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57권
207. 전모경(箭毛經) 상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에 노닐으시면서 죽림 칼란다동산에서 천 二백 五十의 큰 비구들과 함께 여름 안거를 지내시었다.그 때에 세존께서는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밥을 비시었다. 밥을 자신 뒤에 가사와 바루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으시고, 니시이다나를 어깨에 걸치고, 이교도(異敎徒)의 동산 공작림(孔雀林)으로 가시었다.
그 때에 그 공작림에는 전모(箭毛)라는 이교도가 있었다. 그는 이름과 덕망이 있는 종주(宗主)로서 여러 사람의 스승이었고,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들의 공경과 존중을 받으면서 五백명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는 대중 속에서 높고 큰 소리로 여러 가지 축생(畜生) 이야기를 시끄러이 떠들고 있었다. 이른바 왕, 도적, 싸움, 음식, 의복, 부인, 처녀, 음녀, 세상, 빈 들, 바다, 나라 백성들, 이런 것들에 대한 축생 이야기를 하며 대중들과 함께 앉아 떠들고 있었다. 이교도 전모는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그 대중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잠자코 있으라. 저기 사문 고오타마가 오신다. 저의 대중들은 언제나 침묵을 즐기고 침묵을 칭찬한다. 그가 만일 우리가 침묵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혹 여기 올는지 모른다.”
이교도 전모는 대중을 잠잠하게 하고 자기도 잠자코 있었다. 세존께서 이교도 전모가 있는 곳으로 가시자 전모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잘 오셨습니다, 사문 고오타마시여.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오랫만에 여기 오셨습니다. 이 자리에 앉으소서.”
세존께서 곧 이교도 전모가 펴 놓은 자리에 앉으시자 이교도 전모는 곧 세존께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물으시었다.
“우다아이[優陀夷]여, 아까는 무슨 일을 이야기 하였으며, 무슨 일로 여기 이렇게 모여 앉았는가.”
이교도 전모는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그 이야기는 잠깐 두소서. 그 이야기는 재미없나이다. 사문 고오타마시여, 그 이야기는 차차 들으셔도 어렵지 않습니다.”
“우다아이여, 아까는 무슨 일을 이야기 하였으며, 무슨 일로 여기 이렇게 모여 앉았는가.”
고 세존께서는 거듭 물으시었다.
“고오타마시여, 그 이야기는 잠깐 두소서. 그 이야기는 재미없습니다. 사문 고오타마시여, 그 이야기는 차차 들으셔도 어렵지 않습니다.”
고 이교도 전모도 또한 이렇게 거듭 여쭈었다. 그러다가 다시
“그러나 사문 고오타마시여, 그렇게 거듭 들으시고자 하시면 지금 곧 말하겠나이다. 고오타마시여, 우리는 코오살라[拘薩羅]국의 많은 바라문들과 함께 코오살라 학당(學堂)에 모여 앉아 이러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곧 ‘앙가(鴦伽)국, 마가다아[摩竭]국 사람들은 큰 좋은 이익이 있다. 앙가국, 마가다아국 사람들은 큰 좋은 이익을 얻었다. 그러헥 큰 복밭들이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함게 지내고 있다’고. 고오타마시여, 그 복밭이란 곧 푸라아나캇사파[不蘭迦葉]를 마한 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고오타마시여, 푸라아나캇사파는 이름과 덕망이 있는 종주로 여러 사람들의 스승이며,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의 공경과 존중을 받으면서 五백명 제자를 거느리고 있는데, 그들은 이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마칼리고오사알라[摩息迦利瞿舍利子], 산쟈벨라티풋타[裟若鞞那遲子], 니간다나아타풋타[尼犍親子], 파쿠다카챠아야나[彼復迦旃], 아지타케사캄발리[阿夷哆鷄舍釰婆利]들도 고오타마시여, 여름과 덕망이 있는 종주로서 여러 사람의 스승이며,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의 공경과 존중을 받으면서 五백명 제자를 거느리고 있는데, 모두 이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받고 있습니다.
고오타마시여, 또 아까 우리는 사문 고오타마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이름과 덕망이 있는 종주로서 여러 사람들의 스승이시며,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의 공경과 존경을 받으면서 큰 비구들 천 二백 五十인을 거느리고 있는데,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하고 계시다.’고 말하였습니다.
고오타마시여, 우리들은 다시 ‘이제 이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 중에는 그 누가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는다. 혹은 제자들에게 법의 꾸짖음은 받지 않으며, 또한 제자로서 스승을 비난하여 이분은 전연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근사하지도 않다고 말하고는 그만 그를 버리고 가는 일은 없는가.’고 생각해 봅니다. 고오타마시여, 우리는 또 ‘이 푸라아나 캇사파는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지 못하고 제자들에게 법의 꾸짖음을 받으며, 또 많은 제자들이 그를 비난하여 이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는, 곧 그만 그를 버리고 갈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고오타마시여, 옛날 푸라아나 캇사파는 자주 제자들과 함께 있으면서 손을 들고 크게 외치기를 ‘너희들은 조용하라. 아무도 너희들에게 와서 일을 묻는 사람은 없다. 너희들은 이 일을 끊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이 일을 끊을 수 있다.’고 말하지마는, 그 제자들은 그 중간에서 다시 다른 일을 이야기하노라고 스승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도 않았습니다. 고오타마시여, 우리는 또 ‘이와 같이 이 푸라아나 캇사파는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지 못하고 제자들에게 법의 꾸짖음을 들으며, 또 많은 제자들이 그를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는, 곧 그만 그를 버리고 간다. 이와 같이 마갈리고오사알라, 산쟈벨라티풋타, 니간다나아타풋타, 파쿠다카챠아야나, 아지타케사캄발리들도 또한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지 못하고 제자들에게 법의 꾸짖음을 들으며, 또 많은 제자들이 그들이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는, 곧 그만 그들을 버리고 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고오타마시여, 옛날 아지타케사캄발리는 자주 제자들과 함께 있으면서 손을 들고 크게 외치기를 ‘너희들은 조용하라. 아무도 너희들에게 와서 일을 묻는 사람은 없다. 너희들은 이 일을 끊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이 일을 끊을 수 있다.’고 말하지마는, 그 제자들은 그 중간에서 다시 다른 일을 이야기하노라고 스승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도 않았습니다. 고오타마시여, 우리는 또 ‘이와 같이 이 아지타케사캄발리는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지 못하고 제자들에게 법의 꾸짖음을 들으며, 또 많은 제자들이 그를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는, 곧 그만 그를 버리고 갈 것이다. 라고 생각하였나이다.
그러나 고오타마시여, 우리는 다시 ‘이 사문 고오타마는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고 제자들에게 법의 꾸짖음을 듣지 않으며, 또 제자들은 스승을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는, 곧 그만 그들을 버리고 가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였나이다. 고오타마시여, 옛날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자주 제자들과 함께 계시면서 백천 대중들에게 둘러싸이어 설법하였나이다. 그 중에서 어떤 사람이 코를 골면서 졸고 있을 때 다른 한 사람은 그를 보고 ‘코를 골면서 졸지 말라. 너는 세존께서 단 이슬과 같은 미묘한 법을 연설하시는 것을 듣고 싶지 않은가.’고 말하자 그 사람은 곧 잠자코 소리가 없었나이다. 고오타마시여, 우리는 또 ‘이와 같이 이 사문 고오타마는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고 제자들에게 법의 꾸짖음을 듣지 않으며, 또한 제자들이 스승을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는 곧 그만 그를 버리고 가는 일도 없다.’고 생각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일 말을 들으시고 이교도 전모에게 물으시었다.
“우다아이여, 너는 내게 몇 가지 법이 있어서 제자들로 하여금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줄로 아는가.”
이교도 전모는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고오타마에게는 五법이 있어서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줄로 아나이다. 어떤 것이 五인가.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거칠은 옷으로서 족한 줄 아시고, 거칠은 옷으로서 족한 줄 아는 것을 칭찬하시나이다. 만일 사문 고오타마께서 거칠은 옷으로써 족한 줄 아시고, 거칠은 옷으로서 족한 줄 아는 것을 칭찬하신다면, 때문에 나는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제 一의 법으로서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아나이다. 다시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거칠은 음식으로서 족한 줄 아는 것을 칭찬하나이다. 만일 사문 고오타마께서 거칠은 음식으로서 족한 줄 아시고, 거칠은 음식으로서 족한 줄 아는 것을 칭찬하신다면, 나는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제 二의 법으로서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아나이다.
다시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적게 자시면서 적게 먹는 것을 칭찬하시나이다. 만일 사문 고오타마께서 적게 자시면서 적게 먹는 것을 칭찬하신다면, 나는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제 三의 법으로서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아나이다. 다시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거칠은 평상으로서 족한 줄 아시고, 거칠은 평상으로서 족한 줄 아는 것을 칭찬하시나이다. 만일 사문 고오타마께서 거칠은 평상으로서 족한 줄 아시고, 거칠은 평상으로서 족한 줄 아는 것을 칭찬하신다면, 때문에 나는 이것을 사문 고오타마의 제 四의 법으로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아나이다.
다시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좌선(坐禪)하시면서 좌선하는 것을 칭찬하시나이다. 만일 사문 고오타마께서 좌선하시면서 좌선하는 것을 칭찬하신다면, 이것을 나는 사문 고오타마의 제 五의 법으로서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아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우다아이여, 나는 그 五법으로서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다아이여, 내가 가진 옷은 깨끗한 칼로 마름질하는데 따라 나쁜 빛깔로 물들인 것이다. 이와 같이 거룩한 옷은 나쁜 빛깔로 물들인 것이다. 우다아이여, 그런데 내 제자들은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이른바 내버린 분소의(糞掃衣)를 입으면서 ‘우리 세존께서는 거칠은 옷으로서 족한 줄 아시고, 거칠은 옷으로서 족한 줄 아는 것을 칭찬하신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다아이여, 혹 내 제자들이 거칠은 옷으로서 족한 줄을 안다고 하여 나는 칭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아니요, 또한 서로 따르는 것도 아니니라.
우다아이여, 나는 벼가 익어 껍질이 없는 여러 가지 잡곡밥을 먹는다. 우다아이여, 그런데 내 제자들은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밥을 빌어먹거나 버린 밥을 먹으면서 ‘우리 세존께서는 거칠은 음식으로서 족한 줄을 아시고, 거칠은 음식으로서 족한 줄을 아는 것을 칭찬하신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다아이여, 혹 내 제자들이 거칠은 음식으로서 족한 줄을 안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고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아니요, 또한 서로 따르는 것도 아니니라.
다시 우다아이여, 나는 벨루봐아하아라[鞞羅] 한 개만큼 밥을 먹고, 혹은 그 반개만큼 밥을 먹는다. 그런데 혹 내 제자들은 한 코사카하아라 밥을 먹고, 혹은 그 반의 밥을 먹으면서 ‘우리 세존께서는 적게 자시면서 적게 먹는 것을 칭찬하신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다아이여, 혹 내 제자들이 적게 먹는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아니요, 또한 서로 따르는 것도 아니니라.
다시 우다아이여, 나는 혹은 높은 다락에서 살고 혹은 사다리 집에서 산다. 우다아이여, 그런데 혹 내 제자들은 九개월이나 十개월 동안은 거기서 지내고 하룻밤만은 한데서 자면서 ‘우리 세존께서는 거칠은 평상에서 족한 줄 아시고, 거칠은 평상에서 족한 줄 아는 것을 칭찬하신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다아이여, 혹 내 제자들이 거칠은 평상으로서 족한 줄 안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아니요, 또 서로 따르는 것도 아니니라.
다시 우다아이여, 나는 항상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서 시끄럽게 지낸다. 그런데 혹 내 제자들은 청정한 법을 위해 반 달 만에 한 번 대중 속에 들어오면서 ‘우리 세존께서는 좌선하시면서 좌선을 칭찬하신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다아이여, 혹 내 제자들이 좌선한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아니요, 또한 서로 따르는 것도 아니니라.
우다아이여, 내게 이 五법이 있어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다아이여, 내게 다시 五법이 있어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우다아이여, 내 제자들은 이른바 내게 위없는 계(戒)가 있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 곧 ‘세존께서는 계와 큰 계를 행하여 그 말씀과 같이 그 행동도 또한 그러하며, 그 행동과 같이 그 말씀도 또한 그러하다.’고 말한다. 우다아이여, 만일 내 제자들이 내게 위없는 계가 있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면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다시 우다아이여, 내 제자들은 이른바 위없는 지혜가 있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 곧 ‘세존께서는 지혜와 지극히 큰 지혜를 써서 만일 담론(談論)이 있어 상대하는 사람이 오면 반드시 그를 항복 받는다. 이른바 그 말씀은 바른 법에 있어서도 말할 수 없고, 자기 말씀에 있어서도 말할 수 없는 말씀이다.’라고 말한다. 우다아이여, 만일 내 제자들이 내게 위없는 지혜가 있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면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우다아이여, 내 제자들은 이른바 내게 위없는 지견(知見)이 있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 곧 ‘세존께서는 두루 아시어 모르시는 것이 없고, 두루 보시어 못 보시는 것이 없다. 그는 제자를 위해 설법하시되 인(因)이 있어서 인이 없는 것이 없고, 연(緣)이 있어서 연이 없는 것이 없으며, 모두 답하시어 답하시지 못하는 것이 없고, 모두 떠나서 떠나시지 못하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우다아이여, 만일 내 제자들이 내게 위없는 지견이 있다고 하여 나를 칭찬한다면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는 것이니라.
우다아이여, 내 제자들이 이른바 애욕의 화살을 싫어하여 내게 와서 ‘괴로움이란 어떤 것이며, 괴로움의 원인은 무엇이며, 괴로움의 멸은 어떤 것이며, 괴로움을 멸하는 길은 무엇인가.’고 물을 때 나는 곧 ‘괴로움이란 이런 것이요, 괴로움의 원인은 이런 것이며, 괴로움의 멸은 이런 것이요, 괴로움을 멸하는 길은 이런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우다아이여, 만일 내 제자들이 내게 와서 물을 때에 내가 그것을 대답하여 그 마음을 기쁘게 하였다면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는 것이니라.
우다아이여, 나는 제자들을 위하여 혹은 과거를 아는 지혜의 신통을 증득하여 환히 통달한 것을 설명하고, 혹은 번뇌가 다한 지혜의 신통을 증득하여 환히 통달한 것을 설명한다. 우다아이여, 만일 내 제자들이 이 바른 법률안에서 계를 받고 제도(制度)를 얻고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되어, 의심도 없고 의혹도 없어 이 착한 법에 대하여 망설임이 없으면, 그들은 이 때문에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는 것이니라.
우다아이여, 이것을 내게 다시 五법이 있어서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게 하며, 언제나 따라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 때에 이교도 전모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나이다. 묘한 일을 잘 말씀하시어 제 몸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마치 단 이슬과 같나이다. 고오타마시여, 마치 큰비가 내리어 이 땅의 높고 낮은 곳이 두루 젖게 되는 것과도 같나이다. 사문 고오타마시여, 저희들을 위해 묘한 일을 잘 말씀하시어 저희들의 몸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마치 단 이슬과 같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이해하였나이다. 선서시여, 저는 이미 알았나이다. 저는 오늘부터 부처님과 법과 대중들에게 스스로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받아 우바새가 되게 하소서. 오늘부터 스스로 귀의하여 몸과 목숨을 마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이교도 전모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208. 전모경(箭毛經) 하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을 유행하실 적에 죽림가란다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밥을 비셨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으시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이교도[異學]의 동산 공작림(孔雀林)으로 가셨다.
그 때 그 이교도의 동산 공작림에는 전모(箭毛)라는 이교도가 있었다. 그는 명성과 덕망이 있는 종주(宗主)로서 여러 사람의 스승이었고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들의 공경과 존중을 받으면서 5백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는 대중 속에서 우렁차고 큰 소리로 여러 가지 축생들의 이야기를 하며, 시끄럽게 외쳐대고 있었다. 이른바 왕 도적 싸움 음식 의복 부인 처녀 음녀 세상 빈 들판 바다 나라 백성들, 그는 이런 축생들의 논리를 전개하며 대중들과 함께 앉아 떠들고 있었다. 이교도 전모는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그 대중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잠자코 있으라. 저기 사문 구담이 오신다. 저 대중들은 침묵하는 대중들로서 늘 침묵을 좋아하고 침묵을 찬양한다. 그가 만일 우리가 침묵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혹 여기로 올지도 모른다."
이교도 전모는 대중에게 침묵하게 하고 자기도 잠자코 있었다. 세존께서 이교도 전모가 있는 곳으로 가시자 전모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사문 구담께서는 오랜만에 여기 오셨습니다. 이 자리에 앉으소서."
세존께서 곧 이교도 전모가 펴놓은 자리에 앉으시자 이교도 전모는 곧 세존께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우다이(優陀夷)여, 아까는 무슨 일을 이야기하였으며, 무슨 일로 여기 이렇게 모여 앉아 있느냐?"
이교도 전모가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그 이야기는 우선 거론하지 마소서. 그 이야기는 재미가 없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들으셔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세존께서 거듭 물으셨다.
"우다이여, 아까는 무슨 일을 이야기하였으며, 무슨 일로 여기 이렇게 모여 앉아 있느냐?"
이교도 전모도 또한 똑같이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그 이야기는 우선 거론하지 마소서. 그 이야기는 재미가 없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들으셔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가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담께서 재삼 거론하시니 굳이 듣고자 하신다면 지금 곧 말씀드리겠습니다. 구담이시여, 저는 묘한 헤아림이 있고, 깊은 생각이 있어 묘한 헤아림 자리에 머무르고 깊은 생각 자리에 머물며, 지혜가 있고 변재가 있습니다. 그래서 만일 누가 '나는 진실로 일체를 아는 지혜가 있어서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므로 모르는 것이 없고, 못 보는 것이 없다'고 말하면 저는 그에게가서 어떤 일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들은 도대체 무엇 하는 사람이냐?'고 생각했습니다."
세존께서는 물으셨다.
"우다이여, 너는 묘한 헤아림이 있고 깊은 생각이 있어 묘한 헤아림 자리에 머무르고 깊은 생각 자리에 머물며, 지혜가 있고 변재가 있다고 하였다. 누군가 '나는 진실로 일체를 아는 지혜가 있어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므로 모르는 것이 없고 못 보는 것이 없다'고 말할 때 네가 그에게 가서 어떤 일을 물었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고 하였는데, 그가 누구인가?"
이교도 전모가 대답했다.
"구담이시여, 그는 곧 불란가섭(不蘭迦葉)입니다. 왜냐 하면 구담이시여, 불란가섭은 스스로 '나는 진실로 일체를 아는 지혜가 있어,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므로 모르는 것이 없고 못 보는 것이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묘한 헤아림이 있고 깊은 생각이 있어 묘한 헤아림 자리에 머무르고 깊은 생각 자리에 머물며 지혜가 있고 변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에게 가서 어떤 일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구담이시여, 그래서 저는 '이들은 도대체 무엇하는 사람이냐?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마식가리구사리자(摩息迦利瞿舍利子) 사야비라지자(娑若 羅遲子) 니건친자(尼?親子) 파부가전(波復迦?) 아이다계사검바리(阿夷??舍劒婆利)도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구담이시여, 아이다계사검바리는 스스로 '나는 일체를 아는 지혜가 있어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므로, 모르는 것이 없고 못 보는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묘한 헤아림이 있고 깊은 생각이 있어 묘한 헤아림 자리에 머무르고 깊은 생각 자리에 머물며 지혜가 있고 변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에게 가서 어떤 일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구담이시여, 그래서 저는 '이들은 도대체 무엇 하는 사람이냐?'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구담이시여. 저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일 내가 사문 구담을 찾아가 내 과거의 일을 물으면 사문 구담은 반드시 내 과거의 일을 대답해 주실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내가 사문 구담을 찾아가 내 미래의 일을 물으면 사문 구담은 반드시 내 미래의 일을 대답해 주실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만일 내가 사문 구담에게 묻고 싶은 것을 다 물어도 사문 구담은 또한 반드시 내가 물은 대로 대답해 주실 것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우다이여, 그만두라. 그만두라. 너는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소견 다른 인내 다른 즐거움 다른 욕심 다른 뜻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뜻을 다 알지 못한다. 우다이여, 어떤 내 제자는 어떤 인(因)과 어떤 연(緣)으로 한량없는 과거 먼 옛날의 삶을 다 기억한다.
말하자면 1생(生) 2생 백생 천생 동안과 성겁(成劫) 패겁(敗劫)과 한량없는 성겁 패겁 동안의 일을 기억한다. 중생들의 이름은 무엇이었다는 것과 나는 일찍 저곳에 태어나 어떠한 성 어떠한 이름 어떠한 신분으로서 어떠한 음식을 먹고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는가에 대한 것과 얼마큼 오래 살고 얼마큼 오래 머무르다가 어떻게 목숨을 마쳤는지를 죄다 기억한다. 또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 난 것과 내가 여기에 태어나서는 어떠한 성 어떠한 이름 어떠한 신분으로 어떠한 음식을 먹고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는가에 대한 것과 얼마큼 오래 살고 얼마큼 오래 머무르다가 어떻게 목숨을 마쳤는가를 다 기억한다. 그가 내게 와서 과거의 일을 물으면 나는 그에게 과거의 일을 대답해 주고, 나도 또한 그에게 가서 과거의 일을 물으면 그도 또한 내게 과거의 일을 대답해 준다. 내가 묻고 싶은 대로 그에게 물으면 그도 또한 내가 물은 대로 대답해 주느니라.
우다이여, 어떤 내 제자는 사람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天眼)으로써 이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을 보며, 그 중생들이 지은 바 업에 따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오고 가는 것을 사실 그대로 본다. 곧 '만일 그 중생들이 몸으로 짓는 나쁜 행을 성취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나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모함해 비방하고, 사특한 소견으로써 사특한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그것을 인연하여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만일 그 중생들이 몸으로 짓는 묘한 행을 성취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묘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모함해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으로써 바른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그것을 인연하여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서 하늘에 나게 될 것이다'라고 본다. 그가 내게 와서 미래의 일을 물으면 나는 그에게 미래의 일을 대답해 주고, 나도 또한 그에게 가서 미래의 일을 물으면 그도 또한 내게 미래의 일을 대답해 준다. 내가 묻고 싶은 대로 그에게 물으면 그도 또한 내가 물은 대로 대답해 주느니라."
이교도 전모가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만일 사문 구담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는 갈수록 모르겠고, 저는 갈수록 볼 수 없으며, 점점 더 어리석어져서 결국엔 어리석음에 떨어지게 될 겁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이렇께 말씀하셨습니다.
'우다이여,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너는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소견 다른 인내 다른 즐거움 다른 욕심 다른 뜻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뜻을 다 알지 못한다. 우다이여, 어떤 내 제자는 어떤 인과 어떤 연으로 한량없는 과거 먼 옛날의 삶을 다 기억한다. 말하자면 1생 2생 백생 천생 동안과 성겁 패겁 동안과 한량없는 성겁 패겁 동안의 일을 기억한다. 중생들의 이름은 무엇이라는 것과 나는 일찍 저곳에 태어나 어떠한 성 어떠한 이름 어떠한 신분으로서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는가에 대한 것과 얼마큼 오래 살고 얼마큼 오래 머무르다가 어떻게 목숨을 마쳤는지를 죄다 기억한다.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 난 것과 내가 여기에 태어나서는 어떠한 성 어떠한 이름 어떠한 신분으로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는가에 대해서와 얼마큼 오래 살고 얼마큼 오래 머무르다가 어떻게 목숨을 마쳤는가를 다 기억한다. 그가 내게 와서 과거의 일을 물으면 나는 그에게 과거의 일을 대답해 주고, 나도 또한 그에게 가서 과거의 일을 물으면 그도 또한 내게 과거의 일을 대답해 준다. 내가 묻고 싶은 대로 그에게 물으면 그도 또한 내가 물은 대로 대답해 주느니라.
또 우다이여, 어떤 내 제자는 사람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으로써 이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을 보며 그 중생들이 지은 바 업에 따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오고 가는 것을 사실 그대로 본다. 곧 (만일 그 중생들이 몸으로 짓는 나쁜 행을 성취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나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모함해 비방하고, 사특한 소견으로써 사특한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그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만일 그 중생들이 몸으로 짓는 묘한 행을 성취하고, 입과 뜻으로 짓는 묘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모함해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으로써 바른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그것을 인연하여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서 하늘에 나게 될 것이다)라고 본다. 그가 내게 와서 미래의 일을 물으면 나는 그에게 미래의 일을 대답해 주고, 나도 또한 그에게 가서 미래의 일을 물으면 그도 또한 내게 미래의 일을 대답해 준다. 내가 묻고 싶은 대로 그에게 물으면 그도 또한 내가 물은 대로 대답해 주느니라.'
구담이시여, 저는 생에 있어서 이전에 한 일과 이전에 얻은 일도 오히려 기억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어떻게 어떤 인(因)과 어떤 연(緣)으로 한량없는 먼 옛날에 살았던 일을 다 기억할 수 있겠습니까? 구담이시여, 저는 오히려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귀신도 보지 못하거늘 어떻게 사람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으로써 이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을 보며, 그 중생들이 지은 바 업에 따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오고 가는 것을 사실 그대로 볼 수 있겠습니까? 구담이시여, 저는 '만일 사문 구담께서 나에게 스승에게서 배운 법을 물으신다면 나는 혹 그에게 만족시킬만한 대답을 할 수도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우다이여, 너는 스승에게서 어떤 법을 배웠느냐?"
"구담이시여, 그가 말한 빛깔[色]은 다른 어떤 빛깔보다 낫습니다. 그러므로 그 빛깔은 가장 훌륭하며 그 빛깔은 최상(最上)입니다."
"우다이여, 그것은 어떤 빛깔인가?"
"구담이시여, 그 빛깔 이외에 다시 가장 제일이요, 가장 묘하며, 가장 훌륭하다 할 빛깔은 없습니다. 따라서 그 빛깔은 가장 훌륭하고 최상입니다."
"우다이여, 너는 다음과 같이 말한 어떤 사람과 같다.
'만일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있다면 나는 그녀를 얻고 싶다.'
그럴 때에 혹 어떤 사람은 그에게 묻는다.
'그대는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어떠한 성 어떠한 이름 어떠한 신분인 줄 아는가? 또 키는 큰 가, 작은가? 살결은 거친가, 고운가? 피부는 흰가, 검은가, 혹은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가? 찰제리의 여자인가? 혹은 바라문 거사 공사(工師)의 여자인가? 또 동방 남방 서방 북방의 어느 곳에 있는지 아는가?'
그는 대답한다.
'모른다.'
다시 그에게 묻는다.
'그대는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어떠한 성 어떠한 이름 어떠한 신분이고, 키는 큰지 작은지, 살결은 거친지 부드러운지, 피부는 흰지 검은지 혹은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지, 찰제리 여자인지 혹은 바라문 거사 공사의 여자인지, 또 동방 남방 서방 북방의 어느 곳에 있는 여자인지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으면서, '나는 그 여자를 얻고 싶다'고 말하는가?'
이와 같이 우다이여, 너는 '그가 말한 그 빛깔은 다른 빛깔보다 낫다. 그러므로 그 빛깔은 가장 훌륭하고 그 빛깔은 최상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너에게 그 빛깔에 대해 물으면 너는 그 빛깔을 모르고 있다."
이교도 전모가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마치 지극히 묘한 자마(紫磨)색의 금정(金精)을 금 다루는 기술자가 잘 갈고 닦아 흰 비단을 깔고 햇볕에 놓아두면 그 빛이 지극히 아름답고 그 광명이 찬란하게 빛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저는 '그 빛깔은 다른 빛깔보다 낫다. 그러므로 그 빛깔은 가장 훌륭하고 그 빛깔은 최상이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우다이여, 나는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너는 아는 대로 대답하라. 우다이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자마색의 금정을 흰 비단을 깔고 햇볕에 놓아두었을 때 지극히 아름답고 빛나는 그 광명과 캄캄한 밤 빛나는 반딧불의 광명 중에 어느 광명이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느냐?"
"구담이시여, 반딧불 광명이 자마 금정의 광명보다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다이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캄캄한 밤에 빛나는 반딧불의 광명과 캄캄한 밤에 빛나는 기름 등불의 광명 중에 어느 광명이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느냐?"
"구담이시여, 기름 등불의 광명이 반딧불 광명보다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다이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캄캄한 밤에 빛나는 기름 등불의 광명과 캄캄한 밤에 큰 장작더미를 쌓고 태웠을 때 빛나는 광명 중에 어느 광명이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느냐?"
"구담이시여, 큰 장작더미를 태우는 그 광명이 기름 등불 광명보다 더 낫고 더 훌륭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다이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캄캄한 밤에 큰 장작더미를 쌓고 태웠을 때 빛나는 광명과 맑게 갠 이른 아침 서방에 빛나는 샛별의 광명 중에 어느 광명이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느냐?"
"구담이시여, 샛별 광명이 큰 장작더미를 태우는 광명보다 더 낫고 더 우수하다 하겠습니다."
"우다이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맑게 갠 이른 아침 빛나는 샛별의 광명과 맑게 갠 한 밤중 빛나는 달궁전의 광명 중에 어느 광명이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느냐?"
"구담이시여, 달궁전의 광명이 샛별의 광명보다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다이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맑게 갠 한 밤중 빛나는 달궁전의 광명과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가을날 정오에 빛나는 해궁전의 광명 중에 어느 광명이 더 낫고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느냐?"
"구담이시여, 햇빛의 광명이 달빛 광명보다 더 낫고 우수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다이여, 다시 많은 하늘이 있다. 저 해와 달이 비록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다고 하지만 그 광명은 원래 저 모든 하늘의 광명에는 미치지 못하느니라. 나는 옛날 저 모든 하늘과 함께 모여 저들과 의논하였는데 내 말이 저 하늘들의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 빛깔은 다른 빛깔보다 낫다. 그 빛깔은 가장 우수하고, 그 빛깔은 최상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우다이여, 그런데 너는 반딧불 광명보다도 더 더럽고 더 추한 것으로써 그 빛깔을 다른 빛깔보다 낫다고 하고, 그 빛깔이 가장 우수하다 하며, 그 빛깔이 최상이라고 말한다. 또 그것에 대해 물으면 모른다고 하는구나."
이교도 전모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 선서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
"우다이여, 너는 무슨 생각으로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 선서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라고 말하는가?"
"구담이시여, 저는 '그 빛깔은 다른 빛깔보다 낫다. 그 빛깔은 가장 우수하며, 그 빛깔은 최상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문 구담께서는 저를 잘 단속하시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으시어, 저의 허망한 생각들을 없애주셨습니다. 구담이시여, 그래서 저는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 선서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교도 전모가 다시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후세에는 한결같은 즐거움이 있고, 그것을 완전히 현세에서 증득하는 길의 자취도 있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우다이여, 무엇이 후세의 한결같은 즐거움이고, 그것을 완전히 현세에서 증득하는 길의 자취인가?"
"구담이시여, 혹 어떤 사람은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고, 도둑질 사음 거짓말 내지 사특한 소견을 여의고 바른 소견을 얻습니다. 구담이시여, 이것을 후세의 한결같은 즐거움이라 하고, 이것을 현세에서 완전히 증득하는 길의 자취라고 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우다이여, 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너는 아는 대로 대답하라. 우다이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만일 어떤 사람이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으면그는 한결같이 즐겁기만 하겠는가? 혹은 괴로움이 섞이겠는가?"
"구담이시여, 거기에는 괴로움이 섞일 것입니다."
"우다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도둑질과 사음 거짓말 내지 사특한 소견을 여의고 바른 소견을 얻으면, 그는 한결같이 즐겁기만 하겠는가? 혹은 괴로움이 섞이겠는가?"
"구담이시여, 거기에는 괴로움이 섞일 것입니다."
"우다이여, 그렇다면 그것은 괴로움과 즐거움이 섞인 것을 현세에서 증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구담이시여, 그렇다면 그것은 괴로움과 즐거움이 섞인 것을 현세에서 증득하는 것입니다."
이교도 전모가 다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 선서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
"우다이여, 너는 무슨 생각으로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라고 말하는가?"
"구담이시여, 저는 아까 '후세에는 한결같은 즐거움이 있고, 그것을 완전히 현세에서 증득하는 길의 자취도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사문 구담께서는 저를 잘 단속하시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으시어, 저의 허망한 생각들을 없애주셨습니다. 구담이시여, 그래서 저는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 선서시여, 저는 그 말을 후회합니다'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우다이여, 세상에는 한결같은 즐거움이 있고, 그것을 완전히 현세에서 증득하는 길의 자취도 있느니라."
이교도 전모는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무엇이 세상의 한결같은 즐거움입니까? 그리고 무엇이 그것을 완전히 현세에서 증득하는 길의 자취입니까?"
"우다이여, 만일 때로 여래가 세상에 나오면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호칭한다. 그는 5개(蓋)와 마음의 더러움과 지혜의 병을 끊고, 욕심을 끊고,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을 떠나, 각(覺)과 관(觀)이 있고,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 는 초선(初禪)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저 하늘과 같은 계와 마음과 소견은 함께하지 못한다. 다시 그는 각과 관을 이미 그치고 안으로 고요히 한 마음이 되어 각도 없고 관도 없으며 선정[定]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 2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저 하늘과 같은 계(戒)와 마음[心]과 소견[見]은 함께하지 못한다. 다시 그는 기쁨의 욕심을 여의고, 평정하여 구함 없이 노닐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몸에 즐거움을 깨닫는다. 이른바 성인이 말씀하신 성인의 평정[捨] 기억[念] 즐거움에 머묾[樂住] 공(空)이 있는 제 3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저 하늘과 같은 계와 마음과 소견은 함께하지 못한다. 우다이여, 이것을 한결같이 즐거운 세상이라 하느니라."
"구담이시여, 세상의 한결같은 즐거움은 이것뿐입니까?"
"세상의 한결같은 즐거움은 그것만이 아니다. 우다이여, 현세에서 그것을 완전히 증득하는 또 다른 길의 자취가 있다."
"구담이시여, 다시 어떤 것이 현세에서 그것을 완전히 증득하는 길의 자취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우다이여, 비구는 욕심을 여의고, 착하지 않은 악법을 떠나, 각과 관이 있고,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리고 저 하늘과 같은 계와 마음과 소견을 함께하게 되느니라. 그는 다시 각과 관을 이미 그치고 안으로 고요히 한 마음이 되어 각과 관이 없고,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 2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리고 저 하늘과 같은 계와 마음과 소견을 함께하게 되느니라. 그는 다시 기쁨의 욕심을 여의고, 평정하여 구함 없이 노닐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몸에 즐거움을 깨닫는다. 이른바 성인이 말씀하신 성인의 평정 기억 즐거움에 머묾 공이 있는 제 3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리고 저 하늘과 같은 계와 마음과 소견을 함께하게 되느니라. 우다이여, 이것을 현세에서 완전히 증득하는 한 길의 자취라 하느니라."
이교도 전모가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사문 구담의 제자들은 이 세상의 한결같은 즐거움과 한 길의자취를 현세에서 완전히 증득하기 위하여 사문 구담을 따라 범행을 배우는 것입니까?"
"우다이여, 내 제자들은 이 세상의 한결같은 즐거움과 또한 한 길의 자취를 현세에서 완전히 증득하기 위해서 나를 따라 범행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우다이여, 그보다 더 낫고 더 묘하며, 더 훌륭한 것을 증득하기 위하여 내 제자들은 나를 따라 범행을 배우는 것이니라."
이 때 그 대중들은 높고 큰 소리로 '저 가장 제일이요, 가장 묘하며, 가장 훌륭한 것을 증득하기 위하여 사문 구담의 제자들은 사문 구담을 따라 범행을 배운다'고 외쳐댔다. 이에 이교도 전모는 대중들에게 조용하라고 명령한 뒤에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가장 제일이요 가장 묘하며, 가장 훌륭한 어떤 것을 증득하기 위하여 사문 구담의 제자들은 사문 구담을 따라 범행을 배웁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우다이여, 비구는 즐거움이 멸하고 괴로움도 멸하는데, 기쁨과 걱정의 뿌리는 이미 멸한 상태이며,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不苦不樂] 평정[捨] 기억[念] 청정(淸淨)이 있는 제 4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우다이여, 이것이 가장 제일이요 묘하며, 가장 훌륭한 것으로 이것을 증득하기 위하여 내 제자들이 나를 따라 범행을 배우는 것이니라."
이에 이교도 전모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려고 하였다. 이 때 이교의 범행을 닦는 이교도 전모의 모든 제자들이 이교도 전모에게 아뢰었다.
"존자시여, 지금 마땅히 스승이 되어야 할 때인데 사문 구담의 제자가 되려 하십니까? 존자께서는 스승이 될 때이니 사문 구담의 제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이교도 전모의 제자로서 이교의 범행을 배우던 제자들이 이교도 전모를 막았지만 전모는 세존을 따라 범행을 배웠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이교도 전모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09. 비마나수경(鞞摩那修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승림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이교도 베카나사[鞞摩那修]는 오후에 천천히 거닐어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문안드리고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가장 훌륭한 빛깔입니다. 가장 훌륭한 빛깔입니다. 고오타마시여, 가장 훌륭한 빛깔입니다.”
세존께서는 물으시었다.
“카차나[迦旃延]여, 어떠한 빛깔인가.”
이교도 베카나사는 여쭈었다.
“만일 어떤 빛깔이 있어 다시 그보다 나은 빛깔이 없어 가장 제일이요 가장 묘하며, 가장 훌륭하면 고오타마시여, 그 빛깔은 가장 제일이요 가장 묘하며, 가장 훌륭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마치 어떤 사람과 같다. 그는 말하기를 ‘만일 이 나라에 어떤 여자가 있어 가장 아름다우면 나는 그 여자를 얻고자 한다.’고 할 때에 다시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묻기를 ‘그대는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 여자의 어떠한 성, 어떠한 이름, 어떠한 신분인가를 아는가. 또한 키가 크고 작은 것과 살결이 거칠고 고운 것과 빛이 희고 검은 것과 혹은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 것과 찰제리 여자인가. 혹은 바라문, 거사, 공사의 여자인가, 동방, 남방, 서방, 북방 어느 쪽에 있는지를 아는가.’라고 하면 그는 ‘나는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는 다시 그에게 묻기를 ‘그대는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 여자의 어떠한 성, 어떠한 이름, 어떠한 신분인가와 또 키가 크고 작은 것과 살결이 거칠고 고운 것과 빛이 희고 검은 것과 혹은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 것과 찰제리 여자인가, 혹은 바라문, 거사, 공사의 여자인가, 동방, 남방, 서방, 북방의 어느 쪽에 있는가를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면서 나는 그 여자를 얻고자 한다고 말하는가.’라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카차나여, 너는 ‘그것은 묘한 빛깔이요 가장 묘한 빛깔이다. 그 빛깔은 가장 훌륭하고 가장 제일이다.’라고 말하지마는 너에게 그 빛깔을 물으면 너는 알지 못할 것이다.”
이에 이교도 베카나사는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그것은 마치 지극히 묘한 자마(紫磨)의 금정(金精)과 같나이다. 금사(金師)가 그것을 잘 갈고 잘 다루어 깨끗하게 한 뒤에 흰 비단을 깔고 햇볕에 놓아두면 그 빛은 지극히 묘하고 그 광명은 비치어 빛나나이다. 이와 같이 고오타마시여, 나는 그것은 묘한 빛깔이다. 가장 묘한 빛깔이다. 그 빛깔은 가장 훌륭하고 그 빛깔은 가장 제일이다라고 말하나이다.”
“카차나여, 나는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너는 아는 대로 대답하라. 카차나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이른바 자마 금정을 흰 비단을 깔고 햇볕에 놓아두면 그 빛이 지극히 묘하고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반딧불이 어두운 밤에 있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그 중의 어느 광명을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는가.”
이교도 베카나사는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반딧불 광명이 자마 금정의 광명보다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나이다.”
“카차나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이른바 반딧불이 어두운 밤에 있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기름불이 이 어두운 밤에 있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그 중의 어느 광명을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는가.”
“고오타마시여, 기름등불의 광명이 반딧불 광명보다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나이다.”
“카차나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이른바 기름등불이 이 어두운 밤에 있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큰 장작더미를 태워 어두운 밤에 있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그 중의 어느 광명을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는가.”
“고오타마시여, 큰 장작더미를 태우는 그 광명이 기름등불 광명보다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나이다.”
“카차나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이른바 큰 장작더미를 태워 어두운 밤에 있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샛별이 이른 새벽에 흐림이 없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그 중의 어느 광명을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는가.”
“고오타마시여, 샛별 광명이 큰 장작더미를 태우는 광명보다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나이다.”
“카차나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이른바 샛별이 이른 새벽에 흐림이 없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달빛이 한 밤중에 흐림이 없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그 중의 어느 광명을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는가.”
“고오타마시여, 달빛 광명이 샛별 광명보다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나이다.”
“카차나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이른바 달빛이 한 밤 중에 흐림이 없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햇빛이 가을 하늘 복판에서 깨끗하고 흐림이 없어 그 광명이 비치어 빛나는 것과 그 중의 어느 광명을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는가.”
“고오타마시여, 햇빛 광명이 달빛 광명보다 더 낫고 더 훌륭하다 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카차나여, 다시 많은 하늘이 있다. 이제 이 해와 달이 비록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더라도 그 광명은 원래 저 모든 하늘에는 미치지 못하느니라. 나는 옛날 모든 하늘들과 함께 모여 저들과 의논하였는데 내 말이 저 하늘들의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 빛깔은 다른 빛깔보다 낫고 그것은 묘한 빛깔이다. 가장 묘한 빛깔이다. 그 빛깔은 가장 훌륭하다. 그 빛깔은 가장 제일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카차나여, 그런데 너는 반딧불 광명보다도 더 더럽고 더 추한 것으로서 ‘그것은 묘한 빛깔이다. 가장 묘한 빛깔이다. 그 빛깔은 가장 훌륭하다. 그 빛깔은 가장 제일이다.’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물으면 모른다고 하는구나.”
이에 이교도 베카나사는 세존에게 직접 꾸지람을 들은 뒤에, 마음에 근심을 품고 머리를 떨어뜨려 잠자코 있으면서, 할 말이 없었으나 어딘가 묻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이에 세존께서 직접 나무라신 뒤에 다시 기쁘게 하고자 하시어 곧 말씀하시었다.
“카차나여, 五욕의 공덕이 있어 기뻐할 만한 것으로서 마음으로 생각하고 욕심과 어울려 즐거워하나니, 곧 눈으로 빛깔을 알고, 귀로 소리를 알며, 코로 냄새를 알며, 혀로 맛을 알고, 몸으로 부딪침을 아는 것이다. 카차나여, 빛깔에는 혹은 사랑할 것이 있고 사랑하지 않을 것이 있다. 혹 어떤 사람은 그 빛깔이 뜻에 들고 뜻에 맞으며, 뜻에 즐겁고 뜻에 족하며, 뜻에 차면 그는 다른 빛깔은 아무리 가장 좋고 가장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하고자 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며, 원하지 않고 구하지 않으며, 이 빛깔만을 가장 훌륭하다 하고 가장 제일이라고 한다. 카차나여, 이와 같이 소리, 냄새, 맛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다. 카차나여, 부딪침에도 혹은 사랑할 것이 있고 사랑하지 않을 것이 있다. 혹 어떤 사람은 그 부딪침이 뜻에 들고 뜻에 맞으며, 뜻에 즐겁고 뜻에 족하며, 뜻에 차면 그는 다른 부딪침은 아무리 가장 제일이요 가장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하고자 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며, 원하지 않고 구하지 않으며, 이 부딪침만을 가장 훌륭하다 하고 가장 제일이라고 하느니라.”
이에 이교도 베카나사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나이다.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나를 위해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욕락(欲樂)과 욕락의 제일임을 말씀하셨나이다. 고오타마시여, 마치 풀에 불을 붙이어 나무에 불을 붙이고, 나무에 불을 붙이어 풀에 불을 붙이는 것과 같나이다. 이와 같이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나를 위해 한량이 없는 방편으로 욕락과 욕락의 제일임을 말씀하셨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그만 그쳐라. 그만 그쳐라. 카차나여, 너는 긴 밤 동안에 다른 소견, 다른 참을성, 다른 즐거움, 다른 욕심, 다른 생각을 가졌었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뜻을 다 알지 못한다. 카차나여, 이른바 내 제자들은 초저녁에서 새벽까지 언제나 잠자지 않고 바른 정(定)과 바른 뜻으로 도품(道品)을 닦아 익히어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모양을 알고, 또 그들은 내가 말하는 것을 다 아느니라.”
이에 이교도 베카나사는 부처님에 대하여 분해하는 마음이 생겨, 미워하고 언짢게 생각하여, 세존을 비방하고 세존을 떨어뜨리고자 하였다. 그래서 세존께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세상의 처음도 알지 못하고 세상의 끝장도 알지 못하며, 다함이 없는 생사도 알지 못하면서 ‘사리(事理)에 대한 지극한 지혜를 얻어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 모양을 안다.’고 말하나이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어떻게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세상의 처음도 알지 못하고 세상의 끝장도 알지 못하며, 다함이 없는 생사도 알지 못하면서 사리에 대한 지극한 지혜를 얻어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 모양을 안다.’고 말하는 가고 생각하였나이다.”
이에 세존께서는 곧 ‘이 이교도 베카나사는 내게 대해서 분해하는 마음이 생겨, 나를 미워하고 언짢게 생각하고, 나를 비방하고 나를 떨어뜨리고자 하여 내게 말하기를 고오타마시여,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세상의 처음도 알지 못하고 세상의 끝장도 알지 못하며, 다함이 없는 생사도 알지 못하면서 사리에 대한 지극한 지혜를 얻어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 모양을 안다고 말하나이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어떻게 그 사문이나 바라문은 세상의 처음도 알지 못하고 세상의 끝장도 알지 못하며, 다함이 없는 생사도 알지 못하면서 사리에 대한 지극한 지혜를 얻어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 모양을 안다고 말하는 가고 생각하였나이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하시었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그것을 알으시고는 말씀하시었다.
“카차나여,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세상의 처음도 알지 못하고 세상의 끝장도 알지 못하며, 다함이 없는 생사도 알지 못하면서 사리에 대한 지극한 지혜를 얻어 생을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모양을 안다고 말할 양이면 그는 응당 ‘세상의 처음도 그만 두고, 세상의 끝장도 그만 두라.’고 말하였을 것이다. 카차나여, 나도 또한 ‘세상의 처음도 그만 두고, 세상의 끝장도 그만 두고, 단 一생도 생각하지 말라.’고 말한다. 내 제자 비구들은 내게 와서 아첨하지도 않고 속이지도 않아서 소박하고 순직하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교화한다. 만일 그들이 내 교화를 따라 그대로 행하면 그들은 반드시 바른 법을 알게 될 것이다.
카차나여, 마치 어린애가 나이 어리고 부드럽고 연해서 반드시 누워 있을 때 그 부모는 그 손발을 묶어 놓는 것과 같다. 그 뒤에 그 어린애는 모든 근(根)이 성취되었을 때에 그 부모가 그의 손발을 풀어놓으면 그는 다만 그 결박이 풀릴 때만 기억하고 그 결박될 때는 기억하지 못한다. 이와 같이 카차나여, 나는 ‘세상의 처음도 그만 두고, 세상의 끝장도 그만 두고, 단 一생도 생각하지 말라.’고 말한다. 내 제자 비구들은 내게 와서 아첨하지도 않고 속이지도 않아서 소박하고 순직하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교화한다. 만일 그들이 내 교화를 따라 그대로 행하면 그들은 반드시 바른 법을 알게 될 것이다.
카차나여, 비유하면 기름과 심지로 인하여 등불을 켜는 것과 같다. 사람이 기름을 대어 주지 않고 또한 심지를 갈아주지 않으면, 먼저 기름은 이미 없어지고 잇따라 기름을 대어주지 않아서, 다시 받는 것이 없어진 뒤에는 등불은 스스로 꺼지고 마느니라. 그러므로 카차나여, 나는 ‘세상의 처음도 그만 두고, 세상의 끝장도 그만 두고, 단 一생도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 제자 비구들은 내게 와서 아첨하지도 않고 속이지도 않아서 소박하고 순직하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교화한다. 만일 그들이 내 교화를 따라 그대로 행하면 그들은 반드시 바른 법을 알게 될 것이다. 카차나여, 또 마치 나무 十묶음, 二十묶음, 三十묶음, 四十묶음, 五十묶음, 六十묶음을 불에 태우면 불이 왕성하게 일어나 드디어 불꽃을 보는 것과 같다. 만일 사람이 풀이나 나무나 헝겊을 잇따라 대어 주지 않으면 먼저 나무는 이미 없어지고, 잇따라 나무를 대어 주지 않아서 다시 받는 것이 없어진 뒤에는 불을 스스로 꺼지고 마느니라. 이와 같이 카차나여, 나는 ‘세상의 처음도 그만 두고, 세상의 끝장도 그만 두고, 단 一생도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 제자 비구들은 내게 와서 아첨하지도 않고 속이지도 않아서 소박하고 순직하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교화한다. 만일 그들이 내 교화를 따라 그대로 행하면 그들은 반드시 바른 법을 알게 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설법하시자 이교도 베카나사는 티끌을 멀리 하고 때[垢]를 여의어, 모든 법에 대한 <법눈>이 생기었다. 이에 이교도 베카나사는 법을 보고 법을 얻어, 희고 깨끗한 법을 깨달아, 다시 따로 높일 것이 없어지고 다시 남을 의지할 것이 없어져, 스스로 의심을 끊고 미혹(迷惑)을 건너 망설임이 없이 이미 결과를 증득하여, 세존의 법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부처님을 따라 집을 나와 도를 배우고 구족계(具足戒)를 받아 비구가 되어 범행(梵行)을 행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비구가 되어 범행을 행하라.”
이에 이교도 베카나사는 부처님을 따라 집을 나와 도를 배우게 되었고, 곧 구족계를 받아 비구가 되어 범행을 행하였다. 그래서 존자 베카나사는 집을 나와 도를 배우고 구족계를 받은 뒤에는 법을 알고 법을 보아 내지 아라한까지 되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존자 베카나사와 보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