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중아함경

중아함경 제17권

다르마 러브 2012. 6. 26. 19:20

중아함경 제17권

 

72.장수왕본기경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삼비국에 노닐으시면서 구사라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코삼비의 비구들은 자주자주 서로 싸웠다. 이에 세존께서는 코삼비의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서로 싸우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만일 다툼으로 다툼을 막으려 하면

끝내 그침을 보지 못하느니라.

오직 참는 것만이 다툼을 막나니

이 법은 존귀하다 할 만하니라

 

옛날 코살라국에는 장수라는 왕이 있었고, 카시국에는 브라흐마닷타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두 국왕은 언제나 서로 싸웠다. 이에 카시국왕 브랏흐마닷타는 코끼리군사·말군사·수레군사·걷는 군사의 4종(種) 군사를 일으켰다. 4종(種) 군사를 일으키고 스스로 군사를 끌고 가서 코살라국왕 장수와 서로 싸우고자 하였다. 코살라국왕 장수는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가 코끼리군사·말군사·수레군사·걷는 군사의 4종(種) 군사를 일으켜 자기와 싸우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코살라국왕 장수도 그 말을 듣고 또한 코끼리군사·말군사·수레군사·걷는 군사의 4종(種) 군사를 일으켰다. 4종(種) 군사를 일으켜 그는 스스로 군사를 끌고 나가 경계 위에다 진을 치고 서로 싸워 곧 쳐부수었다. 이에 코살라국왕 장수는 저 브라흐마닷타의 4종(種) 군사를 쳐 다 빼앗고 다시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의 몸을 사로잡았다가 곧 놓아주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곤궁한 사람이다. 이제 용서하여 놓아주노니 뒤에는 다시 그런 짓을 말라.'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다시 두 번 세 번 코끼리군사·말군사·수레군사·걷는 군사의 4종(種) 군사를 일으켰다. 다시 스스로 군사를 끌고 가서 코살라국왕 장수와 싸웠다. 코살라국왕 장수는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가 다시 4종(種) 군사를 일으켜 자기와 싸우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코살라국왕 장수는 그 말을 듣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저에게 이겼거니 다시 이길 필요가 무엇이며, 나는 이미 저를 항복 받았거니 다시 항복 받을 필요가 무엇이며, 나는 이미 저를 해쳤거니 다시 해칠 필요가 무엇이냐. 다만 빈 활로 저를 항복 받으면 족하다.'

코살라국왕 장수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안연히 다시 4종(種) 군사를 일으키지도 않고 또한 스스로 가지도 않았다. 이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와서, 이것을 쳐부수고 코살라국왕 장수의 4종(種) 군사를 모두 빼앗았다.

이에 코살라국왕 장수는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가 와서 자기의 4종(種) 군사를 모두 빼앗았다는 말을 듣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싸움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싸움이란 참으로 바쁜 것이다. 이기면 다시 이겨야 하고, 항복 받으면 다시 항복 받아야 하며, 해치면 다시 해쳐야 한다. 나는 이제 차라리 혼자 한 아내만 데리고 함께 한 수레를 타고 바라나시로 달아나리라.'

이에 코살라국왕 장수는 곧 혼자서 아내를 데리고 한 수레를 타고 바라나시로 달아났다.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시골로 다니면서 학문이나 배우며 널리 들으리라.' 그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시골로 다니면서 학문을 배우고 널리 들었다. 널리 들었다 하여 곧 이름을 바꾸어 <장수 박사>라 하였다. 장수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배울 만한 것은 나는 이제 이미 다 배웠다. 나는 차라리 바라나시의 서울로 가서 거리거리와 골목골목에 머무르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아뢰자. 이렇게 하면 바라나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이것을 들은 뒤에는 반드시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기리라.' 장수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바라나시의 서울로 가서 거리거리와 골목골목에 머무르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아뢰었다. 이렇게 하자, 바라나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이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기었다.

이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의 바깥 권속이 그것을 듣고, 중간 권속과 안 권속 및 바라문 국사도 다 같이 그것을 들었다. 바라문 국사는 그것을 들은 뒤에 곧 불러 보았다. 이에 장수 박사는 바라문 국사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를 향해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아뢰었다. 바라문 국사는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기었다. 이에 바라문 국사는 장수 박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오늘부터 나를 의지하여 살라. 나는 마땅히 베풀어 주리라.'

장수 박사는 아뢰었다.

'존자여, 내게는 한 아내가 있습니다. 그를 어떻게 하리이까.'

'박사여, 너는 그를 데리고 와서 우리 집에서 살라. 나는 마땅히 보살펴 주리라.'

이에 장수 박사는 곧 그 아내를 데리고 와서 바라문 국사 집에서 살았고 바라문 국사는 곧 그들을 보살펴 주었다. 그 뒤에 장수 박사 아내는 마음에 답답증을 품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4종(種) 군사가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지나가게 하고, 나는 그것을 두루 보고 싶다. 그리고 다시 칼을 간 물을 마시고 싶다'고. 장수 박사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장수 박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마음에 답답증을 품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4종(種) 군사가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지나가게 하고, 나는 그것을 두루 보고 싶습니다. 또 칼을 간 물을 마시고 싶습니다.'

장수 박사는 곧 아내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그런 생각을 말라. 우리들은 이제 브라흐마닷타왕 때문에 패했다. 그대는 무엇으로 4종(種) 군사가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지나가는 것을 두루 보고 싶어하며, 다시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고자 하는가.'

아내는 다시 아뢰었다.

'여보십시오. 만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나는 살 희망이 있지만은 만일 그렇게 될 수 없다면 나는 틀림없이 죽을 것입니다.'

장수 박사는 곧 바라문 국사에게 나아가 그를 향해 섰다. 낯빛은 시름에 찼고 힘없는 음성으로 풍류를 아뢰었다. 바라문 국사는 그것을 듣고 기뻐할 수 없었다. 바라문 국사는 물었다.

'박사여, 너는 본래부터 나를 향해 서서는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아뢰었고, 나는 그것을 듣고는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기었다. 이제 너는 무엇 때문에 나를 향해 섰는데, 낯빛은 시름에 찼고 힘없는 소리로 풍류를 아뢰는가. 나는 그것을 듣고 기뻐할 수 없다. 장수 박사여, 너는 혹 몸에 병이나 없는가, 혹은 마음에 걱정이나 없는가.'

장수 박사는 사뢰었다.

'존자여, 내 몸에는 병이 없고 다만 마음에 걱정이 있을 뿐입니다. 존자여, 내 아내는 마음에 답답증을 품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4종(種) 군사가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지나가게 하고, 나는 그것을 두루 보고 싶다. 다시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고 싶다. 나는 곧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그런 생각을 말라. 우리는 지금 이러한 처지거늘 그대는 무엇으로 4종(種) 군사가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지나가게 하고, 그대는 그것을 두루 보고 싶어하며, 다시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고자 하는가. 아내는 다시 내게 말했습니다. 여보십시오. 만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나는 살 희망이 있지만은 만일 그렇게 될 수 없다면 나는 틀림없이 죽을 것입니다고. 존자여, 만일 아내가 온전하지 못하면 나도 또한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바라문 국사는 물었다.

'박사여, 너의 아내를 볼 수 있겠는가.'

'존자여,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바라문 국사는 장수 박사를 데리고 그 아내 있는 곳으로 갔다. 이 때에 장수 박사의 아내는 덕이 있는 아들을 안고 있었다. 바라문 국사는 장수 박사의 아내가 덕이 있는 아들을 안은 것을 보았기 때문에 곧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장수 박사의 아내를 향하여 두 번 세 번 일컬었다. 코살라국 왕이 나셨다. 코살라국 왕이 나셨다.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며 말하기를,

'사람들에게 알게 하지 말라.'고 말하였다.

바라문 국사는 말하였다.

'박사여, 너는 걱정하지 말라. 나는 능히 아내로 하여금 4종(種) 군사가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지나가는 것을 보게 하리라. 또한 능히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도록 하리라.'

이에 바라문 국사는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에게 나아가 사뢰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알으소서. 덕별(德星)이 나타났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4종(種) 군사를 엄하게 하여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인도하여 나가 군사의 위엄을 빛나게 하고, 물로써 칼을 가소서. 그리고 천왕은 스스로 나가 그것을 보소서. 천왕이여, 만일 그렇게 하면 반드시 길한 갚음이 있을 것입니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곧 주병신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지금 마땅히 알라, 덕별이 나타났다. 너는 빨리 4종(種) 군사를 엄하게 하여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빛나게 하고, 물로써 칼을 갈아라. 나는 나가 보리라. 만일 이렇게 하면 좋은 갚음이 있을 것이다.'

때에 주병신(主兵臣)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4종(種) 군사를 엄하게 하여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빛나게 하고, 물로써 칼을 갈았다. 브라흐마닷타는 곧 스스로 나가 보았다. 이로 말미암아 장수 박사의 아내는 4종(種) 군사가 의장을 벌여 놓고 백로인을 뽑아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빛내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다시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게 되었다. 칼을 간 물을 마신 뒤에는 답답증이 없어지고 이내 덕자를 낳았다. 곧 이름을 지어 장생 동자라 하고 남에게 주어 가만히 길러 날로 장대하여 갔다.

장생 동자가 만일 크샤트리야 정생왕이 되면 천하를 바로 거느려 큰 국토를 얻고, 모든 기예(技藝) 곧 코끼리 타기·말 타기와 그것을 훈련하여 달리기와 활놀이·손치기·그물 던지기·갈퀴 던지기·차 타기·연 타기 등 이러한 여러 가지 묘한 기예를 다 잘 알고, 몇 가지 묘한 촉사(觸事)는 특히 훌륭하고 용맹하고 굳세어 세상에 뛰어나며, 총명은 빼어나서 그윽하고 은은한 것까지도 두루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이에 브라흐마닷타는 코살라국왕 장수가 박사로 이름을 바꾸어 이 바라나시 성중에 있다는 말을 듣고 곧 좌우에 명령하였다.

'그대들은 빨리 가서 코살라왕 장수를 잡아 두 손을 뒤로 묶고 나귀에 태워, 소리가 나귀 울음 같은 떨어진 북을 쳐서 두루 포고한 뒤에, 성 남문을 나가 높은 표목 아래 앉히고 그 까닭을 힐문하라.'

좌우는 명령을 받고 곧 가서 코살라국왕 장수를 잡아 두 손을 뒤로 묶고 나귀에 태워 소리가 나귀 울음 같은 떨어진 북을 쳐 두루 포고한 뒤에 성 남문을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까닭을 힐문하였다. 이 때에 장생 동자는 아버지의 뒤를 따라 좌우에 있다가 아버지에게 사뢰었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소서.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소서. 저는 곧 여기서 반드시 구원해 드리리다. 반드시 구원해 드리리다.'

코살라왕 장수는 말하였다.

'아가, 참아야 한다. 아가,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여러 사람들은 장수왕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곧 왕에게 그 말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왕은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동자는 총명하여 반드시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그 때에 장생 동자는 바라나시 성중의 모든 귀족 호족들에게 권하였다.

'여러분,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코살라국왕 장수를 위하여 주원(呪願)하십시오.이 복을 베품으로 말미암아 원컨대 코살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여 해탈을 얻게 하십시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이 바라나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코살라국왕 장수를 위하여, 이 복을 베품으로써 원컨대 코살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한 해탈을 얻게 하도록 주원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듣고는 곧 크게 두려워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이 바라나시 성중의 모든 귀족과 호족으로 하여금 나를 반대하지 않게 할 수 없을까. 그 일은 우선 두고 나는 이제 급히 먼저 이 일을 없애리라 생각하였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좌우에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가서 코살라국왕 장수를 죽여 일곱 동강을 내어라.'

좌우는 명령을 받고 곧 가서 장수왕을 죽여 일곱 동강을 내었다.

이에 장생 동자는 바라나시 성중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을 권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이것을 보시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내 아버지 코살라국왕 장수를 잡아,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을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동강을 내었습니다. 여러분은 가서 새 비단천으로 내 아버지 일곱 동강 시체를 거두어 염하고, 일체의 향과 향나무를 쌓아 화장한 뒤에 사당을 세우고, 나를 위해 글을 지어 브라흐마닷타에게 주면서 말하시오. 코살라국왕 장생 동자 그는 이렇게 말하노라. 너는 뒷날의 자손을 위해 재앙을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고.

이에 바라나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장생 동자의 권을 들어 곧 새 비단천을 가지고 가서 그 일곱 동강 난 시체를 거두어 염하고, 일체의 향과 향나무를 쌓아 그것을 화장한 뒤에 사당을 세우고, 다시 그를 위하여 글을 지어 브라흐마닷타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코살라국왕 장생 동자 그는 이렇게 말하노라. 너는 뒷날의 자손을 위하여 재앙을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고.

이에 장수왕의 아내는 장생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알라. 이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너의 아버지 코살라국왕 장수를 잡아,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을 빼앗고,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동강을 내었다. 아가, 너는 와서 수레를 함께 타고 달아나 바라나시를 떠나자. 만일 떠나지 않으면 장차 화가 너에게 미칠 것이다.'

이에 장수왕의 아내는 장생 동자와 함께 한 수레를 타고 달려서 바라나시를 나왔다. 그 때에 장생 동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시골만 다니면서 학문을 배우고 널리 들으리라. 장생 동자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시골로 다니면서 학문을 배우고 널리 들었다. 널리 들었다 하여 곧 이름을 바꾸어 장생 박사라 하였다.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배울 만한 것은 나는 이미 다 배웠다. 나는 차라리 바라나시의 서울로 가서 거리와 거리, 골목과 골목에 머물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아뢰리라. 그렇게 하면 바라나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길 것이다.'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바라나시 서울로 가서 거리와 거리, 골목과 골목에 머물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아뢰었다. 이렇게 하자, 바라나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기었다. 이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의 바깥 권속이 듣고 중간 권속·안 권속·바라문 국사 등 이렇게 잇따라 마침내는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도 듣고 곧 불러서 보았다. 이에 장생 박사는 곧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에게 나아가 그를 향해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아뢰었다. 이렇게 하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기었다. 이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말하였다.

'박사여, 너는 오늘부터 나를 의지하여 머물라. 나는 모든 것을 대어 주리라.'

이에 장생 박사는 곧 그를 의지하여 머물렀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곧 그에게 모든 것을 대어 주고, 뒤에는 드디어 신임하여 전부를 맡기고, 곧 몸을 보호하는 도검마저 장생 박사에게 주었다. 그 때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곧 차부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수레를 차비하라. 나는 사냥하러 나가리라.'

차부는 명령을 받고 곧 수레를 장식한 뒤에 돌아와 아뢰었다.

'수레 채비를 이미 마쳤습니다. 천왕은 뜻대로 하소서.'

이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곧 장생 박사와 함께 수레를 타고 나갔다. 장생 박사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 코살라국왕 장수를 잡아,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을 빼앗고,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동강을 내었다. 나는 이제 수레를 몰아 4종(種) 군사와 떨어져 각각 딴 곳에 있게 하리라.'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수레를 몰아 4종(種) 군사와 떨어져 각각 딴 곳에 있게 하였다.

그 때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진흙길을 무릅써 건너고, 바람과 더위에 시달려 괴롭고, 목 마르고, 피로가 지극하여 눕고 싶었다. 그는 곧 수레에서 내려 장생 박사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 이에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를 잡아,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을 빼앗고,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동강을 내었다. 그런데, 오늘 그는 이미 내 손 안에 있다. 마땅히 원수를 갚으리라.'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칼을 빼어 카시국왕의 목 위에 놓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나는 이제 너를 죽이리라. 나는 이제 너를 죽이리라.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잘못이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 옛날 높은 표목 아래서 임종하실 때 내게 말씀하신 것을 나는 기억한다. 아가, 참아야 한다. 아가,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을 생각한 뒤에 칼을 들어 도로 칼집에 넣었다.

그 때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꿈에 코살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가 손으로 날카로운 칼을 뽑아 자기 목 위에 놓고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보았다. '나는 이제 너를 죽이리라. 나는 이제 너를 죽이리라.' 그것을 보고는 두려워하여 모골이 송연해졌다. 곧 놀라 깨어 벌떡 일어나 장생 박사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알라. 나는 꿈에 코살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가 손으로 날카로운 칼을 뽑아 내 목 위에 놓고 나는 마땅히 너를 죽이리라. 나는 마땅히 너를 죽이리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보았다.'

장생 박사는 이 말을 듣고 아뢰었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저 코살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는 곧 나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모질고 무도하다.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를 잡아,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을 빼앗고,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동강을 내었다. 그러나, 오늘 그는 이미 내 손 안에 있다. 마땅히 원수를 갚으리라고. 천왕이여, 천왕이여, 나는 날카로운 칼을 빼어 왕의 목 위에 놓고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나는 이제 너를 죽이리라. 나는 이제 너를 죽이리라고. 천왕이여, 나는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잘못이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는 옛날 높은 표목 아래서 임종하실 때에 내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한다. 아가, 참아야 한다. 아가,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이것을 생각한 뒤에 칼을 들어 도로 칼집에 넣었습니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말하였다.

'동자여, 너는 이런 말을 하였다. 아가, 참아야 한다. 아가, 참아야 한다고. 나는 이미 그 뜻을 알았다. 동자여, 너는 또 말하였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이것은 무슨 뜻인가.'

장생 동자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곧 이것을 말한 것입니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동자여, 오늘부터 내가 다스리는 나라를 다 너에게 주고 너의 아버지의 본 나라도 너에게 돌려주리라. 너의 한 일은 매우 어렵다. 곧 내게 목숨을 주었구나.'

장생 동자는 이 말을 듣고 사뢰었다.

'천왕의 본국은 저절로 천왕에게 속합니다. 우리 아버지의 본국은 돌려져야 합니다.'

이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장생 동자와 함께 수레를 타고 돌아와 바라나시성으로 들어가 정전 위에 앉아서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만일 코살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를 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모든 신하들은 이 말을 듣자, 어떤 이는 아뢰었다.

'천왕이여, 만일 그를 본다면 마땅히 그 손을 잘라야 합니다.'

어떤 이는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만일 그를 본다면 마땅히 그 발을 잘라야 합니다.'

어떤 이는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마땅히 그 목숨을 끊어야 합니다.'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여, 코살라국왕 장수왕의 아들 장생 동자를 보고자 한다면 여기 있는 이 분을 보라. 너희들은 악의를 가지고 이 분을 대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이 동자의 한 일은 참으로 어렵다. 내게 목숨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카시국왕 브라흐마닷타는 왕의 목욕물로써 장생 동자를 목욕시키고, 왕의 향을 바르고 왕의 옷을 입히고 황금 평상에 앉힌 뒤에, 여자를 아내로 주어 그 본국으로 돌려 보내었느니라."

부처님은 다시 말을 이었다.

"비구들이여, 그는 국왕 크샤트리야 정생왕으로서 큰 나라의 주인이 되어 천하를 바로 다스리면서, 스스로 욕됨을 참고 다시 욕됨을 참는 것을 칭찬하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행하고 다시 사랑하는 마음을 칭찬하며, 스스로 은혜를 베풀고 다시 은혜를 칭찬하였다. 비구들이여, 너희들도 마땅히 이렇게 하라.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되 마땅히 욕됨을 참고 다시 욕됨을 참는 것을 칭찬하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행하고 다시 사랑하는 마음을 칭찬하며, 스스로 은혜를 베풀고 다시 은혜를 칭찬하여야 하느니라."

이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세존 법주(法主)께서는 이제 잠깐 계시옵소서. 세존께서는 우리를 인도해 말씀하시었는데, 우리는 어떻게 말하지 않겠나이까."

이에 세존께서는 코삼비의 모든 비구들의 소행 곧 위의, 예절과 배운 바와 익힌 바를 좋아하시지 않으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약간의 말로

가장 높은 무리를 파괴하네

거룩한 무리를 파괴할 때에

능히 꾸짖어 말릴 이 없구나

 

몸을 부수고 목숨을 끊고

코끼리·소·말·재물을 빼앗고

나라를 부수어 다 멸망시켜도

그는 오히려 짐짓 화해하거니

 

하물며 너는 작은 말로 꾸짖어

능히 화합을 보전하지 못함이랴

만일 참 이치를 생각하지 않으면

원한의 맺힘이 어찌 쉬어지리

 

꾸짖고 욕하며 탓하기 자주해도

능히 화합을 보전하나니,

만일 진실한 이치를 생각하면

원한의 맺힘은 반드시 쉬게 되리

만일 다툼으로써 다툼을 말리면

마침내 다툼은 쉬지 않나니,

오직 참음만이 다툼을 쉬게 하네

이 법은 존귀하게 생각할 만하니라

 

성내어 슬기로운 참 사람 향하여

입으로 불량한 말을 하고

모니(牟尼)의 성인을 비방하는 것,

이것은 가장 천한, 지혜 아닌 것이네

 

다른 사람은 이 이치 모르고

오직 나 홀로 능히 아나니,

만일 능히 이치를 아는 자이면

그의 성냄은 곧 쉬게 되리라

 

만일 결정코 친구가 되어

슬기로운 사람과 선(善)을 닦으면,

본래부터의 고집을 버리고

기뻐하여 항상 서로 따르리

 

만일 결정코 친구가 되지 못해

지혜로운 사람도 혼자 선을 닦으면,

왕이 엄하게 나라를 다스리고

코끼리가 홀로 들에 있는 것 같네

 

혼자 행하면서 악은 짓지 말라

코끼리가 홀로 들에 있는 것처럼

혼자 행하면서 착한 일 하여

악한 사람과 함께 모이지 말라

 

배울 때 좋은 벗 얻지 못하고

자기와 같은 사람 함께 하지 못하거든

마땅히 마음 먹고 혼자 살아서

악한 사람과 함께 모이지 말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곧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가서, 바라루라촌에 이르셨다. 이 때에 바라루라촌에는 존자 바구라는 석가의 아들이 있었다. 낮이나 밤에도 자지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행하며, 뜻과 행은 언제나 고요해 도품의 법에 머물러 있었다. 존자 석가의 아들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는 가서 맞이하여, 부처님의 가사와 바루를 받들고 부처님을 위해 자리를 펴고 물을 길어다 발을 씻어 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발을 씻으신 뒤에 존자 석가의 아들 바구의 자리에 앉으시고 앉으신 뒤에 말씀하시었다.

"바구 비구여, 너는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은 없는가."

존자 바구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은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다시 물으시었다.

"어떻게 안온하여 곤란한 일이 없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낮이나 밤에도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행하며, 뜻과 행은 언제나 고요해 도품의 법에 머물러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이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시었다. '이 족성자는 안락하게 노닌다. 나는 이제 그를 위하여 설법하리라'고. 이렇게 생각하신 뒤에 곧 존자 바구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었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써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호사림으로 가시었다. 호사림 속으로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시었다.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시었다. '나는 이미 저 코삼비의 모든 비구들을 벗어나게 되었다. 저들은 자주자주 서로 싸우고 서로 헐뜯으며, 서로 미워하고 서로 성내어 다툰다. 나는 저쪽 코삼비의 비구들이 사는 곳을 생각하기조차 싫다.'

마침 그 때에 어떤 큰 코끼리가 있어, 코끼리들의 왕이 되었다. 그는 코끼리떼를 떠나 혼자 노닐면서 또한 호사림으로 왔다. 호사림 속으로 들어와 현사라나무 밑에 이르러 현사라나무를 의지하여 섰다. 그 때에 큰 코끼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저 뭇 코끼리떼의 암코끼리·수코끼리·크고 작은 코끼리 새끼들을 벗어나게 되었다. 저 뭇 코끼리떼들은 언제나 앞서가서 그 때문에 풀은 짓밟히고 물은 흐리었다. 나는 그 때에는 저 짓밟힌 풀을 먹고 흐린 물을 마시었다. 나는 이제는 새 풀과 맑은 물을 마시고 먹는다.'

이에 세존께서는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로써, 저 큰 코끼리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한 코끼리도 코끼리들과 같이

몸을 이루고 어금니를 갖추었다

마음으로써 마음들과 같이 하면서

혼자서 숲에 살아 즐기는 것 같으리

 

이에 세존께서는 호사림에서 가사를 거두고 바루를 가지시고 파치나방사숲으로 가시었다. 그 때에 파치나방사숲에는 세 족성자가 함께 살고 있었으니, 존자 아니룻다·존자 난디야·존자 킴빌라였다. 그 존자들은 소행이 이러하였다. 곧 만일 그가 걸식하고 앞에 돌아오면 자리를 깔고, 물을 긷고, 발대야를 내어 놓고, 발 씻는 발판과 종아리 닦는 수건과 물병·물동이를 제자리에 두고, 만일 빌어 온 밥을 다 먹을 수 있으면 곧 다 먹고, 만일 남기게 되면 그릇에 담아 뚜껑을 덮었다. 밥을 먹은 뒤에는 바루를 거두고 손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연좌하였다. 만일 걸식하고 뒤에 돌아오는 자가 있어서 밥을 먹을 수 있으면 또한 다 먹고, 만일 모자라면 먼저 남은 밥을 가져다 먹을 만큼 먹고, 만일 또 남기게 되면 곧 쏟아서 깨끗한 땅에나 벌레 없는 물 속에 담그고 밥 그릇을 가져다 깨끗이 씻고 닦은 뒤에는 한쪽에 치워 둔다. 평상 자리를 걷고 발 씻는 발판을 거두고, 종아리 닦는 수건을 거두고, 발대야·물병·물동이를 치우고 식당을 소제하고, 뒷간을 깨끗이 소제한 뒤에는 가사와 바루를 챙기고 손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연좌하였다.

그 존자들은 해질녘이 되어 만일 연좌에서 먼저 일어난 자가 있어 물병과 물동이가 비어 물이 없는 것을 보면, 곧 가지고 가서 만일 힘에 겹지 않으면 곧 들고 와서 한쪽에 두고, 만일 힘에 겨우면 곧 손을 쳐 한 비구를 불러 둘이서 함께 들고 와서 한쪽에 두고도 각각 서로 말하지도 않고 서로 묻지도 않았다. 그 존자들은 닷새에 한 번씩 모여 혹은 함께 설법하고, 혹은 거룩하게 침묵하였다.

이에 동산지기는 멀리서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거슬러 꾸짖으며 막았다.

"사문, 사문, 이 숲에 들어오지 말라. 지금 이 숲속에는 세 족성자가 있으니, 존자 아니룻다와 존자 난디야와 존자 킴빌라다. 저들이 만일 너를 보면 혹 언짢아 할 것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그들이 만일 나를 보면 반드시 좋다 하고 언짢아 하지 않을 것이다."

존자 아니룻다는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그들을 꾸짖었다.

"너 동산지기여, 세존을 꾸짖지 말라. 너 동산지기여, 선서를 막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이 나의 세존이 오셨다. 나의 선서가 오셨다."

존자 아니룻다는 나와서 세존을 맞이하여 부처님의 가사와 바루를 받았다. 존자 난디야는 부처님을 위하여 평상을 펴고, 존자 킴빌라는 부처님을 위하여 물을 바치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손발을 씻으신 뒤에 그 존자가 편 자리에 앉으시었다. 앉으신 뒤에는 물으시었다.

"아니룻다여, 너는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은 없는가."

존자 아니룻다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이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나이다. '내게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곧 나는 이러한 범행자들과 함께 수행한다'고.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이 범행자들을 향하여 사랑의 몸의 업을 행하여 안팎이 다름이 없으며, 사랑의 입의 업을 행하고, 사랑의 뜻의 업을 행하여 안팎이 다름이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나는 이제 내 마음을 버리고 저 분들의 마음을 따르자'고. 세존이시여, 저는 곧 제 마음을 버리고 저 분들의 마음을 따르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 한 번도 언짢은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이 없나이다."

존자 난디야에게 물으셔도 대답은 또한 이와 같았다. 다시 존자 킴빌라에게 물으시었다. "너도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이 없느냐."

존자 킴빌라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이 없나이다."

"어떻게 안온하여 곤란한 일이 없는가."

존자 킴빌라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나이다. '내게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곧 나는 이러한 범행자들과 함께 수행한다'고.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저 범행자들을 향하여 사랑의 몸의 업을 행하여, 보고 안 보는 것이 같아서 다름이 없으며, 사랑의 입의 업을 행하고, 사랑의 뜻의 업을 행하여 보고 안 보는 것이 다름이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나이다. '나는 이제 내 마음을 버리고 저 분들의 마음을 따르자'고. 세존이시여, 저는 곧 제 마음을 버리고 저 여러분의 마음을 따르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 한 번도 언짢은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여 곤란한 일이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찬탄하여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아니룻다여, 그렇게 너희들은 항상 함께 화합하고 안락하여 다툼이 없으며, 한마음으로 한 스승에 물과 젖이 하나로 합했구나. 사람을 뛰어나는 법을 얻어 등급이 있어 안락하게 지내는가."

"세존이시여, 그러하나이다. 저희들은 항상 함께 화합하고 안락하여 다툼이 없으며, 한마음으로 한 스승에 물과 젖을 하나로 합하고, 사람을 뛰어나는 법을 얻었는데 등급이 있어 안락하게 지내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광명을 얻어 곧 색을 보는데,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나이다."

"아니룻다여, 너희들은 이 상(相)에 통달하지 못하였다. 곧 상으로 광명을 얻어 색을 보면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할 것이다. 아니룻다여, 나도 이전에 아직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깨닫지 못하였을 때에는 또한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었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나타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정근(精勤)을 행하여 게으름이 없어 몸이 그치어 머무르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있고, 어리석음이 없어 정한 한마음을 얻었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정근을 행하여 게으름이 없어 몸이 그치어 머물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있고, 어리석음이 없어 정한 한마음을 얻었다. 만일 세상에 도가 없더라도 나는 그것을 볼 수 있고 알 수 있을 것인가'고. 내 마음 속에는 이 의심병이 생겼다. 이 의심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문득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생각 없는 병이 생겼다. 이 생각 없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한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게 하자.'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몸병을 생각하는 병이 생겼다. 이 몸병을 생각하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한다'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나는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고, 또 몸병을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잠자는 병이 생겼다. 이 잠자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한다'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으며, 몸병을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고 또한 잠자는 병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서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지나친 정근병이 생겼다. 이 지나친 정근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한다'고. 아니룻다여, 마치 역사(力士)가 파리를 잡으려 할 때 너무 급하면 파리가 곧 죽는 것과 같이, 아니룻다여, 내 마음 속에는 지나친 정근병이 생겼다. 이 정근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으며, 몸병을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고, 잠자는 병을 내지 않으며, 또한 지나친 정근병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너무 게으른 병이 생겼다. 이 너무 게으른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한다'고. 아니룻다여, 마치 역사가 파리를 잡으려 할 때에 너무 느리면 파리는 곧 날아가는 것과 같이, 아니룻다여, 내 마음 속에는 너무 게으른 병이 생겼다. 이 너무 게으른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는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으며, 몸병을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고, 잠자는 병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병을 내지 않고, 또한 너무 게으른 병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두려움병이 생겼다. 이 두려움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한다'고. 아니룻다여, 마치 사람이 길을 갈 때에 사방에서 도적이 오면 그 사람은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고 겁이 나서 모골이 송연하는 것과 같이, 아니룻다여, 내 마음 속에는 두려움병이 생겼다. 이 두려움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으며, 몸병을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고 잠자는 병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병을 내지 않고, 너무 게으른 병을 내지 않으며, 또한 두려움병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기뻐하는 병이 생겼다. 이 기뻐하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마치 사람이 본래는 한 보배 창고를 구하였는데, 갑자기 네 보배 창고를 얻어, 그가 보고는 곧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과 같이, 아니룻다여, 내 마음 속에는 기쁨이 생겼다. 이 기쁨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으며, 몸병을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고, 잠자는 병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병을 내지 않고, 너무 게으른 병을 내지 않으며, 두려움병을 내지 않고 또한 기뻐하는 병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뽐내는 병이 생겼다. 이 뽐내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으며, 잠자는 병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병을 내지 않고, 너무 게으른 병을 내지 않으며, 두려움병을 내지 않고, 기뻐하는 병을 내지 않으며, 또한 뽐내는 생각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을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약간의 생각하는 병이 생겼다. 이 약간의 생각하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으며, 몸병을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고, 잠자는 병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병을 내지 않고, 너무 게으른 병을 내지 않으며, 두려움병을 내지 않고 기뻐하는 병을 내지 않으며, 뽐내는 병을 내지 않고, 또한 약간의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은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멸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는 색을 관찰하지 않는 병이 생겼다. 이 색을 관찰하지 않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으며, 몸병을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고, 잠자는 병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병을 내지 않고, 너무 게으른 병을 내지 않으며, 두려움병을 내지 않고, 기뻐하는 병을 내지 않으며, 뽐내는 병을 내지 않고, 약간의 생각하는 병을 내지 않으며, 또한 색을 관찰하지 않는 병을 내지 않게 하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느니라.

아니룻다여, 만일 내가 마음에 의심병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고, 마음에 생각 없는 병, 몸병을 생각하는 병, 잠자는 병, 지나친 정근병, 너무 게으른 병, 두려움 병, 희열병, 뽐내는 병, 약간의 생각하는 병, 색을 관찰하지 않는 병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었다.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3정(定)을 닦고 배우자. 곧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며,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며,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자'고. 아니룻다여, 나는 곧 3정(定)을 닦고 배웠다. 곧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고,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며,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만일 내가 유각유관정을 닦으면 마음은 곧 무각소관정으로 향하였다. 이렇게 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날과 밤이 다하도록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만일 내가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무각무관정으로 향하였다. 이렇게 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느니라.

아니룻다여, 만일 내가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유각유관정으로 향하였다. 이렇게 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니룻다여, 만일 내가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무각무관정으로 향하였다. 이렇게 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런 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도록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니룻다여, 만일 내가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유각유관정으로 향하였다. 이렇게 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만일 내가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무각소관정으로 향하였다. 이렇게 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니룻다여, 나는 때로는 광명을 알면서도 색을 보지 못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광명을 알면서 색을 보지 못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광명의 상을 생각하면서도 색의 상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 때에는 나의 광명을 알면서도 색을 보지 못할 것이다.'라고.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내가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날과 밤이 다하도록 광명을 알면서 색을 보지 못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니룻다여, 때로는 나는 색을 보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색을 보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색의 상을 생각하고 광명의 상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 때에는 나는 색을 알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할 것이다.'라고.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색을 알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였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니룻다여, 때로는 나는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았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조금만 정에 들면, 조금만 정에 들기 때문에 조금 눈이 깨끗해지고, 조금 눈이 깨끗해지기 때문에 나는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본다'고.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았다. 아니룻다여, 그 때에 나는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니룻다여, 때로는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았다. 아니룻다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는가'고. 아니룻다여,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널리 정에 들어가면, 널리 정에 들기 때문에 널리 눈이 청정해지고, 널리 눈이 청정해지기 때문에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광명을 본다'고. 아니룻다여,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날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날과 밤이 다하도록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았다. 아니룻다여, 그 때에 나는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니룻다여, 만일 내 마음 속에 의심병을 내면 그 마음이 청정을 얻고, 생각 없는 병·몸병을 생각하는 병·잠자는 병·지나친 정근 병·너무 게으른 병·두려움병·희열병·뽐내는 병·약간의 생각하는 병·색을 관찰하지 않는 병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는다.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워 지극히 닦고 배우며,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워 지극히 닦고 배우며,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워 지극히 닦고 배우고, 일향정(一向定)을 닦고 배워 지극히 닦고 배우며, 잡정(雜定)을 닦고 배워 지극히 닦고 배우며, 적은 정을 닦고 배워 지극히 닦고 배우며, 넓어 한량이 없는 정을 닦고 배워 지극히 닦고 배워서, 나는 지견을 내어 지극히 밝고 깨끗하여 정에 나아가 머물러 부지런히 힘써 도품(道品)을 닦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았다.

"아니룻다여,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아니룻다·존자 난디야·존자 킴빌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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