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32권
133. 우바리경(優婆離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알란다에 노닐으시면서 바바리나 숲에 계시었다. 그 때에 장고행자(長苦行者) 나간타[尼犍]는 오후에 천천히 거닐어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은 물으시었다.
“고행자여, 니간타 친자[尼犍親子]는 몇 가지 행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는가.”
장고행자 니간타는 대답하였다.
“고오타마시여, 우리 존자 니간타 친자는 우리들을 위해 행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들을 위해 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들을 위해 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할 뿐입니다.”
“고행자여, 니간타 친자는 몇 가지 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는가.”
“고오타마시여, 우리 존자 니간타 친자는 우리 무리들을 위해 세 가지 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나이다. 어떤 것이 三인가 하면, 몸의 벌, 입의 벌, 뜻의 벌입니다.”
“고행자여, 어떻게 몸의 벌이 다르고 입의 벌이 다르며 뜻의 벌이 다른가.”
“고오타마시여, 우리들의 몸의 벌이 다르고 입의 벌이 다르며 뜻의 벌이 다르나이다.”
“고행자여, 이 벌은 이렇게 서로 비슷한데 니간타 친자는 어느 벌을 마련하여 가장 무겁다고 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는가. 몸의 벌, 입의 벌이라고 하며 뜻의 벌이라고 하는가.”
“고오타마시여, 이 벌은 이렇게 서로 비슷합니다. 그러나, 우리 존자 니간타 친자는 몸의 벌을 마련하여, 가장 무겁다 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나이다. 입의 벌은 그렇지 않고 뜻의 벌은 최하로서, 몸의 벌의 지극히 크고 매우 무거운 것에는 미치지 못하나이다.”
“고행자여, 너도 몸의 벌이 가장 무겁다고 말하는가.”
“고오타마시여, 몸의 벌이 가장 무섭나이다.”
세존께서는 다시 두 번 물으시었다.
“고행자여, 너도 몸의 벌이 가장 무겁다고 말하는가.”
장고행자 니간타도 또한 두 번 세 번 대답하였다.
“고오타마시여, 몸의 벌이 가장 무겁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두 번 세 번 장고행자 니간타에게 이런 일을 다짐하신 뒤에 곧 잠자코 계시었다. 장고행자 니간타는 여쭈었다.
“사문 고오타마시여, 당신은 몇 가지 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나이까.”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고행자여, 나는 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 업(業)을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할 뿐이니라.”
“고오타마시여, 몇 가지 업을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나이까.”
“고행자여, 몇 가지 업을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三할인가 하면 몸의 업과 입의 업 및 뜻의 업이니라.”
“고오타마시여, 몸의 업이 다르고 입의 업이 다르며 뜻의 업이 다르나이까.”
“고행자여, 내 몸의 업이 다르고 입의 업이 다르며 뜻의 업이 다르니라.”
“고오타마시여, 이 三업은 이렇게 서로 비슷한데 어느 업을 주장하여 가장 무겁다 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나이까.”
“고행자여, 이 三업은 이렇게 서로 비슷하다. 그리고 나는 뜻의 업을 주장하여, 가장 무섭다 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지 않는다. 몸의 업과 입의 업은 그렇지 않다.”
“고오타마시여, 뜻의 업을 주장하여 가장 무겁다 하나이까.”
“고행자여, 나는 뜻의 업을 주장하여 가장 무섭다 하느니라.”
장고행자 니간타는 다시 두 번 세 번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뜻의 업을 주장하여 가장 무겁다 하나이까.”
세존께서도 다시 두 번 세 번 대답하시었다.
“고행자여, 나는 뜻의 업을 주장하여 가장 무겁다 하느니라.”
이에 장고행자 니간타는 두 번 세 번 세존에게 이러한 업을 다짐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을 세 번 돌고 물러 나와 니간타 친자에게 갔다. 니간타 친자는 멀리서 장고행자 니간타가 오는 것을 보고 곧 물었다.
“고행자야, 어디서 오는가.”
“스승이시여, 나는 나알란다의 바바리나 숲에 있는 사문 고오타마 처소에서 옵니다.”
“고행자여, 혹 사문 고오타마와 서로 논의한 일이 있는가.”
“서로 논의하였습니다.”
“고행자야, 만일 사문 고오타마와 서로 논의한 것이 있으면 모두 내게 말하라. 나는 그의 논의한 바를 알 수 있으리라.”
이에 장고행자는 세존과 서로 논의한 일을 모두 그에게 말하였다. 나간타 친자는 다 듣고 곧 찬탄하여 말하였다.
“착하다 고행자여, 너는 스승에 대하여 제자로서의 해야 할 법을 행하였다. 지혜로운 변재는 총명하고 결정하였으며, 안온하고 두려움이 없어 다루기를 성취하였으며, 큰 변재에 이르러 감로당(甘露幢)을 얻었고 그 감로계(甘露界)에서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었구나. 무슨 까닭인가. 곧 너는 사문 고오타마에게 ‘몸의 벌을 주장하여, 가장 무겁다 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며, 입의 벌은 그렇지 않고, 뜻의 벌은 최하로서 몸의 벌의 지극히 크고 매우 무거운 것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였다.”
그 때에 우파알리 거사는 五백 거사와 함께 대중 가운데 있다가 니간타 친자를 행해 합장하였다. 이에 우파알리 거사는 장고행자 니간타에게 말하였다.
“고행자여, 두 번 세 번 사문 고오타마에게 그런 일을 다짐하였는가.”
장고행자 니간타는 대답하였다.
“거사여, 나는 이미 두 번 세 번 사문 고오타마에게 그런 일을 다짐하였다.”
우파알리 거사는 장고행자 니간타에게 말하였다.
“나도 또한 두 번 세 번 사문 고오타마에게 그런 일을 다짐한 뒤에는 끌어당기는 대로 그를 따르게 하리라. 마치 역사(力士)가 갈기 긴 염소를 잡고 끌어당기는 대로 따르게 하는 것처럼, 나도 그와 같이 또한 두 번 세 번 사문 고오타마에게 그런 일을 다짐한 뒤에는 끌어당기는 대로 그를 따르게 하리라.
또 마치 술장수나 그의 제자가 술 거르는 주머니를 깊은 물에 담그고 끌어당기는 대로 그를 따르게 하리라. 또 마치 술장수나 그의 제자가 술 거르는 주머니를 깊은 물에 담그고 끌어당기는 대로 따르게 하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두 번 세 번 사문 고오타마에게 그런 일을 다짐한 뒤에는 끌어당기는 대로 그를 따르게 하리라.
또 마치 용상왕(龍象王)이 나이 六十이 차서 교만한 마하능가[摩訶能加=큰 코끼리 이름)가 어금니와 발과 몸이 갖추어 있고 근력이 왕성한데, 역사가 그것을 끌고 가서 물로 넓적다리를 씻고 등을 씻으며, 옆구리를 씻고 배를 씻으며, 어금니로 씻고 머리를 씻으며, 또 물 속에서 장난하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두 번 세 번 사문 고오타마에게 그런 일을 다짐한 뒤에는 그를 씻는 대로 따르게 하리라. 나는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서로 담론하여 항복 받고 돌아오리라.”
니간타 친자는 우파알리 거사에게 말하였다.
“나도 또한 사문 고오타마를 항복 받을 수 있고, 너도 도한 그러하며 장고행자 니간타도 또한 그렇다.”
이에 장고행자 니간타는 니간타 친자에게 사뢰었다.
“나는 우파알리 거사를 사문 고오타마에게로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문 고오타마는 환화주(幻化呪)를 아는데, 그 주문으로서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 교화해 만들 수 있습니다. 우파알리 거사도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될까 두렵습니다.”
니간타 친자는 말하였다.
“고행자여, 우파알리 거사가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럴 수 없다. 혹 사문 고오타마가 우파알리 거사의 교화를 받아 제자가 된다면 그것은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우파알리 거사는 두 번 세 번 니간타 친자에게 사뢰었다.
“나는 지금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그와 서로 담론하여 항복 받고 돌아오겠습니다.”
니간타 친자도 또한 두 번 세 번 대답하였다.
“너는 속히 가라 나도 또한 사문 고오타마를 항복 받을 것이다. 너도 또한 그렇고 장고행자 니간타도 또한 그렇다.”
장고행자 니간타도 다시 두 번 세 번 사뢰었다.
“나는 우파알리 거사를 사문 고오타마에게로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문 고오타마는 환화주를 아는데, 그 주문으로서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 교화해 만들 수 있습니다. 우파알리 거사도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될까 두렵습니다.”
“고행자여, 우파알리 거사가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럴 수 없다. 혹 사문 고오타마가 우파알리 거사의 교화를 받아 제자가 된다면 그것은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우파알리 거사야, 너는 가서 마음대로 하라.”
이에 우파알리 거사는 니간타 친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떠났다. 그는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서로 문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물었다.
“고오타마여, 오늘 장고행자 니간타가 여기 왔던가.”
“왔었느니라 거사여.”
“고오타마여, 혹 장고행자 니간타와 논의한 일이 있었는가.”
“논의한 일이 있었느니라.”
“고오타마여, 만일 장고행자 니간타와 논의한 일이 있었으면 모두 내게 말하라. 만일 내가 들으면 혹 알 수도 있으리라.”
이에 세존께서는 장고행자 니간타와 서로 논의한 일을 그에게 모두 말씀하시었다. 그 때에 우파알리 거사는 듣고 곧 찬탄해 말하였다.
“착하구나, 그 고행자여. 그는 스승에 대하여 제자로서 해야 할 법을 행하였다. 지혜로운 변론은 총명하고 결정하였으며, 안온하고 두려움이 없어 다루기를 성취하였으며, 큰 변재에 이르러 감로당을 얻었고, 그 감로계에서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었구나. 무슨 까닭인가. 곧 그는 사문 고오타마에게 ‘몸의 벌을 주장하여, 가장 무겁다 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며, 입의 벌은 그렇지 않고 뜻의 벌은 최하로서, 몸의 벌의 지극히 크고 매우 무거운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나는 너와 함께 이 일을 논의하고자 한다. 네가 만일 진실에 살거든 진실로서 대답하라.”
“고오타마여, 나는 진실에 살고 진실로써 대답하리라. 사문 고오타마여, 다만 나와 함께 이 일을 논의하라.”
세존께서 물으시었다.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어떤 니간타가 있어 그는 보시를 좋아하고 기뻐하며, 보시 행하기를 즐거워하고 실없음이 없이 실없지 않은 것을 즐겨하며, 지극히 청정하여 지극히 주(呪)를 행하는데, 만일 그가 왕래할 때에 크고 작은 벌레를 많이 죽였다면 어떤가. 거사여, 저 니간타 친자는 이 살생(殺生)에 대해서 갚음을 주장하는가.”
우파알리 거사는 대답하였다.
“고오타마여, 만일 생각[思]이 있었다면 큰 죄가 될 것이요, 만일 생각이 없었다면 큰 죄가 되지 않을 것이다.”
“거사여, 네가 말하는 생각이란 어떤 것인가.”
“고오타마여, 뜻의 업[意業]이 그것이다.”
“거사여, 너는 마땅히 생각한 뒤에 대답하라. 네 말은 앞의 것은 뒤의 것과 어긋나고, 뒤의 것은 앞의 것과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는구나. 너는 이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말하였다. ‘고오타마여, 나는 진실에 살고 진실로써 대답하리라. 사문 고오타마여, 다만 나와 함께 이 일을 논의하라’고.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어떤 니간타가 있어 끓인 물을 먹고 찬물을 끊었다. 그는 끓은 물이 없어 찬물이라고 마시고 싶어하였으나, 찬물을 얻지 못해 곧 목숨을 마치었다. 거사여, 니간타 친자는 어떻게 저 니간타의 태어난 곳을 말해야 할 것인가.”
“고오타마여, 의착(義着)이라는 하늘이 있다. 저 니간타는 목숨을 마칠 때에 뜻에 집착이 있어 죽었으면 반드시 저기에 태어났을 것이다.”
“거사여, 너는 마땅히 생각한 뒤에 대답하라. 네 말은 앞의 것은 뒤의 것과 어긋나고, 뒤의 것은 앞의 것과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는구나. 너는 이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말하였다. ‘고오타마여, 나는 진실에 살고 진실로써 대답하리라. 사문 고오타마여, 다만 나와 함께 이 일을 논의하라’고.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어떤 사람이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이 나알란다 안의 일체 중생을 하루 동안에 쪼개고 토막내며, 베고 도리어서 한 고기 뭉치를 만들고, 한 고기 더미를 만드리라’고.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은 과연 이 나알란다 안의 일체 중생들 하루 동안에 쪼개고 토막내며, 베고 도리어서 한 고기 뭉치를 만들고, 한 고기 더미를 만들 수 있겠는가.”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이 나알란다 안은 매우 풍성하고 즐거워 인민이 많다. 그러므로, 그 사람은 이 나알란다의 일체 중생을 하루 동안에 쪼개고 토막내며, 베고 도리어서 한 고기 뭉치를 만들고, 한 고기 더미를 만들 수 없다. 고오타마여, 그 사람은 한갖 크게 번로(煩勞)할 뿐이다.”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어 마음에 자재(自在)를 얻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한 번 성을 내어 이 일체의 나알란다 안을 불태워 재로 만드리라’고.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사문이나 바라문이 과연 일체의 나알란다 안을 불태워 재로 만들 수 있겠는가.”
“고오타마여, 어찌 다만 한 나알란다이겠는가. 어찌 다만 二, 三, 四의 나알란다이겠는가. 고오타마여,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어 마음은 자재를 얻었다. 만일 한 번 성을 내면 능히 일체의 나라와 일체의 인만을 불태워 재로 만들 수 있겠거늘 하물며 한 나알란다이겠는가.”
“거사여, 너는 마땅히 생각한 뒤에 대답하라. 네 말은 앞의 것은 뒤의 것과 어긋나고, 뒤의 것은 앞의 것과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는구나. 너는 이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말하였다. ‘고오타마여, 나는 진실에 살고 진실로써 대답하리라. 사문 고오타마여, 다만 나와 함께 이 일을 논의하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너는 혹 일찍 큰 늪의 무사(無事), 기린(麒麟)의 무사, 미록(麋鹿)의 무사, 정적(靜寂)의 무사, 빈들의 무사 등 무사라는 것을 들은 일이 있는가.”
“고오타마여, 나는 들은 일이 있다.”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누가 큰 늪의 무사, 기린의 무사, 미록의 무사, 정적의 무사, 빈들의 무사 등 무사는 곧 무사로 만들었는가.”
우파알리 거사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거사여, 너는 마땅히 생각한 뒤에 대답하라. 네 말은 앞의 것은 뒤의 것과 어긋나고, 뒤의 것은 앞의 것과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는구나. 너는 이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말하였다. ‘고오타마여, 나는 진실에 살고 진실로써 대답하리라. 사문 고오타마여, 다만 나와 함께 이 일을 논의하라’고.”
이에 우파알리 거사는 잠깐 동안 잠자코 있다가 말하였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잠자코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다만 이 뜻을 생각할 뿐입니다. 고오타마시여, 저 어리석은 니간타는 잘 깨치지도 못하고 잘 해득하지도 못하며, 좋은 밭을 분별하지도 못하고, 스스로 분명히 하지도 못하면서 오랫동안 나를 속였고, 나는 그이 때문에 그릇되었나이다. 곧 사문 고오타마에게 ‘몸의 벌을 주장하여, 가장 무겁다 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며, 입의 벌과 뜻의 벌은 그보다 못하다.’고 말하였나이다.
만일 내가 사문 고오타마의 말씀을 따라 그 뜻을 안다면 선인(仙人)이 한 번 성을 내면 능히 큰 늪의 무사, 기린의 무사, 미륵의 무사, 정적의 무사, 빈들의 무사 등 무사는 곧 무사로 만들 수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나는 이미 알았나이다. 선서시여, 나는 이미 해득하였나이다. 나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비구중에게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나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여 주소서. 나는 오늘부터 몸이 맞도록 귀의하여 목숨을 다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너는 잠자코 실행하고 의견을 공포하지 말라. 이렇게 훌륭한 사람은 잠자코 선(善)을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세존에게 대하여 더욱 기쁨을 더하나이다. 무슨 까닭인가. 곧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였나이다. ‘거사여, 너는 잠자코 실행하고 의견을 공포하지 말라. 이렇게 훌륭한 사람은 잠자코 선을 행하느니라’고. 세존이시여, 만일 내가 다른 사문이나 바라문의 제자가 된다면 그들은 곧 깃대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나알란다에 영을 내려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우파알리 거사는 내 제자가 되었다’고. 그런데,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거사여, 너는 잠자코 실행하고 의견을 공포하지 말라. 이렇게 훌륭한 사람은 잠자코 선을 행하느니라’고.”
우파알리 거사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오늘부터 모든 니간타들이 우리 집 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세존의 四중(衆) 곧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겠나이다.”
“거사여, 저 니간타들은 네 집에서 오랫동안 존경을 받았다. 만일 저들이 오거든 너는 마땅히 너의 힘을 따라 저들을 공양하라.”
“세존이시여, 이 때문에 나는 세존에게 대하여 더욱 기쁨을 더하나이다. 무슨 까닭인가. 곧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나이다. ‘거사여, 저 니간타들은 네 집에서 오랫동안 존경을 받았다. 만일 저들이 오거든 너는 마땅히 너의 힘을 따라 저들을 공양하라’고. 세존이시여, 나는 이전에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나이다. ‘마땅히 내게 보시하고 다른 이에게 보시하지 말라. 마땅히 내 제자에게 보시하고 다른 이의 제자에게 보시하지 말라. 만일 내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복을 얻을 것이고 만일 다른 이에게 보시하면 큰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 내 제자에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복을 얻을 것이고 다른 이의 제자에게 보시하면 큰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거사여,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곧 ‘마땅히 내게 보시하고 다른 이에게 보시하지 말라. 마땅히 내 제자에게 보시하고 다른 이의 제자에게 보시하지 말라. 만일 내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복을 얻을 것이고 만일 다른 이에게 보시하면 큰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 내 제자에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복을 얻을 것이고 다른 이의 제자에게 보시하면 큰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거사여, 나는 이렇게 말한다. 곧 ‘일체에 보시하여 마음대로 기뻐하라. 다만 정진하지 않는 자에게 보시하면 큰복을 얻지 못할 것이요 정진하는 자에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복을 얻을 것이다’라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염려 말으소서. 내 스스로 니간타에게 보시할 경우와 니간타에게 보시하지 않을 경우를 알아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나는 이제 다시 부처님과 법과 비구중에게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나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오늘부터 몸을 마치도록 귀의하여 목숨을 다하겠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우파알리 거사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었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모든 부처님의 법과 같이 먼저 단정법(端正法)을 말씀하시어 듣는 이는 모두 기뻐하였다. 곧 보시를 말씀하시고 계를 말씀하시며, 천상에 나는 법을 말씀하시고 욕심을 꾸짖어 재환(災患)이라 하시고, 나고 죽음을 더러움이라 하시며, 욕심이 없음을 찬탄하시어 묘도품(妙道品)의 백정(白淨)이라 하시었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이러한 법을 말씀하신 뒤에 그가 기뻐하는 마음, 구족한 마음, 부드럽고 연한 마음, 참고 견디는 마음, 위로 오르는 마음, 한결같은 마음, 의혹이 없는 마음, 덮임이 없는 마음이 있으며, 능(能)이 있고 힘이 있어, 바른 법을 감당해 받을 줄을 아시었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른 길과 같이 세존께서는 곧 그를 위하여 고, 집, 멸, 도를 말씀하시었다.
우파알리 거사는 곧 그 자리에서 고, 집, 멸, 도의 四성제(聖諦)를 보았으니, 마치 흰 천이 물들기 쉬운 것과 같이 우파알리 거사는 곧 그 자리에서 고, 집, 멸, 도의 四성제를 보았다. 이에 우파알리 거사는 법을 보고 법을 얻어 희고 깨끗한 법을 깨달았으며,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다시는 다른 높일 이가 없어 남을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망설임이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렀고, 세존의 법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이제 세 번째 부처님과 법과 비구중에게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나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오늘부터 몸이 맞도록 귀의하여 목숨을 다하겠나이다.”
이에 우파알리 거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가진 뒤에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돌아갔다. 그는 문지기에게 분부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제 세존의 제자가 되었다. 오늘부터는 어떤 니간타가 오더라고 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말고, 오직 세존의 四중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라. 만일 니간타가 오거든 그에게 말하라. ‘존자 우파알리 거사는 이제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되어, 곧 모든 니간타들이 문에 들어오는 것은 허락하지 않고, 오직 세존의 四중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한다. 만일 밥이 필요하면 여기서 기다려라. 밥을 내어다 주리라’고 하라.”
이에 장고행자 니간타는 우파알리 거사가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되어, 곧 모든 니간타들이 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사문 고오타마의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한다는 말을 들었다. 장고행자 니간타는 그 말을 듣고는 니간타 친자에게 가서 아뢰었다.
“스승이시여, 이 일은 본래 내가 말한 바입니다.”
니간타 친자는 물었다.
“고행자여, 어떤 것이 네가 본래 말한 것인가.”
“스승이시여, 내가 본래 말한 바는 ‘우파알리 거사를 사문 고오타마에게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사문 고오타마는 환화주를 아는데, 그 주문으로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 교화해 만들 수 있습니다.
우파알리 거사도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될까 두렵습니다’라고. 스승이시여, 우파알리 거사는 이제 이미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된 뒤에는, 모드 니간타들의 그 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사문 고오타마의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고행자여, 우파알리 거사가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된다는 것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혹 사문 고오타마가 우파알리 거사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럴 수가 있을 것이다.”
“스승이시여, 만일 내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스승 자신이 가시든지 또는 사람을 보내 보십시오.”
“고행자여, 네 자신이 그에게 가서 보라. ‘우파알리 거사가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되었는가. 사문 고오타마가 우파알리 거사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되었는가’를.”
장고행자는 니간타 친자의 분부를 받고 우파알리 거사의 집으로 갔다. 문지기는 멀리서 장고행자 니간타가 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존자 우파알리 거사는 지금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되어 곧 모든 니간타들이 그 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세존의 四중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십니다. 만일 밥을 얻고자 하거든 여기서 기다리시오. 내어다 주리다.”
장고행자 니간타는 말하였다.
“문지기여, 나는 밥이 필요 없다.”
장고행자는 이 일을 알고는 머리를 내젓고 돌아서 니간타 친자에게 가서 아뢰었다.
“스승이시여, 이것은 본래 내가 말한 것과 같습니다.”
“고행자여, 어떤 것이 네가 본래 말한 것인가.”
“스승이시여, 내가 본래 말한 바는 ‘우파알리 거사를 사문 고오타마에게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사문 고오타마는 환화주를 아는데, 그 주문으로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 교화해 만들 수 있습니다.
우파알리 거사도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될까 두렵습니다’라고. 스승이시여, 우파알리 거사는 이제 이미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된 뒤에는, 모드 니간타들의 그 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사문 고오타마의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고행자여, 우파알리 거사가 사문 고오타마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된다는 것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혹 사문 고오타마가 우파알리 거사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럴 수가 있을 것이다.”
“스승이시여, 만일 내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원컨대 스승님께서 친히 가 보내 보십시오.”
이에 니간타 친자는 큰 니간타들 五백인과 함께 우파알리 거사의 집으로 갔다. 문지기는 멀리서 니간타 친자가 큰 니간타들 五백인과 함께 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존자 우파알리 거사는 이제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 그 제자가 되어, 곧 모든 니간타들이 그 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세존의 四중 제자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십니다. 만일 밥을 얻고자 하거든 여기서 기다리시오. 내어다 주리다.”
니간타 친자는 말하였다.
“문지기여, 나는 밥이 필요 없다. 다만 우파알리 거사를 보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당신은 잠깐 여기 계시오. 나는 이제 들어가 존자 우파알리 거사에게 여쭈어 보리다.”
문지기는 곧 들어가 사뢰었다.
“거사님, 아소서. 지금 니간타 친자는 큰 니간타들 五백인과 함께 문밖에 서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우파알리 거사를 보고자 한다’라고.”
우파알리 거사는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너는 중문에 가서 자리를 편 뒤에 내게 와서 알려라.”
문지기는 분부를 받고 중문에 나가 자리를 펴고는 들어와 아뢰었다.
“거사님, 아소서. 자리는 다 준비되었습니다. 원컨대 거사님은 마땅히 때를 아소서.”
우파알리 거사는 문지기를 데리고 중문에 나갔다. 거기는 지극히 높고 넓은 평상 자리가 있고 좋은 깔개를 깔았다. 이전에 우파알리 거사가 니간타 친자를 안아 앉히던 자리에는 우파알리 거사가 스스로 그 위에 올라가 가부를 맺고 앉아 문지기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니간타 친자에게 나가서 이렇게 말하라. ‘고행자님, 우파알리 거사는 말씀하십니다. 고행자님은 들어오시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시라’고.”
문지기는 분부를 받고 곧 나가 니간타 친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고행자님, 우파알리 거사는 말씀하십니다. ‘고행자님은 들어오시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시라’고.”
이에 니간타 친자는 큰 니간타들 五백인과 함께 중문에 들어왔다. 우파알리 거사는 멀리서 니간타 친자가 큰 니간타들 五백인과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고행자여, 자리가 있소. 앉고 싶으면 앉으오.”
니간타 친자는 말하였다.
“거사여, 너는 과연 그런가. 스스로 높은 자리에 가부를 맺고 앉아 남과 이야기하는 것이, 마치 집을 나와 도를 배우는 자와 다름이 없구나.”
우파알리 거사는 말하였다.
“고행자여, 내게는 재물이 있다. 주고 싶으면 곧 줄 것이요, 주고 싶지 않으면 주지 않을 것이다. 이 자리는 내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자리가 있소. 앉고 싶으면 앉으오’라고.”
니간타 친자는 자리를 펴고 앉아 말하였다.
“거사여, 어찌하여 그리 되었는가. 사문 고오타마를 항복 받으러 갔다가 도리어 자기가 항복하고 왔구나. 마치 사람이 눈[眼]을 찾아 숲으로 들어갔다가 눈을 잃고 돌아오는 것처럼, 거사는 사문 고오타마를 항복 받으러 갔다가 도리어 사문 고오타마에게 항복하고 왔구나. 마치 어떤 사람이 목이 말리 못에 들어갔다가 도리어 목이 마르고 돌아오는 것처럼, 거시도 또한 그러하여 사문 고오타마를 항복 받으러 갔다가 도리어 항복하고 왔구나. 거사여, 어찌하여 그렇게 되었는가.”
“고행자여, 내가 비유로 말하는 것을 들으라. 슬기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그 뜻을 이해하느니라. 고행자여, 비유하면 어떤 바라문이 젊은 부인이 있었는데, 그 부인은 아기를 배어 그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아기를 배었습니다. 당신은 시장에 가서 아기를 위해 좋은 장난감을 사 오십시오.’라고. 때에 바라문은 그 부인에게 ‘다만 그대가 안산(安産)만 한다면, 그것이 없는 것이 무슨 걱정이겠소. 만일 사내를 낳으면 당신을 위해 사내의 장난감을 사 올 것이요, 만일 계집애를 낳으면 당신을 위해 계집애의 장난감을 사올 것이오.’라고 대답하였다.
부인은 두 번 세 번 그 남편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아기를 배었습니다. 당신은 시장에 가서 아기를 위해 좋은 장난감을 사 오십시오.’라고. 바라문도 또한 두 번 세 번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다만 그대가 안산만 한다면, 그것이 없는 것이 무슨 걱정이겠소. 만일 사내를 낳으면 당신을 위해 사내의 장난감을 사 올 것이요, 만일 계집애를 낳으면 당신을 위해 계집애의 장난감을 사올 것이오.’라고.
그 바라문은 지극히 그 부인을 예쁘게 생각하여 곧 물었다. ‘여보, 사내를 위해서는 어떤 장난감을 사 왔으면 좋겠소.’ 그 부인은 대답하였다. ‘당신은 가서 좋은 원숭이 새끼 장난감을 사 오시오.’ 바라문은 곧 시장으로 가서 원숭이 새끼 장난감을 사 가지고 와서 그 부인에게 ‘나는 아기를 위해 원숭이 새끼 장난감을 사 왔소.’라고 말하였다. 그 부인은 그것을 보고는 빛깔이 좋지 않다고 꺼려하면서 ‘당신은 이 원숭이 새끼 장남감을 가지고 물들이는 집에 가서 아주 사랑스럽게 누른 물감으로 물들이고 두드려서 빛깔이 나게 하십시오.’라고 말하였다.
바라문은 곧 그 원숭이 새끼 장난감을 가지고 물들이는 집으로 가서 말하였다. ‘이 원숭이 새끼 장난감을 아주 사랑스럽게 누른 물감으로 물들이고 두드려 빛깔이 나게 해 주십시오.’ 물들이는 사람은 곧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원숭이 새끼 장난감을 아주 사랑스럽게 누른 물감으로 물은 들일 수 있지마는 두드려서 빛깔이 나게 할 수는 없소.’라고. 그리고 그 물들이는 사람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원숭이는 물감은 견디어 받아도
두드리는 것은 감당하지 못하네
만일 두드리면 목숨 끊어지나니
아무래도 망치로 두드릴 수는 없네
이것은 이 더러움의 주머니
원숭이는 더러운 것 가득히 채어 있네
고행자여, 마땅히 알라. 니간타가 말한 것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그는 다른 이의 어려운 물음을 감당할 수 없고 또한 깊이 생각하고 관찰하지도 못하며, 다만 어리석음만을 물들이고 슬기는 물들이지 못한다. 고행자여, 다시 들으라. 마치 청정한 파라나 옷과 같나니, 주인이 그것을 가지고 저 물들이는 집에 가서 말하였다.
‘이 옷을 아주 사랑스럽게 아주 좋은 물감으로 물들이고 또 두드려서 광택이 나게 하라’고. 그 때 물들이는 사람은 말하였다. ‘이 옷은 아주 사랑스럽게 좋은 물감으로 물도 들일 수 있고 또한 두드려 빛깔을 낼 수도 있다’고. 이에 물들이는 사람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파라나 옷과 같이
희고 깨끗해 물감도 잘 받고
또 두드리면 부드럽고 연하여
빛깔은 더욱더욱 좋아지나니
고행자여, 마땅히 알라. 모든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말씀도 또한 이와 같다. 그는 다른 이의 물음을 능히 감당해 받을 수도 있고, 잘 깊이 생각하고 관찰하기도 하시며, 다만 슬기만을 물들이고 어리석음은 물들이지 않는다.”
니간타 친자는 말하였다.
“거사여, 사문 고오타마의 환주(幻呪)에 걸렸는가.”
“고행자여, 좋은 환화주다. 지극히 좋은 환화주다. 고행자여, 그 환화주는 우리 부모를 오랫동안 이익, 안온, 쾌락을 얻게 하고, 처자, 노비, 하인들에도 또한 그러하며, 나알란다 국왕과 일체 세간, 하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이익, 안온, 쾌락을 얻게 하시느니라.”
“거사여, 온 나알란다가 모두 우파알리 거사는 니간타의 제자인 줄을 알고 있다. 지금은 결국 누구의 제자가 되었는가.”
이에 우파알리 거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부처님께서 계시리라는 방향으로 합장하고 그쪽을 향하여 말하였다.
고행자여, 내 말을 들으라.
사내답고 용맹스러워 어리석음을 떠나고
더러운 생각 끊어 항복 받아 바로잡고
대적할 이 없이 미묘하게 생각하여
계율, 선정(禪定), 지혜를 배워 익혀
안온하여 다시는 때[垢] 없으시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큰 성인은 닦아 익혀 마치고
큰 덕을 얻어 자재로이 말하며
잘 생각하시고 묘하게 관찰하여
잘난 체도 않고 구부리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아 항상 자재하시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아첨이 없이 항상 족한 줄 알고
아낌을 떠나 만족을 얻으시고
사문이 되어 깨달음 성취하여
최후의 몸인 높은 대사(大士)로서
견줄 데 없고 티끌도 없으시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병앓이 없고 헤아릴 수 없이
지극히 깊어 모니(牟尼)가 되어
항상 안온하고 용맹스럽고
법에 머물러 미묘히 생각하며
잘 다루어 언제나 실없지 않으시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큰 용(龍)은 즐거이 높은 데 머물러
맺음이 다해 해탈을 얻고
응공(應供)으로 변재가 청정하시며
슬기를 내어 슬픔을 떠나고
불환(不換)으로서 석가님 계시나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바른 법을 고요히 생각하시고
희락질 없이 청정하시며
언제나 웃어 성냄이 없고
떠남을 즐겨하여 제일이 되어
두려움 없이 항상 정진하시나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七선(仙)도 더불어 짝할 수 없고
三달(達) 이루어 범(梵)에 이르러
깨끗이 목욕하여 등불과 같으며
지식(止息)을 얻어 원수 맺음 그치고
용맹하고 지극히 청정하시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지식(止息)을 얻어 슬기는 땅 같나니
큰 슬기는 세상 탐욕 없애어
섬길 만한 위없는 눈은
상사(上士)로서 아무도 짝할 이 없고
또 어자(御者)로서 성냄 없으시나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욕망이 없는 위없는 선(善)이라
잘 다루어 견줄 데 없고
위없어 언제나 즐거워하며
의혹이 없고 광명이 있고
교만을 끊고 위없음 깨치신 이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애욕을 끊고 견줄 데 없는 깨침
연기도 없고 또 불꽃도 없네
여가(如去)요 또 선서(善逝) 되시어
견줄 데 없고 짝할 이 없으며
이름은 이미 바름[正]에 이르시니
그 부처님 제자 우파알리니라.
이렇게 갖가지로 부처님을 찬탄한 것
본래는 일찍 생각하지 못했었네
우파알리 거사 게송을 읊을 때에
여러 하늘들 그에게 내려와
모든 변설로 그를 잘 도왔나니
법다이 말한 것 그 사람다왔었네
니간타 친자는
불, 십력(十力)에게 묻다.
니간타 친자는 물었다.
“거사여, 너는 무슨 뜻으로 사문 고오타마를 찬탄하는가.”
우파알리 거사는 대답하였다.
“고행자여, 내가 비유로 말하는 것을 들으라. 슬기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뜻을 이해한다. 마치 만사(鬘師)와 만사의 제자가 여러 가지 꽃을 따다 긴 끈으로 꿰어, 여러 가지 화만(華鬘)을 만드는 것처럼 고행자여, 여래, 무소착, 등정각에게 한량이 없이 찬탄할 만한 것이 있어, 내가 높이는 바이기 때문에 찬탄하는 것이다.”
이 법을 말할 때에 우파알리 거사는 티끌을 멀리 하고 때[垢]를 떠나 모든 법에 대한 법눈이 생겼다. 니간타 친자는 곧 피를 토하고 파화국에 이르러 이 나쁜 병으로 이내 목숨을 마치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니, 우파알리 거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