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부처님의 생애

출가이후 성도 및 교단형성 9.성도 후 보리수 찬탄과 오비구, 독룡, 삼가섭과 1천제자 교화하고 이레 후 카필라에 가는 부분까지

다르마 러브 2013. 8. 27. 08:52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 도량 나무 밑에서 처음으로 부처가 되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문득 생각하셨다. ‘나는 이제 이 매우 깊은 법을 얻었다. 이것은 알기 어렵고 깨닫기 어려우며 지극히 미묘해 지혜로운 사람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제 누구를 위해 이 법을 설명할까. 내 법을 알 사람은 누구일까’고.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아알라라카아라아마는 근기가 이미 익었으니 먼저 제도할 만한 사람이다. 또 그는 내 법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렇게 생각할 때에 어떤 하늘이 허공에서 사뢰었다.

“아알라라카아라아마는 이레 전에 죽었나이다.”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내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었구나. 만일 내 법을 들었다면 그는 곧 해탈하였을 것이다’고.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그러면 나는 이제 먼저 누구를 위해 설법해 해탈을 얻게 할까. 웃다카라아마푸트라를 먼저 제도하자. 그를 위해 설법하자. 그는 내 법을 들으면 해탈을 얻을 것이다’고. 이렇게 생각하실 때에 다시 어떤 하늘이 허공에서 말하였다. ‘그는 어제 밤중에 죽었나이다’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생각하셨다. ‘웃다카라아마푸트라는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내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었구나. 만일 내 법을 들었다면 그는 곧 해탈하였을 것이다’고.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누가 먼저 이 법을 듣고 해탈할 것인가’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곰곰이 생각하셨다. ‘나는 저 다섯 비구의 힘을 많이 입었다. 내가 어릴 적부터 내 뒤를 늘 따랐었다. 그들은 지금 살아 있는가’고. 세존께서는 곧 하늘 눈으로 그 다섯 비구가 있는 곳을 관찰해 보셨다. 그들은 바아라아나시이의 선인이 살던 사슴 동산에 있었다. ‘나는 이제 가서 저들을 위해 먼저 설법하리라. 그들은 내 법을 들으면 반드시 해탈할 것이다’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렛동안 보리 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눈 한 번 깜짝이지 않으셨다.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나는 지금까지 이 자리에 앉아

나고 죽음의 괴로움을 겪다가

기어코 지혜의 도끼를 잡아

나고 죽는 그 뿌리 아주 잘랐다.

하늘의 왕은 여기 이르러

온갖 마군과 원수의 무리들을

방편으로서 항복 받고는

해탈의 갓을 쓰게 하셨다.

나는 지금까지 이 나무 밑의

금강 평상에 고요히 앉아

일체를 아는 지혜를 얻어

마침내 걸림 없는 지혜에 이르렀다.

나는 지금까지 이 나무 밑에 앉아

나고 죽음의 괴로움을 보고는

그 근본을 이미 끊었었거니

늙음과 병도 영원히 없어졌네.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바아라아나시이로 가려 하셨다.

그 때에 범지 우파카는 멀리서 세존의 광명이 해와 달보다 더 밝은 것을 보고 세존께 사뢰었다.

“고오타마 스승께서는 지금까지 살아 계셨나이까. 누구를 의지해 집을 떠나 도를 배웠으며, 항상 즐거이 어떤 법을 연설하시나이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시려 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다음 게송으로 그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아라한 되어

세상에서 뛰어나 견줄 이 없다

천상과 또 이 인간에서

가장 높은 이 나는 되었다.

또 내게는 스승도 없고

나와 더불어 같을 이 없거니

홀로 높으매 견줄 이 없고

싸늘하거니 따뜻한 기운 없다.

나는 지금 법바퀴 굴리기 위해

저 카아시이로 가려 하나니

거기서 이 단 이슬 약으로써

눈멀고 어두운 이 깨우치려네.

저 바아라아나시이 나라

카아시이 국왕이 가진 그 나라

다섯 비구가 사는 곳에서

미묘한 법을 말하려 하네.

그리하여 그들이 도를 빨리 이루고

온갖 번뇌 사라진 신통을 얻어

나쁜 법의 근본을 없애게 하려 하네.

그러므로 나는 가장 훌륭하니라.

그 범지는 찬탄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합장한 뒤에, 손가락을 퉁기고 빙그레 웃으면서 발길을 돌려 떠났다.

세존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로 가셨다. 때에 다섯 비구들은 멀리서 세존님 오시는 것을 보고 서로 의논하였다.

“저 사문 고오타마가 멀리서 온다. 생각은 어지럽고 마음은 온전하지 못하다. 우리는 말도 말고 일어나 맞지도 말고 또 앉기를 청하지도 말자.”

그 다섯 비구들은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이는 존경할 사람 아니다.

그러므로 서로 대하지 말고

잘 왔다고 인사도 하지 말고

자리에 앉기를 청하지도 말자.

다섯 비구들은 이 게송을 마치고 모두 잠자코 있었다. 세존께서는 다섯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차차 가까이 가셨다. 때에 다섯 비구들은 저도 모르게 일어나 맞이하면서 혹은 자리를 펴고 혹은 물을 가지고 왔다.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 앉아 생각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들은 끝내 제 본성을 온전히 가지지 못하였구나’고. 다섯 비구들은 세존을 ‘그대’라고 불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위없는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를 가볍게 보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나는 이미 위없는 아라한, 다 옳은 깨달음을 이루어 단 이슬의 착한 법을 얻었다. 생각을 오로지 하여 내 설법을 들으라.”

다섯 비구들은 사뢰었다.

“고오타마는 본래 고행할 때에도 상인(上人)의 법을 얻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지금 그 어지러운 마음으로 어떻게 도를 얻었다고 말하는가.”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사람들아. 너희들은 전에 내 거짓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아니오, 고오타마님.”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는 이미 단 이슬 법을 얻었다. 너희들은 다 마음을 온전히 하여 내 설법을 들으라.”

때에 세존께서는 곧 생각하셨다. ‘나는 저 다섯 사람을 항복 받을 수 있다’고. 세존께서는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알라. 네 가지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넷 인가. 괴로움, 괴로움의 원인, 괴로움의 사라짐,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진리이니라.

괴로움의 진리란, 이른바 남[生]의 괴로움, 늙음, 병, 죽음의 괴로움과 근심, 슬픔, 번민, 걱정의 괴로움으로서 이루 셀 수 없으며, 미운 이와 만나는 괴로움,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괴로움, 구해서 얻지 못하는 괴로움이니 통틀어 말하자면 다섯 쌓임의 괴로움이다. 이것을 괴로움의 진리라 하느니라.

괴로움의 원인의 진리란, 이른바 느끼고 사랑하는 것을 쉼없이 자꾸 모아, 항상 탐내고 집착하는 것이니 이것을 괴로움의 원인의 진리라 한다. 괴로움의 사라지는 진리란, 이른바 그 애욕을 남김 없이 모두 없애어 다시 나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괴로움의 사라지는 진리라 하느니라.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진리란, 이른바 바른 소견, 바른 다스림, 바른 말, 바른 입, 바른 생활, 바른 방편, 바른 생각, 바른 선정 등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이다. 이것을 네 가지 진리라 하느니라.

그런데 다섯 비구들이여, 이 네 가지 진리에서 괴로움의 진리란 전에 듣지 못한 법으로 거기서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며 밝음, 깨달음, 광명, 슬기가 생기는 것이니 이것은 전에 듣지 못한 법이다. 그리고 이 괴로움의 진리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고 마침내 변하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이 말씀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의 진리라 하느니라.

괴로움의 원인의 진리란, 전에 듣지 못한 법으로서, 거기서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며 밝음, 깨달음, 광명, 슬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괴로움의 원인의 진리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고 마침내 변하지 않는 것으로써 세존이 말씀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의 원인의 진리라 하느니라.

괴로움의 사라지는 진리란, 전에 듣지 못한 법으로서 거기서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며 밝음, 깨달음, 광명, 슬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괴로움의 사라지는 진리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고 마침내 변하지 않는 것으로써 세존이 말씀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의 사라지는 진리라 하느니라.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진리란, 전에 듣지 못한 법으로서 거기서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며, 밝음, 깨달음, 광명, 슬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진리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고 마침내 변하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이 말씀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진리라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이 네 가지 진리를 세 번 굴려[三轉] 열 두 행[十二行]이 되는 것을 여실히 알지 못하면 위없는 아라한, 다 옳은 깨달음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나로 말하면 이 네 가지 진리를 세 번 굴려 열 두 행이 되는 것을 여실히 알았기 때문에 위없는 아라한, 다 옳은 깨달음을 이루었느니라.”

이렇게 설법하실 때에 아즈냐아타 카운디냐는 모든 번뇌가 없어져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세존께서는 아즈냐아타 카운디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법에 이르러 법을 얻었느니라.”

카운디냐는 대답하였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나는 이제 법을 얻어 법에 이르렀나이다.”

그 때에 지신(地神)은 이 말을 듣고 외쳤다.

“지금 여래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에 계시면서 법바퀴를 굴리신다. 어떤 하늘이나 사람이나 마군, 하늘 마군,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도 굴리지 못한 것을, 오늘 여래께서는 이 법바퀴를 굴리어, 아즈냐아타 카운디냐는 이미 단 이슬 법을 얻었다.”

그 때에 네 천왕들은 그 지신의 외치는 소리를 듣고, 다시 전해서 알렸다.

“아즈냐아타 카운디냐는 이미 단 이슬 법을 얻었다.”

또 三十三천은 네 천왕에게서 듣고, 야마천은 三十三천에게서 듣고, 이리하여 도솔천과 범천까지도 그 소리를 들었다. 즉‘여래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에 계시면서, 법바퀴를 굴리신다. 어떤 하늘이나 사람이나 마군, 하늘 마군,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도 굴리지 못한 것을, 오늘 여래께서는 이 법바퀴를 굴리셨다’고. 그 때에 비로소 아즈냐아타 카운디냐(처음으로 잘 알았다는 뜻)라 이름하였다.

세존께서는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중에서 두 사람이 여기 머물러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세 사람은 나가서 걸식하고 세 사람이 얻은 밥은 여섯 사람이 나누어 먹자. 세 사람이 여기 머물러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두 사람이 나가 걸식하고 두 사람이 얻은 밥은 여섯 사람이 나누어 먹자.”

세존께서 이렇게 가르치시자 그 다섯 비구들은 생, 멸이 없는 열반을 얻고, 남, 늙음, 병, 죽음이 없게 되어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래서 이 삼천 대천 세계에는 비로소 다섯 아라한이 있게 되었고 부처님은 여섯 째이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세상에 나가 걸식할 때에는 부디 혼자 다니지 말라. 그러나 중생들 중에는 근기가 무르익어 제도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나는 지금 우루벨라 촌락으로 가서 거기서 설법하리라.”

세존께서는 곧 우루벨라 촌락으로 가셨다. 그 때에 나이란자나 강가에는 카아샤파가 살고 있었다. 그는 천문, 지리를 모두 통달하였고 산술과 나뭇잎까지 모두 환희 알았는데, 五백 제자를 거느리고 날마다 교화하고 있었다. 카아샤파가 있는 데서 멀지 않는 곳에 돌집이 있고 그 돌집 속에는 독룡(毒龍)이 살고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카아샤파에게 가서 말씀하셨다.

“나는 저 돌집에서 하룻밤을 묵고자 하는데 허락하겠는가.”

카아샤파는 대답하였다.

“나는 어려워하지 않소. 다만 거기는 독룡이 있는데 혹 해칠까 걱정일 뿐이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카아샤파야, 어려워 할 것 없다. 용은 나를 해치지 않으리라. 그저 하룻밤 묵기를 허락하라.”

“묵고 싶으면 묵으시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돌집으로 가서 자리를 펴고 가부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계셨다. 때에 독룡은 세존을 보고 곧 독한 불을 토하였다. 세존께서는 자비 삼매에 들었다가 자비 삼매에서 깨어나 다시 불꽃 삼매에 드시었다. 때에 용의 불길과 부처님의 광명은 한데 어울렸다.

그 때에 카아샤파는 밤에 일어나 별을 바라보다가 돌 집 안에서 일어나는 큰 불빛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 그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그 사문 고오타마는 얼굴이 매우 단정하였는데 이제 용한테 죽는구나. 참으로 가엾다. 나는 아까 거기는 독룡이 있어 머무를 수 없다고 말하였는데.”

카아샤파는 다시 五백 제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물병과 높은 사다리를 가지고 가서 저 불을 끄고, 저 사문을 그 어려움에서 구원하라.”

카아샤파는 五백 제자를 데리고 그 불을 잡으려 돌집으로 갔다. 혹은 물을 쏟고 혹은 사다리를 놓았지마는 그 불을 곧 끌 수 없었다. 그것은 다 여래의 위신력 때문이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자비 삼매에 들어 다시는 용을 성내지 못하게 하였다. 용은 두려운 마음이 생겨 동, 서로 달리면서 돌집을 나오려 하였으나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악룡은 여래 바지 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오른 손으로 독룡 몸을 어루만지면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용이 세상에 나오기는 어렵다.

용과 용이 한 곳에 모이었거니

용이여 해칠 마음 일으키지 말라

용이 세상에 나오기는 어렵다.

항하(恒河)의 모래 같은 과거

모든 부처님 반열반하셨지만

너는 마침내 만나지 못했나니

그것은 분노의 불 때문이니라.

여래에 대해 착한 마음 가지고

그 성내는 독을 빨리 버려라.

성내는 그 독을 버리고 나면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되리라.

그 때에 악룡은 혀를 내어 여래 손을 핥으면서 여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튿날 아침에 세존께서는 그 악룡을 손에 받쳐들고 카아샤파에게 가서 말씀하셨다.

“이 악룡은 매우 사나 왔지마는 이제 항복 받았노라.”

카아샤파는 그 악룡이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세존께 사뢰었다.

“그치시오, 그치시오. 앞으로 오지 마시오. 용은 우리를 모두 해칠 것이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카아샤파야, 두려워 말라. 나는 이제 이것을 항복 받았다. 결코 해치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이 용은 이미 교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때에 카아샤파와 五백 제자는 찬탄하였다.

“처음 보는 일이다, 매우 기특하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큰 위신력이 있어 이 악룡을 항복 받아 나쁜 짓을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

카아샤파는 세존께 사뢰었다.

“큰 사문님, 九十일 동안의 내 청을 받으소서. 거기서 필요한 의복, 음식, 평상, 침구, 의약을 모두 이바지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신령스런 용을 큰 바다에 넣어 주셨다. 그 용은 살대로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사천왕 하늘에 태어났다.

여래께서는 다시 돌집[石室]으로 돌아와 계셨다. 카아샤파는 갖가지 음식을 준비한 뒤에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음식이 준비되었나이다, 가서 공양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카아샤파는 앞서 가라, 나는 뒤에 가리라.”

카아샤파가 떠난 뒤에 세존께서는 곧 남섬부주로 가시어 잠부 나무[閻浮樹] 밑에서 잠부 열매를 따 가지고 카아샤파 돌집으로 먼저 돌아와 앉아 계셨다. 카아샤파는 세존께서 돌집 안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고 사뢰었다.

“사문님은 어느 길로 해서 이 돌집으로 왔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떠난 뒤에 나는 남섬부주로 가서 잠부 열매를 따 가지고 돌아와서 여기 앉아 있다. 카아샤파는 알라. 이 과일은 매우 맛있고 향기로와 먹을 만하다.”

“제게는 그것이 필요 없나이다. 사문님이나 자십시오.”

그 때에 카아샤파는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큰 신통과 위력이 있어, 능히 남섬부주 위에 가서 이런 향기로운 과일을 따 가지고 왔다. 그러나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세존께서는 그것을 자시고 돌아와 쉬시었다.

이른 아침에 카아샤파는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공양 때가 되었나이다, 가서 공양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먼저 가라, 나는 뒤에 가리라.”

카아샤파가 떠난 뒤에 세존께서는 곧 남섬부주로 가시어 아마라 열매[阿摩勒果]를 가지고 카아샤파 돌집으로 먼저 돌아와 앉아 계셨다. 카아샤파는 세존께 사뢰었다.

“사문님은 어느 길로 해서 여기 왔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떠난 뒤에 나는 남섬부주로 가서 이 과일을 가지고 왔다. 이것은 매우 향기롭고 맛있다. 만일 필요하거든 먹어라.”

카아샤파는 대답하였다.

“내게는 필요 없습니다. 사문님이나 자십시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큰 신통과 위력이 있어서 내가 떠난 뒤에 이 과일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세존께서는 그것을 자시고 돌아와 쉬시었다.

이튿날 카아샤파는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때가 되었나이다, 가서 공양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먼저 가라, 나는 뒤에 가리라.”

카아샤파가 떠난 뒤에 세존께서는 곧 북구로주로 가시어 자연쌀[自然糠米]을 가지고 카아샤파 돌집으로 먼저 돌아오셨다. 카아샤파는 세존께 사뢰었다.

“어느 길로 해서 여기 왔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카아샤파야, 알라. 네가 떠난 뒤에 나는 북구로주로 가서 이 자연쌀을 가지고 왔다. 이것은 매우 향기롭고 좋다. 카아샤파여, 필요하거든 먹어라.”

카아샤파는 대답하였다.

“제게는 필요 없습니다. 사문님이나 자십시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큰 신통과 위력이 있다. 그러나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세존께서는 그것을 자시고 돌아와 쉬시었다.

이튿날 카아샤파는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때가 되었나이다, 가서 공양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먼저 가라, 나는 뒤에 가리라.”

카아샤파가 떠난 뒤에 세존께서는 서우화주로 가시어 하리타기이를 가지고 카아샤파 돌집으로 먼저 와 앉아 계셨다. 카아샤파는 여쭈었다.

“사문님, 어느 길로 해서 여기 와 앉아 계십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떠난 뒤에 나는 서우화주로 가서 이 열매를 가지고 왔다. 매우 향기롭고 맛있다. 카아샤파여, 필요하거든 먹어라.”

카아샤파는 대답하였다.

“제게는 필요 없습니다. 사문님이나 자십시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큰 신통과 위력이 있다. 그러나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세존께서는 그것을 자시고 돌아와 쉬시었다.

이튿날 카아샤파는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때가 되었나이다, 가서 공양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먼저 가라, 나는 뒤에 가리라.”

카아샤파가 떠난 뒤에 세존께서는 동승신주로 가시어 비혜륵 열매를 가지고 카아샤파 돌집으로 먼저 와 앉아 계셨다. 카아샤파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문님께서는 어느 길로 해서 여기 와 앉아 계십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떠난 뒤에 나는 동승신주로 가서 이 열매를 가지고 왔다. 매우 향기롭고 좋다. 필요하거든 먹어라.”

카아샤파는 대답하였다.

“제게는 필요 없습니다. 사문님이나 자십시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큰 신통과 위력이 있다. 그러나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세존께서는 그것을 자시고 돌아와 쉬시었다.

그 때에 카아샤파가 큰제사를 준비하는 것을 돕고자 五백 제자는 도끼를 가지고 장작을 쪼개려 하였다. 그러나 손에 든 도끼가 내려가지 않았다. 카아샤파는 생각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사문이 하는 짓이라’고. 그 때에 카아샤파는 세존께 사뢰었다.

“지금 장작을 쪼개려 하는데 왜 도끼가 내려가지 않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도끼질을 하고 싶은가.”

“하고 싶나이다.”

도끼는 곧 내려갔다. 그 때에 그 내려간 도끼가 다시 들리지 않았다. 카아샤파는 세존께 사뢰었다.

“도끼가 왜 들리지 않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도끼를 들고 싶은가.”

“들고 싶나이다.”

도끼는 이내 들렸다. 그 때에 카아샤파 제자들은 불을 붙이려 하였으나 불이 붙지 않았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사문 고오타마의 짓이라’고.

카아샤파는 세존께 사뢰었다.

“불이 왜 붙지 않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불을 붙이고 싶은가.”

“붙이고 싶나이다.”

불은 이내 붙었다. 그들은 다시 불을 끄려고 하였으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카아샤파는 세존께 사뢰었다.

“불이 왜 꺼지지 않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불을 끄고 싶은가.”

“끄고 싶나이다.”

불은 이내 꺼졌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얼굴이 단정하여 세상에서 보기 드물다. 나는 내일 큰제사를 지내려 한다. 국왕과 백성들이 모두 와서 모일 것이다. 만일 그들이 사문을 보면 나는 공양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 사문이 오지 않으면 그런 다행이 없을 것이다.’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카아샤파의 생각을 알으셨다.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북구로주로 가시어서는 자연쌀을 가지고, 서우화주로 가시어서는 소젖을 가지고 아누닷타 우물로 가시어 그것을 자시고 거기서 종일 계시다가 저물어서야 돌집에 돌아와 쉬시었다. 그 이튿날 카아샤파는 세존께 나아가 여쭈었다.

“사문님, 어제는 왜 오시지 않으셨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그저께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고오타마는 매우 단정하여 세상에서 보기 드물다. 그러므로 내일 큰 제사 때에 국왕이나 백성들이 사문을 보면 내게는 공양이 끊어질 것이다. 만일 사문이 오지 않으면 그런 다행이 없을 것이다.’고. 나는 곧 네 마음을 알고 북구로주로 가서는 자연쌀을 가지고, 서우화주로 가서는 소젖을 가지고 아누닷타 우물로 가서 그것을 먹고 종일 거기 있다가, 저물어서야 돌집으로 돌아와 쉬었다.”

카아샤파는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은 참으로 큰 신통과 위력이 있다. 그러나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세존께서는 공양을 마치고 돌집으로 돌아와 쉬시었다.

그날 밤에 사천왕들은 세존께 나아가 설명을 들었다. 사천왕들도 큰 광명이 있고 부처님께서도 큰 광명을 놓아 그 산과 들을 비추어 한 빛으로 환하였다. 카아샤파도 그 광명을 보았다.

그는 이튿날 이른 아침에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어제 밤에 어떤 광명이 산과 들을 비치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젯밤에 사천왕들이 내게 와서 법을 들었다. 그것은 그 사천왕들의 광명이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큰 신력 있어 사천왕들이 와서 법을 듣게까지 한다. 비록 그런 힘이 있지마는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세존께서는 공양을 마치고 돌아가 쉬시었다. 밤중에 석제환인이 세존께 나아가 설법을 들었다. 그 천제의 광명은 다시 그 산과 들을 비추었다. 때에 카아샤파는 밤에 일어나 별을 관찰하다가 그 광명을 보았다.

이튿날 이른 아침에 카아샤파는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고오타마님, 어젯밤에 그 광명은 매우 특별하였나이다. 무슨 인연으로 그런 광명이 있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젯밤에 제석천이 내게 와서 법을 들었다. 그 때문에 그런 광명이 있었던 것이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참으로 큰 신력과 위신이 있어, 제석천이 와서 법을 듣게까지 한다. 그러나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공양을 마치고 돌아가 쉬시었다.

밤중에 범천왕이 광명을 놓아 그 산을 비추면서 세존께 나아 와 법을 들었다. 때에 카아샤파도 밤에 일어나 그 광명을 보았다. 그는 이튿날 세존께 나아가 여쭈었다.

“어젯밤에 그 광명은 몇 갑절이나 빛나 해와 달빛보다 더 훌륭하였나이다. 무슨 인연으로 그런 광명이 있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카아샤파야, 알라. 어젯밤에는 대범천왕이 내게 와서 법을 들었다.”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매우 큰 신력이 있어, 우리 조부까지 와서 법을 듣게 하였다. 그러나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 낡은 다섯 벌 누더기 옷을 얻어 그것을 빨려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어디 가서 이 옷을 빨까’고. 그 때에 석제환인은 세존의 마음을 알고 곧 조화로 못을 만들고는 세존께 사뢰었다.

“여기서 옷을 빨으소서.”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나는 어디다 이 옷을 치댈까’고. 때에 사천왕들은 세존의 마음을 알고, 곧 방정한 큰돌을 들어다 물가에 두고 사뢰었다.

“여기다 옷을 치대소서.”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나는 어디가 이 옷을 말릴까’고. 때에 나무신[樹神]은 세존의 마음을 알고 곧 나뭇가지를 드리우면서 사뢰었다.

“원컨대 여기다 옷을 말리소서.”

이튿날 이른 아침에 카아샤파는 세존께 나아가 여쭈었다.

“본래 이 못이 없었는데 지금 여기 이 못이 있고, 본래 이 나무가 없었는데 지금 여기 이 나무가 있으며, 본래 이 돌이 없었는데 지금 여기 이 돌이 있으니 무슨 인연으로 이런 변화가 생겼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젯밤에 제석천은 내가 옷을 빨려는 줄을 알고 이 못을 만들었다. 내가 ‘어디다 이 옷을 치댈까’고 생각했을 때에, 사천왕들은 내 마음을 알고 곧 이 돌을 가지고 왔다. 내가 다시 ‘어디다 이 옷을 말릴까’고 생각하였을 때에 나무신은 내 마음을 알고 곧 나뭇가지를 드리웠다.”

카아샤파는 생각하였다. ‘이 사문 고오타마가 아무리 신력이 있어도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공양을 마치고 돌아가 쉬시었다. 밤중에 구름이 일어나 큰비가 쏟아졌다. 그래서 강이 넘쳐흘렀다. 카아샤파는 생각하였다. ‘이 강이 넘쳐흐른다. 사문은 반드시 이 물에 떠내려 갈 것이다. 나는 이제 구경하리라’고. 카아샤파와 그의 五백 제자들은 강가로 나갔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물위로 다니시는데 발이 물에 젖지 않으셨다. 카아샤파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참 놀라운 일이다. 사문은 물위로 다니는구나. 나도 물위로 다닐 수 있다. 다만 발이 물에 젖지 않게 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이 사문이 아무리 신력이 있어도 아직 내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하리라’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라한이 아니다. 아라한의 도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아라한이라는 이름도 분별하지 못한다. 어떻게 도를 얻었다 하겠는가. 너는 장님으로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 내가 그러한 변화를 나타내었건마는 너는 짐짓 ‘재가 얻은 참 도에는 미치지 못한다.’했으면 또 ‘나도 물위를 다닐 수 있다’고 말하였다. ‘지금 당장 나와 함께 물위로 다닐 수 있겠는가.’ 너는 이런 삿된 소견을 버려 긴 밤 동안에 그런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라.”

그 때에 카아샤파는 세존의 이 말씀을 듣고 곧 앞으로 나아 와 머리를 조아려 세존 발에 예배하고 말하였다.

“저는 이제 참회하나이다. 법답지 않음으로써 함부로 여래를 시끄럽게 한 것을 확실히 알았나이다. 원컨대 이 참회를 받아 주소서.”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였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의 허물을 용서한다. 너는 능히 함부로 여래를 시끄럽게 한 줄을 알았구나.”

그 때에 카아샤파는 그의 五백 제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제각기 좋을 대로하라. 나는 지금 사문 고오타마에게 귀의한다.”

때에 五백 제자들은 카아샤파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벌써부터 사문 고오타마에게 마음이 있었습니다. 용을 항복 받을 그 때에 곧 귀의하려고 하였습니다. 만일 스승께서 고오타마에게 귀의하신다면 우리 五백 제자들도 다 고오타마에게 귀의하겠나이다.”

카아샤파는 말하였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그런데 내 마음은 그 어리석음에 집착해, 그러한 변화를 보고도 그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내 도는 진정하다’고 말한 것이다.”

이 때에 카아샤파는 五백 제자에게 앞, 뒤로 둘러싸이어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이 사문이 되어 청정한 행을 닦는 것을 허락하소서. 모든 부처님의 떳떳한 법처럼 ‘잘 왔구나, 비구여.’라고 칭찬해 주시면 저희들은 사문이 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이 법은 미묘하다. 범행을 잘 닦아라.”

그 때에 카아샤파와 그 五백 제자들이 입은 옷이 모두 가사로 변하고 머리털을 저절로 깎아져, 머리를 깎은 지 이레가 지난 것 같았다. 카아샤파는 학술의 도구와 주술[呪術) 책을 모두 물에 던졌다. 때에 五백 제자들은 세존께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허락하시어 사문이 되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때에 五백 제자들은 사문이 되었다. 가사는 몸에 입혀지고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졌다.

그 때에 강 하류에 나디이 카아샤파[江迦葉]라는 범지가 물가에 살고 있었다. 그는 주술 도구가 모두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아아, 내 형님이 물에 빠져 죽었구나’고. 그는 三백 제자들을 데리고 물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 형의 시체를 찾다가 멀리서 세존께서 한 나무 밑에 앉아 마하아 카아샤파와 그의 五백 제자들에게 앞, 뒤로 둘러싸이어 설법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는 곧 그 형 카아샤파 앞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이 일이 좋습니까. 본래는 남의 스승이었는데 지금은 제자가 되었구려. 형님, 왜 사문의 제자가 되었습니까.”

카아샤파는 대답하였다.

“이것은 묘하다. 이보다 나은 것은 없다.”

이 때에 우비 카아샤파[優毘迦葉]는 나디이 카아샤파에게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스승은 사람과 하늘이 받드는 이

나는 이제 그를 스승으로 섬기나니

부처님이 이 세상에 나타나심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느니라.

그 때에 나디이 카아샤파는 부처라는 이름을 듣고 못내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세존 앞으로 나아가 사뢰었다.

“원컨대 도를 닦도록 허락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범행을 잘 닦아 괴로움을 벗어나라.”

때에 나디이 카아샤파와 그의 三백 제자들은 곧 사문이 되었다. 가사는 몸에 입혀지고 머리털을 저절로 깎아졌다. 그들은 주술 도구를 모두 물에 던졌다.

그 때에 강 하류에 가야아 카아샤파[伽夷迦葉]라는 범지가 물가에 살고 있었다. 그는 멀리서 주술 도구가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곧 생각하였다. ‘두 형님은 저 상류에서 도를 공부하시고 있었는데 지금 주술 도구가 모두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니 두 형님은 다 물에 빠져 죽었구나’고. 그는 二백 제자들을 데리고 물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 주술을 공부하던 곳에 이르렀다.

그는 두 형이 사문으로 변한 것을 보고 곧 말하였다.

“여기가 좋습니까. 본래는 남의 존경을 받더니 이제는 사문의 제자가 되었구려.”

카아샤파는 대답하였다.

“이것은 묘하다. 이보다 나은 것은 없다.”

가야아 카아샤파는 곧 생각하였다. ‘두 형님은 널리 배워 많이 아신다. 이것은 반드시 좋은 것이어서, 두 형님을 거기서 도를 배우게 한다. 나도 여기서 도를 배우리라’고. 가야아 카아샤파는 곧 앞으로 나아가 세존께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허락하여 사문이 되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범행을 잘 닦아 괴로움을 벗어나라.”

때에 가야아 카아샤파는 곧 사문이 되었다. 가사는 몸에 입혀지고 머리털을 저절로 깎아져 머리를 깎은 지 이레가 된 것 같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강가에 냐그로오다 나무[尼拘類樹] 밑에서 부처가 된 지 오래지 않아 一천 제자를 거느리게 되었는데 그들은 다 나이 많은 장로들이었다. 세존께서는 세 가지로 그들을 교화하셨다. 그 셋이란 이른바 신통의 교화[神足敎化], 말의 교화[言敎敎化], 훈계의 교화[訓誨敎化]였다.

어떤 것이 신통의 교화인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혹은 여러 가지 형상이 되었다가 합해서 하나가 되기도 하고, 혹은 나타나지 않다가 석벽에 나타나기도 하며, 지나는 곳에는 아무 걸림이 없었다. 혹은 땅에서 나왔다가 땅으로 들어가는 것은 마치 흐르는 물이 막힘이 없는 것 같았고 혹은 가부하고 허공에 앉는 것은 마치 새가 허공을 날아 아무 걸림이 없는 것 같았으며, 또한 큰산에서 한량없이 연기가 나는 것과도 같았다. 또 큰 신력이 한량이 없어 해와 달을 손으로 잡고 범천에까지 올라가는 등 세존께서는 이러한 신통을 나타내었다.

어떤 것이 말의 교화인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이것을 버리고 저것을 두라. 이것을 가까이하고 저것을 멀리하라. 이것을 생각하고 저것을 버려라. 이것을 보고 저것을 보지 말라’고 하셨다. 또 어떤 것을 닦고 어떤 것을 닦지 않아야 하는가.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일곱 가지 길을 닦고 세 가지 매듭[三結]을 없애는 것’이다. 어떤 것을 관찰하고 어떤 것을 관찰하지 않아야 하는가. ‘세 가지 매듭과 사문의 세 가지 착한 행을 관찰하는 것이니, 이른바 생, 사를 벗어나는 즐거움, 분함이 없는 즐거움, 성냄이 없는 즐거움’이다. 어떤 것을 관찰하지 않아야 하는가. 이른바 ‘사문의 세 가지 괴로움’이다. 세 가지란 탐욕과 분함과 성내는 것이다.

어떤 것을 생각하고 어떤 것을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가. 괴로움의 진리와 괴로움의 원인의 진리, 괴로움의 사라지는 진리, 괴로움의 사라지는 길의 진리를 생각하고, 삿된 진리를 생각하지 말라. 즉 ‘항상하다는 소견과 항상하지 않다는 소견, 끝이 있다는 소견과 끝이 없다는 소견, 그 목숨은 곧 그 몸이다. 목숨은 몸이 아니다. 여래는 목숨이 끝난다. 목숨이 끝나지 않는다.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끝이 있는 것도 아니요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는 이런 것은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것이 훈계의 교화인가. ‘이렇게 가고 이렇게 가지 말라. 이렇게 오고 이렇게 오지 말라. 잠자코 있거나 이렇게 말하라. 이런 옷을 입고 이런 옷은 입지 말라. 이렇게 마을로 들어가고 이렇게 마을로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훈계의 교화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세 가지 일로 一천 비구를 교화하셨다. 그 비구들은 부처님의 교화를 받고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세존께서는 그 一천 비구가 모두 아라한이 된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남섬부주에는 一천 아라한과 다섯 비구가 있었고 부처님은 여섯째로 스승이 되어 카필라바스투[迦毘羅衛]로 향해 돌아 앉으셨다.

그 때에 우비 카아샤파는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왜 카필라바스투로 향해 앉으시는가’고. 그는 곧 앞으로 나아가 꿇어앉아 세존께 사뢰었다.

“이상하나이다. 세존께서는 왜 카필라바스투로 향해 앉으시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여래는 세상에서 다섯 가지 일을 행해야 한다. 다섯 가지란 첫째는 법바퀴를 굴리는 것이요, 둘째는 아버지를 위해 설법하는 것이며, 셋째는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는 것이요, 넷째는 범부를 인도해 보살행을 세우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살에게 기별을 주는 것이다. 카아샤파야, 이것이 이른바 여래가 세상에 나와 다섯 가지 일을 행한다는 것이니라.”

우비 카아샤파는 다시 생각하였다. ‘여래께서는 짐짓 친척이 있는 본국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 쪽을 향해 앉으시는 것이다.’

그 때에 다섯 비구들은 나이란자나아강 곁으로 와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에 존자 우다이[優陀夷]는 멀리서 세존께서 카필라바스투로 향해 앉으신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반드시 카필라바스투로 가시어 여러 친척들을 만나고 싶어하신다’고. 그는 곧 앞으로 나아가 꿇어앉아 세존께 사뢰었다.

“나는 지금 여쭐 말씀이 있나이다. 세존께서 허락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묻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곧 물어라.”

우다이는 사뢰었다.

“세존님, 생각을 살피오매 카필라바스투로 향하려 하시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우다이여, 너는 먼저 슛도오다나[白淨王]에게 가라. 나는 뒤에 가리라. 왜 그러냐 하면 크샤트리야 종족을 사자로 보내어 알린 뒤에 내가 가야 한다. 너는 왕에게 가서 ‘이레 뒤에 여래가 와서 왕을 뵈올 것이라’고 말하라.”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우다이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민 뒤에 세존 발에 예배하고, 세존 앞에서 사라져 카필라바스투로 가서 슛도오다나 왕[眞淨王=백정왕, 정반왕] 앞에 섰다. 그 때에 슛도오다나왕은 대전(大殿) 위에서 여러 미녀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우다이는 허공에 날으고 있었다. 왕은 우다이가 손에 바루와 지팡이를 들고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곧 두려워하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어떤 사람인가.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하늘인가 귀신인가. 야차인가 나찰인가. 용인가 귀신인가.”

왕은 우다이에게 물었다.

“너는 어떤 사람인가.”

다시 다음 게송으로 우다이에게 말하였다.

하늘인가 귀신인가

혹은 건달바인가

네 이름 무엇인가

나는 알고 싶구나.

우다이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저 하늘도 아니요

또한 건달바도 아니다

나는 이 카필라바스투

대왕의 나라에 사는 사람이오.

일찍 十八억의

악마 파아피이야스 무리를 부순 이

그는 내 스승 석가모니요

나는 그의 참 제자이오.

슛도오다나 왕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누가 十八억

마군 파이피아야스를 부수었는가.

누구 이름이 석가모니이기에

너는 지금 찬탄해 말하는가.

우다이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실 때

천지는 두루 크게 진동하였다

그 서원 이제 다 이루었기에

지금은 싯다아르타라 이름하나니.

그는 十八억의

파아피이야스 무리를 항복 받고

그 이름은 석가모니

그는 이제 불도를 이루었다.

그 사람은 석씨의 사자(獅子)

나는 고오타마의 제자로서

오늘 사문이 되었나니

내 본래 이름은 우다이이네.

슛도오다나 왕은 이 말을 듣고 못내 기뻐해 어쩔 줄을 모르면서 우다이에게 말하였다.

“어떠냐, 우다이여. 싯다아르타 태자는 지금도 계시는가.”

우다이는 대답하였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현재 살아 계시나이다.”

“이제 부처가 되었느냐.”

“이제 부처가 되었나이다.”

“지금 여래는 어디 계신가.”

“여래는 지금 마가다의 냐그로오다 나무 밑에 계시나이다.”

“따르는 제자는 어떤 사람인가.”

“수억의 여러 하늘들과 一천 비구들과 사천왕들이 항상 그 곁에 있나이다.”

“그가 입은 옷은 어떻던가.”

“여래가 입으신 옷은 <가사>라고 부르나이다.”

“어떤 음식을 먹는가.”

“여래 몸은 법으로 음식을 삼나이다.”

왕은 다시 물었다.

“어떠냐, 우다이여. 여래를 볼 수 있는가.”

우다이는 대답했다.

“왕은 근심하지 마소서. 이레 뒤에는 여래께서 이 성으로 들어오실 것입니다.”

그 때에 왕은 매우 기뻐해 어쩔 줄을 모르면서 손수 음식을 별러 우다이에게 공양하였다.

그 때에 왕은 큰북을 울려 백성들에게 명령하여, 길을 닦아 더러운 것을 치우고 향수를 땅에 뿌리고 비단 기와 일산을 달고 풍류을 잡히는 등 이루 셀 수 없었다. 다시 나라에 명령을 내려 ‘모든 귀머거리, 장님, 벙어리들은 모두 나타나지 못하게 하라. 지금부터 이레 뒤에는 싯다아르타님이 이 성으로 들어오실 것이다’고 하였다.

슛도오다나 왕은 부처님이 성에 들어오실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레 동안 잠을 자지 못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레가 되어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신통력으로 카필라바스투로 가리라’고.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앞, 뒤로 둘러싸이어 카필라바스투로 가시어, 곧 성 북쪽에 있는 살로 동산[薩盧園]으로 가셨다.

그 때에 슛도오다나 왕은 세존께서 카필라바스투의 북쪽에 있는 살로 동산에 도착하셨다는 말을 듣고, 여러 석씨들을 데리고 세존 계시는 곳으로 나아갔다.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만일 슛도오다나 왕께서 몸소 여기 오시면 그것은 내 잘못이다. 내가 가서 뵈오리라. 왜 그러냐 하면 부모의 은혜는 무겁고 나를 기르신 정은 매우 깊기 때문이다’고. 그래서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데리고 성문으로 나아가 땅에서 일곱 길쯤 떨어져 허공으로 날으고 있었다.

그 때에 슛도오다나 왕은 세존께서 단정하기 비길 데 없어 세상에서 드물고 모든 감관은 고요하여 다른 잡념이 없으며, 서른 두 가지 거룩한 모양[三十二相]과 여든 가지 특별한 모양[八十種好]으로 그 몸을 장엄하신 것을 보고 기쁜 마음이 생겨, 곧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크샤트리야의 왕종으로 이름을 슛도오다나라 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왕이 누리는 수명을 무궁하게 하시오. 그러므로 왕은 바른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고 삿된 법을 쓰지 마시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바른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는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의 좋은 곳에 나오.”

세존께서는 곧 공중에서 슛도오다나 왕 궁중으로 가서 자리에 앉으셨다. 왕은 세존이 좌정하신 것을 보고 손수 별러 갖가지 음식을 돌렸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자 깨끗한 물을 올리고, 다시 조그만 자리를 가지고 와서 앉아 설법을 들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슛도오다나 왕을 위해 묘한 이치를 차례로 설명하셨다. 이른바 논(論)이란,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 데 대한 논이었고, 탐욕은 더러운 행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씀하셨다.

세존께서는 왕의 마음이 열린 것을 보시고 여러 부처님이 늘 말씀하시는 법 즉,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사라짐과 괴로움의 사라지는 길을 모두 왕에게 설명하셨다. 슛도오다나 왕은 곧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가 없어지고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세존께서는 왕을 위해 설법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그 때에 슛도오다나 왕은 석씨 무리들을 모아 놓고 말하였다.

“여러 사문들의 얼굴은 매우 추하다. 그런데 크샤트리야 종족으로서 여러 범지들을 데리고 있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크샤트리야 종족이 도로 크샤트리아 종족을 거느리는 것은 묘한 일이다.”

여러 석씨들은 대답하였다.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여. 대왕의 말씀과 같이 크샤트리야 종족이 도로 크샤트리아 무리들을 거느리는 것은 참으로 묘한 일입니다.

그 때에 왕은 나라에 명령을 내렸다.

“형제가 두 사람이면 한 사람은 반드시 도를 닦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한 벌을 주리라.”

석씨들은 ‘형제가 두 사람이면 반드시 도를 닦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한 벌을 주리라’는 명령을 들었다. 그 때에 석종 데바닷타[提婆達兜]는 석종 아아난다에게 말하였다.

“슛도오다나 왕께서 오늘 명령을 내리셨다. 즉 ‘형제가 두 사람이면 반드시 한 사람은 도를 닦아야 한다’고. 너는 이제 집을 나가 도를 배워라. 나는 집에서 살림을 돌보리라.”

아아난다는 기뻐 뛰면서 말하였다.

“형님 말씀대로 하리이다.”

때에 아아난다는 석종 아니룻다에게 말하였다.

“슛도오다나 왕은 명령하셨다. ‘형제가 두 사람이면 반드시 도를 닦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한 벌을 주리라’고. 너는 지금 집을 나가라. 나는 집이 있으리라.”

아니룻다는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며 어쩔 줄을 모르면서 말하였다.

“형님 말씀대로 하리이다.”

그 때에 슛도오다나 왕은 석종 곡정(斛淨)과 석종 숙정(叔淨)과 석종 감로(甘露)를 데리고 세존에게로 갔다. 첫째는 흰 수레에 흰 일산과 흰말이었고, 둘째는 푸른 수레에 푸른 일산과 푸른 말이었으며, 셋째는 누런 수레에 누런 일산과 누런 말이었고, 넷째는 붉은 수레에 붉은 일산과 붉은 말이었다. 다른 석씨들도 혹은 코끼리와 말을 타로 모두 모여 왔다.

때에 세존께서는 슛도오다나 왕이 여러 석씨들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석씨 무리들과 슛도오다나 왕을 보라. 비구들이여, 저 三十三천이 동산으로 나갈 때에도 저 법과 다름이 없느니라.”

그 때에 아아난다는 크고 흰 코끼리를 탔는데 흰옷에 흰 일산이었다. 세존께서는 그를 보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아아난다가 탄 흰 코끼리와 흰옷을 보는가.”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예, 저희들은 보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저 사람은 장차 집을 나와 도를 배워 많이 듣는 것으로 첫째가 될 것이요, 항상 내 곁에서 나를 모실 것이다. 또 너희들은 저 아니룻다를 보는가.”

“예, 보나이다.”

“저 사람은 장차 집을 나와 도를 배워 하늘 눈으로 첫째 가는 이가 될 것이다.”

이 때에 슛도오다나 왕의 형제 네 사람과 난다와 아아난다는 다 다섯 가지 장식을 버리고 걸어서 세존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슛도오다나 왕은 세존께 사뢰었다.

“어젯밤에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크샤트리야 종족은 범지들을 거느리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크샤트리야 무리를 거느리는 것이 옳다’고. 그래서 나는 곧 나라에 영을 내려 ‘형제 두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한 사람은 집을 떠나 도를 배우게 하라’하였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집을 떠나 도를 배우는 것을 허락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오, 대왕이여. 대왕은 천상과 인간에 많은 이익을 주어 편안하게 하였소. 왜 그러냐 하면 선지식은 좋은 복밭이 되기 때문이오. 나도 선지식을 인연하여 남, 늙음, 병, 죽음을 벗어나게 되었기 때문이오.”

그래서 여러 석씨 무리들은 도를 닦게 되었다. 때에 슛도오다나 왕은 세존께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새 비구들을 우다이를 가르친 것처럼 가르쳐 주소서. 왜 그러냐 하면 이 우다이 비구는 큰 신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컨대 우다이 비구가 항상 궁중에 있으면서 교화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언제나 안온을 얻게 하소서. 왜 그러냐 하면 이 비구는 큰 신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처음으로 우다이 비구를 보았을 때에 곧 기쁜 마음이 생겨 ‘제자로서도 저런 신력이 있는데 하물며 그 여래로서 그런 신력이 없겠는가’고 생각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소, 대왕이여. 대왕의 말과 같소. 이 우다이 비구는 큰 신력과 위덕이 있소.”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어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제자로서 지식이 많고 국왕의 사랑을 받기로 첫째가는 이는 바로 아즈냐아타 카운디냐[阿若拘隣]비구요, 능히 사람을 권해 교화시키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우다이 비구며, 빠른 지혜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마하아니마[摩訶男]요, 항상 날으기 좋아하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수바후[須婆休] 비구며, 공중을 다니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바파[婆破] 비구요, 제자 많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우비 카아사퍄 비구며, 공(空)을 관하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난디이 카아샤파 비구요, 지관(止觀)으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상 카아샤파[象迦葉] 비구니라.

세존께서는 슛도오다나 왕을 위해 미묘한 법을 널리 설명하셨다. 왕은 그 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떠나갔다.

그 때에 비구들과 슛도오다나 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618 중~624 중 ;『한글 증일아함경』1, pp. 274~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