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다양한 사상과 논쟁

수행자들에 대한 존경의 표시

다르마 러브 2013. 8. 26. 22:22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 그곳에는 니건자(尼乾子) 7인과 사기라 7인과 일사라(一舍羅) 7인이 있었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모두 몸집이 거칠고 컸다. 그들이 천천히 걸어서 기원(祇洹)의 문 밖에 와서 머물고 있었다.

파사닉왕은 그들이 문 밖에서 서성이는 것을 멀리서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 앞으로 가서 합장하고 문안을 올린 다음 세 번이나 자기의 이름을 외쳤다.

"저는 파사닉왕입니다. 구살라의 왕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파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그들을 공경하여 세 번씩이나 성명을 외쳐대면서 합장하고 문안을 드리는 것입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만일 세상에 아라한이 있다면 저들이 바로 그들일 것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파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진정하십시오. 당신은 그들이 아라한인지, 아라한이 아닌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지혜를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까이하며 계행(戒行)을 관찰해 보십시오. 그렇게 오래도록 하게 되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니, 그리 성급하게 단정하지 마십시오. 자세하고 분명하게 관찰해야지 함부로 흠모하지 마십시오. 지혜를 써야지 지혜를 쓰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모든 고난을 겪어야 스스로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서로 사귀면서 그 사람의 행동을 헤아려 살펴보아야 진실한지 진실하지 못한지를 분별할 수 있으며, 보고 말하고 알기를 분명히 하여 오래도록 그렇게 한 뒤라야 알아지는 것이니, 갑자기 알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모름지기 스스로 깊이 사유(思惟)하고 지혜로 관찰하십시오."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이합니다, 세존이시여. 그 이치를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즉 '오랫동안 서로 가까이하며 그의 계행을 관찰해 보고,……(내지)……보고 말하고 알기를 분명히 하라'고 말입니다. 저에게 가인(家人)이 있었는데, 그도 또한 출가하여 이러한 형상으로 다른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그 옷을 버리고 다섯 가지 욕망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 '마땅히 같이 살면서 그의 계행을 관찰해야 할 것이요,……(내지)……보고 말하고 알기를 분명히 하여 지혜를 얻어야 한다'고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形相經 대정장 2/305 하~306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725~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