 돌아다니는 것을 관찰하여 보아라.' 그는 내 분부를 받고 이 죄인을 잡아다 쇠가마솥 안에 거꾸로 넣거나, 혹은 구리쇠가마솥 안에 넣어 그 위를 꼭 덮고 밑에서 불을 붙였습니다. 밑에서 불을 붙이고는 중생의 들어가는 때와 가고 오며, 돌아다니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카샤파님, 나는 이러한 방편을 썼지마는 중생의 다시 남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의 생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파야시여, 나는 이제 당신에게 물으리니 아는 대로 대답하시오. 당신 뜻에는 어떠하오. 만일 당신이 극히 좋고 아름답고 맛난 음식을 먹고 낮에 평상에 누웠으면, 당신은 혹 일찍 꿈속에서 동산과 목욕하는 못·수목·꽃과 과실·맑은 샘·긴 강에서 마음껏 유희하고 돌아다니고 왕래한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까."
"일찍 그런 일이 있은 것을 기억합니다."
"만일 당신이 극히 좋고 아름답고 맛난 음식을 먹고 낮에 평상에 누웠으면, 그 때에 혹 번지기의 시자가 있습니까."
"있습니다, 카샤파님."
"만일 당신이 극히 좋고 아름답고 맛난 음식을 먹고 낮에 평상에 누웠으면, 그 때에 좌우의 번지기로서 혹 당신이 드나들고 돌아다니며, 왕래하는 것을 본 사람이 있습니까."
"비록 이인(異人)이라도 볼 수가 없겠거늘 하물며 좌우의 번지기 시자이겠습니까."
"파야시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중생의 다시 남을 관찰하여 육안으로 보는 바와 같이 생각하지 마시오. 파야시여, 만일 어떤 사라문이나 바라문이 욕심을 끊어서 욕심을 떠나 욕심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떠나 성냄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나은 청정한 하늘눈으로써 이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들의 지은 바 업을 따른다는 참 뜻을 보는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카샤파님은 비록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나이다. 중생은 다시 남은 없다고."
"파야시여, 다시 이보다 더한 악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카샤파님. 다시 더한 악이 있나이다. 내게는 우사가 있어, 죄인을 잡아다 내게 와서 아뢰었습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은 죄가 있습니다. 원컨대 왕은 다스리소서.' 나는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죄인을 잡아다 가죽을 벗기고 살을 저미고 힘줄을 끊고 뼈를 부수고 뼈 속 기름에 이르기까지 중생의 다시 남을 찾아 보아라'고. 그는 내 분부를 받고 이 죄인을 잡아다 가죽을 벗기고 살을 저미고 힘줄을 끊고 뼈를 부수고 다시 뼈 속 기름에 이르기까지 중생의 다시 남을 찾아보았습니다. 나는 이러한 방편을 써서 중생의 다시 남을 찾아보았지마는 끝내 중생의 다시 남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의 생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파야시여, 나는 다시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마치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바라문과 같습니다. 집은 길가 가까이 있었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상인(商人)들의 숙소가 있었습니다. 때에 모든 중생들은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총총히 떠나면서 한 어린애를 잊어 버리고 갔습니다. 이에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바라문은 일찍기 일어나 상인의 숙소로 가서 주인을 잃고 혼자 있는 한 어린애를 보았습니다. 보고는 생각하기를 '지금 이 어린애는 의지할 데가 없다. 내가 기르지 않으면 반드시 죽을 것이 의심 없다'고. 그는 곧 그 애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 애를 길렀습니다. 그 아이는 차츰 자라나 모든 근을 성취하였습니다. 그 때에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바라문은 속세에 조금 볼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바라문은 이 소년에게 명령하였습니다. '나는 조금 볼 일이 있어 잠깐 마을로 간다. 너는 삼가 불씨를 꺼지게 하지 말라. 만일 불씨가 꺼지거든 너는 이 불비비개를 가지고 불을 일으켜라.'
이렇게 그 바라문은 잘 분부한 뒤에 곧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그가 떠난 뒤에 소년은 곧 나가 노는 동안에 그만 불은 다 꺼졌습니다. 그는 돌아와 불을 일으키려고 곧 불비비개를 가지고 땅에다 두드리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고. 그러나, 불은 끝내 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 위에다 힘껏 두드리면서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불은 나지 않았습니다. 불이 나지 않자, 그는 곧 불비비개를 부수어 열 조각 백 조각으로 만들어 내어 버리고 땅에 앉아서, '불을 얻을 수 없으니 장차 어떻게 할까.'고 걱정하였습니다.
그 때에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바라문은 마을에서 볼 일을 마치고 본 곳으로 돌아오자, '아가, 너는 놀지 않고 불씨를 잘 보살펴 꺼지지 않게 하였느냐.'고 물었습니다. 소년은 '존자님, 제가 나가 노는 동안에 불이 그만 꺼졌습니다. 나는 돌아와 불을 구하려고 불비비개를 가지고 땅에 두드리면서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고 말했으나, 불은 끝내 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 위에다 힘을 주어 두드렸습니다.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고 하였지마는 불은 또한 나지 않았습니다. 불이 나지 않으므로 곧 불비비개를 부수어 열 조각 백 조각으로 만들어 내어 버리고 땅에 앉았습니다. 존자여, 나는 이렇게 불을 구하였지마는 불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마땅히 어떻게 하리이까.' 그때에 그 바라문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이 소년은 매우 미련하여 잘 해득하지 못하며 지혜가 없다. 무슨 까닭인가. 앎이 없는 불비비개한테 이런 생각을 가지고 불을 구하였구나'고. 이에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바라문은 조화(燥火)를 가지고 화모(火母)를 문질러, 땅에다 대고 그것을 문지르매 곧 불은 나서 더욱더욱 성해졌습니다. 그는 소년에게 '아가, 불을 구하는 법은 마땅히 이렇게 하여야 한다. 너는 미련하여 트이지 못하고 지혜가 없어, 앎이 없는 불비비개한테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불을 구하는 것 같은 일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말하였습니다. 마땅히 아시오. 파야시도 또한 이와 같소. 미련하여 잘 해득하지 못하고 지혜가 없어, 앎이 없는 죽은 살이나 내지 뼈 속 기름에서 중생의 생을 구하였소. 파야시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중생의 생을 관찰하여 육안으로 보는 바와 같이 생각하지 마시오. 파야시여,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욕심을 끊어서 욕심을 떠나 욕심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떠나 성냄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을 떠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나은 청정한 하늘눈으로써 이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들의 지은 바 업을 따른다는 참뜻을 보는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카샤파님은 비록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견취(見取)·욕취(欲取)·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일 다른 나라의 다른 사람이 들으면 곧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마는 저 쿠마라카샤파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고 버리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파야시여, 나는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파야시여, 마치 두 사람의 벗과 같소. 그들은 집을 떠나 돈벌이를 나갔소. 그들이 길을 갈 때에 처음으로 삼(麻)이 매우 많이 있는데 주인이 없는 것을 보았소. 한 사람은 보자, 곧 동무에게 말하였소. '너는 마땅히 알라. 지금 여기 삼이 매우 많이 있는데 주인이 없다. 나는 너와 함께 가지고자 한다. 한 짐 무겁게 지고 가면 쓰임새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하고 곧 그것을 가져다 무겁게 졌소. 그들은 다시 길에서 많은 무명실과 무명옷이 많이 있는데 주인이 없는 것을 보았소. 다시 많은 은이 있는데 또한 주인이 없는 것을 보았소. 한 사람은 보자, 그 삼 짐을 버리고 은을 무겁게 가졌소. 다시 길에서 많은 금 무더기가 있는데 주인이 없는 것을 보았소. 때에 은을 진 사람은 삼을 진 사람에게 말하였소. '너는 이제 마땅히 알라. 이 금이 아주 많은데 주인이 없다. 너는 삼을 버려라. 나도 은짐을 버리리라. 나는 너와 함께 이 금을 가지고자 한다. 한 짐 무겁게 지고 가면 쓰임새에 이바지 하게 될 것이다.' 저 삼을 진 사람은 은을 진 사람에게 말하였소. '나는 이 삼짐을 이미 잘 쌌고 단단하게 묶었으며 멀리서 지고 왔다. 나는 버릴 수 없다. 너는 우선 네 일이나 알아 하고 내 걱정은 하지 말라.' 이에 은을 진 사람은 삼짐을 억지로 빼앗아 땅에 메쳐 허물어 버렸다. 저 삼을 진 사람은 은을 진 사람에게 '너는 이미 이렇게 내 짐을 허물어 버렸다. 내 이 삼짐은 묶음이 단단하고 오기도 멀리 왔다. 나는 기어코 이 삼을 지고 돌아가 끝내 버리지 않을 것이다. 너는 네 일이나 알아 하고 내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하였소. 저 은을 진 사람은 곧 은짐을 버리고 금을 가져 무겁게 지고 돌아갔다.
금을 진 사람이 돌아가자, 부모는 멀리서 금을 지고 오는 것을 보고는 찬탄하면서 '잘 왔구나, 어진 아들아. 빨리 왔구나, 어진 아들아. 너는 이 금으로 말미암아 유쾌하게 생활할 수 있으며, 부모를 공양하고 처자·노비·하인들에게 대어 주고, 다시 사문·바라문들에게 보시하여 복을 짓고 올라가서 좋은 과와 좋은 갚음으로 천상에 태어나서 장수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소. 그러나, 저 삼을 진 사람이 그 집으로 돌아갔을 때 부모는 멀리서 삼을 지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꾸짖어 말하였소. '너 죄인은 왔구나. 덕이 없는 사람은 왔구나. 너는 이 삼으로써는 생활할 수도 없고 부모를 공양하거나 처자·노비·하인들에게 대어 줄 수도 없으며, 또한 다시 사문이나 모든 바라문들에게 보시하여 복을 짓고 올라가서 좋은 과와 좋은 갚음으로 천상에 태어나서 장수할 수도 없다'고. 마땅히 아시오. 파야시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한량이 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카샤파님은 비록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일 다른 나라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서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마는 저 사문 쿠마라카샤파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리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나는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파야시여, 나는 다시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파야시여, 마치 어떤 상인과 같소. 그는 대중과 함께 1천 대 수레를 가지고 거칠은 벌판 길을 가고 있었소. 그 대중 가운데에는 또한 두 주인이 있었소.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였소.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을까'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소. '우리는 이 대중을 두 부대로 나누어 한 부대를 각각 5백씩으로 만들자'고. 그 상인들은 곧 두 부대로 나누어 한 부대를 각각 5백씩으로 만들었소.
이에 한 주인 상인은 5백 수레를 거느리고 거칠은 벌판 길에 이르렀소. 주인 상인은 언제나 앞서서 길을 인도 하였소. 어떤 사람이 길 곁에서 오는 것을 보았소. 옷은 다 젖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곰취꽃다발을 차고 나귀차를 탔는데, 진흙이 두 바퀴에 묻었소. 그 주인 상인은 그를 보자, 곧 물었소.
'저 거칠은 벌판 길에는 비가 오던가. 거기는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이 있던가.'
그는 대답하였다.
'거칠은 벌판 길에는 하늘이 큰 비를 내려 아주 새로운 물이 있고 또 섶나무와 풀이 많았다. 여러분, 너희들은 묵은 물과 섶나무와 풀을 버리어 수레들을 고달프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
그 주인 상인은 그 말을 듣고 곧 돌아가 여러 상인들에게 말하였소.
'나는 앞에서 가다가 어떤 사람이 길 곁에서 오는 것을 보았다. 옷은 다 젖었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곰취꽃다발을 차고 나귀차를 탔는데, 진흙이 두 바퀴에 묻어 있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거칠은 길에는 비가 오던가. 거기는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이 있던가'고. 그는 내게 대답하기를, 거칠은 길에는 하늘이 큰 비를 내려 아주 새로운 물이 있고 또 섶나무와 풀이 많았다. 여러분, 너희들은 묵은 물과 좋은 섶나무와 풀을 버리어 수레들을 고달프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고 하였다. 여러 상인들이여, 우리는 이 묵은 물과 섶나무와 풀을 버리자.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니 수레를 고달프게 하지 말라.'
저 상인들은 곧 묵은 물과 섶나무와 풀을 버리고 하루 동안 길을 갔으나, 새로운 물이나 섶나무나 풀을 얻지 못하였소. 2일 3일 내지 7일 동안 길을 갔으나,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물이나 섶나무나 풀을 얻지 못하였소. 7일을 지난 뒤에는 식인귀에게 먹히고 말았소.
둘째 주인 상인도 이렇게 생각한 뒤에 5백 수레와 함께 나아가 기검(飢儉)한 길에 이르렀소. 주인 상인도 앞에서 길을 인도하고 있었소. 어떤 사람이 길 곁에서 오는 것을 보았소. 옷은 다 젖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곰취꽃다발을 차고 나귀수레를 탔는데, 진흙이 두 바퀴에 묻어 있었소. 주인 상인은 그를 보고 곧 물었소.
'거칠은 벌판에는 비가 오던가. 거기는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도 있던가' 그는 대답하기를, '거칠은 벌판 길에는 하늘이 큰 비를 내려 아주 새로운 물이 있고 또 섶나무와 풀이 많았다. 여러분, 너희들은 묵은 물과 섶나무와 풀을 버리어 수레를 고달프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고 하였소. 둘째 주인 상인은 그 말을 듣고 곧 돌아가 모든 상인에게 말하였다.
'나는 앞서 가다가 어떤 사람이 길 곁에서 오는 것을 보았다. 옷은 다 젖었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곰취꽃다발을 차고 나귀수레를 탔는데, 진흙이 두 바퀴에 묻어 있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거칠은 벌판 길에는 비가 오던가. 거기에는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이 있던가고. 그는 내게 대답하기를, 거칠은 벌판 길에는 하늘이 마침 큰 비를 내려 아주 새로운 물이 있고 또 섶나무와 풀도 많았다. 여러분, 너희들은 묵은 물과 섶나무와 풀을 버리어 수레를 고달프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고 하였소.
여러 상인들은 '그러나, 우리들은 아직 묵은 물과 섶나무와 풀을 버릴 수 없다. 만일 새로운 물과 섶나무와 풀을 얻거든 그 뒤에 버리자'고. 그들은 묵은 물과 섶나무와 풀을 버리지 않고 하루 동안 길을 갔지마는 새로운 물이나 섶나무나 풀을 얻지 못하였소. 2일·3일 내지 7일 동안을 갔지마는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물이나 섶나무나 풀을 얻지 못하였소. 둘째 주인 상인이 앞서갈 때에 앞의 첫째 주인과 모든 상인들이 식인귀에게 먹힌 것을 보았소. 주인 상인은 그것을 보고 모든 상인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앞의 주인 상인을 보라. 미련하여 지혜가 없어, 이미 자신을 죽이고 다시 모든 사람을 죽였다. 너희 상인들이여, 만일 앞의 모든 상인들의 물건을 가지고자 하거든 자기 마음대로 그것을 가져라.'고 하였소. 마땅히 아시오 파야시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그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한량이 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는 것이 마치 앞의 첫째 주인 상인과 또 모든 상인과 같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카샤파님은 비록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만일 다른 나라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마는 저 사문 쿠마라카샤파님에게 항복 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리었다.'라고 할 것입니다. 카샤파님, 이 때문에 나는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존자 쿠마라카샤파는 말하였다.
"파야시여, 다시 나는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파야시여, 마치 두 사람이 도박하면서 떡을 거는 것과 같소. 첫째 도박꾼은 한꺼번에 떡을 훔쳐 먹는데, 1·2·3을 먹거나 혹은 여러 개를 먹었소. 둘째 도박꾼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이 사람은 함께 도박하면서 자꾸 나를 속여 떡을 훔쳐 먹는다. 1·2·3이나 혹은 여러 개를 먹는다'고.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그는 첫째 도박꾼에게 말하였소. '나는 이제 좀 쉬겠다. 뒤에 다시 놀자'고. 이에 둘째 도박꾼은 거기서 떠나 곧 독약을 그 떡에 발랐다. 바른 뒤에 그는 돌아와 그 동무에게 말하였소. '오너라 같이 놀자'고. 그는 곧 와서 놀았다. 첫째 도박꾼은 다시 떡을 훔쳐 먹는데, 1·2·3이나 혹은 여러 개를 먹었소. 떡을 먹은 뒤에 곧 눈을 부릅뜨고 거품을 토하면서 죽으려 하였소. 이에 둘째 도박꾼은 첫째 도박꾼을 향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소.
그 떡에는 독약을 발랐거니
너는 탐해 먹으며 깨닫지 못하는구나
떡 때문에 날 속이는 죄에 걸리어
이 뒤에 반드시 고통을 받으리라
마땅히 아시오. 파야시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한량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 마치 도박꾼이 떡을 위해 남을 속이다가 도로 자기가 재앙을 받는 것과 같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쿠마라카샤파님은 비록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만일 다른 나라 다른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들어 가지고 있었지마는 저 사문 쿠마라카샤파님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고 버리게 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카샤파님, 이 때문에 나는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파야시여, 다시 나는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파야시여, 마치 돼지를 기르는 사람과 같소. 그는 길을 갈 때에 마른 똥이 많이 있는데, 주인이 없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이 똥으로써 많은 돼지를 배불릴 만하다. 나는 저것을 취하여 소중히 가지고 가리라.' 하고 곧 취하여 지고 갔다. 그는 도중에 큰 비를 만나 똥물이 흘러내려 그 몸을 더렵혔지마는 일부러 지고 가면서 끝내 버리지 않았으니, 그는 곧 스스로 한량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았소. 마땅히 아시오. 파야시도 또한 그와 같소. 만일 당신이 그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한량이 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니, 마치 돼지를 기르는 사람과 같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카샤파님,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일 다른 나라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마는, 저 사문 카샤파님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리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파야시여, 다시 나는 최후로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만일 당신이 알면 좋지마는 만일 모르면 나는 다시 설법하지 않으리라. 파야시여, 마치 큰 돼지와 같소. 그는 5백 돼지의 왕이되어 험난한 길을 가다가 도중에서 마침 한 호랑이를 만났소. 돼지는 호랑이를 보자,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만일 저와 더불어 싸우면 호랑이는 반드시 나를 죽일 것이요 만일 겁을 내어 달아나면 친족들은 곧 나를 업신여길 것이다. 할 수 없구나. 이제 나는 무슨 방편으로써 이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을까'고. 이렇게 생각한 뒤에 호랑이에게 말하였소. '만일 싸우고자 하면 곧 함께 싸우고,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내게 길을 빌려줘 지나가게 하라'고. 저 호랑이는 이 말을 들은 뒤에 곧 돼지에게 말하였소. '너의 싸우자는 말은 듣겠지마는 너에게 길을 빌려 줄 수는 없다.' 돼지는 다시 '호랑아, 너는 조금 머물러 내가 조부 때의 갑옷 입기를 기다려라. 입고 돌아와서 함께 싸우리라.' 저 호랑이는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소. '저는 내 적수가 아니다. 하물며 조부의 갑옷이랴'고. 곧 돼지에게 '네 마음대로 하라.'고 말하였소.
돼지는 본래의 뒷간으로 돌아가 똥 속에 딩굴어 몸에서 눈에까지 똥을 바른 뒤에 곧 호랑이한테 가서 '너는 싸우고자 하거든 곧 함께 싸우자. 만일 그렇지 않거든 내게 길을 빌려줘 지나가게 하라.'고 말하였소. 호랑이는 그것을 보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소. '내가 항상 작은 벌레를 먹지 않는 것은 이빨을 아끼기 때문이다. 하물며 다시 이 더러운 돼지를 가까이 하랴.' 호랑이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돼지에게 말하였소. '나는 너에게 길을 빌려 준다. 너와는 싸우지 않는다'고. 돼지는 지나가게 된 뒤에 곧 호랑이를 향하여 돌아보고 게송으로 말하였소.
호랑아, 너는 네 발이 있고
내게도 또한 네 발이 있다
너는 와서 나와 함께 싸우자
무슨 뜻으로 두려워 달리느냐
호랑이는 이 게송을 듣고 또한 게송으로써 돼지에게 대답하였소.
네 털은 서서 빽빽하구나
모든 짐승 중에서 제일 못난이
돼지야, 너는 빨리 가거라
그 구린 냄새 견딜 수 없구나
돼지는 스스로 잘난 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소.
마가다·앙가 두 나라는
내가 너와 함께 싸운다고 듣는다
너는 와서 나와 함께 싸우자
무엇 때문에 두려워 달리느냐
호랑이는 이 말을 듣고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소.
온 몸의 털이 다 더럽다
돼지야, 너 냄새 내게 물든다
네가 싸워서 이기기를 구하면
나는 이제 너에게 승리를 주리라.
"파야시여, 나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욕취·에취·포취·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스스로 한량이 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니, 마치 저 호랑이가 돼지에게 승리를 주는 것과 같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이 말을 듣고 아뢰었다.
"존자여, 처음에 해와 달의 비유를 말했을 때에 나는 들어 곧 알고 기뻐하여 받들어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존자 카샤파님에게서 최상이요 다시 최상인 묘한 지혜의 말씀을 듣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묻고 다시 물었습니다. 나는 이제 카샤파님에게 귀의합니다."
존자 카샤파는 말하였다.
"파야시여, 당신은 내게 귀의하지 말고, 내가 귀의하는 부처님께 귀의하시오."
"존자여, 나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비구승에게 귀의합니다. 원컨대 존자는 부처님께서 나를 받아 우파아사카로 만들게 하여 주십시오. 나는 오늘부터 몸이 다하도록 귀의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르겠습니다. 존자 쿠마라카샤파님, 나는 오늘부터 비로소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겠나이다."
"파야시여, 당신은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겠다고 하니, 몇 사람에게나 보시하고 언제까지나 계속하려 하오."
"백 사람에게 보시하고 혹은 천 사람에 이르며, 1일·2일 혹은 7일까지 계속하겠나이다."
"만일 왕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되 백 사람에게 보시하여 혹은 천 사람에 이르며, 1일·2일 혹은 7일까지 계속한다면 모든 곳의 사문이나 바라문들도 다 들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마는, 저 사문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리었다'고. 모든 곳에서 그 말을 듣고는 다 멀리서 오겠지마는 7일 동안의 왕의 보시에는 닿지 못할 것이오. 만일 왕의 보시를 먹지 못하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없을 것이오. 오랫동안 그 안락을 얻지 못할 것이오. 파야시왕이여, 그것은 마치 종자가 부서지지 않고 허물어지지도 않고, 바람에도 햇빛에도 물 속에서도 상하지 않고, 가을에 잘 간직해지는 것과 같소. 그러나, 비록 저 거사가 좋은 밭을 깊이 갈고 땅을 지극히 다스린 뒤에 때를 맞추어 그 종자를 뿌리더라도 비의 혜택이 적당하지 않으면, 파야시여, 당신 뜻에는 어떠하오. 저 종자가 나서 자라게 되겠는가."
"아닙니다."
"파야시여, 당신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되 백 사람에게 보시하여 혹은 천 사람에 이르고, 1일·2일 혹은 7일 까지 계속한다면 모든 곳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다 들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지마는, 저 카샤파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리었다'고. 모든 곳에서는 들은 뒤에 다 멀리서 오겠지마는 7일 동안의 왕의 보시에는 닿지 못할 것이오. 만일 왕의 보시를 먹지 못하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없을 것이요, 오랫동안 그 안락을 받지 못할 것이오."
파야시왕은 다시 물었다.
"존자여, 나는 어떻게 하리이까."
"파야시여, 당신은 마땅히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항상 긴 재(齋)를 지내시오. 만일 파야시왕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긴 재를 지내면 모든 곳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들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마는, 저 사문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리었다'고. 모든 곳에서는 그 말을 듣고 다 멀리서 올 것이니, 그들이 왕의 보시에 닿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있고 오랫동안 그 안락을 받게 될 것이오. 파야시여, 그것은 마치 종자가 부서지지 않고, 허물어지지도 않고, 바람에도 햇빛에도 물 속에서도 상하지 않고, 가을에 잘 간수해지는 것과 같소. 만일 저 거사가 좋은 밭을 깊이 갈고 땅을 잘 다스린 뒤에, 때를 맞추어 종자를 뿌리고 비의 혜택이 적당하면 파야시왕의 뜻에는 어떠하오. 저 종자는 나서 자랄 수 있겠는가."
"종자는 나서 자랄 수 있습니다."
"파야시여, 당신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항상 긴 재를 지내면 모든 곳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들을 것이오. '파야시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졌지마는, 저 사문 카샤파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리었다'고. 모든 곳에서 그 말을 들은 뒤에는 다 멀리서 올 것이니, 그들이 다 왕의 보시에 닿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있을 것이며 오랫동안 그 안락을 받게 될 것이오."
이에 파야시왕은 사뢰었다.
"존자여, 나는 지금부터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항상 긴 재를 지내겠습니다."
그때에 존자 쿠마라카샤파는 파야시왕과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케 하였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써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케 한 뒤에 잠자코 있었다.
이에 파야시왕과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존자 카샤파가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카샤파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떠나갔다.
저 파야시왕은 비록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는다고 하였지마는, 극히 나쁘고 더러운 콩국과 나물과 오직 한 조각 새앙뿐이었고, 다시 추하고 헤어진 베옷으로 보시하였다. 때에 우다라라는 부엌 감독이 있었다. 그는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을 때, 파야시왕을 위해 상좌에게 부탁하여 주원(呪願)을 행하였다. '만일 이 보시가 복의 갚음이 있더라도 파야시왕만은 금세 후세에 받지 말게 하라'고. 파야시왕은 이 말을 들었다. '우다라는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을 때에 항상 그를 위하여 상좌에게 부탁하여 주원(呪願)하기를, 만일 이 보시가 복의 갚음이 있더라도 파야시왕만은 금세 후세에 받지 말게 하라고 한다'고. 그 말을 듣자, 곧 불러서 물었다.
"우다라여, 너는 참으로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을 때에, 나를 위해 상좌에게 부탁하여 주원하기를, 만일 이 보시가 복의 갚음이 있더라도 파야시왕만은 금세 후세에 받지 말게 하라고 하였는가."
우다라는 사뢰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천왕이여. 무슨 까닭인가. 천왕은 비록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는다 하지마는 극히 나쁘고 더러운 콩국과 나물과 오직 한 조각 새앙뿐입니다. 천왕이여, 이 음식은 손으로도 댈 수 없겠거늘 하물며 스스로 먹을 수 있겠습니까. 천왕이여, 천왕은 추하고 헤어진 베옷으로 보시합니다. 이 옷은 발로도 밟을 수 없겠거늘 하물며 스스로 입을 수 있겠습니까. 나는, 천왕은 공경하지마는 보시한 물건은 소중히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천왕이여, 나는 이 나쁜 보시의 갚음을 왕에게 받도록 하기는 원하지 않습니다."
파야시왕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우다라여, 너는 지금부터는 내가 먹는 것과 같은 것으로 밥을 먹이고, 내가 입는 옷과 같은 것으로 보시하라."
이에 우다라는 그 뒤로는 왕의 먹는 것과 같은 것으로 밥을 먹이고, 왕의 입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시하였다. 그때에 우다라는 파야시왕을 위해 보시를 감독하여 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4천왕 가운데 태어났다. 저 파야시왕은 지극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용수림의 빈 궁전에 태어났다.
존자 가방파티는 자주자주 저 용수림 빈 궁전 가운데 가서 노닐었다. 존자 가방파티는 멀리서 파야시왕을 보자, 곧 물었다.
"너는 누구냐."
파야시왕은 대답하였다.
"존자 가방파티여, 혹 잠부주 가운데에 있는 세타브야의 파야시라고 이름하는 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까."
"나는 잠부주 가운데 있는 세타브야에 파야시라는 왕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존자 가방파티여, 내가 곧 그입니다. 본래는 파야시왕이라고 이름하였습니다."
존자 가방파티는 다시 물었다.
"파야시왕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후세는 없고 중생의 다시 남도 없다'고. 그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여기에 나서 4천왕의 작은 용수림의 빈 궁전 가운데 의지하고 있는가."
파야시왕은 사뢰었다.
"존자 가방파티여, 나는 본래는 진실로 이 소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문 쿠마라카샤파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리었습니다. 만일 존자 가방파티께서 도로 염부주에 내려가거든 원컨대 두루 잠부주 사람들에게 두루 말해 주십시오. '만일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을 때에는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주고, 자기 손으로 주고 스스로 가서 주고, 지극한 믿음으로 주고, 업이 있고 업의 갚음이 있다고 알고 주라. 무슨 까닭인가. 그것으로써 보시의 갚음을 받는데 세타브야의 파야시왕과 같이 되게 하지 말라. 파야시왕은 보시의 주인으로서 지극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시하였기 때문에, 4천왕의 작은 용수림의 빈 궁전 가운데 나서 의지하고 있다."
그 때에 존자 가방파티는 잠자코 받아 주었다. 이에 존자 가방파티는 어느 때에 잠부주에 내려가자, 곧 모든 염부주 사람들에게 두루 말하였다.
"지극한 마음으로 주고 자기 손으로 주고, 스스로 가서 주고 지극한 믿음으로 주고, 업이 있고 업의 갚음이 있다고 알고 주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것으로써 보시의 갚음을 받는데 세타브야의 파야시왕과 같이 되게 하지 말라. 파야시왕은 보시의 주인으로서 지극하지 않은 마음으로써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에, 4천왕의 작은 용수림의 빈 궁전에 나서 의지하고 있다."
존자 쿠마라카샤파는 이렇게 말하였다.
파야시왕과 세타브야의 바라문과 거사 및 여러 비구들은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