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장아함경 제 十五권
제 三분 종덕경(種德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앙가국에 계시면서, 큰 비구 무리 천 二백 五十인과 함께 인간에 노닐으시다가, 첨바(瞻婆)성의 가가(伽伽) 못가에 머물러 계셨다.
때에 종덕(種德)이라고 이름하는 바라문이 첨바성에 살았다. 그 성은 인민이 많고 성하고 풍족하고 즐거웠다. 바사닉(波斯匿)왕은 이 성을 봉(封)해 중덕 바라문에게 주어 범분(梵分)으로 삼았다. 그 바라문은 七대 이래로 부모는 진정(眞正)하여 남의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았다. 이학(異學)의 三부(部)를 외우고 온갖 경서를 다 능히 분별하고 세상 서적의 그윽한 뜻도 두루 익히지 않은 것이 없었다. 또 대인(大人)의 상법 길흉을 점치는 것과 제사 의례에 능하였다. 五백의 제자를 두어 언제나 가르치고 있었다.
때에 첨바성 안에 사는 모든 바라문, 장자(長者), 거사(居士)들은 사문 고오타마 석종자(釋種子)가 집을 나와 도를 이루고, 앙가국에서 인간에 노닐으시며 첨바성에 있는 가가 못 곁에 왔는데, 그 큰 이름은 천하에 두루 퍼졌고 여래(如來), 지진(至眞), 등정각(等正覺)의 十호를 구족했으며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악마와 혹은 악마의 하늘과 사문 바라문들 가운데서 자신으로 증명하고 남을 위해 설법하는데, 상, 중, 하의 말이 다 바르고 참되며 의미가 구족하고 범행이 청정하다는 말을 들었다. 이러한 진인(眞人)은 마땅히 가서 뵈와야 한다. ‘이제 나도 가서 뵈올까’말하고 곧 서로 이끌고 첨바성을 나가 떼를 지어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때에 종덕 바라문은 높은 대(臺)에 올라 멀리서 여러 사람들이 떼를 지어 서로 따라 가는 것을 보고 시자에게 ‘저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 떼를 지어 서로 따라 어디로 가는 것인가.’고 물었다. 시자는 대답했다. ‘저는 들었습니다. 사문 고오타마 석종자는 집을 나와 도를 이루고, 앙가국에서 인간에 노닐으시다가 첨바성의 가가 못 곁에 왔는데 그의 큰 이름은 천하에 두루 퍼지고 여래, 지진, 등정각의 十호를 구족했으며,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악마와 혹은 악마의 하늘과 사문과 바라문들 가운데서 스스로 증명하고 남을 위해 설법하는데 상, 중, 하의 말은 다 참되고 바르며, 의미는 구족하고 범행은 청정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첨바성의 모든 바라문, 장자, 거사들은 서로 떼를 지어 따라가 고오타마 사문을 뵈오러 간다 합니다.’하고 하였다.
때에 종덕 바라문은 곧 시자에게 명령했다. ‘너는 빨리 가서 내 말로 모든 사람에게 전하여라. 그대들은 잠깐 머물러 내가 가기를 기다려 저 고오타마에게로 함께 가자고.’ 때에 그 시자는 곧 여러 사람에게 가서 ‘여러분 잠깐 머물러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리시오, 마땅히 우리 함께 저 고오타마에게로 갑시다’라는 종덕의 말을 전했다.
때에 모든 사람은 시자에게 대답했다. ‘너는 빨리 돌아가 바라문에게 여쭈어라. 지금이 바로 그 때다. 마땅히 함께 가자’고. 시자는 돌아와 여쭈었다. ‘모든 사람들은 머물러 있으면서 지금이 그 때라 함께 가자 합니다.’ 종덕 바라문은 곧 대에서 내려서 중문에 섰다. 때에 다른 바라문 五백인은 조그마한 인연으로 먼저 문 앞에 모여 있다가 종덕이 오는 것을 보고 다 일어나 맞이하면서 물었다.
“큰 바라문이여, 어디로 가시고자 하십니까.”
종덕은 대답했다.
“사문 고오타마 석종자는 집을 나와 도를 이룬 뒤 앙가국에서 인간에 노닐으시다가 첨바성의 가가 못 가에 왔다. 그 큰 이름은 널리 천하에 퍼졌고 여래, 지진, 등정각의 十호를 구족했다.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악마와 혹은 악마의 하늘과 사문과 바라문들 가운데서 스스로 증명하고 남을 위해 설법하시는데 상, 중, 하의 말은 다 참되고 바르며 의미는 구족하고 범행은 청정하다. 이러한 진인(眞人)은 마땅히 가서 뵈와야 한다. 나는 이제 거기에 가서 만나 뵈옵고자 한다.”
때에 五백 바라문은 종덕에게 여쭈었다.
“보러 가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저가 마땅히 이리와야 합니다. 여기서 그리 갈 것이 없습니다. 이제 큰 바라문님은 七대 이래로 부모는 진정(眞正)하여 남의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 법을 성취하면 저가 마땅히 여기 와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에게 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이학(異學)의 三부를 외워 통하고 온갖 경서를 다 능히 분별하며 세상 서적의 깊은 뜻도 두루 익히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또 능히 대인의 상법 길흉을 점치기와 제사 의례(儀禮)에 능합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여기 와야 할 것이요, 여기서 저기로 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얼굴이 단정하여 범(梵)의 색상(色像)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이리 와야 할 것이요 여기서 저리로 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계덕(戒德)이 불어 가고 지혜를 성취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이리와야 할 것이요 여기서 저리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말이 부드럽고 화하며 변재가 구족하고 의미가 청정합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이리 올 것이요 여기서 저리 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큰 스승이 되어 제자의 무리가 많습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이리로 올 것이요 여기서 저리로 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항상 五백의 바라문을 교수하고 있습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이리로 올 것이요, 여기서 저리로 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四방의 학자들이 다 와서 받기를 청하여 모든 기술과 제사의 법을 물을 때 다 갖추어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이리로 올 것이요, 여기서 저리로 갈 것이 없습니다.
도 큰 바라문님은 바사닉왕과 병사(甁沙)왕의 공경과 공양을 받습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여기고 올 것이요 여기서 저리로 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재산과 보물이 많이 있어 창고에 가득 찼습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마땅히 이리로 올 것이요 여기서 저리로 갈 것이 없습니다. 또 큰 바라문님은 지혜가 밝고 통달하며 말이 트이어 겁약하지 않습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저가 이리 올 것이요, 여기서 저리로 갈 것이 없습니다.”
그 때에 종덕은 모든 바라문들에게 말했다.
“그렇고 그렇다. 너의 말한 바와 같다. 내가 이 덕을 갖추어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너는 마땅히 내 말을 들으라. 사문 고오타마는 모든 공덕을 가지고 있다. 우리들이 마땅히 저에게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사문 고오타마는 七대 이래로 부모는 진정하여 남의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는다. 그는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도 사문 고오타마는 얼굴이 단정하고 찰제리(刹利) 종족의 출신이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존귀한 집에서 나서 집을 나와 도를 이루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빛깔과 광택을 구족하고 종성(種姓)이 진정하면서 집을 나와 도를 닦았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재물이 많은 집에 태어나 큰 위력이 있으면서 집을 나와 도를 닦았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현성의 계를 갖추었고 지혜를 성취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말을 잘하고, 부드럽고 화하며 또 고상하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갈 것이요 저가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대중의 도사(導師)가 되어 제자가 많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고오타마는 길이 욕애(欲愛)를 없애고 경박하고 사납지 않으며 걱정과 두려움을 이미 없애어 털이 거꾸로 서지 않으며 환희하고 화열(和悅)하며 사람을 보면 착함을 칭찬하고 행과 갚음을 잘 말하며, 남의 도를 헐지 않는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항상 저 파사닉왕과 병사왕의 공경과 공양을 받는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비가라사라바라문의 예경과 공양을 받고, 또 범바라문, 다리차(多利遮) 바라문, 거치(鋸齒) 바라문, 수가마납도야자(首迦摩納都耶子)의 공양을 받는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모든 성문(聲聞) 제자들의 숭봉과 예경과 공양을 받고, 또 모든 하늘과 다른 귀신 무리들의 공경을 받으며 석종(釋種)과 구리(俱利) 명녕(冥寧) 발지 말라(末羅) 소마들이 다 높이고 받든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바사닉왕과 및 병사왕에게 三귀(歸), 五계(戒)를 주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비가라사라 바라문에게 제 三귀(歸)와 五계를 주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도 사문 고오타마는 제자들에게 三자귀(自歸)와 五계를 주었고, 모든 하늘과 석종과 구리들에게 三귀, 五계를 주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노닐으실 때에도 모든 사람의 공경과 공양을 받는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성곽이나 촌락으로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가는 곳마다 비인(非人)과 귀신이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은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가는 곳마다 그곳의 인민들은 다 광명을 보고 하늘의 음악을 듣는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가는 곳마다 만일 거기서 떠나려고 할 때에는 모든 사람들은 사모하고 울면서 보낸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처음에 집을 나올 때에는 그 부모는 울면서 애석해 하고 그러면서 서러워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젊어서 집을 나와 모든 장식과 코끼리와 말과 보배 수레와 五욕(欲)과 영락을 버렸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전륜왕의 지위를 버리고 집을 나와 도를 닦았다. 만일 그가 집에 있었더라면 四천하의 임금이 되어 민물(民物)을 통치할 것이요, 우리도 다 거기 붙이었을 것이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범법(梵法)을 밝게 알아 능히 남을 위하여 설명하고 또 범천과 오가면서 서로 말한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三十 二상(相)을 다 구족했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또 사문 고오타마는 지혜가 통달하여 겁약하는 일이 없다. 이 법을 성취하였으므로 우리가 저리로 갈 것이요 저가 이리로 올 것이 아니다.
저 사문 고오타마는 지금 첨바성의 가가 못 곁에 와 계신다. 우리에게는 높은 이시고 또 귀한 손님이시다. 마땅히 가서 친히 뵈와야 한다.”
때에 五백의 바라문은 종덕에게 여쭈었다.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합니다. 그의 공덕이 능히 그와 같습니까. 만일 그가 그 모든 공덕 중에서 하나만을 성취했어도 그는 오시지 않을 것이어늘 하물며 이제 전부를 다 갖춤이겠습니까. 우리는 마땅히 다 서로 이끌고 함께 가서 문안 드려야 하겠습니다.”
종덕은 대답했다.
“너희들이 가고자 하면 지금이 바로 그 때다.”
때에 종덕은 곧 보배 수레를 엄숙하게 차리고 五백의 바라문과 및 첨바성의 모든 바라문, 장자, 거사들과 함께 앞뒤로 둘러싸이어 가가 못으로 갔다. 못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만일 고오타마에게 물을 때에 그것이 혹 그의 뜻에 맞지 않는다면 저 사문 고오타마는 반드시 나를 꾸짖되 마땅히 이렇게 물으라, 이렇게 물어서는 안된다고 하리라. 여러 사람들이 그것을 듣고 나를 무지하다고 하면 내 이름은 손상되리라. 만일 사문 고오타마가 나의 뜻을 물을 때에 대답이 혹 그의 뜻에 맞지 않으면, 저 사문은 반드시 나를 꾸짖되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라.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지 말라고 하리라. 여러 사람이 이 말을 듣고 나를 무지하다고 하여 내 이름은 손상될 것이다. 만일 내가 잠자코 여기서 돌아가면 여러 사람들은 말하리라. ‘나는 무지하여 마침내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지 못한다’고. 그리하여 내 이름은 손상될 것이다. 만일 사문 고오타마가 우리 바라문의 법을 물을 때 내가 고오타마에게 대답하는 것이 그 뜻에 맞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때에 종덕은 가가 못 가에서 이렇게 생각하고 곧 전진하다가 수레에서 내려 걸어갔다. 그래서 세존이 계시는 곳에 이르러 문안을 드리고 한 쪽에 앉았다.
때에 첨바성의 모든 바라문, 장자, 거사들은 혹은 부처님께 절하고 앉는 자도 있고 혹은 안부를 묻고 앉는 자도 있으며 혹은 성명을 대고 앉는 자도 있고 혹은 깍지 손으로 부처님을 향해 앉는 자도 있으며 혹은 잠자코 앉는 자도 있다. 여럿이 다 앉기를 마치자 부처님은 종덕 바라문의 마음속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너의 생각하는 것은 너의 원대로 하리라.”
부처님이 종덕에게 묻되
“바라문은 몇 가지 법을 성취하였는가. 말을 성실히 하여 허망하지 않게 하라.”
그 때에 종덕은 잠자코 생각했다.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다. 사문 고오타마는 큰 신력이 있어 사람의 마음을 알기를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하여 나의 뜻을 묻는구나.’ 때에 종덕 바라문은 몸을 단정히 하고 사방으로 대중을 돌아보며 기쁘게 웃었다. 그리고 곧 부처님께 대답했다.
“우리 바라문은 五법을 성취했습니다. 말하는 바는 지극히 정성스러워 거짓이 없습니다. 어떤 것을 五라 하는가. 一은 바라문은 七대 이래로 부모가 진정하여 남의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습니다. 二는 이학(異學)의 三부를 외우고 온갖 경서를 다 능히 대인의 상 법 길흉을 밝게 살피는 것과 제사 의례에 능합니다. 三은 얼굴이 단정합니다. 四는 경을 가지는 것이 구족합니다. 五는 지혜가 통달합니다. 이것을 五라 합니다. 고오타마시여, 바라문은 이 五법을 성취했습니다. 말하는 바는 성실하여 허망이 없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착하다, 종덕이여. 만일 바라문으로서 五법 중에서 一을 버리고 四를 이루고, 또 말하는 바가 성실하여 허망이 없다면 바라문이라고 이름할 수 있겠는가.”
종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있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고오타마시여, 그 종성(種姓)은 필요 없습니다. 만일 바라문으로서 이학의 三부를 외워 통하고 온갖 경서를 다 능히 분별하며 세상 서적의 깊은 뜻도 두루 익히지 않은 것이 없고, 또 능히 대인의 상법 길흉을 밝게 살피고 제사 의례에 능하며 얼굴이 단정하고 지계가 구족하며 지혜가 통달하여 이 四법이 있고 그 말이 성실하여 허망이 없다면 바라문이라고 이름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종덕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만일 이 四법 중에서 一을 버리고 三을 성취한 자로서 또 그 말하는 바가 성실하여 허망이 없다면 바라문이라고 이름할 수 있겠는가.”
종덕을 대답했다.
“있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 종성과 경전 외우는 두 가지는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만일 바라문으로서 얼굴이 단정하고 계를 가져 구족하여 지혜가 통달하여 이 三을 이루어 그 말이 성실하여 허망이 없다면 바라문이라 이름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어떠냐. 만일 三법 중에서 一을 버리고 二를 이룬 사람으로서 또한 그 말이 성실하여 허망이 없다면 바라문이라고 이름할 수 있겠는가.”
종덕은 대답했다.
“있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종성과 경전 외우는 것과 및 얼굴 단정한 것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 때에 五백의 바라문은 각각 소리를 높여 종덕 바라문에게 말했다.
“무엇 때문에 종성과 경전 외우는 것과 및 얼굴 단정한 것을 쓸 데 없다고 합니까.”
그 때 세존은 五백의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종덕 바라문이 그 얼굴이 추루하고 종성(種姓)이 보잘 것 없으며 글을 외우지도 못하고 변재와 지혜로 잘 대답하지 못하며 나와 더불어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너희들이 말참견을 하려니와 만일 종덕이 얼굴이 단정하고 종성이 구족하며 글을 외워 통하고 지혜와 변재가 있어 문답을 잘하며 나와 더불어 넉넉히 이야기할 수 있다면 너희들은 모두 잠자코 이 사람의 말을 들으라”하시었다.
그 때에 종덕 바라문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직 원컨대 고오타마시여, 잠깐 그쳐 주십시오. 저는 스스로 법으로써 이 사람을 가르치겠습니다.”
그 때에 종덕은 五백의 바라문들에게 물었다.
“앙가마납(鴦伽摩納)은 지금 이 대중 가운데 있다. 이는 나의 생질[外甥]이다. 너희들은 보는가. 이제 모든 대중은 두루 함께 모였다. 오직 고오타마를 제외하고는 그 외에는 얼굴 단정한 것이 마납에 미칠 자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마납은 살생하고 도둑질하며 음탕하고 무례하며 허망하고 속임질한다. 불을 질러 사람을 태우고 길을 질러 막아 악을 행한다. 모든 바라문들이여, 이 앙가마납은 모든 악을 다 갖추어 있다. 그렇다면 경전 외우는 것과 얼굴 단정함이 마침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때에 五백의 바라문들은 잠자코 대답하지 못했다. 종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일 계를 가져 구족하고 지혜가 통달하면 곧 그 말이 지성스러워 허망함이 없습니다. 그는 바라문이라 이름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어떤가 종덕이여, 만일 그 二법 중에서 一을 버리고 一을 이루어 또 말이 성실하고 허망이 없으면 바라문이라고 이름할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계는 곧 지혜요 지혜는 곧 계입니다. 계가 있고 지혜가 있은 뒤에 그 말이 성실하여 허망이 없을 것이니 저는 그를 말해 바라문이라 이름하겠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그대의 말과 같다. 계가 있으면 곧 지혜가 있고 있으면 곧 계가 있다. 계는 능히 지혜를 깨끗하게 하고 지혜는 능히 계를 깨끗하게 한다. 종덕이여, 그것은 마치 사람이 손을 씻을 때 좌우가 서로 맞추어 왼손이 오른손을 깨끗이 해주고 오른손이 왼손을 깨끗이 해주는 것처럼 이것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가 있으면 곧 계가 있고 계가 있으면 곧 지혜가 있다. 계는 능히 지혜를 깨끗하게 하고 지혜는 능히 계를 깨끗하게 한다. 바라문이여, 계와 지혜를 구족하면 나는 그를 말해 비구라 이름한다.”
그 때에 종덕 바라문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을 계라 하나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나는 마땅히 그대를 위해 일일이 분별하리라.”
그는 대답했다.
“예, 듣기를 원하고 즐겨 하나이다.”
그 때에 세존은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여래가 세상에 나타나면 그는 응공(應供), 정변지(正邊知), 명행성(明行成),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조어장부(調御丈夫), 천인사(天人師), 불(佛), 세존(世尊)이 될 것이다.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사문과 바라문 가운데서 그는 스스로 증명하고 남을 위해 설법한다. 상, 중, 하의 그 말은 다 참되고 발라 의미가 구족하고 범행은 청정하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로서 이 법을 들으면 신심이 청정하게 될 것이요. 신심이 청정해지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집에 있어서는 어렵다. 집은 마치 착고와 같아서 범행을 닦고자 하여도 자재로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자’고. 그리하여 그는 다른 날 집의 재산을 버리고 친족을 버리고 三법의를 입고 모든 장식을 버리고 비니(毘尼)를 외우며 계율을 구족하며 목숨을 죽이지 않고 내지 심법(心法)의 四선(禪)으로서 현재에서 환락을 얻을 것이다. 어찌하여 그렇게 되는가. 그것은 정근하여 전념으로 잊지 않고 홀로를 즐겨해 한가히 사는 데서 얻는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을 계(戒)를 갖춘 것이라 한다.”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을 혜(慧)라고 하나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로서 삼매(三昧)의 마음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으며 부드럽고 다루어져 부동처(不動處)에 머무른다. 내지 三명(明)을 얻고 무명(無明)을 없애어 혜명(慧明)을 내며 어두움을 멸하여 큰 법의 광명을 내고 누진(漏盡)의 지혜를 낸다. 어찌하여 그렇게 되는가. 그것은 정근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고 홀로를 즐기어 한가히 사는 데서 얻는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을 지혜의 구족이라 한다.”
때에 종덕 바라문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저는 불, 법 및 성중(聖衆)에게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때에 종덕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 하여 받들어 행했다.
'초기경전 > 장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아함경24 견고경 (0) | 2012.06.16 |
---|---|
장아함경23 구라단두경 (0) | 2012.06.16 |
장아함경21 범동경 (0) | 2012.06.16 |
장아함경20 아마주경 (0) | 2012.06.16 |
장아함경19 대회경 (0) | 2012.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