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동원(東園) 녹자모(鹿子母) 강당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해질 무렵이 되어 고요한 자리에서 일어나 당(堂) 아래로 내려와 밖의 당 그늘을 거니시면서 여러 비구들을 위해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널리 설명하셨다. 그 때 이교도인 사문 만두(蠻頭)의 제자 아이나(阿夷那)는 멀리서 세존께서 고요한 자리에서 일어나 당에서 내려와 당 그림자로 인해 생긴 그늘 속을 거니시며 모든 비구들을 위해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널리 설명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 때 이학(異學)인 만두의 제자 아이나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문안드리고 부처님을 따라 거닐었다. 세존께서는 돌아보시고 물으셨다.
"아이나여, 사문 만두는 참으로 5백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다른 어떤 사문 범지가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았으면 그는 스스로 '나는 남음이 없고 남음이 없음을 안다'고 일컬으며, 그에게 허물이 있는 것을 보면 스스로 '허물이 있다'고 일컫는가?"
만두의 제자 아이나가 대답하였다.
"구담이시여, 사문 만두는 참으로 5백 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일 다른 어떤 사문 범지가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았으면 그는 스스로 '나는 남음이 없고 남음이 없음을 안다'고 일컬으며, 그에게 허물이 있는 것을 보면 스스로 '허물이 있다'고 일컫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아이나여, 그대는 왜 '사문 만두는 참으로 5백 가지 생각을 한다. 그리고 만일 다른 어떤 사문 바라문이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았으면 그는 스스로 (나는 남음이 없고 남음이 없는 것을 안다)고 일컬으며, 그에게 허물이 있는 것을 보면 스스로 (허물이 있다)고 일컫는다'고 말하는가?"
"구담이시여, 사문 만두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다니거나 서거나 앉거나 눕거나 혹은 잠자거나 깨어있거나 혹은 낮이나 밤이나 항상 걸림이 없이 알고 또 본다. 때로는 달리는 코끼리 방일하게 날뛰는 말 달리는 수레 반역한 군사 달리는 남자 달리는 여자를 만나고, 혹은 이런 길을 가다가 사나운 코끼리 사나운 말 사나운 소 사나운 개를 만나며, 혹은 독사 떼를 만나고, 던지는 흙덩이에 맞으며, 혹은 막대기로 맞으며, 개천에 떨어지거나 뒷간에 빠지며, 혹은 누운 소를 타거나 깊은 구덩이에 떨어지며, 혹은 가시밭 속에 들어가고, 혹은 촌이나 읍을 보고 그 이름과 길을 물으며, 혹은 남자나 여자를 보고 그 성과 이름을 묻고, 혹은 빈 집을 관찰한다. 이렇게 하고는 대중 속으로 들어온다. 그들은 들어온 뒤에 내게 이렇게 묻는다.
(존자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나쁜 세계로 가게 된다.)'
구담이시어, 사문 만두(蠻頭)는 이러한 종류의 5백 가지 생각을 생각하고, 만일 다른 어떤 사문 범지가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았으면 그는 스스로 (나는 남음이 없고 남음이 없는 것을 안다)고 말하며, 또 그에게 허물이 있는 것을 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거닐기를 그만두시고 곧 거니시던 길 머리로 가시어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좌를 하고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비구들아, 내가 말한 지혜에 대한 일을 너희들은 받아 가졌느냐?"
모든 비구들은 잠자코 대답이 없었다. 세존께서는 재삼 물으셨다.
"내가 말한 지혜에 대한 일을 너희들은 받아 가졌느냐?"
모든 비구들도 또한 재삼 잠자코 대답이 없었다. 그 때 어떤 비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선서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만일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은 위하여 지혜에 대한 일을 말씀하신다면 모든 비구들은 그것을 듣고 잘 받아 가질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자세히 분별하여 말하리라."
비구들이 아뢰었다.
"예, 분부대로 경청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개 두 가지 무리가 있다. 하나는 법다운 무리요, 다른 하나는 법답지 않은 무리이다.……“
阿夷那經 대정장 1/734 중~하;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1407~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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