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혼자서 고요한 곳에서 선정에 들어 '왕이 되어서도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서도 살생하게 하지 않으며, 한결같이 법대로 행하고, 법 아닌 것은 행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셨다.
그 때 악마 파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구담이 석주라는 석씨의 마을에 머물고 있다. 그는 혼자서 선정에 들어 (왕이 되어서도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으며, 한결같이 법대로 행하고 법 아닌 것은 행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를 위해 설법하리라.'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젊은 사람으로 변화하여 부처님 앞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善逝)시여, 왕이 되어서도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으며, 한결같이 법대로 행하고 법 아닌 것은 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지금 곧 왕이 되소서. 선서(善逝)께서는 지금 곧 왕이 되소서. 반드시 뜻대로 될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이것은 악마 파순이 나를 교란시키기 위해서 하는 짓이다' 라고 생각하시고, 곧 마왕에게 말씀하셨다.
너 악마 파순아, 너는 왜 나에게 '왕이 되소서. 세존이시여, 왕이 되소서.
선서시여, 당신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라고 말하느냐?
악마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부처님으로부터 '만일 4여의족(如意足)만 닦아 익히되 많이 닦아 익혀라. 그러고 나면 왕께서 설산(雪山)을 순금으로 변하게 하고 싶으면 조금도 다름없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지금 4여의족을 닦아 익히되 많이 닦아 익히셨으니, 뜻대로 설산을 순금으로 똑같게 변화시키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세존께 '왕이 되소서. 세존이시여, 왕이 되소서. 선서시여, 당신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세존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국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그러니 어떻게 왕이 되겠는가? 나는 또한 설산을 순금으로 변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그런데 어떻게 변하겠는가?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설령 여기에 저 설산 만한
순금 덩어리가 있다고 하자.
어떤 사람이 그 금을 얻는다 해도
그래도 만족할 줄 모를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금과 돌을 동일하게 보느니라.
그러자 악마 파순은 '사문 구담이 벌써 내 마음을 알고 있구나' 하고, 마음 속에 근심 걱정을 품은 채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作王經 대정장 2/288 하~289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625~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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