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55권
202. 지재경(持齋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동원 녹자모강당(東園鹿子母講堂)에 계시었다. 그 때에 녹자모 비사아카아[毘舍佉]는 이른 아침에 목욕하고 희고 깨끗한 옷을 입고, 며느리들을 데리고 권속들에게 둘러싸이어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물으시었다.
“거사 부인이여, 지금 목욕하였느냐.”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재(齋)를 가지고 있나이다. 선서시여, 저는 지금 재를 가지고 있나이다.”
“거사 부인이여, 지금 어떠한 재를 가지느냐. 재에는 三종이 있으니 어떤 것이 三인가. 一은 소를 놓는[妨牛兒]재요, 二는 니간타[尼犍]재며, 三은 거룩한 八지(支)의 재니라. 거사 부인이여, 어떤 것을 소를 놓는 재라 하는가. 만일 소를 놓을 때에는 아침에는 늪 가운데 높았다가 저녁이면 몰고 마을로 돌아온다. 그는 마을로 돌아올 때에는 ‘나는 오늘은 여기에 소를 놓았다. 내일은 저기에 소를 놓자. 나는 오늘은 여기서 소에게 물을 먹였다. 내일은 저기서 소에게 물을 먹이자. 우리 소는 지금은 여기서 잔다. 내일은 저기에 재우자.’고 생각한다. 거사 부인이여, 이와 같이 만일 어떤 사람이 재를 가질 때에 ‘나는 오늘은 이러한 밥을 먹었다. 내일은 저런 밥을 먹자. 나는 오늘은 이런 물을 마셨다. 내일은 저런 물을 마시자. 나는 오늘은 이런 음식을 먹었다. 내일은 저런 음식을 먹자.’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여기서 밤낮으로 욕심의 허물에 집착하나니, 이것을 소를 놓는 재라고 한다. 만일 이러한 소를 놓는 재를 가지면 그는 큰 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큰 결과를 얻지 못하며, 큰 공덕이 없고, 또 널리 퍼지지 않느니라.
거사 부인이여, 어떤 것을 니간타재라 하는가. 만일 집을 나가 니간타를 배우는 어떤 사람이 남에게 권하기를 ‘너는 여기서 동방으로 一백 유순(由旬)을 지나 그 밖에 중생이 있으면 그를 옹호하기 위해 칼과 막대기를 버려라. 이와 같이 남방, 서방, 북방으로 一백 유순을 지나 그 밖에 중생이 있으면 그를 옹호하기 위해 칼과 막대기를 버리라’고 하면, 이것을 그가 사람을 권하는 것이라 한다. 또 혹은 생각이 있으면 중생을 보호하고, 혹은 생각이 없으면 중생을 보호하지 말라. 너는 보름날 종해탈(從解脫)을 말할 때에는 옷을 벗고 알몸으로 동쪽을 향해 서서 말하기를 ‘내게는 부모가 없어 나는 부모를 가진 사람이 아니요, 내게는 처자가 없어 나는 처자를 가진 사람이 아니며, 내게는 노비가 없어 나는 노비의 주인이 아니다라고 말하라.’한다. 거사 부인이여, 이것은 그가 진실한 말을 권한다고 하면서 도리어 허망한 말을 권하는 것이다. 그는 날마다 그 부모를 보고 곧 ‘이는 내 부모다.’라고 생각하고, 그 부모는 날마다 그 아들을 보고 또한 곧 ‘이는 내 아들이다.’라고 생각하고, 그 처자도 또한 그를 보고 ‘이는 내 남편이다.’라고 생각하며, 그는 그 노비들을 보고 ‘이는 내 노비들이다.’라고 생각하고, 그 노비들도 또한 그를 보고 ‘이는 우리 상전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렇게 함으로서 자기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쓰려고 하니, 이것은 주어져서 쓰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니간타재라 하나니, 만일 이러한 니간타재를 가지면 그는 큰 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큰 결과를 얻지 못하며, 큰 공덕이 없고, 또 널리 퍼지지 않느니라.
거사 부인이여, 어떤 것을 거룩한 八지재라 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만일 재를 가질 때에 ‘아라한인 참 사람은 몸과 목숨을 다하여 살생(殺生)을 떠나고 살생을 끊어 칼과 막대기를 버리고, 부끄러워할 줄 알고, 자비심이 있어 일체 중생 내지 곤충까지도 편하고 이익 하게 하니, 그는 살생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버리었다. 나도 또한 몸과 목숨을 다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어 칼과 막대기를 버리고, 부끄러워할 줄 알고, 자비심이 있어 일체 중생 내지 곤충까지도 편안하고 이익 하게 하자. 그래서 살생에 있어서 내 마음을 깨끗이 버리자. 그래서 나는 이 갈래로서 아라한과 같아서 다름이 없게 되자.’고 생각하나니, 그러므로 그는 재를 말하는 것이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만일 재를 가질 때에 ‘아라한인 참 사람은 몸과 목숨을 다하여 도둑질을 떠나고 도둑질을 끊어 주어진 뒤에 가지고, 주고 가지기를 즐겨하며, 언제나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마음은 버리기를 즐겨하고, 기뻐하여 아까와함이 없고, 그 갚음을 바라지도 않으며, 도둑질로서 숨기지 않고, 마음은 능히 스스로 억누르니, 그는 도둑질에 있어 그 마음을 깨끗이 버리었다. 나도 또한 몸과 목숨을 다하여 도둑질을 떠나고 도둑질을 끊어 주어진 뒤에 가지고, 주고 가지기를 즐겨하며, 기뻐하여 아까와함이 없고, 그 갚음을 바라지도 않으며, 도둑질로서 숨기지 않고, 마음은 능히 스스로 억누르자. 그래서 도둑질에서 내 마음을 깨끗이 버리자. 그래서 나는 이 갈래로서 아라한과 같아서 다름이 없게 되자.’고 생각하나니, 그러므로 그는 재를 말하는 것이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 ‘아라한인 참 사람은 몸과 목숨을 다하여 범행이 아닌 것을 떠나고, 범행이 아닌 것을 끊어 범행을 닦고, 지극한 정성으로 마음이 깨끗하여 나쁜 냄새와 더러움이 없으며, 탐욕을 떠나고 음욕을 끊었으니, 그는 범행이 아닌 것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버리었다. 나도 오늘과 오늘밤은 범행이 아닌 것을 떠나고, 범행이 아닌 것을 끊어 범행을 닦고, 지극한 정성으로 마음이 깨끗하여 나쁜 냄새와 더러움이 없으며, 탐욕을 떠나고 음욕을 끊어 범행이 아닌 것에 있어 내 마음을 깨끗이 버리자. 그래서 나는 이 갈래로서 아라한과 같아서 다름이 없게 되자.’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는 재를 말하는 것이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 ‘아라한인 참 사람은 몸과 목숨을 다하여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어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즐겨하며, 진실에 머물러 남의 신용을 받고, 세상을 속이지 않으니, 그는 거짓말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버리었다. 나도 또한 몸과 목숨을 다하여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어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즐겨하며, 진실에 머물러 남의 신용을 받고, 세상을 속이지 않아서, 거짓말에 있어서 내 마음을 깨끗이 버리자. 그래서 나는 이 갈래로서 아라한과 같아서 다름이 없게 되자.’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는 재를 말하는 것이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 ‘아라한인 참 사람은 몸과 목숨을 다하여 술의 방탕을 떠나고 술의 방탕을 끊었으니, 그는 술의 방탕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버리었다. 나도 또한 몸과 목숨을 다하여 술의 방탕을 떠나고 술의 방탕을 끊어 술의 방탕에 있어서 내 마음을 깨끗이 버리자. 그래서 나는 이 갈래로서 아라한과 같아서 다름이 없게 되자.’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는 재를 말하는 것이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 ‘아라한인 참 사람은 몸과 목숨을 다하여 높고 넓고 큰 평상을 떠나고, 높고 넓고 큰 평상을 쓰지 않고, 혹은 낮은 평상이나 혹은 풀을 깔아 낮은 데서 앉고 눕기를 즐겨하나니, 그는 높고 큰 평상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버리었다. 나도 오늘과 오늘밤은 높고 넓고 큰 평상을 떠나고, 높고 넓고 큰 평상을 쓰지 않고, 혹은 낮은 평상이나 혹은 풀을 깔아 낮은 데서 앉고 눕기를 즐겨하여, 높고 넓고 큰 평상에 있어서 내 마음을 깨끗이 버리자. 그래서 나는 이 갈래로서 아라한과 같아서 다름이 없게 되자.’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는 재를 말하는 것이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아라한인 참 사람은 몸과 목숨을 다하여 화만(花鬘)과 영락(瓔珞), 바르는 향, 연지분, 노래와 춤, 광대놀이를 가서 보거나 듣기를 떠나고, 화만과 영락, 바르는 향, 연지분, 노래와 춤, 광대놀이를 가서 보거나 듣기를 끊었으니, 그는 화만과 영락, 바르는 향, 연지분, 노래와 춤, 광대놀이를 가서 보거나 듣는 데에 있어 그 마음을 깨끗이 버리었다. 나도 오늘과 오늘밤은 화만과 영락, 바르는 향, 연지분, 노래와 춤, 광대놀이를 가서 보거나 듣기를 떠나고, 화만과 영락, 바르는 향, 연지분, 노래와 춤, 광대놀이를 가서 보거나 듣기를 끊어, 화만과 영락, 바르는 향, 연지분, 노래와 춤, 광대놀이를 가서 보거나 듣는 데에 있어서 내 마음을 깨끗이 버리자. 그래서 나는 이 갈래로서 아라한과 같아서 다름이 없게 되자.’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는 재를 말하는 것이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 ‘아라한인 참 사람은 몸과 목숨을 다하여 때가 아닌 때의 음식을 떠나고, 때가 아닌 때의 음식을 끊어, 하루 한 끼를 먹고 밤에는 먹지를 않아 제 때에 먹기를 즐기니, 그는 때가 아닌 때의 음식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버리었다. 나도 오늘과 오늘밤은 때가 아닌 때의 음식을 떠나고, 때가 아닌 때의 음식을 끊어, 하루 한끼를 먹고 밤에는 먹지 않아 제 때에 먹기를 즐겨하여, 때가 아닌 때의 음식에 있어서 내 마음을 깨끗이 버리자. 그래서 나는 이 갈래로서 아라한과 같아서 다름이 없게 되자.’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는 재를 말하는 것이니라.
그는 이 거룩한 八지재를 행한 뒤에는 그 위에 다시 五법을 닦아 익힌다. 어떤 것을 五라 하는가.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여래를 생각한다. 곧 ‘세존은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부른다.’ 그는 이렇게 여래를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여래를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다. 비유하면 사람의 머리에 때가 있을 때 고택(膏澤), 변질한 기름과 더운물과 사람의 힘으로 그것을 씻기 때문에 그가 곧 깨끗하게 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여래를 생각한다. 곧 ‘세존은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부른다.’ 그는 이렇게 여래를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여래를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깨끗한 재를 가지고, 깨끗한 이와 삼께 모이며, 깨끗한 이를 인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마음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라 하느니라.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바른 법을 생각한다. 곧 ‘이 법은 세존께서 잘 말씀한 것으로서 사리에 지극하여 언제나 변하지 않고, 바른 지혜로 아신 것이요, 바른 지혜로 보신 것이며, 바른 지혜로 깨달으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법을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마치 사람의 몸에 깨끗하지 못한 때가 있을 때 밀기울과 가루비누와 더운물과 사람의 힘으로 그것을 씻기 때문에 그 몸은 곧 깨끗하게 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법을 생각한다. 곧 ‘이 법은 세존께서 잘 말씀하신 것으로서 사리에 지극하여 언제나 변함이 없고, 바른 지혜로 아신 것이요, 바른 지혜로 보신 것이며, 바른 지혜로 깨달으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법을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이것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법의 재를 가지고, 법과 함께 모이며, 법을 인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하고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라 하느니라.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대중들을 생각한다. 곧 ‘세존의 제자 대중들은 잘 한 곳으로 나아가고, 소박하고 순직하며 종요로움을 행하고 좋은 결과를 닦는다. 여래의 대중 가운데에는 길로 <아라한>인 참 사람으로 나아가는 사람, <아라한>의 결과를 얻은 사람, <아나함>으로 나아가는 사람, <아나함>의 결과를 얻은 사람, <사타함>으로 나아가는 사람, <사타함>의 결과를 얻은 사람, <수타원>으로 나아가는 사람, <수타원>의 결과를 얻은 사람들이 있다. 이것을 四쌍(雙), 八배(輩)의 거룩한 선비라 하며, 이것을 세존의 제자 대중으로서 계(戒), 정(定), 혜(慧)와 해탈(解脫),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성취하여 부를 만하고 청할만하며, 공양할 만하고 받들어 섬길 만하며, 공경하고 존중할 만하여, 천상과 인간의 좋은 복밭이 된다.’ 그는 이렇게 대중을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대중을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하고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사람의 옷에 더러운 때가 있을 때 잿물과 콩깍지, 가루비누, 더운 물, 사람의 힘으로 씻기 때문에 그것이 깨끗해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대중들을 생각한다. 곧 ‘세존의 제자 대중들은 잘 한 곳으로 나아가고 소박하고 순직하며, 종요로움을 행하고 좋은 결과를 닦는다. 여래의 대중 가운데에는 실로 아라한인 참 사람으로 나아가는 사람, 아라한의 결과를 얻은 사람, 아나함으로 나아가는 사람, 아나함의 결과를 얻은 사람, 사타함으로 나아가는 사람, 사타함의 결과를 얻은 사람, 수타원으로 나아가는 사람, 수타원의 결과를 얻은 사람들이 있다. 이것을 四쌍, 八배의 거룩한 선비라 하며, 이것을 세존의 제자 대중으로서 청할 만하고, 공양할 만하며, 받들어 섬길 만하며, 공경하고 존중할 만하여, 곧 천상과 인간의 좋은 복밭이 된다.’ 그는 이렇게 대중을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대중을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대중의 재를 가지고 대중과 함께 모이며 대중을 인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라 하느니라.
다시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자성(自性)의 계를 생각한다. 곧 ‘이 계는 이지러지지도 않고 뚫어지지도 않으며, 거칠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으며, 지극히 넓고 지극히 커서 그 갚음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칭찬하는 것으로서 잘 갖추고 잘 나아가며, 잘 받고 잘 가져야 한다.’
그는 이렇게 자성의 계를 성취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계를 인하기 때문에 제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거울에 때가 묻어 깨끗지 않은 때 돌로 갈아 빛내고 사람의 힘으로 닦으면 곧 맑고 깨끗하게 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자성의 계를 생각한다. 곧 ‘이 계는 이지러지지도 않고 뚫어지지도 않으며, 거칠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으며, 지극히 넓고 지극히 커서 그 갚음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것은 지혜로운 사람의 칭찬하는 바로서 잘 갖추고 잘 나아가며, 잘 받고 잘 가져야 한다.’ 그는 이렇게 자성의 계를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계를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계의 재를 가지고 계와 함께 모이며 계를 인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는 것이라 하느니라.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모든 하늘을 생각한다. 곧 ‘진실로 四왕천(王天)이 있다. 저 하늘이 만일 믿음을 성취함으로서 여기서 목숨이 끝나 저기서 나게 되었다면, 내게도 또한 그런 믿음이 있다. 저 하늘이 만일 계와 지식, 보시, 슬기를 성취함으로서 여기서 목숨이 끝나 저기서 나게 되었다면, 내게도 또한 그런 계와 지식, 보시, 슬기가 있다. 진실로 삼십 삼천, 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락천이 있다. 저 하늘들이 만일 믿음을 성취함으로서 여기서 목숨이 끝나 저기서 나게 되었다면 내게도 또한 그런 믿음이 있다. 저 하늘들이 만일 계와 지식, 보시, 슬기를 성취함으로서 여기서 목숨이 끝나 저기서 나게 되었다면, 내게도 또한 계와 지식, 보시, 슬기가 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또 모든 하늘들의 믿음과 계, 지식, 보시, 슬기를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거사 부인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모든 하늘을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고요하고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다.
마치 훌륭한 빛을 가진 금에 더러운 때가 생길 때에는 불로서 떨고 쇠망치로 두드리며 붉은 흙과 사람의 힘으로 갈고 닦고 빛내면 그것은 곧 밝고 깨끗하게 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만일 재를 가질 때에는 모든 하늘을 생각한다. 곧 ‘진실로 四왕천이 있다. 저 하늘들이 만일 믿음을 성취함으로서 이 목숨이 끝나 저기서 나게 된다면, 내게도 또한 그런 믿음이 있다. 저 하늘들이 만일 계와 지식, 보시, 슬기를 성취함으로서 여기서 목숨이 끝나 저기서 나게 된다면, 내게도 또한 그런 계와 지식, 보시, 슬기가 있다. 진실로 삼십 삼천과 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락천이 있다. 저 하늘들이 만일 믿음을 성취함으로서 여기서 목숨이 끝나 저기서 나게 된다면, 내게도 또한 그런 믿음이 있다. 저 하늘들이 만일 계와 지식, 보시, 슬기를 성취함으로서 여기서 목숨이 끝나 저기서 나게 된다면 내게도 또한 그런 계와 지식, 보시, 슬기가 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또 모든 하늘들이 계와 지식, 보시, 슬기를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생각이 있으면 그는 곧 그것을 멸할 수 있고, 그가 가진 악해서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도 또한 멸할 수 있느니라.
거사 부인이여, 만일 이러한 거룩한 八지재를 행하면 저 十六 큰 나라, 이른바 一은 앙가(鴦迦), 二는 마가다[摩竭陀], 三은 카아시[迦尸], 四는 코오살라[拘薩羅], 五는 쿠루[拘樓], 六은 판챠알라[般闍羅], 七은 앗사카[攝阿見], 八은 아봔티(阿和檀提), 九는 체티[枝提], 十은 봣지[跋耆], 十一은 봠사[跋蹉], 十二는 발라(跋羅), 十三은 소마(蘇摩), 十四는 수우라세나[蘇羅吒], 十五는 유니(喩尼), 十六은 캄보쟈[劍浮] 등, 이 모든 나라에 있는 돈, 금, 은, 마니, 진주, 유리, 양가(壤伽), 벽옥, 산호, 유소(留邵), 비류(鞞留), 비륵(鞞勒), 마노(瑪瑙), 대연(蝳蜎), 적석(赤石), 선주(旋珠)들을 설사 어떤 사람이 거기서 왕이 되어 마음대로 쓰더라도 그 일체는 비구가 거룩한 八지재를 가지는 데 비한다면 十六분의 一의 가치도 없다. 거사 부인이여, 그러므로 나는 인간의 왕도 천상의 즐거움보다는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의 五十년이라면 이것은 四왕천의 一주야(晝夜)다. 三十 주야를 한 달로 하고 열 두 달을 한 해로 하여 이렇게 五백년 한 것이 四왕천의 수명이다. 거사 부인이여, 거기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니, 만일 큰 종족(種族)의 남자나 여자가 이 거룩한 八지재를 가지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저 四왕천에 난다. 거사 부인이여, 그러므로 인간의 왕도 천상의 즐거움보다는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의 백년이라면 이것은 삼십 삼천의 一주야다. 이 三十 주야를 한 달로 하고 열 두달을 한 해로 하여 이렇게 천 년 한 것이 삼십 삼천의 수명이다. 거사 부인이여, 거기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니, 만일 큰 종족의 남자나 여자가 이 거룩한 八지재를 가지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저 삼십 삼천에 난다. 거사 부인이여, 그러므로 나는 인간의 왕도 천상의 즐거움보다는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의 二백년이라면 이것은 염마천의 一주야다. 이 三十주야를 한 달로 하고 열 두달을 한 해로 하여 이렇게 二천년 한 것이 염마천의 수명이다. 거사 부인이여, 거기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니, 만일 큰 종족의 남자나 여자가 이 거룩한 八지재를 가지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저 염마천에 난다. 거사 부인이여, 그러므로 나는 인간의 왕도 천상의 즐거움보다는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의 四백년이라면 이것은 도솔천의 一주야다. 이 三十 주야를 한 달로 하고 열 두 달을 한 해로 하여 이렇게 四천년 한 것이 도솔천의 수명이다. 거사 부인이여, 거기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니, 만일 큰 종족의 남자나 여자가 이 거룩한 八지재를 가지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저 도솔천에 난다. 거사 부인이여, 나는 그러므로 인간의 왕도 천상의 즐거움보다는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의 八백년이라면 이것은 화락천의 一주야다. 이 三十 주야를 한 달로 하고 열 두달을 한 해로 하여 이렇게 八천 년 한 것이 화락천의 수명이다. 거사 부인이여, 거기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니, 만일 큰 종족의 남자나 여자가 이 거룩한 八지재를 가지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저 화락천에 난다. 거사 부인이여, 그러므로 나는 인간의 왕도 천상의 즐거움보다는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의 천 六백년이라면 이것은 타화락천의 一주야다. 이 三十주야를 한 달로 하고 열 두달을 한 해로 하여 이렇게 一만 六천년을 한 것이 타화락천의 수명이다. 거사 부인이여, 거기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니, 만일 큰 종족의 남자나 여자가 이 거룩한 八지재를 가지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저 타화락천에 나느니라.”
이에 녹자모 비사아카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거룩한 八지재는 참으로 기이하고 기특하나이다. 그것은 큰 이익과 큰 결과가 있고, 큰 공덕이 있으며, 넓게 퍼짐이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거룩한 八지재를 가지고 그 일의 힘을 따라 보시하여 복을 닦겠나이다.”
녹자모는 부처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가진 뒤에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녹자모 비사아카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203. 포리다경(哺利多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알란다[那難大]국에 노닐으시면서 파아바아리캄바[波和利㮈]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포탈리야[哺利多] 거사는 희고 깨끗한 옷을 입고, 흰 수건으로 머리를 싸고, 지팡이를 짚고, 일산을 들고, 세속 신을 신고, 집에서 집으로, 동산으로 동산으로, 숲에서 숲으로 두루 돌아 거닐다가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을 만나면, 곧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아셔야 합니다. 나는 세속을 떠나고 세속을 끊어 모든 세속 일을 버렸습니다.”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부드럽고 화한 말로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포탈리야여, 당신은 세속을 떠나고 세속을 끊어 모든 세속 일을 버렸습니다.”
포탈리야 거사는 두루 돌아 거닐어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문안드리고, 부처님 앞에서 지팡이를 짚고 섰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거기 자리가 있으니 앉고 싶으면 앉으라.”
포탈리야 거사는 여쭈었다.
“고오타마여, 그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말을 옳지 않습니다. 나는 세속을 떠나고 세속을 끊어 모든 세속 일을 버렸습니다. 그런데 사문 고오타마는 어떻게 나를 거사라 부릅니까.”
세존께서는 대답하시었다.
“너는 겉모양이 거사와 같다. 그래서 나는 너를 거사라고 부른다. 거사여, 자리가 있으니 앉고 싶으면 앉으라.”
세존께서는 거듭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자리가 있으니 앉고 싶으면 앉으라.”
거사도 또한 재삼 여쭈었다.
“고오타마여, 그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말을 옳지 않습니다. 나는 세속을 떠나고 세속을 끊어 모든 세속 일을 버렸습니다. 그런데 사문 고오타마는 어떻게 나를 거사라 부릅니까.”
세존께서는 대답하시었다.
“너는 겉모양이 거사와 같다. 그래서 나는 너를 거사라고 부른다. 거사여, 자리가 있으니 앉고 싶으면 앉으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이윽고 물으시었다.
“너는 어떻게 세속을 떠나고 세속을 끊어 모든 세속 일을 버리었는가.”
“고오타마여, 나는 우리 집 재산 전부를 아이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하는 일없이 구함이 없이 놀고 있으며, 오직 거기 가서 밥을 먹고 목숨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는 세속을 떠나고 세속을 끊어 모든 세속 일을 버리었습니다.”
“거사여,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서는 그렇게 세속 일을 끊지 않는다. 거사여,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에는 세속 일을 끊는 여덟 가지 일이 있느니라.”
이에 포탈리야 거사는 지팡이를 버리고, 일산을 물리치고, 또 세속 신을 벗은 뒤에 부처님께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 거룩한 법 가운데에는 어떤 여덟 가지 세속을 끊는 일이 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는 데에 의지하고, 도둑질을 떠나고 도둑질을 끊는 데에 의지하며,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는 데에 의지하고,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는 데에 의지하며, 탐착(貪着)이 없고 탐착을 끊는 데에 의지하고, 해침과 성냄이 없고 해침과 성냄을 끊는 데에 의지하며,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가 없고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를 끊는 데에 의지하고, 기운이 왕성한 거만이 없고 기운이 왕성한 거만을 끊는 데에 의지한다.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는 데에 의지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살생하는 자는 반드시 현세와 후세의 나쁜 갚음을 받는다. 만일 내가 살생하면 곧 자기를 해치고 남을 속여 비방하며, 하늘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은 내게 계를 말할 것이요, 사방에서는 모두 내 나쁜 이름을 들을 것이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이와 같이 살생하면 현세와 후세의 이런 나쁜 갚음을 받는다. 나는 이제 살생을 끊는 데에 의지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나니, 이렇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는 데에 의지하느니라.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도둑질을 떠나고 도둑질을 끊는 데에 의지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도둑질하는 자는 반드시 현세와 후세의 나쁜 갚음을 받는다. 만일 내가 도둑질하면 곧 자기를 해치고 남을 속여 비방하며, 하늘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은 내게 계를 말할 것이요, 사방에서는 모두 내 나쁜 이름을 들을 것이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이와 같이 도둑질하면 현세와 후세의 이런 나쁜 갚음을 받는다. 나는 이제 도둑질을 떠나고 도둑질을 끊는 데에 의지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도둑질을 떠나고 도둑질을 끊는 데에 의지하나니, 이렇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도둑질을 떠나고 도둑질을 끊는 데에 의지하느니라.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는 데에 의지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사음하는 자는 반드시 현세와 후세의 나쁜 갚음을 받는다. 만일 내가 사음하면 곧 자기를 해치고 남을 속여 비방하며, 하늘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은 내게 계를 말할 것이요, 사방에서는 모두 내 나쁜 이름을 들을 것이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이와 같이 사음하면 현세와 후세의 이런 나쁜 갚음을 받는다. 나는 이제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는 데에 의지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는 데에 의지하나니, 이렇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사음을 떠나고 사음을 끊는 데에 의지하느니라.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는 데에 의지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거짓말하는 자는 반드시 현세와 후세의 나쁜 갚음을 받는다. 만일 내가 거짓말하면 곧 자기를 해치고 남을 속여 비방하며, 하늘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은 내게 계를 말할 것이요, 사방에서는 모두 내 나쁜 이름을 들을 것이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이와 같이 도둑질하면 현세와 후세의 이런 나쁜 갚음을 받는다. 나는 이제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는 데에 의지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는 데에 의지하나니, 이렇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는 데에 의지하느니라.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탐착이 없고 탐착을 끊는 데에 의지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탐착 하는 자는 반드시 현세와 후세의 나쁜 갚음을 받는다. 만일 내가 탐착 하면 곧 자기를 해치고 남을 속여 비방하며, 하늘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은 내게 계를 말할 것이요, 사방에서는 모두 내 나쁜 이름을 들을 것이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이와 같이 탐착 하면 현세와 후세의 이런 나쁜 갚음을 받는다. 나는 이제 탐착이 없고 탐착을 끊는 데에 의지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탐착이 없고 탐착을 끊는 데에 의지하나니, 이렇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탐착이 없고 탐착을 끊는 데에 의지하느니라.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해치고 성냄이 없고, 해치고 성냄을 끊는 데에 의지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해치고 성내는 자는 반드시 현세와 후세의 나쁜 갚음을 받는다. 만일 내가 해치고 성내면 곧 자기를 해치고 남을 속여 비방하며, 하늘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은 내게 계를 말할 것이요, 사방에서는 모두 내 나쁜 이름을 들을 것이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이와 같이 해치고 성내면 현세와 후세의 이런 나쁜 갚음을 받는다. 나는 이제 해치고 성냄이 없고, 해치고 성냄이 없는 데에 의지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해치고 성냄이 없고, 해치고 성냄을 끊는 데에 의지하나니, 이렇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해치고 성냄이 없고, 해치고 성냄을 끊는 데에 의지하느니라.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가 없고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를 끊는 데에 의지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가 있는 자는 반드시 현세와 후세의 나쁜 갚음을 받는다. 만일 내게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가 있으면 곧 자기를 해치고 남을 속여 비방하며, 하늘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은 내게 계를 말할 것이요, 사방에서는 모두 내 나쁜 이름을 들을 것이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이와 같이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가 있으면 반드시 이런 현세와 후세에 나쁜 갚음을 받는다. 나는 이제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가 없고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를 끊는 데에 의지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가 없고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를 끊는 데에 의지하나니, 이렇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가 없고 미워하고 질투하는 번뇌를 끊는 데에 의지하느니라.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기운이 왕성한 거만이 없고 기운이 왕성한 거만을 끊는 데에 의지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기운이 왕성한 거만이 있는 자는 반드시 현세와 후세에 나쁜 갚음을 받는다. 만일 내게 기운이 왕성한 거만이 있으면 곧 자기를 해치고 남을 속여 비방하며, 하늘과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은 내게 계를 말할 것이요, 사방에서는 모두 내 나쁜 이름을 들을 것이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이와 같이 기운이 왕성한 거만이 있으면, 현세와 후세에 이런 나쁜 갚음을 받는다. 나는 이제 기운이 왕성한 거만이 없고 기운이 왕성한 거만을 끊는 데에 의지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기운이 왕성한 거만이 없고 기운이 왕성한 거만을 끊는 데에 의지하나니, 이렇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기운이 왕성한 거만이 없고 기운이 왕성한 거만을 끊는 데에 의지하나니 거사여, 이것을 우리 거룩한 법률 가운데에 있는 세속을 끊는 여덟 가지 일이라 하느니라.”
거사는 여쭈었다.
“고오타마여, 그 거룩한 법 가운데에는 다만 세속 일을 끊는 그런 것만이 있고, 다시 다른 것은 없나이까.”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에는 세속 일을 끊는 일, 이것만이 아니요, 다시 세속 일을 끊는 여덟 가지가 있어 몸으로 징험하게 되느니라.”
포탈리야 거사는 이 말씀을 듣고 곧 흰 수건을 벗은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그 거룩한 법 가운데에는 다시 어떤 여덟 가지가 있어 세속 일을 끊어 몸으로 징험하게 되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거사여, 마치 어떤 개가 굶주리고 여위어 푸주간에 가면 백정이나 백정의 제자는 깨끗이 살을 도려내고 그 뼈다귀를 개에게 던져 준다. 개는 그 뼈다귀를 얻어 가지고 여기 저기 물어뜯다가 입술을 찢고 이가 빠지며 혹은 목구멍을 상한다. 그러나 그 개는 그것으로 굶주림을 채우지 못하는 것과 같이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또한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이 많아서 많은 재환(災患)이 있다. 마땅히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만일 여기 욕심을 버리고 악해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면 이른바 이 일체 세간의 음식은 길이 다하여 남음이 없을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닦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니라.
거사여, 또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고깃덩이가 땅에 떨어져 있을 때에 혹은 까마귀나 솔개가 그것을 차고 가면 다른 까마귀나 솔개가 그것을 쫓아간다. 거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이 까마귀나 솔개가 그 조그마한 고깃덩이를 빨리 버리지 않으면 다른 까마귀나 솔개가 쫓아오겠는가.”
“그러하나이다, 고오타마여.”
“거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까마귀나 솔개가 그 조그마한 고깃덩이를 빨리 버리더라도 다른 까마귀나 솔개가 쫓아오겠는가.”
“아닙니다, 고오타마시여.”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또한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아서 많은 재환이 있다. 마땅히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만일 여기 욕심을 버리고 악해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면 이른바 이 일체 세간의 음식은 길이 다하여 남음이 없을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닦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느니라.
거사여, 또 마치 어떤 사람이 손에 횃불을 잡고 바람을 향해 가는 것과 같나니 거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이 사람이 그 횃불을 빨리 버리지 않으면 반드시 그 손이나 몸뚱이나 다른 곳을 데겠는가.”
“그러하나이다, 고오타마여.”
“거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이 사람이 빨리 그 횃불을 버리더라도 그 손이나 몸뚱이나 다른 곳을 데겠는가.”
“아닙니다, 고오타마여.”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또한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아서 많은 재환이 있다. 마땅히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만일 여기 욕심을 버리고 악해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면 이른바 이 일체 세간의 음식은 길이 다하여 남음이 없을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닦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느니라.
거사여, 또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불구덩이가 있어, 그 안에는 불이 가득 찼으나 연기나 불꽃은 없는 것과 같다. 만일 어리석지도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며, 정신이 돌지도 않아서 스스로 본 마음에 머물러 자유자재하면서 즐거움을 좋아하고 괴로움을 피하고, 괴로움을 몹시 미워하며,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몹시 미워하는 어떤 사람이 온 것과 같나니 거사여,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은 과연 그 불구덩이에 들어가겠는가.”
“아닙니다, 고오타마여. 무슨 까닭인가. 그는 그 불구덩이를 보고는 곧 ‘만일 불구덩이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을 것은 의심이 없다. 설사 죽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결정코 지극한 고통을 받을 것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불구덩이를 보고는 곧 거기서 멀리 떠나기를 생각하고, 그것을 버리기를 구하고 원할 것입니다.”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또한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아서 많은 재환이 있다. 마땅히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만일 여기 욕심을 버리고 악해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면 이른바 이 일체 세간의 음식은 길이 다하여 남음이 없을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닦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느니라.
거사여,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독사가 있어 지극히 모질고 지극히 독하여 시꺼먼 빛이 매우 무서운 것과 같다. 만일 어리석지도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며, 정신이 돌지도 않아서 스스로 본 마음에 머물러 자유자재하면서 즐거움을 좋아하고 괴로움을 피하고, 괴로움을 몹시 미워하며,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몹시 미워하는 어떤 사람이 온 다면 거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이 사람은 과연 그 손과 몸뚱이의 다른 곳을 주면서 나를 물으라 하겠는가.”
“아닙니다, 고오타마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는 독사를 보고는 곧 ‘만일 내가 손이나 몸뚱이의 다른 곳을 주어 독사가 물게 한다면 반드시 죽을 것은 의심이 없다. 설사 죽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결정코 지극한 고통을 받을 것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독사를 보고는 곧 거기서 멀리 떠나기를 생각하고, 그것을 버리기를 구하고 원할 것입니다.”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또한 ‘욕심은 독사와 같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독사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아서 많은 재환이 있다. 마땅히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만일 여기 욕심을 버리고 악해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면 이른바 이 일체 세간의 음식은 길이 다하여 남음이 없을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닦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느니라.
거사여, 또 마치 어떤 사람이 꿈에 五욕(欲)을 구족하여 스스로 즐기다가 그가 깬 뒤에는 하나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나니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또한 ‘욕심은 꿈과 같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꿈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아서 많은 재환이 있다. 마땅히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만일 여기 욕심을 버리고 악해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면 이른바 이 일체 세간의 음식은 길이 다하여 남음이 없을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닦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느니라.
거사여, 또 마치 어떤 사람이 오락의 도구를 빌리는 것과 같나니, 그가 혹은 궁전, 누각, 동한, 목욕못, 혹은 코끼리, 말, 수레, 혹은 비단과 무명옷, 혹은 가락지, 팔찌, 영락, 목걸이, 금, 화만, 명의(明衣), 상복(上腹)을 빌렸을 때에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모두 찬탄하기를 ‘이처럼 좋고 이처럼 유쾌하다. 만일 재물이 있으면 응당 이처럼 스스로 즐겨야 할 것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그 본래 물건 주인은 자기 마음대로 빼앗고, 혹은 사람을 시켜 빼앗게 한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모두 말하기를 ‘저 물건을 빌린 사람은 실은 사람을 속인 것으로서 빌린 것이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 본래 물건 주인은 자기 마음대로 빼앗고, 사람을 시켜 빼앗고자 하면 그는 곧 자기 마음대로 빼앗고, 사람을 시켜 빼앗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또한 ‘욕심은 빌린 물건과 같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빌린 물건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아서 많은 재환이 있다. 마땅히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만일 여기 욕심을 버리고 악해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면 이른바 이 일체 세간의 음식은 길이 다하여 남음이 없을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닦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느니라.
거사여, 또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과일나무가 있어 이 나무에는 언제나 곱고 아름다운 과일이 많이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굶주리고 고달파 그 과일을 먹고자 하였다. 그는 ‘이 나무에는 언제나 곱고 아름다운 과일이 많이 있는 줄 안다. 나는 굶주리고 고달파 저 과일을 먹고자 한다. 그러나 이 나무 밑에는 저절로 떨어지는 과일이 없어 배불리 먹을 수도 없고, 또 가지고 돌아갈 수도 없다. 나는 나무에 올라갈 수가 있다. 나는 이제 차라리 이 나무에 올라가자.’고 생각한 뒤에 곧 올라갔다. 다시 어떤 사람이 굶주리고 고달파 그 과일을 먹고자 하여 아주 날랜 도끼를 가지고 곧 ‘이 나무에는 언제나 곱고 아름다운 과일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 나무 밑에는 저절로 떨어지는 과일이 없어 배불리 먹을 수도 없고 또 가지고 돌아갈 수도 없다. 나는 나무에 오르지도 못한다. 나는 이제 차라리 이 나무를 베어 넘기자.’고 하는 것과 같나니 거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나무 위에 있는 사람이 빨리 내려오지 않으면 나무가 땅에 쓰러질 때에는 과연 그 팔이나 몸뚱이의 다른 곳을 부르겠는가.”
“그러하나이다, 고오타마여.”
“거사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나무 위에 있는 사람이 빨리 내려오더라도 나무가 땅에 쓰러질 때에는 과연 그 팔이나 몸뚱이가 다른 곳을 부르겠는가.”
“아닙니다, 고오타마여.”
“거사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또한 ‘욕심은 나무열매와 같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나무열매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아서 많은 재환이 있다. 마땅히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만일 여기 욕심을 버리고 악해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면 이른바 이 일체 세간의 음식은 길이 다하여 남음이 없을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닦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사여, 이것을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 다시 이런 여덟 가지가 있어 세속 일을 끊어 몸으로 징험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거사여, 그는 거칠은 생각과 세밀한 생각을 쉬고 마음은 고요하여 한 마음이 되어, 거칠은 생각도 없고 세밀한 생각도 없어, 정(定)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 二선(禪)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다시 그는 이미 기쁨의 욕심을 떠나고 모든 것을 버리어 구함이 없이 노닐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몸에 즐거움을 깨닫는다. 이른바 성인의 말씀하신 거룩한 기쁨의 버림, 바른 생각, 의식(意識)의 즐거움, 공(空)이 있는 제 二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다시 그는 즐거움도 멸하고 기쁨과 근심은 본래 이미 멸하여,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아서, 즐거움의 버림과 공덕의 생각과 청정이 있는 제 四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이와 같이 정(定)한 마음이 맑고 깨끗해 더러움도 없고 괴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러 움직이지 않는 마음을 얻고, 번뇌가 다한 지혜의 신통을 닦아 익히어 몸으로 그것을 증득한다. 그래서 그는 괴로움의 참모양을 알고 이 괴로움의 원인을 알며, 이 괴로움을 멸함을 알고, 이 괴로움을 멸하는 길의 참 모양을 안다. 또 이 번뇌의 참 모양을 알고, 이 번뇌의 원인을 알며, 이 번뇌의 멸함을 알고, 이 번뇌를 멸하는 길의 참 모양을 안다. 그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아 욕심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 모양을 아느니라.”
이렇게 설법하실 때에 포탈리야 거사는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모든 <법의 눈>이 생겼다. 이에 포탈리야 거사는 법을 보아 법을 얻고, 희고 깨끗한 법을 깨달아 의심을 끊고 의혹을 지나, 다시는 달리 높일 이가 없고 다시는 남을 의지할 것 없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이미 결과를 증득해 머물러 세존의 법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부터 부처님과 법과 대중에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저는 오늘부터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르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본래를 희고 깨끗한 옷을 입고, 흰 수건으로 머리를 싸매며, 지팡이를 짚고 일산을 들고, 또 세속의 신을 신었나이다. 그리고 집에서 집으로, 동산에서 동산으로, 숲에서 숲으로 두루 돌아다니다가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을 만나면 곧 이렇게 말하였나이다. ‘나는 세속을 떠나고 세속을 끊어 모든 세속 일을 버렸습니다.’라고. 그러면 그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부드럽고 화한 말로 곧 저에게 ‘그렇습니다. 어진 포탈리야여, 당신은 세속을 떠나고 세속을 끊어 모든 세속 일을 버렸습니다.’라고 말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때에 저들은 실로 지혜가 없는데 이를 지혜 있는 곳에 편안히 머무른다 하고, 실로 지혜가 없는데 이를 제사 드리며, 또 지혜 없는데 이를 먹이고, 실로 지혜 없는데 이를 받들어 섬기기를 마치 지혜 있는 이처럼 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모든 비구들과 세존의 제자들은 실로 지혜 있는 이로서 지혜 있는 곳에 편안히 머무른다 하고, 실로 지혜 있는 이로서 제사 드리며, 또 지혜 있는 이로서 먹이고, 실로 지혜 있는 이로서 받들어 섬기기를 지혜 있는 사람다이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 부처님과 법과 대중에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오늘부터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르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전부터 믿고 존경하던 이교도(異敎徒)의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오늘부터 끊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부터 세 번 부처님과 법과 비구들에게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저는 오늘부터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르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포탈리야 거사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