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 二十四권
제 三十二 선취품(善聚品)
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선(善)의 무더기를 말하리니 너희들은 잘 생각하라.”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선의 무더기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뿌리가 그것이다. 다섯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믿음 뿌리, 정진 뿌리, 기억 뿌리, 선정 뿌리, 지혜 뿌리이니, 비구들이여, 이것을 다섯 가지 뿌리라 하느니라.
만일 어떤 비구가 이 다섯 가지 뿌리를 닦아 행하면 곧 수다원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어 반드시 지극한 도(道)를 성취할 것이다. 그 행을 굴려 나아가서는 사다함을 이루어 이 세상에 와서 괴로움의 끝에 이를 것이요, 그 도를 굴려 나아가서는 아나함을 이루어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고 곧 반열반을 얻을 것이요, 그 행을 굴려 나아가서는 번뇌가 다하여, 번뇌가 없는 마음의 해탈과 지혜의 해탈을 성취하고 몸으로 증득하여 스스로 유희할 것이다. 그래서 생사는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태를 받지 않는 줄을 여실히 알 것이다.
선의 무더기란 곧 다섯 가지 뿌리가 그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가장 큰 무더기요 온갖 무더기 중에서 묘한 것이기 때문이니라.
만일 이 법을 행하지 않으면 곧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벽지불 및 여래, 지진, 다 옳게 깨달음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만일 이 다섯 가지 뿌리를 얻으면 곧 네 가지 경과와 세 가지 교법의 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선의 무더기로 말하면 이 다섯 가지 뿌리가 최상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방편을 구해 이 다섯 가지 뿌리를 행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이것을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二.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불선(不善)의 무더기를 말하리니 너희들은 잘 생각하라.”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불선의 무더기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덮개[蓋]이다. 다섯이란 무엇인가. 탐욕 덮개, 성냄 덮개, 잠 덮개, 장난 덮개, 의심 덮개이니, 이것을 다섯 가지 덮개라 한다.
불선의 무더기를 알려고 하면 이것을 다섯 가지 덮개라 한다. 왜 그러냐 하면 비구여, 이 다섯 가지 덮개가 있으면 곧 축생, 아귀, 지옥의 갈래가 있고, 모든 착하지 않은 법은 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방편을 구하여 탐욕 덮개와 성냄, 잠, 장난, 의심 덮개를 없애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이것을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三.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예배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다섯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얼굴이 단정하고 둘째는 음성이 좋으며 셋째는 재보가 많고 넷째는 장자 집에 태어나며 다섯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의 좋은 곳에 나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여래는 짝할 이가 없고, 믿음, 계율, 지식, 지혜와 좋은 몸을 성취하였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다섯 가지 공덕을 성취하느니라.
다시 무슨 인연으로 부처님께 예배하면 얼굴이 단정하게 되는가. 부처님 모습을 뵈옵고는 환희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니, 이런 인연으로 얼굴이 단정하게 되느니라. 또 무슨 인연으로 좋은 음성을 얻게 되는가. 여래의 모습을 뵈옵고는 ‘여래, 지진, 다 옳게 깨달은 이에게 귀의하나이다’고 세 번 일컫기 때문이니 이런 인연으로 좋은 음성을 얻느니라.
또 무슨 인연으로 재보가 많게 되는가. 여래를 뵈옵고는 꽃을 뿌리고 등불을 켜며 다른 여러 가지 보시할 물건으로 크게 보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연으로 많은 재보를 얻느니라. 또 무슨 인연으로 장자 집에 태어나는가. 여래의 모습을 뵈옵고는 마음에 물들어 집착함이 없이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예배하기 때문이니, 이런 인연으로 장자 집에 태어나느니라. 또 무슨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의 좋은 곳에 나는가. 모든 부처 세존의 떳떳한 법에는 ‘모든 중생이 다섯 가지 일로 부처님께 예배하면 곧 천상의 좋은 곳에 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부처님께 예배하는 인연의 다섯 가지 공덕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어떤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로서 부처님께 예배하려고 하면, 마땅히 방편을 구하여 이 다섯 가지 공덕을 성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이것을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四.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치 어떤 집에 두 문이 마주 있어 사람이 그 안에 살고, 다시 어떤 사람은 그 위에 살면서, 그 아래 사람의 나고 드는 것과 가고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아는 것처럼, 나도 그와 같아서, 하늘 눈으로서 중생들을 관찰하여 나는 이와 죽는 이,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좋고 혹은 추한 것은 다 그 행하고 심은 바대로 되었다는 것을 모두 다 아느니라.
또 어떤 중생은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선을 행하여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의 법을 행하고 평등한 소견과 서로 응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의 좋은 곳에 날 것이니, 이것을 ‘중생의 선을 행함’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중생이 이 착한 법을 행하고 나쁜 행을 짓지 않으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인간 세상에 태어날 것이다.
다시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고 착하지 않은 행을 지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아귀 속에 날 것이다.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고 성현을 비방하며 삿된 소견과 서로 응하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축생 속에 날 것이다.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고 착하지 않은 행을 지으며 성현을 비방하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지옥 속에 날 것이다. 그 때에 옥졸(獄卒)은 그 죄인을 끌고 가서 염라 대왕에게 보이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대왕이여, 알으소서. 이 사람은 전생에 몸과 뜻으로 악을 행하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하였으므로 이 지옥에 났나이다. 대왕이여, 관찰하소서. 이 사람은 어떤 죄로 다스려야 하겠나이까.’
그 때에 염라 대왕은 가만히 그 사람에게 그 죄를 묻는다.
‘어떤가, 남자야. 너는 전생에 사람의 몸으로 있을 때에, 어떤 나는 사람이 사람의 몸을 얻어 후생 몸[胎]안에 있을 때에는, 매우 지치고 고통스러워 실로 거하기 어렵고, 또 커서는 자라기와 젖 먹기와 목욕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죄인은 대답한다.
‘참으로 보았나이다, 대왕이여.’
‘어떠냐, 남자야. 너는 사는 법의 요긴한 행 즉, 몸과 입과 뜻으로 온갖 선의 무더기를 닦을 줄을 몰랐던가.’
‘그러하였나이다, 대왕이여. 대왕의 말씀처럼 다만 어리석고 미혹하여 착한 행을 분별하지 못하였나이다.’
‘그대 말은 사실로서 틀림이 없다. 또 그대는 몸과 입과 뜻의 착한 행을 짓지 않았으므로 오늘이 있는 줄을 나는 안다. 그러므로 너의 방탕한 죄를 다스리리라. 그것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요 국왕이나 대신이 지은 것도 아니다. 네가 이전에 스스로 죄를 지어 오늘에 그 갚음을 받는 것이다.’
그 때에 염라 대왕은 먼저 그 죄를 묻고는, 돌려보내어 다스리라 명령한다.
둘째 천사(天使)는 다시 그 사람에게 묻는다.
‘너는 전에 사람으로 있을 때, 몸은 매우 파리하여 걸을 때는 헐떡거리며 옷은 더럽고 동작할 때는 떨며 숨 쉴 때는 앓으면서 다시는 젊은 마음이 없는 노인을 보지 못하였는가.’
죄인은 대답한다.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여. 나는 이미 보았나이다.’
‘너는 스스로 알았어야 할 것이다. 즉, 내게도 지금 저런 늙는 법이 있다. 늙는 것은 싫다. 착한 행을 닦아야 한다고.’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여. 그 때에는 실로 그것을 믿지 않았나이다.’
염라 대왕은 말한다.
‘나는 진실로 그것을 안다. 너는 몸과 입과 뜻의 착한 행을 짓지 않았다. 이제 네 죄를 다스려 다시 범하지 않게 하리라. 네가 지은 악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요 국왕이나 대신이나 백성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네가 스스로 그 죄를 지었으니 마땅히 스스로 그 갚음을 받아야 한다.’
그 때에 염라 대왕은 둘째 천사를 시켜 다스리게 한다.
다시 셋째 천사를 시켜 그 사람에게 묻는다.
‘너는 이전에 사람의 몸으로 있을 때에, 똥오줌 위에 누워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병인을 보지 못하였는가.’
죄인은 대답한다.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여. 나는 실로 보았나이다.’
염라 대왕은 말한다.
‘너는 스스로 내게도 저런 병이 있어 저런 고통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알지 못하였는가.’
‘실로 그러하나이다. 나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았나이다.’
염라 대왕은 말한다.
‘나도 그럴 줄 안다. 어리석고 미혹하면 그것을 모른다. 나는 지금 네 죄를 다스려 다시는 범하지 않게 하리라. 그 죄는 네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요 국왕이나 대신이나 백성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그 때에 염라 대왕은 이렇게 가르치고 명령한다.
다시 넷째 천사를 시켜 그 사람에게 묻는다.
‘어떤가, 남자야. 바람은 떠나고 불은 식고 몸은 마른나무와 같아서 아무 감각이 없을 때 다섯 친족들이 둘러싸고 울부짖는 것을 보았는가.’
죄인은 대답한다.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여. 나는 이미 보았나이다.’
‘너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느냐. 나도 장차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여. 나는 실로 깨닫지 못하였나이다.’
염라 대왕은 말한다.
‘나도 네가 그 법을 깨닫지 못하였으리라 믿는다. 이제 너를 다스려 다시는 범하지 않게 하리라. 그 착하지 않은 죄는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요 국왕이나 대신이나 백성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네가 전에 스스로 지어 지금 스스로 그 죄를 받는 것이다.’
그 때에 염라 대왕은 다시 다섯째 천사를 시켜 그 사람에게 묻는다.
‘너는 본래 사람으로 있을 때에는 어떤 도둑이 담을 뚫고 집을 부수어 남의 재물을 훔치며, 혹은 불을 지르거나 길에 숨겨 두었다가, 혹 국왕에게 잡히게 되면, 손, 발을 끊거나 혹은 죽이고 혹은 옥에 가두거나 뒤로 묶어 시장을 돌며, 혹은 모랫짐을 지우거나 거꾸로 달며 혹은 화살을 모아 쏘거나 구리쇠를 녹여 그것을 먹게 하며, 혹은 배를 갈라 풀을 채우거나 끓는 물에 삶으며, 혹은 칼로 쪼개거나 바퀴로 그 머리를 갈며, 혹은 코끼리 발로 밟아 죽이거나 머리를 나뭇가지에 달아 죽이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죄인은 대답한다.
‘나는 실로 보았나이다.’
‘너는 왜 남의 물건을 가만히 훔치며, 마음으로 그런 일이 있을 줄을 알면서 왜 범했느냐.’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여. 나는 실로 어리석고 미혹하였나이다.’
염라 대왕은 말한다.
‘나는 네 말을 믿는다. 이제 네 죄를 다스려 다시는 범하지 않게 하리라. 이 죄는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요 국왕이나 대신이나 백성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스스로 그 죄를 지어 스스로 그 갚음을 받는 것이다.’
그 때에 염라 대왕은 죄를 묻고는 곧 옥졸들에게 명령하여, 빨리 그 사람들을 끌고 가서 옥에 가두라 한다. 그 때에 옥졸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그 죄인들을 끌고 가서 옥에 가둔다.
그 지옥 왼쪽에는 불이 왕성히 타는데 안팎 성은 모두 쇠로 되었고 땅도 쇠로 되었다. 성문은 넷이 있는데 지독히 더러운 냄새가 나는 곳으로서 마치 변소와 같다. 칼로 된 산과 칼로 된 나무는 사방을 둘러쌌으며, 다시 눈이 거친 바구니로 그 위를 덮었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네 벽과 네 성문은
넓고도 길어 진실로 든든하며
쇠바구니로 그 위를 덮었으니
나오려 하나 기약이 없다.
그 때에 다시 쇠로 된 땅은
불이 붙어서 지극히 왕성한데
벽은 사방이 백 요오자나로서
한 가지 빛으로 벌겋게 달아 있다.
한 복판에는 네 기둥이 있어
바라보기에 진실로 두렵거니
그리고 칼로 된 나무 위에는
쇠부리의 까마귀 사는 곳이다.
냄새 나는 곳 실로 살기 어렵나니
보기만 해도 몸의 털 일어선다
여러 가지의 무서운 기구 있는
거기는 작은 지옥 열 여섯 있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그 때에 옥졸들은 조금 고통스러운 기구로 그들을 친다. 그 죄인들이 다리를 들고 지옥에 들어갈 때에는 피와 살은 거기서 없어지고 다만 뼈만이 남아 있다. 옥졸들은 그 죄인들을 끌어다 다시 날카로운 도끼로 그 몸을 쪼개면 그 고통은 헤아릴 수 없어 죽으려 하지마는 죽어지지는 않고, 반드시 그 죄가 다 멸한 뒤에 라야 비로소 그것을 벗어나게 되고, 그들이 인간에서 지은 죄업을 반드시 다 멸하게 한 뒤에 라야 비로소 거기에서 나오게 되느니라.
그 때에 옥졸들은 그 죄인들을 칼로 된 나무에 매어 혹은 올리고 혹은 내린다. 그 죄인들이 나무 위에 있을 때에는 곧 쇠부리의 까마귀에게 먹힌다. 혹은 그 머리를 쪼아 골수를 내어 먹고 혹은 손, 발을 잡아 뼈를 때려 골수를 먹는다. 그러나 그 죄는 끝나지 않고 그 죄가 끝난 뒤에 라야 비로소 나오게 되느니라. 그 때에 옥졸은 그 죄인들을 붙들어다 뜨거운 구리쇠 기둥을 안고 앉게 한다. 그것은 전생에 음탕한 짓을 좋아했기 때문이니, 그 때문에 이 죄를 받는 것이다. 그 죄를 받으면서도 끝내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그 때에 옥졸들은 발뒤꿈치에서 정수리까지 힘줄을 뽑아 앞에서 당기는데, 수레에 매어 혹은 나아가고 혹은 물러가면서 꼼짝 못하게 할 때에, 거기서 받는 고통은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반드시 그 죄가 없어진 뒤에 라야 벗어나게 된다. 옥졸들은 다시 그 죄인들을 붙들어 화산(火山)에 두고 올라가고 내려가게 한다. 그래서 몸이 다 허물어진 뒤에 라야 벗어나게 된다. 그 때에 그 죄인들은 이 때문에 죽으려고 하나 죽지 못하고 반드시 그 죄가 다 없어진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다시 옥졸들은 그 죄인들을 붙잡아 혀를 뽑고 등위로 던진다. 거기에서 받는 고통은 헤아릴 수 없지마는 죽을래야 죽을 수 없다. 그 때에 옥졸들은 다시 그 죄인들을 붙잡아 칼산 위에 두고 다리를 끊고 머리를 베고 혹은 팔을 자른다. 그러나 그 죄가 다 없어진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그 때에 옥졸들은 다시 뜨거운 큰 쇠잎사귀를 그 죄인들의 몸에 덮되, 살았을 때에 옷 입듯이 한다. 그 때의 고통은 참을 수 없다. 그것은 다 탐욕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는 것이다. 옥졸들은 다시 그 죄인들을 시켜 다섯 가지 일을 하게 한다. 휘몰아 비스듬히 뉘이고 쇠못을 그 손과 발에 박고, 또 한 못으로 그 심장에 박는다. 거기서 받는 고통은 실로 말할 수 없는데, 반드시 그 죄가 다 없어진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그 때에 옥졸들은 다시 그 죄인들을 붙잡아 거꾸로 들어 끓는 가마 속에 넣는다. 몸이 내려갈 때에도 다 허물어지고 올라올 때에도 다 허물어지며, 교방으로 돌 때에도 다 허물어져 그 고통과 쓰라림은 헤아릴 수가 없다. 떠올라도 허물어지고 가라앉아도 허물어진다. 마치 큰 가마에다 팥을 삶을 때에 팥이 떴다 잠겼다 하는 것처럼 지금 그 죄인들도 그와 같아서, 떠올라도 허물어지고 가라앉아도 허물어져 거기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그 죄를 다 받고 난 뒤에 라야 나오게 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그 지옥에는 때로는 몇 해를 지나서 동문이 열린다. 그 때에 그 죄인들이 그리로 달려가면 문은 저절로 닫힌다. 죄인들은 모두 땅에 쓰러진다. 거기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 때에는 제각기 ‘너 때문에 문을 나가지 못했다’고 서로 칭원한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이 항상 기뻐하는 것
그것은 마치 저 광음천(光音天) 같고
지혜로운 이 항상 근심하는 것
마치 옥중에 갇힌 것 같다.
다시 백천만 년을 지나서 그 큰 지옥에 북문이 열린다. 그 때에 죄인들이 북문을 향해 달려가면 문은 곧 닫힌다.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그 때에 그 죄인들은 다시 수백만 년을 지낸 뒤에 라야 나오게 되며, 인간에서 지은 죄가 반드시 끝나야 한다. 옥졸들은 다시 죄인들을 잡아다 쇠도끼로 몸을 쪼개고, 얼마만큼 죄를 받은 뒤에 다시 받게 하고, 반드시 그 죄가 끝난 뒤에 라야 나오게 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혹 때때로 그 동문이 다시 한 번 열린다. 그 때에 그 중생들은 다시 동문으로 달린다. 문은 다시 저절로 닫혀 나갈 수 없다. 혹 나갈 수 있어도 다시 큰산이 있어 그리로 간다. 그 산중에 들어가면 두 산이 양쪽에서 합해 마치 삼씨 기름을 짜는 것 같다. 거기에서 받는 고통은 헤아릴 수 없으니 반드시 그 고통이 끝난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그 때 그 죄인들이 더 나아가게 되면 다시 열회(熱灰) 지옥을 만난다. 길이와 넓이는 수천만 요오자나요, 그 안에서 받는 고통은 헤아릴 수 없으니 반드시 죄의 근본이 끝난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거기서 다시 나아가면 다음에는 도자(刀刺) 지옥이 있다. 그 때에 그 죄인들이 도자 지옥에 들어가면 곧 사나운 바람이 일어 그 죄인의 몸과 힘줄과 뼈를 부순다. 거기에서 받는 고통은 헤아릴 수 없으니 반드시 죄가 다한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다시 큰 열회 지옥이 있다. 그 때에 그 죄인들이 다시 그 지옥에 들어가면, 몸이 문드려져 받는 고통이 한량없으니 반드시 죄가 없어진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그 때에 그 죄인들이 비록 그 열회 지옥에서 나오게 되더라도 다시 도검(刀劍) 지옥을 만나는데 길이와 넓이는 수천만 리다. 그 죄인들이 그 지옥에 들어가면 거기서 받는 고통은 헤아릴 수 없으니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다시 불시 지옥이 있다. 그 안에는 곤충이 있어 뼛속에까지 파고 들어가 그 사람을 먹는다. 비록 그 지옥에서 나오게 되더라도 나아가다가 옥졸들을 만난다. 그 때에 옥졸들은 죄인들에게 묻는다.
‘그대들은 어디로 가려는가. 또 어디서 오는가.’
죄인들은 대답한다.
‘우리는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게 되는 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오늘 매우 배고프고 피로하다. 무엇이나 먹고 싶을 뿐이다.’
옥졸들은 대답한다.
‘우리가 먹여 주리라.’
그 때에 옥졸들은 죄인들을 붙잡아 반드시 눕히고 뜨거운 큰 쇠탄자를 가져다 죄인들을 머금게 한다. 그래서 죄인들이 받는 고통은 헤아릴 수 없다. 그 때에 뜨거운 쇠탄자는 입에서 내려가 창자와 밥통이 다 타면서 받는 고통은 한량이 없다. 그러나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에 라야 나오게 된다. 그래서 그 죄인들이 받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다시 열 지옥, 도검 지옥, 큰 열회 지옥으로 도로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많은 지옥을 지낸다.
그 때에 그 중생들이 받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머리를 돌려 열시 지옥으로 들어간다. 그 때에 옥졸들은 그 중생들에게 말한다.
‘그대들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려 하는가.’
죄인들은 대답한다.
‘우리는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며 어디로 가게 될는지도 모른다.’
옥졸들은 묻는다.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죄인들은 대답한다.
‘우리는 몹시 목이 마르다. 물을 마시고 싶다.’
그 때에 옥졸들은 죄인들을 붙잡아 반듯이 눕히고 구리쇠를 녹여 입에 쏟아 밑으로 내려가게 한다. 거기서 받는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반드시 죄가 다 없어진 뒤에 라야 나오게 되느니라.
그 때에 그 사람들은 그 받는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불시 지옥, 검수 지옥, 열회 지옥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큰 지옥으로 들어간다. 비구들이여, 알라. 그 때의 죄인들의 고통은 헤아리기 어렵다. 그 죄인들은 눈으로 빛깔을 보더라도 즐겨 할 줄 모르며, 또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으며 맛을 알고, 몸으로 보드라움에 닿고 뜻으로 법을 알아도 모두 성만 낸다.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본래 착한 행을 짓지 않은 갚음으로서 항상 나쁜 업만 지었기 때문에 그 죄를 받는 것이니라.
그 때에 염라 대왕은 그 죄인들에게 명령한다.
‘그대들은 좋은 이익을 얻지 못하였다. 전생에 사람으로 있으면서 세간의 복을 받았으나 몸과 입과 뜻의 행이 서로 응하지 않았고, 또 보시와 사랑과 이익과 같은 이익[等利]을 행하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그런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 나쁜 행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요 국왕이나 대신이 지은 것도 아니다. 중생으로서 몸과 입과 뜻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으면 저 광음천과 같고, 중생으로 온갖 악행을 지으면 지옥과 같다. 너희들은 몸과 입과 뜻이 청정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 죄를 받는 것이다’고.
비구들이여, 알라. 염라 대왕은 곧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언제나 이 고난을 벗어날까. 인간에 태어나 사람의 몸을 얻으면 이내 집을 나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중이 되어 도를 배우리라’고.
염라 대왕도 이런 생각을 하거늘 하물며 너희들은 이제 사람의 몸을 얻어 사문이 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항상 생각하여 몸과 입과 뜻의 착한 행을 행하여 이지러짐이 없게 하고, 다섯 가지 결박을 끊고 다섯 가지 뿌리를 닦아 행하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이렇게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동쪽 동산에서 큰 비구들 五백인과 함께 계셨다. 이 때 세존께서는 七월 보름날, 한데다 자리를 펴고 앉으시고 비구들은 앞뒤로 둘러쌌다. 부처님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한데서 빨리 간타아를 쳐라. 왜냐하면 오늘 七월 보름날은 수세(受歲)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곧 이 게송을 외웠다.
깨끗한 눈은 짝할 이 없고
일로서 단련하지 않은 것 없으며
지혜 있고 집착이 없는 이시여
무엇을 수세(受歲)라 부르나이까.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수세는 세 가지 업 깨끗이 하나니
몸과 입과 뜻의 행한 일이다
비구들은 서로 서로 마주 대하여
제각기 제 잘못을 고백하는 것.
오늘은 대중들이 수세하려고
제각기 제 이름을 스스로 일컫나니
나도 맑은 뜻으로 수세하련다
원컨대 내 허물을 들추어내라.
그 때에 아아난다는 다시 게송으로 뜻을 여쭈었다.
강가의 모래 같은 과거 부처와
벽지불과 그리고 모든 성문들
그들도 모두 이 부처 법인가
오직 이 석가모니만 그러한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강가 모래 같은 과거 부처와
그 제자들의 맑고 깨끗한 마음
그것은 모두 다 부처 법이다
지금의 석가모니만이 아니다.
그러나 벽지불은 이 법이 없고
수세도 없고 또 제자도 없고
짝 되는 동무 없이 홀로 가면서
남을 위해서 설법하지 않았다.
미래에 있을 부처 세존님
강가 모래 같아 셀 수 없지만
그들도 모두 다 수세하리니
마치 지금의 고오타마 법 같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곧 강당에 올라가 간타아를 들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이 여래의 믿음 북[信鼓]을 치리니 모든 여래 제자들은 다 모여라.”
그리고 다시 이 게송을 외웠다.
모든 악마 원수의 힘 항복 받고
모든 결박 없애어 남음이 없다
지금 이 한데서 간타아 치리니
비구들은 소리 듣고 모두 모여라.
나고 죽음의 바다 건너는
이 법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
이 묘한 울림의 소리 듣고는
모두 다 구름처럼 여래 모여라.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간타아를 치고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세존께 여쭈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무엇을 시키시겠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다음 자리에 앉아라. 내가 때를 알아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풀 자리에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도 다 풀 자리에 앉아라.”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때에 비구들은 각각 풀 자리에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비구들을 바라보시다가 곧 분부하셨다.
“나는 지금 수세하고자 한다. 나는 대중에 대해 허물이 없는가. 또 몸과 입과 뜻으로 범한 일은 없는가.”
여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나 비구들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세존께서는 두 번 세 번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수세하고자 한다. 그런데 내가 대중에 대한 허물이 없는가.”
그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비구들은 여래의 몸과 입과 뜻에 허물이 없다고 보나이다. 왜 그러냐 하오면 세존께서는 오늘까지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너게 하고 벗어나지 못한 이를 벗어나게 하며 열반하지 못한 이를 열반하게 하고 구호할 이 없는 이를 구호하며 장님에게는 눈이 되고 병자를 위해서는 큰 의사가 되었나이다.
세 세계에서 홀로 높아 미칠 이가 없으며 가장 높고 제일이어서, 도(道)의 뜻을 내지 않은 이는 도의 뜻을 내게 하고 깨닫지 못한 대중을 세존께서는 깨닫게 하며 법을 듣지 못한 이는 법을 듣게 하고, 헤매는 이를 위해서는 바른 법으로써 길을 만드셨나이다. 이런 일로 말미암아 여래께서는 대중에 대해 허물이 없으며 그리고 몸과 입과 뜻의 허물이 없나이다.”
때에 샤아리푸트라는 세존께 여쭈었다.
“나는 지금 여래에게 내 자신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나이다. 그런데 나는 여래와 비구 중에 대하여 허물이 없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 샤아리푸트라는 몸과 입과 뜻의 좋지 못한 행위가 전연 없다. 왜 그러냐 하면 그대의 지혜는 아무도 따라갈 이가 없다. 즉 갖가지 지혜, 한량없는 지혜, 끝없는 지혜, 짝할 이 없는 지혜, 빠른 지혜, 민첩한 지혜, 매우 깊은 지혜, 평등한 지혜다. 그리고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며 고요한 곳을 즐겨 하고 온갖 방편이 많으며, 생각이 어지럽지 않아 모두 가지는 삼매의 근원을 완전히 갖추었으며, 계율과 삼매와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을 성취하였으며, 용맹스럽고 억세어 제가 한 말을 착실히 믿으며, 나쁜 짓이 없고 법이 아닌 것을 행하지 않으며, 심정이 조용하여 사납지 않아서 전륜성왕의 태자가 왕위를 이어받아 법바퀴를 굴리는 것처럼, 샤아리푸트라도 그와 같아서 위없는 법바퀴를 굴리고 있다. 그 법바퀴는 하늘이나 세상 사람이나 용, 귀신, 악마나 혹은 악마 하늘로서는 애초에 굴리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의 너의 말은 언제나 법다워 이치에 어긋난 일이 없느니라.”
그 때에 샤아리푸트라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이 五백 비구들도 다 수세하여야 하옵는데, 그들도 다 여래에 대하여 허물이 없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五백 비구들의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해서도 꾸짖지 않는다. 왜 그러냐 하면, 샤아리푸트라는 대중 가운데서 극히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다. 그리고 이 대중 중에서 가장 작고 낮은 사람도 수다원을 얻어 반드시 나아가 물러나지 않는 법에 이를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대중을 나무라지 않는 것이다.”
그 때에 반기이사는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사뢰었다.
“나는 지금 할 말이 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지금 곧 말하라.”
반기이사는 곧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과 비구 중을 찬탄하여 이 게송을 외웠다.
맑고 깨끗한 이 보름달에
五백 비구들 모이었나니
모든 결박을 모두 다 풀고
애욕이 없어 다시는 나지 않네.
비퀴굴리는 큰 거룩한 왕은
모든 신하에게 둘러싸이어
천상과 또 이 세상의
모든 세계를 두루 통솔하나니.
대장(大將)은 사람 중의 높은 이로서
사람들의 길잡이 스승이 되고
제자들은 따르기 즐겨 하나니
세 가지 환함과 여섯 신통 트였네.
그들은 다 부처님 참 제자로
티끌이나 때를 가진 이 없고
애욕의 가시를 넉넉히 끊고
오늘에 스스로 귀의하나니.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반기이사의 말을 옳다 하셨다. 반기이사는 ‘여래께서는 오늘 내 말을 옳다 하신다’고 생각하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제자 중에서 게송을 제일 잘 짓는 제자는 반기이사 비구다. 또 그 말에 의심이 없는 이도 또한 반기이시다.”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의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서 큰 비구 五백인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三十三천의 어떤 천자는 그 형체에 다섯 가지 죽을 징조가 있었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꽃갓이 저절로 시드는 것이요, 둘째는 옷에 때가 끼이는 것이며, 셋째는 겨드랑이에 땀이 흐르는 것이요, 넷째는 본래 자리를 즐겨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옥녀(玉女)가 거스리는 것이다.
그 때에 그 천자는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가슴을 치고 탄식하였다. 때에 제석천왕은 그 천자가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가슴을 치고 탄식하는 소리를 듣고 한 천자에게 물었다.
“저것은 무슨 소리이기에 여기까지 들리는가.”
그 천자는 대답하였다.
“천왕은 알으소서. 지금 어떤 천자는 목숨을 마치려는 다섯 가지 죽을 징조가 나타났나이다. 첫째는 꽃갓이 시들고 둘째는 옷에 때가 끼이며, 셋째는 겨드랑이에 땀이 흐르고 넷째는 본래 자리를 즐겨 하지 않으며 다섯째는 옥녀(玉女)가 거스리는 것입니다.”
그 때에 제석천왕은 목숨을 마치려는 그 천자에게 가서 말하였다.
“너는 왜 지금 그처럼 근심하고 괴로워하는가.”
천자는 대답하였다.
“존자 인드라[因提]여, 어떻게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않겠습니까. 장차 목숨이 끊어지려고 다섯 가지 죽을 징조가 나타났나이다. 즉 꽃갓이 시들고 옷에 때가 끼이며, 겨드랑이에 땀이 흐르고 본래 자리가 즐겁지 않으며 옥녀가 거스립니다. 이제는 이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을 모두 잃을 것이요 五백 옥녀도 별처럼 흩어질 것입니다. 내가 먹는 단 이슬도 이제는 맛이 없습니다.”
그 때에 제석천왕은 그 천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여래의 게송을 듣지 못하였는가. 즉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이어서
한 번 나면 반드시 죽음 있거니
나지 않으면 또한 죽지도 않네
그 사라진 경계 가장 즐겁다.
너는 왜 그처럼 근심하고 괴로워하는가.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인데, 그것을 덧있게 하려 하여도 그렇게 되지 않느니라.”
천자는 대답하였다.
“천제여, 내 어떻게 걱정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내 몸은 청정하여 때가 없고, 그 광명은 해나 달과 같아서 비추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몸을 버리면 장차 이 라아자그리하 성안의 돼지 뱃속에 태어날 것입니다. 거기 나서는 항상 똥을 먹을 것이요 죽을 때에는 칼에 베일 것입니다.”
제석천왕은 말하였다.
“너는 지금 부처와 법과 중에게 귀의하라. 그 때에는 세 가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천자는 말하였다.
“어째서 세 거룩한 이에게 귀의하면 세 가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습니까.”
제석천왕은 말하였다.
“그렇다, 천자여. 세 거룩한 이에게 스스로 귀의하면, 마침내 세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여래께서도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즉
부처님께 귀의하는 모든 사람은
세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번뇌 다하여 하늘 위에 살다가
이네 곧 열반에 이를 것이다.
그 때에 그 천자는 제석천왕에게 물었다.
“여래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천왕은 대답하였다.
“지금 여래께서는 마가다의 라아자그리하 성안의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서 큰 비구들 五백 인과 함께 계신다.”
“나는 지금 저기 가서 여래를 뵈올 만한 그런 힘이 없습니다.”
천왕은 말하였다.
“천자여, 알라.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하방(下方) 세계를 향해 이렇게 말하라. ‘원컨대 세존께서는 잘 관찰하소서. 나는 지금 수궁(垂窮)의 땅에 있나이다. 원컨대 가엾이 여기소서. 나는 거룩한 여래, 무소착에게 귀의하나이다’고.”
그 때에 천자는 제석천왕의 말을 따라 곧 꿇어앉아 하방을 향해 제 성명을 일컫고 ‘부처님과 법과 중에 귀의하나이다. 목숨을 마칠 때까지 부처님의 참 제자가 되겠나이다. 천자가 소용이 없나이다’고. 이렇게 세 번 말하고는 ‘돼지 태 속에 살지 않고 장차 장자의 집에 태어나리라’고 하였다.
그 때에 천자는 이 인연을 짓고 곧 제석천왕을 향해 이 게송을 외웠다.
좋은 인연이요 나쁜 인연 아니며
법을 위함이요 재물 위함이 아니며
바른 법으로써 인도하는 것
그것은 거룩한 이 찬탄하는 것이다.
악에 안 떨어지는 천왕 말씀 들었거니
돼지 태는 참으로 인연하기 어렵고
스스로 관찰하여 장자 집에 나
그로 해서 장차는 부처님 뵈오리라.
그래서 천자는 그 목숨의 길고 짧음을 따라 라아자그리하 성안의 큰 장자 집에 태어나게 되었다.
그 때에 장자의 부인은 아기 밴 줄을 안 뒤에 열 달이 차서 한 사내를 낳았다. 그는 단정하기 짝이 없어 세상에서 드물었다. 제석천왕은 그 아이가 열 살이 된 줄을 알고 자주 가서 말하였다.
“너는 과거에 지은 인연을 기억하라. 너는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이 인연으로 부처님을 뵈오리라’고 하였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세존을 가서 뵈어라. 만일 가지 않으면 뒤에 반드시 후회가 있으리라.”
그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라아자그리하 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그 장자 집에 이르러 문밖에서 잠자코 서 있었다. 장자의 아들은 가사을 입고 바루를 든 샤아리푸트라의 얼굴이 뛰어난 것을 보고, 곧 샤아리푸트라 앞에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누군가, 누구의 제자로서 어떤 법을 행하는가.”
샤아리푸트라는 말하였다.
“내 스승은 석씨 종족에서 태어났다가 거기서 집을 떠나 도를 배우셨다. 스승님의 이름은 여래, 지진, 다 옳게 깨달은 이시다. 나는 항상 그를 따라 법을 배운다.”
그 때에 아기는 곧 샤아리푸트라를 향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존자는 지금 고요히 서서
바루를 들고 용모는 단정하다
존자는 지금 무엇을 구하는가
무엇 때문에 여기 와 서 있는가.
그 때에 샤아리푸트라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재물도 구하지 않고
음식이나 옷이나 장식이 아니다
너를 위해 일부러 여기 왔거니
잘 살펴보고 내 말 들어라.
과거에 네 한 말 기억하는가
너는 천상에서 맹세할 때에
‘인간 세상에서 부처님 뵈리라’고
그래서 일부러 와 말할 뿐이다.
세상에 부처님이 나타나기 어렵고
법의 연설하시기 또한 그러며
사람의 몸을 얻기 어려운 것은
마치 우둠바라 꽃 피는 것 같다.
너는 지금 곧 나를 따라와
함께 가서 여래의 모습 뵈옵자
그는 반드시 너를 위하여
극히 요긴한 좋은 이치 말하리라.
그 때에 장자의 아들은 샤아리푸트라의 말을 듣고 곧 그 부모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사뢰었다.
“원컨대 허락하소서. 나는 지금 세존께 나아가 받들어 섬기고 예배하고 문안하고자 하나이다.”
부모는 대답하였다.
“좋은 대로 하라.”
장자의 아들은 곧 향과 꽃과 좋고 흰 천을 가지고 존자 샤아리푸트라와 함께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 때에 샤아리푸트라는 세존께 사뢰었다.
“이 장자의 아들은 라아자그리하에 사옵는데 세 거룩한 이를 알지 못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잘 설법하시어 벗어남을 얻게 하소서.”
그 때에 장자의 아들은 멀리서 세존을 뵈오매 위엄스런 모습은 단정하고 모든 감관은 고요하며 서른 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八十가지 특별한 모양으로 그 몸을 장엄하여 마치 수미산과 같으며, 얼굴은 해와 달 같아서 바라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다가 곧 향과 꽃을 여래 위에 뿌리고 다시 새롭고 흰 천을 여래에게 바친 뒤에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차례로 설법하시니, 이른바 논(論)이란, 보시론, 계율론, 천상에 나는 데 대한 논이었다. 그리고 욕심은 깨끗하지 못한 번뇌로서 그것은 큰 근심이요, 집을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열리고 그 뜻이 풀림을 아셨다. 그래서 그 장자의 아들을 위해 모든 부처 세존이 언제나 말씀하시는 법, 즉 괴로움과 그 쌓임과 그의 사라짐과 사라지는 길을 연설하셨다.
이 때에 그 장자의 아들은 그 자리에서 모든 티끌과 때가 다하고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어 다시는 티의 더러움이 없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세존께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나로 하여금 집을 나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대개 도를 닦으려는 사람은 부모에게 하직하지 않으면 사문이 될 수 없느니라.”
장자의 아들은 사뢰었다.
“그러면 부모의 허락을 맡게 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좋은 대로 하라.”
그 때에 장자의 아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곧 떠나 제 집으로 돌아가 부모에게 사뢰었다.
“원컨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부모는 말하였다.
“우리에게는 오늘 오직 너 외아들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집 안 생활은 넉넉하여 재보가 많다. 그러므로 사문의 법을 행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장자의 아들은 대답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시는 것은 억 겁(億劫)을 지나서야 비로소 있어 매우 만나기 어렵습니다. 모처럼 나오시는 것은 우둠바라 꽃이 모처럼 피는 것처럼,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억 겁을 지나서야 비로소 나타나는 것입니다.”
장자의 부모는 제각기 한숨 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 너의 좋을 대로 하라.”
때에 장자의 아들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곧 하직하고 떠나,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세존에게 사뢰었다.
“부모님의 허락은 받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도 닦기를 허락하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샤아리푸트라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이 장자의 아들을 제도하여 사문이 되게 하라.”
샤아리푸트라는 사뢰었다.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샤아리푸트라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그를 제도해 사미를 만들어 날마다 가르쳤다.
그 때에 그 사미는 한적한 곳에서 스스로 힘써 닦았는데, 선남자로서 집을 나와 도를 배우면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위없는 범행을 닦는 까닭은 괴로움을 떠나고자 하는 데 있었다. 때에 그 사미는 곧 아라한이 되어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세존께 사뢰었다.
“나는 이제 부처를 보았고 법을 듣고는 조금도 의심이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어떻게 부처를 보았으며 법을 듣고는 의심이 없는가.”
사미는 사뢰었다.
“‘물질은 덧없는 것이다. 덧없으면 괴로운 것이요, 괴로우면 <나>가 없으며 나가 없으면 공(空)이요, 공이면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며 또한 <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지혜로운 이의 깨달아 아는 것이다.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도 덧없는 것이다. 덧없으면 괴로운 것이요, 괴로우면 <나>가 없으며 <나>가 없으면 공이요, 공이면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지혜로운 이의 깨달아 아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왕성한 쌓임은 덧없는 것이요 괴로운 것이며 공한 것이요, <나>가 없는 것으로서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온갖 괴로움이 많아 다스릴 수 없는 것이요, 항상 냄새나는 곳으로서 오래 보전할 수 없다. 모두 관찰해도 거기에는 <나>가 없다’고. 오늘 이 법을 관찰하고 곧 여래를 보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사미야. 나는 네가 큰 사미임을 인증하노라.”
그 때에 그 사미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七.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나아라다는 파아탈리풋타의 어느 장자의 대나무 숲에 있었다.
그 때에 문다 왕의 첫째 부인이 목숨을 마쳤다. 왕은 그를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며 언제나 생각해 잠깐도 마음에서 떠난 일이 없었다.
때에 어떤 사람이 왕에게 와서 아뢰었다.
“대왕은 알으소서. 첫째 부인이 세상을 떠났나이다.”
왕은 부인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매우 놀라고 슬퍼하면서 말하였다.
“너는 빨리 부인의 시체를 메어다 어럭기름에 담가 두고 나로 하여금 보게 하라.”
그는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가서 부인의 시체를 가져다 여럭기름에 담갔다.
왕은 부인이 죽은 뒤에 매우 근심하고 번민하면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며 법을 가리지도 않고 왕의 할 일을 처리하지도 않았다.
왕의 곁에 가까운 신하가 있었다. 이름을 선념(善念)이라 하였고, 왕을 위해 언제나 칼을 잡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알으소서. 우리 나라에 나아라다라는 사문이 있나이다. 그는 아라한으로서 큰 신통이 있고 아는 것이 많아 익숙하지 익숙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변재가 있고 용기가 있고 지혜로우며, 언제나 웃으면서 말하나이다. 원컨대 왕은 그에게 가서 설명을 들으소서. 만일 왕께서 그 설법을 들으시면 근심과 고통과 번민이 없게 될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다. 그 말이 좋다. 선념아, 네가 먼저 가서 그 사문에게 말하라. 왜 그러냐 하면 대개 전륜성왕이 어디 갈 때에는 먼저 사람을 보내는 법이다. 사람을 먼저 보내지 않고 가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그는 왕의 명령을 받고 장자의 대 숲 동산으로 갔다. 그는 나아라다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존자 나아라다에게 사뢰었다.
“존자는 알으소서. 지금 대왕의 부인이 세상을 떠났나이다. 왕은 그 때문에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며, 왕의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지도 않나이다. 지금 와서 존자를 뵈오려 하나이다. 원컨대 그를 위해 설법해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도록 하소서.”
나아라다는 대답하였다.
“오고 싶으면 곧 오도록 하라.”
선념은 이 말을 듣고 곧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이내 물러가 떠났다. 그는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그 사문에게 알렸나이다. 왕은 그리 알으소서.”
왕은 곧 선념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빨리 보배 깃수레를 장식하라. 나는 가서 저 사문님을 뵈오리라.”
선념은 곧 보배 깃수레를 꾸미고 왕에게 아뢰었다.
“수레는 준비되었나이다. 왕은 그리 알으소서.”
왕은 곧 보배 깃수레를 타고 성을 나가 나아라다에게로 나아가 장자의 대 숲 동산에 이르러서는 걸어서 들어갔다. 무릇 왕의 법으로서의 다섯 가지 위의를 거두어 한쪽에 두고 나아라다에게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않았다.
나아라다는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꿈이나 허깨비 같은 법은 근심과 걱정을 일으키고 물거품이나 눈덩이 같은 법은 근심과 걱정을 일으키는 것이오. 그러므로 꽃과 같은 법을 생각함으로써 근심하거나 걱정하지 마시오. 왜 그러냐 하면 다섯 가지 일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오. 어떤 다섯 가지인가.
대개 물건은 다하는 것인데 그것을 다하지 않게 하려 하여도 될 수 없는 것이오. 물건은 사라지는 것인데 그것을 사라지지 않게 하려 하여도 될 수 없는 것이오. 늙는 법은 늙지 않게 하려 하여도 될 수 없고 병드는 법은 병들지 않게 하려 하여도 될 수 없으며 죽는 법은 죽지 않게 하려 하여도 될 수 없는 것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다섯 가지 법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오. 이것은 여래의 말씀이오.”
그 때에 나아라다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근심하거나 번민하는 것으로는
그 복됨을 얻지 못하나니
만일 근심과 걱정을 가지면
바깥 경계가 그 틈을 엿본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마침내 근심 걱정 생각하지 않으면
바깥 도둑은 도리어 근심하며
끝내 그 틈을 엿보지 못하리라.
위엄스런 거동과 예절 갖추고
보시를 좋아하여 아끼지 말고
마땅히 힘써 좋은 방편 구하여
그 큰 이익을 얻도록 하라.
비록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나나 또 저 여러 중생들
근심하지 않으면 재앙이 없으리니
그 행의 갚음이 어떤 줄 알리.
“또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잃을 물건은 반드시 잃는 것이요, 그것을 잃고 나면 곧 근심과 걱정과 고통과 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것이오. ‘내가 사랑하던 것을 오늘 잃어 버렸다’고. 이것이 이른바 ‘잃을 물건은 반드시 잃고 거기서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켜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첫째 근심의 가시[刺]로서 마음에 집착하는 것이오. 범부에게 이 법이 있소. 그러므로 남, 늙음, 병, 죽음의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나는 또 들었소. 성현의 제자도 잃을 물건은 반드시 잃소. 그러나 그는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오. 그러므로 이렇게 공부해야 하오. 즉 ‘내가 지금 잃은 것은 나 혼자 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도 이런 일이 있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을 근심하고 걱정하게 하고 원수들을 기뻐하게 한다. 음식은 소화되지 않고 이내 병이 생겨 몸이 더러워지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고. 그래서 그 때에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빼면, 곧 남, 늙음, 병, 죽음을 벗어나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이오.
다시 대왕이여, 없어질 물건은 반드시 없어지는 것이오. 그것이 없어지고 나면 근심과 걱정과 고통과 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것이오. ‘내가 사랑하던 것이 오늘 없어졌다’고. 이것이 이른바 ‘없어질 물건은 반드시 없어지고, 거기서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켜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둘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에 집착하는 것이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소. 그러므로 그는 남, 늙음, 병, 죽음의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나는 또 들었소. 성현의 제자도 없어질 물건은 반드시 없어지오. 그러나 그는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오. 그러므로 이렇게 공부해야 하오. 즉 ‘지금 내게 없어진 것은 나 혼자 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일이 있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을 근심하고 걱정하게 하고 원수들을 기뻐하게 한다. 음식은 소화되지 않고 이내 병이 생겨 몸이 더러워지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고. 그래서 그 때에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빼면, 곧 남, 늙음, 병, 죽음을 벗어나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이오.
대왕이여, 늙는 물건은 반드시 늙는 것이오. 그것이 늙으면 근심과 걱정과 고통과 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소. ‘내가 사랑하던 것이 이제 늙었다’고. 이것이 이른바 ‘늙을 것은 반드시 늙고, 거기서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켜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셋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이 집착하는 것이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소. 그러므로 그는 남, 늙음, 병, 죽음의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또 나는 들었소. 성현의 제자도 늙을 물건은 반드시 늙소. 그러나 그는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키지 않소. 그러므로 이렇게 공부해야 하오. 즉 ‘내가 지금 늙는 것은 나 혼자 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이 법은 있다. 그런데 내가 거기서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을 근심하고 걱정하게 하고 원수들을 기뻐하게 한다. 음식은 소화되지 않고 이내 병이 생겨 몸이 더러워지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고. 그래서 그 때에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빼면, 곧 남, 늙음, 병, 죽음을 벗어나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이오.
대왕이여, 병들 물건은 반드시 병드는 것이오. 그것이 병들면 근심과 걱정과 고통과 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소. ‘내가 사랑하던 것이 지금 병들었다’고. 이것이 이른바 ‘병들 물건은 반드시 병들고, 거기서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켜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넷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이 집착하는 것이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소. 그러므로 그는 남, 늙음, 병, 죽음의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또 나는 들었소. 성현의 제자도 병들 물건은 반드시 병드는 것이오. 그러나 그는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키지 않소. 그러므로 이렇게 공부해야 하오. 즉 ‘내가 지금 병든 것은 나 혼자 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법이 있다. 만일 내가 여기서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을 근심하고 걱정하게 하고 원수를 기뻐하게 하며, 음식은 소화되지 않아 곧 병이 생겨 몸이 더러워지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고. 그래서 그 때에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빼면, 곧 남, 늙음, 병, 죽음을 벗어나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이오.
대왕이여, 죽을 물건은 반드시 죽는 것이오. 그것이 죽으면 근심과 걱정과 고통과 번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소. 대왕이여, 이것이 이른바 다섯째 근심의 가시로서 마음이 집착하는 것이오. 범부에게는 이런 법이 있소. 그러므로 그는 남, 늙음, 병, 죽음의 오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또 나는 들었소. 성현의 제자도 죽을 이는 반드시 죽소. 그러나 그들은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일으키지 않소. 그러므로 이렇게 공부해야 하오. 즉 ‘내가 지금 죽는 것은 나 혼자 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이 법은 있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친척을 근심하고 걱정하게 하고 원수를 기뻐하게 하며, 음식은 소화되지 않아 곧 병이 생겨 몸이 더러워지고, 그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게 된다’고. 그래서 그 때에 곧 근심과 두려움의 가시를 빼면, 곧 남, 늙음, 병, 죽음을 벗어나 다시는 재앙과 고뇌의 법이 없게 될 것이오.”
대왕은 아뢰었다.
“이 법은 이름이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어 행해야 하리이까.”
나아라다는 말하였다.
“이 경 이름은 <근심병 고치기>라 하오. 그렇게 받들어 행하시오.”
“진실로 그 이름과 같이 근심병을 고치나이다. 왜 그러냐 하오면 나는 이 법을 듣고 모든 근심이 이제 아주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만일 존자께서 분부하신다면 나는 자꾸 이 궁중에 와서 법을 들음으로써 우리 나라와 백성들로 하여금 끝없이 복을 받게 하겠습니다. 원컨대 존자는 이 법을 널리 펴 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게 하여 네 가지 무리들을 언제나 안온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존자 나아라다님께 귀의하나이다.”
“대왕이여, 내게 귀의하지 말고 부처님께 귀의하시오.”
“부처님께서는 지금 어디 계시나이까.”
“대왕은 아시오. 카필라바스투의 전륜성왕의 종족으로서 석씨의 성을 받고 나온 왕의 아들인데, 이름을 싯다아르타라 하오. 그는 집을 나와 도를 배워 스스로 부처가 되어 석가모니라고 부르오. 그 분에게 귀의하시오.”
“지금 어디 계시 오며 여기서 얼마나 되나이까.”
“그 여래께서는 이미 열반하셨소.”
대왕은 말하였다.
“여래께서 열반하심은 어찌 그리 빠르시나이까. 만일 세상에 계신다면 몇 천만 요오자나를 지내더라도 거기까지 가서 뵈었을 것을,”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여래와 법과 중에 귀의하고 목숨을 마칠 때까지 우바새가 되어 다시는 살생하지 않겠나이다. 나라 일이 너무 많아 궁중으로 돌아가려 하나이다.”
“좋은 대로 하시오.”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존자 발에 예배한 뒤에 세 번 돌고 떠났다.
그 때에 문다 왕은 나아라다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八.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병을 앓는 사람으로서 다섯 가지 법을 행하면 곧 낫지 않고 늘 병상에 있게 된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병인으로서 음식을 가리지 않고 때를 맞춰 먹지 않으면 의약을 친하지 않고 근심과 기쁨과 성냄이 많으며 남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아 주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병을 앓는 사람으로서 다섯 가지 법을 행하면 곧 낫지 않는다’는 것이니라.
다시 병인으로서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병이 곧 낫게 된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병인으로서 음식을 가려먹고 때를 맞춰 먹으며 의약을 친하고 근심을 가지지 않으며 모두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아 주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병인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병이 곧 낫는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항상 생각해 앞의 다섯 가지 법을 버리고 뒤의 다섯 가지 법을 받들어 행하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九.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병인을 간호하는 사람으로서 다섯 가지 법을 행하면, 병이 낫지 않고 병인은 늘 병상에 누워 있게 된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간호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약을 분별하지 못하고 게을러 용기가 없으며, 성내기 좋아하고 잠자기를 좋아하며, 다만 이익을 위해 간호하면서 마음으로 공양하지 않기 때문에 병인과 친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간호하는 사람이 다섯 가지 법을 행하면 병이 낫지 않는다’는 것이니라.
다시 비구들이여, 병을 간호하는 사람으로서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병은 곧 나아 병인은 병상에 눕지 않게 된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간호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약을 분별할 줄 알고 게으르지 않아 먼저 일어나고 뒤에 자며, 항상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잠이 적으며, 이익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공양하므로 병인을 위해 설법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간호하는 사람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병이 곧 낫는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간호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에는 앞의 다섯 가지 법은 버리고 뒤의 다섯 가지 법을 가지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샤알리의 잔나 숲에서 큰 비구들 五백인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사자(獅子) 대장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사자에게 말씀하셨다.
“어떠냐, 사자야. 집에서 늘 보시하느냐.”
사자는 사뢰었다.
“네 성문 밖과 도시에서 때를 따라 항상 보시하면서 조금도 모자라지 않게 하되 음식을 요구하면 음식을 주고 의복, 향, 꽃, 수레, 말, 좌구를 요구하면 그 따라 모두 주나이다.”
“장하고 장하다. 능히 보시하여 아까워하지 않는구나. 시주가 때를 따라 보시하는 데에는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시주의 명예가 사방 널리 퍼져 사람들이 칭찬하는 것이다. 즉 ‘아무 촌락에 어떤 시주는 항상 사문과 바라문을 대접하기를 좋아해 요구하는 것을 모두 주어 모자람이 없게 한다’고. 사자야, 이것이 시주가 얻는 첫째 공덕이니라.
다시 사자야, 그 시주는 사문, 크샤트리야, 바라문, 장자들 속에 가더라도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이 없다. 마치 짐승의 왕 사자가 사슴 떼 속에 있을 때 아무 두려움이 없는 것과 같다. 사자야, 이것이 시주가 얻는 둘째 공덕이니라.
다시 사자야, 시주는 사람들이 공경하고 우러러보기를 좋아하는 것은 자식이 아버지를 우러러보는 것과 같아서 싫증이 없다. 사자야, 이것이 시주가 얻는 셋째 공덕이니라.
다시 사자야, 시주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천상이나 인간의 두 곳에 난다. 그래서 천상에서는 하늘의 존경을 받고 인간에서는 사람의 존경을 받는다. 사자야, 이것이 시주가 얻는 셋째 공덕이니라.
다시 사자야, 시주는 그 지혜가 여러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 현세의 몸으로 번뇌를 없애고 후세까지 가지 않는다. 사자야, 이것이 시주가 얻는 다섯째 공덕이니라.
대개 사람이 보시를 행하면 이 다섯 가지 공덕이 항상 그를 따르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으로 항상 보시하기 좋아해
그 공덕 완전히 갖춰 이루면
여러 사람 속에서 어려움 없고
또한 거기에 두려움 없느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항상 보시해
조금도 뉘우치는 마음 없으면
그는 언제나 저 三十三천에서
아름다운 천녀들에 둘러싸이리.
왜 그러냐 하면 사자야, 알라. 그 시주는 좋은 두 곳에 나서 현재 몸으로 번뇌를 없애고 함이 없는 곳에 이르기 때문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시는 뒷세상의 양식되거니
반드시 마지막 곳[究意處] 가게 되리라
착한 신장 언제나 그를 돌보고
그리고 또 언제나 기뻐하리라.
왜 그러냐 하면, 사자야, 알라. 그가 보시할 때에 항상 기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든든하고 온갖 좋은 공덕을 두루 갖추며, 삼매를 얻어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 그것을 여실히 아느니라. 무엇을 여실히 아는가. 이른바 괴로움을 알고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사라짐과 그 괴로움을 벗어나는 길을 여실히 아느니라.
그러므로 사자야, 마땅히 방편을 구해 때를 따라 보시하라. 그렇게 하면 성문의 도나 벽지불의 도를 구하여도 모두 다 뜻대로 될 것이다. 사자야,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사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시주가 보시할 때에는 다섯 가지 공덕(서원)을 갖는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목숨을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형체를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건강을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힘을 보시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변재를 보시하는 것이니 이것을 다섯이라 하느니라.
또 시주는 목숨을 보시할 때에는 오래 살기를 희망하고 형체를 보시할 때에는 단정하기를 희망하며 건강을 보시할 때에는 병이 없기를 희망하고 힘을 보시할 때에는 이길 이 없기를 희망하며 변재를 보시할 때에는 위없는 바르고 참된 변재를 희망한다.
비구들이여, 알라. 시주가 보시할 때에는 이런 다섯 가지 공덕이 있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목숨과 형체와
건강, 힘, 변재와
이 다섯 가지 공덕 갖추면
뒷날에 무궁한 복을 받으리.
지혜로운 사람은 보시 생각해
탐하는 욕심을 떨어버리고
이 세상에서 좋은 이름 퍼지고
저 천상에 나서도 그러하니라.
“만일 선남자, 선녀인으로서 다섯 가지 공덕을 얻고자 하거든 이 다섯 가지 일을 행하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二.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를 맞추는 보시에 다섯 가지가 있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멀리 떠나는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멀리서 오는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병자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걸식해 얻지 못할 때에 보시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처음 나온 과일과 채소와 곡식을 먼저 계율을 가지고 정진하는 이에게 준 뒤에 자기가 먹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때를 맞추어 주는 보시의 다섯 가지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이 때 맞춰 보시하고
언제나 믿는 마음 끊이지 않아
이 세상에서 즐거움 누리다가
천상에 나선 온갖 덕을 갖추네.
때를 따라 보시하기 잊지 않으면
소리에 메아린 듯 그 복을 받되
언제나 빠지거나 모자람 없어
나는 곳마다 항상 부귀하니라.
보시는 온갖 행의 근본이 되어
위없는 높은 자리 가게 되나니
억수로 보시해도 딴 생각이 없으면
그 기쁨 더욱더욱 불어 가리라.
그 마음속에 이런 생각 가지면
어지러운 마음은 아주 멸하고
몸의 편코 즐거움 깨달아 알아
마음은 곧 해탈을 얻게 되리라.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들이여
남자고 여자고 물을 것 없이
다섯 가지 이 보시 행하기 위해
적당한 방편 구해 놓치지 말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선남자, 선녀인으로서 이 다섯 가지 일을 행하려고 하거든 항상 때를 맞추는 보시를 행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선과 불선과 또 예불과
천사와 해와 다섯 징조와
문다와 친하기와 간호와
다섯 보시와 때 맞추는 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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