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중아함경

중아함경 제41권

다르마 러브 2012. 6. 26. 20:13

 

중아함경 제41권

 

161. 범마경(梵摩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데바국[鞞陀提國]에 노닐으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계시었다. 그 때에 미틸라[彌薩羅]에 사는 범마(梵摩)라는 바라문은 지극히 큰 부자로서 재산은 한량이 없고, 목축(牧畜)과 산업은 헤아릴 수 없었으며, 봉호(封戶)와 식읍(食邑)의 여러 가지가 구족하고 풍족하여, 미틸라와 거기서 나는 물의 초목까지도 마가다(摩竭陀)와 미생원(未生怨)이 비데바 아들에게 특히 범봉(梵封)은 부모의 천거하는 바요, 태어남이 청정하여 七대(代) 동안을 그 부모는 종족을 끊이지 않았으며, 대대로 악이 없었고, 널리 듣고 모두 가지어 四베다를 환히 외워 인연(因緣), 정문(正文), 희(戱), 오구설(五句設)을 깊이 통달하였다. 바라문 범마는 들었다.

‘사문 고오타마라는 샤아캬족의 아들은 샤아캬 종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고, 지금 비데바에 노닐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계시는데, 그는 큰 명성이 있어 十방에 두루 들린다. 그 사문 고오타마는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이름한다. 그는 이 세상과 하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징험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그가 법을 연설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여,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나타낸다’고.

그는 또 들었다.

‘그 사문 고오타마는 三十二 대인상(大人相)을 성취하였다. 만일 그 대인의 상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길이 있으니, 그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다. 곧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轉輪王)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四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다스리며, 자기로 말미암아 자재하고 법다운 법왕으로서 七보(寶)를 성취한다. 그 七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로서 이것을 七보라 한다. 그는 一천의 아들을 두는데,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 모든 무리들을 능히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큰 바다까지 다스리되,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쳐 안온을 얻게 한다. 그리고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얻어 이름이 멀리 퍼져 十방에 두루 들릴 것이다.’라고.

바라문 범마는 이 말을 듣고 우타라에게 말하였다.

“우타라여, 나는 이렇게 들었다. ‘저 사문 고오타마라는 샤아캬족의 아들은 샤아캬 종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고, 지금 비데바에 노닐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계시는데, 그는 큰 명성이 있어 十방에 두루 들린다. 그 사문 고오타마는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붑중우라 이름한다. 그는 이 세상과 하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징험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그가 법을 연설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여,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나타낸다’고. 다시 우타라여, 그 사문 고오타마는 三十二 대인상을 성취하였다. 만일 그 대인의 상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길이 있으니, 그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다. 곧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四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다스리며, 자기로 말미암아 자재하고 법다운 법왕으로서 七보를 성취한다. 그 七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로서 이것을 七보라 한다. 그는 一천의 아들을 두는데,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 모든 무리들을 능히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큰 바다까지 다스리되,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쳐 안온을 얻게 한다. 그리고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얻어 이름이 멀리 퍼져 十방에 두루 들릴 것이다.’라고.

우타라여, 너는 모든 경전을 받아 가지느냐. 곧 ‘三十二 대인상이 있는데, 만일 그 대인상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길이 있으니, 그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다.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四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다스리며, 자기로 말미암아 자재하고 법다운 법왕으로서 七보를 성취한다. 그 七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로서 이것을 七보라 한다. 그는 一천의 아들을 두는데,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 모든 무리들을 능히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큰 바다까지 다스리되,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쳐 안온을 얻게 한다. 그리고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얻어 이름이 멀리 퍼져 十방에 두루 들릴 것이다.’라고.”

우타라는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스승님이시여, 저는 모든 경전을 받아 가져 보매 ‘三十二 대인상이 있는데, 만일 그 대인상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길이 있으니, 그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다.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四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다스리며, 자기로 말미암아 자재하고 법다운 법왕으로서 七보를 성취한다. 그 七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로서 이것을 七보라 한다. 그는 一천의 아들을 두는데,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 모든 무리들을 능히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큰 바다까지 다스리되,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쳐 안온을 얻게 한다. 그리고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얻어 이름이 멀리 퍼져 十방에 두루 들릴 것이다.’라고 합니다.”

“우타라여, 너는 저 사문 고오타마가 있는 곳으로 가서 저 사문 고오타마에게 참으로 三十二의 대인상이 있는가 없는가를 보라.”

우타라 마납은 이 말을 듣고 바라문 범마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떠났다. 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문안을 드린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세존의 몸의 三十二상을 관찰하였다. 그는 세존의 몸에서 三十상이 있는 것은 보았지마는 二상에 대해서는 의혹을 가졌으니, 곧 음마장(陰馬藏)과 광장설(廣場舌)이었다.

세존께서는 생각하시었다.

'이 우타라는 내 몸에서 三十二상을 관찰하다가 三十상만이 있는 것을 보고 二상에 대해서는 의혹을 가졌으니 곧 음마장과 광장설이다. 나는 이제 그 의혹을 끊어주리라.‘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시고 곧 여기상여의족(如其像如意足)을 부려 ’우타라 마납으로 하여금 내 몸의 <음마장>과 <광장설>을 보게 하리라.‘고 생각하시었다. 이에 세존께서 곧 여기상여의족을 부리자, 우타라 마납은 세존 몸에서 <음마장>과 <광장설>을 보았다. 광장설은 입에서 나오자 그 혀는 온 얼굴을 덮었다.

우타라 마납은 그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고오타마는 三十二 대인상을 성취하였다. 만일 대인상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길이 있으니, 그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다.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四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다스리며, 자기로 말미암아 자재하고 법다운 법왕으로서 七보를 성취한다. 그 七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로서 이것을 七보라 한다. 그는 一천의 아들을 두는데,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 모든 무리들을 능히 항복 받는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큰 바다까지 다스리되,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쳐 안온을 얻게 한다. 그리고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얻어 이름이 멀리 퍼져 十방에 두루 들릴 것이다.’고. 우타라 마납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끝까지 그 위의와 예절을 관찰하고, 또 그가 노닐어 가는 곳을 관찰하리라’고.

이에 우타라 마납은 곧 부처님을 따라가서 여름 四개월 동안 그 위의와 예절을 관찰하고, 또 그가 노닐어 가는 곳을 관찰하였다. 우타라 마납은 여름 四개월을 지내면서 세존의 위의와 예절을 기뻐하고, 또 그가 노닐어 가는 곳을 관찰한 뒤에 세존께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이제 일어나 돌아가고자 하직을 청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우타라여, 네 뜻대로 하라.”

우타라 마납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가지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바라문 범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그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바라문 범마는 물었다.

“우타라여, 참으로 듣는 바와 같이 사문 고오타마는 큰 명성이 있어 十방에 두루 들렸으며, 참으로 三十二 대인상은 있었느냐.”

우타라 마납은 대답하였다.

“그러했습니다, 스승님이여. 참으로 듣는 바와 같이 사문 고오타마는 큰 명성이 있어 十방에 두루 들렸으며, 참으로 三十二상도 있었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발바닥이 편편하여 서십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발바닥에 수레바퀴 같은 무늬가 있고, 한 바퀴에 一천 바퀴살이 있어 모두가 구족합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발가락이 가늘고 깁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발 둘레가 바르고 곱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발꿈치의 양쪽이 편편합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발의 두 복사뼈가 겉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몸의 털이 위로 쓸려 났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손가락, 발가락 사이에 막(膜)이 있어 마치 기러기발과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손과 발이 아주 묘하고 보드라워 마치 도라(兜羅)꽃과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살결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티끌, 물이 붙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낱낱 털인데, 낱낱 털이란 온 몸의 털 구명마다 한 털이 나서 그 빛은 짙푸르며, 고동과 같이 오른쪽으로 틀렸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장딴지가 마치 사슴 다리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남근(男根)이 오므라들어 몸 안에 있어, 있는 것이 마치 말[馬]의 그것과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몸매가 둥글고 아름다와 니그로오다나무와 같고 아래위가 둥글어 서로 어울립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몸이 굽지 않습니다. 몸이 굽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서서 팔을 펴어 무릎을 만집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몸이 황금색으로서 자마금(紫磨金)과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몸의 일곱 군데가 충만합니다. 일곱 군데가 충만하다는 것은 두 발바닥, 두 손바닥, 두 어깨 및 목입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윗몸이 커서 마치 사자와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뺨이 사자와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등이 판판하고 곧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두 어깨 위가 가지런하여 목이 편편하고 충만합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이가 四十개나 되고, 이가 성기지 않으며, 이가 희고 가지런하며, 훌륭한 맛을 맛봅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목소리가 맑고 아름다와 마치 카라빙카 소리와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혀가 넓고 깁니다. 혀가 넓고 길다는 것은 혀를 입에서 내면 온 얼굴을 두루 덮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속눈썹이 충만하여 마치 소의 그것과 같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눈동자가 검푸릅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정수리에 육계가 있어 둥글고, 머리털은 고동와 같이 오른쪽으로 틀렸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눈썹 사이에 털이 나서 깨끗하고 희며 오른쪽으로 틀렸습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대인의 대인상이라 합니다.

스승님이여,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三十二 대인상의 성취라 합니다. 만일 그 대인상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길이 있으니, 그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습니다. 곧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고, 四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다스리며, 자기로 말미암아 자재하고 법다운 법왕으로서 七보를 성취합니다. 그 七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로서 이것을 七보라 합니다. 그는 一천의 아들을 두는데,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 모든 무리들을 능히 항복 받습니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큰 바다까지 다스리되,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쳐 안온을 얻게 합니다. 그리고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얻어 이름이 멀리 퍼져 十방에 두루 들릴 것입니다.

다음에 스승님이여, 내가 사문 고오타마를 뵈오매, 옷을 걸친 뒤에 옷을 걸치고, 옷을 입은 두에 옷을 입으며, 방에서 나온 뒤에 방에서 나오고, 동산에서 나온 뒤에 동산에서 나오며, 길을 걸어 마을에 이르고 마을로 들어간 뒤에 마을로 들어가며, 거리에서 집으로 들어간 뒤에 집으로 들어가고, 평상을 바룬 뒤에 평상을 바루고, 앉은 뒤에 앉으며, 손을 씻은 뒤에 손을 씻고, 음식을 받은 뒤에 음식을 받고, 먹은 뒤에 먹으며, 손을 씻고 주원(呪願)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집에서 나온 뒤에 집에서 나오며, 거리에서 마을로 나온 뒤에 마을을 나오고, 동산으로 들어간 뒤에 동산으로 들어가며, 방으로 들어간 뒤에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옷을 걸치면 바르게 하여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며, 옷은 몸에 달라붙지 않고, 바람은 옷을 몸에서 떨어지게 하지도 못하였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옷을 입으면 바르게 하며,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며, 옷은 몸에 달라붙지 않고, 바람은 옷을 몸에서 떨어지게 하지도 못하였습니다. 어르신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언제나 새 옷을 지으면 성인(聖人)을 따라 칼로 마름하여 나쁜 빛깔로 물을 들입니다. 이와 같이 그 성인은 나쁜 빛깔로 물을 들입니다. 그가 옷을 가지는 것은 재물을 위해서도 아니요, 뽑내기 위해서도 아니며, 치례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장엄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다만 모기, 등에, 바람과 햇볕의 침로를 막기 위해서이며, 또 부끄러움으로서 그 몸을 가리지 위해서입니다.

그는 방을 나올 때에는 몸을 구부리거나 젖히지 않습니다. 어르신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방을 나올 때에 끝내 몸을 구부리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걸어가려 할 때에는 먼저 오른발을 듭니다. 바르게 들어 바르게 놓아 걸어가면서는 요란스럽지 않고, 또한 비틀거리지도 않으며, 복사뼈가 서로 부딪치지도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걸어갈 때에 먼지에 더럽혀지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원래 행이 착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동산을 나올 때에 몸을 구부리거나 젖히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동산을 나올 때에 끝내 몸을 구부리지 않습니다. 마을에 이르러서는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관찰하기를 용처럼 관찰하고 도 관찰하며,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으며, 또한 놀라지도 않으면서 사방을 관찰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마을로 들어갈 때에는 몸을 구부리거나 젖히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마을로 들어갈 때에 끝내 몸을 구부리지 않습니다. 그는 거리에 있으면서는 구부려 보지도 않고, 우러러보지도 않으며, 오직 곧고 바로 보아 중산에 있어서 아는 바와 보는 바에 장애가 없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모든 근(根)이 언제나 고요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원래 행이 착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집으로 들어갈 때에 몸을 구부리거나 젖히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집으로 들어갈 때에 끝내 몸을 구부리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몸을 돌려 오른쪽으로 돌아 평상을 바루고 앉습니다. 그는 자리 위에 몸의 힘을 다해 앉지도 않고, 또한 손을 허벅다리에 넣고 앉지도 않습니다. 그는 자리에 앉은 뒤에는 답답해하지도 않고, 괴로워하지도 않으며, 또한 기뻐하지도 않습니다. 손 물을 받을 대에는 높이지도 않고 낮추지도 않으며, 많이도 하지 않고 적게도 하지 않습니다.

그는 음식을 받을 때에는 높이지도 않고 낮추지도 않으며, 많이도 하지 않고 적게도 하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음식을 받을 때에는 바루에 차분하게 하고, 국도 음식과 비듬하게 받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단식(摶食)을 잘 다루어 천천히 입에 넣습니다. 단식을 아직 넣기 전에는 입을 불룩하게 하지 않고, 입에 넣은 뒤에는 세 번 씹은 뒤에 삼키고, 밥이나 국도 또한 씹으며, 입에 나머지가 조금 있을 때 다시 다음 단식을 넣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三사(事)가 청정한 음식으로써 맛을 얻고자 하고, 그 맛에 집착하려 하지 않으며, 재물을 위해서도 아니요 뽑내기 위해서도 아니며, 치례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장엄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다만 몸을 보존하여 오래 살아서 병이 없기 위해서이며, 그것으로서 묵은 진(疹)을 낳게 하고 새로 병이 생기지 않으며, 목숨을 보존하고 병이 없으며, 기운이 있고 쾌락하기 위해서입니다.

밥을 마치고, 손 물을 받을 때에는 높이지도 않고 낮추지도 않으며, 많이도 하지 않고 적게도 하지 않으며, 바루 물을 받을 때에도 높이지도 않고 낮추지도 않으며, 많이도 하지 않고 적게도 하지 않습니다. 그는 손을 깨끗이 씻은 뒤에는 바루도 깨끗이 씻고, 바루를 깨끗이 씻은 뒤에는 또 그 손도 깨끗이 씻으며, 손을 닦은 뒤에는 곧 바루를 닦고, 바루를 닦은 뒤에는 곧 손을 닦습니다. 그는 바루를 씻고, 닦은 뒤에는 한쪽에 가만히 두되 가까이 하지도 않고, 멀리 하지도 않으며 바루를 자주 보지도 않고, 또 바루에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이 음식을 나무라지도 않고, 저 음식을 칭찬하지도 않으며, 다만 부끄러워하면서 잠자코 있을 뿐입니다.

그는 모든 거사들을 위해 법을 설명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못내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합니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써 그들을 위해 법을 설명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못내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한 뒤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나 돌아갑니다.

그는 집을 나갈 때에는 몸을 구부리거나 젖히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집을 나갈 때에 끝내 몸을 구부리지 않습니다. 그는 거리에 있으면서는 구부려 보지도 않고, 우러러보지도 않으며, 오직 곧고 바로 보아 중산에 있어서 아는 바와 보는 바에 장애가 없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모든 근(根)이 언제나 고요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원래 행이 착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마을을 나갈 때에는 몸을 구부리거나 젖히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마을을 나갈 때에 끝내 몸을 구부리지 않습니다. 그는 동산으로 들어갈 때에 끝내 몸을 구부리거나 젖히지 않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동산으로 들어갈 때에 끝내 몸을 구부리지 않습니다.

그는 점심 뒤에는 가사와 바루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는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고요히 앉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세상을 요익(饒益)하게 하기 위하여 방에 들어가 고요히 앉습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해질녘에 연좌(宴坐)에서 일어날 때에는 얼굴에 광택이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기 때문입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八종의 음성을 냅니다. 一, 심심(甚深) 二, 비마루파(毘摩樓簸) 三, 입심(入心) 四, 가애(可愛) 五, 극만(極滿) 六, 활구(活瞿) 七, 분료(分了) 八, 지(智)입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겨하며 생각하는 것으로서, 그 마음이 정(定)을 얻게 하는 것입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대중을 따라 설법하지마는 그 음성은 대중 밖에 나가지 않고 오직 가운데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법을 설명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못내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한 뒤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본 곳으로 돌아갑니다. 스승님이여, 사문 고오타마는 그 형상이 이러하며, 다만 특별히 뛰어난 것이 있어 여기에 지납니다. 어르신이여, 나는 저 사문 고오타마에게 나아가 그를 따라 범행을 배우고 싶습니다.”

바라문 범마는 말하였다.

“네 마음대로 하라.”

이에 우파라 마납은 바라문 범마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을 따라 도를 배워 구족계(具足戒)를 받아 비구를 성취하고 세존을 따라 범행 닦기를 원하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우타라 마납을 제도하여 도를 배워 구족계를 받게 하시었다. 우타라 마납을 제도하여 도를 배워 구족계를 받게 한 뒤에, 세존께서는 비데바국에 노닐으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계속해 앞으로 나아가 미틸라의 대천내림(大川㮈林)에 머무르시었다.

저 미틸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이렇게 들었다. ‘사문 고오타마라는 샤아캬족의 아들은 샤아캬 종족을 버리고 집을 나와 도를 배우고는 비데바국에 노닐으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계속 걸어서 이 미틸라의 대천내림에 머무르시는데, 그는 큰 명성이 있어 十방에 두루 들린다. 그 사문 고오타마는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호(號)한다. 그는 이 세상과 하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징험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그가 법을 연설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며 마지막도 또한 묘하여,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나타낸다. 만일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뵈옵고 존경하고 예배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면 유쾌하게 좋은 이익을 얻는다’고. ‘우리도 모두 가서 저 사문 고오타마를 뵈옵고 예배하고 공양하자’고. 그 미틸라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각각 그 권속을 데리고 미틸라를 나와 북으로 가서 대천내림에 도착하였다. 그들은 세존을 뵈옵고 예배하고 공양하려고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들은 혹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고, 혹은 부처님께 문안을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으며, 혹은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고, 혹은 멀리서 부처님을 보고는 잠자코 앉는 자도 있었다.

그 미틸라의 바라문과 거사들이 각각 제 자리에 앉자, 부처님은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못내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시었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써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못내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신 뒤에 잠자코 계시었다.

바라문 범마는 들었다. ‘사문 고오타마라는 샤아캬족의 아들은 샤아캬 종족을 버리고 집을 나와 도를 배우고는 비데바국에 노닐으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계속 걸어서 이 미틸라의 대천내림에 머무르시는데, 그는 큰 명성이 있어 十방에 두루 들린다. 그 사문 고오타마는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호한다. 그는 이 세상과 하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징험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그가 법을 연설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며 마지막도 또한 묘하여,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梵行)을 나타낸다. 만일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뵈옵고 존경하고 예배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면 유쾌하게 좋은 이익을 얻는다’고. ‘나도 이제 가서 사문 고오타마를 뵈옵고 예배하고 공양하자’고.

바라문 범마는 어자(御者)에게 분부했다.

“너는 빨리 수레를 꾸며라. 나는 이제 사문 고오타마에게로 가리라.”

어자는 분부를 받고 곧 수레를 꾸민 뒤에 돌아와 사뢰었다.

“수레를 다 꾸몄습니다. 어르신은 때를 알으소서.”

이에 범마는 지극히 아름다운 수레를 타고 미틸라를 나와 북으로 가서 대천내림에 이르러 세존을 뵈옵고, 예배하고 공양하려고 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한량이 없는 대중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계시었다. 바라문 범마는 세존께서 한량이 없는 대중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두려움이 생겼다. 이에 범마는 곧 그 자리를 피해 길 가 나무 밑으로 가서 어떤 마납에게 분부했다.

“너는 저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나를 위해 ‘거룩하신 몸은 병이 없이 건강하고 편안하시어 기거(起居)는 경편하고 기력은 한결같으십니까.’고 문안을 드려라.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라. ‘고오타마시여, 우리 스승 범마는 거룩하신 몸은 병이 없이 건강하고 편안하시어 기거는 경편하고 기력은 한결같으십니까고 문안을 드리나이다. 고오타마시여, 우리 스승 범마는 와서 사문 고오타마를 뵈옵고자 하나이다.’라고 하여라.”

이에 마납은 분부를 받고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우리 스승 범마는 ‘거룩하신 몸은 병이 없이 건강하고 편안하시어 기거는 경편하고 기력은 한결같으십니까’고 문안을 드리나이다. 고오타마시여, 우리 스승 범마는 와서 사문 고오타마를 뵈옵고자 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마납아, 바라문 범마로 하여금 안온하고 쾌락하게 하고, 하늘, 사람, 아수라, 건달바, 나찰 및 다른 모든 몸도 다 안온하고 쾌락하게 하리라. 마납아, 바라문 범마가 오고 싶으면 오라고 하라.”

이에 마납은 부처님 말씀을 잘 받아 가지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바라문 범마에게 돌아와 사뢰었다.

“스승님이여, 나는 이미 사문 고오타마에게 통했습니다. 저 사문 고오타마는 지금 스승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스승님은 그 때를 알으소서.”

바라문 범마는 곧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그의 대중들은 멀리서 바라문 범마가 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열고 옆으로 피했다. 왜냐하면, 이름과 덕망과 지식이 많기 때문이다. 바라문 범마는 그 대중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제각기 자리에 앉으시오. 나는 곧 가서 사문 고오타마를 뵈옵고자 합니다.”

이에 범마는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때에 범마의 안근(眼根)과 이근(耳根)은 상(傷)하지 않았다. 바라문 범마는 자리에 앉아 부처님 몸의 三十二상을 자세히 관찰하다가 三十상만을 보고 二상에 대해서는 의심을 가졌으나, 곧 음마장(陰馬藏)과 광장설(廣場舌)이었다. 때에 범마는 게송으로써 세존께 여쭈었다.

 

내 일찍 들은 바로는

三十二 대인상이 있다 하더니

그 중의 二상은 볼 수 없구나.

 

스승 사문 고오타마 몸에는

참으로 음마장 있다 하는가.

그것은 모든 사람 지극히 높이는 것

어떻게 사람 중에 가장 높다 하는가.

 

이제 그 미묘한 혀를 보지 못하거니

스승이여, 만일 넓고 긴 혀 있으면

원컨대 나로 하여금 보게 하소서.

 

내 지금 실로 의혹을 가졌나니

원컨대 조어(調御)하여 의혹을 풀어 주소서.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시었다.

‘이 바라문 범마는 내 몸에서 三十二상을 찾다가 그 三十상만을 보고 二상에 대해서는 의혹을 가졌으니, 곧 음마장과 광장설이다. 나는 이제 그 의혹을 풀어 주리라’고. 세존께서 그런 줄을 아시고 곧 여기상여의족(如其像如意足)을 부리셨다. 세존께서 여기상여의족을 부리시자, 바라문 범마는 세존 몸에서 음마장과 광장설을 보았다. 그 중에서 광장설이란 입에서 혀를 내면 온 얼굴을 모두 덮는 것이다. 세존께서는 여의족을 그치시고 바라문 범마를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네가 일찍 들은 바

三十二 대인상

그것은 모두 내 몸에 있어

구족하고 최상으로 또 바르나니

내게서 조어(調御) 받고 의심을 끊어

바라문아, 미묘한 믿음 내어라.

 

지극히 보고 듣기 어려운 것은

가장 위되는 정진각(正盡覺)이요

세상에 나타나기 극히 어려운 것도

가장 위되는 정진각이니

바라문아, 나는 정각(正覺)으로서

위없는 바른 법의 임금이니라.

 

바라문 범마는 이 게송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三十二 대인상을 성취하였다. 이른바 대인의 상을 성취하면 반드시 두 길이 있으니, 그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다.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四종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다스리며, 자기로 말미암아 자재하고 법다운 법왕으로서 七보를 성취한다. 그 七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로서 이것을 七보라 한다. 그는 一천의 아들을 두는데, 얼굴은 단정하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 모든 무리들을 능히 항복 받으며, 그는 이 모든 땅 내지 큰 바다까지도 다스리되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쳐 안온을 얻게 한다. 그리고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얻어 이름이 멀리 퍼져 十방에 두루 들린다’고.

이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시었다. ‘이 바라문 범마는 오랫동안 아첨함이 없고, 속임이 없으며, 하고자 하고 묻고자 하는 것은 모두 알기를 위해서요 놀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이제 그에게 매우 깊은 아비담마[阿毘曇]를 설명하리라’고. 세존께서는 그의 그런 줄을 아시고 바라문 범마를 위해 곧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이 세상에서 법을 즐김으로서

뒷세상의 요익(饒益)이 있나니

바라문아, 너는 무슨 일이나

네가 생각하는 것 뜻대로 물으라.

무엇이나 모든 것 네가 묻는 일

나는 너를 위하여 의혹 끊어주리라.

 

바라문 범마는 게송으로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이미 바라문 범마 위해

무엇이나 사뢰기 허락하셨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무슨 일이나

뜻대로 세존님께 여쭈오리라.

 

어떠한 것을 바라문이라 하고

三달(達)에는 어떠한 뜻이 있으며

무엇 때문에 무착(無着)이라 말하고

어떠한 것을 정진각이라 하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시었다.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 멸하고

간택(簡擇)하는 범행에 머물러 서며

바라문의 행을 닦아서 익히나니

이렇게 함으로써 바라문이라 한다.

 

지난 일 환히 통달해 알고

즐거움과 또 나쁜 길 보며

무명(無明)이 모두 끝나게 되나니

이것을 알아 무니[牟尼]를 세운다.

 

맑고 깨끗한 마음을 잘 알고

음욕, 성냄, 어리석음 벗어나

세 가지 밝음을 성취하나니

이렇게 함으로써 三달이라 한다.

 

착하지 않은 법을 멀리 여의고

제 一의 이치에 바르게 머물러

세상에서 제 一의 존경받나니

이렇게 함으로써 무착이라 한다.

 

하늘과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눈[眼]을 주고 다툼을 부수어 없애며

두루 알고 현재에서 모두 보나니

이렇게 함으로서 정진각이라 한다.

 

이에 범마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자 하였다. 그 때에 대중들은 모두 동시에 큰 소리로 외치기를 ‘사문 고오타마는 참으로 기특하시어,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복이 있고 큰 위신(威神)이 있다. 왜 그러냐 하면 이 미틸라국에 있는 바라문이나 거사 중에서 바라문 범마가 그 태어남이 청정하여 七대 동안 그 부모는 종족을 끊이지 않고 대대로 나쁜 일이 없었다. 그런데, 그는 사문 고오타마를 위하여 지극히 공손하여 존경하고 예배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기 때문이다. 사문 고오타마는 참으로 기특하시다.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이 미틸라국에 있는 바라문이나 거사 중에서는 바라문 범마가 학문이 가장 제일로서, 그는 널리 들어 모두 가지고, 四베다를 환히 외워 인연(因緣), 정문(正文), 희(戱), 오구설(五句設)을 깊이 통달하였다. 그런데, 그는 사문 고오타마를 위하여 지극히 공손하여 존경하고 예배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기 때문이다.

사문 고오타마는 참으로 기특하시어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이 미틸라국에 있는 바라문이나 거사 중에서는 바라문 범마가 재물이 가장 제일로서, 그는 지극히 큰 부자로 재산이 한량이 없고, 목축과 산업은 헤아릴 수 없으며, 봉호(封戶)와 식읍(食邑)의 여러 가지가 구족하고, 먹을 것이 풍족하여 미틸라와 거기서 나는 물의 초목까지도 마가다왕 미생원(未生怨)이 비데바 아들은 특히 범봉(梵封)을 주었었다. 그런데, 그는 사문 고오타마를 위하여 지극히 공손하여 존경하고 예배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기 때문이다. 사문 고오타마는 참으로 기특하시어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이 미틸라국에 있는 바라문이나 거사 중에서는 바라문 범마가 오래 살기로 가장 제일로서, 그는 극히 큰 장로(長老)로 수명이 구족하여 나이 백 二十六세나 된다. 그런데, 그는 사문 고오타마를 위하여 지극히 공손하여 존경하고 예배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로서 대중들의 생각하는 바를 알으시고 바라문 범마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만두라, 바라문이여, 다만 마음이 기쁘면 족하니라. 돌아가 다시 자리에 앉아라. 너를 위해 설법하리라.”

바라문 범마는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마음을 내게 하고 못내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시었다.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마음을 내게 하고 못내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신 뒤에는 모든 부처님의 법과 같이 먼저 단정법(端正法)을 연설하시매 듣는 이들이 모두 즐겨하고 기뻐하였다.

이른바 보시(布施)를 말씀하시고, 계를 말씀하시며, 하늘에 나는 법을 말씀하시고, 욕심을 재환(災患)이라 꾸짖으시고, 나고 죽음을 더러움이라 하시어 욕심이 없음을 묘한 도(道)의 희고 깨끗함이라 하시었다. 말씀을 마치시자,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즐겨하고 기뻐하는 마음, 두루 만족하는 마음, 부드럽고 연한 마음, 견디고 참는 마음, 위로 오르는 마음, 한결같은 마음, 의욕이 없는 마음, 덮임이 없는 마음이 있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받을 만한 능력이 있음을 아시었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르고 종요로운 법, 곧 고(苦), 습(習), 멸(滅), 도(道)를 갖추어 설명하시었다. 바라문 범마는 그 자리에서 고, 습, 멸, 도의 四성제(聖諦)를 보았다. 마치 흰 천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범마는 그 자리에서 고, 습, 멸, 도의 四성제를 보았다.

이에 범마는 법을 보아 법을 얻고, 희고 깨끗한 법을 깨달아 의심을 끊고, 의혹을 넘어 다시는 달리 높일 이가 없고, 또한 남을 의지하지 않으며, 아무 망설임이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러 세존의 법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부터 부처님과 법과 및 비구승에게로 돌아가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오늘부터 몸이 마치도록 귀의하여 목숨을 마칠 때까지 이르겠나이다.”

때에 바라문 범마는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내일은 비구들과 함께 저의 초대를 받아 주소서.”

세존께서는 바라문 범마를 위하여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시었다. 바라문 범마는 세존께서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심을 알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자, 곧 그 날 밤으로 지극히 맛난 반찬과 갖가지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였다. 준비를 마치고는 이른 아침에 자리를 펴고 때가 되어 외쳤다.

“세존이시여, 음식은 이미 다 준비되었나이다. 세존께서는 때를 알으소서.”

이에 세존께서는 밤을 지내시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시고 비구들을 데리고 세존은 앞에 서서 바라문 범마 집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시고 앉으시었다. 바라문 범마는 세존과 비구들이 자리에 앉아 고요해지자, 몸소 손 씻을 물을 돌리고, 맛난 반찬과 갖가지 풍성한 음식을 손수 분별하여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바루를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리고는 작은 평상을 가져다 앉아 주원(呪願)을 받자왔다. 바라문 범마가 자리에 앉자,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주원을 말씀하시었다.

 

불[火]에 비는 것 제일의 재(齋)요

통(通)하는 음성음 모든 음성 근본이요

임금은 사람 중의 가장 높은 이

바다는 강물의 제일이 되며

달은 모든 별 중에 가장 밝지만

밝게 비춤 해보다 더한 것 없네.

 

상, 하와 四유(維)와 모든 방위와

또 일체의 모든 세간과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부처가 가장 제일이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바라문 범마를 위해 주원을 말씀하신 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시었다.

세존께서는 미틸라국에서 며칠을 지내신 뒤에 가사를 챙기고, 바루를 가지고 노닐기를 계속해 앞으로 나아가 사위국에 이르러 승림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이 때에 많은 비구들은 사위국에서 밥을 빌다가, 저 미틸라의 바라문 범마가 게송으로 부처의 어떤 일을 묻고는 곧 목숨을 마쳤다는 말 들었다. 그들은 밥을 마친 뒤 오후에 가사와 바루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많은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와 바루를 가지고 사위국으로 들어가 밥을 빌다가, 저 미틸라의 바라문 범마가 게송으로 부처님의 어떤 일을 묻고는 곧 목숨을 마쳤다는 말 들었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는 어느 곳으로 가서 어디서 날 것이며, 그 뒷세상은 어떠하겠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바라문 범마는 지극히 큰 이익이 있다. 그는 마지막에 법을 알았고 법 때문에 나를 성가시게 하지 않았다. 비구들이여, 바라문 범마는 五하분결(下分結)이 다해 거기서 태어나 열반을 얻고, 다시는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어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 범마는 아나함을 얻을 것이라고 기별(記別)을 주시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바라문 범마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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