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리

팔정도(八正道) (9) 뗏목의 비유에서 뗏목은 무엇을 가리키나

다르마 러브 2013. 8. 28. 15:58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매우 사나운 네 마리 큰 독사를 함 속에 넣어 두었다 하자. 그 때에 사방에서 사람들이 왔다. 그들은 살기를 좋아해 죽기를 꺼렸고 즐거움을 구해 괴로움을 피하였다. 또 그들은 어리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으며 마음이 어지럽지도 않고 매인 데도 없었다.

그런데 왕이나 혹은 대신이 그 사람을 불러 말하였다.

‘여기 매우 사나운 네 마리 큰 독사가 있다. 너는 때때로 목욕시켜 깨끗이 기르되 때때로 먹이를 주어 모자람이 없게 하라. 지금 곧 실행하라.’

그 사람은 매우 두려운 생각이 들어 감히 그 앞으로 가지 못하고, 곧 그것을 버리고 내달려 어디로 갈지 몰라 해 하였다. 왕은 다시 그 사람에게 말하였다.

‘지금 다섯 사람을 시켜 칼을 들고 네 뒤를 따르게 하리라. 만일 그가 너를 잡으면 곧 죽일 것이니 너는 어물어물 하지 말라.’

그 사람은 네 마리 큰 독사와 또 칼을 든 다섯 사람이 두려워서 이리 저리 달리면서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였다. 왕은 다시 그에게 말하였다.

‘다시 너의 원수 여섯 사람을 시켜 네 뒤를 따르게 하여 만일 너를 잡으면 곧 죽일 것이다. 무슨 방법이 있거든 곧 마련하라.’

그 사람은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든 다섯 사람과 여섯 사람 원수가 두려워 사방으로 내달렸다. 그는 혹 빈 마을을 보고 숨으려고 거기 들어갔으나 담이 무너져 든든한 곳이 없었고 또 빈 그릇에는 남은 음식이 없었다.

그 때에 나와 친한 어떤 사람은 그를 구원하려고 그에게 말하였다.

‘이 쓸쓸한 빈 마을에는 온갖 도적이 많다. 무슨 방법이 있으면 마음대로 하라.’

그 사람은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든 다섯 사람과 여섯 사람 원수와 또 빈 마을이 두려워 곧 내달려 사방으로 헤매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다가 큰 강물을 만났다. 그 물은 매우 깊고 또 넓으며 사람도 없고 다리도 없어 저쪽 언덕으로 건너갈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서 있는 곳에는 온갖 나쁜 도둑이 많았다.

그 때에 그는 생각하였다. ‘이 강은 매우 깊고 넓은데 또 온갖 도둑이 많다. 나는 어떻게 저쪽 언덕으로 건너갈까. 나는 나무와 풀을 모아 뗏목을 만들고 그 뗏목을 타고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자’고.

그는 곧 나무와 풀을 모아 떼배를 만들어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에 이르러 마음이 편안하였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나는 이제 비유를 들었으니 생각해 풀어 보자. 이 말에는 어떤 뜻이 있는가. 네 마리 독사란 곧 네 가지 원소를 가리킨 것이다. 어떤 네 가지 원소인가. 이른바 땅의 원소, 물의 원소, 불의 원소, 바람의 원소이니 이것을 네 가지 원소라 한다. 칼을 든 다섯 사람이란 곧 다섯 가지 쌓임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몸뚱이,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이니라.

여섯 사람의 원수란 애욕을 가리킨 것이다. 빈 마음이란 여섯 가지 감관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여섯인가. 이른바 여섯 가지 감관이란, 눈, 귀, 코, 혀, 몸, 뜻의 감관이니라.

만일 지혜 있는 이로서 이 눈을 관찰할 때에는 그것은 모두 공(空)해 아무 것도 없으며 또한 든든한 것도 아니다. 또 귀, 코, 혀, 몸, 뜻을 관찰할 때에도 그것은 모두 공해 아무 것도 없고, 허하고 고요하며 또 든든한 것이 아니다. 강물이란 네 갈래 흐름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넷인가. 이른바 욕망의 흐름, 생존의 흐름, 무명의 흐름, 소견의 흐름이니라.

뗏목이란 성현의 여덟 가지 거룩한 길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여덟인가. 바른 소견, 바른 다스림, 바른 말, 바른 방편, 바른 업, 바른 생활, 바른 생각, 바른 선정이다. 이것을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이라 하느니라.

물에서 건너기를 구하는 것은 좋은 권도로서의 방편을 쓰는 정진하는 힘이다. 이쪽 언덕이란 몸에 대한 삿된 소견이요, 저쪽 언덕이란 그 삿된 소견이 없어진 것이다. 또 이쪽 언덕이란 아자아타사트루의 나라요, 저쪽 언덕이란 빔비사아라 왕의 나라니라. 또 이쪽 언덕이란 파아피이야스의 나라요, 저쪽 언덕이란 여래의 경계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669 하~670 상 ;『한글 증일아함경』1, pp. 452~454.)