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중아함경

중아함경 제20권

다르마 러브 2012. 6. 26. 19:40

중아함경 제20권

 

81. 염신경(念身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앙가아[鴦祗]국에 노닐으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아아파남에 있는 니간타[尼犍]의 사는 곳으로 가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아아파남으로 들어가 걸식하시었다. 공양을 마치신 뒤에, 오후가 되어 가사와 바루를 챙기고 손발을 씻으신 뒤에, 니시이다나를 어깨에 걸치고 어떤 숲 속으로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이르러 니시이다나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시었다. 그 때에 많은 비구들은 점심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서로 이렇게 의논하고 있었다.

 

“여러분, 세존께서는 참으로 기이하시다. 몸 생각[念]하기를 닦아 익히시어 분별하고 널리 펴시며, 잘 알고 관찰하시며, 잘 닦아 익히고 보호하여 다스리시며, 잘 갖추고, 행하여 한마음 가운데 계신다. 부처님께서는 ‘몸을 생각하면 큰 과보(果報)가 있어 눈을 얻고, 눈이 있으면 제일의(第一義)를 본다.’고 말씀하신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연좌(燕坐)에 계시면서 사람의 귀보다 나은 깨끗한 <하늘귀>로써 여러 비구들이 점심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서로 이 일을 의논하는 것을 들으시었다.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신 뒤에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시어 강당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아까 무슨 일을 의논하였는가. 무슨 일로 강당에 모여 앉았는가.”

때에 모든 비구들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비구들은 점심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서로 이렇게 의논하였나이다. ‘여러분, 세존께서는 참으로 기이하시다.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시어 분별하고 널리 펴시며, 잘 알고 관찰하시며, 잘 닦아 익히고 보호하여 다스리시며, 잘 갖추고, 행하여 한마음 가운데 계신다. 부처님께서는 ‘몸을 생각하면 큰 과보가 있어 눈을 얻고, 눈이 있으면 제일의를 본다고 말씀하신다’고.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아까 서로 이 일을 의논하였삽고 이 일로 모여 앉았나이다.”

 

세존께서는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어떻게 내가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어 분별하고 널리 펴면 큰 과보를 얻는다고 말하던가.”

 

때에 비구들은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 되시고 법의 주인이 도시며, 법은 세존을 좇아 나오나이다. 원하옵건대 이것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듣자온 뒤에는 널리 그 뜻을 알게 되리이다.”

 

부처님께서는 곧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이것을 잘 기억하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분별하리라.”

때에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듣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어떻게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가. 비구는 다니면 곧 다니는 줄 알고, 서면 서는 줄 알며, 앉으면 앉는 줄 알고, 누우면 눕는 줄 알며, 잠자면 자는 줄 알고, 깨었으면 깬 줄 알며, 잠자다 깨면 잠자다 깬 줄을 안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定)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바로 드나들기를 알아, 잘 관찰하고 분별하여 굽히고 펴기와 엎드리고 우러르기의 몸 가지는 태도와 차례와 상가아티이와 모든 옷과 바루를 잘 챙기고 다니고, 서기와 앉고 눕기와 자고 깨기와 말하고 침묵하기를 모두 바로 안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선한 법의 생각으로써 다스려 끊고, 멸해 없앤다. 마치 목공(木工) 스승이나 목공 제자가 먹줄을 나무에 퉁기고는 곧 날카로운 도끼로 깎아서 곧게 하는 것과 같이, 비구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곧 선한 법의 생각으로서 다스려 끊고, 멸해 없앤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이[齒]와 이를 서로 붙이고, 혀를 입천장에 대어 마음으로서 마음을 다스려 끊고, 멸해 없앤다. 마치 두 역사(力士)가 한 약한 사람을 붙잡고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며 마음대로 때리는 것과 같이, 비구는 이와 이를 서로 붙이고 혀를 입천장에 대어 마음으로서 마음을 다스리고 다스려 끊고, 멸해 없앤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들숨을 생각하여 들숨을 생각하는 줄을 알고, 날숨을 생각하여 날숨을 생각하는 줄을 알며, 들숨이 길면 들숨이 긴 줄을 알고, 날숨이 길면 날숨이 긴 줄을 알며, 들숨이 짧으면 들숨이 짧은 줄을 알아, 온 몸에 숨이 드는 것을 배우고, 온 몸에서 숨이 나는 것을 배우며, 몸에 드는 숨의 그치기를 배우고, 입에서 나는 숨의 그치기를 배운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욕심을 떠남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에 몸을 담가 불우어 두루 이 몸 가운데 충만하며, 욕심을 떠남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마치 어떤 목욕하는 사람이 그릇에 콩가루를 담고 물을 타서 둥근 떡을 만들고 물에 그가 불으면 두루 충만하여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는 것과 같이, 비구는 욕심을 떠남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몸을 담가 불우어 두루 이 몸 가운데 충만하고, 악을 떠남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정(定)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몸을 담가 불우어 두루 이 몸 가운데 충만하고, 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마치 샘물이 깨끗하고 맑으며 가득 차서 넘쳐흘러, 사방에서 물이 오더라도 그 가장자리로 들어갈 수 없는 것과 같다. 곧 그 샘물은 밑에서 스스로 솟아나 밖으로 넘쳐흘러 산을 적시고 불우며, 두루 충만하여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와 같이 비구는 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몸을 담가 불우어 두루 이 몸 가운데 충만하며, 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기쁨을 여윔으로 생기는 즐거움이 몸을 담가 불우어 두루 이 몸 가운데 충만하며, 기쁨을 여윔으로 생기는 즐거움이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마치 푸른 연꽃과 붉고 발갛고 흰 연꽃이 물에서 나고 물에서 자라 물밑에 있으면서 부리와 줄기와 꽃과 잎이 다 적시고 불리어, 두루 충만하여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는 기쁨을 여읨으로 생기는 즐거움이 몸을 담가 불우어 두루 이 몸 가운데 충만하며, 기쁨을 여읨으로 생기는 즐거움이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알 것이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이 몸 속을 청정한 마음으로 알고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며, 이 몸 속을 청정한 마음으로서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마치 어떤 사람이 무게 七주의 옷이나 八주의 옷을 입어 머리에서 발까지 이 몸을 덮지 않은 곳이 없는 것과 같이, 비구는 이 몸 속을 청정한 마음으로서 해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이 몸 속을 청정한 마음으로서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광명상(光名想)을 생각[念]하여 잘 받고 잘 가지며, 뜻으로 잘 생각하는 바가 앞과 같이 뒤도 그렇고, 뒤와 같이 앞도 또한 그러하며, 낮과 같이 밤도 그렇고, 밤과 같이 낮도 그러하며, 아래와 같이 위도 그렇고, 위와 같이 아래도 또한 그러하다. 이렇게 뒤바뀌지 않고 마음은 묶임이 없어 빛나고 밝은 마음을 닦아, 마침내 어두움에 덮이지 않는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다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상(相)을 관찰하여 잘 받고 잘 가지고 뜻으로 잘 생각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앉아서 누운 사람을 관찰하고, 누워서 앉은 사람을 관찰하는 것과 같이, 비구는 상을 관찰하여 잘 받고 잘 가지고 뜻으로 잘 생각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이 몸은 머물음을 따라, 좋고 미움을 따라, 머리에서 발까지 온갖 더러운 것이 충만해 있다고 관찰한다. 곧 이 몸에는 머리털, 터럭, 손톱, 이, 추하고 가늘고 엷은 살갗, 껍질, 살, 힘줄, 뼈, 심장, 콩팥, 간장, 허파, 대장(大腸), 소장, 지라, 밥통, 똥, 골, 뇌수, 눈물, 땀, 콧물, 가래침, 고름, 피, 기름, 뼛속 기름, 입침, 쓸개, 오줌이 있다고 관찰한다.

 

마치 그릇에 약간의 씨앗을 담아 눈이 있는 사람이 보고 이것은 벼, 조의 종자, 보리, 밀, 크고 작은 마두(麻豆), 갓, 무우, 겨자라고 분별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비구는 이 몸의 머물음을 따라 그 좋고 미움을 따라 머리에서 발까지 온갖 더러운 것이 충만해 있다고 관찰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몸의 모든 경계(境界)를 관찰한다. ‘내 이 몸 속에는 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 허공의 요소, 의식(意識)의 요소가 있다’고. 마치 백정이 소를 죽여 가죽을 벗기고 땅에 펴놓고 여섯 부분으로 나누는 것과 같이, 비구는 몸의 모든 경계를 관찰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저 송장이 一, 二일 혹은 六, 七일이 되어 까마귀나 솔개에게 쪼이고 승냥이나 개한테 먹히며, 불에 살리고 당에 묻히어 다 썩어 허물어지는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견줘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또한 이와 같이 모두 이 법을 가져 끝내 떠나지 못하게 된다’고. 이렇게 비구는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일찍 무덤에 버려진 몸의 해골이 푸르딩딩하게 썩어 허물어지고 반이나 먹힌 뼈사슬이 땅에 뒹구는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견주어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또한 이와 같이 모두 이 법을 가져 끝내 떠나지 못한다’고.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일찍 무덤에 버려진 몸의 뼈마디가 풀리어, 사방에 흩어져 발뼈, 허벅다리뼈, 넓적다리뼈, 엉치뼈, 등뼈, 어깨뼈, 목뼈, 정수리뼈가 각각 따로 흩어진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견주어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또한 이와 같이 모두 이 법을 가져 끝내 떠나지 못한다’고. 이렇게 비구는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되 일찍 무덤에 버려진 몸의 뼈가 희기는 소라와 같고, 푸르기는 집비둘기 빛과 같으며, 붉기는 피칠한 것 같고, 썩어 허물어지고 부셔져 가루가 되는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견주어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또한 이와 같이 모두 이 법을 가져 끝내 떠나지 못한다’고. 이렇게 비구는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참뜻을 안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정한 마음을 얻고, 정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참뜻을 알 것이다. 이것을 비구의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만일 그가 마음으로 해득하여 두루 차면 마치 큰 바다에 저 모든 작은 강물이 다 그 바다 가운데 있는 것처럼, 이렇게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저 모든 좋은 법은 다 그 가운데 있나니, 이것이 곧 도품(道品)의 법이니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우지 않고 노닐면서 담(膽)이 적으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타서 반드시 승리를 얻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저 사문이나 바라문은 몸을 생각한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니라. 마치 병 속이 비어 물이 없는 것을 바르게 땅에 둔 것과 같나니, 만일 사람이 물을 가지고 와서 병 속에 쏟으면, 비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병은 이렇게 하여 물을 받겠는가.”

 

“받나이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속이 비어 물이 없고 바르게 땅에 두었기 때문에 반드시 물을 받나이다.”

 

“그와 같이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우지 않고, 노닐면서 담이 적으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타서 반드시 승리를 얻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저 사문이나 바라문은 몸을 생각한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워, 노닐면서 한량이 없는 마음을 가지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타서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하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속이 비지 않고 몸을 생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니, 마치 병에 물이 가득 차서 바르게 땅에 놓여 있는 것과 같다. 만일 사람이 물을 가지고 와서 병 안에 쏟으면, 비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병은 이렇게 하여 다시 물을 받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 병은 물이 차서 바르게 땅에 놓여 있기 때문에 물을 받지 않나이다.”

 

“그와 같이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워, 노닐면서 한량이 없는 마음을 가지면 저 악마 파순은 그 틈을 타서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저 사문이나 바라문은 속이 비지 않고 몸을 생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우지 않고, 노닐면서 담이 적으면 저 악마 파순은 그 틈을 타서 반드시 승리를 얻게 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속이 비어 몸을 생각한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 마치 역사(力士)가 크고 무거운 돌을 진창 속에 던지는 것과 같나니, 비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진흙은 돌을 받겠는가.”

 

“받나이다, 세존이시여. 진흙은 묽고 돌은 무겁기 때문에 반드시 받나이다.”

“그와 같이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우지 않고, 노닐면서 담이 적으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타서 반드시 승리를 얻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저 사문이나 바라문은 몸을 생각한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워, 노닐면서 한량이 없는 마음을 가지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타서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하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속이 비지 않고 몸을 생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니, 마치 역사가 가벼운 털공으로 금실, 은실로 세워 놓은 부채를 던지는 것과 같나니, 비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것은 털공을 받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털공은 가볍고 세워 놓은 부채는 꼿꼿하게 섰기 때문에 털공을 받지 않나이다.”

 

“그와 같이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워, 노닐면서 한량이 없는 마음을 가지면 저 악마 파순은 그 틈을 타서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저 사문이나 바라문은 속이 비지 않고 몸을 생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우지 않고, 노닐면서 담이 적으면 저 악마 파순은 그 틈을 타서 반드시 승리를 얻게 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속이 비어 몸을 생각한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 마치 사람이 불을 구하여 마른나무를 재료로 하고 마른나무로 문지르는 것과 같나니, 비구여, 네 뜻에는 어떠한가. 불을 얻을 수 있겠는가.”

“얻을 수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는 마른나무로 마른나무를 문지르기 때문에 반드시 불을 얻나이다.”

 

“그와 같이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우지 않고, 노닐면서 담이 적으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타서 반드시 승리를 얻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저 사문이나 바라문은 몸을 생각한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워, 노닐면서 한량이 없는 마음을 가지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타서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하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속이 비지 않고 몸을 생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니, 마치 사람이 불을 구하여 젖은 나무를 재료로 하고 젖은 나무로서 문지르는 것과 같나니, 비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은 이렇게 하여 불을 얻을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젖은 나무로 젖은 나무를 문지르기 때문에 불을 얻지 못하나이다.”

 

“그와 같이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몸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워, 노닐면서 한량이 없는 마음을 가지면 저 악마 파순은 그 틈을 타서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하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저 사문이나 바라문은 속이 비지 않고 몸을 생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니라.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마땅히 알라. 그는 十八덕(德)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十八인가.

 

비구는 능히 굶주림과 목마름과 추위와 더위와 모기와 등에와 파리와 이와 바람과 햇볕의 핍박을 참고, 욕설과 매질을 하더라도 또한 능히 참으며, 모든 병에 걸려 몹시 괴로워하며 목숨이 끊어지게 되어도 모든 즐겁지 않은 일을 다 능히 견디어 참는다. 이렇게 몸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一의 덕이라 하느니라. 비구는 즐겁지 않은 일을 견디어 참고, 만일 즐겁지 않은 생각이 나더라도 마음은 끝내 집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二의 덕이라 하느니라. 비구는 두려움을 견디어 참고, 만일 두려움이 생기더라도 마음을 끝내 집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三의 덕이라 하느니라. 비구는 三악념(惡念) 곧 탐욕의 생각, 성냄의 생각, 해침의 생각을 내지 않고, 끝내 집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四, 五, 六, 七의 덕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욕심을 떠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제 四선(禪)을 성취하여 노닐게 된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八의 덕이라 하느니라.

 

비구는 三결(結)이 이미 다하여 수다원을 얻어 악한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 끝내 七유(有)를 받고 천상, 인간에 한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九의 덕이라 하느니라.

 

비구는 三결이 이미 다하여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천상, 인간에 한 번 왕래하게 되고, 한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十의 덕이라 하느니라. 비구는 五하분결(下分結)이 다하여 그 사이에서 나서 곧 열반에 들어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어,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十一의 덕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가 만일 식해탈(息解脫)이 있으면 색(色)을 떠나 무색(無色)을 얻고 여기상정(如其像定)을 몸으로 얻어 성취하여 노닐며, 슬기의 관찰로써 번뇌를 알아 번뇌를 끊는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十二, 十三, 十四, 十五, 十六, 十七의 덕이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신통, 하늘귀의 신통,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 숙명을 아는 지혜, 나고 죽음을 아는 지혜가 있고,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번뇌가 없는 마음의 해탈과 슬기의 해탈을 얻어, 현재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해 성취하여 노닐며, 생(生)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고 참 모양을 안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제 十八의 덕이라 하느니라.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마땅히 알라, 이런 十八덕이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82. 지리미리경(支離彌梨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王舍城]에 노닐으시면서 죽림(竹林) 칼란다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많은 비구들은 점심 뒤에 조금 일이 있어 강당에 모여 앉아 다투는 일을 결정지으려 하였다. 곧 이 법률과 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의논하고 있었다. 그 때에 질다라상자(質多羅象子) 비구도 또한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질다라상자 비구는 많은 비구들이 이 법률과 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의논하고 있을 때에, 그 중간에서 다투어 할 말이 있다 하여, 모든 비구들의 설법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또 공경으로써 하지도 않고, 좋은 관찰로써 하지도 않고, 높은 장로 비구들에게 물었다. 이 때에 존자 대구치라(大拘絺羅)도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존자 대구치라는 질다라상자 비구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여, 마땅히 알라. 많은 비구들이 이 법률과 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말하고 있을 때에 너는 중간에서 다투어 말하지 말라. 만일 모든 비구들의 할 말이 끝나거든 그 때에 말하라. 너는 마땅히 공경으로써, 좋은 관찰로써 모든 높은 장로 비구들에게 물어야 한다. 공경하지 않고, 잘 관찰하지도 않고 모든 높은 장로 비구들에게 묻지 말라.”

 

그 때에 질다라상자 비구의 친한 친구들도 다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질다라상자 비구의 모든 친한 친구들은 존자 대구치라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 대구치라여, 너는 너무 질다라상자 비구를 꾸짖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질다라상자 비구는 계덕(戒德)이 있고 많이 알며, 게으른 듯하면서도 잘난 체 하지 않는다. 어진 이 대구치라여, 질다라상자 비구는 모든 비구들이 일할 때를 따라 잘 도와준다.”

 

이에 존자 대구치라는 질다라상자 비구의 모든 친한 친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남의 마음을 모르거든 함부로 옳다 그르다 하지 말라.

 

왜냐하면 어떤 사람은 세존 앞에 있을 때에는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할 만하고 존경할 만한 범행을 가진 모든 높은 장로들 앞에서는 그는 몸을 잘 지키고 잘 보호하지마는, 만일 뒷날 세존 앞을 떠나고,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할 만하고 존경할 만한 범행을 가진 높은 장로들 앞을 떠나면, 그는 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 하면서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낸다. 그는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곧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罷)한다. 여러분, 마치 소가 남의 밭에 들어간 것과 같나니, 밭지기는 그것을 붙들어 줄로서 매거나 우리 안에 둔다. 만일 ‘이 소는 다시는 남의 밭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바른 말이라 하겠는가.”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 소는 줄에 매어었어도 끊거나 풀며, 우리에 갇히어 있어도 부수거나 뛰어나와, 남의 밭으로 들어가는 것은 전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여러분, 혹 어떤 사람은 세존 앞에 있을 때에는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할 만하고 존경할 만한 범행을 가진 모든 높은 장로들 앞에서는 그는 몸을 잘 지키고 잘 보호하지마는, 만일 뒷날 세존 앞을 떠나고,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할 만하고 존경할 만한 범행을 가진 높은 장로들 앞을 떠나면, 그는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 하여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낸다. 그는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곧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그는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 한다.

 

여러분, 혹 어떤 사람은 초선(初禪)에 이른다. 그는 초선을 얻은 뒤에는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 하여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곧 마음에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마치 큰비가 와서 마을에 있는 호수에 몰이 찼을 때에, 전에는 모래와 돌, 풀, 나무, 갑충(甲蟲), 고기, 자라, 두꺼비 및 모든 수족(水族)들이 갈 때와 올 때와 달릴 때와 멈출 때를 보았는데, 물이 찬 뒤에는 모두 보이지 않았다.

 

여러분, 만일 그가 ‘저 호수 가운데에는 끝내 다시는 모래와 돌, 풀, 나무, 갑충, 고기, 자라, 두꺼비와 모든 수족들이 갈 때와 올 때와 달릴 때와 멈출 때를 보지 못할 것이다.’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그의 바른 말이라 하겠는가.“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 호숫물은 코끼리가 마시고 말이 마시며, 소, 나귀, 돼지, 사슴, 물소가 마시고, 혹은 사람이 가져다 쓰거나 사람에 불리거나 햇볕에 쪼이거나 한다. 그가 비록 지금은 모래와 물, 풀, 나무, 갑충, 고기, 자라, 두꺼비 및 모든 수족들이 갈 때와 올 때, 달릴 때와 멈출 때를 보지 못하더라도 뒤에 물이 줄어진 뒤에는 전처럼 도로 본다.”

 

“그렇다. 어떤 사람은 초선에 이른다. 그는 초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 한다.

 

또 여러분, 혹 어떤 사람은 제 二선(禪) 얻고, 제 二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마치 큰비가 와서 네거리 길의 티끌이 없어져 진흙이 되는 것과 같다. 여러분, 만일 ‘이 네거리 길의 티끌을 끝내 마르지 않고 다시 먼지가 되지 않으리라.’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그의 바른 말이라 하겠는가.”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이 네거리 길에는 혹은 코끼리가 다니고 말이 다니며, 낙타, 소, 나귀, 돼지, 사슴, 물소 및 사람이 다니며, 바람이 불고 햇볕이 쬐이면 그 네거리 길 진흙은 말라 도로 다시 먼지가 된다.”

 

“그렇다, 여러분, 어떤 사람은 제 二선을 얻는다. 그는 제 二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 한다.

 

여러분, 또 어떤 사람은 제 三선(禪)을 얻는다. 그는 제 三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마치 산 샘물의 호수가 맑고 깨끗하고 언덕이 편편하며, 고요하여 움직이지도 않고 또한 물결도 없는 것과 같다. 만일 ‘저 산 샘물의 호수는 끝내 다시 움직이지도 않고 또한 물결도 없을 것이다.’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그의 바른 말이라 하겠는가.”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동방에서 갑자기 큰바람이 와서 그 호수를 불어 물결을 일으킨다. 이렇게 남방, 서방, 북방에서 갑자기 큰바람이 와서 그 호수를 불어 물결을 일으킨다.”

 

“그렇다. 여러분, 어떤 사람은 제 三선을 얻는다. 그는 제 三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 한다.

 

여러분, 또 어떤 사람은 제 四선(禪)을 얻는다. 그는 제 四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마치 거사(居士)나 거사의 아들이 맛난 음식을 먹어 충족하고 배부른 뒤에는 본래 먹고 싶어하던 것을 다시 먹으려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여러분, 만일 ‘저 거사나 거사의 아들은 끝내 다시는 음식을 얻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그의 바른 말이라 하겠는가.”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 거사나 거사의 아들은 밤을 지나 배고픈 뒤에는 그가 비록 아까는 먹으려 하지 않던 것이라도 도로 다시 먹고자 할 것이다.”

 

“그렇다. 여러분, 어떤 사람은 제 四선을 얻는다. 그는 제 四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 한다.

 

여러분, 또 어떤 사람은 무상심정(無想心定)을 얻는다. 그는 무상심정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마치 어떤 일없는 곳에서 치이리일리카[支離彌梨] 벌레 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

 

그 일없는 곳에는 왕이나 왕의 대신들이 밤에 쉬는데, 그 코끼리 소리, 말소리, 수레소리, 걸음소리, 고동소리, 북소리, 장구소리, 기생북소리, 춤추는 소리, 노랫소리, 거문고소리, 음식 먹는 소리가 있어, 그가 아까는 치이리일리카벌레 소리를 들었어도 다시 듣지 못한다. 여러분, 만일 ‘저 일없는 곳에서는 끝내 다시 치이리일리카벌레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그의 바른 말이라 하겠는가.“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 왕이나 왕의 대신들은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는 제각기 돌아간다. 그는 비록 코끼리소리, 말소리, 수레소리, 걸음소리, 고동소리, 북소리, 장고소리, 기생북소리, 춤추는 소리, 노랫소리, 거문고소리, 음식 먹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치이리일리카벌레 소리를 듣지 못했더라도 그들이 이미 간 뒤에는 전처럼 도로 들을 것이다.”

 

“그렇다. 여러분, 무상심정을 얻고 무상심정을 들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몸으로 얻지 못한 것을 몸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곧 자주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 한다.

 

그 때 질다라상자 비구는 이내 그 뒤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하였다. 질다라상자 비구의 모든 친한 친구들은 질다라상자 비구가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존자 대구치라에게 나아가 사뢰었다.

 

“존자 대구치라여, 질다라상자 비구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다른 일로 알았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이제 질다라상자 비구는 계를 버리고 도를 파하였습니다.”

존자 대구치라는 그 친한 친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그 일은 바로 그럴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참 도리를 알지 못하고 도리를 보지 못하였다. 그것은 참 도리를 알지 못하고 참 도리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존자 대구치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비구들은 존자 구치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83. 장로상존수면경(長老上尊睡眠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박게수[婆耆瘦]국에 노닐으시면서 조산 포림(怖林)의 녹야원(鹿野園)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大目犍連]는 아가다[摩竭國]에 노닐면서 선지식촌(善知識村)에 있었다. 이에 마하아모옥갈라아나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고요히 앉아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들었다.

 

세존께서는 멀리서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가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고요히 앉아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든 것을 아시었다. 세존께서는 곧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드시어 여기상정으로서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박게수의 조산 포림의 녹야원에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으시다가 마가다국 선지식촌에 있는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 앞에 가시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정(定)에서 깨어 말씀하시었다

.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너는 잠에 빠졌구나.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너는 잠에 빠졌구나.”

 

“예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너는 그런 모양으로 잠에 빠졌구나. 너는 그런 모양을 닦지 말고 또한 널리 펴지도 말라. 그렇게 하면 잠은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대로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전에 들은 법을 따르고 받아 가지고 널리 펴며 외워 익혀라. 그렇게 하면 잠은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전에 들은 법을 따르고 따르고는 받아 가지어 남을 위하여 널리 설명하라. 그렇게 하면 잠은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전에 들은 법을 따르고 받아 가지어 마음으로 늘 생각하고 마음으로 헤아려라. 그렇게 하면 잠은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두 손으로 귀를 문질러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찬물로 눈을 씻고 또 몸에 부으라. 그렇게 하면 잠은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방에서 나가 四방을 둘러보고 별들을 우러러보아라. 그렇게 하면 잠은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정(定)에서 나와 집앞으로 가서, 한데서 거닐면서 모든 근(根)을 수호(守護)하고 마음을 가볍게 하여 안에 두어 먼저 생각을 계속하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거닐던 길을 버리고, 거니는 길 끝에 가서 니시이다나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도로 방으로 들어가 웃타라아상가[優多羅僧]를 네 겹으로 하여 평상 위에 펴고, 상아티이를 개어 베개로 만들고, 오른쪽으로 누워 발과 발을 포개고 마음으로 광명상(光明想)을 지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언제든지 일어나려는 생각을 세워라.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자리의 즐거움과 잠자고 누움에 편안하고 유쾌하기를 꾀하지 말라. 재물의 이익을 탐하지 말고 이름과 칭찬에 집착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나는, 일체법은 함께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또한 함께 모여야 한다

고 말한다.

 

나는 어떤 법을 함께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가.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만일 도법(道法)과 세속법(世俗法)이 함께 모이면 나는 이 법은 함께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만일 도법과 세속법이 함께 모이면 곧 말이 많게 되고, 만일 말이 많으면 곧 시끄러우며, 만일 시끄러우면 곧 마음이 쉬지 못하고, 만일 마음이 쉬 못하면 곧 마음은 안정을 떠난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이러므로 나는 함께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나는 어떤 법을 함께 모여야 한다고 말하는가. 저 <일 없는 곳>은 함께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곧 산림, 나무 밑,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 높은 바위, 돌집들은 고요하여 소리가 없고, 멀리 떠나 악이 없으며, 사람이 없어 이치를 따라 연좌(宴坐)할 수 있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나는 이 법은 함께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네가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려거든 마땅히 이익됨을 싫어하고 공양과 공경을 싫어하라. 만일 네가 이익과 공양과 공경에 대하여 마음으로 싫어하게 되었거든 곧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라.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높고 큰 체하는 마음으로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모든 장자(長者)들의 집에는 이러한 일이 있다.

 

큰 비구들이 와서 걸식함으로서 장자로 하여금 특별히 마음을 쓰지 않게 하고는, 비구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누가 이 장자의 집을 부셔 버려라. 내가 장자의 집에 들어가도 장자는 특별히 마음을 쓰지 않는다.’ 그 때문에 걱정이 생기고,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시끄러움이 생기며, 시끄러움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이 쉬지 못하고, 마음이 쉬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마음은 곧 안정을 떠난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너는 설법할 때에 다투는 말을 쓰지 말라. 만일 다투는 말을 쓰면 곧 말이 많게 된다. 말이 많음으로 말미암아 곧 시끄러움이 생기고, 시끄러움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이 쉬지 못하며, 마음이 쉬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은 안정을 떠난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너는 설법할 때에 너무 과격하게 설법하여 사자처럼 하지 말라.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너는 설법할 때에 뜻을 낮추어 설법하되 힘을 버리고, 힘을 없애고, 힘을 부시어, 마땅히 과격하게 설법하여 사자처럼 하지 않아야 한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마땅히 그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그 때에 마하아모옥갈라아나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비구는 구경(究竟)에 이르게 되고 희고 깨끗함을 완성하며, 범행을 완성하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치게 되나이까.”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즐거움을 깨닫고 괴로움을 깨달으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것을 깨달으면, 그는 이 깨달음으로서 덧없음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함을 관찰하며, 끊기를 관찰하고 욕심 없기를 관찰하며, 멸(滅)함을 관찰하고 버림을 관찰한다.

 

그는 이 깨달음으로서 덧없음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함을 관찰하며, 끊기를 관찰하고 욕심 없기를 관찰하며, 멸함을 관찰하고 버림을 관찰한 뒤에는 이 세상에 끌리지 않는다. 세상에 끌리지 않은 뒤에는 곧 피로하지 않고, 피로하지 않은 뒤에는 곧 열반에 들어, 생(生)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안다. 마하아모옥갈라아나여, 이렇게 하여 비구는 구경에 이르게 되고 희고 깨끗함을 완성하며, 범행을 완성하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존자 마하아모옥갈라아나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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