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장아함경 제 十六권
제 三분 堅固經 제 五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나난타(那難陀)성의 파바리엄차(波婆利掩次)숲 속에 계시면서 큰 비구 무리 천 二백 五十인과 함께 하셨다.
그 때에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어 이름을 견고라고 하였다. 그는 부처님에게 나아 와 머리로 그 발에 예하고 한 쪽에 앉았다. 때에 장자의 아들 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좋습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이제 모든 비구들에게 ‘만일 바라문이나 장자의 아들이나 거사가 있어 오거든 마땅히 그를 위해 신족(神足)을 나타내어 상인(上人)의 법을 보이라’고 명령하소서.”
부처님은 견고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끝내 모든 비구들에게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들을 위해 신족과 상인의 법을 나타내는 것을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만 제자들에게 공한(空閑)한 곳에 있으면서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그것을 숨기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그것을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때에 장자의 아들 견고는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에게 명령하여 만일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가 오거든 마땅히 그들을 위하여 신족을 나타내어 상인의 법을 보이게 하소서.”
부처님은 다시 견고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끝내 모든 비구들에게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들을 위해 신족과 상인의 법을 나타내기를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만 모든 제자들에게 공한(空閑)한 곳에 있으면서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숨기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때에 장자의 아들 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상인의 법에 있어서 의심하는 일이 없습니다. 다만 이 나난타성은 국토가 풍락(豊樂)하고 인민이 치성(熾盛)합니다. 만일 그 중에서 신통을 나타낸다면 이익 됨이 많을 것이며 부처님과 대중이 훌륭하게 도화(道化)를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은 다시 견고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끝내 모든 비구들에게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를 위하여 신족 상인의 법을 나타내기를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만 제자들에게 공한한 곳에 있으면서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감추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무슨 까닭인가. 三 신족이 있다. 어떤 것을 三이라 하는가. 一은 신족이요 二는 남의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요 三은 교계(敎戒)다. 어떤 것을 신족이라 하는가. 장자의 아들아, 비구는 무량한 신족을 익혀 능히 한 몸으로써 무수한 몸을 변성(變成)하고 무수한 몸을 두루 합해 하나로 만든다. 혹은 먼 데 혹은 가까운 데 산과 물과 석벽을 자재하게 걸림이 없어, 마치 허공을 다니는 것과 같다. 허공에서 결가부좌(結加趺坐)하여 마치 나는 새와 같고 땅으로 드나드는 것은 마치 물을 드나드는 것과 같으며 혹은 물위를 걸어가는 것은 마치 땅을 밟는 것과 같다. 몸에서 연기와 불을 내어 큰 불더미 같고 손으로 해와 달을 어루만지며 서서 범천에 이른다. 만일 믿음을 얻은 장자나 거사가 있다면 이 비구가 무량한 신족을 나타내어, 서서 범천에 이르는 것을 볼 것이다. 그리고 다시 믿음을 얻지 못한 다른 장자나 거사에게 가서 ‘나는 비구가 무량한 신족을 나타내어 서서 범천에 이르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리라. 저 믿음을 얻지 못한 장자나 거사는 믿음을 얻은 자에게 ‘나는 들으니 구라주(瞿羅呪) 주문이 있어 능히 이러한 무량한 신변을 나타내고 내지 선채로 범천에 닿는다’고 말하리라.”
부처님은 장자의 아들 견고에게 말씀하셨다.
“저 믿지 않는 자가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어찌 훼방하는 말이 아니겠는가.”
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것은 실로 훼방하는 말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비구에게 명령하여 신통 변화를 나타내게 하지 않는다. 다만 제자들에게 공한한 곳에 있으면서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감추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분이다. 이와 같이 장자의 아들아, 이것은 곧 내 비구들의 나타내는 신족들이다.
어떤 것을 남의 마음을 관찰하는 신족이라 하는가. 이에 비구는 무량한 관찰하는 신족을 나타내어 모든 중생의 생각하는 법을 관찰하여 아무리 숨겨져 있는 소위라도 다 능히 분별해 안다. 만일 능히 믿음을 얻은 장자나 거사가 있어 비구가 무량한 관찰하는 신족을 나타내어 다른 중생의 마음의 생각하는 법을 관찰하여 숨겨져 있는 소위 다 능히 분별해 아는 것을 보고는 믿음을 얻지 못한 다른 장자나 거사에게 가서 그들에게 말할 것이다. ‘나는 비구가 무량한 관찰하는 신족을 나타내어 다른 중생의 마음의 생각하는 법을 관찰하여 숨겨져 있는 소위를 다 능히 아는 것을 보았다’고. 저 믿지 않는 장자나 거사는 이 말을 듣고 곧 훼방하는 말을 할 것이다. ‘구라주 주문이 있어 능히 남의 마음을 관찰하여 숨겨져 있는 소위를 다 능히 안다’고. 어떤가 장자의 아들아, 이것이 어찌 훼방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것은 실로 훼방하는 말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비구에게 명령하여 신통 변화를 나타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다만 제자들에게 공한한 곳에 있어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감추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이와 같이 장자의 아들아, 이것이 곧 내 비구의 관찰하는 신족을 나타내는 것이다.
다시 어떤 것을 교계의 신족이라 하는가. 장자의 아들아, 만일 여래, 지진, 등정각이 세상에 나타나 十호를 구족하고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악마와 혹은 악마의 하늘과 사문과 바라문들 가운데 있어서 스스로 증명하고 남을 위해 설법할 때에 그 말은 상, 중, 하가 다 진정하여 의미가 청정하고 범행이 구족하다면 그 때에 장자나 거사가 그것을 듣고 거기서 믿음을 얻고 믿음을 얻은 뒤에는 거기서 관찰하여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집에 있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 만일 집에 있으면 갈구리와 쇠사슬이 서로 이어 청정하게 범행을 닦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자. 모든 공덕을 구족하고 내지, 三명(明)을 성취하고 모든 어둠을 멸하고 큰 지혜의 밝음을 내자’고.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정근하여 홀로를 즐기고 한가히 살아 전념하여 잊지 않음을 말미암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장자의 아들아, 이것이 내 비구의 교계의 신족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때에 장자의 아들 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三 신족을 성취한 비구가 있습니까.”
부처님은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三 신족을 성취한 비구가 많이 있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장자의 아들아, 내게 있는 비구로서 이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생각했다. ‘이 몸의 四대(大)인 지, 수, 화, 풍(地, 水, 火, 風)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질 것인가’고. 저 비구는 갑자기 하늘 세계에 나아가 四천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四천왕에게 물었다. ‘이 몸의 四대인 지, 수, 화, 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고. 장자의 아들아, 저 四천왕은 비구에게 대답했다. ‘나는 四대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지 모른다. 내 위에 하늘이 있다. 도리천이라 이름한다. 그는 미묘하기 제일이어서 큰 지혜가 있다. 그 하늘은 四대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를 안다.’ 저 비구는 그 말을 듣고 곧 하늘 세계로 나아가 도리천의 천상에 가서 모든 하늘에게 물었다. ‘이 몸의 四대인 지, 수, 화, 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고. 그 도리천은 비구에게 대답했다. ‘나는 四대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없어지는지를 모른다. 이 위에 다시 하늘이 있다. 이름을 염마천(焰摩天)이라 한다. 그는 미묘하기 제 一이어서 큰 지혜가 있다. 그 하늘은 잘 안다’고. 곧 가서 물었으나 또 ‘모른다’고 대답했다.
이와 같이 차례로 도솔천(兜率天) 하늘 화자재천(化自在天)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까지 갔다. 그들은 모두 말했다. ‘나는 四대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없어지는지 모른다. 이 위에 다시 하늘이 있다. 미묘하기 제일이요 큰 지혜가 있다. 범가이(梵迦夷)라고 이름한다. 그 하늘은 능히 四대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지를 안다.’ 그 비구는 곧 범도(梵道)로 나아가 범천(梵天) 위에 가서 ‘이 몸의 四대인 지, 수, 화, 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고 물었다. 그 범천은 비구에게 ‘나는 四대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지 모른다. 이제 대범천왕이 있다. 그보다 승한 자는 없다. 一천 세계를 거느리고 부귀하고 존영(尊榮)하며 가장 자재함을 얻었다. 능히 만물을 지어내며 그는 중생의 부모다. 그는 능히 四대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지를 안다’고 대답했다. 장자의 아들아, 저 비구는 ‘그 대범천이 지금 어디 있는가’고 물었다. 그 하늘은 대답했다. ‘대범의 지금 있는 곳은 모른다. 내 뜻으로 관찰하건대 오래지 않아 나타날 것이다’라고. 오래지 않아 범왕은 갑자기 나타났다.
장자의 아들아, 저 비구는 범왕에게 가서 ‘이 몸의 四대인 지, 수, 화, 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고 물었다. 저 대범천왕은 비구에게 말했다. ‘대범천왕은 아무도 승한 자가 없다. 一천 세계를 거느리고 부귀하고 존영하여 가장 자재를 얻었다. 능히 만물을 지어내고 중생의 부모다.’ 때에 저 비구는 범왕에게 말했다. ‘나는 그런 일을 묻지 않았다. 나는 四대인 지, 수, 화, 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고 물었다’고 하였다. 장자의 아들아, 저 범왕은 여전히 비구에게 대답했다. ‘나는 대범천왕이다. 능히 승할 자가 없다. 내지 만물을 지어내고 중생의 부모다’라고. 비구는 또 말했다. ‘나는 그것을 묻지 않았다. 나는 이 四대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라고 물었다’고 했다. 장자의 아들아, 저 범천왕은 이렇게 세 가지를 말하고 저 비구에게 四대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는 대답하지 못했다. 때에 대범왕은 곧 비구의 오른손을 잡고 그윽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비구여 이제 모든 범왕들은 다 ‘나는 지혜 제일로 알고 보지 못하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나는 너에게 이 四대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다고 대답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그는 또 비구에게 ’너는 매우 어리석다. 여래를 두고 이 하늘에 와서 그것을 묻는구나. 너는 마땅히 세존께 나아가 그것을 묻고 부처님의 말씀을 잘 받아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구에게 ‘지금 부처님은 사위국의 급고독 동산에 계신다. 너는 가서 물으라’고 말했다. 장자의 아들아, 때에 비구는 범천상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가 펴는 듯한 빠른 시간에 사위국의 기수 급고독 동산에 이르러 내게 와서 머리로써 내 발에 절하고 한 쪽에 앉아 내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이제 이 四대인 지, 수, 화, 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없어집니까’라고. 때에 나는 말했다. ‘비구여, 마치 상인(商人)이 매 [鷹]를 가지고 바다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바다 가운데서 그 매를 놓으면 공중을 날아 동, 서, 남, 북으로 다니다가 만일 육지를 얻으면 곧 멈출 것이다. 만일 육지가 없으면 다시 배로 돌아올 것이다. 비구여, 너도 또한 그와 같아서 내지 범천에까지 가서 그 뜻을 물었으나 끝내 성취하지 못하고 도로 내게 돌아왔다. 이제 마땅히 너로 하여금 이 이치를 성취하게 하리라’고. 그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엇으로 말미암아 四대 없어져
지, 수, 화, 풍은 멸하는 것인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굵고 가는 것과
장단(長短)과 호추(好醜)가 없어지는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名色)없어져
아주 멸하여 남음 없을 것인가.
이에 답하기를 식(識)은 형상 없고
한량없으나 스스로 광명이 있다.
이것이 멸하면 四대가 멸하여
굵고 가늘음 좋고 추함 멸하며
이에 명색도 또한 멸하나니
식이 멸하면 남음도 멸한다.
때에 장자의 아들 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무엇이라 이름하나이까. 그리고 어떻게 가져야 하나이까.”
부처님은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구는 아실기(阿室己)라 한다. 마땅히 그것을 받들어 가져라.”
때에 장자의 아들 견고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여 받들어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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