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30권
126. 행욕경(行欲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에 노닐으시면서 승림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급고독 거사는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이까.”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세상에는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대략 열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도 아니요 도(道)도 없이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도 아니요 도도 없이 재물을 구한 뒤에는, 자기 몸도 기르지 않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않으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지 않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고,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長壽)하게 하지 못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이 있느니라.
또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도 아니요 도도 없이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도 아니요 도도 없이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마는, 사문이나 범지는 공양하지 않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고,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지 못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이 있느니라.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도 아니요 도도 없이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도 아니요 도도 없이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여,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한다. 이렇게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자기도 기르지 않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않으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지 않으며,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고,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지 못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마는, 사문이나 범지는 공양하지 않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고,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지 못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고,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 뒤에는, 자기도 기르지 않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않으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지 않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고,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지 못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않으며, 사문이나 범지는 공양하지 않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고,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지 못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고, 승상과 즐거움을 겸하여,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게 한다. 그러나, 재물을 얻은 뒤에는, 거기에 집착하고 묶이고, 묶인 뒤에는 그 집착에서 재환을 보지 못하여, 뛰어날 줄을 알지 못하고 쓴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여,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한다. 재물을 얻은 뒤에도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묶이지 않고 얽매이지 않으며, 얽매이지 않은 뒤에는 그 집착에 재환을 보아, 뛰어날 줄 알면서 쓴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만일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법도 아니요 도도 없이 재물을 구하고, 그가 법도 아니요 도도 없이 재물을 구한 뒤에는, 자기도 기르지 못하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않으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지 않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고,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지 못하면, 이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모든 욕심을 부리는 사람 중에서 최하가 되느니라.
거사여, 만일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법답고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하고, 그가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고, 하늘에 나서 상과 즐거움을 겸하여,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면, 이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모든 욕심을 부리는 사람 중에서 최상이 되느니라.
거사여, 만일 어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하고, 그가 법답고 도로써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자기도 기르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사문이나 범지도 공양하고, 하늘에 나서 즐거움을 겸하여, 즐거움의 갚음을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며, 재물을 얻은 뒤에도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묶이지 않고 얽매이지 않으며, 얽매이지 않은 뒤에는 그 집착에 재환을 보아 뛰어날 줄 알면서 쓰면, 이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모든 욕심을 부리는 사람 중에서 가장 제일이요 가장 크며, 가장 위되고 가장 훌륭하며, 가장 높고 가장 묘함이 되느니라.
마치 소로 인하여 우유가 있고, 우유로 인하여 낙(酪)이 있으며, 낙으로 인하여 생수가 있고, 생수로 인하여 숙수가 있으며, 숙수로 인하여 수정이 있나니, 수정은 가장 제일이요 가장 크며, 가장 위되고 가장 훌륭하고, 가장 높으며 가장 묘함이 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거사여, 이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모든 욕심을 부리는 사람 중에서 가장 제일이요 가장 크며, 가장 위되고 가장 훌륭하며, 가장 높고 가장 묘함이 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만일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하고
또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구해
이바지도 않고 자기도 쓰지 않고
또한 널리 베풀어 복도 짓지 않으면
이 둘은 다 악이 있나니
욕심을 부리는 중의 최하이니라.
만일 법다이 재물 구하여
자기 스스로 수고로이 얻은 것
남에게도 대어 주고 자기도 쓰며
또한 널리 베풀어 복도 지으면
이 둘은 다 덕이 있나니
욕심 부리는 중의 최상이니라.
만일 번뇌 뛰어나는 슬기를 얻어
욕심을 부리며 집에 살면서
재환을 보고 족한 줄 알아
절약하고 검소하게 재물을 쓰면
그는 욕심 뛰어나는 슬기
욕심 부리는 중의 최상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급고독 거사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27. 복전경(福田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에 노닐으시면서 승림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급고독 거사는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복전인(福田人)이 몇이나 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세상에는 대략 二종(種)의 복전인이 있으니, 어떤 것이 둘인가. 一은 학인(學人)이요, 二는 무학인(無學人)이다.
다시 학인에는 十八이 있고, 무학인에는 九가 있으니, 거사여, 어떤 것이 十八학인인가. 신행(信行), 법행(法行), 신해탈(信解脫), 견도(見到), 신증(身證), 가가(家家), 일종(一種), 향수다원(向須陀洹), 득수다원(得須陀洹), 향사다함(向斯陀含), 득사다함(得斯陀含), 향아나함(向阿那含), 득아나함(得阿那含), 중반열반(中般涅槃), 생반열반(生般涅槃), 행반열반(行般涅槃), 무행반열반(無行般涅槃), 샹류색구경(上流色究竟)이니, 이것을 十八학인이라 한다.
거사여, 어떤 것이 九무학인가. 사법(思法), 승진법(昇進法), 부동법(不動法), 퇴법(退法), 불퇴법(不退法), 호법(護法=보호하면 물러나지 않고 보호하지 않으면 물러난다), 실주법(實住法), 혜해탈(慧解脫), 구해탈(俱解脫)이니, 이것을 九무학인이라고 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이 세상의 학인과 무학인은
높일 만하고 존경할 만하도다.
그들은 능히 그 몸을 바로 하고
그 입과 뜻도 또한 그러하나니
거사여, 그들은 좋은 밭이다.
그들에게 보시하면 큰 복 얻으리.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급고독 거사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28. 우바새경(優婆塞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에 노닐으시면서 승림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급고독 거사는 큰 우바새들 五백인과 함께 존자 샤아리푸트라가 있는 곳으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五백 우바새도 또한 존자에게 절하고 한쪽에 앉았다.
급고독 거사와 五백 우바새가 한쪽에 앉은 뒤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존자 샤아리푸트라가 떠난 뒤 오래지 않아 급고독 거사와 五백 우바새도 또한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존자와 대중들이 모두 자리를 청하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샤아리푸트라여, 만일 네가 백의(白衣)의 성제자(聖弟子)는 五법(法)을 잘 보호하여 행하고, 또 四증상심(增上心)을 얻어 현재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 줄을 알거든, 너는 마땅히 ‘백의의 성제자는 지옥이 다하고 축생, 아귀와 모든 나쁜 곳도 또한 다하여, 수다원을 얻어 악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정각(正覺)으로 나아가는데 끝으로 七유(有)를 받아, 천상, 인간에 일곱 번을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의 끝을 볼 것이다.’라고 기별(記莂)하라. 샤아리푸트라여, 어떻게 백의의 성제자는 五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는가.
백의의 성제자는 살생(殺生)을 떠나고 살생을 끊어 칼이나 작대기를 버리고, 스스로의 부끄러움과 남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고, 자비심이 있어서 일체 내지 곤충까지를 요익하게 하나니, 그는 살생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없애었다. 백의의 성제자는 이 제 一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백의의 성제자는 살생(殺生)을 떠나고 살생을 끊어 칼이나 작대기를 버리고, 스스로의 부끄러움과 남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고, 자비심이 있어서 일체 내지 곤충까지를 요익하게 하나니, 그는 살생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없애었다. 백의의 성제자는 이 제 一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샤아리푸트라여, 백의의 성제자는 불여취(不與取)를 떠나고 불여취를 끊어, 주어진 뒤에 받고 주어진 것 받기를 즐기며, 항상 보시를 좋아하고 기뻐하여 아낌이 없고 그 갚음을 바라지 않으며, 도둑질 마음에 덮이지 않고, 항상 스스로 자기를 보호하나니, 그는 불여취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없애었다. 백의의 성제자는 이 제 二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샤아리푸트라여, 백의의 성제자는 사음(邪婬)을 떠나고 사음을 끊었다. 그는 혹은 아버지의 보호가 있거나 혹은 어머니의 보호, 혹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보호가 있거나, 혹은 친족의 보호 혹은 동성(同姓)의 보호가 있거나, 혹은 남의 아내로서 범하면 매를 맞을 두려움이 있거나, 혹은 꽃다발을 받는 명고채(名雇債)가 있는 이러한 여자는 범하지 않나니, 그는 사음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없애었다. 백의의 성제자는 이 제 三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샤아리푸트라여, 백의의 성제자는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어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즐기며, 진실에 머물러 이동하지 않으며, 일체를 믿을 만하여 세상을 속이지 않나니, 그는 거짓말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없애었다. 백의의 성제자는 이 제 四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샤아리푸트라여, 백의의 성제자는 술을 떠나고 술을 끊었으니, 그는 술을 마시는 데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없애었다. 백의의 성제자는 이 제 五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샤아리푸트라여, 백의의 성제자는 어떻게 四증상심을 얻어 현재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가.
백의의 성제자는 여래를 생각[念]한다. ‘저 여래는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취,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로서 불중우라 호한다’고. 이렇게 여래를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착하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의 성제자는 여래를 반연하여 마음이 편안하여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선하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의 성제자는 이 제 一의 증상심을 얻어 현재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느니라.
백의의 성제자는 법을 생각[念]한다. ‘세존께서는 잘 법을 말씀하시어 반드시 구경(究竟)에 이르러 번거로움도 없고 열(熱)도 없으며, 항상 있어서 이동하지 않는다’고.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고 이렇게 알고 이렇게 법을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의 성제자는 법을 반연하여 마음이 편안하여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의 성제자는 이 제 二의 증상심을 얻는다.
백의의 성제자는 중을(衆)을 생각[念]한다. ‘여래의 성중(聖衆)은 잘 나아가고 바르게 나아가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으며, 순하게 행하기를 법다이 한다. 저 중에는 진실로 아라한과 아라한으로 나아가는 이가 있고, 아나함(阿那含)과 아나함으로 나아가는 이가 있으며, 사다함(斯陀含)과 사다함으로 나아가는 이가 있고, 수다원(須陀洹)과 수다원으로 나아가는 이가 있으니, 이것을 四쌍(雙)과 八배(輩)라 한다.
곧 여래중은 계(戒)를 성취하고 삼매(三昧)를 성취하였으며, 반야(般若)를 성취하고 해탈(解脫)을 성취하였으며,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성취하였으니, 공경할 만하고 소중히 할 만하며, 받들 만하고 공양할 만한 세상의 좋은 복전(福田)이라’고. 그는 이렇게 여래중을 생각하여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하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의 성제자는 여래중을 반연하여 마음이 편안하며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이것을 백의의 성제자가 제 三의 증상심을 얻어 현재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 것이라 하느니라.
백의의 성제자는 스스로 계(戒)를 생각한다. ‘이 계는 이지러지지도 않고 뚫어지지도 않으며, 더러움도 없고 흐림도 없으며, 진실한 자리에 머물러 허망하지 않고, 성인의 기리는 것으로서 완전히 잘 받아 가지자’고. 그는 이렇게 스스로 계를 생각하여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의 성제자는 계를 반연하여 마음이 편안하며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의 성제자가 제 四 증상심을 얻어 현재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 것이라 하느니라.
샤아리푸트라여, 만일 네가 백의의 성제자가 이 五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고, 이 四증상심을 얻어 현재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 줄을 알거든, 샤아리푸트라여, 너는 마땅히 ‘백의의 성제자는 지옥이 다하고 축생, 아귀와 모든 나쁜 곳도 또한 다하여, 수다원을 얻어 악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정각으로 나아가는데 끝으로 七유(有)를 받아 천상, 인간에 일곱 번을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의 끝을 볼 것이다.’라고 기별하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슬기로운 사람은 집에 있어서
지옥의 두렵고 무서움보고
성법(聖法)을 받아 가짐으로 말미암아
일체의 악한 것 없애 버리네.
중생을 살해하지 않으리라고
알고는 능히 버려 떠나고
진실하여서 거짓말 않고
남의 재물을 훔치지 않네.
자기 아내에 족한 줄 알아
남의 아내를 즐거워하지 않고
마음 어지럽히고 미치게 하는 근본
술 마시기를 끊어 버리네.
마땅히 항상 부처를 생각[念]하고
모든 착한 법 깊이 생각[念]하고
중을 생각하고 계를 관찰하여
그걸 좇아 기쁨을 얻어야 하네.
만일 보시를 행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그 복을 바라야 하나니
무엇보다 먼저 사문에게 보시하라.
그렇게 하여서야 과보(果報)를 이루리라.
나는 이제 너에게 사문을 말하리니
샤아리푸트라여, 마땅히 잘 들으라.
만일 검고 희고 붉고 누르고
온갖 잡색의 사랑스런 빛깔의
소나 또 많은 집비둘기 있으면
그것 모두 타고난 그대로이네.
여기 잘 길들여진 소가 있어서
몸의 힘이 완전히 갖추어졌고
가고 오고 달림이 빠르고 쾌하거든
그의 능(能)을 취하고 빛깔 따지지 말라.
이와 같이 이 인간에서도
만일 그 태어난 곳 있다면
크샤트리야[刹帝利]와 바라문 거사 목공사(木工師)
그 모두 타고난 그대로이네.
깨끗한 계를 가진 장로에게나
세상에 집착 없는 선서(善逝)에게나
그들에게 보시하면 큰 과(果)를 얻으리.
어리석고 미련해 아는 것 없고
슬기도 없고 들은 바 없으면
그에게 보시해도 과보(果報)가 적고
광명이 없어 비추는 바 없느니라.
만일 광명이 있어 비추는 바도 있고
슬기도 있는 부처의 제자로서
선서를 믿어 향해 나아가는 이는
선근(善根)이 생겨 굳게 머무르리.
그는 이 좋은 곳에 태어나
마음대로 세상에 자재(自在)하다가
마지막에는 열반을 얻나니
이렇게 각각 그 인연이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샤아리푸트라와 비구들과 급고독 거사와 五백의 우바새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29. 원가경(怨家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에 노닐으시면서 승림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일곱 가지 원가법(怨家法)이 있어 원가를 만드나니, 곧 남녀 무리들의 질투가 때때로 온다. 어떤 것이 일곱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에 미인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에 미인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질투가 있어 질투를 익히고, 질투에 덮이어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면, 그는 아무리 잘 목욕하고 이름난 향을 몸에 바르더라도 그 얼굴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질투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 一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의 질투가 때때로 오느니라.
또 원가는 그의 원가에 안온하게 자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가 안온하게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질투가 있어 질투를 익히고, 질투에 덮이어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면, 그는 비록 침대에 누워 탈담뇨, 털자리를 깔고 금실로 짠 비단 이불을 덮고, 비단 속 이불과 양두안 베개와 보배 그물과 비단 장막이 있더라도 더욱 괴로이 잘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질투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 二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의 질투가 때때로 오느니라.
또 원가는 그의 원가가 이익을 얻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가 큰 이익을 얻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질투가 있어 질투를 익히고, 질투에 덮이어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면, 그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 이익을 얻지 못하고, 이익을 얻을 수 없는데 이익을 얻는다. 그는 이 二법이 서로 어긋나 크게 이롭지 못하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질투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 三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의 질투가 때때로 오느니라.
또 원가는 그의 원가에 벗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에 벗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질투가 있어 질투를 익히고, 질투에 덮이어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면, 그에게 혹 벗이 있더라도 그를 버리고 피해 갈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질투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 四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의 질투가 때때로 오느니라.
또 원가는 그의 원가에 칭찬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가 안온하게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질투가 있어 질투를 익히고, 질투에 덮이어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면, 그는 나쁜 이름과 추한 소문이 四방에 두루 들린다. 무슨 까닭인가. 질투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 五의 원가법으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의 질투가 때때로 오느니라.
또 원가는 그의 원가가 지극히 큰 부자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가 지극히 큰 부자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질투가 있어 질투를 익히고, 질투에 덮이어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면, 그는 이러한 몸과 입과 뜻의 행을 행하여 크게 재물을 잃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질투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 六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의 질투가 때때로 오느니라.
또 원가는 그의 원가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질투가 있어 질투를 익히고, 질투에 덮이어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면, 그는 몸과 입과 뜻으로 나쁜 짓을 한 뒤에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 가운데 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질투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질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 七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의 질투가 때때로 오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분노(忿怒)하면 나쁜 얼굴 만들고
누워 자도 편안하지 않으며
마땅히 큰 재물 얻을 것인데
도리어 이롭지 못하게 되네.
친족과 또 착한 벗들도
질투하는 사람은 멀리 떠나고
자주 질투하는 버릇 익히면
나쁜 이름은 四방에 퍼져 도네.
분노는 몸과 입의 나쁜 업 짓고
질투에 얽매이면 뜻의 악업 지으며
사람은 질투에 덮이게 되어
일체의 재물마저 잃게 되나니.
질투는 재물에 이롭지 않고
질투는 마음의 더러움 되며
두렵고 무서움 마음에 생기건만
사람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도다.
성내는 자는 이치 알지 못하고
성내는 자는 법을 깨닫지 못해
마치 눈이 먼 장님 같아서
눈앞이 캄캄하고 막히느니라.
이른바 질투를 즐기는 사람
그 질투가 처음으로 일어날 때
추악한 얼굴을 만드는 것은
마치 불이 처음 연기를 일으키는 것 같네.
만일 성내면 그의 행한 일
착한 행이나 착하지 않은 행도
조금 있다가 성이 그치면
후회의 괴로움은 불이 붙는 듯하리.
이른바 답답하고 괴로운 업과
그 밖의 모든 법에 얽매인 바를
나는 이제 낱낱이 설명하리니
너희들은 마음으로 잘 들으라.
성내는 자는 그 아비와
모든 형제를 거역해 해치고
그 누나와 누이동생 죽이네.
성내는 자 이렇게 잔인함이 많느니라.
그의 자식들이 크고 자라나
이 세상을 눈으로 보게 되고
그들로 말미암아 목숨을 이어가는
이 어미도 또한 성내어 해치나니.
스스로나 남에 대한 부끄럼 없고
분노에 얽매어 할 말이 없건만
사람은 질투에 덮인 바 되어
입으로 지껄여 못할 말없고
어리석고 미련한 죄역(罪逆)을 지어
스스로 그 목숨을 잦히느니라.
죄를 지을 때는 깨닫지 못하다가
성냄으로 인해 두려움 생겨
스스로 자기 몸에 얽매이고 집착하여
사랑하고 즐겨하기 끝이 없구나.
비록 자기 몸을 사랑하고 생각하나
성내는 자는 스스로 해치나니
혹은 칼로써 제 몸 찌르고
혹은 높은 바위에서 스스로 떨어지며
혹은 노끈으로 목을 조르고
또 여러 가지 독약을 마시나니.
이러한 상진에(像賑恚)
이렇게 죽음을 분노에서 노나니
그 하나하나를 일체로 끊고
슬기를 쓰면 깨달을 수 있으리.
착하지 못한 소소한 업도
슬기로운 사람은 알아서 없애나니
마땅히 이 행을 견디고 참아
나쁜 얼굴 빛깔을 없게 하고자.
성냄도 없고 또한 걱정 없으며
연기도 없고 뽐냄도 없으며
마음을 다루어 질투를 끊으면
열반을 얻어 번뇌가 없으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30. 교담미경(敎曇彌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에 노닐으시면서 승림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담미(曇彌)는 그 고향의 존장(尊長)으로써 불도(佛圖)의 주인이 되어 사람들의 존숭(尊崇)을 받았다. 그러나, 성질이 흉악하고 사나우며, 또 극히 모질어 모든 비구들을 욕설로 꾸짖고 나무랬다. 그러므로, 그 지방의 모든 비구들은 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 거기서 살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에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은 그 지방의 비구들이 모두 고향을 버리고 떠나, 거기서 살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지방의 모든 비구들은 무슨 생각으로 다 고향을 떠나 여기서 살기를 좋아하지 않는가’고.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은 ‘이 지방의 존자 담미는 지방의 존장으로서 불도의 주인이 되어 사람들의 존숭을 받지마는 성질이 흉악하고 사나우며, 또 극히 모질어 모든 비구들을 욕설로 꾸짖고 나무랜다.
그러므로, 이 지방의 비구들은 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 여기서 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은 이 말을 들은 뒤에 곧 존자 담미가 있는 곳으로 함께 가서, 담미를 쫓아내어 지방의 어떤 절에서도 있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존자 담미는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쫓기어 지방의 어떤 절에서도 있지 못하게 되자, 곧 옷을 챙기고 바루를 가지고, 길을 떠나 슈라아바스티이국으로 가서 승림 급고독원에 머물렀다. 이에 존자 담미는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 대해서 욕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음, 잘못도 없었나이다. 그런데,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하게도 저를 쫓아내어 그 지방의 어떤 절에서도 있지 못하게 하였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그쳐라, 그쳐라, 담미여. 그런 말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존자 담미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 대해서 욕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으며, 잘못도 없었나이다. 그런데,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하게도 저를 쫓아내어 그 지방의 어떤 절에서도 있지 못하게 하였나이다.”
세존께서도 또한 다시 말씀하시었다.
“담미여, 옛날 이 염부주(閻浮洲)에 여러 상인(商人)이 있어 배를 타고 바다로 들어가는데, 시안응(視岸應)을 가지고 갔다. 그들은 대해로 들어간 지 오래지 않아 곧 시안응을 놓았다. 그런데, 그 시안응은 만일 대해의 언덕에 이르게 되면 마침내 배로 돌아오지 않았고, 만일 그 시안응이 대해의 언덕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 곧 배로 돌아왔다.
이와 같이 담미여, 너는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쫓기어 그 지방의 어떤 절에서도 있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곧 돌아와 내게로 온 것이다. 그쳐라, 그쳐라, 담미여, 너는 다시 그런 말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존자 담미는 세 번째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내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 대해서 욕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으며, 잘못도 없었나이다. 그런데,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하게도 나를 쫓아내어 그 지방의 어떤 절에서도 있지 못하게 하였나이다.”
세존께서도 또한 세 번째 말씀하시었다.
“담미여, 네가 사문의 법에 머물렀는데도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쫓기어 그 지방의 어떤 절에서도 있지 못하게되었는가.”
이에 존자 담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사문은 사문의 법에 머무르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담미여, 옛날 사람의 수명이 八만 세인 적이 있었다. 담미여, 사람의 수명이 八만 세이던 때에는 이 염부주는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워 인민(人民)이 많았고, 촌읍들은 서로 가까와 닭이 한 번 날으면 다을 정도였다. 담미여, 사람의 수명이 八만 세이던 때에는 여자는 五백 세가 되어야 시집갔었다. 담미여, 사람의 수명이 八만 세이던 때에는 이러한 병이 있었으니, 곧 대변, 소변, 욕심, 먹지 않음, 늙음이었다.
담미여, 사람의 수명이 八만 세이던 때에 고라바(高羅婆)라는 왕이 있었는데, 총명하고 지혜로와 전륜왕이 되어 四종의 군사로서 천하를 바로 거느렸고, 법다운 법왕으로서 七보(寶)를 성취하였었다.
그의 七보는 윤보(輪寶), 상보(象寶), 마보(馬寶), 주보(珠寶), 여보(女寶), 거사보(居士寶), 주병신보(主兵臣寶)이니, 이것을 七이라 한다. 一천명 아들을 두었는데, 용모는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 받았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 내지 대해까지 거느릴 것인데,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서 다스리고 교화하여 안온을 얻게 하였다.
담미여, 고라바 왕에게는 선주니구류수왕(善住尼拘類樹王)이라는 나무가 있었다. 담미여, 선주니구류수왕은 다섯 가지(枝)가 있는데, 제 一가지는 왕과 왕후가 먹는 것이요, 제 二가지는 태자와 모든 신하가 먹는 것이며, 제 三가지는 나라의 인민들이 먹는 것이요,
제 四가지는 사문과 범지가 먹는 것이며, 제 五가지는 짐승들이 먹는 것이다. 담미여,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는 크기가 두 되들이 병과 같고, 맛은 순수하여 밀환(蜜丸)과 같았다. 담미여,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는 지키는 사람도 없지마는 또한 서로 훔치는 일도 없었다.
때에 어떤 굶주리고 목마르고 몹시 파리하며, 안색이 말라빠진 사람이 있어 그 열매를 먹고자 하여, 선주니구류수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열매를 한껏 먹은 뒤에는, 그 가지를 꺾고 열매를 가지고 돌아갔었다.
선주니구류수왕에게는 어떤 하늘 사람이 있어 그것을 의지해 있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염부주 사람은 이상하다. 은혜도 없고 은혜를 갚을 줄도 모른다. 무슨 까닭인가. 선주니구류수왕에게서 그 열매를 한껏 먹은 뒤에는 그 가지를 꺾고, 열매를 가지고 돌아간다. 차라리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를 없애 버리고 또한 열매를 맺지도 않게 하자’고. 그래서 선주니구류수왕은 곧 열매가 없어졌고 또한 열매를 맺지도 않았다.
또 어떤 굶주리고 목마르고 몹시 파리하며, 안색이 말라빠진 사람이 그 열매를 먹고자 하여, 선주니구류수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선주니구류수왕에 열매가 없어졌고 또한 열매를 맺지도 않는 것을 보고, 곧 고라바왕에게로 가서 아뢰었다.
‘천왕은 마땅히 아소서. 선주니구류수왕은 열매가 없어졌고 또한 열매를 맺지도 않습니다.’
고라바왕은 이 말을 듣자,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구루수(拘樓瘦)에서 사라져 三十三천 가운데 이르러 천제석(天帝釋) 앞에 서서 사뢰었다.
“구익(拘翼)이여, 마땅히 아소서. 선주니구류수왕은 열매가 없어졌고 또한 열매를 맺지도 않습니다.”
이에 천제석과 고라바왕은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三十三천 가운데서 사라져 구루수에 이르러, 선주니구류수왕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머물렀다. 천제석은 여기상(如其像)의 여의족(如意足)을 부려, 그 여기상의 여의족으로서 큰물과 사나운 비바람을 만들고, 그 큰물과 사나운 비바람을 만들고는 선주니구류수왕의 뿌리를 뽑아 넘어뜨렸다.
이에 선주니구류수왕을 의지해 살던 나무 하늘사람은, 그로 말미암아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천제석 앞에 섰다. 천제석은 물었다. ‘하늘 사람아, 너는 왜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내 앞에 섰는가.’고. 그 하늘 사람은 사뢰었다. ‘구익이여, 마땅히 아소서. 큰물과 사나운 비바람이 선주니구류수왕의 뿌리를 뽑아 넘어뜨렸습니다’고.
때에 천제석은 그 나무 하늘 사람에게 말하였다.
‘하늘 사람아, 너 나무 하늘 사람아, 네가 나무 하늘 사람의 법에 머물렀는데도 큰물과 사나운 비바람이 있어 선주니구류수왕의 뿌리를 뽑아 넘어뜨리더냐.’
나무 하늘 사람은 사뢰었다.
‘구익이여, 어떻게 나무 하늘 사람은 나무 하늘 사람의 법에 머물러야 합니까.’
천제석은 말하였다.
‘하늘 사람아, 혹 사람이 나무뿌리를 얻어 나무뿌리를 가지고 가고자 하고, 나무 줄기, 나무 가지, 나무 잎, 나무 꽃, 나무 열매를 얻어 가지고 가고자 하더라도, 나무 하늘 사람아, 너는 마땅히 분노하지 말아야 하고 미워하지 말아야 하며, 마음으로 한하지 말아야 한다.
나무 하늘 사람아, 뜻을 버리고 나무 왕에 머물러야 한다. 이렇게 나무 하늘 사람은 나무 하늘 사람의 법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구익이여, 나 나무 하늘 사람은 나무 하늘 사람의 법에 머무르지 못했습니다. 오늘부터는 나무 하늘 사람은 나무 하늘 사람의 법에 머무르겠습니다. 원컨대 선주니구류수왕을 본래와 같이 만들어 주소서.’
이에 천제석은 여기상의 여의족을 부려, 그 여기상의 여의족으로서 다시 큰물과 사나운 비바람을 만들고, 큰물과 사나운 바람 비를 만들어서는 선주니구류수왕을 곧 본래와 같이 만들었다. 이와 같이 담미여, 만일 어떤 비구가 꾸짖는 자 있어도 꾸짖지 않고, 성내는 자 있어도 성내지 않으며, 부수는 자 있어도 부수지 않고, 치는 자 있어도 치지 않으면, 이렇게 담미여, 사문은 사문의 법에 머무느니라.”
이에 존자 담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매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고 울면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의 법에 머물렀나이다. 오늘부터 사문으로서 사문의 법에 머무르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담미여, 옛날 선안(善眼)이라는 대사(大師)가 있었는데, 외도 선인(外道仙人)들의 스승이 되어 욕애(欲愛)를 버리고 여의족을 얻었다. 담미여, 선안 대사에게 한량이 없는 백천 제자가 있었다. 담미여, 선안 대사는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범세법(梵世法)을 연설하였다.
담미여, 만일 선안 대사가 범세법을 연설할 때에 모든 제자들로서, 그 법을 구족하게 받들어 행하지 아니하는 자 있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혹은 四천왕천에 나고, 혹은 三十三천에 나며, 혹은 염마천에 나고, 혹은 도솔타천에 나며, 혹은 화락천에 나고, 혹은 타화락천에 났다. 담미여, 만일 선안 대사가 범세법을 연설할 때에 모든 제자들로서, 만일 그 법을 구족하게 받들어 행하는 자 있으면, 그는 四범실(梵室)을 닦아 욕심을 떠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에 나게 되었느니라.
담미여, 그 때에 선안 대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제자들과 함께 후세에 가서 한 곳에서 나지 않으리라.
나는 이제 차라리 다시 증상자(增上慈)를 닦자. 증상자를 닦은 뒤에는 목숨을 마치면 황욱천에 나게 되리라’고. 담미여, 그 때에 선안 대사는 곧 다시 증상자를 닦고, 증상자를 닦은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황욱천에 나게 되었다. 담미여, 선안 대사와 그 제자들은 도를 배움이 헛되지 않아 큰 과보를 얻은 것이 선안 대사와 같았다. 이와 같이 모리파군나, 아차나차, 구타리사다, 해제바라마납, 저제마려교비타라 및 살다부루해다들도 또한 그러하였다.
담미여, 칠부루해다사(七富樓奚多師)에게도 또한 한량이 없는 백천 제자가 있었다. 담미여, 칠부루해다사도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범세법을 연설하였다. 만일 칠부루해다사가 범세법을 연설할 때에 모든 제자들로서, 그 법을 구족하게 받들어 행하지 아니하는 자 있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혹은 四천왕천에 나고, 혹은 三十三천에 나며, 혹은 염마천에 나고, 혹은 도솔타천에 나며, 혹은 화락천에 나고, 혹은 타화락천에 났다.
담미여, 만일 칠부루해다사가 범세법을 연설할 때에 모든 제자들로서, 만일 그 법을 구족하게 받들어 행하는 자 있으면, 그는 四범실을 닦아 욕심을 떠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에 나게 되었느니라.
담미여, 칠부루해다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제자들과 함께 후세에 가서 한 곳에서 나지 않으리라. 나는 이제 차라리 다시 증상자를 닦자. 증상자를 닦은 뒤에는 목숨을 마치면 황욱천에 나게 되리라’고. 담미여, 그 때에 칠부루해다사는 곧 다시 증상자를 닦고, 증상자를 닦은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황욱천에 나게 되었다. 담미여, 칠부루해다사와 그 제자들은 도를 배움이 헛되지 않아 큰 과보를 얻었느니라.
담미여, 만일 저 七사(師)와 한량이 없는 백천의 그 권속들을 꾸짖고 쳐부수며, 성내고 나무라는 자 있으면, 반드시 한량이 없는 죄를 받을 것이요, 만일 한 바른 소견을 성취한 부처님의 제자 비구로서 조그마한 과보라도 얻은 사람을 꾸짖고 쳐부수며, 성내고 나무라는 자 있으면, 이 자의 죄를 받는 것은 저 자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담미여, 너희들은 제각기 서로 보호하라. 무슨 까닭인가. 이 허물을 떠나서 다시 다른 손실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수열, 모리파군나
아차나차 바라문
구타리사다, 해제바라마납
저제마려교비타라, 살다부루해다
이들은 과거세의 七사(師)로서
그 이름과 덕망이 있었고
애욕의 결박과 즐거움 슬픔 없고
욕심의 맺음도 다 지내갔나니
그에게 있는 모든 제자들
그 수는 한량이 없는 백천
그들도 또한 욕심의 맺음 끊어
오래지 않아 괴로움을 끝내네
만일 저 외도의 선인들의
잘 보호해 고행(苦行)하는 것 보고
마음속에 미움을 품어
꾸짖는 자는 많은 죄를 받으리.
만일 바른 소견을 얻은 부처님 제자로서
작은 과보에라도 머무르는 것 보고
꾸짖고 나무라며 치고 부수면
그 죄 받기는 저보다 많으리.
그러므로 담미여, 너희들은
제각기 서로들 보호하라.
제각기 서로 보호하는 까닭은
중한 죄로 이보다 더한 것 없느니라.
이러한 매우 중한 고통은
또한 성인의 미워하는 바이어니
반드시 나쁜 몸 받게 되고
사특한 소견으로 잘못 나가네.
이들은 이 최하의 사람이라
성인의 법은 말하였나니
곧 아직 음욕을 떠나지 못하였네.
미묘한 五근(根)을 얻어
믿음과 정신과 염처(念處)와
바른 정(定)과 그리고 바른 관찰을 하라.
이렇게 이 고통을 얻어
앞에서 그 재앙을 받고
스스로 재앙을 받은 뒤에는
곧 다시 다른 사람 해치느니라.
만일 스스로 보호할 수 있으면
그는 또한 남의 보호할 수 있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스스로 보호하라.
슬기로운 사람은 다함없는 낙(落)이 있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존자 담미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31. 항마경(降魔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기수에 노닐으시면서 조산 포림의 녹야원 가운데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모옥갈라아나 고수(敎授)는 부처님을 위해 선옥(禪室)을 짓고 한데에서 거닐고 있었다. 그 때에 마왕(魔王)은 세형(細形)으로 화(化)해서 존자 모옥갈라아나의 뱃속에 들어갔다.
이에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내 뱃속은 마치 콩을 먹은 것 같다. 나는 이제 여기상정에 들어가 여기상정으로 내 뱃속을 관찰하리라’고. 이 때에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거니는 길 머리로 가서 니시이다나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아, 여기상정에 들어 여기상정으로서 스스로 그 배를 관찰해 보았다.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곧 마왕이 그 뱃속에 있는 것을 알았다.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곧 정(定)에서 깨어나 마왕에게 말하였다.
“너 파순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를 희롱하지 말라. 오랫동안을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나서 한량이 없는 고통을 받으리라.”
그 때에 마왕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곧 너 파순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를 희롱하지 말라.
오랫동안을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나서 한량이 없는 고통을 받으리라고. 너의 존사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지마는, 그도 오히려 빨리 알고 빨리 보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그 제자로서 그렇게 알고 볼 수 있겠는가.’고.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다시 마왕에게 말하였다.
“나는 다시 너의 마음을 안다. 너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곧 ‘이 사문은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 파순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를 희롱하지 말라.
오랫동안을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나서 한량이 없는 고통을 받으리라고. 또 너의 존사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지마는, 그도 오히려 빨리 알고 빨리 보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그 제자로서 그렇게 알고 볼 수 있겠는가.’고.”
그 마왕 파순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나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렇게 말한다’고. 이에 마왕 파순은 세형으로 화하여 입으로 나와 존자 모옥갈라아나 앞에 섰다. 모옥갈라아나는 말하였다.
“파순아, 옛날 각력구순대, 무소착, 등정각이라는 여래가 계시었다. 나는 그 때에 마군이 되어 이름을 악(惡)이라 하였고 내게 여동생이 있었는데, 이름을 흑(黑)이라 하였다.
너는 그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너는 생질이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에게 二대(大) 제자가 있었는데, 一은 이름이 음(音)이요, 二는 이름이 상(想)이었다. 파순아, 무슨 뜻으로 존자 음은 음이라 이름하였던가.
파순아, 존자 음은 항상 음성이 一천 세계에 가득 차서 제자의 음성으로서 그와 같은 자, 비슷한 자, 나은 자가 없었다. 파순아, 이 이유로 존자 음은 음이라 이름하였다. 파순아, 다시 무슨 뜻으로 존자 상은 상이라 이름하였던가.
파순아, 존자 상은 의지하는 촌읍에서 노닐고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마을에 걸식할 때에, 그 몸을 잘 보호하고 모든 근(根)을 잘 거두어 바른 생각을 세웠다.
그는 밥을 빌어먹기를 마치고 오후가 되어 가사와 바루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는 니시이다나를 어깨에 걸치고, 일없는 곳이나 혹은 산림이나 나무 밑이나, 혹은 한가한 곳이나 고요한 곳으로 가서, 니시이다나를 펴고 가부를 맺고 앉아 어느새 상지멸정(想知滅定)에 들었다.
그 때에 혹 소나 염소를 놓은 사람, 나무하는 사람, 혹은 길가는 사람이 있어 그 산림에 들어가 그가 상지멸정에 든 것을 보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이 사문은 일없는 곳에 앉아서 목숨을 마쳤다. 우리들은 차라리 마른풀을 주워 쌓아 그 몸을 덮어 화장할까’고. 곧 마른풀을 주워 쌓아 그 몸을 덮고, 불을 붙인 뒤에 곧 버리고 떠났다.
그 존자 상은 밤을 지나고 이른 아침에 정(定)에서 깨어 일어나 옷을 털고, 의지하는 촌읍에서 노닐 때에, 전과 같이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그 몸을 잘 보호하고, 모든 근을 잘 거두어 바른 생각을 세웠다.
저 소나 말을 놓는 사람, 나무하는 사람, 혹은 길가는 사람으로 그가 산림에 들어가는 것을 남 먼저 본 사람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이 사문은 일없는 곳에 앉아서 목숨을 마쳤으므로 우리들은 어제 이미 마른풀을 주워 쌓아 그 몸을 덮고 불을 붙인 뒤에 떠나갔었다. 그런데, 이 현자(賢者)는 다시 살아 생각한다’고. 파순아, 이 이유로 존자 상은 상이라 이름하였느니라.
파순아, 그 때에 악마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까까 사문은 흑(黑)에 얽매임으로서 종자는 끊어 아들이 없다. 그는 선(禪)을 배워 엿보고 더욱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본다. 마치 나귀가 진종일 무거운 짐을 지고 마판에 매어 있어 보리를 먹지 못할 때, 그는 보리 때문에 엿보고 더욱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보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 사문은 흑에 얽매임이 되어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엿보고 더욱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본다.
또 마치 고양이가 쥐구멍 가에 있어 쥐를 잡으려 엿보고 더욱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보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 사문은 흑에 얽매임이 되어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다. 그는 선을 배워 엿보고 더욱 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본다.
또 마치 여우가 마른 풀 더미 사이에 있어 쥐를 잡으려 엿보고 더욱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보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 사문은 흑에 얽매임이 되어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엿보고 더욱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본다.
또 마치 두루미가 물가에 있어 고기를 잡으려 엿보고 더욱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보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 사문은 흑에 얽매임이 되어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엿보고 더욱더욱 엿보며, 자꾸자꾸 엿본다. 그는 어떤 곳을 엿보고 무슨 뜻으로 엿보며, 무엇을 구하려 엿보는가. 나는 그가 어디서 오는지도 알지 못하고 또한 그가 어디로 가는지도 알지 못하며, 또한 머무르는 것도 알지 못하고 죽는 것도 알지 못하며, 사는 것도 알지 못한다.
나는 차라리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리라.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쳐부수며 나무라라’고. 무슨 까닭인가. ‘혹은 꾸짖고 쳐부수며 나무랄 때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것을 틈타자’고.
파순아, 그 때에 악마는 곧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다. 저 범지와 거사들은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쳐부수며 나무랐다. 저 범지와 거사들은 혹은 마루로 치고 혹은 돌은 던지며, 혹은 작대기로 때렸다. 혹은 정진하는 사문의 머리를 다치고 혹은 옷을 찢으며, 혹은 바루를 부수었다.
그 때에 범지나 거사로서 혹 죽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인연으로써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 가운데 났다. 그들은 거기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이 고통을 받아야 한다.
다시 또 이보다 더한 고통을 받아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우리들은 정진하는 사문에게 악행을 행하였기 때문이다.’라고.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제자는 그 머리를 다치고 그 옷을 찢기고 그 바루를 부수인 뒤에,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 때에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한량이 없는 백천 권속들에게 둘러싸이어 설법하고 있었다.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멀리서 제자가 머리를 다치고 옷을 찢기고 바루를 부수이고 오는 것을 보고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보는가. 악마는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다. 곧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쳐부수며, 나무라라. 무슨 까닭인가.
혹은 꾸짖고 쳐부수며 나무랄 때에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것을 틈타리라’고.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마음은 사랑[慈]과 함께 하여 一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고, 이렇게 二, 三, 四방, 四유, 상, 하의 일체에 두루하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기 때문에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으라. 이렇게 슬픔[悲]과 기쁨[喜]도 또한 그러하며, 마음은 평등한 마음과 함께 하기 때문에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하여 성취하여 노닐어,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찾아도 틈을 얻지 못하게 하라’고.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이 가르침으로서 모든 제자들을 가르치었다. 그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여 一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고, 이렇게 二, 三, 四방, 四유, 상, 하의 일체에 두루하였고, 마음은 사랑과 함께 하기 때문에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슬픔과 기쁨도 또한 그러하였으며, 마음은 평등한 마음과 함께 하기 때문에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 그래서 악마는 그 틈을 찾았으나 틈을 얻지 못하였느니라.
파순아, 그 때에 악마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일로서 정진하는 사문의 틈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였다.
나는 이제 차라리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리라. 곧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겨라. 혹은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겨라. 혹은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김으로써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것을 틈타자’고. 파순아, 저 범지와 거사들은 악마의 분부를 받은 뒤에, 곧 함께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기었다.
혹은 옷을 땅에 펴고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 위로 가소서. 정진하는 사문은 행하기 어려운 쾌락을 얻게 하소서’라고. 혹은 머리털을 땅에 펴고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 위로 가소서. 정진하는 사문은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십니다.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에 이익, 안온, 쾌락을 얻게 하소서’라고.
범지와 거사들은 손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받들고 길가에 서서 기다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것을 받아 자시고 이것을 가지고 가서 마음대로 쓰소서.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에 이익, 안온, 쾌락을 얻게 하소서’라고. 모든 믿음이 있는 범지와 거사들은 정진하는 사문을 보고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축하여 안고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여러 가지 재물을 가지고 정진하는 사문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을 받아쓰시고 이것을 가지고 가서 마음대로 쓰소서’라고. 그 때에 범지와 거사로서 혹 죽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태어났다.
그들은 거기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이 즐거움을 받아야 한다. 다시 또 이보다 더한 즐거움을 받아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우리들은 정진하는 사문에게 선행을 행하였기 때문이다.’라고.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제자는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김을 받은 뒤에,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 때에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한량이 없는 백천 권속들에게 둘러싸이어 설법하고 있었다.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멀리서 제자가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김을 받고 오는 것을 보시고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보는가. 악마는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다. 곧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겨라. 무슨 까닭인가. 혹은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김으로써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것을 틈타리라고.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행(行)의 무상(無常)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며, 욕심의 없음을 관찰하고 버리어 떠남을 관찰하며, 없어짐을 관찰하고 끊음을 관찰하여,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찾아도 틈을 얻지 못하게 하리라’.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이 가르침으로써 모든 제자들을 가르치었다. 그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곧 일체의 행의 무상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며, 욕심의 없음을 관찰하고 버리어 떠남을 관찰하며, 없어짐을 관찰하고 끊음을 관찰하여,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찾았으나, 틈을 얻지 못하게 하였느니라.
파순아, 그 때에 악마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일로써 정진하는 사문의 틈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였다.
나는 차라리 소년으로 화하여 손에 큰 작대기를 잡고 길가에 있다가 존자 음(音)의 머리를 쳐부수어 그 얼굴에 피가 흐르게 하리라’고.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그 뒤에 의지하는 촌읍에서 노닐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에 존자 음은 그 뒤에서 시종 하였다.
파순아, 그 때에 악마는 소년으로 화하여 손에 큰 작대기를 잡고 길가에 있다가, 존자 음의 머리를 쳐부수어 얼굴에 피가 흐르게 하였다. 파순아, 존자 음은 머리를 부수어 피를 흘리면서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뒤에서 시종하기 마치 그림자가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았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촌읍에 이르러서 그 몸의 힘을 다하여 오른쪽을 돌아보는 것은 마치 용이 보는 것과 같았고,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워하지 않으며,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으면서 四방을 살펴보았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존자 음이 머리가 부서져 그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부처님의 뒤를 따르기 그림자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음을 보고 곧 이렇게 말하였다. ‘이 악마는 흉악하고 사나와 큰 위력이 있다. 이 악마는 몹시 끈덕지다’고.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말씀이 미쳐 끝나기도 전에 악마는 곧 거기서 그 몸이 무결(無缺) 대지옥에 떨어졌다.
파순아, 이 대지옥은 네 가지의 이름이 있으니, 一은 무결, 二는 백정(百釘), 三은 역자(逆刺), 四는 육갱(六更)이다. 그 큰 지옥 가운데 있는 옥졸은 악마에게 가서 말하였다. ‘너는 이제 마땅히 알라. 만일 못[釘]과 못들이 서로 합하면 백년 동안이 될 것이다.’라고.”
이에 마왕 파순은 이 말을 듣고는 곧 마음이 뛰고 두렵고 놀라와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래서 존자 모옥갈라아나를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그 지옥에는
옛날에 악마가 있어
부처님의 범행을 희롱하여 방해하고
또 저 비구들을 범하였던가.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곧 게송으로써 마왕 파순에게 대답하였다.
지옥의 이름은 무결
일찍 악마는 거기에 있어
부처님의 범행을 희롱해 방해하고
저 비구들을 범하였느니라.
그 백개 쇠못에는
제각기 거꾸로 선 가시가 있네.
그 지옥의 이름은 무결
일찍 악마는 거기에 있었나니라.
만일 그것을 알지 못하면
부처의 제자 비구로서도
반드시 이러한 고통을 받나니
검은 업의 갚음을 받음이니라.
거기는 약간 동산이 있고
사람은 땅에 있어
자연으로 된 멥쌀을 먹으면서
그 북주(北洲)에서 살고 있느니라.
큰 수미산암(須彌山岩)
그것은 잘 닦은 이의 훈(熏)한 곳
해탈을 닦아 익히어
최후의 몸을 받아 가졌네.
흐르지 않는 큰 샘물이 있고
몇 겁(劫) 동안을 궁전이 서 있어
사랑할 만한 황금 빛깔은
마치 불꽃의 빛나는 것 같네.
갖가지 종류의 풍류를 잡히고
제석(帝釋)이 있는 곳에 나아갔나니
본래는 한 조그마한 집
잘 깨달은 이가 보시한 것이었네.
만일 제석이 앞장을 서서
비사연(毘闍延) 궁전으로 올라가면
제석을 보고 못내 기뻐해
천녀(天女)들은 제각기 춤을 추다가
만일 비구가 오는 것 보면
서로들 돌아보고 부끄러워하였네.
만일 그 비사연 궁전에서
비구를 보면 뜻을 묻나니
‘대선(大仙)은 자못 아는 것 있는가
애욕이 다하면 해탈을 얻는다’고.
비구는 곧 거기에 답하였네
‘그 물음은 그 뜻과 같다.
구익(拘翼)아, 나는 능히 아나니
애욕이 다하면 해탈을 얻느니라.’
그 비구의 대답을 듣고
제석은 기쁨과 즐거움 얻고
비구도 또한 요익이 많아
말하는 바는 그 뜻과 같았네.
만일 그 제석천왕에게
비사연 궁전에 대해 묻기를
‘이 궁전의 이름은 무엇인가.
너는 이 성(城)을 껴잡아 가졌는가.’
제석은 선인에게 대답하기를
‘이 궁전 이름은 비사연다로서
만일 이것을 천세계(千世界)라 한다면
이 천세계 가운데서는
이 궁전보다 나은 것 없고
이 궁전과 비슷한 것도 없다.
이 제석천의 제석천왕은
가는 곳마다 뜻대로 노니나니
나유다를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능히 하나를 백으로 만들고
이 비사연 궁전 안에서
제석은 자재로이 노닐 수 있네.
비사연의 큰 궁전도
발가락으로 진동시키고
천왕의 눈으로 보는 바이니
제석은 자재로이 노닐 수 있네.
저 녹자모(鹿子母) 강당은
기초가 지극히 깊고 또 든든하여
움직이거나 떨게 할 수 없지만
여의족으로 능히 흔드는 것 같네.
거기의 땅은 유리로 되어
그것은 성인들의 밟고 다니는 것
번지르르하여 밟아 주기 바라며
부드럽고 연한 솜요 편 듯 하네.
정다운 말로 서로 함께 화합하매
천왕은 언제나 즐거워하며
훌륭하게 항상 풍류를 아뢰면
그 가락가락은 서로 잘 어울리고
모든 하늘들 와서 한데 모이어
수다원(須陀洹) 법을 연설하나니
한량이 없는 천백 모든 나술(那術)
三十三천에 와서 혜안자(慧眼者) 설법하면
그의 연설하는 법문을 듣고
모두들 기뻐하여 받들어 행한다’고.
내게도 또한 이 법이 있어
저 선인의 말한 바와 같나니
이른바 저 범천(梵天)에 가서
저 범천의 일을 물어 보았네.
‘범천은 원래 이 소견 있었나니
이른바 옛날이 있다고 보고
나는 영원히 머물러 있고
한결같이 있어서 변역(變易)하지 않는가’고.
범천은 그를 위해 대답하였네
‘대선(大仙)이여, 나는 딴 소견 없다.
이른바 옛날이 있다고 보고
나는 항상 되어 변하지 않는다’고.
내 이 경계(境界)를 보매
모든 범천은 다 지나갔거니
내 이제 무엇을 의지하여
항상 되어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리.
내 이 세상을 보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인연이 생기는 그것을 따라
가는 것은 갔다가 되돌아오네.
‘나는 어리석은 사람을 불사르기라’고
불은 아무 생각이 없지만
어리석은 사람이 제가 거기 부딪치면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너 마왕 파순아
회작질로 여래를 방해하면서
착하지 않은 행을 오랫동안 행했나니
그 갚음도 또한 오랫동안 받으리라.
마왕아, 너 부처님을 싫어하거나
비구들을 희롱하여 해치지 말라.
지금 한 비구 악마를 항복 받고
저 포림(怖林)에 머물러 있느니라.
그 귀신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존자 모옥갈라아나의 꾸중을 받고
두려워하고 어쩔 줄 몰라
그 자리에서 꺼졌느니라.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저 마왕 파순은 존자 모옥갈라아나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